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와의 갈등 협상으로 푸세요』…佛 협상전문가 조언

  • 입력 1997년 6월 13일 08시 30분


『전화는 용건만 간단히 해라』 『내 맘이에요』 『486 PC로도 충분하잖니』 『다른 애들은 다 펜티엄 가졌어요』 『일찍 귀가해라』 『동틀 때까지는 올게요』 자녀 키우기는 아이들과의 전쟁. 어떤 부모들은 『아이들은 반항하기 위해 말을 배우는 것 같다』고 말하기도 한다. 최근 유럽에선 전통적인 육아 전문가인 교육자 심리학자 소아과의사 등이 그동안 간과한 이러한 문제에 대해 경영전략가들이 해법을 제시하고 있다. 경영전략가들은 『아이들과의 갈등도 근본적으로 사람간의 문제』라면서 『협상의 파트너로서 「전략적」으로 아이들을 대할 때 문제의 상당 부분이 해결된다』고 주장한다. 프랑스의 경영학 박사이자 협상 전문가인 미셸 가잘은 최근 발간한 저서 「입 다물고 밥이나 먹어라」(하서 간)에서 부모들이 아이들과의 협상에서 성공하는 전략적 방법을 다음과 같이 제시했다. ▼으름장으로 해결하려 하지 말라〓으름장을 써버릇하면 아이들이 반항할 때 매로 문제를 해결하거나 결국에는 부모가 항복하는 수밖에 없게 된다. 승자와 패자로 결판나면 전쟁이 지속될 뿐이다. 아이가 왜 억지를 부리는지 속내를 알아봐야 한다. ▼부모가 먼저 이해하라〓아이들을 이해시키려고 하기에 앞서 아이들의 말을 적극적으로 들어주면 아이들은 부모에게 신뢰감을 갖게 된다. 문제 해결의 실마리가 생기는 것이다. 아이가 말한 것을 요약해서 『너 방금 ∼라고 말했지』라고 들려주거나 아이가 평소 쓰는 용어를 사용하면 부모가 자신을 존중한다는 것을 느끼고 진심을 얘기한다. 아이가 말할 때 이야기를 가로막거나 답변을 궁리하느라고 아이들의 말을 제대로 못들어 엉뚱한 방향으로 화제를 옮기면 아이는 부모에게 기대는 것을 포기한다. ▼아이가 진정 무엇을 원하는지 드러내게 하라〓아이가 오토바이를 사달라고 조를 때 대부분의 부모들은 안전문제 때문에 거절부터 한다. 왜 오토바이를 사고 싶은지를 아이에게 고백하게 하면 의외의 해법이 나올 수 있다. 빠른 이동수단을 갖고 싶다면 『대학에 진학해 승용차를 모는 것이 어떻겠니』, 친구들에게 근사하게 보이기 위해 갖고 싶다면 『근사한 오디오나 옷은 어떻겠니』로 방향을 바꿀 수 있다. ▼제3의 해결책을 찾아라〓어떤 엄마가 두 아이에게 저녁 반찬으로 삶은 계란 두 개를 내놨다. 두 아이 모두 싫다고 했다. 다른 엄마라면 억지로 먹이기 위해 아이들과 싸웠을 것이다. 이 엄마는 『왜 먹기 싫으니』라고 물었다. 한 녀석은 노른자가 싫어서, 한 녀석은 흰자가 싫어서였다. 해법은 쉽게 나온다. 새 컴퓨터를 사달라는 경우 사준다 안된다 싸움을 할 게 아니라 『쓰던 컴퓨터를 팔면 새 컴퓨터를 사주마』라고 약속하는 등 제3의 해결책을 모색할 수 있다. 〈이성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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