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지진 액상화 현상 국내 첫 관측…기초 부실 건물 붕괴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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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년 11월 20일 10시 37분


사진=KBS 뉴스 캡쳐
사진=KBS 뉴스 캡쳐
포항 지진 발생 6일 째인 20일 새벽 포항에서 규모 3.6의 여진이 발생해 총 58회의 여진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국내 지진 관측 사상 처음으로 포항지진 이후 진앙 주변에서 ‘액상화’ 흔적이 발견됐다.

이에 손문 부산대학교 지질환경학과 교수는 “우리나라에서는 액상화에 대한 준비가 별로 안 돼 있었기에 이번에 피해가 더 많았던 것”이라고 지적했다.

경북 포항 진앙에서 직접 액상화 현장을 조사중인 손 교수는 20일 MBC라디오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 “(액상화 발생 시)침하 장소에 따라 크기가 달라지기 때문에 기초가 잘못돼 있는 건물들은 넘어갈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손 교수에 따르면 ‘액상화’란 지진에 의한 진동으로 지하 모래질 퇴적층의 사이 수압이 증가해 모래 사이가 뜨게 되면서 순간적으로 지질층이 물과 같은 액체 성질로 변해 지표로 분출되는 현상이다.

그는 “(포항 지진)진앙 주변 반경 2~3km 내 한 수백 여 군데서 분출 구멍들이 발견되고 있다”며 “차후 시추조사나 굴착조사를 통해 액상화를 유발시키는 지층의 두께, 깊이 등을 다 조사한 후에 액상화 정도를 판단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손 교수는 이번 포항 지진 발생 시 유독 건물 피해가 많았던 것과 관련 “지하에서 물이 빠져나오는 장소에는 지반 침하가 일어나는데, 어떤 곳은 물이 많이 빠져 나오고 어떤 곳은 작게 침하가 일어나고 하니 건물이 기우뚱거리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즉 이 같은 ‘부동침하’ 현상으로 경사 또는 균열이 생기는 등 불균등해진 지반이 구조물을 지탱하기가 어려워지면서 건물 피해가 잇따른 것이다.

또한 손 교수는 “큰 지진이 있으면 특히 강가라든지 과거 해안가라든지 이런 곳엔 항상 연약지반이 있기 마련”이라며 “그러면 일종의 액상화 현상이 일어나는데, 이걸 미리 조사를 해놔야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도심지 같은 경우 액상화 지수를 구해 도면화 시킨다든가 액상화 많이 일어날 지역을 선정하면 기초공사를 강화하고 또 경우에 따라 지반을 개량할 수도 있다”며 “우리나라의 경우 액상화 지수를 구해 그걸 지도화 시키는 게 중요한 단계”라며 액상화에 대한 대응책 마련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아울러 “포항 진앙 주변은 천만 년 전 까지 물속에 잠겨 있던 지역”이라며 “그래서 원래 포항지역이 굉장히 지반 자체가 약하고, 지층이 젊은 지층으로 구성돼있는 곳”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액상화는 (지반이)느슨한 층에서도 20m 이상 들어가면 압밀(흙이 압축력의 증가로 물과 공기를 방출해 체적이 감소하고 밀도를 증가시키는 것)이 돼서 액상화를 일으킬 수 없다”며 “20m보다 얕은 곳에 있는 이런 지층들이 액상화를 일으켰다면 20m 이상의 지층 밑에까지 기초공사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손 교수는 “파일을 박아서 기초공사를 하면 별 문제가 없는데 우리나라의 경우 지진으로 인한 액상화에 별로 준비가 안 돼 있었다”고 지적했다.

끝으로 그는 “지금 건물들이 피해가 많으니 우리 주변에 뭐가 위험했는지 빨리 위험한 걸 찾은 뒤 정부나 당국에 신고를 하는 게 좋다”며 포항 지역 주민들에게 당부했다.

김혜란 동아닷컴 기자 lastleas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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