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키드북 포럼]「개구리와 두꺼비」

  • 입력 1997년 6월 7일 09시 15분


『개구리하고 두꺼비는 어떻게 달라요?』 그림동화 「개구리와 두꺼비」연작시리즈(비룡소 간)를 읽어주려는 아빠 엄마라면 먼저 이런 질문에 대한 답을 준비해야할 것이다. 「개구리와 두꺼비」시리즈는 생물도감같은 동화는 아니다. 뒷다리가 늘씬한 초록색 개구리 한마리와 통통하고 작달막한 황색 두꺼비 한마리가 세상에서 가장 사랑하는 친구사이로 서로를 아껴주는 이야기다. 지은이는 미국인 동화작가 아놀드 로벨. 「개구리와 두꺼비가 함께」 「개구리와 두꺼비의 하루하루」 「개구리와 두꺼비의 사계절」 「개구리와 두꺼비는 친구」 등 4권의 책 속에 담긴 20편의 이야기들은 「사랑하지만 서로 다른」 두 친구가 의좋게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인지를 그리고 있다. 「초등학교 1,2학년을 위한 책」으로 추천됐지만 함께 읽는 부모의 마음을 찡하게 만드는 이야기도 있다. 어느날 아침 개구리가 「혼자 있고 싶다」는 쪽지 한장만 남기고 사라진다. 개구리가 슬퍼서 그러는 것이라고 생각한 두꺼비는 사방으로 친구를 찾으러 다니고 결국 섬에 혼자 앉아있는 개구리를 발견한다. 그러나 두꺼비를 본 개구리는 몹시 기뻐하며 말한다. 『오늘 아침에 일어나 눈부신 햇살을 보자 기분이 좋았어. 내가 개구리여서 기분이 좋았어. 두꺼비 네가 친구여서 기분이 좋았어. 나는 혼자 있고 싶었어. 얼마나 좋은지 혼자 생각하고 싶었거든』 두꺼비는 말한다. 『야, 그거 참, 정말로 혼자있고 싶을만 하구나!』 마지막장 그림은 두꺼비와 개구리가 작은 섬 위에 나란히 어깨동무하고 앉아있는 뒷모습. 이야기는 「…이 두 친한 친구는 혼자 또 같이 있었습니다」로 끝맺는다. 저만 최고로 알고 자라는 외둥이가 많은 요즘 「우정이란 서로의 차이까지도 존중하는 것」이라고 가르칠 수 있는 부모와 받아들일 수 있는 아이들이 얼마나 될까. 장난꾸러기 개구리와 두꺼비의 이야기는 이런 가르침들을 표나지 않게 은근한 목소리로 전한다. 〈정은령 기자〉 ▼ 전문가 의견 ▼ 일러스트레이터 남은미씨는 『초록색과 황색 두 색만을 주조로 하고 화면구성을 단순화 함으로써 자연미가 물씬 배어나오게 한 점이 돋보인다』고 평가했다. 수수하고 고풍스러운 그림을 통해 고즈넉하고 평화로운 분위기를 한껏 살렸다는 것. 기교 부리지 않은 소박한 화면 덕분에 아이들의 시선이 자연히 글로 향하는 효과도 거두고 있다는 것이 남씨의 지적이다. 동화작가 선안나씨는 『그림과 글의 배합이 적절해 그림책에서 문자책으로 독서능력이 자연스럽게 옮아가고 있는 초등학교 저학년 어린이들에게 권할만한 책』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두꺼비와 개구리가 갈등이나 대립없이 있는 그대로의 서로를 아끼는 모습이 자연스럽게 그려져 있어 작품의 결이 한없이 순하고 부드럽다』고 말했다. 문학평론가 최윤정씨는 이 책의 미덕이 『느리고 서툴게 다가오는 감동』이라며 『아이들이 이해하지 못할 어휘가 하나도 없을 만큼 단순한 언어로 그 또래의 심리를 과장없이 그려낸 점이 뛰어나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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