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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 노후 자금을 굴리는 국민연금이 올해 3분기(7~9월) 미국 증시에서 투자한 주식 평가액이 전 분기에 비해 18조 원 이상 늘었다. 대형 기술주 중심으로 투자한 결과로 풀이된다. 미 증시에 직접 투자한 비중 1위는 인공지능(AI)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로 해당 기간 25% 이상의 수익을 올렸다. 국민연금이 이번에 포트폴리오에 새롭게 추가한 종목은 항공, 전기차 분야였다.●미 증시 항공, 전기차, 레저 종목 추가6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9월 말 기준 국민연금은 미국 552개 상장 종목에 투자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투자 종목 수는 6월 말 534개에서 18개 늘었다. 보유 주식 수 또한 8억805만 주에서 8억5953만 주로 약 6.4% 많아졌다. 이 가운데 국민연금이 보유한 미국 주식의 시장 평가액은 1158억3000만 달러(약 167조4438억 원)에서 1287억7000만 달러(약 186조1499억 원)로 11.2%(129억4000만 달러·약 18조7061억 원) 올랐다. 평가액이 가장 큰 폭으로 증가한 종목은 엔비디아로 6월 말 기준 73억5210만 달러였던 평가액은 9월 말에는 92억4574만 달러로 18억9363만 달러(25.8%) 증가했다. 해당 기간 국민연금은 엔비디아 보유 주식 수를 4654만 주에서 4955만 주로 6.5% 늘렸다. 이어 애플의 주식 평가액은 59억1177만 달러에서 75억6937만 달러로 16억5761만 달러(28.0%) 증가했고, 보유 주식 수도 약 3.2% 늘었다. 국민연금이 올 3분기 새롭게 투자한 기업은 항공, 전기차 등의 분야였다. 델타항공과 유나이티드에어라인홀딩스 보유 주식 수는 각각 2만1170주, 6652주로 새롭게 국민연금의 보유 주식에 이름을 올렸다. 미국 전기차 제조사 리비안(1만4206주)과 미국의 카지노 및 숙박시설 운영업체인 라스베이거스샌즈그룹(2만3464주) 등도 새롭게 포함됐다. 국민연금은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의 모회사인 뉴스코프와 폭스뉴스의 모회사인 폭스코프 주식도 보통주와 우선주를 합쳐 각각 8648주와 1만7134주를 새롭게 사들였다. ●“국민연금, 다른 신흥국에 분산 투자해야”국민연금이 직접 투자한 미국 주식 현황단위: %비중 순위종목국민연금이 직접 투자한 미국 주식 중 비중6월 대비 평가액 상승률1엔비디아7.225.82애플5.9283마이크로소프트5.8 8.94아마존닷컴3.2 3.35메타플랫폼2.6 2.7※올해 9월 말 기준자료: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국민연금이 신흥국으로 보폭을 넓혀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국민연금의 해외 주식 중 북미 비중은 지난해 말 70.5%였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수익률 상승과 투자 손실 방어를 위해 인도와 중국 등 다양한 국가에 투자 비중을 나눠야 합리적”이라고 말했다. 미 뉴욕증시는 ‘인공지능(AI) 거품 공포’에 따른 전일의 부진을 덜어내고 반등했다. 민간 고용지표 호조와 저가 매수세 유입 등 영향으로 상승 마감했다. 5일(현지 시간)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0.48% 오른 47,311.10에 장을 마치는 등 3대 주요 지수는 오름세였다. 이호 기자 number2@donga.com}

한국의 외환보유액이 운용수익 증가 등에 힘입어 5개월 연속 증가했다. 이에 따라 한국의 외환보유액 순위는 세계 9위로 올라섰다. 5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10월 말 기준 한국의 외환보유액은 4288억2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한 달 전보다 68억 달러 증가했다. 외환보유액은 5월 말(4046억달러) 5년여 만에 최소 수준까지 줄었는데 6월 이후 다섯 달째 늘고 있다. 한은은 외화 운용수익이 늘고 외화 외국환평형기금채권(외평채)을 신규 발행한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외환보유액 항목별로 살펴보면 예치금이 259억4000만 달러로 74억 달러 늘었다. 반면 국채와 회사채 등 유가증권이 3779억6000만 달러로 4억6000만 달러, 국제통화기금(IMF) 특별인출권(SDR)이 157억1000만 달러로 7000만 달러 줄었다. 한국의 외환보유액은 9월 말 기준(4220억 달러)으로 세계 9위로 7개월 만에 한 단계 오르며 홍콩(4191억 달러)을 제쳤다. 한미 관세협상에서 타결된 대미 투자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한국의 외환보유액 세계 순위가 10위권 밖으로 밀려날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된다. 지난달 정부는 3500억 달러 규모 대미 투자 중 2000억 달러를 현금 투자하기로 했다. 연간 투자 상한인 200억 달러는 보유 외화를 운용해 얻은 수익을 통해 주로 조달할 방침이다. 외환보유액 가운데 유가증권과 예치금에서 매년 발생하는 이자와 배당 등 운용 수익의 대부분이 미국에 투자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달러 운용 수익이 미국에 투자되면 원화 가치에 큰 영향을 주지 못하고, 중장기적으로 대미 투자 수익이 다시 한국으로 돌아와 대미 투자는 일시적인 영향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이호 기자 number2@donga.com}

원-달러 환율이 위험자산 회피 분위기에 국내외 증시 하락과 안전자산 선호 등 겹악재 탓에 7개월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미국의 금리 인하 기대가 한풀 꺾여 불확실성이 확대된 가운데,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투자가가 이틀 연속 대량 순매도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5일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은 1443.5원으로 개장해 전일 대비 11.5원 오른 1449.4원에 주간 거래를 마쳤다. 주간 종가 기준 4월 11일(1449.9원) 이후 최고치다. 환율은 장중 1450.0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가 꺾인 가운데 뉴욕증시에서 기술주를 중심으로 투매가 나오면서 국내외 증시가 급락한 것이 원-달러 환율 상승의 주된 요인으로 지목된다. 외국인은 전날 유가증권시장에서 2조2282억 원을 순매도한 데 이어 이날도 2조5186억 원어치의 주식을 팔아치웠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외국인이 국내 증시에서 이틀 연속 대규모로 매도했는데, 해당 자금이 해외로 빠져나간다면 원-달러 환율의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달러 강세도 원화 약세를 부추기고 있다. 강달러의 배경에는 여러 요인 가운데 미 연방정부의 ‘셧다운’(일시 업무 정지) 장기화가 가장 주요한 것으로 평가된다.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의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DXY)는 전일보다 0.33% 오른 100.136을 나타냈다. 달러인덱스가 100을 넘은 건 8월 1일 이후 약 3개월 만이다. 한미 관세협상에서 타결된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부담도 향후 잠재적인 환율 상승 요인으로 지목된다.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연간 200억 달러의 대미 투자는 한국이 감당할 수 있는 최대 수준으로, 환율 시장에 영향을 안 미칠 수 없다”고 평가했다. 미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불확실성 확대와 미 연방정부의 셧다운 장기화, 한국 정부의 대미 투자 방법 등 변수가 많은 탓에 향후 원-달러 환율의 방향성을 점치기 어려운 상황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1400원대 환율이 ‘뉴노멀’로 굳어졌다고 평가했다. 안 교수는 “과거 원-달러 환율이 이정도 오르면 일시적인 현상으로 판단해 다시 내려왔으나 이제 1400원대는 뉴노멀이다”며 “일시적으로 1350원대로 내려갈 순 있으나 이내 1400원대로 올라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권아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상황은 미국 정부의 셧다운 여파와 맞물린 연준의 신중함에 기인한 만큼 아직 환율에 뚜렷한 방향성이 생기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원-달러 환율의 경우 외환당국의 개입 경계 속 현 가격에 대한 부담으로 추가 상승 여지는 크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이호 기자 number2@donga.com}

