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헌

이승헌 부국장

동아일보 편집국

구독 15

추천

안녕하세요. 이승헌 부국장입니다.

ddr@donga.com

취재분야

2025-11-06~2025-12-06
칼럼100%
  • 美청문회, 두루뭉술 주제 없고 꼭 필요한 증인만 소환

    국회를 통과한 상시 청문회법은 연중 내내 청문회가 열리는 미국 의회를 벤치마킹한 것이다. 미 연방 상원과 하원은 여름 휴회 등을 제외하곤 각 상임위원회나 소위원회가 주최하는 청문회 일정이 빼곡하다. 미 상원 외교위의 경우 5월 한 달 동안 최소 11건의 청문회가 잡혀 있다. 그러나 한국과 미국의 민주주의 역사만큼이나 청문회의 제도적, 정치 문화적인 토양이 확연히 달라 선진국의 제도를 벤치마킹한다고 해서 한국 현실에 맞을지는 장담하기 어렵다. 지금처럼 여야가 철저히 당리당략으로 움직이는 구태의연한 정치 문화가 개선되지 않는 상황에서는 시기상조라는 우려도 적지 않다. 우선 미 의회 청문회는 개최 목적이 구체적이고 아주 명확하다. 한국의 개정된 국회법은 ‘소관 현안’이면 청문회를 상시적으로 열 수 있도록 했지만 워싱턴 의회에서 ‘소관 현안 청취’라는 두루뭉술한 주제로 청문회가 열리는 경우는 찾기 어렵다. 상원 외교위가 25일 개최할 청문회의 주제는 ‘해외 해킹세력에 대한 연방정부의 사이버안보 전략’으로 크리스토퍼 페인터 국무부 사이버안보조정관 1명만 증인으로 부른다. 주제에 맞는 정부 인사를 최소한으로 소집해 압축적이지만 실질적인 청문회를 여는 것이다. 또 한국과 달리 청문회 시간을 미리 정해 놓고 하는 사례가 대부분이다. 입법에 도움을 받기 위해 정부 인사뿐 아니라 민간 전문가도 부르기 때문이다. 미 하원 외교위는 북한의 4차 핵실험 직후인 1월 13일 ‘북한의 도발에 대한 미 정부의 대응’을 주제로 청문회를 열었다.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 빅터 차 한국석좌와 마이클 그린 일본석좌 등이 증인으로 참석했다. 이날 청문회는 오전 10시에 시작해 정확하게 정오에 끝났다. 에드 로이스 외교위원장은 “다들 바쁜 만큼 청문위원들은 핵심적인 질문만 해 달라”고 주문했다. 상원 외교위가 26일 여는 ‘마약과의 전쟁’ 청문회는 국무부 당국자 3명을 불러 오전 9시부터 1시간 반 동안 열린다. 청문회가 철저히 정책 질의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것도 한국과는 확연히 다르다. 특정 현안과 관련한 청문회는 물론이고 행정부 고위직 및 연방 판사 등 2000여 명의 상원 인준 청문회는 공직후보자의 정책과 주요 이슈에 대한 의견 청취에 집중된다. 후보자의 개인 신상이나 도덕성 문제는 연방수사국(FBI)과 국세청(IRS)에서 사전 스크린 작업을 따로 거치므로 청문회에서 다시 논의하지 않는다. 후보자 가족을 청문회장에 초청해 축제 같은 분위기를 만드는 것도 개인 신상에 대한 불필요한 질문을 최소화하기 위한 것이다. 지난달 19일 빈센트 브룩스 신임 주한미군사령관의 상원 군사위 인준 청문회에선 6시간 내내 미 정부의 대북정책과 ‘아시아 재균형 정책’에 대한 질의응답만 오갔다. 브룩스 사령관은 도널드 트럼프를 사실상 대선 후보로 선출한 공화당 의원들에게 “미국이 핵우산을 제공하지 않는다면 한국은 스스로의 안보를 위해 자체 핵무장에 나설 것”이라며 트럼프의 한반도 공약을 우회적으로 비판했지만 단 한 번의 고성도 터져 나오지 않았다. 지난해 1월 18일 미 역사상 첫 흑인 여성 법무장관인 로레타 린치 후보자에 대한 상원 법제사법위 청문회에서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오바마케어’(건강보험 개혁) 등을 놓고 공화당 대선 주자였던 테드 크루즈 상원의원 등이 거친 질문을 쏟아냈으나 마지노선을 넘지는 않았다. 오히려 나중에는 크루즈가 “수고했다”고 격려하고, 린치는 “최선을 다하겠다”고 마무리했다. 이날 청문회는 인신공격, 막말, 삿대질이 없는 ‘3무(無) 청문회’라는 평가를 받았다. 의원내각제 전통이 강한 영국 독일 이탈리아 등 유럽에선 총리가 매주 국회에 출석해 의원들로부터 국정질문을 받는다. 그러나 해당 부처에서는 장관들에게 기본적인 자료만 준비해줄 뿐 많은 공무원들이 의회에서 대기해 행정부 업무가 마비되는 일은 찾아볼 수 없다. 총리나 장관은 기본적인 정책 자료만 갖고 의원들과 치열한 토론을 통해 스스로 방어하고 설득한다. 일본에선 ‘공청회(公聽會)’라는 청문회 제도를 제2차 세계대전 후 미국에서 도입했다. 일본 국회법 51조는 ‘공적 위원회는 일반적 관심 및 목적이 있는 중요한 안건에 대해 공청회를 열고 실제 이해관계를 가진 자 또는 학식 경험자들로부터 의견을 들을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총예산과 극히 중요한 법안의 경우에만 열리며 공청회를 여는 시점에 이미 각 의원의 표결 내용은 대부분 정해져 있어 형식에 그치는 편이다.워싱턴=이승헌 ddr@donga.com /파리=전승훈 /도쿄=서영아 특파원}

    • 2016-05-24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韓-日 계속 방어할 것” 외교공약 톤 낮춘 트럼프

