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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자도 갚지 못해 부도 위험이 큰 한계기업들이 그간 제대로 퇴출됐더라면 한국의 국내총생산(GDP)이 0.4∼0.5% 성장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지난해 명목 GDP를 적용하면 최소 10조 원이 넘는 금액을 손해본 셈이다. 한국이 1990년대 이후 주요 경제 위기를 맞을 때마다 경영이 어려운 기업들이 정부의 금융 지원으로 연명하며 버틴 영향으로 풀이된다.12일 한국은행은 ‘경제 위기 이후 우리 성장은 왜 구조적으로 낮아졌는가’라는 보고서에서 한국 경제의 구조적 성장 둔화를 완화하기 위해 저생산성 기업들이 시장에서 자연스럽게 퇴출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은은 신생 기업들의 원활한 진입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한은은 2200여 개 기업을 분석한 결과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대다수 기업에서 투자가 정체되거나 감소했으며, 이러한 투자 부진은 수익성 악화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설명했다. 한은은 한국 경제가 1990년대 이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 위기, 2008년 세계 금융 위기, 2020년 팬데믹발 위기 등 경제 위기를 거치며 성장 추세가 둔화됐는데 이는 대부분 민간 소비와 민간 투자의 위축 탓이라고 판단했다. 위기를 맞았을 때 한계기업 퇴출이 지연되는 바람에 신생 기업이 들어오지 못하고 투자가 늘지 못해 성장이 둔화하는 결과를 낳았다는 뜻이다.한은 조사 결과 퇴출 고위험 기업은 2014∼2019년 약 4%였지만 실제 퇴출된 기업은 2%에 그쳤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이후인 2022∼2024년에는 ‘퇴출 고위험’ 기업 비중이 3.8%였으나 실제 퇴출 기업 비중은 0.4%로 이전보다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은 퇴출 고위험 기업이 제대로 정리되고 정상 기업이 그 자리를 채웠다면 국내 투자는 2014∼2019년 3.3%, 2022∼2024년에는 2.8% 늘었을 것으로 추정됐다. GDP는 각 기간에 0.5%, 0.4%씩 늘었을 것으로 조사됐다. 한계기업 구조조정이 지난해 제대로 이뤄졌다면 지난해 명목 GDP가 2556조8574억 원이었음을 고려했을 때 최소 10조2274억 원에서 최대 12조7843억 원이 증가할 수 있었던 셈이다.이는 퇴출 고위험 기업이 정상적인 기업보다 투자를 현저히 적게 하기 때문으로 풀이됐다. 기업들의 시장 진입이나 퇴출이 원활했다면 상당한 투자 증대 효과가 있었을 것이라는 얘기다. 이러한 투자 증대는 직접 효과를 넘어 2차 파급효과를 창출할 수 있다. 한은은 투자 확대에 따른 고용 증가가 가계소득 증대와 소비 진작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봤다. 한계기업 구조조정은 개별 기업보다는 산업 생태계 보호를 위해 선별적이고 보조적으로 진행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왔다. 이종웅 한은 조사총괄팀 차장은 “(한계기업의 퇴출은) 개별 기업보다는 산업 생태계 보호에 중점을 두는 방향으로 추진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주력 산업인 반도체, 자동차 등에 더해 규제 완화로 신산업에 대한 투자를 촉진함으로써 새로운 제품·서비스 수요를 창출해 우리 경제의 미래 동력을 지속적으로 확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이호 기자 number2@donga.com}
국내 주요 증권사들이 내놓은 내년 코스피 전망치가 4,500에서 7,500까지 큰 폭의 차이를 보이고 있다. 투자자들의 혼란이 가중되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증권사들이 제시한 수치보다는 그 근거에 집중하라고 조언했다. 1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주요 증권사 중 코스피 전망치를 가장 높게 제시한 곳은 KB증권이다. KB증권은 내년 코스피 전망치를 최고 7,500으로 제시했다. 가장 낮은 전망치를 제시한 곳은 키움증권으로 최고 4,500으로 내다봤다. 최고치 기준으로 증권사에 따라 3,000포인트의 차이가 난 것이다. 이 외에 신한투자증권은 5,000, 한국투자증권과 유안타증권은 4,600으로 예상했다. 상승 이유로는 코스피가 해외 증시에 비해 여전히 저평가돼 있고, 반도체 업종 중심의 호실적이 예상되는 점이 지목됐다. 전망치가 상대적으로 낮은 이유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관세 부과 등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 등이 나왔다. 매해 연말마다 증권사들이 이듬해 증시를 전망하지만, 이들 전망치는 실제 증시를 빗나갈 때가 많다. 투자할 때 제대로 참고할 만한 증권사의 전망치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지난해 키움증권은 올해 코스피 최고치를 3,000, KB증권은 2,980, IBK투자증권은 2,830, 한국투자증권은 2,800으로 제시했다. 모두 4,000 선 돌파를 맞히지 못했다. 전문가들은 증권사들의 결론보다는 결론에 이른 과정을 들여다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증권사들의 전망은 의견일 뿐이므로 다양한 의견 중 하나로만 받아들여야 한다”며 “증권사가 왜 그런 결론을 냈는지 근거를 살펴 취사선택해야 합리적인 투자를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이호 기자 number2@donga.com}