한국인의 해외 투자가 늘면서 한국의 순대외자산(NFA)이 1조 달러를 돌파하며 급증하고 있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순대외자산의 비율도 절반을 훌쩍 넘어섰다. 순대외자산의 증가는 대외 건전성 측면에서 긍정적일 수 있지만 지속적인 원화 약세 압력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순대외자산 안정화 가능성 평가 및 시사점’에 따르면 한국의 순대외자산은 2014년 3분기 플러스로 전환한 뒤 지난해 4분기 처음으로 1조 달러를 넘어섰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순대외자산 비율은 지난해 12월 역대 최고인 58.8%에 이르렀다가 올해 6월 기준 55.7%로 50%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2023년 기준 한은이 제시한 균형 순대외자산 비율(GDP 대비)은 26%다. 한국은 2023년 47%를 거쳐 현재 수치인 55.7%까지 균형 비율보다 높게 형성돼 있다. 한은은 인구 고령화 등에 따른 국내 자산 수익률 저하와 연기금 등의 대규모 해외 투자 등이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순대외자산은 한 국가의 거주자들이 해외에 보유하고 있는 대외금융자산 총액에서 외국인 거주자들이 국내에 투자한 대외금융부채 총액을 뺀 값을 말한다. 한 국가의 대외지급능력을 나타내는 핵심 경제 지표로 평가받고 있다. 한은은 국내 투자 여건을 개선해 해외투자 편중을 완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희은 한은 해외투자분석팀 과장은 “순대외자산 증가는 자본의 해외 유출에 따른 국내 자본시장 투자 기반 약화와 달러 수요 증가에 따른 원화 약세 압력 등 부정적 측면이 있다”며 “국내 주식 시장의 투자 여건을 개선하고, 연기금의 국내 투자 활성화 등을 통해 과도한 해외 투자 치우침을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이호 기자 number2@donga.com}

한국인의 해외투자 늘어나면서 한국의 순대외자산(NFA)이 1조 달러를 돌파하며 급증하고 있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순대외자산의 비율도 절반을 훌쩍 넘어섰다. 순대외자산의 증가는 대외 건전성 측면에서 긍정적일 수 있지만 지속적인 원화 약세 압력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순대외자산 안정화 가능성 평가 및 시사점’에 따르면 한국의 순대외자산은 2014년 3분기 플러스로 전환한 뒤 지난해 4분기 처음으로 1조 달러를 넘어섰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순대외자산 비율은 지난해 12월 역대 최고인 58.8%에 이르렀다가 올해 6월 기준 55.7%로 50%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2023년 기준 한은이 제시한 균형 순대외자산 비율(GDP 대비)은 26%다. 한국은 2023년 47%를 거쳐 현재 수치인 55.7%까지 균형 비율보다 높게 형성돼 있다. 한은은 인구 고령화 등에 따른 국내 자산 수익률 저하와 연기금 등의 대규모 해외 투자 등이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순대외자산은 한 국가의 거주자들이 해외에 보유하고 있는 대외금융자산 총액에서 외국인 거주자들이 국내에 투자한 대외금융부채 총액을 뺀 값을 말한다. 한 국가의 대외지급능력을 나타내는 핵심 경제 지표로 평가받고 있다.한은은 국내 투자 여건 개선해 해외투자 편중을 완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희은 한은 해외투자분석팀 과장은 “순대외자산 증가는 자본의 해외 유출에 따른 국내 자본시장 투자 기반 약화와 달러 수요 증가에 따른 원화 약세 압력 등 부정적 측면이 있다”며 “국내 주식 시장의 투자 여건을 개선하고, 연기금의 국내 투자 활성화 등을 통해 과도한 해외 투자 치우침을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이호 기자 number2@donga.com}

이더리움 기반 디파이(DeFi·탈중앙화금융) 프로토콜이 해킹을 당해 1억 달러(약 1440억 원) 이상의 이더리움 등 가상자산이 탈취됐다. 이더리움 블록체인 위에서 운영되던 개인 간 대출서비스 시장이 해커에게 털린 것이다. 이 여파로 이더리움이 9%대까지 급락하며 파장이 이어졌다. 전문가들은 가상자산 거래 시스템의 안전성 문제가 불거졌다고 보고 있다. 4일 가상자산 정보업체 코인마캣캡에 따르면 오후 3시 30분 기준 시가총액 2위인 이더리움은 24시간 전 대비 5.21% 하락한 3528.53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역대 최고가인 4953.73달러 대비 28.76% 떨어진 가격이다. 이날 이더리움은 3481.85달러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시가총액 1위인 비트코인도 2.35% 하락한 10만4911.07달러를 나타내고 있다. 역대 최고가인 12만6198.07달러 대비 16.93% 떨어졌다. 이번 하락은 가상자산 프로토콜 중 하나인 ‘밸런서’가 해킹으로 1억 달러 이상의 가상자산을 탈취당해 가상자산 안정성 문제가 대두됐기 때문이다. 가상자산 프로토콜은 인터넷의 HTTP처럼 블록체인 세상의 규칙 같은 것이다. 스타트업 ‘밸런서 랩스’가 만든 밸런서 프로토콜은 이더리움 세상에서 개인과 개인이 가상자산을 빌리고 빌려주도록 설계된 일종의 개인대출서비스라고 볼 수 있다. 이번 해킹은 밸런서 프로토콜 내에서 거래되는 이더리움 기반의 자산들이 탈취된 것이다. 올해 2월에도 글로벌 가상자산 거래소 바이비트(Bybit)가 해킹으로 약 14억 달러(약 2조 원)가 탈취된 바 있다. 권오익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쉽게 말해 돈을 빌려주는 현금인출기(ATM)가 털린 것으로 문제는 가상자산 자체가 아니라 디파이 프로토콜이나 가상자산 거래소 등 가상자산 거래시스템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해킹 탈취 자산은 이더리움이지만, 만약 해킹 자산이 스테이블코인이라면 사태는 더 심각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특정 화폐와 연결되는 스테이블코인이 불특정 해커에게 대거 탈취될 경우 전통 금융시장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해킹 사태에 글로벌 유동성이 가상자산에 대한 직접투자보다는 상장지수펀드(ETF) 같은 간접투자 또는 금(金)과 같은 안전자산으로 흘러갈 가능성이 커졌다는 의견도 나왔다. 오기석 렉스 셰어스 아시아 사업 대표는 “상대적으로 안전한 ETF 또는 안전자산 쪽으로 투자금이 몰릴 것으로 판단된다”고 내다봤다.이호 기자 number2@donga.com}

