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 받아친 정몽준(鄭夢準)〓국민통합21 정몽준 후보는 이날 “노 후보의 (여론조사에 의한 단일화라는) 새로운 제안은 충분히 검토할 가치가 있다. 충분히 의논하겠다”고 긍정검토 의사를 밝혔다.
하지만 이날 통합21이 후보단일화 대책회의 끝에 내놓은 ‘대의원 경선형 여론조사’는 민주당측이 제시한 ‘(국민)여론조사’와는 근본적으로 달랐다. 양당의 대의원들만으로 단일후보를 뽑자는 것이다. 정 후보측이 국민여론조사를 거부한 것은 우위를 지켜오던 지지율이 최근 노 후보와 같은 지지율 수준에 머물고 있어 TV토론을 거칠 경우 노 후보측의 거센 공세로 역전될 가능성이 없지 않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동시에 민주당 대의원 가운데는 반노(反盧)-비노(非盧)세력이 적지 않아 ‘단일후보 정몽준’을 지지할 표가 존재하는 반면 통합21에는 ‘배반표’가 없을 것이라는 자체 진단 결과에 따른 것이라는 당 관계자들의 분석도 나왔다.
▽다목적 카드 제시한 노무현〓민주당 노 후보로서도 ‘다목적 카드’를 내민 셈이다. 우선 어떤 방식으로든 후보단일화 요구에 부응하겠다는 의지를 피력, 단일화 협상의 주도권을 쥐면서 정 후보가 단일화 협상에서 발을 빼지 못하도록 퇴로를 차단한 것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노 후보측은 비교검증을 위한 충분한 TV토론이 전제돼야 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노 후보측은 TV 토론을 거치면 어떤 단일화 방식을 취하더라도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또 TV토론 자체가 선거운동과정이고 국민의 관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TV토론 흥행’을 이뤄낼 수 있다는 계산도 하고 있다. 노 후보측이 권역별로 8차례 정도의 TV토론을 하자고 제안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정용관기자 yongari@donga.com
이승헌기자 dd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