    미국 공화당의 사실상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70·사진)는 20일(현지 시간) MSN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주한 미군 철수 문제와 관련해 “내가 말하려는 것은 한국과 일본을 방어하겠다는 것이다. 나는 한국을, 일본을 계속 방어하고 싶다”고 말했다. 트럼프가 과거에 “방위비 분담금을 더 내지 않으면 주한미군을 철수할 수밖에 없다”거나 “주한미군 방위비를 왜 한국이 100% 부담하면 안 되느냐”고 했던 발언과는 상당히 다른 뉘앙스다. 트럼프는 “우리는 남북한 경계에 2만8000명의 미군을 주둔시키고 있다. 이를 위해 우리가 감당하기 어려운 엄청난 비용이 든다”며 “나는 한국과 일본이 (미군 주둔에 필요한) 돈을 더 내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국 정부가 지난해 낸 방위비 분담금 9320억 원보다 더 내야 한다는 말이다. 이어 “미국은 채무국이다. 한국과 일본은 주둔 비용을 아주 조금만(tiny fraction) 지급하고 있다”며 “한국, 일본은 돈이 많다. 우리는 일본으로부터 수백만 대의 자동차를 들여오고 있고, 한국은 매번 우리에게 TV를 팔고 있다”고 거듭 말했다. 트럼프의 아시아 정책을 조율하는 한 측근은 최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의 한반도 관련 강성 발언은 국내 정치용인 만큼 한국은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밝혔다. 이런 맥락을 감안하면 7월 전당대회에서 대선 후보로 선출된 후 외교 공약의 추가 수정 가능성도 예상된다. 트럼프는 18일 ‘외교의 현인(賢人)’으로 통하는 헨리 키신저 전 국무장관(93)을 면담한 데 이어 23일에는 상원 외교위원장인 공화당 밥 코커 상원의원과 회동할 예정이다. 트럼프는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을 만나겠다”(17일 로이터통신 인터뷰)는 발언이 논란이 되고 있는 데 대해 이날 인터뷰에서 “김정은을 만나더라도 북한에는 절대 가지 않을 것이다. 그런 일은 없을 것”이라고 일축했다.워싱턴=이승헌 특파원 ddr@donga.com}

    • 2016-05-23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오바마 ‘2개의 전쟁’ 치유 발걸음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베트남전과 원폭 투하라는 역사적 상처를 치유하기 위한 아시아 순방길에 나섰다. 베트남(23∼25일)에서 시작해 일본(25∼27일)으로 이어지는 이번 순방은 전쟁을 치렀던 국가들과의 과거사를 정리하고 특히 중국의 부상을 견제하기 위한 오바마 행정부의 ‘아시아 재균형(Asia Rebalancing) 정책’의 역사적 이벤트가 될 것으로 보인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번 방문에서 1984년부터 베트남에 적용해 온 무기 금수(禁輸) 조치를 전면 해제하고, 베트남은 이에 대한 화답으로 1975년 베트남전 종전 후 41년 만에 베트남 중남부 깜라인 만 미군의 재주둔을 허용할 것으로 보인다. AFP통신은 “20세기에 치러진 두 개의 전쟁에 따른 고통스러운 장(章)을 매듭짓는 목적이 있다”고 평가했다. 21일(현지 시간) 대통령 전용기인 에어포스원으로 미 워싱턴을 출발한 오바마 대통령은 23일 베트남 하노이에 도착해 응우옌푸쫑 서기장, 쩐다이꽝 국가주석, 응우옌쑤언푹 총리 등 지난달 선출된 베트남 새 국가 지도부 ‘빅3’를 만난다. 미국 대통령으로는 세 번째 베트남 방문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베트남 정부가 원하는 사회기반시설 투자 확대는 물론이고 중국과 파라셀 제도(중국명 시사·西沙 군도, 베트남명 호앙사 군도) 등을 놓고 영유권 분쟁을 벌이고 있는 것을 감안해 무기 금수 조치의 전면 해제도 검토하고 있다. 미국은 1995년 수교 후 살상 능력이 없는 무기에 한해 수출 금지를 해제했다. 또 베트남전 당시 미군이 살포한 고엽제 피해자 지원책과 함께 80만 t의 불발탄 제거를 위한 협력 방안도 내놓을 계획이다. 베트남이 미군 재주둔을 허용할 방침인 깜라인 만은 파라셀 제도, 스프래틀리 제도(중국명 난사·南沙 군도, 베트남명 쯔엉사 군도) 등 중국-베트남 간 영유권 분쟁지에서 각각 550km 정도 떨어진 동남아의 군사 요충지다. 미군이 베트남전 당시 전투기와 수송기, 병력 집결지로 활용했던 깜라인 만에 다시 주둔할 경우 동남아 군사 역학 지형에 큰 변화가 예상된다. 이와 함께 베트남은 미군이 추진하는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의 조기 비준도 약속할 것으로 보인다. TPP 가입 12개국 중 한 곳인 베트남은 빠르면 7월 국회에 TPP 비준 동의안을 제출한다. 베트남은 오바마 대통령 방문에 앞서 대표적 반(反)체제 인사인 응우옌반리 신부(70)를 석방키로 결정했다. 지난해 말 양국 교역액은 450억 달러(약 53조6000억 원)로 10년 새 7배가량 늘었다. 워싱턴의 한 외교 소식통은 “미국은 베트남에 1위 수출시장이고 베트남은 미국에 동남아의 핵심 시장이자 군사적 거점인 만큼 파격적 조치가 나올 것”이라고 전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베트남 방문을 마친 뒤 26, 27일 일본 미에(三重) 현 이세시마(伊勢志摩)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를 거쳐 27일 오후 히로시마 평화공원을 찾아 핵 없는 세상에 대한 비전을 밝힌다. 오바마 대통령은 22일 NHK와의 인터뷰에서 “현재 핵무기를 둘러싼 가장 큰 과제는 북한 핵 개발 계획의 위협”이라며 “북한은 핵무기를 개발할 뿐 아니라 무모하고 도발적인 형태로 핵무기를 운반하기 위한 활동을 계속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북한은 핵 기술을 확산시킨 과거가 있기 때문에 우려하고 있다”며 “우리는 아직 해야 할 일이 있다”고 강조했다.워싱턴=이승헌 특파원 ddr@donga.com}

    • 2016-05-23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트럼프 “내가 하려는 말은…한국·일본을 계속 방어하겠다는 것”

    미국 공화당의 사실상 대선후보인 도널드 트럼프(70)는 20일(현지 시간) MSNBC 방송 인터뷰에서 주한 미군 철수 문제와 관련해 “내가 말하려는 것은 한국과 일본을 방어하겠다는 것이다. 나는 한국을, 일본을 계속 방어하고 싶다”고 말했다. 트럼프가 과거 “방위비 분담금을 더 내지 않으면 주한미군을 철수할 수밖에 없다”거나 “주한미군 방위비를 왜 한국이 100% 부담하면 안 되느냐”고 했던 발언과는 상당히 다른 뉘앙스다. 트럼프는 “우리는 남북한 경계에 2만8000명의 미군을 주둔시키고 있다. 이를 위해 우리가 감당하기 어려운 엄청난 비용이 든다”며 “나는 한국과 일본이 (미군 주둔에 필요한) 돈을 더 내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국 정부가 지난해 낸 방위비 분담금 9320억원 보다 더 내야 한다는 말이다. 이어 “미국은 채무국이다. 한국과 일본은 주둔비용을 아주 조금만(tiny fraction) 지급하고 있다”며 “한국, 일본은 돈이 많다. 우리는 일본으로부터 수백만 대의 자동차를 들여오고 있고, 한국은 매번 우리에게 TV를 팔고 있다”고 거듭 말했다. 트럼프의 아시아정책을 조율하는 한 측근은 최근 동아일보 인터뷰에서 “트럼프의 한반도 관련 강성 발언은 국내 정치용인 만큼 한국은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밝혔다. 이런 맥락을 감안하면 7월 전당대회에서 대선 후보로 선출된 후 외교 공약의 추가 수정 가능성도 예상된다. 트럼프는 18일 ‘외교의 현인(賢人)’으로 통하는 헨리 키신저 전 국무장관을 면담한 데 이어 23일에는 상원 외교위원장인 공화당 밥 코커 상원의원과 회동할 예정이다. 트럼프는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을 만나겠다”(17일 로이터통신 인터뷰)는 발언이 논란이 되고 있는 데 대해 이날 인터뷰에서 “김정은을 만나더라도 북한에는 절대 가지 않을 것이다. 그런 일은 없을 것”이라고 일축했다. 워싱턴=이승헌 특파원 ddr@donga.com}