이더리움 기반 디파이(DeFi·탈중앙화금융) 프로토콜이 해킹을 당해 1억 달러(약 1440억 원) 이상 이더리움 등 가상자산이 탈취됐다. 이더리움 블록체인 위에서 운영되던 개인간 대출서비스 시장이 해커에게 털린 것이다. 이 여파로 이더리움이 9%대까지 급락하며 파장이 이어졌다. 전문가들은 가상자산 거래시스템의 안정성 문제가 불거졌다고 보고 있다. 4일 가상자산 정보업체 코인마캣캡에 따르면 오후 3시 30분 기준 시가총액 2위인 이더리움은 24시간 전 대비 5.21% 하락한 3528.53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역대 최고가인 4953.73달러 대비 28.76% 떨어진 가격이다. 이날 이더리움은 3481.85달러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시가총액 1위인 비트코인도 2.35% 하락한 10만4911.07달러를 나타내고 있다. 역대 최고가인 12만6198.07달러 대비 16.93% 떨어졌다.이번 하락은 가상자산 프로토콜 중 하나인 ‘밸런서’가 해킹으로 1억 달러 이상의 가상자산을 탈취 당해 가상자산 안정성 문제가 대두됐기 때문이다. 가상자산 프로토콜은 인터넷의 HTTP처럼 블록체인 세상의 규칙 같은 것이다. 스타트업 ‘밸런서 랩스’가 만든 밸런서 프로토콜은 이더리움 세상에서 개인과 개인이 가상자산을 빌리고 빌려주도록 설계된 일종의 개인대출서비스라고 볼 수 있다. 이번 해킹은 밸런서 프로토콜 내에서 거래되는 이더리움 기반의 자산들이 탈취된 것이다. 올해 2월에도 글로벌 가상자산 거래소 바이비트(Bybit)가 해킹으로 약 14억 달러(약 2조 원)가 탈취된 바 있다.권오익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쉽게 말해 돈을 빌려주는 현금인출기(ATM)가 털린 것으로 문제는 가상자산 자체가 아니라 디파이 프로토콜이나 가상자산 거래소 등 가상자산 거래시스템이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해킹 탈취 자산은 이더리움이지만, 만약 해킹 자산이 스테이블코인라면 사태는 더 심각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특정 화폐와 연결되는 스테이블코인이 불특정 해커에게 대거 탈취될 경우 전통 금융시장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해킹 사태에 글로벌 유동성이 가상자산에 대한 직접 투자보다는 상장지수펀드(ETF) 등과 같은 간접투자 또는 금(金)과 같은 안전자산으로 흘러갈 가능성이 커졌다는 의견도 나왔다. 오기석 렉스 셰어스 아시아 사업 대표는 “과거 가상자산 해킹 사례와 같이 20~30%대 폭락으론 이어지지 않아 시장에 ‘학습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이에 상대적으로 안전한 ETF 또는 안전자산 쪽으로 투자금이 몰릴 것으로 판단된다”고 내다봤다. 이호 기자 number2@donga.com}
한국 석박사급 이공계 인력 10명 중 4명이 해외 이직을 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30 이공계 인력으로 범위를 좁히면 해외 이직 희망 비중은 10명 중 7명으로 올라갔다. 10년 차 기준 해외 연봉의 4분의 1 수준의 처우와 연구 환경에 대한 불만이 이공계 인재 유출을 가속화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공지능(AI)의 토대가 되는 정보기술(IT) 전문 인력뿐만 아니라 향후 한국의 미래 먹을거리로 꼽히는 바이오, 한국이 세계적 전문성을 갖춘 조선 분야에서 특히 해외 이직을 고려하는 비중이 높았다. 3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이공계 인력의 해외 유출 결정 요인과 정책적 대응 방향’ 보고서에 따르면 젊은 이공계 인력일수록 해외 유출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은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과 함께 올해 6월 25일∼7월 25일 국내외 대학과 연구소, 기업에서 일하는 국내 체류 연구자 1916명, 해외 체류 연구자 778명 등 총 2694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국내 체류 인력 등 총 42.9%가 “향후 3년 내 해외 이직을 고려하고 있다”고 답했다. 해당 인력 중 5.9%는 구체적인 외국 이직 계획을 수립했거나 현재 인터뷰 등을 진행하고 있었다. 연령대별로 보면 20대가 72.4%, 30대가 61.1%로 높은 해외 이직 희망을 표했다. 분야별로는 바이오·제약·의료기기(48.7%), IT·소프트웨어·통신(44.9%) 분야에서 높게 나타났다. 한국이 세계적인 전문성을 인정받고 있는 조선·플랜트·에너지에서도 해외 이직을 고려하는 비율이 43.5%를 넘어서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 이공계 인력의 해외 진출 규모는 실제로 증가하는 추세다. 미국에서 근무하는 한국인 이공계 박사 인력 규모는 2010년 약 9000명에서 2021년에는 1만8000명으로 두 배로 늘었다. 이공계 인력들이 해외 이직을 고려하는 가장 큰 이유를 꼽는 복수 응답에서 66.7%가 금전적 이유를 꼽았다. 이들의 평균 초봉은 한국이 5800만 원, 미국 등 해외는 한국의 약 2.8배인 1억6300만 원으로 10년 차가 지나면 격차는 더욱 커졌다. 10년 차에는 한국이 8500만 원, 해외는 3억4200만 원으로 4배 이상이었다. 최준 한은 거시분석팀 과장은 “이공계 인재의 해외 유출을 막기 위해 무엇보다 성과에 기반하고 유연한 임금·보상 체계로 바꿔야 한다”며 “정부도 인적자본 투자에 세제 인센티브와 제도적 지원을 강화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이호 기자 number2@donga.com}
국민의 노후 자금을 굴리는 국민연금의 주식 투자 비중이 사상 처음으로 50%를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운용 방식의 무게중심을 안정성에서 수익성으로 옮기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주식 비중을 늘린 만큼 장기적인 투자 기준을 정비하고 기금 운용의 전문성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3일 국민연금 기금 운용 현황 자료에 따르면 올해 8월 말 기준 적립금 1322조404억 원 중 주식 비중이 51.6%였다. 주식 비중은 올해 6월 말 50.1%로 처음 절반을 넘어선 뒤 더 커진 것이다. 이는 기존 국민연금의 운용 방식과는 다르다는 평가가 나온다. 10년 전인 2015년 말 국민연금의 자산 구성은 채권이 56.6%로 절반 이상이었다. 주식은 32.2%에 머물렀다. 채권 위주의 운용 방식을 택했던 셈이다. 반면 채권 비중은 올해 6월 33.0%에서 8월 31.8%로 줄었다. 올해 국민연금의 연간 기금운용계획에 따르면 국내외 주식의 비중은 50.8%, 채권은 34.5%, 대체투자는 14.7%로 구성돼 있다. 이는 지난해 말 결정된 자산군별 허용 범위로, 비중은 분야별로 0.5∼12%포인트씩 재조정될 수 있다.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저금리 상황에서 채권 투자만으로는 국민연금이 목표로 한 수익률이 나오지 않는다”며 “국민연금은 장기 투자를 목표로 하는 기관이기에 현재의 투자 방향성은 자연스럽다”고 진단했다. 국민연금은 해외 주식 위주로 투자하고 있다. 8월 국민연금이 투자한 주식 중 국내 주식은 196조2548억 원이었다. 해외 주식은 국내 주식의 약 2.5배인 486조4258억 원이었다. 국내 증시의 변동에 따른 손실 위험을 줄이기 위해 해외에 분산 투자한 것으로 해석된다. 국민연금이 주식 비중을 늘린 이유는 수익률이 중요해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저출산과 고령화로 연금을 수령해야 하는 인구는 늘어나는데, 그 재원을 댈 인구는 줄어들어 기금 고갈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국민연금의 주식 비중을 좀 더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채권 투자만으로는 수익률을 높이기 힘들기 때문이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주식이 위험 자산이기 때문에 손실이 날 수도 있지만 평균적으로 채권보다 기대 수익률이 높아 주식 비중을 더 늘릴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국민연금의 주식 비중이 늘며 장기 투자 기준을 명확히 확립하고 투자 전문성을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준행 서울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주식은 장기적인 시각에서 투자해야 위험이 줄어든다”며 “기금을 여러 개로 나눠 운용하면 수익률을 높이고 위험을 방지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주가 부양을 위해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비중을 늘리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안 교수는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의 전략적 자산 배분은 정치권의 요구가 아닌 전략적 자산 배분에 따른 기준으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이호 기자 number2@donga.com}