이번 달 들어 코스피의 ‘널뛰기 장세’가 이어지고 있다. 11월의 코스피 일간 변동률이 연중 최고 수준을 나타냈다. 코스피가 올해 들어 70%가량 급등하며 4,000 고지를 밟은 뒤 낙관론과 신중론이 엇갈리면서 코스피 변동 폭이 커진 모양새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1∼11일 코스피 일간 평균 변동률은 2.41%로 집계됐다. 기존 최고치였던 4월(2.07%), 코스피가 사상 처음 4,000 선을 돌파한 10월(1.33%) 변동률보다도 높다.● 외국인 ‘차익 실현’, 개미들 ‘저가 매수’ 활발11월에는 하루 사이에 지수가 100포인트 이상 변동하는 날도 빈번했다. 이달 5일엔 코스피가 3,867.81까지 떨어졌다가 장 중 한때 4,055.47까지 반등했다. 이날 하루에만 코스피가 187.66포인트 널뛴 것이다. 이는 연중 가장 큰 변동 폭이었다. 올해 들어 주가가 하루 사이에 100포인트 이상 움직인 날이 총 7번인데 그중 6번이 11월에 나왔다.코스피가 널뛰기 장세를 보이는 것은 상징적인 이정표인 4,000 선 돌파 이후 조정이 진행됐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KB증권은 내년 코스피 장기 전망 최고치를 7,500으로 제시해 낙관론에 힘을 싣고 있지만, 연초 2,300 선이던 코스피가 단기간 급등한 것이 적정한지 경계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낙관론과 신중론이 뒤섞이자 한쪽에선 차익 실현을 노리고, 다른 쪽에서는 저가 매수를 시도하는 분위기다. 정용택 IBK투자증권 수석연구위원은 “코스피가 약 3개월간 1,000포인트나 급등했기 때문에 주가에 대한 시장의 예민도가 어느 때보다 높다”며 “외국인 투자자들이 일부 빠지고 개인이나 기관 등이 들어오며 주가를 받치는 형세”라고 말했다. 최근 다시 불거진 ‘인공지능(AI) 거품론’도 코스피 급등락에 영향을 줬다. 주도주 역할을 한 반도체가 AI 거품론 직격탄을 맞으며 주가가 출렁인 것이다. 이달 초에 삼성전자는 ‘10만 전자’가, SK하이닉스는 ‘60만 닉스’가 붕괴되며 약세를 보였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11월 3∼10일 6거래일 연속 순매도에 나서며 팔자 행렬에 앞장섰다. 이 기간 외국인은 코스피 시장에서 7조3158억 원어치를 순매도했다. 하지만 AI 거품론 우려가 잠잠해진 11일에는 외국인이 순매수로 돌아섰다. 덕분에 코스피는 이날 0.81% 오른 4,106.39로 장을 마치며 4,100 선을 재탈환했다.● “AI 거품론 언제 또 등장할지 몰라” 11월에는 미중 갈등 등의 국제 이슈도 코스피 변동성을 가중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6일(현지 시간) 엔비디아의 중국 수출용 AI칩 ‘B30A’의 수출을 허용하지 않기로 했다는 뉴스가 증시에 악재로 작용했다. 그러나 미중이 10일 상호 보복관세를 1년간 유예하기로 결정한 점은 시장에서 호재로 해석됐다. 코스피 급등락이 한동안 계속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증권 업계 관계자는 “AI 거품론이 완전히 종식된 것이 아니라 언제 또 갑자기 등장할지 모르고, 코스피가 기업들의 펀더멘털(기본 체력) 대비 너무 빨리 올랐다는 우려도 여전하다”며 “연말까지는 이러한 변동성이 계속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오후 3시 반 원-달러 환율은 전일 대비 11.9원 상승한 1463.3원으로 주간 거래를 마쳤다. 주간 거래 종가 기준으로 4월 9일(1484.1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최근 외국인의 주식 매도세가 강해 외화가 빠져나간 영향으로 해석된다.한재희 기자 hee@donga.com이호 기자 number2@donga.com}

이번 달 들어 코스피의 ‘널뛰기 장세’가 이어지고 있다. 11월의 코스피 일간 변동률이 연중 최고 수준을 나타냈다. 코스피가 올해 들어 70%가량 급등하며 4,000 고지를 밟은 뒤 낙관론과 신중론이 엇갈리면서 코스피 변동 폭이 커진 모양새다.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1~11일 코스피 일간 평균 변동률은 2.41%로 집계됐다. 기존 최고치였던 4월(2.07%), 코스피가 사상 처음 4,000 선을 돌파한 10월(1.33%) 변동률보다도 높다.●외국인 ‘차익 실현’, 개미들 ‘저가 매수’ 활발11월에는 하루 사이에 지수가 100포인트 이상 변동하는 날도 빈번했다. 이달 5일엔 코스피가 3,867.81까지 떨어졌다가 장 중 한때 4,055.47까지 반등했다. 이날 하루에만 코스피가 187.66포인트 널뛴 것이다. 이는 연중 가장 큰 변동 폭이었다. 올해 들어 주가가 하루 사이에 100포인트 이상 움직인 날이 총 7번인데 그중 6번이 11월에 나왔다.코스피가 널뛰기 장세를 보이는 것은 상징적인 이정표인 4,000 선 돌파 이후 조정이 진행됐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KB증권은 내년 코스피 장기 전망 최고치를 7,500으로 제시해 낙관론에 힘을 싣고 있지만, 연초 2,300 선이던 코스피가 단기간 급등한 것이 적정한지 경계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낙관론과 신중론이 뒤섞이자 한쪽에선 차익 실현을 노리고, 다른 쪽에서는 저가 매수를 시도하는 분위기다.정용택 IBK투자증권 수석연구위원은 “코스피가 약 3개월간 1000포인트나 급등했기 때문에 주가에 대한 시장의 예민도가 어느 때보다 높다”며 “외국인 투자자들이 일부 빠지고 개인이나 기관 등이 들어오며 주가를 받치는 형세”라고 말했다.최근 다시 불거진 ‘인공지능(AI) 거품론’도 코스피 급등락에 영향을 줬다. 주도주 역할을 한 반도체가 AI 거품론 직격탄을 맞으며 주가가 출렁인 것이다. 이달 초에 삼성전자는 ‘10만 전자’가, SK하이닉스는 ‘60만 닉스’가 붕괴되며 약세를 보였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11월 3~10일 6거래일 연속 순매도에 나서며 팔자 행렬에 앞장섰다. 이 기간 외국인은 코스피 시장에서 7조3158억 원 어치를 순매도했다.하지만 AI 거품론 우려가 잠잠해진 11일에는 외국인이 순매수로 돌아섰다. 덕분에 코스피는 이날 0.81% 오른 4,106.39로 장을 마치며 4,100 선을 재탈환했다.●“AI 거품론 언제 또 등장할지 몰라”11월에는 미중 갈등 등의 국제 이슈도 코스피 변동성을 가중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6일(현지 시간) 엔비디아의 중국 수출용 AI칩 ‘B30A’의 수출을 허용하지 않기로 했다는 뉴스가 증시에 악재로 작용했다. 그러나 미중이 10일 상호 보복관세를 1년간 유예하기로 결정한 점은 시장에서 호재로 해석됐다.코스피 급등락이 한동안 계속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증권 업계 관계자는 “AI 거품론이 완전히 종식된 것이 아니라 언제 또 갑자기 등장할지 모르고, 코스피가 기업들의 펀더멘털(기본 체력) 대비 너무 빨리 올랐다는 우려도 여전하다”며 “연말까지는 이러한 변동성이 계속될 수 있다”고 말했다.한편 이날 오후 3시 반 원-달러 환율은 전일 대비 11.9원 상승한 1463.3원으로 주간 거래를 마쳤다. 주간 거래 종가 기준으로 4월 9일(1484.1원)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최근 외국인의 주식 매도세가 강해 외화가 빠져나간 영향으로 해석된다.한재희 기자 hee@donga.com이호 기자 number2@donga.com}