    • 2016-05-22
    • 좋아요
    • 코멘트
  • 트럼프, 또 힐러리 제쳤다

    도널드 트럼프(70)가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69)보다 군 통수권자로 더 적합하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여론조사기관인 라스무센이 11, 12일 유권자 1000명을 상대로 실시해 18일 공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트럼프가 군 통수권자가 돼야 더 안심할 수 있다’는 비율이 33%였고 클린턴은 20%에 그쳤다. 미 온라인 군사전문 매체인 밀리터리타임스가 3∼6일 현역 사병과 장교 951명을 상대로 실시한 가상 대결에서도 트럼프 지지율이 54%로 클린턴 지지율(25%)의 배가 넘었다. 트럼프의 전국 지지율도 오르고 있다. 이날 공개된 폭스뉴스 여론조사(14∼17일 유권자 1021명 대상) 결과에 따르면 ‘오늘 선거를 한다면 누굴 찍겠느냐’는 질문에 트럼프를 지목한 비율이 45%로 클린턴(42%)보다 3%포인트 높았다. 오차범위(±4%) 내에서 앞선 것이지만 트럼프의 상승세를 보여주는 조사다. 지난달 같은 조사에선 클린턴이 48%, 트럼프는 41%였다. 미 대선이 양강 구도로 정리된 후 트럼프가 전국 지지율에서 클린턴을 제친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2일 라스무센 조사에서 트럼프는 41%, 클린턴은 39%로 2%포인트 차였다. 조사에선 클린턴의 비호감도가 처음으로 트럼프의 비호감도를 넘어섰다. 응답자의 61%가 클린턴이 비호감이라고 답한 반면 트럼프가 비호감이라고 응답한 비율은 56%였다. 한 달 전 같은 조사에서는 트럼프(65%)가 클린턴(58%)보다 비호감이라고 답한 응답자가 많았다. 한편 공화당의 2012년 대선 후보였던 밋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는 제3후보 추대 시도를 중단하기로 했다. CNN은 이날 롬니의 측근을 인용해 “공화당 벤 사스 상원의원 등 제3후보로 유력하게 거론된 인물들이 거부 의사를 밝히자 롬니가 이 같은 노력을 접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워싱턴=이승헌 특파원 ddr@donga.com}

    • 2016-05-20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트럼프, 대법관 후보 11명 명단 공개…대부분 보수 성향

    미국 공화당의 사실상 대선후보인 도널드 트럼프(70)가 18일(현지 시간) 11명의 대법관 후보군을 전격 발표했다. 2월 앤터닌 스캘리아 연방대법관 사망에 따라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메릭 갈랜드 워싱턴 연방항소법원장을 지명했지만 공화당이 “차기 대통령이 지명해야 한다”며 인준을 거부하고 있는 가운데 트럼프가 대법관 후보군을 공개한 것이다. 트럼프는 이날 차기 대법관 후보로 조지 W 부시 행정부 때 임명된 윌리엄 프라이어 11구역 항소법원 판사, 다이앤 사익스 7구역 법원 판사 등 11명의 명단을 공개했다. 트럼프는 성명을 내고 “이 명단을 미국의 차기 대법관을 지명하는 가이드로 사용하겠다. 내가 가치를 매기는 헌법적 원칙을 대표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대부분 보수 성향으로 분류된다. 윌리엄 프라이어 등 6명은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이 임명한 연방 고등법원 판사들이고 나머지 5명도 각 주(州) 최고법원 판사로 일하는 현역들이다. 11명은 모두 백인이며 대법관의 산실인 하버드대 로스쿨 출신 인사는 없다. 이들 가운데 가장 눈길을 끄는 인사는 돈 윌렛 텍사스 주 대법관. 그는 막말을 서슴지 않는 트럼프를 영화 스타워즈의 악당 ‘다스 베이더’에 비유해 ‘다스 트럼프(Darth Trump)’라고 불렀고 트럼프를 비판하는 시를 써 트위터에 올리기도 했다. 트럼프가 대통령에 당선되고 갈랜드에 대한 의회 인준이 오바마 대통령 임기 만료(2017년 1월) 전까지 이뤄지지 않는다면 갈랜드 후보 지명은 철회된다. 그러면 트럼프가 공개한 후보군 가운데서 차기 대법관이 나오게 된다. 민주당의 사실상 대선 후보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69)은 갈랜드 지명을 찬성하고 있다. 조시 어니스트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만약 11명의 후보 가운데 단 한 명이라도 합의가 가능한 후보라고 말하는 민주당원이 있다면 아주 놀라운 일”이라며 평가 절하했다. 트럼프의 이 같은 행보는 클린턴이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의 버티기로 아직 본선 행보를 시작하지 못하는 상황을 틈 타 ‘보수세력의 대선후보’라는 이미지 만들기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CNN은 “대선후보가 대법관 후보군을 발표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로 트럼프가 보수 세력에 호소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보인다”고 전했다.워싱턴=이승헌 특파원ddr@donga.com}

    • 2016-05-19
    • 좋아요
    • 코멘트
  • 美 여론조사 “트럼프, 힐러리보다 군통수권자로 더 적합”