국내 한 대기업의 인사 담당 부서는 최근 수요가 급증하고 있는 인공지능(AI) 관련 인재를 최대한 빨리 스카우트하라는 특명을 받았다. 이 기업은 처음엔 해외에 있는 한국계 AI 경력자 등을 접촉하려 시도했지만 이내 전략을 수정할 수밖에 없었다. 이 기업 관계자는 “연봉 제안을 높일 대로 높여봤지만 워낙 간극이 커서 해외 인력의 영입이 어렵다는 판단이 섰다”며 “국내 대학 전공자들을 중심으로 신입을 뽑아 처음부터 직무 교육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확보한 엔비디아의 최신형 그래픽처리장치(GPU) 26만 장이 우리나라 제조업의 AI 대전환의 교두보가 될 것이란 기대가 뜨겁다. 하지만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의 GPU 선물을 ‘게임 체인저’로 만들기 위해서는 우리가 풀어야 할 과제가 적지 않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당장 GPU를 활용할 인재가 턱없이 부족한 데다 반도체 칩을 구동할 전력 인프라도 제대로 구축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이 3일 국내 석박사급 이공계 근무 인력 2700명을 설문조사해 공개한 결과에 따르면 42.9%가 3년 이내 해외 이직을 고려하고 있다고 답했다. AI와 연관성이 깊은 정보기술(IT)·소프트웨어·통신 관련 이공계로 한정하면 44.9%로 더 비율이 높았다. 해외 이직을 고려하는 가장 큰 이유로는 연봉과 연구 환경 차이가 컸다. 한은 조사에 따르면 최종 학위를 따고 10년 후 국내 이공계 인력이 받는 평균 연봉(약 8500만 원)은 미국 등 해외 인력(약 3억4200만 원)의 4분의 1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엔비디아는 최신형 GPU 26만 장을 삼성과 SK, 현대차, 네이버 등 국내 주요 기업에 공급하기로 했다. 하지만 이를 활용할 AI 인력의 수급이 사실상 막혀 있고 오히려 기존 인재의 유출까지 걱정해야 하는 처지다 보니 향후 AI 산업 발전에 큰 제약이 따를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전력 인프라 확충도 숙제다. 26만 장을 가동하려면 방대한 양의 전력 공급이 필수인 만큼 원전 건설 등 국가 차원의 전력 수급 방안을 다시 짤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영오 서울대 공과대학장은 “서울대 공대에 매년 850∼900명이 입학하는데 1학년 때 결국 의대 등에 가기 위해 100명 이상이 자퇴한다”며 “AI 등 인재 육성을 위해선 보상 체계를 개선해야 한다”고 진단했다.AI인재 유출 남아공-멕시코보다 심각… 美-中은 블랙홀처럼 흡수[엔비디아칩 오는데, AI 인프라는 부실] 〈상〉 한국 떠나는 이공계 인력AI인재 몸값 뛰며 글로벌 유치전… 韓 인구비례 순유출 멕시코의 3배“엔비디아 GPU 26만장 들어오면, 국내 관련 전문가 최대 수십배 필요처우-인식 개선으로 인재풀 늘려야”서울대 공대를 졸업하고 미국에서 인공지능(AI) 전공으로 박사를 마친 김모 씨(42). 실리콘밸리 빅테크들의 대량 해고가 이어진 지난해 실직의 아픔을 겪었다. 실직 후 지인들을 통해 한국 회사들에서 러브콜이 이어졌다. 마음만 먹는다면 언제든지 한국으로 돌아갈 수 있었지만 그는 몇 달간 백수 생활을 거치더라도 미국에 남는 것을 선택했다. 임금 등 보상체계도 워낙 차이가 큰 데다 한국의 경직적인 기업문화를 감당할 자신이 없었기 때문이다. 결국 미국의 또 다른 정보기술(IT) 기업으로 이직한 김 씨는 “주변의 한국 출신 인력들도 나 같은 선택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한국 정부와 주요 기업에 그래픽처리장치(GPU) 26만 장을 공급하기로 하면서 한국은 AI 산업 발전을 위한 최소한의 ‘실탄’을 챙겼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지만 이를 이용해 실제 국내 제조업의 ‘AI 대전환’을 이끌 인재 부족이 계속되면서 한국 기업들은 우수 인재를 유치하고 기존 인력의 유출을 막아야 하는 또 다른 과제를 안게 됐다. 미국과 중국이 자본력을 앞세워 전 세계 AI 인재들을 블랙홀처럼 빨아들이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도 IT 인재에 대한 처우 및 사회적 인식 개선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AI 인재 유출 남아공·멕시코보다 심각미국 스탠퍼드대 ‘인간 중심 AI 연구소’의 ‘AI 인덱스 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기준 한국의 ‘AI 인재 순유입’ 지수는 1만 명당 ―0.36명이었다. 인구 1만 명당 0.36명의 AI 인재가 해외로 빠져나간 것이다. 이는 인구 1만 명당 순유입이 가장 많은 룩셈부르크(8.92명)나 아랍에미리트(UAE·4.13명), 독일(2.13명), 미국(1.07명)은 물론이고 남아프리카공화국(―0.22명), 그리스(―0.25명), 멕시코(―0.10명)보다도 심각한 수준이다.한국은 기존 AI 인재가 유출되는 것은 물론이고 자체적으로 길러내지도 못하는 상황이다. 미국 시카고대 폴슨연구소 산하 싱크탱크인 매크로폴로의 ‘글로벌 AI 인재 추적’ 연구를 보면, 전 세계 상위 20% 수준의 AI 연구자(학사 학위 기준) 중 중국 소재 대학 출신이 47%에 달한 반면 한국 대학 출신은 2% 수준에 그쳤다.이런 상황은 의대 쏠림 현상이 보여주듯 과학기술 인재 처우가 열악한 것이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연봉 등 처우 문제뿐 아니라 연구개발(R&D) 예산 삭감 등 정책 불안정성으로 인한 연구 환경 악화, 단기 성과에 급급한 연구비 제도 등도 국내 과학기술 인재를 해외로 떠나게 만든다는 것이다.실제로 호주전략정책연구소(ASPI)가 발간한 자료에서도 AI 분야 논문 피인용 수 상위 25%의 핵심 인재들이 한국의 경우 대학 학부 졸업 후 32.9%가 미국 대학원을 진학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자국 대학원으로 진학하는 비율은 61.4%로, 미국(93.7%)과 유럽(81.4%)에 비해 현저히 낮은 수준이다.● “26만 장 들어오면 관련 전문가 최대 수십 배 필요”이 같은 인재 품귀 현상에 26만 장의 GPU를 손에 쥐게 될 기업들도 인력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한 재계 관계자는 “AI 전문가들이 시장에 많이 없는 상태”라며 “가뜩이나 사람이 없는데 기업들의 인재 쟁탈전이 시작되면 인재 품귀 현상은 더욱 심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다른 기업 관계자는 “AI 반도체 칩이 신규로 26만 장 국내로 들어올 경우 관련 전문가가 최소 몇 배에서 수십 배까지 필요할 수 있다”고 했다. 한 반도체 기업 관계자는 “미국, 중국, 일본, 대만 등이 치열한 인재 유치 경쟁을 하는 가운데 인도, 중동 국가 등도 참전했다. 해외 인력의 몸값이 계속 높아질 것”이라고 토로했다. 민간에서는 자체적으로 AI 인재 육성에 나서기도 한다. LG는 그룹의 AI 인재를 키우기 위해 올 8월 국내 기업 최초로 교육부 공식 인가를 받은 LG AI 대학원을 출범시켰다. 정부는 국내 과학자들의 처우 개선 및 일자리 확보 등의 계획을 담은 종합 대책을 조만간 발표할 예정이다. 대책에는 중국의 원사 제도를 벤치마킹한 ‘석학 지원 제도’, 청년 연구자에 대한 안정적 연구비 지원 등이 포함될 것으로 전해졌다. 임문영 국가AI전략위원회 부위원장은 “고액 연봉이 전부는 아니다”라며 “R&D 예산의 효율적인 운용과 과학기술 인재에 대한 인식 개선 등이 종합적으로 이뤄져야 인재 풀을 확보할 수 있다”고 제언했다.장은지 기자 jej@donga.com이호 기자 number2@donga.com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이원주 기자 takeoff@donga.com}

