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윤종 기자] 오스트리아 출신의 미국지휘자 에리히 라인스도르프가 지휘한 3곡의 오페라 전곡음반이 RCA 리빙스테레오 시리즈로 재발매됐다. 새로나온 음반은 57년 로마 오페라를 지휘해 연주한 도니제티 「라메르무어의 루치아」, 58년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를 지휘한 로시니 「세비야의 이발사」, 59년 로마오페라를 지휘한 푸치니 「투란도트」 등 3곡.
전성기 라인스도르프의 솜씨를 유감없이 들려주는 3종의 음반은 50년대 발매당시의 표지를 그대로 살리는 한편 해설지에는 첫발매때 수록된 내용을 50년대 사용한 활자체로 인쇄해 리빙스테레오 시리즈의 「복고」임을 뚜렷이 했다.
3곡의 오페라중 단연 시선을 끄는 것은 소프라노 비르지트 닐슨, 레나타 테발디, 테너 유시 비욜링 등 당대의 초호화 배역이 망라된 「투란도트」전곡음반.
50년대 말 닐슨은 바그너 오페라와 「투란도트」중 투란도트 공주역 등 힘을 요구하는 「드라마티코(극적)」소프라노로 필적할 상대가 없다고 여겨질만큼 대가수였으며 이와 대조적으로 레나타 테발디는 비련의 주인공역에 적합한 「리리코(서정적)」소프라노의 제1인자로 꼽혔다. 「투란도트」에서 희생적 사랑끝에 죽음에 이르는 시녀 리우역은 리리코 소프라노를 요구하는 대표적 배역인 반면 투란도트공주역은 대표적 드라마티코 소프라노의 배역이었던 것. 이에따라 라인스도르프의 「투란도트」음반은 성격이 다른 당대 1급 소프라노들의 격전장이 되어있다.
여기에 2차대전후 최대 테너스타 유시 비욜링이 아리아 「잠들지 말라(NessunDorma)」로 유명한 왕자 칼라프역으로 가세하고 있다. 비욜링은 콧소리섞인 미성과 짧은 주기의 비브라토를 무기로 아무도 흉내낼 수 없는 독특한 표현력을 자랑했던 테너.
메트로폴리탄 오페라극장과 클리블랜드 관현악단, 보스턴 교향악단 등의 상임지휘자를 역임했던 지휘자 라인스도르프는 한때 「개성의 부족」이라는 비판을 듣기도 했지만 그의 연주는 언제나 균형잡힌 음향과 면밀한 설계에 의한 절도있는 해석을 들려주어 40년대부터 70년대에 이르는 긴 세월동안 관현악 및 오페라 팬들의 인기를 모았다.
「투란도트」와 함께 발매된 음반중 「라메르무어의 루치아」에는 소프라노 로베르타 피어스와 테너 잔 피어스가, 「세비야의 이발사」에는 피어스와 바리톤 로버트 메릴 등이 출연, 열연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