    도널드 트럼프(70)가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69)보다 군 통수권자로 더 적합하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여론조사기관인 라스무센이 11, 12일 유권자 1000명을 상대로 실시해 18일 공개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트럼프가 군 통수권자가 돼야 더 안심할 수 있다’는 비율이 33%였고 클린턴은 20%에 그쳤다. 미 온라인 군사전문 매체인 밀리터리타임스가 3¤6일 현역 사병과 장교 951명을 상대로 실시한 가상 대결에서도 트럼프 지지율이 54%로 클린턴 지지율(25%)의 배가 넘었다. 트럼프의 전국 지지율도 오르고 있다. 이날 공개된 폭스뉴스 여론조사(14¤17일 유권자 1021명 대상) 결과에 따르면 ‘오늘 선거를 한다면 누굴 찍겠느냐’는 질문에 트럼프를 지목한 비율이 45%로 클린턴(42%)보다 3%포인트 높았다. 오차범위(±4%) 내에서 앞선 것이지만 트럼프의 상승세를 보여주는 조사다. 지난달 같은 조사에선 클린턴이 48%, 트럼프는 41%였다. 미 대선이 양강 구도로 정리된 후 트럼프가 전국 지지율에서 클린턴을 제친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2일 라스무센 조사에서 트럼프는 41%, 클린턴은 39%로 2%포인트 차이였다. 조사에선 클린턴의 비호감도가 처음으로 트럼프의 비호감도를 넘어섰다. 응답자의 61%가 클린턴이 비호감이라고 답한 반면 트럼프가 비호감이라고 응답한 비율은 56%였다. 한 달 전 같은 조사에서는 트럼프(65%)가 클린턴(58%)보다 비호감이라고 답한 응답자가 많았다. 한편 공화당의 2012년 대선후보였던 밋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는 제3후보 추대 시도를 중단하기로 했다. CNN은 이날 롬니의 측근을 인용해 “공화당 벤 사스 상원의원 등 제3후보로 유력하게 거론된 인물들이 거부 의사를 밝히자 롬니가 이 같은 노력을 접기로 했다”고 보도했다.워싱턴=이승헌 특파원 ddr@donga.com}

    • 2016-05-19
    • 좋아요
    • 코멘트
  • 히로시마 찾는 오바마, 원폭투하 사과는 않지만 도의적 책임 언급할 듯

    미국 백악관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27일 일본 히로시마(廣島) 평화공원 방문에 대해 “한국인을 포함해 모든 희생자를 기리려는 것”이라고 밝혔다. 오바마 대통령은 히로시마에서 사과는 하지 않지만 ‘도의적 책임’은 언급하기로 했다. 대니얼 크리튼브링크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담당 선임보좌관은 18일(현지 시간) 워싱턴 외신기자클럽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오바마 대통령이 제2차 세계대전 기간에 희생된, 그리고 미군의 원폭 투하로 희생된 모든 무고한 사람들을 기리고자 히로시마를 방문한다”며 이 같이 말했다. 그는 오바마 대통령의 한국인 희생자 위령탑 방문 가능성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답을 피하면서도 “오바마 대통령이 히로시마에서 어떤 행동을 하든 목적은 모든 희생자를 기리는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대니얼 러셀 미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담당 차관보도 “수많은 일본인과 많은 한국인, 그리고 미국 전쟁포로 등이 희생된 사실을 기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또 오바마 대통령의 핵심 참모인 벤 로즈 국가안보회의(NSC) 부보좌관은 18일 교도통신 인터뷰에서 “오바마 대통령이 핵무기를 사용한 유일한 국가로서 ‘도의적 책임이 있다’고 언급한 뒤 히로시마, 나가사키(長崎) 희생자들을 추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오바마 대통령은 핵무기 근절을 위해 향후 핵무기 사용 방지, 핵 역할 축소 등을 언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바마 대통령의 연설은 짧은 소감 발표 형식으로 이뤄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교도통신은 이와 함께 백악관 관계자를 인용해 “피폭자와의 공식 면담은 어렵지만 오바마 대통령이 방문 소감을 말할 때 행사에 참석한 피폭자를 접촉할 가능성은 있다”고 전했다. 히로시마 피폭자들은 최근 일본 외무성과 캐럴라인 케네디 주일 미국대사를 통해 오바마 대통령과의 면담을 요구했다.도쿄=장원재특파원 peacechaos@donga.com·워싱턴=이승헌 특파원ddr@donga.com}

    • 2016-05-19
    • 좋아요
    • 코멘트
  • 트럼프 “김정은 만나 북핵 대화 용의”

    미국 공화당의 사실상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70·사진)가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을 만날 수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는 17일(현지 시간) 로이터통신 인터뷰에서 북핵 문제와 관련해 “김정은과 대화할 것이다. 만나서 대화하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가 지난해 6월 대선 출마 선언 후 김정은과의 직접 대화 가능성을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 트럼프는 그동안 김정은을 ‘미치광이(maniac)’라고 부르며 “그냥 두지 않겠다”고 말해 왔다. 그러나 트럼프는 김정은을 언제 어떻게 만나 무엇을 논의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한반도 비핵화를 전제로 하는 대화인지도 언급이 없었다. 로이터통신은 “트럼프가 김정은과 직접 대화를 추진할 경우 미 정부의 대북정책은 대대적으로 바뀌게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역대 미 대통령 중 북한 지도자와 직접 대화한 사람은 없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도 대화와 압박을 병행하는 ‘전략적 인내’ 정책을 펴면서 6자회담의 틀을 강조했지 김정일(또는 김정은)과의 직접 대화 가능성은 밝히지 않았다. 트럼프는 중국을 압박해 북한의 변화를 유도하겠다는 중국 지렛대론도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북한의 변화를 유도하기 위해 중국에 엄청난 압력을 가할 것이다. 우리가 중국에 대해 상당한 경제적 파워를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 캠프의 핵심 외교 참모인 제이크 설리번 전 국무부 정책기획국장은 “트럼프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나 김정은 같은 외국의 ‘스트롱맨’들에게 기이하게 매료되어 있는 것 같다”고 비꼬았다.워싱턴=이승헌 특파원 ddr@donga.com}

    • 2016-05-19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WP검증팀 “트럼프, 伊 마피아 연루 인물과 부동산 사업”