한국 석·박사급 이공계 인력 10명 중 4명이 해외 이직을 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30 이공계 인력으로 범위를 좁히면 해외 이직 희망 비중은 10명 중 7명으로 올라갔다. 10년차 기준 해외 연봉의 4분의 1 수준 처우와 연구 환경에 대한 불만이 이공계 인재 유출을 가속화하는 것으로 나타났다.인공지능(AI)의 토대가 되는 정보기술(IT) 전문 인력 뿐 아니라 향후 한국의 미래 먹을거리로 꼽히는 바이오, 한국이 세계적 전문성을 갖춘 조선 분야에서 특히 해외 이직을 고려하는 비중이 높았다.3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이공계 인력의 해외 유출 결정 요인과 정책적 대응 방향’ 보고서에 따르면 젊은 이공계 인력일 수록 해외 유출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은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과 함께 올해 6월 25~7월 25일 동안 국내외 대학과 연구소, 기업에서 일하는 국내 체류 연구자 1916명, 해외체류 연구자 778명 등 총 2694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국내 체류 인력 등 총 42.9%가 “향후 3년 내 해외 이직을 고려하고 있다”고 답했다. 해당 인력 중 5.9%는 구체적 외국 이직 계획을 수립했거나 현재 인터뷰 등을 진행 중이었다.연령대별로 보면 20대가 72.4%, 30대가 61.1%로 높은 해외 이직 희망을 표했다. 이미 이직 준비를 시작한 인력 비율은 20대가 10.3%, 30대가 10.4%로 4050 세대보다 높았다.분야별로는 바이오·제약·의료기기(48.7%), IT·소프트웨어·통신(44.9%) 분야에서 높게 나타났다. 한국이 세계적인 전문성을 인정 받고 있는 조선·플랜트·에너지에서도 해외 이직을 고려하는 비율이 43.5%를 넘어서는 것으로 나타났다.한국 이공계 인력의 해외 진출 규모는 실제로 증가 추세다. 미국에서 근무하는 한국인 이공계 박사 인력 규모는 2010년 약 9000명에서 2021년에는 1만8000명으로 두 배 늘었다. 특히 서울대, 카이스트 등 국내 이공계 주요 5개 대학 출신 인력이 순유출의 47.5%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이공계 인력들이 해외 이직을 고려하는 가장큰 이유를 꼽는 복수응답에서 66.7%가 금전적 이유를 꼽았다. 이들의 초봉은 한국이 5800만 원, 미국 등 해외가 1억1400만 원으로 약 두 배 차이였다가 10년차가 지나면 격차는 더욱 커졌다. 10년차에는 한국이 8500만 원, 미국이 2억3900만 원으로 3배 이상 높아졌다.이어 연구 생태계·네트워크(61.1%)와 기회 보장(48.8%)·자녀 교육(33.4%)·정주 여건(26.1%)이 그 뒤를 이었다. 또 해외 이직 요인의 영향을 실증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소득·고용안정·승진 기회 만족도가 ‘보통’에서 ‘만족’으로 개선(5점 척도 기준 1단위 상승)되면 해외 이직 확률은 각각의 분야에서 4.0%포인트, 5.4%포인트, 3.6%포인트 낮아지기도 했다.최준 한은 거시분석팀 과장은 “이공계 인재의 해외 유출을 막기 위해 무엇보다 성과에 기반하고 유연한 임금·보상 체계로 바꿔야 한다”며 “정부도 인적자본 투자에 세제 인센티브와 제도적 지원을 강화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이호 기자 number2@donga.com}

국내 반도체 대기업에 다니는 김모 씨(38)는 최근 본인이 다니는 회사와 경쟁사의 주식을 1억 원씩 매수했다. 올해 방산, 증권사 등에 투자해 꽤 높은 수익률을 거뒀는데, 이 주식을 모두 팔아 2억 원을 반도체 종목에 꽉꽉 눌러 담기로 했다. 김 씨는 “반도체 산업 분위기가 너무 좋다”며 “퇴직연금에서도 반도체 상장지수펀드(ETF)를 추가로 매수했다”고 말했다. 지난달 24년 만에 가장 뜨거운 상승장을 맞은 코스피에서 개인투자자들이 바쁘게 움직이고 있다. 한 번에 1억 원 이상을 사거나 팔며 대량 주문하는 ‘왕개미’들의 움직임이 활발해졌다. 국민의 노후 자금을 굴리는 국민연금도 올해 국내 증시에서 60%가량의 운용 수익을 올렸을 정도로 상승세가 뜨겁다.● 1억 원 이상 주문 건수 52% 증가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 1∼30일 개인의 하루 평균 대량 주문 건수는 2만8729건이었다. 9월 일 평균 1만8957건에 비해 52%나 늘었다. 지난달 개인의 대량 주문 건수는 이른바 ‘동학개미 운동’으로 개인들의 투자가 활발했던 2021년 8월(3만4543건) 이후 4년 2개월 만에 최대치다. 삼성전자(6만243건), SK하이닉스(4만3787건), 두산에너빌리티(2만9116건) 등 인공지능(AI) 투자 수혜가 예상되는 기업이 상위권을 차지했다.‘큰손 개미’들이 는 것은 주가 상승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4,000을 뚫은 코스피는 19.94%나 급등하며 2001년 1월(22.45%) 이후 상승 폭이 가장 컸다. 상승세가 거침없다 보니 주식 등 여러 자산에 투자하는 국민연금의 올해 수익률도 사상 최대치로 추산된다.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의 1∼10월 누적 수익률이 20%를 넘겼다. 국내 주식 수익률은 60%를 넘긴 것으로 알려졌다.● 개인과 외국인, 엇갈린 ‘반도체 픽’개인투자자 전체로 보면 매도 흐름이 이어졌다. 개인은 5월 3조3498억 원을 순매도한 이래 6개월 연속 순매도 중이다. 다만 개인투자자들은 SK하이닉스를 3조 원 넘게 순매수했다. SK하이닉스의 주가가 상승하기 시작하던 9월에는 1조7306억 원 순매도하며 차익 실현에 나섰지만, 지난달 재매수에 나선 모양새다. SK하이닉스가 10조 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거뒀고 증권사들의 실적 전망이 긍정적이기 때문이다. 외국인의 움직임은 개인과 대조적이다. 9월 개인이 SK하이닉스를 팔 때 이 종목을 사들였던 외국인은 지난달에는 4조5127억 원이나 순매도했다. 대신 삼성전자(6조9862억 원)와 삼성전자 우선주(1조2242억 원)를 순매수했다. 증권사 관계자는 “개인은 기존에 삼성전자 주식에 오래 물려 있어서 삼성전자를 더 사기보다 SK하이닉스를 선택하고, 외국인은 두 주식의 수급에 따라 자주 사고팔며 이익을 남긴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국민연금의 국내 주식 종목에서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비중이 가장 크다. 증시가 급등하자 예금에서 증시로의 자금 이동도 나타나고 있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기준 잔액이 10억 원 넘는 고객 예금 계좌 수가 9만9000좌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10만 좌) 대비 1000좌가량 줄었다. ‘고액 예금’ 계좌 수가 줄어든 것은 2013년 하반기(7∼12월) 이후 약 11년 만이다. 강대승 SK증권 연구원은 “내년에도 경기 둔화를 막으려는 주요국의 완화적 통화 정책이 이어지면 유동성이 풍부할 것”이라며 “반도체 등 AI 관련 투자가 유리하다”라고 전망했다. 다만 정해창 대신증권 연구원은 “증시 과열 해소와 단기 변동성 증가가 불가피하니 급등주 비중 확대와 추격 매수는 자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홍석호 기자 will@donga.com이호 기자 number2@donga.com}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며 증시뿐만 아니라 채권시장에도 돈이 몰리고 있다. 앞으로 시장 금리가 내려가면 투자한 채권 가격이 올라 차익을 얻을 수 있어 투자자들이 순매수를 늘리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종목에 따라 신용등급 강등 위험과 같은 악재를 살펴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美금리 인하 기대에 채권에도 자금 몰려 29일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올해 1월 1일부터 이날까지 채권 발행액에서 상환액을 뺀 순발행액은 175조6700억 원이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99조413억 원)의 약 1.8배 규모다. 이는 은행과 자산운용사, 외국인, 개인투자자 등이 채권 순매수를 늘리며 유동성을 공급해 주고 있기 때문이다. 채권 순매수는 올해 10월까지 581조5513억 원으로, 작년 동기에 비해 59조8335억 원 늘었다. 채권에 투자하는 펀드도 인기를 얻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들어 이달 28일까지 채권 투자 펀드에 총 18조8488억 원이 몰렸다. 지난해 같은 기간(9조1225억 원)의 약 2배다. 자금이 가장 많이 몰린 펀드는 회사채에 투자하는 한국투자신탁운용의 ‘크레딧포커스ESG증권자투자신탁’으로 2조6879억 원이다. 코레이트자산운용의 ‘셀렉트단기채증권투자신탁’(2조1569억 원), 교보악사자산운용의 ‘내일환매초단기우량채증권투자신탁’(2조502억 원)이 그 뒤를 이었다. 시장에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연내 미국 금리를 추가로 인하할 것이라는 전망이 커지면서 채권이 더 주목받고 있다. 