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진환

홍진환 기자

동아일보 사진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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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홍진환 기자입니다.

jean@donga.com

취재분야

2025-11-05~2025-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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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진기자의 사談진談/홍진환]현대판 ‘귀족의 가면’, 워싱턴에 번지는 ‘마러라고 얼굴’

    정치인의 외형은 보도사진에서 뉴스 가치를 좌우하는 핵심 요소다. 사진기자들은 카메라에 포착된 이들의 표정, 자세, 미세한 행동 하나하나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필자가 직접 촬영한 것은 아니지만, 최근 외신을 통해 들어오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주변 정치인들의 사진에서 유독 눈에 띄는 특징이 포착됐다. 벌침에 쏘인 듯한 입술, 과하게 부푼 볼, 주름 없이 매끈하고 도드라진 이마 등이다. 미국 언론은 공화당 내 트럼프 지지자들 사이에서 나타나는 ‘시끌벅적한 외모의 변화’를 두고 ‘마러라고 페이스(Mar-a-Lago face)’라 부르며 관련 현상을 분석하고 있다. 마러라고 페이스는 공화당 내 보수파 인사들 사이에서 유행하는 성형수술과 뷰티 트렌드를 일컫는다. 입술 확장, 보톡스, 필러, 턱 윤곽 등 성형 시술과 함께 짙은 화장과 구릿빛 태닝, 과한 인조 속눈썹 등의 메이크업 스타일을 주요 특징으로 한다. 이 용어는 트럼프 소유의 플로리다 팜비치 리조트 ‘마러라고’에서 유래했다. 대표적 인물로는 ‘이민세관단속국(ICE)의 바비 인형’이란 별명을 얻은 크리스티 놈 국토안보장관이 꼽힌다. 최근 그리스 아테네에서 열린 추수감사절 행사에 검은 시스루 드레스를 입고 등장해 논란을 일으킨 킴벌리 길포일 주그리스 미국대사, 스스로를 ‘트럼프의 비공식 고문’이라고 칭한 인플루언서 로라 루머 역시 마러라고 페이스 범주에 포함된다. 이 같은 흐름은 여성에게만 국한되지 않는다.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진영의 남성 정치인들 역시 영향을 받고 있다. 이들은 더 젊고 강인해 보이려고 보톡스나 눈꺼풀 시술을 받는 것은 물론이고 탄탄하고 도드라진 턱선을 갖기 위해 각종 성형 시술을 받는다. 강한 턱을 권위, 신뢰, 리더십, 정직함과 연결짓는 경향이 강하기 때문이다. 마러라고 페이스 성형의 대표적 사례로는 소셜미디어에서 화제가 된 맷 게이츠 전 하원의원(트럼프 2기 초대 법무장관으로 지명됐다가 사퇴)이 꼽힌다. 정기적으로 보톡스 시술을 받는 것으로 알려진 피트 헤그세스 국방장관도 빼놓을 수 없다. 마가 진영 엘리트 정치인들의 외모 변화는 정치권을 넘어 20, 30대 젊은층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필러와 보톡스를 선호하는 분위기가 확산된 것이다. 미국성형외과학회(ASPS)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에서 시행된 최소침습시술은 2850만 건을 넘겼다. 입술 확장, 피부 필러, 보톡스 시술 등은 인기 시술 상위 5위 안에 꾸준히 들었다. 워싱턴 지역 성형외과 의사들 사이에서는 “젊은 환자들이 오히려 인공적인 느낌을 더 선호한다”는 말도 나온다. 미 정치매체 액시오스는 이러한 현상에 대해 트럼프 주변 인사들과 마가 진영 사이에서 ‘과감할수록 좋다’는 트럼프식 미적 기준에 맞춘 시술이 급증한 결과라고 분석했다. 백악관 집무실을 황금빛 갤러리처럼 꾸미고, 새로 지을 대연회장 역시 황금빛으로 연출하려는 트럼프의 이른바 ‘요란한 럭셔리(foghorn luxury)’ 스타일이 이러한 유행에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가 나온다. 부자연스럽고 과한 외모를 과시하는게 일종의 정치적 충성 신호로 해석되면서 시술 사실을 숨기기는커녕 오히려 더 눈에 띌 정도로 과해지고 있는 것이다. 트럼프 측근들의 외모 변화를 두고 트럼프식 ‘미국 우선주의’의 연장선이라는 비판도 제기된다. 독일의 미술사학자이자 저널리스트인 론야 메르켈은 한 매체 기고에서 “인위적으로 보일지언정 이 같은 뷰티 트렌드는 미국의 미적 기준조차 충족시키지 못하는 사람들은 결코 환영받지 못한다는 이데올로기적 선언에 가깝다”고 지적했다. 지나치게 가혹하고 배타적인 트럼프 정부의 반이민 정서와 일맥상통한다. 누구나 젊어 보이고 호감을 얻고 싶어 한다. 특정 집단에서 인정받고 싶은 욕망도 있다. 이미지가 중요한 정치인은 더욱 그럴 것이다. 워싱턴 지역의 성형외과 전문의인 켈리 볼든은 한 인터뷰에서 “필러로 채운 것은 다 사라지고, 모든 것에는 제한된 수명이 있다”면서 “마러라고 스타일 시술로 완성한 얼굴도 영원하지 않다”고 말했다. 정치인들이 곱씹어 볼 만한 말이다. 트럼프 시대, 워싱턴 정가에 붐처럼 번지고 있는 ‘마러라고 얼굴’도 예외일 수 없다. 유행도, 권력도, 때가 되면 바뀌기 마련이다. 결국 정치인의 진정한 자산은 일시적인 시술로 얻은 외모가 아니라, 시간이 지나도 변치 않는 능력과 이에 대한 대중의 신뢰에서 나온다.홍진환 사진부 차장 jean@donga.com}

