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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가 기초연금 지급 체계에 대한 전면적인 개편을 검토한다. 기초연금 수급 대상이 사실상 여유 있는 ‘중산층 노인’까지 확대되면서 제도 취지가 퇴색되고, 국가 재정 부담을 가중시킨다는 지적이 제기된 데 따른 것이다. 이재명 대통령도 지난달 국무회의에서 기초연금과 관련해 “월 이백몇십만 원 소득이 있는 사람도 1인당 34만 원을 받는 게 이상한 것 같다”며 “연간 몇조 원씩 재정 부담이 늘어나는데 그게 맞느냐”고 했다. 보건복지부는 13일 “기초연금 제도 개편 필요성이 커졌다”며 “수급자 산정 방식 등 지급 체계에 대한 개선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2014년 저소득 노인의 노후 생활 안정을 위해 도입된 기초연금은 현재 65세 이상 노인 가운데 ‘소득 하위 70%’에게 지급된다. 그동안 노년층의 소득 수준은 개선됐지만, 지급 기준은 12년째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정부는 이 비율을 맞추기 위해 매년 ‘선정 기준액’을 발표하는데, 올해 기준액은 월 247만 원으로 단독 가구 기준 중위소득(전체 가구 소득 중간값)의 96.3%까지 올라섰다. 중위소득 100%에 근접해 사실상 중산층 노인 대부분이 기초연금 수급 자격을 갖추게 됐다는 뜻이다. 게다가 기초연금 수급자의 소득은 실제 버는 돈에서 주거 유지 비용 등 각종 공제 혜택을 제외한 ‘소득인정액’으로 계산된다.실제로 주택 등 별도의 자산이 없는 홀몸노인은 월 최대 약 468만 원을 벌어도 기초연금을 받을 수 있다. 부부 가구는 월 최대 796만 원을 벌어도 기초연금 대상자가 된다. 이에 따라 2022년 600만 명을 돌파한 기초연금 수령자는 올해 779만 명에 이어 내년엔 800만 명으로 급증할 것으로 추산된다. 기초연금 예산 또한 2014년 6조9000억 원에서 올해 27조4000억 원으로 4배 가까이 급증했다. 2014년 20만 원이던 기초연금 지급액이 내년부터 40만 원으로 늘어나고, 고령인구 증가 속도도 가팔라 재정 부담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하위 70%’인 지급 기준을 단계적으로 ‘기준 중위소득 50%’로 낮추는 방안을 제안했다. 이럴 경우 2050년 재정 지출이 35조 원에서 18조 원으로 줄어들 것으로 분석됐다. 홍석철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급속한 고령화에 맞춰 고정 지출인 기초연금을 효율화해야 한다”며 “선별 지급으로 빈곤 노인을 더 지원하는 방향으로의 구조적 개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이호 기자 number2@donga.com}

정부가 기초연금 지급 체계에 대한 전면적인 개편을 검토한다. 기초연금 수급 대상이 사실상 여유 있는 ‘중산층 노인’까지 확대되면서 제도 취지가 퇴색되고, 국가 재정 부담을 가중시킨다는 지적이 제기된 데 따른 것이다. 이재명 대통령도 지난달 국무회의에서 기초연금과 관련해 “월 이백몇십만 원 소득이 있는 사람도 1인당 34만 원을 받는 게 이상한 것 같다”며 “연간 몇조 원씩 재정 부담이 늘어나는데 그게 맞느냐”고 했다.보건복지부는 13일 “기초연금 제도 개편 필요성이 커졌다”며 “수급자 산정 방식 등 지급 체계에 대한 개선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2014년 저소득 노인의 노후 생활 안정을 위해 도입된 기초연금은 현재 65세 이상 노인 가운데 ‘소득 하위 70%’에게 지급된다. 그동안 노년층의 소득 수준은 개선됐지만, 지급 기준은 12년째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정부는 이 비율을 맞추기 위해 매년 ‘선정 기준액’을 발표하는데, 올해 기준액은 월 247만 원으로 단독 가구 기준 중위소득(전체 가구 소득 중간값)의 96.3%까지 올라섰다. 중위소득 100%에 근접해 사실상 중산층 노인 대부분이 기초연금 수급 자격을 갖추게 됐다는 뜻이다. 게다가 기초연금 수급자의 소득은 실제 버는 돈에서 주거 유지 비용 등 각종 공제 혜택을 제외한 ‘소득인정액’으로 계산된다.실제로 주택 등 별도의 자산이 없는 홀몸노인은 월 최대 약 468만 원을 벌어도 기초연금을 받을 수 있다. 부부 가구는 월 최대 796만 원을 벌어도 기초연금 대상자가 된다.이에 따라 2022년 600만 명을 돌파한 기초연금 수령자는 올해 779만 명에 이어 내년엔 800만 명으로 급증할 것으로 추산된다. 기초연금 예산 또한 2014년 6조9000억 원에서 올해 27조4000억 원으로 4배 가까이 급증했다. 2014년 20만 원이던 기초연금 지급액이 내년부터 40만 원으로 늘어나고, 고령인구 증가 속도도 가팔라 재정 부담은 더 커질 수밖에 없다.한국개발연구원(KDI)은 ‘하위 70%’인 지급 기준을 단계적으로 ‘기준 중위소득 50%’로 낮추는 방안을 제안했다. 이럴 경우 2050년 재정 지출이 35조 원에서 18조 원으로 줄어들 것으로 분석됐다. 홍석철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급속한 고령화에 맞춰 고정 지출인 기초연금을 효율화해야 한다”며 “선별 지급으로 빈곤 노인을 더 지원하는 방향으로의 구조적 개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이호 기자 number2@donga.com}

설 연휴 기간 몸에 이상이 생기면 ‘응급 똑똑’ 애플리케이션(앱)과 119신고를 통해 응급실과 가까운 병·의원 안내를 받을 수 있다. 연휴 기간 하루 평균 9600개 이상의 병·의원이 운영된다.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은 13일 서울 중구국립중앙의료원 중앙응급의료센터를 방문해 “연휴 기간 국민들께 가장 필요한 것은 지금 문을 연 병원과 약국이 어디인지를 신속하고 정확하게 아는 것”이라며 응급 의료 현장을 점검했다. 14~18일 설 연휴 기간 전국의 권역·지역응급의료센터 등 416개 응급의료기관은 24시간 평소와 같이 진료를 이어간다. 연휴 기간에는 하루 평균 약 9600여 개의 동네 병·의원과 6900여 곳의 약국이 문을 연다. 복지부는 연휴 기간 중 진료하는 병의원과 약국 정보는 응급의료포털(www.e-gen-or.kr)이나 ‘응급똑똑’ 앱, ‘응급의료 정보 제공’ 앱, 보건복지부 콜센터(국번 없이 129), 시도 콜센터(국번 없이 120)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응급똑똑 앱은 사용자가 증상을 입력하면 응급실 방문 권고 여부와 가까운 병의원 안내, 자가 응급처치법 등을 알려준다. 복지부는 연휴 기간 호흡곤란과 언어장애 등 심각한 중증 증상이 나타나면 119에 신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119 상담을 통해 증상에 따른 적절한 병원 이송과 의학 상담이 가능하다. 복지부와 중앙응급의료센터는 연휴 기간 24시간 응급상황실도 운영할 예정이다. 권역·지역심뇌혈관질환센터(63곳)와 소아전문응급의료센터(12곳), 달빛어린이병원(134곳) 등도 24시간 진료체계를 유지한다. 이송 공백이 없도록 전국 17개 권역외상센터에서 특수외상 비상진료체계를 가동하고, 산모·신생아 전원지원팀도 운영된다. 이호 기자 number2@donga.com}

