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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2년 7월 8일 19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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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최근 증권가에서는 대형 우량주가 가치주와 동의어인지, 또 개인투자자들이 믿고 장기 보유하는 데 적합한 주식인지에 대한 논의가 나오고 있다.
▽무조건 사도 되는 주식?〓최근 32만원에 삼성전자 100주를 산 직장인 박모씨(33)는 “삼성전자가 한국을 대표하는 가치주여서, 또 32만원이면 싸다고 생각해 주식을 샀다”고 설명했다. 그런데 정작 삼성전자가 어떤 수익구조를 갖고 있는지를 묻자 “반도체 파는 회사 아닌가? 가전제품도 좀 만드는 것 같고…”라며 당황해했다.
최근 증시에서는 삼성전자에 대해 “32만원에 사고 38만원에 팔아라”는 박스권 전략이 제시됐다. 박스권 전략은 주가변동의 규칙성에 근거한 투자기법으로 펀더멘털을 중시하는 가치투자와는 거리가 멀다. 또 32만원이면 싸다는 논리인데 어떤 기준에서 32만원이 싼 건지 이해하는 개인투자자는 많지 않다. 기업과 주가에 대해 잘 모르고 투자하는 투자자가 대부분이다.
▽대형주와 가치투자〓가치투자, 혹은 우량주 장기투자의 핵심은 투자자가 그 기업의 주인이 된다는 생각으로 투자에 나서는 것. 당연히 투자자는 기업내용과 예상되는 경영 환경 변화에 대한 이해와 확신이 있어야 한다. 그래야 일시적인 상황 변동에 흔들리지 않고 주가가 기업가치를 제대로 찾아가기까지 뚝심 있게 기다릴 수 있다.
그런데 대기업 중에는 개인투자자가 사업구조를 쉽게 이해하기 어려운 기업이 많다. 삼성전자만 해도 사업부분이 반도체, 이동통신기기, 디지털가전, 백색가전으로 나뉜 데다 하나하나의 크기가 손꼽히는 대기업 규모다.
또 반도체 D램 시장은 경기에 민감하며 ‘러시아 룰렛’에 비교될 정도로 경쟁도 치열하다. 기업의 순이익 예측이 어렵다는 얘기다.
SK텔레콤도 다른 통신 서비스업체와 지분구조가 얽힌 데다 정부의 비대칭규제 등 각종 불확실성이 널려있다. 개인투자자들이 주가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를 제대로 이해하기가 매우 어렵다.
대학투자저널 최준철 발행인은 “가치투자란 대형 우량주를 무턱대고 오래 들고 있는 것이 아니다”라며 “자신에게 어울리는 투자가 어떤 것인지 파악하고, 자신이 잘 이해할 수 있는 기업에 투자하는 것이 제대로 된 가치투자”라고 설명했다.
이완배기자 roryrer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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