미국의 고용시장이 둔화되고 물가가 비교적 안정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한국을 포함한 세계 증시가 가파르게 상승한 만큼 넘치는 유동성이 채권으로도 쏠릴 것으로 예상된다. 허정인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과 한국이 금리를 인하할 시기가 가까워진 가운데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는 증시는 변동성 위험이 있다”며 “투자자들은 채권 투자를 통해 증시 변동에 대비할 가능성이 커 앞으로도 채권으로 자금이 계속 유입될 것”이라고 말했다.● 고금리 채권, 줄줄이 발행… 등급 강등은 유의 매력적인 금리를 앞세운 금융사나 기업들도 줄줄이 채권 발행을 대기 중이다. 동양생명은 최고 3.8%의 금리에 최대 2000억 원 규모의 후순위채를 다음 달 4일 발행할 계획이다. 농협금융지주도 최고 금리가 3.5%인 신종자본증권을 다음 달 12일 최대 5000억 원 규모로 발행한다. 일반 회사채는 SK온과 KT가 나란히 최대 3000억 원 규모로 다음 달 27일 발행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전문가들은 높은 금리만 보고 투자에 나서지 말라고 조언한다. 다음 달 신용평가사의 하반기(7∼12월) 정기 평가가 본격화하는 가운데 석유화학과 건설업종 신용등급 하락에 대한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금리가 높으면 그만큼 위험 또한 높을 수 있다. 신얼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여전히 업종별로 상황은 제각각이라 신평사 평가에 주목하고 있다”며 “신용등급이 떨어지면 투자 손실이 발생할 수 있어 투자자들이 이를 인식하고 사전에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이호 기자 number2@donga.com}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며 증시 뿐만 아니라 채권시장에도 돈이고 몰리고 있다. 앞으로 시장 금리가 내려가면 투자한 채권 가격이 올라 차익을 얻을 수 있어 투자자들이 순매수를 늘리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종목에 따라 신용등급 강등 위험과 같은 악재를 살펴 투자해야 한다고 조언한다.●美금리 인하 기대에 채권에도 자금 몰려29일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올해 1월 1일부터 이날까지 채권 발행액에서 상환액을 뺀 순발행액은 175조6700억 원이다. 이는 지난해 동기(99조413억 원)의 약 1.8배 규모다. 이는 은행과 자산운용사, 외국인, 개인투자자 등이 채권 순매수를 늘리며 유동성을 공급해 주고 있기 때문이다. 채권 순매수는 올해 10월까지 581조5513억 원으로, 작년 동기에 비해 59조8335억 원 늘었다.채권에 투자하는 펀드도 인기를 얻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들어 이달 28일까지 채권 투자 펀드에 총 18조8488억 원이 몰렸다. 지난해 같은 기간(9조1225억 원)의 약 2배다. 자금이 가장 많이 몰린 펀드는 회사채에 투자하는 한국투자신탁운용의 ‘크레딧포커스ESG증권자투자신탁’으로 2조6879억 원이다. 이어 코레이트자산운용의 ‘셀렉트단기채증권투자신탁(2조1569억 원)’, 교보악사자산운용의 ‘내일환매초단기우량채증권투자신탁(2조502억 원)’이 그 뒤를 이었다. 시장에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연내 미국 금리를 추가로 인하할 것이라는 전망이 커지면서 채권이 더 주목받고 있다. 미국의 고용시장이 둔화되고 물가가 비교적 안정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한국을 포함한 세계 증시가 가파르게 상승한 만큼 넘치는 유동성이 채권으로도 쏠릴 것으로 예상된다. 허정인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과 한국이 금리를 인하할 시기가 가까워진 가운데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는 증시는 변동성 위험이 있다”며 “투자자들은 채권 투자를 통해 이증시 변동에 대비할 가능성이 커 앞으로도 채권으로 자금이 계속 유입될 것”이라고 말했다.●고금리 채권, 줄줄이 발행…등급 강등은 유의해야매력적인 금리를 앞세운 금융사나 기업들도 줄줄이 채권 발행을 대기 중이다. 동양생명은 최고 3.8%의 금리에 최대 2000억 원 규모의 후순위채를 다음달 4일 발행할 계획이다. 농협금융지주도 최고 금리가 3.5%인 신종자본증권을 다음달 12일 최대 5000억 원 규모로 발행한다. 일반 회사채는 SK온과 KT가 나란히 최대 3000억 원 규모로 다음달 27일 발행할 것으로 보인다.다만 전문가들은 높은 금리만 보고 투자에 나서지 말라고 조언한다. 다음 달 신용평가사의 하반기(7~12월) 정기 평가가 본격화하는 가운데 석유화학과 건설업종 신용등급 하락에 대한 우려가 있는 탓이다. 금리가 높으면 그만큼 위험 또한 높을 수 있다. 신얼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여전히 업종별로 상황은 제각각이라 신평사 평가에 주목하고 있다”며 “신용등급이 떨어지면 투자 손실이 발생할 수 있어 투자자들이 이를 인식하고 사전에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호 기자 number2@donga.com}

정부의 강도 높은 부동산 대책에도 1년 후 집값이 오를 것이란 전망이 4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올랐다. 과거 정부에서 수차례 나온 부동산 대책이 실패로 돌아간 것을 경험한 소비자들이 여전히 집값 상승을 내다보는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가 강도 높은 수요 억제책 이후 발 빠르게 공급 대책을 발표해야 집값 상승 전망도 잦아들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주택가격전망지수 4년 만에 최고치28일 한국은행의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10월 주택가격전망지수는 122로 전월보다 10포인트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문재인 정부 당시 집값이 급등했던 2021년 10월(125) 이후 4년 만에 최고치다. 상승 폭도 2022년 4월 10포인트 이후 가장 컸다. 주택가격전망지수는 1년 후 집값에 대한 기대치를 반영한다. 100보다 높으면 집값 상승을 예상하는 소비자가 하락을 예상하는 소비자보다 더 많다는 의미다. 주택가격전망지수와 달리 경기 상황에 대한 소비자들의 판단이 반영된 10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09.8로 전월(110.1)보다 0.3포인트 하락했다. 9월에 이어 두 달 연속 하락세다. 소비자 심리는 다소 위축됐지만 집값이 오를 것이라는 기대 심리는 커진 셈이다. 한은은 최근 수도권을 중심으로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 오름폭이 확대되면서 10월 주택가격전망지수도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해당 조사는 전국 2500가구를 대상으로 이달 14일부터 21일까지 이뤄졌다. 다만 응답의 75%가 10·15 대책 발표 전날인 14일 나온 것이어서 대책 이후 전망이 많이 반영되진 못했다. 이혜영 한은 경제심리조사팀장은 “지수상으로는 6월 수치인 120보다 조금 높아진 수준”이라며 “앞으로 부동산 시장 상황을 좀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10·15 대책 발표 전후로 서울 아파트 값 주간 상승률은 역대 최고를 찍은 바 있다. 한국부동산원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이달 셋째 주(20일 기준) 서울 아파트 값은 전주(13일 기준·0.54%) 대비 0.50% 올랐다. 전주 상승률은 추석 연휴 기간을 포함한 2주간 누적 상승률로, 1주간 상승세로는 2012년 주간 통계 집계를 시작한 이래 가장 큰 폭이었다.