국내 주요 증권사들이 내놓은 내년 코스피 전망치가 4,500에서 7,500까지 큰 폭의 차이를 보이고 있다. 투자자들의 혼란이 가중되는 가운데 전문가들은 증권사들이 제시한 수치보다는 그 근거에 집중하라고 조언했다.1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주요 증권사 중 코스피 전망치를 가장 높게 제시한 곳은 KB증권이다. KB증권은 내년 코스피 전망치를 최고 7,500으로 제시했다. 가장 낮은 전망치를 제시한 곳은 키움증권으로 최고 4,500으로 내다봤다. 최고치 기준으로 증권사에 따라 3,000포인트의 차이가 난 것이다. 이 외에 신한투자증권은 5,000, 한국투자증권과 유안타증권은 4,600으로 예상했다.상승 이유로는 코스피가 해외 증시에 비해 여전히 저평가돼 있고, 반도체 업종 중심의 호실적이 예상되는 점이 지목됐다. 전망치가 상대적으로 낮은 이유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관세 부과 등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 등이 나왔다.매해 연말마다 증권사들이 이듬해 증시를 전망하지만, 이들 전망치는 실제 증시를 빗나갈 때가 많다. 투자할 때 제대로 참고할 만한 증권사의 전망치가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지난해 키움증권은 올해 코스피 최고치를 3,000, KB증권은 2,980, IBK투자증권은 2,830, 한국투자증권은 2,800으로 제시했다. 모두 4,000 선 돌파를 맞히지 못했다.전문가들은 증권사들의 결론보다는 결론에 이른 과정을 들여다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증권사들의 전망은 의견일 뿐이므로 다양한 의견 중 하나로만 받아들여야 한다”며 “증권사가 왜 그런 결론을 냈는지 근거를 살펴 취사선택해야 합리적인 투자를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이호 기자 number2@donga.com}
더불어민주당과 정부의 배당소득 분리 과세 완화 추진 소식이 전해진 다음 날 코스피가 전 거래일 대비 3%대 급등하며 4,000 선을 탈환했다. 원-달러 환율은 하락(원화 가치는 상승)했으나 1450원대를 유지했다. 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3.02% 오른 4,073.24에 장을 마쳤다. 코스피는 0.96% 오른 3,991.87로 개장해 상승 폭을 키웠다. 기관이 1조3088억 원을 순매수했고, 개인과 외국인은 각각 1조1607억 원, 1554억 원을 순매도했다. 이날 외국인은 장중 순매수에서 순매도로 돌아섰다. 코스닥지수도 1.32% 오른 888.35에 거래를 마감했다. 이는 당정의 주식시장 활성화 정책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박수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전날 국회 고위당정협의회 결과 ‘배당소득 분리 과세’ 최고세율을 25%로 낮추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배당소득에 적용하는 최고세율을 기존 정부안(35%)보다 10%포인트 완화하기로 한 것이다. 최고세율이 완화되면 투자자들은 세금 부담을 덜고, 기업의 배당 확대로 증시가 활성화될 수 있다. 이에 고배당주로 꼽히는 금융사들 주가가 강세였다.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의 2026년도 정부 예산안에 대한 경제부처 심사에 출석해 배당소득 분리과세 최고세율을 25%로 완화하면 최대 1900억 원가량의 추가 감세 효과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편, 미국 셧다운(일시 업무 정지) 해제 기대감에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주간 거래 종가보다 5.5원 내린 1,451.4원에 거래를 종료했다. 7개월 만에 최고였던 7일 야간 거래 종가 1,461.5원과 비교하면 이날 주간 거래 종가는 10.1원 하락한 것이다.이호 기자 number2@donga.com}

더불어민주당과 정부의 배당소득 분리 과세 완화 추진 소식이 전해진 다음 날 코스피가 전 거래일 대비 3%대 급등하며 4,000선을 탈환했다. 원-달러 환율은 하락(원화 가치는 상승)했으나 1450원대를 유지했다.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3.02% 오른 4,073.24에 장을 마쳤다. 코스피는 0.96% 오른 3,991.87로 개장해 상승 폭을 키웠다. 기관이 1조3088억 원을 순매수했고, 개인과 외국인은 각각 1조1607억 원, 1554억 원을 순매도했다. 이날 외국인은 장중 순매수에서 순매도로 돌아섰다. 코스닥지수도 1.32% 오른 888.35에 거래를 마감했다.이는 당정의 주식시장 활성화 정책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박수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전날 국회 고위당정협의회 결과 ‘배당소득 분리 과세’ 최고세율을 25%로 낮추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배당소득에 적용하는 최고세율을 기존 정부안(35%)보다 10%포인트 완화하기로 한 것이다. 최고세율이 완화되면 투자자들은 세금 부담을 덜고, 기업의 배당 확대로 증시가 활성화될 수 있다. 이에 고배당주로 꼽히는 금융사들 주가가 강세였다.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의 2026년도 정부 예산안에 대한 경제부처 심사에 출석해 배당소득 분리과세 최고세율을 25%로 완화하면 최대 1900억 원 가량의 추가 감세 효과가 예상된다고 말했다.한편, 미국 셧다운(일시 업무 정지) 해제 기대감에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주간 거래 종가보다 5.5원 내린 1,451.4원에 거래를 종료했다. 7개월 만에 최고였던 7일 야간 거래 종가 1,461.5원과 비교하면 이날 주간 거래 종가는 10.1원 하락한 것이다.이호 기자 number2@donga.com}

