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성애자모임,일반인 편견항의 첫 공개집회

  • 입력 1997년 6월 24일 14시 11분


동성애와 동성애자들에 대한 일반인의 편견에 항의하는 공개집회가 처음으로 열린다. 서울대 동성애자 모임인 「마음003」 등 관련 단체들로 구성된 한국 동성애자인권운동협의회(공동대표 全해성)는 오는 28일 오후 6시 서울 종로구 파고다공원에서 회원 2백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동성애를 차별화하는 교과서를 개정하기 위한 집회」를 개최한다고 24일 밝혔다. 이번 집회는 제한적이지만 사진촬영도 허용되는 최초의 동성애자 공개 집회라는 점에서 관심을 끌고 있다. 행사의 취지는 「현행 교과서에서 동성애가 차별적으로 다뤄진 것에 항의하고 동성애자들의 인권을 바로 세우기 위한 것」. 참석자들은 이번 집회를 통해 동성애자 청소년들을 죽음으로 내모는 「편견으로 가득찬」교과서를 개정해줄 것을 관계당국에 강력히 요구할 계획이다. 협의회는 『동성애는 일반적인 개념에서 벗어난 「性」의 한 형태로 충분히 「건전」할 수 있는데도 국내 중고교 교과서에 서술된 동성애자의 모습은 한결같이 정신병자나 성적 변태자로 일관돼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실례로 서울시 교육청에서 발행한 「성과 행복」에는 동성애가 『건전한 성문화를 왜곡시킨다』거나 『에이즈(AIDS)와 같은 무서운 병의 경로가 된다』는 등의 내용으로 묘사돼 있다고 밝혔다. 또 미국의 경우에는 한해동안 자살하는 청소년 가운데 30%가 동성애자라는 결과가 발표되는 등 관련 연구가 활발한데 비해 우리나라는 유사한 연구가 전혀 없을 뿐아니라 동성애자에게 자신이 하나의 인격체라는 자긍심을 심어줄 수 있는 전문 상담원도 매우 부족한 실정이라고 협의회는 덧붙였다. 지난 95년 6월 발족한 협의회에는 대학이나 사회의 동성애자 모임인 「마음003」「컴 투게더」「끼리끼리」「친구사이」등 10여 단체가 가입돼 있다. 한편 서울대 동성애자 모임 회원인 李모씨(27)는 『「마음003」은 동성애자 인권상황 및 동성애에 대한 사회일반의 변화된 인식을 수치로 표현한 것으로 지난 95년 발족 당시 동성애자 인권수치는 1백점 기준으로 1점에 불과, 「마음001」이었으나 지금은 3점 정도로 올라갔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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