정부가 ‘치매 공공신탁 서비스’에 시동을 건 것은 눈먼 돈인 ‘치매머니’를 제도권으로 끌어들여 고령층의 재산을 안전하게 지켜주는 금고지기 역할을 하겠다는 취지다. 치매머니는 고령자가 치매 등으로 판단력이 흐려져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는 연금소득, 금융·부동산 등 자산을 뜻한다. 1차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생)가 치매 위험군이 되면서 치매머니 관리는 국가적 과제가 됐다. 올해 100만 명을 넘어선 65세 이상 치매 환자가 2050년 226만 명까지 늘면서 치매머니도 2050년 국내총생산(GDP)의 15.6%인 488조 원으로 급증할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치매 노인 중 후견인의 도움을 받거나 신탁을 통해 자산을 안전하게 관리하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오히려 범죄의 표적이 돼 재산을 뺏기고 비참한 노후를 보내는 이들이 적지 않다. ● 국민연금이 ‘치매머니’ 맡아 생활비 지급정부가 12일 발표한 제5차 치매관리 종합계획(2026∼2030년)에 따르면 올 4월부터 국민연금공단이 운영하는 ‘치매머니 공공신탁’(치매안심 재산관리 지원 서비스)이 도입된다. 공단이 치매 환자나 후견인과 신탁 계약을 맺고 현금, 임대차보증금, 주택연금 등의 현금성 자산을 관리해 주는 것이다. 신탁 재산은 향후 단계적으로 부동산 등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가입 대상은 기초연금 수급자(소득 하위 70%) 중 스스로 재산 관리가 어려운 치매 및 경도인지장애(치매 전 단계) 환자다. 올해 750명을 대상으로 시범 사업을 한 뒤 본사업을 시작하는 2028년 지원 대상을 1만1000명으로 늘릴 방침이다. 고액 자산가를 제외하고는 무료로 신탁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국민연금이 치매 환자의 재산을 위탁 관리하면서 이들이 쓰는 의료비나 생활비를 병원 등에 직접 지급하는 방식이다. 청구된 금액이 과도하거나 ‘치매머니 사냥’ 같은 사기, 횡령 등 부정 사용이 의심되는 경우에는 치매재산관리위원회의 심의를 거치도록 했다. 전문가들은 공공신탁이 단순한 금고지기 역할에 그치지 않으려면 자산관리 범위를 더 넓혀야 한다고 강조한다. 홍석철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치매 고령자의 연금 수령이나 비용 지출만 관리하는 데 그치지 않고 부동산, 보험 등 자산 전반을 관리하는 종합 서비스가 필요하다”며 “신탁 금액도 10억 원 이상으로 높여야 더 많은 치매 환자가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자녀나 간병인으로부터의 경제적 착취 우려가 있는 위험군을 선제적으로 발굴하는 것도 과제로 꼽힌다. 전용호 인천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각 지역 치매안심센터 등 다른 조직과 연계를 통해 공공신탁이 필요한 대상자를 적극 찾아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치매병원·주치의 확대… 고령자 운전능력 진단도 강화정부는 고령 치매 환자의 교통사고 위험을 줄이기 위해 ‘운전능력 진단 시스템’도 도입한다. 현재 75세 이상 고령 운전자는 3년마다 치매 선별검사를 받고 있다. 그러나 기억력과 사고력 검사에 그쳐 순발력과 상황 판단력 등 실제 운전능력을 제대로 평가하지 못한다는 지적이 많았다. 정부는 가상현실(VR) 기술 등을 활용해 실제 도로 위 상황에서의 반응과 판단 능력까지 평가할 방침이다. 치매 환자가 살던 곳에서 노후를 보낼 수 있도록 인프라도 강화한다. 지난해 기준 치매관리 주치의 제도를 운영 중인 시군구는 전국에 42곳뿐인데, 올해 90곳에 이어 내년엔 전국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치매 안심병원도 현재 25곳에서 2030년 50곳으로 늘린다. 다양한 형태의 치매 전담 기관을 통해 집 근처에서 여생을 보내는 치매 노인이 많은 일본처럼 지역 밀착형 치매 환자 관리 모델을 정착시키는 게 목표다. 전문가들은 치매 환자 관리가 다른 복지정책과 유기적으로 연계돼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석재은 한림대 사회복지학부 교수는 “급속한 고령화로 가족 중 치매 환자가 있는 가정이 크게 늘어나고 있다”며 “다음 달 시행하는 의료·요양 통합돌봄 서비스 등을 활용해 치매로 고통받는 환자와 가족의 부담을 덜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국가치매관리위원회 위원장인 이스란 보건복지부 1차관은 “치매가 있어도 환자와 가족이 안심하고 일상을 누리는 사회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이호 기자 number2@donga.com방성은 기자 bbang@donga.com}