● “정부 부동산 대책 불신 담겨” 강도 높은 부동산 대책에도 집값 상승 기대감이 커지는 이유는 과거 정부 때처럼 부동산 규제가 집값을 제어하지 못할 것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서정렬 영산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정부가 강력한 규제를 내놓긴 했지만 소비자들은 이미 문재인 정부 때 수요 억제 정책의 한계를 학습한 상태”라며 “단기간 내에 뚜렷한 공급 계획도 없어 수요가 몰리는 상황이 계속될 것이라고 보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실제 2017년 문재인 정부는 집값을 잡기 위해 8·2 대책으로 서울 전역과 경기 과천, 세종을 투기과열지구로 지정하며 주택담보인정비율(LTV)을 40%로 강화하는 등 수요 억제책을 도입했다. 하지만 일시적인 관망세 이후 집값은 다시 상승세로 돌아섰고 주변 지역으로 풍선효과가 나타나자 정부는 추가 규제를 거듭했다. 올해 6·27 대출 규제에서도 수도권 주택담보대출 한도를 제한하고 실거주 의무를 부과했지만 한강벨트를 중심으로 집값은 잡히지 않고 최고가 거래가 계속되는 모습을 보였다. 전문가들은 현재 정부의 대책으로 서울 등 수도권의 집값을 안정시킬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내다봤다. 정부의 대책은 집을 사기 위한 대출 등 자본 조달을 막은 것으로 ‘현금 부자’의 주택 수요를 막을 수 없기 때문이다.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부의 양극화가 이미 많이 진행됐기에 자본 활용이 가능한 이들의 수요를 막지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집값 상승 기대는 경제 전반이 활성화된 영향이라는 진단도 있다. 유선종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미국 금리 인하와 국제 정치 불확실성 완화로 유동성이 확대되고 주식이나 금 등 자산시장이 회복되는 상황”이라며 “이런 외부적 요인으로 부동산 시장도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기대감이 계속되는 것”이라고 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국민들의 불안 심리를 진정시킬 수 있도록 정부가 주택 공급 계획을 속도감 있고 구체적으로 밝혀야 한다”고 조언했다.이호 기자 number2@donga.com강우석 기자 wskang@donga.com임유나 기자 imyou@donga.com}

정부의 연이은 부동산 대책에도 집값 상승 기대가 4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이번 조사는 10·15 부동산 대책 발표 전 시작된 탓에 소비자들의 심리가 전부 담기진 못했다.28일 한국은행의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10월 주택가격전망지수는 122로 전월보다 10포인트 상승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1년 10월 125 이후 4년 만에 최고치다. 상승 폭도 2022년 4월 10포인트 이후 가장 컸다. 주택가격전망지수는 현재와 비교한 1년 후 전망을 반영한다. 해당 지수가 100을 웃돌면 집값 상승을 예상하는 소비자가 하락을 예상하는 소비자보다 더 많다는 의미다. 한은은 수도권을 중심으로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 오름폭이 확대되면서 지수도 상승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해당 조사가 전국 2500가구를 대상으로 이달 14일부터 21일까지 이뤄진 가운데 응답의 75%가 14일에 이뤄져 정부 대책에 따른 현 상황이 모두 반영되진 못했다. 이혜영 한은 경제심리조사팀장은 “지수 상으로는 6월 수치인 120보다 조금 높아진 수준”이라며 “소비자들이 현재 부동산 시장에 기반해 많이 응답해 앞으로 부동산 시장 상황을 좀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10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통상 관련 불확실성 탓에 109.8로 9월 110.1보다 0.3포인트 하락했다. 특히 9월과 비교해 CCSI를 구성하는 6개 지수 가운데 향후경기전망(94)이 3포인트 떨어졌다. 이는 한국과 미국의 무역 협상이 장기화되고, 미국과 중국의 무역 갈등이 좀처럼 해결되지 않고 있는 탓으로 풀이된다. 이에 CCSI는 9월에 이어 두 달 연속 하락했다. CCSI는 현재생활형편·생활형편전망·가계수입전망·소비지출전망·현재경기판단·향후경기전망 6개 지수를 이용해 산출한 지표다. CCSI가 100을 넘으면 경제 상황에 대한 소비자의 기대 심리가 과거 평균보다 낙관적이라는 뜻이다. 향후 1년간의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인 기대인플레이션율은 2.6%로 전월보다 0.1%포인트 올랐다.이호 기자 number2@donga.com}
NH투자증권이 올해 3분기(7∼9월) 기준 확정기여형(DC) 퇴직연금의 1년 수익률이 20%를 달성했다고 27일 밝혔다. 금융감독원 통합연금포털의 퇴직연금 비교공시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기준 NH투자증권의 DC형 1년 수익률(원리금 비보장 기준)은 20.0%로 증권사 평균(17.2%)보다 높았다. DC형 적립금 1조 원 이상 사업자 중 가장 높은 수익률이다. 이재경 NH투자증권 리테일사업총괄부문 부사장은 “앞으로도 퇴직연금 수익률 제고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이호 기자 number2@donga.com}

‘500만 국민주’로 불리는 삼성전자 주가가 10만 원을 돌파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취임 3주년이 되는 27일에 ‘10만 전자’에 등극한 것이다. 이 회장이 취임 이후 글로벌 경영 보폭을 넓히며 반도체와 모바일 실적이 동시에 상승세를 탄 것이 주가에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날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10만1300원으로 개장해 3.24% 오른 10만2000원에 장을 마쳤다. 삼성전자 주가가 10만 원을 넘은 것은 2018년 5월 액면분할 이후 처음이다. 이에 따라 우선주를 제외한 삼성전자 시가총액은 603조8000억 원으로 600조 원을 훌쩍 넘기게 됐다. 이 회장이 취임한 2022년 10월만 하더라도 글로벌 고금리에 따른 금융 불안, 반도체 경기 하강이 시작되던 시기였다. 2021년 ‘9만 전자’를 찍었던 삼성전자 주가는 이후 5만∼7만 원대를 오가다가 지난해에는 ‘4만 전자’까지 내려와 삼성전자 위기론이 불거지기도 했다. 하지만 설계부터 다시 하더라도 반도체 기술력을 회복하자는 내부의 쇄신 노력과 더불어 이 회장의 글로벌 경영 보폭이 맞물려 하반기 들어 실적이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다. 반도체와 모바일 실적 쌍끌이로 올해 3분기(7∼9월) 삼성전자의 잠정 매출은 86조 원으로, 사상 최초로 분기 매출 80조 원을 넘었다. 영업이익도 12조1000억 원을 기록하면서 2022년 2분기(4∼6월) 14조1000억 원 이후 3년여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반도체 부문은 인공지능(AI)발 슈퍼사이클에 따른 메모리 반도체 가격 상승과 고대역폭메모리(HBM) 경쟁력 회복이 실적을 견인했다. 삼성전자 시스템 반도체 분야는 올 들어 테슬라, 애플 등 글로벌 빅테크들과 연이어 수주 계약을 체결했다. 주가 상승에는 적극적인 주주 친화 정책도 영향을 미쳤다는 해석이 나온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1월 10조 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및 소각 정책을 발표했다. 김록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이달 30일) 3분기 실적 발표에서 메모리 가격과 4분기 반도체 업황 및 분위기에 대해 어떻게 언급할지 기대된다”며 “발표 이후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내년 연간 실적 예상치가 큰 폭으로 상향될 것으로 판단된다”고 내다봤다.이호 기자 number2@donga.com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

