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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00년 5월 6일 14시 3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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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내 성희롱·폭언·폭행이 급증하고 있다. 한국여성노동자협의회(약칭 한여노협)에 따르면 올 1/4분기 여성 성희롱은 작년 4/4분기에 비해 3배나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또 여성노동자에 대한 임금체불·부당해고 등 고용불안 상담이 전체의 68.4%나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노동자의 상담건수는 작년 4/4분기에 비해 80%나 늘어 여성노동자들의 성차별이 더욱 악화되었음을 단적으로 보여줬다.
다음은 한여노협 여성고용 전문상담 창구인 '평등의 전화'와 중앙본부와 8개 지역에서 2000년 1/4분기 상담사례.
사례1. 00전자에 14년째 근무하고 있는 A씨(여). 그는 임신 8개월임에도 불구하고 무거운 물건을 들어올리는 부서로 강제 전환 배치됐다. 부서 전환 후 다리가 붓고 배가 당기며 조기 수혈 증상이 있어 출산 휴가를 제출하자 회사에서 명예퇴직 명단에 들어가 있다며 휴가를 못 내주겠다고 했다.(인천)
사례2. B씨(여)는 중환자실에서 간호사로 일하고 있다. 그는 근무중 환자에게 솜 베개를 해주지 않았다는 이유로 레지던트로부터 심한 폭언을 들었다. B씨가 왜 폭력을 쓰냐고 항의하자 레지던트는 욕설을 퍼부으면서 주먹으로 얼굴을 때리고 의자까지 던지는 등 총 3차례 폭행했다. (광주)
사례3. C씨(여) 가 다니는 직장의 팀장은 6년차로 상습적으로 성희롱을 하는 사람이다. 그간 2~3회 성희롱을 한 상습범이다. 심지어 외부사람에게까지 성희롱을 하기도 했다. 예전에 직위해제 된 적이 있으나 곧 복직됐고 한 달도 안돼 승진까지 했다. 그가 회사내 2인자이기 때문에 여직원들이 아무리 문제제기를 해도 시정되지 않는다. (중앙)
한여노협의 여성노동자 상담 분석결과 드러난 특징은 첫째, 여성노동력을 비정규직으로 강제 전환시키는 등 근로조건이 더욱 악화되고 있다는 것. 여성노동자에게만 계약직으로 전환을 요구하거나 호봉이 높은 여교사를 ‘시간강사’로 전환시키고 대신 호봉이 낮은 신규교사를 채용하는 경우가 많았다.
둘째로는 결혼·임신·출산으로 인한 퇴직강요와 부당 인사가 여전히 빈번하다는 것이다. 특히 사내커플의 경우 여자에게만 퇴직을 강요하는 행위, 출산휴가 중 일방적으로 해고 통보를 하는 등이 아직도 성차별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여성에 대한 폭언·폭행 등이 노동현장에서 난무하다는 것도 특징중의 하나. “너랑 섹스하고 싶다”“미스 킴, 키스할래?”“나한테 안겨보고 싶지?”,“김양의 벗은 몸이 상상된다” 등 성폭력성 발언이 심각한 수준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근로기준법에 따르면 사용자는 어떠한 이유로도 근로자에게 폭행·구타 행위를 하지 못하며 법을 어겼을 땐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을 물게되어 있다.
이희정/동아닷컴기자 huib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