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만화 유통실태]업자 10여명이 한달 1백만권 공급

  • 입력 1997년 8월 1일 20시 21분


1일 검찰에 적발된 鄭然旻(정연민)씨와 安秀浩(안수호)씨는 불법복제한 일본만화로 국내만화시장을 석권, 우리나라를 「일본만화의 식민지」로 만든 인물로 불법복제업계의 대부로 군림해왔다. 일본만화 불법복제시장에서 매출액 1위인 정씨는 한달에 한번꼴로 직접 일본에 출장, 한꺼번에 일본만화를 구입한 뒤 9개 인쇄소에서 대량 복제해 전국의 총판을 통해 공급해왔다. 정씨는 이런 수법으로 한달 평균 40∼50종의 일본만화를 10만∼12만5천권가량 공급해왔다. 검찰이 1일 경기 안양시에 있는 정씨의 만화창고를 압수수색했을 때 5t트럭 40대 분량인 1백만권의 만화가 창고안을 가득 채우고 있었다. 안씨도 일본만화 불법복제시장에서는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는 출판사인 「제3아트」 등을 경영하면서 △남자고교생과의 동성애를 다룬 「이브가 없는 세상」 △국내 청소년들에게 인기가 높은 학원폭력만화 「캠퍼스 블루스」 △여고생이 에로소설을 쓰기 위해 각종 성체험을 한다는 내용의 「아담과 이브의 방정식」 등 음란 폭력만화를 불법복제해왔다. 검찰은 10여명의 복제업자들이 한달 평균 3백여종 1백만권에 이르는 불법복제만화를 공급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불법복제된 일본만화의 경우 작가에게 인세를 따로 지불할 필요가 없기 때문에 제작원가가 국내만화의 절반에 불과해 가격경쟁에서 월등히 유리, 국내만화를 고사시키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또 내용도 자극적이고 선정적인 내용이 대부분으로 주소비층인 청소년층의 「입맛」을 바꿔 최근에는 국내만화가들조차 울며겨자먹기로 일본만화수준의 음란성과 퇴폐성을 본뜨고 있는 것으로 검찰은 분석했다. 그러나 이런 불법복제에 대한 처벌강도가 약해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다. 〈공종식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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