더불어민주당과 정부의 배당소득 분리과세 완화 추진 소식이 전해진 다음 날 코스피가 4000선을 탈환했다.1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오전 10시 36분 현재 코스피는 전일보다 2.42% 오른 4049.61을 나타내고 있다. 코스피는 0.96% 오른 3,991.87로 개장해 오름폭을 키우고 있는 모습이다. 기관과 외국인이 각각 5417억 원, 404억 원을 순매수했고, 개인은 5587억 원을 순매도했다. 코스닥지수는 0.53% 오른 881.48이다.이는 당정의 주식시장 활성화 정책 영향으로 풀이된다. 박수현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전일 국회에서 열린 고위당정협의회 결과 발표를 통해 배당소득 분리과세를 주식시장 배당 활성화를 위해 정부안 35%에서 민주당 의원안인 25%로 완화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박 수석대변인은 “배당소득 분리과세 실효성 제고 방안과 관련, 세수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으면서도 배당 활성화 효과를 최대한 촉진할 수 있도록 최고세율의 합리적 조정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며 “구체적 세율 수준은 정기국회 논의를 통해 결정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앞서 민주당에서는 이소영·안도걸·김현정 의원이 정부안보다 낮은 ‘최고세율 25%’ 법안을 각각 발의한 상태다. 최고세율을 더 조정하면 투자자들의 세 부담이 완화되고, 기업의 배당 확대를 유도해 증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고배당 상장법인의 주주가 혜택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은행‧증권 등 대표적인 고배당주로 꼽히는 금융사들의 주가가 강세다. 하나금융지주는 전 거래일 대비 5.33% 오른 9만69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어 KB금융(5.01%)과 신한지주(2.71%) 등도 오르고 있다. NH투자증권(5.37%)과 삼성증권(4.15%) 등 증권주도 상승하고 있다. 현재 배당소득 분리과세 기준 및 세율은 개인의 연간 금융소득(이자소득과 배당소득의 합계액)이 2000만 원 이하면 해당 소득은 다른 소득과 합산하지 않고 원천징수 세율로 납세 의무가 없다. 그러나 연간 금융소득 합계액이 2000만 원을 초과하면, 초과분뿐만 아니라 전체 금융소득이 근로소득, 사업소득 등 다른 종합소득과 합산되어 6~45%의 누진세율(지방소득세 포함 시 최대 49.5%)이 적용되고 있다.한편, 지난 주말 뉴욕증시의 3대 주가지수는 혼조세로 마감했다. 미국 연방 정부의 셧다운(일시 업무 정지)이 해제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매수 심리를 자극한 것으로 분석된다. 7일(현지 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장 마감 무렵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일보다 0.16% 오른 46,987.10에 거래를 마감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전일보다 0.13% 상승한 6,728.80, 나스닥종합지수는 0.21% 내린 23,004.54에 장을 마쳤다.이호 기자 number2@donga.com}

이번 주 국내외 금융 시장에 영향을 미칠 이벤트를 미리 알아보는 동아일보 경제부의 D’s 위클리 픽입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의 7조 원이 넘는 순매도에 코스피는 4000선을 내주며 지난 주를 마쳤습니다. 이번 주 시장은 외국인의 순매도 규모와 미국 연방정부의 셧다운(shutdown·일시 업무 정지) 해제 등에 주목할 것으로 보입니다.지난 주 외국인은 7조2638억 원 규모로 주식을 순매도했습니다. 3일부터 7일까지 5거래일 연속 유가증권시장에서 주식을 처분한 것으로 이는 원-달러 환율의 급등을 불러왔습니다. 7일 원-달러 환율의 주간 거래 종가(오후 3시 30분 기준)는 전일보다 9.2원 오른 1,456.9원에 장을 마쳤습니다. 코스피 또한 1.81% 하락한 3,953.76으로 거래를 마쳤습니다.7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증시의 급락을 막은 것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셧다운 해제 기대감 덕분이었습니다. 인공지능(AI) 거품 우려에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AI를 매우 좋아한다”고 발언했습니다. 이 가운데 척 슈머 민주당 원내대표가 셧다운 해제를 위한 타협안을 제시한 것도 시장의 호재로 작용했습니다.셧다운이 없었다면 이번 주 미국은 10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생산자물가지수(PPI), 소매 판매 등의 경제 지표를 발표할 예정이었습니다. 다만, 현재의 상황으로는 해당 지표들이 발표될 가능성이 크지 않아 보입니다. 이 가운데 이번주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주요 인사들은 공식석상에 섭니다. 11일(현지 시간) 마이클 바 연준 이사를 시작으로 존 윌리엄스 뉴욕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애나 폴스 필라델피아 연은 총재·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래피얼 보스틱 애틀랜타 연은 총재·스티븐 마이런 연준 이사 등이 12일에 연설을 진행할 예정입니다. 한국은행은 11일 금융통화위원회 의사록을 공개합니다. 이어 13일에는 국제금융·외환시장 동향과 10월 수출입물가지수 및 무역지수를 발표합니다. 이호 기자 number2@donga.com}

국내 자기자본 1위 증권사인 미래에셋증권에서 계좌 소유자가 알지 못하는 사이 수십억 원 규모의 주식과 현금이 다른 계좌로 빠져나가는 일이 발생했다. 배재현 전 카카오 투자총괄대표(사장·사진)는 2023년 발생한 이 같은 해킹 사실과 관련해 100억 원대 피해를 주장하며 미래에셋증권에 소송을 제기했다. 9일 미래에셋증권에 따르면 배 전 사장은 최근 미래에셋증권을 상대로 주식과 현금의 원상 복구를 요구하며 민사소송을 걸었다. ‘위·변조로 발생한 금융사고는 금융사가 책임져야 한다’는 전자거래법을 근거로 들었다. 해킹은 2023년 10월 말에서 11월 초에 걸쳐 일어났는데, 당시 배 전 사장이 SM엔터테인먼트 시세조종 사건으로 법정 구속됐던 시기였다. 당시 해킹 조직은 계좌에서 돈이 빠져나가도 대응할 수 없었던 배 전 사장을 표적으로 삼았다. 배 전 사장의 주민등록번호와 휴대전화 번호 등을 사전 확보한 뒤 개인적인 사정으로 휴대전화 이용이 불가능해진 시점을 노려 범행한 것으로 전해졌다. 군에 있던 방탄소년단(BTS) 멤버 정국과 수감 중이던 이동채 에코프로 회장도 범행 대상이 됐으나 증권사에서 이상 거래로 판단해 피해까지 이어지진 않았다. 그러나 배 전 사장은 해킹으로 현금 37억3000만 원이 인출됐고, 39억3000만 원어치의 주식이 강제 매도 후 빠져나갔다. 해당 주식을 그대로 가지고 있었다면 현재 가격으로 110억 원이라는 것이 배 전 사장의 설명이다. 그는 미래에셋증권이 계좌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아 이에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미래에셋증권은 보안 등 시스템상 문제가 없었고, 피해 금액도 사실과 다르다고 해명했다. 미래에셋증권은 휴대전화와 시중은행, 정부시스템을 통해 3단계에 걸쳐 본인 인증을 하고 있다. 이 가운데 배 전 사장의 휴대전화가 본인 명의였고, 정부시스템을 통한 신분증 진위 확인과 케이뱅크를 통한 1원 인증도 문제가 없었다는 것이다. 피해액이 배 전 사장 명의의 삼성증권과 케이뱅크 계좌로 이체돼 모든 책임이 미래에셋증권에 귀속되는 것은 아니라고 덧붙였다. 미래에셋증권은 또 배 전 사장의 실제 피해액은 15억8000만 원이라고 반박했다. 총 피해액 76억6000만 원 중 60억8000만 원이 회수돼 차액에 대해서만 책임을 지겠다는 것이다. 미래에셋증권 관계자는 “배 전 사장이 주식의 현재 시가를 근거로 피해액을 주장하고 있으나 법원에서 이를 인정할 가능성은 없다”고 말했다.이호 기자 number2@donga.com}

