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에서의…」상영앞둔 베르톨루치감독 한국기자들과 회견

  • 입력 1996년 10월 18일 08시 54분


「런던〓李進寧 특파원」 「파리에서의 마지막탱고」 「마지막 황제」 「리틀 부다 」 등으로 유명한 이탈리아의 베르나르도 베르톨루치감독이 지난 14일 영국 런던에 서 「파리에서의…」의 국내상영을 앞두고 한국특파원들과 기자회견을 가졌다. 지난 72년 제작된 「파리에서의…」는 자살한 아내를 둔 중년남자가 우연히 만난 젊은 여인과 변태적인 성행위를 벌이다 비참한 결말을 맞는 내용의 에로영화. 외설 성 등의 이유로 국내상영이 금지돼 오다 최근 공연윤리위원회 심의를 통과해 11월중 개봉될 예정이다. ―「파리에서의 마지막 탱고」가 24년만에 한국에서 상영된다. 감독으로서 감회가 어떤가. 『시대상황이 판이하게 달라진 지금도 이 영화가 과거와 같은 감동을 줄지는 잘 모르겠다. 이 영화는 개봉 후 불과 몇개월만에 최고의 흥행기록을 냈지만 그동안 오 랜 검열의 역사를 거쳐야 했다』 ―이 영화를 외설적이라고 평가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나는 이 영화를 통해 사회적 신분을 떠난 남과 여의 만남과 사랑을 얘기하고 싶 었다. 요컨대 나 자신의 「비밀스런 쾌락」을 표현하고 싶었던 것이다. 한국관객들 이 이 영화의 피상적인 면이 아니라 사회적 의미를 봐주었으면 좋겠다』 ―영화 제작에 얽힌 에피소드라면…. 『남자주인공인 말론 브랜도는 토요일에는 결코 촬영에 응하지 않았다. 또 영화중 에 톰으로 나오는 장 피에르 로는 브랜도를 싫어해 그와 함께 촬영하려 하지 않았다 . 그래서 로는 브랜도가 나오지 않는 토요일만을 택해 영화를 찍었고 「토요일의 배 우」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다』 ―남자주인공으로 브랜도, 여자주인공으로 당시만 해도 무명이던 마리아 슈나이더 를 캐스팅한 이유는 무엇인가. 『처음에 남자주인공으로 장 폴 벨몽도에게 의사를 타진했으나 그는 대본을 읽어 본 뒤 단호하게 「이같은 포르노영화에는 출연할 수 없다」고 거절했다. 다음엔 알 랭 들롱을 찾아갔으나 그는 제작도 자신이 맡아야 한다는 조건을 내걸어 내 쪽에서 거절했다. 여주인공은 가슴이 큰 고전적인 몸매의 기성배우보다는 참신한 새 얼굴을 원했다』 ―영화감독으로서 예술과 외설의 차이를 어떻게 보는가. 『예술과 외설은 사회적 기능이 다르다. 포르노는 반복되는 성행위를 아무런 의미 없이 기계적으로 전달하는 것에 불과하다. 그러나 메시지를 전달할 수만 있다면 그 것은 예술로 봐야 한다. 영화의 「위」는 매우 크기 때문에 모든 것을 소화해 낼 수 있다』 ―「파리에서의 마지막 탱고」에 대해 한국관객들이 어떻게 반응할 것으로 보는가 . 『한국 사정에 대해서는 문외한이지만 이 영화는 아직도 상당한 충격을 줄 수 있 을 것이다. 두 주인공의 관계는 일종의 「계급투쟁의 관계」로 20∼30년전 유럽에서 는 남녀간의 문제가 정치적 관계로 파악됐었다는 점을 염두에 두면 좋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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