지난해 서울의 한 대학에 입학한 신입생 김모 씨(20)는 1년 내내 친구를 한 명도 사귀지 못했다. 강의만 들을 뿐 연애나 동아리 활동에도 관심이 없다. 김 씨는 “주로 혼자 유튜브를 보거나 게임을 한다”며 “스마트폰 없이 누구와 대화하는 게 어색하다”고 했다. 최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과의존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후유증 탓에 대면 관계에 어려움을 호소하는 청소년들이 적지 않다. 관계 단절은 자칫 SNS 중독이나 극심한 우울감 등 정신건강 문제로 이어지기 쉽다.동아일보가 최근 한국청소년재단, 공공의창과 기획하고 피앰아이가 15~24세 청소년 7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마음이 힘들 때 주로 하는 행동’을 묻자 66.3%가 ‘SNS, 게임, 영상 시청’을 택했다. ‘운동이나 취미 활동’(33.9%), ‘친구나 가족과 얘기’(31.3%) 등보다 많았다. 전문가들은 “현재 10대들이 겪는 정신적 어려움은 이전 세대보다 심각하다”고 우려했다. 5일 서울 서대문구 한국청소년재단에서 김현수 명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송민경 경기대 휴먼서비스학부장(청소년학 전공 교수), 황인국 한국청소년재단 이사장과 함께 10대 정신건강 문제를 짚어봤다. ―청소년의 마음건강에서 가장 심각한 문제는…. ▽황인국 이사장=청소년들은 자존감과 고립감이 공존하는 이중적 심리 상태다. 스스로 삶의 주인공이 되고 싶어 하지만 사회적 연결망은 취약해지고 있다. 의미 있는 관계를 맺거나 협업하는 기회와 환경이 부족해 내면의 고립감이 쉽게 해소되지 않고 있다. ▽김현수 교수=스마트폰 및 SNS의 과잉 사용과 이로 인한 인간관계 부족이다. 최근 10여 년 동안 정서적 소통의 부재와 고립이 심화됐다. 그 결과 극심한 우울과 불안을 겪거나 심지어 자살 충동까지 호소하는 사례도 있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관계 확산이 이런 경향을 심화시켰다. 이는 과거 세대와는 전혀 다른 양상이다. ―마음건강을 위협하는 구체적 요인은…. ▽김 교수=이번 설문조사에 따르면 15∼19세 청소년은 학업으로 인한 경쟁과 스트레스를 가장 힘들어했다. 대학생 이후로는 무기력, 외모 콤플렉스, 경제적 어려움, 이유 없는 우울감이 두드러지고 있다. 이런 문제를 겪을 때 주변의 도움을 받아 이겨내는 힘이 부족하다. 학교 등 공동체 경험이 줄어들면서 사회성 발달 기회를 놓친 청소년이 많다. ▽송민경 교수=사회성이 떨어진 청소년들은 온라인에 더욱 의존하게 된다. 얼굴을 보며 말로 소통하고 감정을 표현하는 훈련이 부족하다. 대면 관계에서 친구를 사귀지 못하고, 관계 맺는 것도 두려워한다. ―학교 분위기도 예전과 달라졌다. ▽황 이사장=단적인 예가 교내 단체 활동 감소다. 코로나19 이후 수학여행, 체육대회 등 사회성을 기르는 단체 활동이 갈수록 사라지고 있다. 아파트 주민 민원 때문에 운동회도 눈치 보며 진행하는 ‘과민 사회’다. 또래 집단과 협력하고 갈등을 겪으며 사회성을 기를 기회를 차단당하니, 아이들은 갈수록 온라인 공간에만 머무르게 된다. ▽송 교수=온라인 환경에 익숙하다 보니 전화를 두려워하고, 질문이나 발표를 힘들어하는 학생들이 늘고 있다. 요즘 초등학교에서 작문을 잘 안 한다. 인공지능(AI) 열풍에 코딩을 잘하는 학생은 늘어나는데, 생각을 글이나 말로 드러내는 것은 소홀하게 여긴다. A4 용지 절반 분량이라도 자기 생각을 표현하는 연습이 필요하다. ―아이들이 마음을 터놓고 상담받을 곳은 있나. ▽송 교수=학생과 청년층은 상담 기관이 있다는 건 대체로 알고 있다. 그러나 실제로 신뢰하거나 이용하는 비율은 낮은 편이다. 상담 내용이 비밀 보장이 될지, 기록으로 남아서 나중에 불이익이 생기지 않을지를 불안해한다. 20대 이상에선 ‘큰 도움이 안 된다’는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 ▽김 교수=이번 설문에서 ‘당장 도움이 절실하다’는 고위험군이 4%에 달했다. 결코 적지 않은 숫자다. 청소년들이 상담을 신뢰하고, 이들이 보내는 위기 신호를 감지할 수 있도록 맞춤형 상담과 사회성 회복 프로그램을 강화해야 한다. ―다른 국가들은 청소년의 고립과 마음건강 위기에 어떻게 대응하나. ▽김 교수=영국은 2018년 세계 최초로 ‘외로움부 장관’을 신설했다. 정부 차원에서 공동체 활동 및 자원봉사 참여를 장려한다. 일본도 친구 사귀기나 교제하기 등을 국가적 과제로 본다. 유럽은 SNS와 스마트폰 이용 연령 제한, 디지털 미디어 교육 강화, 오프라인 공동체 프로그램 확대 등의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송 교수=스웨덴, 프랑스 등은 영상 수업을 대폭 줄였다. 손글씨와 토론, 현장 체험 등 직접 경험 위주의 학교생활을 장려한다. 공동체 중심, 팀 활동을 강화하는 교육 정책이 중요하다는 걸 정부가 인식한 것이다. 미국, 영국 등도 공동체 모임 등 사회적 연결을 청소년의 마음건강 정책의 한 축으로 삼는다. ―정부와 기성세대가 가장 시급하게 해야 할 일은…. ▽김 교수=많은 연구들이 영유아기 때부터 하루 2시간 이상 스마트폰과 SNS에 노출된 아이는 학업 집중력과 사회성 모두 저하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호주, 스페인, 덴마크 등이 16세 이전 SNS 사용을 제한하거나 규제를 도입하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정신건강 문제를 아이들 개인의 문제가 아닌 플랫폼 기업과 어른의 책임이라고 인정한 것이다. 학교 교육 환경 역시 이런 점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한국도 더 늦기 전에 아이들에게 안전한 환경을 조성해 줘야 한다. ▽송 교수=교육 현장에선 실제로 손과 몸을 쓰면서 이뤄지는 체험학습과 관계 형성이 가장 중요하다. 감정과 생각을 드러내는 성찰적 작문, 대화·토론 수업도 강화돼야 한다. ▽황 이사장=청소년 마음건강은 더 이상 개인의 문제가 아니다. 관계와 경험, 사회적 연결을 지원하는 국가적 정책 대전환이 필요하다. 청소년의 사회적 고립 해소와 건강한 공동체 복원을 위한 정책적 투자가 확대돼야 한다.이호 기자 number2@donga.com}

정부가 향후 5년간 연평균 668명씩 의대 정원을 늘리기로 한 가운데 전공의(인턴, 레지던트)와 의대생 사이에서는 “더 이상 정부와 싸울 힘이 없다”며 허탈해하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2년 전보다 증원 규모가 대폭 줄어 투쟁 명분이 약해진 데다 더 이상 학업과 수련을 중단하기에는 손해가 크기 때문이다. 11일 의료계에 따르면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는 14일 온라인 임시 대의원총회를 열어 향후 대응 방향을 논의할 방침이다. 한성존 대전협 회장은 “내부에서 현 상황에 대해 좀 더 지켜보자는 의견이 나와 공식 입장을 조율하고 있다”고 했다. 2년 전 ‘2000명 증원’ 때는 전공의와 의대생들이 집단 사직과 휴학으로 맞섰지만, 이번에는 집단행동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게 의료계 중론이다. 필수과 전공의 임모 씨는 “많은 전공의가 ‘나가도 달라지는 건 없다. 빨리 전문의 따서 개원하는 게 낫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한 지방 국립대의 의대생은 “이미 1년 반을 허비했기 때문에 지금은 다시 투쟁하는 것보다는 유급당하지 않고 의사 면허를 따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했다. 의대 증원이 10∼15년간 지역에서 의무 복무해야 하는 ‘지역의사제’와 ‘공공의대’를 중심으로 추진되면서 반발을 줄였다는 분석도 나온다. 서울의 대학병원 4년 차 레지던트는 “2년간 환자를 두고 떠났다는 비판이 힘들었고 경제적 부담도 컸다”며 “이 정도 증원에 다시 집단행동에 나서는 건 쉽지 않다”고 말했다. 젊은 의대 교수들은 학교에 남을지, 일찍 개원가로 뛰어들지 고민하는 분위기다. 수도권 대형병원의 필수과 교수는 “의대 증원과 신설로 교수 이동이 많아질 것 같다”며 “개원과 비교해 좋은 조건을 따라 움직이려는 분위기”라고 했다. 한편 시민·환자단체는 정부가 의료계와의 갈등을 피하기 위해 증원 규모를 지나치게 줄였다며 반발하고 있다. 한국환자단체연합회 등으로 구성된 국민중심 의료개혁 연대회의는 이날 성명에서 “이번 증원 결정은 의료 개혁의 해법이 아니라 국가적 위기 대응 과제를 정치적 보신주의로 축소한 결과”라고 비판했다.이호 기자 number2@donga.com방성은 기자 bbang@donga.com}