지난달 한국 경제의 불확실성을 나타내는 지표가 6개월 만에 상승세로 전환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미 관세 협상 결과의 최종 발표가 지연되고, 국내 주식시장 변동성도 연중 최고 수준으로 커지는 등 연말까지 한국 경제의 불확실성이 확대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9일 한국개발연구원(KDI)에 따르면 10월 ‘경제 불확실성(EPU) 지수’는 214.08로 전달보다 28.7%(47.75) 올랐다. EPU 지수는 실시간 언론 보도의 데이터를 분석해 경제 흐름을 파악하는 지표다. 숫자가 커질수록 경제의 불확실성이 크다는 의미다. 이 지수는 비상계엄 사태가 벌어졌던 지난해 12월 472.29까지 치솟았다가 올해 2월 278.36으로 완화됐다. 이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세계 각국에 고율의 관세를 부과한 4월 381.01로 뛰었다가 5개월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6월 새 정부 출범과 재정확대 정책 등으로 경기가 회복할 조짐을 보인 영향이 컸다. 특히 8월 말 미국에서 이뤄진 한미 정상회담으로 관세 협상 타결에 대한 기대가 커져 9월에는 166.33까지 내렸다. 하지만 이후 미국 정부가 3500억 달러(약 510조 원) 규모의 대미(對美) 투자를 현금으로 일시에 지급하라고 요구하면서 양국 간 협상은 난항에 빠졌다. 미국의 요구에 원-달러 환율이 급등(원화 가치 하락)하는 등 외환시장도 요동쳤다. 이와 함께 서울 집값이 과열되는 등 부동산 시장의 혼란도 커졌다. 정부는 서울 전체를 규제지역으로 묶는 10·15 주택시장 안정화 대책을 내놨지만 시장 혼란이 이어지고 있다. 이 같은 대내외 혼란 탓에 지난달 EPU 지수가 6개월 만에 반등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말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다시 만난 한미 정상이 관세 협상을 마무리 짓기로 했지만 양국의 ‘조인트 팩트시트(공동 설명자료)’ 발표가 늦어지면서 불확실성은 여전하다. 정부 관계자는 “경제 분야의 이견은 거의 해소됐고 안보 분야에서 추가 조율이 필요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지만 관세 인하 확정 시점을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국내 주식시장의 변동성도 커졌다. 이날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3∼7일 코스피의 하루 평균 변동률은 2.36%였다. 이는 4월(2.07%)과 코스피가 사상 처음 4,000 선을 돌파한 10월(1.33%) 변동률보다 높다. 코스피 변동성이 커진 건 외국인 투자가들이 ‘팔자’ 행렬을 이어갔기 때문이다. 지난주(3∼7일) 외국인의 순매도액은 7조2640억 원으로 주간 기준 역대 최대였다. 외국인의 대량 순매도로 원화 가치가 떨어지며 7일 원-달러 환율의 야간거래 종가(이튿날 오전 2시 기준)는 1461.5원으로 일주일 새 28.5원 급등했다. 정규철 KDI 경제전망실장은 “가장 중요한 통상 관련 불확실성이 여전하다”며 “대미 투자 관련 세부 사항과 미국 내 대법원 판결에 따른 관세 정책 수정 가능성에 따라 연말까지 불확실성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세종=주애진 기자 jaj@donga.com이호 기자 number2@donga.com}

대미 투자 재원으로 쓸 외화자산의 위탁 운용 수익률이 4년에 1번꼴로 손실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 불확실성이 커지며 한국의 국부펀드가 앞으로도 마이너스(-) 수익률을 낼 수 있어 대미 투자 재원 조달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9일 한국투자공사(KIC)가 차규근 조국혁신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KIC는 올해 들어 9월 말까지 11.7% 수익률을 거뒀다. KIC가 운용 중인 외화자산 규모는 지난해 말 2065억 달러(약 302조 원)에서 올해 9월 말 2276억 달러로 211억 달러 증가했다. 한미 협상 결과에 따라 한국은 연 200억 달러 한도로 총 2000억 달러를 미국에 현금으로 투자해야 한다. 정부가 한미 협상 과정에서 고려한 대미 현금 투자 재원 조달 방식은 크게 네 가지다. 한은이 KIC에 위탁한 외화자산 운용 수익과 기획재정부가 KIC에 위탁한 외국환평형기금(외평기금) 운용 수익, 한은 외자운용원의 자체 외화 자산 운용 수익, 외화 표시 채권 발행이다. 이 중 KIC에 위탁된 외화자산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문제는 KIC가 시장 여건에 따라 손실을 볼 수 있다는 점이다. KIC가 한은으로부터 10억 달러를 처음 위탁받은 2006년부터 올해까지 햇수로 20년간 5차례에 걸쳐 운용 손실이 발생했다. 2008년과 2011년, 2015년, 2018년, 2022년 등에 손실이 있었다. 4년에 1번꼴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직후인 2022년엔 수익률이 ―14.4%로 떨어졌었다. 2014∼2024년 KIC 운용 외화자산은 847억 달러에서 2065억 달러로 10년 동안 1218억 달러 증가했다. 자산 증가액이 연평균 122억 달러 정도로 대미 투자 연간 한도인 200억 달러에 못 미친다.대미 투자 재원을 조달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준행 서울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현재 운용 중인 외화자산은 위험자산에도 투자돼 있어 확정적인 수익률을 기대하기 어렵다”며 “대미 투자금을 충분히 감당할 수 없을 테니 정부가 ‘플랜B’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이호 기자 number2@donga.com}

