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을 대수롭지 않게들 생각한다. 무분별한 섹스를 즐기다 임신된다 해도 낙태로
간단히 해결되기 때문이다. 세상에 태어나지도 못하고 죽어가는 가엾은 생명들. 우
리 나라에서 해마다 낙태로 죽어가는 생명만 백만명 단위를 가볍게 넘어선다.
태아는 엄연한 생명체다. 결코 산모 마음대로 처분가능한 소유물이 아니다. 무한
한 가능성을 지녔기에 어쩌면 쾌락만 탐하는 무책임한 산모의 인생보다 더 귀할 수
도 있다.
누가 뭐래도 낙태는 분명 살인행위다. 그런데도 엄청난 살육이 도처에서 자행되고
있다. 낙태를 단순히 생활안정의 방편으로 생각하는 물질만능주의 탓이다. 만연한
생명경시풍조가 어디까지 갈지 무섭다.
더구나 불법적인 태아 성 감별까지 가세해 여아들은 엄마 뱃속에서 무참히 살해된
다.
물론 낙태가 손쉬울지는 모른다. 하지만 결코 바른 방법은 아니다. 자신만의 안위
를 위해 자식을 죽이는 인간들은 분명 살인자다. 보다 철저한 법적용이 필요하다.
(하이텔ID·ExLibris·823159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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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쩔 수 없는 상태에서의 임신. 책임질 수 없는 생명의 잉태. 다른 선택의 여지가
전혀 없다면 눈물을 머금고 수술대에 올라야 한다. 스스로 원하지 않은 아기를 가
졌다고 생각해 보라. 아이를 낳는게 반드시 최선인지를. 미혼이라면 자신과 태아의
미래를 걱정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기혼자 역시 가정과 태아를 두고 고민하게 마련
이다.
남의 얘기는 하기 쉽다. 아무런 대안도 없이 무조건 「생명」 어쩌구 「살인자」
저쩌구 하는건 언어폭력이다. 낙태는 상황에 따른 피할 수 없는 선택의 문제이기 때
문이다. 인간의 존엄성을 거론하면서 윤리의 잣대를 들이댈 일만은 아니다.
실제로 불법낙태시술로 적발된 의사에게 형법상의 살인죄를 적용하는 법집행을봤
는가.
문제는 다른 데 있다. 핵심을 피해가지 말자. 남녀간의 성차별과 입양을 기피하는
풍조. 만연하는 성범죄. 낙태를 강요하는 이같은 사회적 분위기가 개선된다면 문제
는 저절로 사라진다. 오히려 사회가 책임져야 할 부분을 모두 통감할 일이다. 개인
에게만 떠넘기고 나 몰라라 할 문제는 결코 아니다.
(하이텔ID·Aneurysm·BusM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