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산악휴양지 여행]융프라우지역

  • 입력 1996년 10월 17일 10시 46분


스위스 이탈리아 프랑스 독일 오스트리아 그리고 리히텐슈타인. 알프스산맥에 기 대어 살고 있는 나라들이다. 오스트리아인들은 크레타슈(암벽등산화)를 신고 클라이 밍으로 알프스와 주변의 고봉을 정복했고 알프스 북쪽에 사는 독일인들은 그 외곽에 아름다운 성을 짓고 감상하는 여유를 누렸다. 프랑스인들은 알프스 최고봉 몽블랑 을 차지하는 행운을 얻었고 반대로 이탈리아는 잘 생긴 마터호른의 북사면(스위스 땅) 대신 밋밋한 남사면만 차지하는 불운을 겪었다. 마지막으로 스위스. 알프스에 둘러싸여 혹독한 고립을 면치 못했지만 그들은 기차로 알프스를 정복했다. 인터라켄 이 그 중심인 알프스의 베르너 오버란트 지역으로 여행을 떠난다. 높고 푸른 알프스의 가을하늘. 지금은 실종된 우리 머리 위의 옛 가을하늘을 생각 나게 한다. 벌써 내린 눈으로 하얗게 덮인 아이거(해발 3,970m) 묀흐(4,099m) 융프 라우(4,158m) 세 봉우리는 푸른 가을하늘을 배경으로 더 더욱 높고 희게 보였다. 알 프스 하이킹은 이런 대자연의 순수를 닮고 싶은 사람들의 몫이다. 인터라켄오스트역(567m)에서 하이킹을 떠나는 스위스 여행자들의 틈에 끼여 벵겐( 1,274m)까지 올랐다. 하이킹은 벵겐에서 케이블카로 연결된 라우벨호른의 능선 중간 에 있는 맨리센(2,230m)을 출발, 융프라우철도가 연결되는 클라이네샤이덱(2,061m) 까지 가는 코스. 남북으로 뻗은 산의 서쪽사면을 따라 걸어 내려가는 이 코스는 아 래로는 아름다운 그린델발트(1,034m)를, 정면으로는 3대북벽의 하나인 아이거북벽의 장중한 모습을 함께 감상할 수 있었다. 벵겐역에서 맨리센으로 가기 위해 케이블카에 올랐다. 케이블카가 고도를 높이면서 발 아래 알프스 풍경은 시시각각으로 모습을 바꿨다. 빨간 제라늄 꽃으로 장식된 샬레(스위스의 전통양식 목조가옥)가 옹기종기 모여 있 는 벵겐마을의 아름다운 모습이 보이는가 싶더니 이내 구름으로 덮인 거대한 빙하계 곡 라우터브룬넨이 성냥갑보다 작게 보이는 벵겐마을의 샬레와 어울려 한 폭의 그림 을 연출한다. 눈을 깜짝이는 시간조차 아깝게 느껴질 정도로 아름다운 모습이었다. 맨리센을 뒤로 하고 산허리를 돌아드는 산길로 접어 들었다. 이미 나무생장선을 넘어선 고지여서 나무는 볼 수 없고 목초와 꽃들만 자라고 있었다. 한참을 걸으니 아래로 또 하나의 예쁜 마을이 눈에 들어 왔다. 그린델발트였다. 장난감 마을처럼 한가한 모습이 너무나 인상적이었다. 한시간반쯤 걸었을까. 멀리 아래로 클라이네 샤이덱역이 보이는 지점의 언덕 위에서 「그린델발트블릭」이라는 레스토랑을 만났 다. 따뜻한 가을햇볕이 내리 쬐는 야외테라스에 앉아 카푸치노(이탈리아식 크림커피 )를 마시며 눈을 들어 알프스를 보았다. 정면으로 세자매처럼 잇대어 있는 아이거 묀흐 융프라우봉이 한눈에 들어왔다. 또 그 앞으로는 흰 눈으로 덮인 자태 고운 실 버호른의 모습도 보였다. 그리고 높고 푸른 가을하늘…. 눈이 시릴만큼 눈부시게 아 름다운 모습이었다. ▼스핑크스 전망대▼ 1893년 8월. 스위스 국기의 빨간색을 상징하는 아름다운 알펜로제(꽃)가 초록의 알프스 고원 곳곳에서 도발적인 빛깔로 눈을 어지럽히던 여름날이었다. 융프라우요 흐 부근에서 딸과 함께 하이킹을 하던 엔지니어 아돌프 구에르첼러는 갑자기 생각에 빠졌다.『여기까지 철도를 놓을 수 있을까』 그로부터 정확히 1백년하고도 3년이 더 지난 지난 6월28일. 알프스 최대 규모의 알레슈빙하와 멀리 발레와 베른 알프스지방이 바라다 보이는 해발 3천5백71m 지점의 전망대 「스핑크스」에서는 지난 3년동안 난공사 끝에 완공한 전망용 테라스가 문 을 열었다. 천문대처럼 돔형 지붕을 가진 스핑크스는 천문대와 TV전파 송수신 시설을 운영하 기 위해 60년전 지은 시설. 융프라우요흐의 전망대 「유럽의 정상」(Top Of Europe, 해발 3,454m)과는 지척간이다. 그러나 험한 암벽의 정상에 있어 걸어 다닐 수는 없는 위치. 그래서 지하 암반을 뚫고 인공동굴을 만들어 통로로 이용하고 있다. 그리고 정상의 스핑크스로는 수직으로 굴을 파 설치한 고속엘리베이터로 1백8m(소 요시간 25초)를 오른다. 스핑크스에 전망용 테라스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공간이 좁은데다 엘리베이터도 작고 느려 그동안 융프라우요흐에 오른 관광객의 25%정도밖에 수용할 수 없었다. 그러나 이번 공사로 기존 건물에 두배 규모의 전망대 건물이 추가 됐고 그 외곽에 스핑크스 주위를 한바퀴 둘러 싼 야외테라스가 설치됐다. 또 시간당 1천2백명을 수송할 수 있는 고속엘리베이터(2대)도 새로 설치해 융프 라우요흐에 오르는 관광객이면 누구나 이제는 스핑크스에 올라 알프스 고봉군들이 펼치는 3백60도 파노라마 경치를 편안하게 감상할 수 있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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