정부가 향후 5년간 연평균 668명씩 의대 정원을 늘리기로 한 가운데, 전공의(인턴, 레지던트)와 의대생 사이에서는 “더 이상 정부와 싸울 힘이 없다”며 허탈해하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2년 전보다 증원 규모가 대폭 줄어 투쟁 명분이 약해진 데다, 더 이상 학업과 수련을 포기하기에는 손해가 크기 때문이다.11일 의료계에 따르면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는 정부의 의대 증원 결정에 대한 대응 방향을 정하지 못했다. 한성존 대전협 회장은 “내부에서 현 상황에 대해 좀더 지켜보자는 의견이 나와 공식 입장을 조율하고 있다”고 했다. 2년 전 정부가 의대 증원 방안을 발표한 직후 전공의와 의대생들이 즉각 집단 사직과 휴학으로 맞선 것과 대조적이다.지난 2년간 전공의와 의대생만 희생했다는 불만도 적지 않다. 필수과 전공의 임모 씨는 “많은 전공의가 ‘나가도 달라지는 건 없다. 빨리 전문의 따서 개원하는 게 낫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한 지방 국립대의 의대생은 “이미 1년 반을 허비했기 때문에 지금은 다시 투쟁하는 것보다는 유급당하지 않고 의사 면허를 따는 데 집중하고 있다”고 했다.의대 증원이 10~15년간 지역에서 의무 복무해야 하는 ‘지역의사제’와 ‘공공의대’를 중심으로 추진되면서 반발을 줄였다는 분석도 나온다. 서울의 대학병원 4년 차 레지던트는 “2년간 환자를 두고 떠났다는 비판이 힘들었고 경제적 부담도 컸다”며 “이 정도 증원에 다시 집단행동에 나서는 건 쉽지 않다”고 말했다.젊은 의대 교수들은 학교에 남을지, 일찍 개원가로 뛰어들지 고민하는 분위기다. 수도권 대형병원의 필수과 교수는 “의대 증원과 신설로 교수 이동이 많아질 것 같다”며 “개원과 비교해서 좋은 조건을 따라 움직이려는 분위기”라고 전했다.반면 시민·환자단체는 정부가 의료계와의 갈등을 피하기 위해 증원 규모를 지나치게 줄였다며 반발하고 있다. 한국환자단체연합회 등으로 구성된 국민중심의료개혁 연대회의는 이날 성명에서 “이번 결정은 의료 개혁의 해법이 아니라 국가적 위기 대응 과제를 정치적 보신주의로 축소한 결과”라고 비판했다. 이호 기자 number2@donga.com방성은 기자 bbang@donga.com}

지난해 서울의 한 대학에 입학한 신입생 김모 씨(20)는 1년 내내 친구를 한 명도 사귀지 못했다. 강의만 들을 뿐 연애나 동아리 활동에도 관심이 없다. 김 씨는 “주로 혼자 유튜브를 보거나 게임을 한다”며 “스마트폰 없이 누구와 대화하는게 어색하다”고 했다. 최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과의존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후유증과 탓에 대면 관계에 어려움을 호소하는 청소년들이 적지 않다. 관계 단절은 자칫 SNS 중독이나 극심한 우울감 등 정신건강 문제로 이어지기 쉽다. 동아일보가 최근 한국청소년재단, 공공의창과 기획하고 피앰아이가 15~24세 청소년 7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나왔다. ‘마음이 힘들 때 주로 하는 행동’을 묻자 66.3%가 ‘SNS, 게임, 영상 시청’을 택했다. ‘운동이나 취미 활동’(33.9%), ‘친구나 가족과 얘기’(31.3%) 등보다 많았다. 전문가들은 “현재 10대들이 겪는 정신적 어려움은 이전 세대보다 심각하다”고 우려했다. 5일 서울 서대문구 한국청소년재단에서 김현수 명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송민경 경기대 휴먼서비스학부장, 황인국 한국청소년재단 이사장과 함께 10대 정신건강 문제를 짚어봤다. ―청소년의 마음 건강에서 가장 심각한 문제는.▽황 이사장=청소년들은 자존감과 고립감이 공존하는 이중적 심리 상태다. 스스로 삶의 주인공이 되고 싶어 하지만 사회적 연결망은 취약해지고 있다. 의미 있는 관계를 맺거나 협업하는 기회와 환경이 부족해 내면의 고립감이 쉽게 해소되지 않고 있다.▽김현수 교수=스마트폰과 SNS의 과잉 사용과 이로 인한 인간 관계 부족이다. 최근 10여 년 동안 정서적 소통의 부재와 고립이 심화됐다. 그 결과 극심한 우울과 불안을 겪거나 심지어 자살 충동까지 호소하는 사례도 있다. 특히 코로나19 이후 비대면 관계 확산이 이런 경향을 심화시켰다. 이는 과거 세대와는 전혀 다른 양상이다. ―마음 건강을 위협하는 구체적 원인은.▽김 교수=이번 설문조사에 따르면 15~19세 청소년은 학업으로 인한 경쟁과 스트레스를 가장 힘들어 했다. 대학생 이후로는 무기력, 외모 콤플렉스, 경제적 어려움, 이유 없는 우울감이 두드러지고 있다. 이런 문제를 겪을 때 주변의 도움을 받아 이겨내는 힘이 부족하다. 학교 등 공동체 경험이 줄어들면서 사회성 발달 기회를 놓친 청소년이 많다. ▽송민경 교수=사회성이 떨어진 청소년들은 온라인에 더욱 의존하게 된다. 얼굴을 보며 말로 소통하고 감정을 표현하는 훈련이 부족하다. 대면 관계에서 친구를 사귀지 못하고, 관계 맺는 것도 두려워한다. ―학교 분위기도 예전과 달라졌다. ▽황 대표=단적인 예가 교내 단체 활동 감소다. 코로나19 이후 수학여행, 체육대회 등 사회성을 기르는 단체 활동이 갈수록 사라지고 있다. 아파트 주민 민원 때문에 운동회도 눈치 보며 진행하는 ‘과민 사회’다. 또래 집단과 협력하고 갈등을 겪으며 사회성을 기를 기회를 차단 당하니, 아이들은 갈수록 온라인 공간에만 머무르게 된다. ▽송 교수=온라인 환경에 익숙하다보니 전화를 두려워하고, 질문이나 발표를 힘들어 하는 학생들이 늘고 있다. 요즘 초등학교에서 작문을 잘 안한다. 인공지능(AI) 열풍에 코딩을 잘하는 학생은 늘어나는데, 생각을 글이나 말로 드러내는 것은 소홀하게 여긴다. A4 용자 절반 분량이라도 자기 생각을 표현하는 연습이 필요하다. ―아이들이 마음을 터놓고 상담받을 곳은 있나▽송 교수=학생과 청년층은 상담 기관이 있다는 건 대체로 알고 있다. 그러나 실제로 신뢰하거나 이용하는 비율은 낮은 편이다. 상담 내용이 비밀 보장이 될지, 기록으로 남아서 나중에 불이익이 생기지 않을지를 불안해 한다. 20대 이상에선 ‘큰 도움이 안 된다’는 회의적인 시각이 많다.▽김 교수= 이번 설문에서 ‘당장 도움이 절실하다’는 고위험군이 4%에 달했다. 결코 적지 않은 숫자다. 청소년들이 상담을 신뢰하고, 이들이 보내는 위기 신호를 감지할 수 있도록 맞춤형 상담과 사회성 회복 프로그램을 강화해야 한다. ―다른 국가들은 청소년의 고립과 마음건강 위기에 어떻게 대응하나.▽김 교수= 영국은 2018년 세계 최초로 ‘외로움부 장관’을 신설했다. 정부 차원에서 공동체 활동 및 자원봉사 참여를 장려한다. 일본도 친구 사귀기나 교제하기 등을 국가적 과제로 본다. 유럽은 SNS와 스마트폰 이용 연령 제한, 디지털 미디어 교육 강화, 오프라인 공동체 프로그램 확대 등의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송 교수=스웨덴, 프랑스 등은 영상 수업을 대폭 줄였다. 손글씨와 토론, 현장 체험 등 직접 경험 위주의 학교 생활을 장려한다. 공동체 중심, 팀 활동을 강화하는 교육 정책이 중요하다는 걸 정부가 인식한 것이다. 미국, 영국 등도 공동체 모임 등 사회적 연결을 청소년의 마음건강 정책의 한 축으로 삼는다.―정부와 기성세대가 가장 시급하게 해야 할 일은. ▽김 교수=많은 연구들이 영유아기 때부터 하루 2시간 이상 스마트폰과 SNS에 노출된 아이는 학업 집중력과 사회성 모두 저하될 수 있다고 경고한다. 호주, 스페인, 덴마크 등이 16세 이전 SNS 사용을 제한하거나 규제를 도입하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정신건강 문제를 아이들 개인의 문제가 아닌 플랫폼 기업과 어른의 책임이라고 인정한 것이다. 학교 교육 환경 역시 이런 점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한국도 더 늦기 전에 아이들에게 안전한 환경을 조성해줘야 한다. ▽송 교수=교육 현장에선 실제로 손과 몸을 쓰면서 이뤄지는 체험학습과 관계 형성이 가장 중요하다. 감정과 생각을 드러내는 성찰적 작문, 대화·토론 수업도 강화돼야 한다.▽황 대표=청소년 마음건강은 더이상 개인의 문제가 아니다. 관계와 경험, 사회적 연결을 지원하는 국가적 정책 대전환이 필요하다. 청소년의 사회적 고립 해소와 건강한 공동체 복원을 위한 정책적 투자가 확대돼야 한다.이호 기자 number2@donga.com}