대미 투자 재원으로 쓸 외화자산의 위탁 운용 수익률이 4년에 1번꼴로 손실을 본 것으로 나타났다. 전 세계 시장 상황에 따라 한국의 국부펀드가 마이너스(―) 수익률을 보여 대미 투자 재원 조달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9일 한국투자공사(KIC)가 차규근 조국혁신당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KIC는 올해 들어 9월 말까지 11.7% 수익률을 거뒀다. KIC가 운용 중인 외화자산 규모는 지난해 말 2065억 달러에서 올해 9월 말 2276억 달러로 211억 달러 증가했다. 한미 협상 결과에 따라 한국은 연 200억 달러 한도로 총 2000억 달러를 미국에 현금 투자해야 한다. 정부가 한미 협상 과정에서 고려한 대미 현금 투자 재원 조달 방식은 크게 네 가지다. 한은이 KIC에 위탁한 외화자산 운용수익과 기재부가 KIC에 위탁한 외국환평형기금(외평기금) 운용수익, 한은 외자운용원의 자체 외화자산 운용수익, 외화 표시 채권 발행이다. 이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KIC 위탁 외화자산이다. 문제는 KIC가 전 세계 시황 등에 따라 손실을 볼 수도 있다는 점이다. KIC가 한은으로부터 10억 달러를 처음 위탁받은 2006년부터 올해까지 햇수로 20년 동안 모두 5차례에 걸쳐 운용 손실이 발생했다. 2008년과 2011년, 2015년, 2018년, 2022년 등에 손실이 있었다. 4년에 1번 꼴이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직후인 2022년 수익률이 ―14.4%로 떨어졌었다. 이에 KIC 운용 외화자산 규모도 2021년 말 2050억 달러에서 2022년 말 1693억 달러로 357억 달러나 쪼그라들었다. 2014~2024년 KIC 운용 외화자산은 847억 달러에서 2065억 달러로 10년 동안 1218억 달러 증가했다. 평균 연 122억 달러 정도로 매년 200억 달러인 대미 투자 규모에 미치지 못한다. 상대적으로 보수적인 투자를 하는 것으로 알려진 한은 외자운용원이나 수출입은행 등 정책금융기관의 외화 표시 채권도 기대하기 힘든 상황이다. 이에 대미 투자 재원 조달을 둘러싼 우려가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현재 운용 중인 외화자산 외에 정부의 또 다른 대미 투자 재원 조달에 대한 대비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준행 서울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현재 운용 중인 외화자산은 위험자산에도 투자돼 있어 확정적인 수익률을 기대하기 어렵다”며 “즉, 대미 투자금을 충분히 감당할 수 없다는 것인데 정부 차원에서 ‘플랜B’를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호 기자 number2@donga.com}

국민의 노후 자금을 굴리는 국민연금이 올해 3분기(7∼9월) 미국 증시에서 투자한 주식 평가액이 전 분기에 비해 18조 원 이상 늘었다. 대형 기술주 중심으로 투자한 결과로 풀이된다. 미 증시에 직접 투자한 비중 1위는 인공지능(AI)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로 해당 기간 25% 이상의 수익을 올렸다. 국민연금이 이번에 포트폴리오에 새롭게 추가한 종목은 항공, 전기차 분야였다.● 미 증시 항공, 전기차, 레저 종목 추가6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9월 말 기준 국민연금은 미국 552개 상장 종목에 투자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투자 종목 수는 6월 말 534개에서 18개 늘었다. 보유 주식 수 또한 8억805만 주에서 8억5953만 주로 약 6.4% 많아졌다. 이 가운데 국민연금이 보유한 미국 주식의 시장 평가액은 1158억3000만 달러(약 167조4438억 원)에서 1287억7000만 달러(약 186조1499억 원)로 11.2%(129억4000만 달러·약 18조7061억 원) 올랐다.평가액이 가장 큰 폭으로 증가한 종목은 엔비디아로 6월 말 기준 73억5210만 달러였던 평가액은 9월 말에는 92억4574만 달러로 18억9363만 달러(25.8%) 증가했다. 해당 기간 국민연금은 엔비디아 보유 주식 수를 4654만 주에서 4955만 주로 6.5% 늘렸다. 이어 애플의 주식 평가액은 59억1177만 달러에서 75억6937만 달러로 16억5761만 달러(28.0%) 증가했고, 보유 주식 수도 약 3.2% 늘었다. 국민연금이 올 3분기 새롭게 투자한 기업은 항공, 전기차 등의 분야였다. 델타항공과 유나이티드에어라인홀딩스 보유 주식 수는 각각 2만1170주, 6652주로 새롭게 국민연금의 보유 주식에 이름을 올렸다. 미국 전기차 제조사 리비안(1만4206주)과 미국의 카지노 및 숙박시설 운영업체인 라스베이거스샌즈그룹(2만3464주) 등도 새롭게 포함됐다. 국민연금은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의 모회사인 뉴스코프와 폭스뉴스의 모회사인 폭스코프 주식도 보통주와 우선주를 합쳐 각각 8648주와 1만7134주를 새롭게 사들였다. 이준행 서울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AI 등 급하게 오른 기술주에서 벗어나 투자 범위를 넓히는 차원으로 해석된다”며 “단기간에 소위 ‘뜨는’ 주식만을 사는 것보다는 새로운 투자 종목을 추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국민연금, 다른 신흥국에 분산 투자해야” 국민연금이 신흥국으로 보폭을 넓혀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국민연금의 해외 주식 중 북미 비중은 지난해 말 70.5%였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수익률 상승과 투자 손실 방어를 위해 인도와 중국 등 다양한 국가에 투자 비중을 나눠야 합리적”이라고 말했다. 미 뉴욕증시는 ‘AI 거품 공포’에 따른 전일의 부진을 덜어내고 반등했다. 민간 고용지표 호조와 저가 매수세 유입 등 영향으로 상승 마감했다. 5일(현지 시간)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0.48% 오른 47,311.10에 장을 마치는 등 3대 주요 지수는 오름세였다.이호 기자 number2@donga.com}

