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7동아사진살롱/심사평]

  • 입력 1997년 4월 2일 15시 14분


전세계 사진예술의 흐름을 조감할 수 있는 장이 되어온 동아국제사진살롱이 올해로 32회를 맞아 세계적인 사진공모전으로 확고히 자리를 잡았다. 응모작중 외국 사진은 세계 사진의 최신 흐름을 반영하며 기술적인 면에서도 발전을 거듭하고 있고 국내출품작들도 거의 외국사진의 수준에 육박해 가고 있음이 이를 뒷받침한다. 컬러부문 금상작 「환몽」은 가상현실이라고 할까. 비정상적이고 초현실적인 이미지를 담고 있어서 호기심과 흥미감을 유발케 한다. 자극성과 의외성이 좀더 강조되었더라면 이미지에 대한 효과는 더 커졌을 것 같다. 그리고 은상작 「장애자의 눈물」은 일그러진 얼굴, 큰 눈동자, 눈물방울, 검은 마스크 등 클로즈업 수법으로 엄청난 시련의 고통을 당하고 있는 장애자의 아픔을 리얼하게 강조한 화면이다. 흑백부문 금상작 「가족2」는 여섯자녀를 둔 서민층의 한가족, 비록 가난해 보이지만 부모들의 따사로운 사랑이 자식들 하나하나에 아침이슬 모양으로 촉촉하게 배어 있는 느낌을 주어 잔잔한 감동을 일으키게 하는 작품이다. 은상작 「공간」은 흰색 구조물인 벽면의 일부분, 흰색과 검은색, 그리고 회색톤의 대비와 선과 면의 조화로 평범한 소재이지만 미적인 감각을 높인 작가의 조형감각이 예리하다. 악센트 역할로 삽입한 비둘기는 좀더 강한 힘을 지닌 요소가 되었더라면 정적으로 흐른 화면에 활력을 주었을 것이다. 李亨祿(심사위원장·사진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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