    • 1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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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양이 눈]“담배 피면 안 돼지!!”

    두 눈을 부릅뜬 돼지 캐릭터에 ‘아재 개그’ 같은 금연 경고문이 붙었습니다. 유머의 힘일까요. 이곳에선 선뜻 흡연할 엄두를 못 내겠는데요. ―서울 용산구에서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 2025-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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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양이 눈]장난스러운 눈맞춤

    벽에 그려진 맨드릴개코원숭이의 익살스러운 얼굴에 시선이 머뭅니다. 얼굴에 계량기를 품었네요. 지나가는 이들을 향해 장난스레 눈을 맞추는 듯합니다. ―수원시 화성행궁에서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 2025-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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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해외직구 아동용품서 기준치 최대 203배 유해물질

    27일 서울시 관계자들이 알리익스프레스와 테무 등 해외 온라인 플랫폼에서 판매 중인 어린이 겨울 의류·잡화·완구 제품을 살펴보고 있다. 서울시는 이들 제품의 안전성 검사를 실시한 결과 조사 대상 24개 제품 중 8개가 국내 안전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고, 일부 방한용품에서는 기준치의 최대 203배에 달하는 프탈레이트계 가소제가 검출됐다고 밝혔다.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 2025-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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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양이 눈]농담 속 진심

    여기에서 담배를 피우면 평생 애인을 못 둔다네요. 익살스러운 농담 속에도 금연 예절을 지켜 달라는 단단한 일침이 느껴집니다. ―경기 수원시 장안동에서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 2025-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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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은빛 설원 마음껏 달려요” 스키장 개장

    21일 개장한 강원 평창군 모나용평 스키장 슬로프에서 방문객들이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전국에 본격적인 추위가 시작되며 이날 강원 평창군 휘닉스 스노파크도 문을 열었으며, 강원 정선군 하이원리조트도 29일 개장이 예정돼 있다. 올해 스키장 개장은 지난해보다 일주일 정도 빠르다. 평창=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 2025-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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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양이 눈]금연합시다

    벽돌담 앞에 걸린 안내문에서 금연을 호소하는 간절함이 느껴집니다. “진짜, 제발, 정말 금연하세요.” ―경기 수원시 장안동에서 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 2025-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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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코리아 그랜드 페스티벌’ 맞아 9일까지 경복궁 등 무료 개방