국민의 노후 자금을 굴리는 국민연금이 올해 3분기(7~9월) 미국 증시에서 투자한 주식 평가액이 전 분기에 비해 18조 원 이상 늘었다. 대형 기술주 중심으로 투자한 결과로 풀이된다. 미 증시에 직접 투자한 비중 1위는 인공지능(AI) 반도체 기업 엔비디아로 해당 기간 25% 이상의 수익을 올렸다. 국민연금이 이번에 포트폴리오에 새롭게 추가한 종목은 항공, 전기차 분야였다.●미 증시 항공, 전기차, 레저 종목 추가6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의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9월 말 기준 국민연금은 미국 552개 상장 종목에 투자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투자 종목 수는 6월 말 534개에서 18개 늘었다. 보유 주식 수 또한 8억805만 주에서 8억5953만 주로 약 6.4% 많아졌다. 이 가운데 국민연금이 보유한 미국 주식의 시장 평가액은 1158억3000만 달러(약 167조4438억 원)에서 1287억7000만 달러(약 186조1499억 원)로 11.2%(129억4000만 달러·약 18조7061억 원) 올랐다. 평가액이 가장 큰 폭으로 증가한 종목은 엔비디아로 6월 말 기준 73억5210만 달러였던 평가액은 9월 말에는 92억4574만 달러로 18억9363만 달러(25.8%) 증가했다. 해당 기간 국민연금은 엔비디아 보유 주식 수를 4654만 주에서 4955만 주로 6.5% 늘렸다. 이어 애플의 주식 평가액은 59억1177만 달러에서 75억6937만 달러로 16억5761만 달러(28.0%) 증가했고, 보유 주식 수도 약 3.2% 늘었다. 국민연금이 올 3분기 새롭게 투자한 기업은 항공, 전기차 등의 분야였다. 델타항공과 유나이티드에어라인홀딩스 보유 주식 수는 각각 2만1170주, 6652주로 새롭게 국민연금의 보유 주식에 이름을 올렸다. 미국 전기차 제조사 리비안(1만4206주)과 미국의 카지노 및 숙박시설 운영업체인 라스베이거스샌즈그룹(2만3464주) 등도 새롭게 포함됐다. 국민연금은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의 모회사인 뉴스코프와 폭스뉴스의 모회사인 폭스코프 주식도 보통주와 우선주를 합쳐 각각 8648주와 1만7134주를 새롭게 사들였다. ●“국민연금, 다른 신흥국에 분산 투자해야”국민연금이 직접 투자한 미국 주식 현황단위: %비중 순위종목국민연금이 직접 투자한 미국 주식 중 비중6월 대비 평가액 상승률1엔비디아7.225.82애플5.9283마이크로소프트5.8 8.94아마존닷컴3.2 3.35메타플랫폼2.6 2.7※올해 9월 말 기준자료: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국민연금이 신흥국으로 보폭을 넓혀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국민연금의 해외 주식 중 북미 비중은 지난해 말 70.5%였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수익률 상승과 투자 손실 방어를 위해 인도와 중국 등 다양한 국가에 투자 비중을 나눠야 합리적”이라고 말했다. 미 뉴욕증시는 ‘인공지능(AI) 거품 공포’에 따른 전일의 부진을 덜어내고 반등했다. 민간 고용지표 호조와 저가 매수세 유입 등 영향으로 상승 마감했다. 5일(현지 시간)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0.48% 오른 47,311.10에 장을 마치는 등 3대 주요 지수는 오름세였다. 이호 기자 number2@donga.com}

한국의 외환보유액이 운용수익 증가 등에 힘입어 5개월 연속 증가했다. 이에 따라 한국의 외환보유액 순위는 세계 9위로 올라섰다. 5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10월 말 기준 한국의 외환보유액은 4288억2000만 달러로 집계됐다. 한 달 전보다 68억 달러 증가했다. 외환보유액은 5월 말(4046억달러) 5년여 만에 최소 수준까지 줄었는데 6월 이후 다섯 달째 늘고 있다. 한은은 외화 운용수익이 늘고 외화 외국환평형기금채권(외평채)을 신규 발행한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외환보유액 항목별로 살펴보면 예치금이 259억4000만 달러로 74억 달러 늘었다. 반면 국채와 회사채 등 유가증권이 3779억6000만 달러로 4억6000만 달러, 국제통화기금(IMF) 특별인출권(SDR)이 157억1000만 달러로 7000만 달러 줄었다. 한국의 외환보유액은 9월 말 기준(4220억 달러)으로 세계 9위로 7개월 만에 한 단계 오르며 홍콩(4191억 달러)을 제쳤다. 한미 관세협상에서 타결된 대미 투자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한국의 외환보유액 세계 순위가 10위권 밖으로 밀려날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된다. 지난달 정부는 3500억 달러 규모 대미 투자 중 2000억 달러를 현금 투자하기로 했다. 연간 투자 상한인 200억 달러는 보유 외화를 운용해 얻은 수익을 통해 주로 조달할 방침이다. 외환보유액 가운데 유가증권과 예치금에서 매년 발생하는 이자와 배당 등 운용 수익의 대부분이 미국에 투자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달러 운용 수익이 미국에 투자되면 원화 가치에 큰 영향을 주지 못하고, 중장기적으로 대미 투자 수익이 다시 한국으로 돌아와 대미 투자는 일시적인 영향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이호 기자 number2@donga.com}

원-달러 환율이 위험자산 회피 분위기에 국내외 증시 하락과 안전자산 선호 등 겹악재 탓에 7개월 만에 최고치를 찍었다. 미국의 금리 인하 기대가 한풀 꺾여 불확실성이 확대된 가운데,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투자가가 이틀 연속 대량 순매도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5일 서울 외환시장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은 1443.5원으로 개장해 전일 대비 11.5원 오른 1449.4원에 주간 거래를 마쳤다. 주간 종가 기준 4월 11일(1449.9원) 이후 최고치다. 환율은 장중 1450.0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가 꺾인 가운데 뉴욕증시에서 기술주를 중심으로 투매가 나오면서 국내외 증시가 급락한 것이 원-달러 환율 상승의 주된 요인으로 지목된다. 외국인은 전날 유가증권시장에서 2조2282억 원을 순매도한 데 이어 이날도 2조5186억 원어치의 주식을 팔아치웠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외국인이 국내 증시에서 이틀 연속 대규모로 매도했는데, 해당 자금이 해외로 빠져나간다면 원-달러 환율의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달러 강세도 원화 약세를 부추기고 있다. 강달러의 배경에는 여러 요인 가운데 미 연방정부의 ‘셧다운’(일시 업무 정지) 장기화가 가장 주요한 것으로 평가된다. 주요 6개 통화 대비 달러의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DXY)는 전일보다 0.33% 오른 100.136을 나타냈다. 달러인덱스가 100을 넘은 건 8월 1일 이후 약 3개월 만이다. 한미 관세협상에서 타결된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 투자 부담도 향후 잠재적인 환율 상승 요인으로 지목된다.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연간 200억 달러의 대미 투자는 한국이 감당할 수 있는 최대 수준으로, 환율 시장에 영향을 안 미칠 수 없다”고 평가했다. 미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불확실성 확대와 미 연방정부의 셧다운 장기화, 한국 정부의 대미 투자 방법 등 변수가 많은 탓에 향후 원-달러 환율의 방향성을 점치기 어려운 상황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1400원대 환율이 ‘뉴노멀’로 굳어졌다고 평가했다. 안 교수는 “과거 원-달러 환율이 이정도 오르면 일시적인 현상으로 판단해 다시 내려왔으나 이제 1400원대는 뉴노멀이다”며 “일시적으로 1350원대로 내려갈 순 있으나 이내 1400원대로 올라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권아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상황은 미국 정부의 셧다운 여파와 맞물린 연준의 신중함에 기인한 만큼 아직 환율에 뚜렷한 방향성이 생기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원-달러 환율의 경우 외환당국의 개입 경계 속 현 가격에 대한 부담으로 추가 상승 여지는 크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이호 기자 number2@donga.com}