정부가 내년부터 2031학년도까지 5년간 의대 정원을 총 3342명, 연평균 668명씩 늘리는 방안을 확정하며 의대 증원에 다시 시동을 걸었다. 앞서 윤석열 정부는 과학적 근거와 사회적 합의 과정 없이 ‘5년간 1만 명 증원’을 추진했다가 2년간 극심한 의정 갈등을 불러왔다. 이번 증원 방안은 이런 실패를 반복하지 않으려는 정부의 ‘절충안’으로 평가된다. 지난해 8월부터 운영된 ‘의사인력 수급 추계위원회’와 총 7차례의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를 거쳐 정부는 2037년 부족한 의사 규모를 4724명으로 추산했다. 그러나 이를 모두 충원하기보단 의대 교육 여건 등을 고려해 약 75%만 채우기로 한 것이다. 의학 교육의 질을 유지하고 의료계의 반발을 최소화하기 위한 고육책으로 풀이된다. ● 2030년 신설 공공·지역의대 100명씩 보건복지부는 1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를 열고 2027∼2031학년도 비서울권 32개 의대 정원을 단계적으로 늘리기로 했다. 올해 입시에선 지난해 복귀한 2024, 2025학번이 동시에 교육을 받는 현실을 고려해 490명만 증원한다. 정은경 복지부 장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2027년 770명이 복학하는데, 여기에 증원 인원까지 6년간 교육을 받아야 하는 상황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2030학년도부터는 공공의대와 지역의대 각 한 곳이 개교하면서 증원 규모가 813명으로 확대된다. 공공의대와 지역의대의 정원은 각 100명으로, 2037년까지 두 학교가 배출하는 의사의 규모는 총 600명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공공의대는 빠른 의사 배출을 위해 4년제의 의학전문대학원 형태로 설립될 예정이다. 졸업생은 의사 면허 취득 후 15년간 공공의료 부문에서 의무 복무해야 한다. 현재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국립의학전문대학원 설립 및 운영에 관한 법률안’이 국회에 계류 중이다. 신설 지역의대는 전남에 들어설 가능성이 높다. 그동안 전남, 전북, 경북 등이 의대 신설을 요구해 왔다. 이날 보정심에서는 ‘의대가 없는 지역에 의대를 신설한다’는 내용이 의결됐는데 전남에 의대가 없다. 교육부 관계자는 “2030년 개교를 목표로 올해 안에 지역을 정할 방침”이라고 했다.● ‘미니 국립대’ 정원 2배로… 교육·실습 차질 우려정부는 정원 50명 미만 국립대 의대 위주로 증원 인원을 배분할 계획이다. 강원대·충북대(각 49명)와 제주대(40명)는 기존 정원의 최대 두 배까지 증원할 수 있다. 정원 50명 미만의 사립 의대는 30%까지, 50명 이상은 20%까지 증원이 가능하다. 하지만 의료계에서는 정원이 급증한 미니 의대를 중심으로 교육과 임상 실습에 차질이 불가피하다는 우려가 나온다. 기존 정원이 49명이었던 충북대는 2025학년도에 125명을 모집했다. 현재 2학년은 140명에 달하는 학생들이 수업을 듣는데, 수업 공간이 없어 타 단과대 강의실을 빌리고 있다. 이 대학 관계자는 “올해부터 이 학생들은 기초 임상 실습을 해야 하는데, 강의실이 부족해 분반을 해야 한다”며 “정원은 늘려 놓고 지원은 나중에 해준다면 교육이 정상적으로 진행되기 어렵다”고 말했다. 2030년 공공의대, 지역의대 개교와 맞물려 ‘의대 교수 구인난’이 심화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립대 의대는 개원의 등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낮은 연봉과 높은 업무 강도 등으로 인해 교수 채용이 어려운 상황이다. 지난해 상반기 전국 10개 국립대병원은 교수 806명을 채용할 계획이었으나 372명(46.2%)만 채우는 데 그쳤다. 경북의 국립대 의대 교수는 “지금도 필수과 교수들은 그만두고 수도권으로 이직하거나, 개원에 뛰어들고 있다”며 “연봉이나 업무 강도 등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의대가 생긴다고 해도 가르칠 교수를 찾는 게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처우 개선, 경력 개발 지원 등을 통해 국립대 의대 교수를 최대한 확보한다는 방침이다.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방성은 기자 bbang@donga.com이호 기자 number2@donga.com}

정부가 2년 만에 의대 증원을 다시 추진하면서 의료계와의 갈등이 재점화되고 있다. 다만 2년 전 전공의(인턴, 레지던트) 집단 사직처럼 의료계가 다시 대정부 투쟁에 나설 가능성은 낮다는 게 의료계 안팎의 중론이다. 법정 의사단체인 대한의사협회(의협) 김택우 회장은 10일 입장문을 통해 “합리적 이성이 결여된 채 숫자에만 매몰된 정부의 결정에 깊은 유감을 표한다”며 “열악한 강의실과 실습실에서 양성될 의사의 자질 논란은 전적으로 정부에 있다”고 비판했다. 김 회장은 이날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보정심)에서도 표결에 불참하고 퇴장했다. 의협은 그동안 의대 교육 여건상 수용 가능한 증원 규모를 최대 350명 선으로 주장해 왔다. 다만 의협은 구체적인 대정부 투쟁 방향은 밝히지 않았다. 김성근 의협 대변인은 “총파업 등 단체행동은 아직 논의된 바 없다”며 “우선 내부 의견을 수렴해 대응 방안을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의료계 내부에서도 강경 투쟁에 대한 회의론이 나온다. 1년 6개월간 병원과 학교를 떠났던 전공의·의대생이 복귀한 지 반년도 되지 않아 다시 투쟁에 참여할 동력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2년 전보다 증원 규모가 3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든 데다, 지역의사제 도입으로 수도권 개원의에게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기 때문이다. 지역·필수·공공의료 강화를 위해 지역의사제 도입과 공공의대 설립으로 증원을 추진하는 방안에 반대할 명분도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수도권 대학병원 3년 차 레지던트는 “연간 600명 수준이면 반대할 명분이 약하다. 2년 전에도 이 정도 증원이 바람직했다”고 했다. 오주환 서울대 의대 의학과 교수는 “수가 개선 등을 통해 필수의료 분야에 의사가 더 근무하도록 정책으로 보완해야 한다”고 말했다.이호 기자 number2@donga.com방성은 기자 bbang@donga.com}