    미국 공화당의 사실상 대선후보인 도널드 트럼프(70·사진)가 이탈리아 3대 마피아 조직 중 하나인 ‘코사 노스트라’와 연루된 인물과 부동산 사업을 하고 오랜 친분을 유지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밥 우드워드의 지휘 아래 기자 20명을 투입해 ‘트럼프 검증팀’을 가동하고 있는 워싱턴포스트(WP)는 옛 소련 출신 이민자인 펠릭스 세이터(50)라는 인물의 행적을 추적해 트럼프와 마피아 간의 유착 의혹을 17일 폭로했다.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는 2001년 이후 최소 6년간 세이터와 부동산 관련 사업을 벌였다. 세이터가 2001년 뉴욕 트럼프타워에 사무실이 있는 ‘베이록그룹’에서 일하기 시작하면서 트럼프와 동업을 했다는 것이다. 둘은 미국과 옛 소련에 트럼프타워를 짓는 사업을 구상했다. WP는 “사업 아이디어는 대부분 세이터가 냈고 트럼프도 적극적으로 추진했다”며 “세이터가 트럼프 사무실에 들러 ‘모스크바에서 사업을 계속 진행하자’고 하면 트럼프는 ‘좋아’라고 대답하는 식이었다”고 보도했다. 세이터는 트럼프그룹의 명함을 파서 들고 다니며 트럼프의 선임고문으로도 행세했다. 문제는 세이터가 트럼프와 일을 시작하기 전 코사 노스트라와 밀접하게 연루된 인물이라는 것이다. 세이터는 미국으로 이민을 온 뒤 뉴욕 브루클린에 자리를 잡고 주식중개인으로 일하다 1991년 술집에서 벌어진 싸움에 휘말려 1년간 수감됐다. 이후 마피아와 관련된 증권 중개회사를 운영하는 친구들과 어울렸는데 당시 세이터가 연루된 조직이 월가로의 잠입을 시도했던 코사 노스트라였다. 세이터는 1998년 4000만 달러(약 473억 원) 규모의 증권 사기 사건에 연루돼 유죄를 선고받았지만 복역을 면하는 대가로 연방수사국(FBI)의 정보원 노릇을 했다. 세이터의 마피아 관련 이력은 2007년 뉴욕타임스(NYT)의 보도로 세상에 일부 알려졌다. WP는 “트럼프가 세이터의 과거 범죄 전력, 특히 마피아 관련 대목을 알고 있었는지는 불분명하지만 그의 이력이 2007년 공개된 후에도 관계를 유지했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2008년 트럼프는 한 명예훼손 소송에서 세이터에게 증언을 해달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2013년에는 “한 방에 같이 앉아있더라도 거의 알아보지 못할 것”이라며 세이터와의 인연 자체를 부정했다고 WP는 전했다. 지금은 트럼프그룹과 무관한 것으로 알려진 세이터는 이달 초 트위터에 ‘트럼프는 금세기의 가장 위대한 대통령이 될 것’이라는 글을 올렸다.워싱턴=이승헌 특파원 ddr@donga.com}

    • 2016-05-19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트럼프, ‘원수지간’ 폭스뉴스 여성 앵커 메긴 켈리와 극적 화해

    미국 공화당의 사실상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70)가 지난해 경선 토론회에서 ‘월경 발언’을 계기로 원수지간이 됐던 폭스뉴스의 간판 여성 앵커 메긴 켈리(46)와 극적으로 화해했다. 트럼프는 17일 폭스에서 방송된 켈리와의 인터뷰에서 지난해 그에게 ‘빔보’(bimbo·섹시한 외모에 머리 빈 여자)라고 말한 데 사과했다. 트럼프는 이 발언에 대해 “(다른 사람이 쓴 트위터 글을) 리트윗한 것”이라고 해명한 뒤 “내가 그렇게 말했나요”라고 되물었다. 켈리가 “여러 번”이라고 하자, 트럼프는 “오케이, 미안합니다”라고 웃으며 사과했다. 켈리도 웃으며 사과를 받아들였다. 두 사람은 지난해 8월 토론회를 계기로 사이가 나빠졌다. 켈리가 트럼프의 과거 여성 비하 발언을 문제 삼는 질문을 집요하게 하자 트럼프가 다음 날 “토론회를 진행하던 그녀의 눈에서 피가 나오는 것을 볼 수 있었다. 그녀의 다른 어디에서도 피가 나오고 있었을 것이다”라며 켈리가 ‘월경 증후군’ 때문에 자신을 괴롭혔다는 식으로 얘기한 것이다. 분위기가 누그러지자 트럼프는 비교적 진지하게 속내를 털어놨다. 트럼프는 우선 16명과 치렀던 치열했던 공화당 경선 과정에 대해 “분명히 후회는 있다. 그게 뭐라고 구체적으로 말할 수는 없지만 달리 행동할 수 있는 게 있었다”면서도 “그렇다고 내가 대통령처럼 점잖게 했으면 경선에서 승리하지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유의 막말과 거친 언사로 화제를 몰고 상대 주자를 쓰러뜨린 게 경선 승리의 원동력이 됐음을 자인한 것이다. 그는 민주당의 사실상 대선 후보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69)과의 본선에 대해서도 강한 의지를 보였다. 트럼프는 “내가 아는 사람이 얼마 전 편지를 보냈는데 ‘지금까지 당신이 한 것만으로도 미 역사에서 전례가 없는 일을 했다’고 했다. 감사한 일”이라면서 “그런데 지금 와서 본선에서 진다면 이는 철저히 시간과 에너지와 돈을 낭비한 꼴이 된다”고 말했다. 클린턴과의 본선이 유례 없는 진흙탕 싸움이 될 것이라는 전망에 대해선 “나는 나를 공격한 사람만 공격한다. 상당히 강하게 공격하는데 이 때 나는 ‘카운터펀치’를 날린다”고 했다.워싱턴=이승헌 특파원ddr@donga.com}

    • 2016-05-18
    • 좋아요
    • 코멘트
  • 트럼프, ‘미치광이’ 지칭 김정은에 “만나서 대화할 것”

    미국 공화당의 사실상 대선후보인 도널드 트럼프(70)가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을 만날 수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는 17일(현지 시간) 로이터통신 인터뷰에서 북핵 문제와 관련해 “김정은과 대화할 것이다. 만나서 대화하는 데 아무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가 지난해 6월 대선 출마 선언 후 김정은과의 직접 대화 가능성을 언급한 것은 처음이다. 트럼프는 그동안 김정은을 ‘미치광이(maniac)’라고 부르며 “그냥 두지 않겠다”고 말해왔다. 트럼프는 그러나 김정은을 언제 어떻게 만나 무엇을 논의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한반도 비핵화를 전제로 하는 대화인지도 언급이 없었다. 로이터통신은 “트럼프가 김정은과 직접 대화를 추진할 경우 미 정부의 대북정책은 대대적으로 바뀌게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역대 미 대통령 중 북한 지도자와 직접 대화한 사람은 없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도 대화와 압박을 병행하는 ‘전략적 인내’ 정책을 펴면서 6자회담의 틀을 강조했지 김정일(또는 김정은)과의 직접 대화 가능성은 밝히지 않았다. 트럼프는 중국을 압박해 북한의 변화를 유도하겠다는 중국 지렛대론도 강조했다. 그는 “우리는 북한의 변화를 유도하기 위해 중국에 엄청난 압력을 가할 것이다. 우리가 중국에 대해 상당한 경제적 파워를 갖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민주당 힐러리 클린턴 캠프의 핵심 외교 참모인 제이크 설리번 전 국무부 정책기획국장은 “트럼프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나 김정은 같은 외국의 ‘스트롱맨’들에 기이하게 매료되어 있는 것 같다”고 비꼬았다.워싱턴=이승헌 특파원ddr@donga.com}

    • 2016-05-18
    • 좋아요
    • 코멘트
  • “트럼프, 한미동맹 중요성 잘 알아…분담금 합리적 수준서 조정할 것”

