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 이후 최소 6년간 동업… 미-러에 트럼프타워 건설 추진
2007년 언론보도후에도 관계 유지… 트럼프 “같이 있어도 못 알아봐” 부인
미국 공화당의 사실상 대선후보인 도널드 트럼프(70·사진)가 이탈리아 3대 마피아 조직 중 하나인 ‘코사 노스트라’와 연루된 인물과 부동산 사업을 하고 오랜 친분을 유지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밥 우드워드의 지휘 아래 기자 20명을 투입해 ‘트럼프 검증팀’을 가동하고 있는 워싱턴포스트(WP)는 옛 소련 출신 이민자인 펠릭스 세이터(50)라는 인물의 행적을 추적해 트럼프와 마피아 간의 유착 의혹을 17일 폭로했다.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는 2001년 이후 최소 6년간 세이터와 부동산 관련 사업을 벌였다. 세이터가 2001년 뉴욕 트럼프타워에 사무실이 있는 ‘베이록그룹’에서 일하기 시작하면서 트럼프와 동업을 했다는 것이다. 둘은 미국과 옛 소련에 트럼프타워를 짓는 사업을 구상했다. WP는 “사업 아이디어는 대부분 세이터가 냈고 트럼프도 적극적으로 추진했다”며 “세이터가 트럼프 사무실에 들러 ‘모스크바에서 사업을 계속 진행하자’고 하면 트럼프는 ‘좋아’라고 대답하는 식이었다”고 보도했다. 세이터는 트럼프그룹의 명함을 파서 들고 다니며 트럼프의 선임고문으로도 행세했다. 문제는 세이터가 트럼프와 일을 시작하기 전 코사 노스트라와 밀접하게 연루된 인물이라는 것이다. 세이터는 미국으로 이민을 온 뒤 뉴욕 브루클린에 자리를 잡고 주식중개인으로 일하다 1991년 술집에서 벌어진 싸움에 휘말려 1년간 수감됐다. 이후 마피아와 관련된 증권 중개회사를 운영하는 친구들과 어울렸는데 당시 세이터가 연루된 조직이 월가로의 잠입을 시도했던 코사 노스트라였다. 세이터는 1998년 4000만 달러(약 473억 원) 규모의 증권 사기 사건에 연루돼 유죄를 선고받았지만 복역을 면하는 대가로 연방수사국(FBI)의 정보원 노릇을 했다. 세이터의 마피아 관련 이력은 2007년 뉴욕타임스(NYT)의 보도로 세상에 일부 알려졌다.
WP는 “트럼프가 세이터의 과거 범죄 전력, 특히 마피아 관련 대목을 알고 있었는지는 불분명하지만 그의 이력이 2007년 공개된 후에도 관계를 유지했다”고 보도했다. 실제로 2008년 트럼프는 한 명예훼손 소송에서 세이터에게 증언을 해달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2013년에는 “한 방에 같이 앉아있더라도 거의 알아보지 못할 것”이라며 세이터와의 인연 자체를 부정했다고 WP는 전했다.
지금은 트럼프그룹과 무관한 것으로 알려진 세이터는 이달 초 트위터에 ‘트럼프는 금세기의 가장 위대한 대통령이 될 것’이라는 글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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