올해 고등학교 3학년이 치르는 2027학년도 대학 입시에서 의대 입학 정원이 현재보다 490명 늘어난다. 증원된 인원은 모두 서울을 제외한 전국 32개 의대에서 ‘지역의사제 전형’을 통해 선발된다. 이어 2028학년도부터 2년간은 613명씩, 2030학년도부터 2년간은 813명씩 확대된다. 윤석열 정부에서 졸속으로 밀어붙였다가 사실상 원점으로 돌아갔던 의대 증원이 2년 만에 다시 추진되는 것이다. 보건복지부는 10일 정부와 의료계, 환자단체 등이 참여하는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보정심) 7차 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의대 증원 방안을 확정했다. 2027학년도부터 5년 동안 의대 정원을 연평균 668명씩, 총 3342명 늘리기로 했다. 연간 증원 규모는 앞서 윤 정부가 추진한 2000명 증원의 33% 수준으로 줄었다. 이번 결정으로 내년도 의대 정원은 기존보다 490명 늘어난 3548명을 선발한다. 2028·2029학년도는 613명이 늘어난 3671명을, 2030·2031학년도는 신설되는 공공의대와 지역의대 정원(각 100명)을 포함해 813명을 더 뽑는다. 정부는 2032학년도부터는 미래에 부족한 의사 수를 다시 추계해 정원을 조정할 방침이다. 보정심은 2037년 기준 부족한 의사 수를 4724명으로 추산하고 5년간 의대 증원 규모를 이보다 25% 적게 결정했다. 정은경 복지부 장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의대 교육 여건을 고려한 결과”라며 “동시에 수업을 듣는 2024, 2025학번이 제대로 교육받고 졸업할 수 있게 하려면 75% 수준이 적절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늘어난 의대 정원은 비서울권 32개 의대에서 지역의사제 전형으로 선발한다. 지역의사제로 입학하면 등록금과 정주 비용 등을 지원 받는 대신에 의사 면허 취득 후 10년간 출신 고교 소재지 인근에서 의무 복무해야 한다. 또 증원분은 지역별 의료 인프라와 의대 교육 여건 등을 고려해 배분하기로 했다. 지방 거점 국립대 의대와 병원의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정원 50명 미만의 ‘미니 국립대 의대’는 100%까지 증원할 수 있도록 했다. 의대별 정원은 향후 교육부 배정위원회 심의 등을 거쳐 4월 중 최종 확정될 예정이다. 하지만 법정 의사단체인 대한의사협회(의협)는 “현장의 교육 여건으로는 감당할 수 없는 증원 규모”라며 반발하고 나섰다. 김택우 의협 회장은 이날 보정심 표결도 기권하고 퇴장했다. 이에 대해 정 장관은 “지난 증원과 달리 이번은 과학적 근거와 민주적, 사회적 합의 과정을 거쳐 결정됐다는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이호 기자 number2@donga.com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방성은 기자 bbang@donga.com}

정부가 내년부터 2031학년도까지 5년간 의대 정원을 총 3342명, 연평균 668명씩 늘리기로 하면서 지난 2년간 지속된 의대 증원 논란은 일단락됐다. 앞서 윤석열 정부는 과학적 근거와 사회적 합의 과정 없이 ‘5년간 1만 명 증원’을 추진했다가 2년 간의 극심한 의정 갈등을 불러왔다.이번 증원 방안은 이런 실패를 반복하지 않으려는 정부의 ‘절충안’으로 평가된다. 지난해 8월부터 운영된 ‘의사인력 수급 추계위원회’와 총 7차례의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를 거쳐 정부는 2037년 부족한 의사 규모를 4724명으로 추산했다. 그러나 이를 모두 충원하기보단 의대 교육 여건 등을 고려해 약 75%만 채우기로 한 것이다. 의학 교육의 질을 유지하고 의료계의 반발을 최소화하기 위한 고육책으로 풀이된다. ● “2037년까지 의사 3542명 추가 배출”보건복지부는 1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를 열고 2027~2031학년도 비서울권 32개 의대 정원을 단계적으로 늘리기로 했다. 올해 입시에선 지난해 복귀한 2024, 2025학번이 동시에 교육을 받는 현실을 고려해 490명만 증원한다. 2028~2031학년도 의대 증원 인원(연 613명)의 80% 수준이다. 정은경 복지부 장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2027년 770명이 복학하는데, 여기에 증원 인원까지 6년간 교육을 받아야 하는 상황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2030년학년부터는 공공의대와 지역의대 각 한 곳이 개교하면서 증원 규모가 813명으로 확대된다. 공공의대와 지역의대의 정원은 각 100명으로, 2037년까지 두 학교가 배출하는 의사의 규모는 총 600명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공공의대는 빠른 의사 배출을 위해 4년제의 의학전문대학원 형태로 설립될 예정이다. 졸업생은 의사 면허 취득 후 15년간 공공의료 부문에서 의무 복무해야 한다. 현재 이수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국립의학전문대학원 설립 및 운영에 관한 법률안’이 국회에 계류 중이다.지역의대는 사실상 전남에 설치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예상된다. 전남은 유일하게 의대가 없는 광역지자체다. 이날 보정심에서는 ‘의대가 없는 지역에 의대를 신설한다’는 내용이 의결된 것으로 알려졌다. 교육부 관계자는 “2030년 개교로 목표로 올해 안에 지역을 정할 방침”이라고 했다.● ‘미니 국립대’ 정원 2배로… 교육·실습 차질 우려정부는 정원 50명 미만 국립대 의대 위주로 증원 인원을 배분할 계획이다. 강원대·충북대(각 49명)와 제주대(40명)는 기존 정원의 최대 100%까지 증원할 수 있다. 하지만 의료계에서는 정원이 급증한 미니 의대를 중심으로 교육과 임상 실습에 차질이 불가피하다는 우려가 나온다. 기존 정원이 49명이었던 충북대는 2025학년도에 125명을 모집했다. 현재 2학년은 140명에 달하는 학생들이 수업을 듣고 있는데, 수업 공간이 없어 타 단과대 강의실을 빌리고 있다. 이 대학 관계자는 “올해부터 이 학생들은 기초 임상 실습을 해야 하는데, 강의실이 부족해 분반을 해야 한다”며 “정원은 늘려놓고 지원은 나중에 준다면 교육이 정상적으로 진행되기 어렵다”고 말했다.2030년 공공의대, 지역의대 개교와 맞물려 ‘의대 교수 구인난’이 심화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립대 의대는 개원의 등과 비교해 상대적으로 낮은 연봉과 높은 업무 강도 등으로 인해 교수 채용이 어려운 상황이다. 지난해 상반기 전국 10개 국립대병원은 교수 806명을 채용할 계획이었으나 372명(46.2%)만 채우는 데 그쳤다. 경북 지역의 국립대 의대 교수는 “지금도 필수과 교수들은 그만 두고 수도권으로 이직하거나, 개원에 뛰어들고 있다”며 “연봉이나 업무 강도 등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의대가 생긴다고 해도 가르칠 교수를 찾는 게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처우 개선, 경력 개발 지원 등을 통해 국립대 의대 교수를 최대한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방성은 기자 bbang@donga.com이호 기자 number2@donga.com}