    미국 공화당의 사실상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70)의 캠프 핵심 관계자가 트럼프의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인상 등 한국 관련 공약에 대해 “미국인을 겨냥한 발언인 만큼 한국은 너무 걱정할 필요 없다”고 밝혔다. 공화당과 트럼프 캠프 간 아시아정책 조율을 맡고 있는 이 관계자는 16일(현지 시간) 워싱턴에서 기자와 만나 “트럼프가 현재까지 밝힌 주요 외교정책은 사실상 국내 정치용이며 미국인들이 들으라고 한 것(virtually for domestic and main audiences are Americans)”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트럼프 캠프와 공화당에서도 한국이나 주변국들이 어떤 걱정을 하고 있는지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트럼프에게 외교 현안을 조언하고 있는 왈리드 파레스 미 BAU국제대 부총장이 전날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어떤 일이 있어도 동맹인 한국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한 기조에서 한발 더 나아간 것이다. 특히 트럼프가 7월 전당대회에서 대선 후보로 선출되면 기존의 강경한 외교 공약에 대해 탄력적인 태도를 취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트럼프는 최근 자신의 간판 공약인 무슬림의 한시적 미국 입국 금지에 대해서도 “이는 공약이라기보다는 제안”이라고 밝혀 수정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했다. 익명을 요구한 이 관계자는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논란에 대해 “2014년 맺은 한미 방위비분담 특별협정(SMA)에 따라 2018년 말까지는 조건이 변하기 어려운 만큼 트럼프가 집권해 2017년 임기를 시작하더라도 임기 중반에야 협상을 통해 바꿀 수 있다”며 “트럼프 역시 동맹의 중요성을 잘 알기 때문에 합리적 수준에서 조정을 시도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가 주한미군 등 해외 주둔 미군 방위비에 집착하는 이유에 대해선 “버락 오바마 정부 들어 군사 예산이 줄어들어 연방정부의 예산 지출에 미국인들이 예민한 상황에서 트럼프는 강한 미국을 위해 군사력을 증가시키겠다고 밝혔다”며 “이 같은 정치적 환경에서 방위비 문제를 전략적으로 언급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트럼프가 12일 폴 라이언 하원의장 등 공화당 지도부와의 회동을 계기로 조만간 공화당의 선거 전문 인력과 조직을 캠프에 투입해 조직 자금 공보 등 ‘정상적인’ 대선캠프로 전환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캠프는 지금까지 사실상 트럼프가 혼자 북 치고 장구 치는 ‘원 맨 밴드(one man band)’로 가동돼 왔다.워싱턴=이승헌 특파원 ddr@donga.com}

    • 2016-05-18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트럼프, 키신저에 ‘외교 과외’ 받는다

    미국 공화당의 사실상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70)가 미 외교계의 살아 있는 전설인 헨리 키신저 전 국무장관(93)을 만난다.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가 빠르면 18일 키신저를 면담할 것이라고 트럼프의 측근들의 말을 인용해 16일 보도했다. 이번 만남은 트럼프가 대선 후보로 확정되기 전부터 수주간 키신저 와 전화통화를 하며 요청한 끝에 성사됐다. 트럼프가 키신저를 만나려는 이유는 ‘외교 현인’으로 통하는 키신저에게 자문하고 대선 후보로서 ‘정통성’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다. 외교 정책에 문외한이라는 지적을 받는 트럼프는 3월 하순 WP 인터뷰에서 “외교 정책에 대해 어떤 책을 읽느냐”는 질문에 “주로 신문과 방송 등 언론을 통해 안다”고 답해 제대로 된 외교 서적 하나 읽지 않은 게 아니냐는 지적을 받았다. 키신저는 공화당 출신의 리처드 닉슨, 제럴드 포드 행정부에서 국무장관(1973∼1977년)을 지냈고 1970년대 미중 수교의 물꼬를 튼 ‘핑퐁 외교’의 주역이다. 1973년에는 북베트남과의 평화협정으로 베트남전을 끝낸 공로로 노벨평화상을 받았다. 이 때문에 1980년대 이후 공화당은 물론 민주당 대선후보는 통과의례처럼 키신저를 만나 외교정책에 대해 자문했다. 트럼프를 지지하는 세라 페일린 전 알래스카 주지사도 2008년 공화당의 부통령 후보로 확정되자 키신저를 찾아갔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도 종종 키신저를 백악관에 초청해 환담한다. 트럼프가 키신저와의 회동을 계기로 자신의 ‘미국 우선주의’ 외교 노선에 어떤 변화를 줄지 주목된다. 키신저는 중국과의 수교를 이끌어낼 정도로 일찍이 아시아권에 대한 외교를 중시해 온 만큼 이번 만남이 주한미군 철수론 등 트럼프의 한반도 및 동아시아 노선에 전환점이 될 가능성이 있다.워싱턴=이승헌 특파원 ddr@donga.com}

    • 2016-05-18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트럼프 외교브레인 파레스 “주한미군 분담금-한미 FTA 트럼프 집권땐 전면 재협상”

    미국 공화당의 사실상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70)의 외교 분야 보좌역인 왈리드 파레스 미 BAU국제대 부총장(58·사진)이 “트럼프는 동맹인 한국을 결코 포기하지 않겠다는 확고한 입장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재검토 공약에 대해서는 “FTA 내용 모두를 취소하려는 것은 아니지만 트럼프는 모든 협정을 원점으로 되돌리고 싶어 한다”고 말했다. 파레스 부총장은 13일 연합뉴스 인터뷰에서 “한국이 북한이나 다른 국가로부터 위협을 받는다면 한국을 지키고 지지할 것이며 어떤 일이 있어도 한국을 버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주한미군 주둔 비용에 대해선 “아직은 경선 단계여서 구체적인 숫자를 제시할 수 없지만 집권 후 테이블에 앉아 한국과 방위비 분담 문제를 협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트럼프가 최근 CNN 인터뷰에서 한국 정부가 방위비 전액을 부담해야 한다고 말한 데 대해선 “100% 부담을 언급한 것은 협상 테이블에 올릴 최대치를 제시한 것”이라며 “트럼프는 협상가로서 일단 최대치를 보여주고 난 뒤 현실적인 협상에 나서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주한미군 철수 가능성에 대해서도 “트럼프는 협상 테이블에 모든 것을 올려놓을 것이며 주한미군 철수는 가장 마지막 시나리오”라고 말했다. 파레스 부총장의 이 같은 언급은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 등 트럼프의 한반도 정책이 구체적인 공약으로 가시화되면 현재와는 다른 형태로 나타날 수 있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2012년 밋 롬니 공화당 대선 후보 캠프에서 외교 자문역을 했던 중동 문제 전문가 파레스 부총장은 현재 트럼프 캠프에선 좌장 격인 공화당 제프 세션스 상원의원(70)과 함께 외교 현안을 맡고 있다. 파레스 부총장은 한미 FTA의 개정 가능성에 대해서는 “협상가로서 테이블을 모두 치워놓고 협상을 다시 시작하려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한국의 산업통상자원부 당국자는 “2012년 발효된 한미 FTA를 폐기하거나 원점에서 재협상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말했다.워싱턴=이승헌 특파원 ddr@donga.com}

