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충격 「자가용 안타기」확산…車흐름 크게 원활

  • 입력 1997년 12월 5일 20시 23분


《국제통화기금(IMF)시대의 경제한파로 사회 전체가 잔뜩 움츠린 가운데 기름값이 가장 먼저 큰 폭으로 오르자 시민들이 자가용 이용을 자제, 서울시내 교통량이 눈에 띄게 줄어 들었다. 5일 정오경 서울경찰청 교통관제센터 모니터로 통해 본 한남대교 반포대교 북한남고가도로 화양고가도로 등 상습 정체구간의 교통소통 상황은 평소와 달리 비교적 원활했다.》 교통관제센터 관계자는 『예전같으면 주요 한강다리나 고가도로는 오전 11시반부터 오후 1시반까지 점심시간을 이용한 이동차량에 의해 극심한 교통체증현상을 보였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보통 밤 10시가 넘어야 풀리던 퇴근길 혼잡도 오후 9시를 전후해 끝나는 등 출퇴근 교통혼잡시간이 30분∼1시간정도 단축됐다』고 덧붙였다. 이같은 현상은 근검절약운동으로 집에서 도시락을 싸오거나 구내식당을 이용해 점심을 해결하는 직장인이 크게 늘고 퇴근 후 회식이나 술자리도 1차에서 끝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서울시 교통기획계에 따르면 주로 남산 1,3호터널의 혼잡통행료 징수차량도 11월 둘째 주에 44만 3천여대였던 것이 11월 마지막 주에는 43만여대로 감소했다. 인천과 경기 일산신도시 및 분당신도시에서 서울로 출퇴근하는 차량의 운행시간도 절반가량 단축됐다. 백화점 주차장을 가득 메우던 「쇼핑차량」도 크게 줄어 1일부터 나흘간 세일을 실시한 서울 강북의 한 백화점의 경우 주차찰퍄이 평소의 세일 때보다 1천여대가 줄어든 하루 평균 4천여대만에 그쳤다. 직장인과 주부들이 자가용을 굴리는 것을 자제하고 지하철 버스 등 대중교통수단이나 백화점셔틀버스 등을 이용하면서 서울 주요 아파트촌에는 낮에도 세워놓은 차들로 가득하다. 서울 서초구 잠원동 H아파트 관리사무소측은 『차를 두고 외출하는 주민이 크게 늘어나면서 낮에 주차장에 세워져 있는 차가 30∼40% 늘었다』고 밝혔다. 서울 은평구 녹번동에서 독립문을 거쳐 서대문 충정로에 있는 회사로 출근하는 이교희(李敎熙·47)씨는 『평소 40분 정도 걸리던 길을 오늘 아침엔 25분만에 왔다』며 『앞으로는 대중교통을 이용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부형권기자〉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