올해 고등학교 3학년이 치르는 2027학년도 대학 입시에서 의대 입학 정원이 현재보다 490명 늘어난다. 증원된 인원은 모두 서울을 제외한 전국 32개 의대에서 ‘지역의사제 전형’을 통해 선발된다. 이어 2028학년도부터 2년간은 613명, 2030학년도부터 2년간은 813명이 확대된다. 윤석열 정부에서 졸속으로 밀어붙였다가 사실상 원점으로 돌아갔던 의대 증원이 2년 만에 다시 추진되는 것이다.보건복지부는 10일 정부와 의료계, 환자단체 등이 참여하는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보정심) 7차 회의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의대 증원 방안을 확정했다. 2027학년도부터 5년 동안 의대 정원을 연평균 668명씩, 총 3342명 늘리기로 했다. 연간 증원 규모는 앞서 윤 정부가 추진한 2000명 증원의 33% 수준으로 줄었다.이번 결정으로 내년도 의대 정원은 기존보다 490명 늘어난 3548명을 선발한다. 2028·2029학년도는 613명이 늘어난 3671명을, 2030·2031학년도는 신설되는 공공의대와 지역의대 정원(각 100명)을 포함해 813명을 더 뽑는다. 정부는 2032학년도부터는 미래 부족한 의사 수를 다시 추계해 정원을 조정할 방침이다.보정심은 2037년 기준 부족한 의사 수를 4724명으로 추산하고 5년간 의대 증원 규모를 이보다 25% 적게 결정했다. 정은경 복지부 장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의대 교육 여건을 고려한 결과”라며 “동시에 수업을 듣는 2024, 2025학번이 제대로 교육받고 졸업할 수 있게 하려면 75% 수준이 적절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늘어난 의대 인원은 비서울권 32개 의대에서 ‘지역의사제’로 선발한다. 지역의사제로 입학하면 등록금과 정주 비용 등을 지원 받는 대신에 의사 면허 취득 후 10년간 출신 고교 소재지 인근에서 의무 복무해야 한다. 또 증원분은 지역별 의료 인프라와 의대 교육 여건 등을 고려해 배분하기로 했다. 지방 거점 국립대 의대와 병원의 기능을 강화하기 정원 50명 미만의 ‘미니 국립대 의대’는 100%까지 증원할 수 있도록 했다. 의대별 정원은 향후 교육부 배정위원회 심의 등을 거쳐 4월 중 최종 확정될 예정이다.하지만 법정 의사단체인 대한의사협회(의협)은 “현장의 교육 여건으로는 감당할 수 없는 증원 규모”라며 반발하고 나섰다. 김택우 의협 회장은 이날 보정심 표결도 기권하고 퇴장했다. 이에 대해 정 장관은 “지난 증원과 달리 이번은 과학적 근거와 민주적, 사회적 합의 과정을 거쳐 결정됐다는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이호 기자 number2@donga.com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방성은 기자 bbang@donga.com}

국민 6명 중 1명꼴로 당을 과잉 섭취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10세 미만 아동의 과잉 섭취 비율은 20%대를 훌쩍 넘어 전 연령층에서 가장 높았다. 이재명 대통령이 ‘설탕 부담금’ 도입 필요성을 거듭 강조한 가운데 국민 건강 측면에서 이 같은 움직임에 더욱 힘이 실릴 것으로 예상된다. 9일 질병관리청의 ‘당 섭취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국민의 당 섭취량은 2020년 총 58.7g에서 2023년 59.8g으로 늘었다. 당 섭취량은 2016년의 67.9g보다는 크게 줄었지만 2020∼2022년 3년간 58g대를 유지하다가 다시 눈에 띄게 늘었다. 총 에너지 섭취량 가운데 당을 통한 섭취량이 20%를 초과하는 비율(당 과잉 섭취자 분율) 또한 2020년 15.2%에서 2023년 16.9%로 늘었다. 국민 6명 중 1명꼴로 당을 과잉 섭취하고 있다는 뜻이다. 연령대로 보면 1∼9세에서 당 과잉 섭취 비율이 26.7%로 가장 높았다. 이 비율이 20%를 넘긴 연령대도 1∼9세가 유일했다. 1∼9세 아이들은 유제품과 빙과류 중심으로 당 섭취를 많이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어 10∼18세 17.4%, 19∼29세 17.0% 순으로 청소년과 청년층에서 당 과잉 섭취가 상대적으로 높았다. 당을 과잉 섭취하는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음료와 차, 과일류를 3배 정도 더 많이 먹었다. 설탕 부담금을 도입하면 식품 물가를 자극하고 상대적으로 저소득층에 더 큰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지만, 당 과잉 섭취를 줄이는 데는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주열 남서울대 보건행정학과 교수는 “당은 만성질환을 일으키는 가장 큰 요인 중 하나”라며 “가공식품에 들어가는 설탕을 줄이려면 설탕 부담금이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이호 기자 number2@donga.com}