    2일 서울 종로구 경복궁에 ‘2025 코리아 그랜드세일 페스티벌’을 맞아 무료 관람 안내문이 붙어 있다. 중소벤처기업부는 부처별로 흩어져 진행하던 소비촉진 행사를 하나로 묶어 국민이 할인 혜택을 체감할 수 있는 ‘코리아 그랜드 페스티벌’을 지난달 29일부터 9일까지 진행하고 있다. 페스티벌 기간에는 경복궁, 창덕궁, 덕수궁, 창경궁 등 4대 궁과 종묘, 조선왕릉, 세종대왕유적을 무료로 개방한다.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 2025-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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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양이 눈]“어서 들어오세요”

    주인장의 환대는 기본, 강아지까지 나선 걸 보면 손님을 정말 환영한다는 뜻이겠지요. 이 가게를 그냥 지나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서울 용산구에서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 2025-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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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양이 눈]지붕 위 비밀 존재

    도심에 외계인 기지라도 생긴 걸까요. 지붕 위 줄지어 선 연통들을 보니, 뭘 감시하는 걸까 싶어 괜한 웃음이 납니다. ―서울 종로구 인사동에서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 2025-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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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양이 눈]나를 위한 의식

    초록색 재킷에 빨간 넥타이, 한껏 멋을 내고 출근길에 오릅니다. 건물 외벽 조형물처럼 나를 위해 경쾌한 발걸음으로, 오늘도 가볍게 출발해 볼까요?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 2025-10-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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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양이 눈]함께 사는 법

    엘리베이터 문이 열리는 순간 반려견이 짖거나 뛰어나와 놀란 경험이 있으시죠? ‘펫 동반 가능’ 안내문 덕에 사람도, 반려견도 마음의 준비를 할 수 있겠네요. ―경기 화성시 동탄신도시에서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 2025-1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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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양이 눈]“환영해요”

    ‘ㅋㅋㅋ’로 도배된 대문 앞에 섰습니다. 문 옆 ‘어서오시길’이란 문구가 정말 마중이라도 나온 듯 반기고 있네요.―서울 종로구 인사동에서 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 2025-1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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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양이 눈]여름의 추억

    가을이 깊어지고 있습니다. 아침저녁으로 부는 바람이 제법 쌀쌀합니다. 지난여름 길고 무더웠지만, 그 뜨거운 햇살과 초록의 그림자도 곧 그리워지겠죠. ―베트남 냐짱(나트랑)에서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 2025-1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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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을 하늘 누비는 블랙이글스

    공군 특수비행팀 블랙이글스가 17일 경기 성남시 서울공항에서 열린 ‘서울 국제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ADEX)’에서 축하비행을 하고 있다. ADEX는 19일까지 서울공항에서 에어쇼를 진행하고, 20∼24일에는 경기 고양시 일산서구 킨텍스에서 방산종합전시회를 연다. 성남=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 2025-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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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양이 눈]“마음껏 뛰어 놀아요”

    에어바운스 놀이터에서 뛰노는 아이들의 발끝마다 생기가 번집니다. 뛰고 구르고 소리쳐도 누구 하나 말리지 않는 이곳, 층간소음 걱정 없는 천국입니다. ―경기 화성시 동탄 신도시에서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 2025-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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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양이 눈]작품이 되는 순간

    구도와 명암, 질감과 색채까지… 카메라가 담아낸 정경이 마치 한 폭의 유화처럼 보입니다. 반복되는 일상 속에도 예술작품 같은 찰나가 있습니다. ―서울 서소문성지 역사박물관에서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 2025-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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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외국인도 반한 K푸드의 맛… “나도 김밥 한입만~”

    15일 오후 서울 송파구 가락몰 쿠킹 스튜디오에서 코리아 푸드 쿠킹클래스에 참가한 외국인들이 김밥을 만든 뒤 시식하고 있다. 이날 행사에는 20개국 외국인 48명이 참가해 김밥과 떡볶이, 빈대떡 등을 직접 만들었다. 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 2025-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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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중국산 등 일부 어린이용 헬멧서 유해물질 ‘기준치 최대 746배’ 검출

    10일 서울시가 서울시청 본관에서 알리익스프레스, 테무 등 해외 온라인 플랫폼에서 판매 중인 어린이용 제품의 안전성을 점검한 결과를 공개하고 있다. 시에 따르면 어린이용 롤러스케이트와 헬멧 일부 제품에서 유해물질인 프탈레이트계 가소제가 기준치를 최대 746배 초과해 검출됐다. 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 2025-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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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태풍부터 무장공비 침투까지…역대 ‘추석’ 사건·사고는? [청계천 옆 사진관]