코스피가 역대 가장 빠른 속도로 1000포인트를 뛰어넘어 4,000을 돌파했다. 코스피는 그간 1000 단위씩 ‘점프’하는 데 9∼18년이 걸렸지만 3,000에서 4,000에 이르는 데 4년 9개월이 걸렸다. ‘반도체 슈퍼사이클(초호황기)’ 기대감이 핵심 역할을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여기에 정부의 증시 부양책이 뒷받침되자 외국인 투자가 코스피로 몰렸다.● 반도체가 주도한 코스피 4,000 코스피는 27일 4042.83으로 장을 마치며 4,000 시대를 열었다. 1980년 코스피 지수 100에서 1,000을 찍는 데 9년 2개월, 2,000은 18년 4개월, 3,000은 13년 6개월이 걸렸다. 4,000에 도달하는 데에는 4년 9개월이면 충분했다. 코스피는 1000 단위씩 이정표에 이를 때마다 주된 동력이 계속 달라졌다. 1989년 3월 1,000 고지를 뚫을 때는 저유가, 저금리, 저환율의 ‘3저 호황’을 등에 업고 수출 기업이 고성장을 거듭했다. 국제통화기금(IMF) 사태의 상흔을 딛고 2,000을 돌파한 2007년 7월에는 적립식 펀드의 인기가 주가를 이끌었다. 3,000 고지에 이른 2021년 1월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응해 각국 정부가 뿌린 유동성이 바탕이 됐다.4,000 시대를 이끈 주역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비롯한 반도체주였다. 우선주를 포함한 두 회사의 시가총액만 27일 기준으로 1058조 원에 이른다. 인공지능(AI) 시대를 맞아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가 늘고, 데이터센터 투자를 위한 D램 가격이 상승해 향후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예상된다. 방산, 조선, 원전 등 기술·산업주들도 코스피 상승에 힘을 보탰다. 한미 협력을 통한 사업 확장성이 높다고 평가받는 종목이다. 이재명 정부의 증시 부양책도 코스피 투자 심리를 자극했다. 정부는 증시 세제 개편을 추진하고, 부동산 규제를 통한 증시로의 ‘머니 무브’ 유도에 힘쓰고 있다.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미중 갈등 완화, 한미 관세 협상 마무리 기대감까지 코스피를 끌어올렸다. 각종 호재가 겹치자 외국인들이 움직였다. 외국인은 올해 하반기(7∼12월) 들어 지금까지 코스피 시장에서 총 17조9691억 원어치를 순매수했다. 기관도 5조788억 원어치를 순매수했다. 반면 개인은 27조2872억 원어치를 팔며 시세차익을 누렸다.● “반도체 쏠림 벗어나야 지속 가능” 코스피 우상향이 한동안 계속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코스피가 다른 주요국 증시와 비교하면 여전히 높지 않다는 진단이다. 코스피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24일 기준으로 1.32배다. PBR은 회사의 순자산(자산―빚)에 비해 주가가 얼마나 비싼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대만(3.6), 인도(3.5), 일본(1.6) 증시보다는 여전히 코스피가 저평가돼 있다. 1400원대 원-달러 환율도 주식 상승세를 막지는 못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보통 원화 가치가 떨어지면(원-달러 환율은 상승) 외국인이 원화로 산 주식 가치도 떨어지기에 ‘코스피 탈출’ 행렬이 일어난다. 하지만 올해는 원화 가치는 추락하는데 코스피는 상승하는 ‘디커플링’이 뚜렷하다. 김두언 하나증권 수석연구위원은 “주가 상승을 주도하는 기업들이 고환율을 앞세워 수출을 늘리고, 그 이익을 해외에 투자해 실적을 끌어올릴 것이란 기대감이 반영된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상승세가 이어지려면 부동산, 건설 등으로 온기가 퍼져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과거 정보기술(IT) 버블 때처럼 인공지능(AI) 버블도 곧 꺼질 것이란 경고도 계속되고 있다. 아직 매듭짓지 못한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금 문제도 변수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증시가 한동안 상승세일 가능성이 크지만 소외주들이 힘을 내야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한재희 기자 hee@donga.com홍석호 기자 will@donga.com이호 기자 number2@donga.com}

코스피가 역대 가장 빠른 속도로 ‘1,000’ 포인트를 뛰어 넘어 4,000을 돌파했다. 코스피는 그간 1,000 단위씩 ‘점프’하는 데 6~18년이 걸렸지만 3,000에서 4,000에 이르는 데 4년 9개월이 걸렸다. ‘반도체 슈퍼사이클(초호황기)’ 기대감이 핵심 역할을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여기에 정부의 증시 부양책이 뒷받침되자 외국인 투자가 코스피로 몰렸다.●반도체가 주도한 코스피 4,000코스피는 27일 4042.83으로 장을 마치며 4,000 시대를 열었다. 1983년 코스피가 출범한 이후 지수가 1,000을 찍는 데 6년 2개월, 2,000은 18년 4개월, 3,000은 13년 6개월이 걸렸다. 4,000에 도달하는 데에는 4년 9개월이면 충분했다. 코스피는 1000단위씩 이정표에 이를 때마다 주된 동력이 계속 달라졌다. 1989년 3월 1,000고지를 뚫을 때는 저유가, 저금리, 저환율의 ‘3저 호황’을 등에 업고 수출 기업이 고성장을 거듭했다. 국제통화기금(IMF) 사태의 상흔을 딛고 2,000을 돌파한 2007년 7월에는 적립식 펀드의 인기가 주가를 이끌었다. 3,000 고지에 이른 2021년 1월에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대응해 각국 정부가 뿌린 유동성이 바탕이 됐다.4,000 시대를 이끈 주역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비롯한 반도체주였다. 우선주를 포함한 두 회사의 시가총액만 27일 기준으로 1058조 원에 이른다. 인공지능(AI) 시대를 맞아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가 늘고, 데이터센터 투자를 위한 D램 가격이 상승해 향후 반도체 슈퍼사이클이 예상된다.방산, 조선, 원전 등 기술·산업주들도 코스피 상승에 힘을 보탰다. 한미 협력을 통한 사업 확장성이 높다고 평가받는 종목이다. 이재명 정부의 증시 부양책도 코스피 투자 심리를 자극했다. 정부는 상법개정안을 통한 주주 권리 강화, 부동산 규제를 통한 증시로의 ‘머니 무브’ 유도에 힘쓰고 있다.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앞두고 미중 갈등 완화, 한미 관세 협상 마무리 기대감까지 코스피를 끌어올렸다.각종 호재가 겹치자 외국인들이 움직였다. 외국인은 올해 하반기(7~12월) 들어 지금까지 코스피 시장에서 총 17조9691억 원어치를 순매수했다. 기관도 5조788억 원어치를 순매수했다. 반면 개인은 27조2872억 원어치를 팔며 시세차익을 누렸다.●“소외주들 힘을 내야 상승 이어져”코스피 우상향이 한동안 계속될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코스피가 다른 주요국 증시와 비교하면 여전히 높지 않다는 진단이다. 코스피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24일 기준으로 1.32배다. PBR은 회사의 순자산(자산-빚)에 비해 주가가 얼마나 비싼지를 보여주는 지표다. 대만(3.6), 인도(3.5), 일본(1.6) 증시보다는 여전히 코스피가 저평가돼 있다.1400원대 원-달러 환율도 주식 상승세를 막지는 못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보통 원화 가치가 떨어지면(원-달러 환율은 상승) 외국인이 원화로 산 주식 가치도 떨어지기에 ‘코스피 탈출’ 행렬이 일어난다. 하지만 올해는 원화 가치는 추락하는데 코스피는 상승하는 ‘디커플링’이 뚜렷하다. 김두언 하나증권 수석연구위원은 “주가 상승을 주도하는 기업들이 고환율을 앞세워 수출을 늘리고, 그 이익을 해외에 투자해 실적을 끌어올릴 것이란 기대감이 반영된 것”이라고 말했다.다만 상승세가 이어지려면 부동산, 건설 등으로 온기가 퍼져야 한다는 목소리도 있다. 과거 정보기술(IT) 버블 때처럼 인공지능(AI) 버블도 곧 꺼질 것이란 경고도 계속되고 있다. 아직 매듭짓지 못한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금 문제도 변수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증시가 한동안 상승세일 가능성이 크지만 소외주들이 힘을 내야 상승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한재희 기자 hee@donga.com홍석호 기자 will@donga.com이호 기자 number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