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후보-최고위원 중복출마 금지 파장]"한화갑 죽이기?"

  • 입력 2001년 12월 5일 18시 32분


“이건 한화갑(韓和甲) 죽이기다.”

민주당의 ‘발전과 쇄신을 위한 특대위’가 대선 후보와 최고위원 경선에 중복 출마하는 것을 금지키로 하자 한 고문측의 불만이 증폭되고 있다.

한 고문 진영은 4일 “이건 개혁이 아니라 개악”이라며 크게 반발한 데 이어 5일엔 별도 논평까지 내고 “이 같은 결정의 취지와 배경이 무엇인지 공식적으로 밝혀야 한다”며 특대위를 압박했다.

한 고문의 한 측근은 “특대위의 결정은 한 고문에게 ‘미리 대권을 포기하지 않으면 당권도 못 갖게 된다’고 제도적으로 압박하려는 속셈”이라고 흥분하면서 당권파측의 ‘음모론’까지 제기했다.

이날 전남지역 지구당을 방문한 한 고문도 격노했다는 후문이다.

한 고문은 6일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대통령의 당 대표 겸직 금지만으로도 당-정 분리가 충분히 가능하고 △중복출마 금지의 명분으로 ‘후보 난립’을 내세우고 있지만 이는 비민주적이고 편의적인 발상이라는 입장을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

한 고문측은 또 이달 중순 특대위안이 당무위원회에 상정되면 “대선후보 및 당 지도부 선출제도 같은 중대한 사항은 최고의결기관인 전당대회에서 결정돼야 한다”며 특대위안에 대한 재검토를 강력 요구할 태세이다.

그러나 특대위는 “중복출마 금지규정은 당권-대권 분리 원칙을 구현하기 위해 자연스럽게 도출될 결론일 뿐”이라며 ‘음모론’을 일축했다.

또 이인제(李仁濟) 노무현(盧武鉉) 김근태(金槿泰) 김중권(金重權) 상임고문 등은 “특대위의 결정을 존중하겠다”는 입장이어서 한 고문측의 주장이 당내에서 얼마나 공감대를 확보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이다.

<부형권기자>bookum9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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