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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2년 1월 30일 22시 3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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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최경원(崔慶元) 전 법무장관이 지역색을 배제한 개혁성 인사를 추진하다 전격 경질된 것으로 알려지자 많은 검사들은 허탈해 하며 일할 의욕이 나지 않는다는 반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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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한 간부급 검사는 “뭔가 되는가 했더니 정말 인생 살맛이 안 난다”며 “신임 장관은 솔직히 누구도 장관으로 거론하지 않던 분 아니냐”고 말했다.
한 부장급 검사는 “이명재(李明載) 검찰총장이 들어와 검찰이 정치권에 휘둘리지 않을 수 있다고 믿는 국민이 많아졌는데 이번 인사로 ‘이명재 효과’는 다 날아갔다”고 말했다.
서울지검의 한 평검사는 “비특정지역 출신이 장관과 총장을 하면 안 된다는 정치권의 판단 때문에 이렇게 된 것 같다”며 “인사가 능력이나 객관적인 기준보다는 출신 지역 위주로 이루어지고 있어 문제”라고 지적했다.
또 다른 한 중견 검사는 “이번 인사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며 “도대체 누가 이런 인사를 주도하고 있는 것이냐”며 노골적으로 불만을 터뜨렸다.
지방의 한 검사는 “특정 지역 출신이 검찰이나 법무부 내 주요 보직에 없으면 안심하지 못하는 정권 핵심의 정서가 문제”라며 “이런 식으로 가다가는 검찰 내부도 출신 지역에 따라 반목이 더욱 심해져 심각한 갈등이 빚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송 장관 기용에 따라 악화된 여론을 걱정하는 목소리도 많다.
한 서울지검 특수부 검사는 “분위기가 점점 안 좋아져 게이트 수사 결과를 놓고 비난 여론이 더 거세질까봐 걱정”이라고 말했다.
이명건기자 gun4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