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입력 2002년 2월 20일 17시 53분
공유하기
글자크기 설정
하지만 사정이 이쯤 되면 ‘부자가 망해도 3년은 간다’는 말도 아예 남의 나라 얘기로 들릴 법하다. 삼성 썬더스가 바로 그랬다.
지난 시즌 챔피언 삼성은 20일 현재 19승25패로 8위에 처져 있다. 타이틀 방어는 고사하고 6강 플레이오프가 힘들어 진 것. 그동안 전년도 챔피언이 이듬해 포스트 시즌에도 못 오른 경우는 단 한차례도 없었다.
삼성의 추락 원인은 무얼까. 우선 팀 전력의 절반 이상을 차지한다는 용병의 부상이 뼈아팠다. 호프와 맥클래리가 나란히 무릎을 다쳐 못 뛰면서 삼성은 순위 다툼이 치열했던 시즌 중반 충격적인 8연패에 빠졌다. 호프의 대체 용병을 물색했으나 마땅한 대타를 제때 찾지 못해 소생할 기회를 놓쳤다는 지적도 있다.
용병이 제몫을 못하면서 국내 선수들도 덩달아 위축, 전력이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게다가 삼성은 시즌 개막을 앞두고 한달 동안 국제대회에 출전하느라 정작 훈련량은 부족했던 탓에 심각한 체력저하에 시달리고 있다. 공격력 약화로평균 득점이 82.9점에 그쳐 10개 팀중 9위로 곤두박질쳤다.
사면초가에 시달리고 있는 삼성의 인터넷 홈페이지 게시판에는 올 시즌을 포기하고 다음 시즌에 대비해야 한다는 글마저 쏟아지고 있는 실정. 네티즌의 비판처럼 삼성의 플레이오프 진출은 물건너 갔다는 목소리가 높다. 10경기에서 7승 이상을 거둬야 하는 어려운 상황인 것. 게다가 포스트 시즌 티켓을 다투고 있는 KCC SBS가 최근 연승으로 상승세를 타고 있다.
하지만 3라운드 때 6승3패를 거둔 저력을 다시 한번 떨친다면 허황한 꿈은 아니라는 것이 삼성 코칭 스태프의 얘기.
삼성은 23일 SK나이츠전부터 호프를 대신해 화이트를 투입할 계획이나 때늦은 감이 있다. 삼성 김동광 감독은 “쉽지는 않겠지만 화이트가 골밑에서 어느 정도 버텨주고 국내선수들이 자신감을 되찾는 계기만 마련된다면 막판 뒤집기도 얼마든지 가능하다”고 말했다.
김종석기자 kjs0123@donga.com
구독
구독
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