    • 2016-05-17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北 99%와는 너무 다른 ‘평양+맨해튼=평해튼’의 1%

    글로벌 의류 브랜드인 자라와 H&M, 유니클로를 즐겨 입고, 1인분에 48달러(약 5만6000원)짜리 1등급 쇠고기 스테이크를 먹는다. 헬스클럽에서 디즈니 만화영화를 보며 트레드밀(러닝머신) 위를 달리거나 요가를 한다…. 2016년 5월 북한 상위 1%가 평양에서 누리는 일상이다. 워싱턴포스트는 15일(현지 시간) 북한 노동당 7차 대회를 취재하기 위해 이달 초 평양을 방문한 애나 파이필드 도쿄지국장의 르포기사 ‘북한의 1%, 평해튼에서 운치 있는 삶을 즐기다’를 보도했다. 일반 공무원 월급이 10달러(약 1만1700원)도 안 되는 경제난 속에서 호사를 누리는 이들의 세계를, 물가가 비싸기로 이름난 미국 뉴욕 맨해튼에 빗대 ‘평해튼’(평양+맨해튼)이라고 꼬집은 것이다. 신문은 평해튼의 삶을 사는 상위 1%는 ‘돈주’라고 불리는 부호층이라고 소개했다. 평양 주재 유럽인과 탈북자 등을 통해 취재한 바에 따르면 이들은 대부분 노동당 고위직의 가족이다. 해외에서 외화벌이를 하는 국영기업을 운영하거나 북한 내 투자 유치와 관련된 일을 하는 이들도 있다. 젊은 1%는 해외에서 사 온 글로벌 브랜드를 주로 입는다. 여자들 사이에선 엘르가 최고 인기 있다. 남자들은 나이키, 아디다스 같은 스포츠 브랜드를 좋아한다. 2014년까지 평해튼에서 살다 탈북해 현재 미국에 사는 이소현 씨(24)는 WP 인터뷰에서 “상위 1% 젊은이들이 중국에 여행갈 때는 친구들이 사다 달라며 전해준 쇼핑리스트로 ‘무장’한다”고 말했다. 파이필드 지국장이 찾은 평양 커피숍의 커피 가격은 4∼8달러(약 4700∼9400원)였고, 아이스모카 커피는 9달러(약 1만500원)나 했다. 맨해튼이나 워싱턴 스타벅스의 아이스모카 커피는 가장 큰 ‘벤티’ 사이즈가 4.65달러(약 5400원)다. 평양 주체탑 근처에선 독일 식당, 스시 바, 바비큐 전문 레스토랑, 피자 가게 등도 취재했다. 독일 식당에선 구운 감자를 곁들인 1등급 쇠고기 스테이크를 48달러에 팔았다. 바비큐 레스토랑엔 50달러(약 5만8000원)짜리 요리도 있었다. 뉴욕의 유명 스테이크 레스토랑 ‘피터 루거’의 1등급 쇠고기 스테이크가 39.5달러(약 4만6000원)인 것에 비하면 평해튼 물가가 뉴욕보다 더 높은 셈이다. 쇼핑객이 가장 몰리는 시간대인 토요일(14일) 오후 8시경 들른 식료품 가게에선 호주산 쇠고기, 노르웨이산 연어, 수제맥주 등을 ‘천문학적인’ 가격에 팔고 있었다. 손님은 거의 없었다. WP는 “한국에서 일반화된 성형수술도 평양에 퍼지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쌍꺼풀 수술은 물론 코 수술도 한다. 쌍꺼풀 수술은 최소 50달러에서 많게는 200달러(약 23만4000원)가 든다. 신문은 이번 방문에서 보고 들은 평해튼의 모습이 대외 홍보용인 측면도 있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평양 김일성광장 근처에 고층 아파트들이 건축되고 있지만 건물 표면의 타일이 떨어져 나가고 전력 공급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때가 많다. 신문은 “엘리베이터가 없는 아파트의 20층까지 걸어 올라가는 사람이 어디 있겠느냐”고 꼬집었다. 워싱턴=이승헌 특파원 ddr@donga.com}

    • 2016-05-16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美 “오바마, 모든 무고한 희생자 기릴 것”

    미국 백악관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27일 일본 히로시마 평화공원을 방문하는 것과 관련해 한국인 원폭 피해자를 포함한 모든 무고한 희생자들을 기리려는 것이라고 밝혔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마일스 캐긴스 대변인은 12일(현지 시간) 기자들과 만나 “히로시마 원폭 피해자를 비롯해 제2차 세계대전 기간에 희생된 모든 무고한 사람들을 기리기 위한 방문”이라고 말했다. 캐긴스 대변인은 또 이번 방문이 1945년 미군의 원폭 투하에 대한 사과가 아니라 ‘핵무기 없는 세상’에 대한 미국의 의지를 재천명하기 위한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이와 관련해 한국 외교부의 한 소식통은 “오바마 대통령의 히로시마 방문과 관련해 한미 간 긴밀한 사전협의를 해왔으며 미국 측에 한국인 원폭 피해자도 2만여 명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렸다”고 말했다. 이 소식통에 따르면 미국 측은 “한국인 피해자가 있었다는 점을 상기시켜 줘서 고맙다”고 했으며 NSC가 이날 대변인을 통해 밝힌 ‘모든 무고한 희생자’라는 표현도 한국인 원폭 피해자를 포함한 것이라는 미 정부의 설명이 있었다는 것이다. 한편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26, 27일 일본 미에 현 이세시마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를 계기로 별도의 미일 정상회담을 갖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교도통신은 미일 정상이 25일 또는 26일 정상회담을 추진 중이라고 13일 보도했다. 미일 정상은 회담에서 글로벌 경기 위축과 북한 핵·미사일 개발 문제, 중국의 남중국해 군사 거점화 문제 등을 주로 논의할 것으로 전망된다.워싱턴=이승헌 ddr@donga.com /도쿄=장원재 특파원 /우경임 기자}