한국인의 해외 투자가 늘면서 한국의 순대외자산(NFA)이 1조 달러를 돌파하며 급증하고 있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순대외자산의 비율도 절반을 훌쩍 넘어섰다. 순대외자산의 증가는 대외 건전성 측면에서 긍정적일 수 있지만 지속적인 원화 약세 압력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순대외자산 안정화 가능성 평가 및 시사점’에 따르면 한국의 순대외자산은 2014년 3분기 플러스로 전환한 뒤 지난해 4분기 처음으로 1조 달러를 넘어섰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순대외자산 비율은 지난해 12월 역대 최고인 58.8%에 이르렀다가 올해 6월 기준 55.7%로 50%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2023년 기준 한은이 제시한 균형 순대외자산 비율(GDP 대비)은 26%다. 한국은 2023년 47%를 거쳐 현재 수치인 55.7%까지 균형 비율보다 높게 형성돼 있다. 한은은 인구 고령화 등에 따른 국내 자산 수익률 저하와 연기금 등의 대규모 해외 투자 등이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순대외자산은 한 국가의 거주자들이 해외에 보유하고 있는 대외금융자산 총액에서 외국인 거주자들이 국내에 투자한 대외금융부채 총액을 뺀 값을 말한다. 한 국가의 대외지급능력을 나타내는 핵심 경제 지표로 평가받고 있다. 한은은 국내 투자 여건을 개선해 해외투자 편중을 완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희은 한은 해외투자분석팀 과장은 “순대외자산 증가는 자본의 해외 유출에 따른 국내 자본시장 투자 기반 약화와 달러 수요 증가에 따른 원화 약세 압력 등 부정적 측면이 있다”며 “국내 주식 시장의 투자 여건을 개선하고, 연기금의 국내 투자 활성화 등을 통해 과도한 해외 투자 치우침을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이호 기자 number2@donga.com}

한국인의 해외투자 늘어나면서 한국의 순대외자산(NFA)이 1조 달러를 돌파하며 급증하고 있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순대외자산의 비율도 절반을 훌쩍 넘어섰다. 순대외자산의 증가는 대외 건전성 측면에서 긍정적일 수 있지만 지속적인 원화 약세 압력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5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순대외자산 안정화 가능성 평가 및 시사점’에 따르면 한국의 순대외자산은 2014년 3분기 플러스로 전환한 뒤 지난해 4분기 처음으로 1조 달러를 넘어섰다. 국내총생산(GDP) 대비 순대외자산 비율은 지난해 12월 역대 최고인 58.8%에 이르렀다가 올해 6월 기준 55.7%로 50% 이상을 유지하고 있다. 2023년 기준 한은이 제시한 균형 순대외자산 비율(GDP 대비)은 26%다. 한국은 2023년 47%를 거쳐 현재 수치인 55.7%까지 균형 비율보다 높게 형성돼 있다. 한은은 인구 고령화 등에 따른 국내 자산 수익률 저하와 연기금 등의 대규모 해외 투자 등이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순대외자산은 한 국가의 거주자들이 해외에 보유하고 있는 대외금융자산 총액에서 외국인 거주자들이 국내에 투자한 대외금융부채 총액을 뺀 값을 말한다. 한 국가의 대외지급능력을 나타내는 핵심 경제 지표로 평가받고 있다.한은은 국내 투자 여건 개선해 해외투자 편중을 완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희은 한은 해외투자분석팀 과장은 “순대외자산 증가는 자본의 해외 유출에 따른 국내 자본시장 투자 기반 약화와 달러 수요 증가에 따른 원화 약세 압력 등 부정적 측면이 있다”며 “국내 주식 시장의 투자 여건을 개선하고, 연기금의 국내 투자 활성화 등을 통해 과도한 해외 투자 치우침을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이호 기자 number2@donga.com}

이더리움 기반 디파이(DeFi·탈중앙화금융) 프로토콜이 해킹을 당해 1억 달러(약 1440억 원) 이상의 이더리움 등 가상자산이 탈취됐다. 이더리움 블록체인 위에서 운영되던 개인 간 대출서비스 시장이 해커에게 털린 것이다. 이 여파로 이더리움이 9%대까지 급락하며 파장이 이어졌다. 전문가들은 가상자산 거래 시스템의 안전성 문제가 불거졌다고 보고 있다. 4일 가상자산 정보업체 코인마캣캡에 따르면 오후 3시 30분 기준 시가총액 2위인 이더리움은 24시간 전 대비 5.21% 하락한 3528.53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역대 최고가인 4953.73달러 대비 28.76% 떨어진 가격이다. 이날 이더리움은 3481.85달러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시가총액 1위인 비트코인도 2.35% 하락한 10만4911.07달러를 나타내고 있다. 역대 최고가인 12만6198.07달러 대비 16.93% 떨어졌다. 이번 하락은 가상자산 프로토콜 중 하나인 ‘밸런서’가 해킹으로 1억 달러 이상의 가상자산을 탈취당해 가상자산 안정성 문제가 대두됐기 때문이다. 가상자산 프로토콜은 인터넷의 HTTP처럼 블록체인 세상의 규칙 같은 것이다. 스타트업 ‘밸런서 랩스’가 만든 밸런서 프로토콜은 이더리움 세상에서 개인과 개인이 가상자산을 빌리고 빌려주도록 설계된 일종의 개인대출서비스라고 볼 수 있다. 이번 해킹은 밸런서 프로토콜 내에서 거래되는 이더리움 기반의 자산들이 탈취된 것이다. 올해 2월에도 글로벌 가상자산 거래소 바이비트(Bybit)가 해킹으로 약 14억 달러(약 2조 원)가 탈취된 바 있다. 권오익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쉽게 말해 돈을 빌려주는 현금인출기(ATM)가 털린 것으로 문제는 가상자산 자체가 아니라 디파이 프로토콜이나 가상자산 거래소 등 가상자산 거래시스템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해킹 탈취 자산은 이더리움이지만, 만약 해킹 자산이 스테이블코인이라면 사태는 더 심각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특정 화폐와 연결되는 스테이블코인이 불특정 해커에게 대거 탈취될 경우 전통 금융시장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해킹 사태에 글로벌 유동성이 가상자산에 대한 직접투자보다는 상장지수펀드(ETF) 같은 간접투자 또는 금(金)과 같은 안전자산으로 흘러갈 가능성이 커졌다는 의견도 나왔다. 오기석 렉스 셰어스 아시아 사업 대표는 “상대적으로 안전한 ETF 또는 안전자산 쪽으로 투자금이 몰릴 것으로 판단된다”고 내다봤다.이호 기자 number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