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존의 고교 교육과정에서 과감히 탈피, 학생들의 과목 선택권을 강화한 사립고교가 오는 3월 문을 연다.
서울 양천구 신정4동 영등포여상 내에 신설되는 한가람고교는 교육부가 올해 전국의 3곳에 지정한 교육과정 통합운영 시범학교 중 하나다.
이 시범학교의 가장 큰 특징은 문과 이과의 구분이 없다는 것. 대신 교육과정이 언어 수리 사회 과학 음악 미술 컴퓨터 등 7개 전공영역으로 구분돼 학생들의 교과목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
이 학교 학생들은 현재 고교생들처럼 23개 과목을 모두 배울 필요가 없다. 대신 1학년때 11개 필수과목을 배운 뒤 2학년부터 전공영역을 택해 원하는 공부를 집중적으로 할 수 있다.
수업진행 방식도 파격적이다. 한 교실에서 수업을 받는 것이 아니라 대학에서처럼 학생이 스스로 짠 시간표에 따라 해당 교과교실을 찾아다니며 수업을 받게 된다.
또 2학년이 되면 전공과목의 수업시간이 1백분으로 늘어 교사의 수업을 수동적으로 듣고 받아적는 대신 몇명이 한조가 돼 적극적으로 토론을 벌여 보고서를 작성하고 발표하는 식으로 수업이 진행된다.
이밖에 1,2학년 필수과목으로 원어민 교사가 지도하는 외국어회화와 1학년 과정에 필수과목으로 컴퓨터를 개설한 점도 한가람고교 교육과정의 특징이다.
이 학교 李玉植(이옥식·40)교장은 『많은 학부모들이 이같은 파격적인 교육방식 때문에 자녀가 대학입시에서 불리해지는 것 아니냐는 문의를 해온다』며 『학부모들의 불안감을 덜어주기 위해 사립학교로는 처음으로 학교운영위원회를 구성, 학교운영에 학부모들의 목소리를 충분히 반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진영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