    추석 연휴가 시작된 지난 3일부터 전국 대부분 지역에 연일 흐리고 비가 내리고 있습니다. 추석 당일엔 강원 산간에 70㎜가 넘는 큰비가 내렸고, 동해안에선 시간당 강수량이 20㎜를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비가 오지 않은 지역에선 여름 더위가 기승을 부렸습니다. 6일 전남 완도군은 낮 수은주가 30.5도까지 치솟아 지역 기상 관측을 시작한 1971년 이후 가장 무더운 10월을 보냈습니다. 같은 날 제주 서귀포에서도 낮 기온이 29.9도를 기록했고 밤에는 열대야가 관측됐습니다. 추석 연휴 내내 강한 비가 내리고 반소매에 차례를 지낸 건 낯선 풍경입니다. 일부 지역에선 열대야가 나타나 잠 못 이루는 밤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여름 내내 한반도를 달궜던 폭염의 기세가 수그러들지 않은 것 같습니다. 고향을 방문한 가족들 사이에선 날씨 때문에 명절 분위기가 나지 않는다는 볼멘소리도 나옵니다. 그래서 모아봤습니다. 자연재해부터 화재 사건, 무장 공비 침투까지 다사다난했던 역대 추석 명절 사건·사고 다섯 가지. ▲추석 당일···1959년 괴물 태풍 ‘사라’1959년 9월 17일 추석 당일 역대급 태풍 ‘사라(Sara)’가 제주에 상륙해 경남 지역을 강타했습니다. 3등급 세력으로 한반도에 상륙한 ‘사라’ 태풍은 경상도나 제주도 지역 70대 이상 노인들에게는 역대 최악의 태풍으로 기억되고 있습니다. 일기예보가 발달하지 않았던 당시 경남 지역에선 아무것도 모르고 추석 당일 차례를 지내다가 급류에 휩쓸려 버린 집도 많았다고 합니다. 태풍 사라는 평균 초속 45m의 강풍에 최저 기압은 952hPa로, 1904년 기상 관측이 시작된 이래 가장 규모가 큰 태풍으로 기록됐습니다. 특히 6.25 한국전쟁 직후, 태풍을 위한 사회적 대비가 부족했던 시기여서 피해는 더욱 컸습니다. 제주도에서는 해안가 시설물이 모두 파괴됐고, 가옥 수백 채가 전파됐습니다. 특히 부산 지역은 도시 전체가 마비될 정도였습니다. 정부 공식 집계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849명이 사망했고, 2500여 명의 부상자가 발생했습니다. 37만 3459명 이재민의 이재민이 생겼고, 9329척의 선박이 부서지고 1만2366동의 주택이 파손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추석 연휴 마지막 날···1983년 대구 미국문화원 폭파 사건대구 미국문화원 폭파 사건은 추석 연휴 마지막 날인 1983년 9월 22일 오후 9시 30분경 발생했습니다. 현재 경북대병원 건너편 자리인 대구시 중구 삼덕동 미국 문화원에서 정체불명의 가방 안에 있던 폭발물이 터진 겁니다. 이 사건으로 1명이 숨지고 4명이 크게 다쳤습니다.당시 경찰은 74만 9777명을 용의선상에 올려 대대적으로 수사했지만 진범을 찾지 못했습니다. 수사 당국은 남파 간첩 사건으로 규정하고, 경북대 학생이던 박종덕 씨 등 5명을 국가보안법 등 죄목으로 구속했습니다. 30여 일간 전기고문 등 불법 신문을 당한 학생들은 결국 거짓으로 자백해 유죄 판결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2010년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 조사를 통해서 과거에 묻혔던 진실이 밝혀졌습니다. 피해자들은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2013년 재심을 청구해 지난해 10월 무죄를 선고받았다. 폭파 사건이 발생한 뒤 36년의 세월이 지나서야 억울한 누명을 벗었습니다.