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불황과 국내 업체들의 할인판매로 인해 극심한 판매난을 겪고 있는 외제차 수입업체들이 판매가격을 대폭 인하하는 바람에 국산차와 외제차의 가격이 역전되는 기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크라이슬러의 주판매사로 선정된 신원JMC는 29일부터 다음달 9일까지 작년도 베스트셀러 수입차인 스트라투스LX(2천5백㏄)를 3백15만원 할인한 2천3백79만원에 판매한다.
이는 국산 경쟁차종인 현대자동차 마르샤 2.5(부가세 포함 풀옵션기준 판매가 2천4백90만원)보다 1백11만원 낮은 것이다.
또 GM의 공식수입업체인 인치케이프 코리아도 마르샤의 경쟁차종인 그랜드AM의 판매가격을 종전의 2천6백80만원에서 3백90만원 할인한 2천2백90만원으로 낮췄다. 이처럼 그랜드AM의 가격이 마르샤를 밑돌게 되자 남아있던 재고 17대가 지난주 순식간에 동이 났다.
인치케이프사는 최고급 세단인 GM캐딜락 스빌STS(4천6백㏄)의 판매가격을 종전보다 무려 1천5백만원 낮은 5천4백80만원으로 책정했다.
피아트사도 지난 26일부터 란치아3.0과 2.0, 쿠페피아트 등 3개 차종 50대를 30% 할인한 가격에 한정 판매하고 있다. 란치아3.0의 경우 국내 비교대상인 기아자동차 엔터프라이즈3.0보다 1백70만원 싼 3천6백만원에 판매되고 있다.
이처럼 외제차 수입업체들이 판매가격을 대폭 할인하고 있는 것은 경기불황으로 인한 판매난 때문.
수입차업체중 이달들어 가장 많이 판매한 크라이슬러가 모두 1백13대를 판매하는데 그쳤다. 판매 1위 업체가 한달에 보통 3백대가량을 판매했던데 비춰볼 때 절반에도 못미치는 실적.
수입차업체의 한 관계자는 『판매난이 이렇게 심각한데도 수입차판매업체들이 망하지 않는 게 신기하다』고 털어놓았다.
<이희성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