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계,「女心잡기」 뜨거운 구애…집고르기 주부들 몫

  • 입력 1997년 7월 11일 20시 59분


「여심(女心)을 잡아라」. 집을 고르는 일은 주부들의 몫. 그래서 건설업체 주택사업 담당자들이 내건 화두(話頭)다. 대우건설이 지난달 하순 경북 구미지역에서 분양한 아파트 계약자 3백여명에게 물었더니 70% 가량이 주부의 의견에 따라 이 아파트를 골랐다고 답했다. 이같은 변화에 맞추기 위한 건설업체들의 아이디어는 다양하다. 가장 일반화한 방법은 아파트를 공급하기 전의 기획단계에서 해당지역 주부들을 모니터요원으로 채용하거나 주부 상대로 설문조사를 실시, 아파트 평면과 인테리어에 대한 아이디어를 모으는 것. 대부분의 건설업체들이 이 방식을 쓰고 있다. 다음달중 부산에서 처음으로 아파트를 공급할 예정인 쌍용건설은 최근 부산 주부 2천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였다. 주부에 맞는 평면과 인테리어 등을 개발하기 위해 여성으로만 구성된 전담팀을 구성하거나 주부들을 대상으로 설계를 공모하는 사례도 있다. 최근 삼성물산이 발족한 여사원들만의 사내벤처팀이나 현대건설이 지난 94년부터 실시하고 있는 주부대상 주택설계 공모가 대표적인 케이스. 모델하우스를 주부들의 문화공간으로 공개, 자사 이미지를 높이는데 활용하는 업체도 많다. 대우건설은 서울역앞 본사 1층에 있는 주택전시관 「휴먼 스페이스」에서 정기적으로 주부교양강좌나 노래교실 등을 열고 있다. 선경건설은 부산 명장동 모델하우스에서 꽃꽂이전시회 현악4중주연주회 등을 열기도 했다. 아파트 분양 때 주부들의 관심을 끌기 위한 이벤트도 있다. LG건설은 아파트 모델하우스를 개관하는 날 인근 지역의 각 가정에 장미꽃 한송이씩을 선물하고 주부들이 어린 아이들과 동행하는 점을 감안, 모델하우스에 광대를 배치하기도 했다. 주부들과 가깝다는 인식을 심어주기 위한 광고를 내보내 건설업체의 딱딱한 이미지를 씻으려는 노력도 가세한다. 대표주자격인 쌍용건설은 아예 「아내같은 아파트 쌍용아파트」라는 긴 상표를 고유상표로 등록, 지난 93년부터 사용하고 있다. 〈황재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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