    • 2016-05-14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백악관 “오바마 히로시마 방문은 모든 희생자 기리려는 것”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26, 27일 일본 미에(三重)현 이세시마(伊勢志摩)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담을 계기로 별도의 미일 정상회담을 갖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교도통신은 미일 정상이 25일 또는 26일 정상회담을 추진 중이라고 13일 보도했다. 미일정상회담은 3월 워싱턴에서 열린 핵안보정상회의 후 두 달 만이다. 미일 정상은 회담에서 글로벌 경기 위축과 북한 핵·미사일 개발 문제, 중국의 남중국해 군사 거점화 문제 등을 주로 논의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미 백악관은 오바마 대통령이 G7 정상회담을 마친 뒤 27일 히로시마 평화공원을 방문하는 데 대해 한국인 원폭 피해자를 포함한 모든 무고한 희생자들을 기리려는 것이라는 입장을 거듭 밝혔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의 마일스 캐긴스 대변인은 12일 기자들과 만나 “히로시마(원폭 피해자)를 비롯해 2차 세계대전 기간 희생된 모든 무고한 사람들을 기리기 위한 방문”이라고 말했다. 캐긴스 대변인은 또 이번 방문이 1945년 미군의 원폭 투하에 대한 사과가 아니라 ‘핵무기 없는 세상’에 대한 미국의 의지를 재천명하기 위한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워싱턴=이승헌 특파원 ddr@donga.com}

    • 2016-05-13
    • 좋아요
    • 코멘트
  • [기자의 눈/이승헌]발벗고 뛰는 日… 안이한 한국 외교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일본 히로시마 평화공원 방문을 놓고 물밑 협상이 한창일 때 한국 정부는 여러 경로를 통해 미 정부에 ‘아베 정권의 우경화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우려를 전하며 말렸지만 결과는 달라지지 않았다. 한국의 대미(對美) 외교가 2년 연속 ‘잔인한 봄’을 맞고 있다. 일본 때문이다. 지난해 4월엔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미국을 국빈 방문했다. 그때도 우리 정부는 아베가 미 의회에 서는 것을 극구 반대했지만 아베는 일본 총리로는 처음으로 미 의회 연단에서 상하원 합동연설을 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달 하순 일본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 참석 후 27일 히로시마를 찾는다. 한국 외교가 두 해 연속 일본에 KO패를 당한 것이다. 한 워싱턴 소식통은 “우리 정부도 할 만큼 했지만 미국 입장이 워낙 확고했다”고 털어놨다. 조시 어니스트 백악관 대변인은 10일 “‘비핵화와 핵 없는 세상’이라는 오바마 대통령의 외교적 성과에 방점을 찍는 것이 방문 목적”이라고 말했다. 원폭 투하에 대한 사과도 없을 것이라며 한국과 중국에 ‘너무 걱정하지 말라’고 했다. 그럼에도 이번 방문은 역대 최상의 관계인 미일동맹의 하이라이트가 될 것이 분명하다. 오바마 대통령의 핵심 참모인 벤 로즈 국가안보회의(NSC) 부보좌관은 10일 히로시마 방문 결정 후 성명을 내고 “이번 방문을 통해 미일이 얼마나 깊고 끈끈한 동맹을 구축했는지 상징적으로 보여줄 것”이라고 대놓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이 히로시마를 찾는 것은 일본이 최근 수년간 전방위적으로 친미 외교를 펼친 결과다. 미 정부의 한 당국자는 “아베 정권은 2014년 에볼라 사태부터 ‘이슬람국가(IS)’ 격퇴전까지 미국 주도의 글로벌 이슈에 누구보다 열심히 참여했다”고 전했다. 미국의 반대에도 한국은 중국 주도의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에 가입했지만 일본은 별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 일본은 워싱턴 한복판에서 오바마 대통령의 히로시마 방문을 띄우는 여론 조성에 나선다.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17일 커트 통 미 국무부 경제담당 수석부차관보, 야마노우치 간지 주미 일본대사관 경제공사 등이 참석한 가운데 G7 회의와 히로시마 방문을 논의한다. ‘찰떡 공조’라는 신조어까지 만들어 낸 한미동맹은 예전 같지 못하다는 것을 워싱턴에서 피부로 느낀다. 항상 ‘미국은 한국 편’이라는 등식은 이제 성립하지 않는 듯하다. “분담금을 더 안 내면 주한미군 철수하겠다”고 윽박지르는 도널드 트럼프가 공화당 대선후보가 됐다. 워싱턴에선 한때 박근혜 정부가 중국에 경사된 게 아니냐는 의구심이 일었다. 이런 것들이 쌓이고 쌓여 오바마의 히로시마행이 결정된 것이라면 과도한 해석일까.워싱턴=이승헌 특파원 ddr@donga.com}

    • 2016-05-13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민주당 표심 빨아들이는 트럼프

    유권자들의 민심이 민주당 유력 후보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69)보다 공화당의 사실상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70)에게 유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CNN이 147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10일 웨스트버지니아 경선 출구조사에 따르면 공화당 지지자는 ‘11월 본선에서 누굴 지지하겠느냐’고 묻자 82%가 트럼프라고 했고, 2%만이 클린턴을 뽑겠다고 답했다. 반면 민주당 지지자를 대상으로 같은 질문을 했을 때는 45%가 클린턴을, 35%가 트럼프를 찍겠다고 했다. 웨스트버지니아가 보수 성향이 강한 지역이긴 하지만 민주당 지지자 중 3분의 1 이상이 트럼프를 찍을 수도 있다고 답한 것이다. 특히 본선에서 트럼프를 지지하겠다고 밝힌 민주당 성향 유권자 중 63%는 이날 경선에서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75)을 지지했다. 샌더스의 지지자들 중 상당수가 ‘클린턴보단 차라리 트럼프를 찍겠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이는 클린턴이 경선 완주 의지를 밝힌 샌더스의 표를 가져오는 데 애를 먹는 반면 트럼프는 샌더스 유권자까지 지지층을 확장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주요 이슈에 대한 민심도 트럼프 쪽이다.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등) 무역협정이 일자리에 어떤 영향을 주느냐’는 질문에 공화당 지지자 중 67%는 ‘일자리를 빼앗아 간다’고 답했고, 25%만이 ‘일자리를 창출했다’고 말했다. 심지어 민주당 지지자 중에서도 53%가 ‘일자리를 빼앗겼다’고, 35%가 ‘일자리를 창출했다’고 답했다. CNN은 “이 지역의 탄광산업이 무역협정의 영향으로 쇠락하면서 협정을 추진한 민주당에 반감이 크다”고 전했다. 트럼프는 이날 웨스트버지니아에선 76.9%를, 네브래스카에선 61.4%를 득표해 이날까지 최소 1119명의 대의원을 확보했다. 과반 대의원(1237명)에 118명을 남겨두고 있다. 트럼프는 2000년 개혁당 대선 후보 출마를 검토했을 때 펴낸 저서 ‘우리에게 걸맞은 미국(The America We Deserve)’에서 북핵 문제와 관련해 “무법자들을 겨냥한 정밀타격(a surgical strike)을 지지한다”며 북한 핵 원자로 폭격을 주장했던 것으로 나타났다.워싱턴=이승헌 특파원 ddr@donga.com}

    • 2016-05-12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