등록금은 오르는데 집에서 부쳐오는 돈은 적고 과외 아르바이트도 끊기고….
대학가에 「군입대 바람」이 불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시대의 경제한파가 2년 이상 지속될 것이라는 예상에 따라 취업난을 피하고 어려운 가계에도 도움을 주자는 뜻에서 「군대로의 도피」가 늘고 있는 것.
공인회계사(CPA)시험 준비를 해오던 연세대 경영학과 3학년 강모씨(23)는 최근 입영 희망원을 냈다.2년동안 시험 준비를 해왔으나 합격하지 못한 강씨는 내년에 한번 더 재도전해볼 작정이었다. 그러나 부산에서 오토바이부품을 제조하는 중소기업을 경영하고 있는 아버지가 최근 심각한 자금난으로 부도위기에 몰려 더 이상 부모에게 손을 벌릴 수 없는 처지가 됐다.
강씨는 『이화여대를 다니는 여동생과 따로 하숙을 해왔는데 각각 등록금 외에도 하숙비 책값 등으로 한달에 60여만원이 더 든다』며 『졸업 후 군복무를 할 생각이었으나 부모님의 부담을 덜어들이기 위해 오빠인 내가 입대키로 했다』고 말했다.
3학년을 마치고 군에 가려던 대학생들이 2학년으로 입영 시기를 앞당기거나 아예 1학년을 마치고 군에 입대하려는 학생도 적지않다.
한국외국어대 2학년 이모씨(20)씨는 『내년엔 학비가 더욱 오를 것이 예상되는데다 어차피 가야할 군대라면 지금처럼 한치앞을 내다 볼 수 없는 예측불허의 시대에 훌쩍 갔다오는 것이 좋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병무청에 따르면 재학 중 군대에 입영하는 학생은 평균 89%. 해마다 12월과 1월에는 26개월 군복무 후 바로 신학기 복학을할 수 있는 이점때문에 입대 지원이 늘어나지만 올해는 특히 IMF여파로 입대 희망자가 더욱 늘고 있다는 것.
고려대 관계자는 『작년 이맘 때에 비해 10%가량 입영 희망자가 늘었다』며 『경제한파가 피부에 바짝 다가오기 시작하는 내년 1,2월이나 2학기에는 학생들의 입영러시가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신치영·이승재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