▲추석 일주일 전···1996년 강릉 무장 공비 침투 사건강릉 무장 공비 침투 사건은 1996년 추석 연휴 일주일을 앞둔 9월 18일에 일어났습니다. 사건 발생 장소는 강릉시 강동면 안인진리 해안. 이날 새벽 1시 30분경 한 택시 기사가 해상에서 잠수함을 발견해 파출소에 신고했습니다. 해당 잠수함은 북한 정찰총국 소속 상어급 소형 잠수함으로 알려졌습니다. 잠수함에서 빠져나온 북한 공작원들은 육지로 침투해 곳곳에서 이들을 쫓던 국군과 교전을 벌였습니다. 잠수함을 타고 온 공작원들은 26명으로 이들은 침투 당시 3인 1조로 구성되어 남한의 주요 군 시설 정찰 및 요인 암살, 사회 혼란 조성을 임무로 부여받았습니다. 당시 잠수함에 탑승했던 북한군 26명 중 11명은 북한군 침투 조장에 의해 사망했고, 13명은 국군에 의해 사살됐습니다. 이 과정에서 우리 군인 11명, 민간인 4명이 사망 등 막대한 피해를 입었습니다. 유일하게 생포된 이광수는 이후 남한으로 귀순했습니다. 육군 28개 부대·해군 1개 함대·공군 1개 전투비행단·수십만의 예비군·경찰을 동원해 전국적인 대간첩 작전은 49일 동안 이어졌습니다. 작전이 진행되는 동안 강릉 및 인근 지역 주민들은 추석 명절에도 불안과 공포에 휩싸여 전시와 같은 긴장감 속에서 생활해야만 했습니다. ▲추석 연휴 막바지···2003년 태풍 ‘매미’태풍 ‘매미’는 추석 연휴 막바지인 12일 밤부터 13일 새벽 사이 한반도를 덮쳤습니다. 1년 전인 2002년 8월 말 강릉에 하루 870㎜ 기록적인 비를 퍼부었던 태풍 ‘루사’의 상흔이 미처 가시지 않은 상태여서 피해는 더 컸습니다. 제주를 거쳐 남해안에 상륙해 영남 지방을 관통한 뒤 동해안으로 빠져나간 ‘매미’는 전국적으로 130여 명 인명피해와 역대 두 번째로 많은 4조 2225억 원의 재산 피해를 남겼습니다. ‘매미’는 최대순간풍속이 초속 60m를 기록하는 등 역대 가장 강력한 가을 태풍으로 꼽힙니다.매미의 상륙으로 특히 마산 지역의 피해가 컸습니다. 당시 마산에는 만조와 강풍이 겹쳐 5m짜리 해일이 발생해 해안가 아파트 단지와 상가를 덮쳤고 마산항 부두에 있던 원목들이 바닷물과 함께 밀려와 일대에 큰 피해를 입혔다고 합니다. 이후 마산에서는 매년 ‘태풍 매미 추모 공원’에서 추모제가 열리고 있습니다.▲추석 연휴 첫날…2010년 수도권 물 폭탄추석 연휴 첫날인 2010년 9월 21일 서울을 비롯한 인천·경기 수도권 지역에 물 폭탄이 쏟아졌습니다. 시간당 100m 넘는 비로 주택이 침수되거나 지하철 운행이 중단되는 등 큰 피해가 발생했죠. 특히 서울에서는 하루 259.2mm의 비가 한꺼번에 내려 관측 이래 9월 하순 강우량으로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시간당 최고 100㎜에 달하는 기습폭우가 쏟아지면서 광화문 일대가 물바다로 변했습니다. 광화문과 시청 인근 인도에도 물이 차올라 시민들은 무릎까지 바지를 걷어 올리고 다녀야 했고, 12차선인 세종대로는 승용차의 바퀴가 물에 잠길 만큼 물이 가득 찼습니다. 짧은 시간에 워낙 많은 비가 특정 지역에 내리며 피해가 잇달아 도시 기능이 마비될 정도였습니다. 도로에서 빗물이 빠져나가지 못하면서 주요 간선도로의 통행도 통제되고, 지하철역 곳곳이 침수되는 피해가 발생했습니다. 서울 지역에만 1800가구가 침수 피해를 입었고, 인천과 부천은 각각 1148가구, 3262가구가 물에 잠겼습니다. 벼락으로 인해 200여 가구의 아파트와 단독주택에 전기 공급이 중단되기도 했습니다. 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 2025-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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