4일 전북 무주군 안성면에 있는 ‘국립청소년 인터넷 드림마을’. 시골 허허벌판의 폐교 건물을 리모델링해 만든 이곳에서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중독에 시달리는 중고등학생 30명이 ‘치유 캠프’에 참여하고 있었다. 이들은 11박 12일 동안 스마트폰을 반납한 채 오전에는 맞춤형 상담을, 오후에는 운동과 보드게임 같은 체험 활동을 하며 SNS 중독에서 벗어나는 법을 배웠다. 이날 기자가 참관한 수업에선 남학생 9명이 둘러앉아 스마트폰이 신체에 미치는 악영향을 주제로 토론했다. 광주에서 온 김준수(가명·16) 군은 “스마트폰을 잠시라도 안 하면 불안하지만 종일 SNS만 하다가 하루가 끝나면 ‘현타’(현실 자각 타임)가 온다”며 “밤마다 스마트폰을 부숴버리고 싶은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지난달에만 전국 곳곳에서 온 중고교생 45명이 이 SNS 디톡스 캠프를 거쳐 갔다. SNS 덫에 빠진 청소년들의 실태는 동아일보와 한국청소년재단, 피앰아이가 함께 진행한 설문조사에서도 확인된다. 지난달 전국 15∼24세 청소년 7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절반 가까이(45.8%)가 ‘SNS가 유해하다’고 답했다. ‘유해하지 않다’는 응답(22.4%)의 두 배를 넘었다. 또 청소년 38.7%는 하루 평균 4시간 이상을 SNS를 하는 데 썼다.청소년 절반 “SNS 해로워”… “화려한 남의 일상에 빠질수록 박탈감”[SNS 디톡스 캠프 찾는 아이들] 10대들에 ‘SNS 중독’ 물어보니“다들 행복한데 나만 힘든 것 같아”“사용시간 조절 못해 스스로 자책”‘좋아요’ 받으려 자해계정 만들기도현실 속 대인관계에도 부정적 영향“어딜 가든 친구들이 스마트폰만 보고 있으니 자연스럽게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게임에 다시 빠지게 됐어요. 하루 5시간 넘게 스마트폰을 사용합니다.” 인천 부평구에 사는 이민호(가명·14) 군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전북 무주군에 있는 ‘국립청소년 인터넷 드림마을’의 SNS 중독 치유 캠프에 참가했다. 이 군은 잠들기 전 2시간 넘게 숏폼 영상을 보거나 친구들과 영상을 공유하며 채팅을 한다. 이 군은 “여기서는 휴대전화 안 하고 친구들과 운동하거나 얼굴 보며 노니까 너무 재밌다”면서도 “캠프를 나가면 금방 예전으로 돌아갈 것 같아 걱정된다”고 말했다. 이 군처럼 지난해 이곳 치유 캠프를 수료한 501명 가운데 다시 입소한 중고등학생은 11명에 달한다. 드림마을의 심용출 기획운영부장은 “SNS에 중독된 아이들은 대부분 사회성이 약해져서 온라인 의존을 줄이기 쉽지 않다”며 “캠프 입소는 단기 처방일 뿐 중독에서 벗어나려면 당사자와 가족의 노력이 지속돼야 한다”고 말했다.● 청소년 절반가량 “SNS 마음 건강에 해로워”SNS 중독까지 가지 않더라도 한국 청소년 상당수는 SNS가 정신 건강에 끼치는 폐해가 크다고 봤다. 9일 동아일보가 한국청소년재단, 공공의창과 기획하고, 피앰아이가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청소년 45.8%는 ‘SNS가 마음 건강에 유해하다’고 답했다. 이번 설문조사는 지난달 19∼22일 전국 15∼24세 7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SNS가 유해한 이유로는 ‘타인과의 비교로 인한 박탈감’을 꼽은 청소년이 37.1%로 가장 많았다. 이어 ‘선정적이거나 폭력적인 콘텐츠’(34.3%), ‘과몰입과 집중력 저하를 유발하는 숏폼 콘텐츠’(23.4%) 등의 순이었다. 10대들은 SNS에 빠질수록 다른 사람의 화려한 일상과 자신을 비교하며 박탈감을 느낀다고 토로했다. 부산의 한 고교에 다니는 박시우(가명·17) 군은 “SNS를 보니 다들 행복한데 나만 힘든 것 같아 괴롭다”고 했다. 하루 8시간씩 SNS에 접속한다는 장모 양(15)은 “친구들이 가족과 여행 간 사진을 보면 부럽다”며 “친구들이 못 가진 걸 자랑하고 싶어서 비싼 피규어 사진을 올린다”고 말했다. 사용자가 좋아하는 콘텐츠를 연속해서 보여주는 알고리즘은 10대의 SNS 중독을 심화시키는 요인으로 꼽힌다. 권준수 한양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석좌교수는 “어린 학생들에게 SNS의 숏폼 콘텐츠는 학교와 학원을 오가는 지루한 일상 속에 엄청난 도파민을 선사한다”며 “길이가 짧고 화면이 빠르게 바뀔수록 도파민이 강력하게 분비되고 뇌의 보상회로가 작동해 기분이 좋아진다”고 말했다.● “SNS 중독, 다른 중독으로 전염될 우려 커”그러나 정작 SNS를 통해 청소년이 얻는 심리적 만족은 크지 않았다. 응답자의 20.7%는 SNS 사용 시간 조절을 하지 못해 스스로를 자책한다고 했고, 11.7%는 공허함을 느낀다고 답했다. 홍다운 부산 충렬중 교사는 “현실의 초라한 내 모습과 SNS에서 부풀린 내 모습이 너무 달라 우울감을 호소하는 학생들도 있다”고 말했다. SNS 중독은 현실 속 대인 관계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게 일선 교사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학생들이 얼굴을 직접 보고 표정과 행동을 읽는 것에 익숙하지 않다 보니 일상에서 친구를 사귀는 것도 버거워하는 사례가 많다는 것이다. 경기 남양주시 오남초교의 박재훈 교사는 “SNS에 빠진 아이들은 교실 속 의사소통에서도 문제를 겪는다”며 “갈등이 있어도 사과나 해결을 온라인으로 하고 싶어한다”고 말했다. ‘좋아요’나 ‘하트’를 받고 싶어 극단적 행동으로 치닫는 학생들도 있다. 자해 계정이나 자살을 암시하는 글을 올려 관심을 끄는 것이다. 이번 설문에서도 응답자의 53%는 ‘자해, 자살과 관련된 생각과 경험을 담은 게시물을 본 적이 있다’고 했다. 서울 동대문구 이문초교의 전유선 상담교사는 “자해 계정을 만든 뒤 좋아요와 댓글 등을 통해 공감을 얻자 더 자극적인 행동을 하는 경우가 있다”며 “다른 아이들까지 유해한 콘텐츠에 노출될까 걱정”이라고 했다. SNS 중독은 다른 중독으로 이어질 우려도 크다. 임명호 단국대 심리치료학과 교수는 “SNS나 게임 중독 청소년은 흡연, 도박 등 다른 종류의 중독에도 취약하다”고 말했다. 황인국 한국청소년재단 이사장은 “SNS에 빠져 사고와 행동의 폭이 좁아지는 학생들이 늘고 있다”며 “해외 선진국들처럼 SNS 연령 제한이나 알고리즘 적용 제외 등의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유홍식 중앙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부 교수는 “규제하더라도 아이들은 우회 방법을 찾게 된다”며 “SNS를 건전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디지털 디톡스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고 했다.공공의창은 2016년 문을 연 비영리 공공조사 네트워크다. 리얼미터·리서치뷰·우리리서치·조원씨앤아이·코리아스픽스·한국사회여론연구소·피플네트웍스리서치·서던포스트·시그널앤펄스·소상공인연구소·PDI·지방자치데이터연구소 등 12개 여론조사 및 데이터 분석 기관이 우리 사회를 투명하게 반영하고 공동체에 보탬이 되는 조사가 필요하다는 뜻을 모아 출범시켰다. 정부나 기업의 의뢰를 받지 않고, 매달 의뢰자 없는 조사와 분석을 하고 있다.무주=방성은 기자 bbang@donga.com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이호 기자 number2@donga.com}

호주가 세계 최초로 16세 미만 청소년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이용을 금지한 데 이어 10개국 이상이 SNS 연령 제한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한국 청소년들도 절반 이상이 “SNS 이용 규제가 필요하다”며 이 같은 움직임에 공감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청소년에 대한 SNS 이용 제한 논의가 가장 활발한 곳은 유럽이다. 8일(현지 시간) 안드레이 바비시 체코 총리는 “15세 미만 청소년의 SNS 이용 금지를 지지한다”고 밝혔다. 프랑스는 올 9월부터 15세 미만 청소년에 대한 SNS 사용을 금지하고, 영국과 스페인도 16세 미만 청소년의 SNS 접속 제한을 추진하고 있다. 아시아에서는 말레이시아가 1월부터 16세 미만 청소년의 SNS 사용을 금지했다. 중국은 중국판 틱톡인 ‘더우인’에 대한 14세 미만 청소년의 이용 시간을 하루 40분으로 제한했다. 호주는 지난해 12월부터 부모 동의 여부와 관계없이 16세 미만 청소년의 SNS 계정 개설과 접속을 전면 금지한 것은 물론이고, 위반 책임을 플랫폼 기업에 물어 최대 4950만 호주달러(약 485억 원)의 벌금을 부과한다. 이재명 정부도 아동·청소년의 SNS 과의존 예방을 국정과제로 내걸고 규제 방안을 검토 중이다.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는 최근 이와 관련한 간담회를 열고 여론 수렴에 나섰다. 동아일보가 한국청소년재단, 공공의창과 함께 기획하고 피앰아이가 15∼24세 청소년 7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는 55.6%가 ‘10대 SNS 이용 규제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필요하지 않다’는 응답은 22.3%에 그쳤다. 규제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청소년들도 통제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는 것이다. 이해국 의정부성모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아이들이 SNS에 중독되는 이유는 알고리즘 기반의 맞춤형 콘텐츠, 무한 스크롤 등 중독성 있는 행위가 무한정 제공되기 때문”이라며 “최소한의 규제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다만 글로벌 사회의 강경 기조와 달리 국내에선 기본권 침해와 관련 산업 위축에 대한 우려도 적지 않다. 김종철 방미통위 위원장은 간담회에서 “일방적 규제만으로 해결할 수 없다”며 “무조건 SNS 사용을 차단하는 것보다 사용 시간을 줄이도록 제도 개선을 해 나가는 것이 우선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부가 SNS 규제에 신중한 것은 ‘게임 셧다운제’의 실패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정부는 2011년 16세 미만 청소년의 심야 시간 게임 이용을 금지하는 셧다운제를 도입했다가 실효성 논란 끝에 10년 만에 폐지한 바 있다.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이호 기자 number2@donga.com}

국민 6명 중 1명꼴로 당을 과잉 섭취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특히 10세 미만 아동의 과잉 섭취 비율은 20%대를 훌쩍 넘어 전 연령층에서 가장 높았다. 이재명 대통령이 ‘설탕 부담금’ 도입 필요성을 거듭 강조한 가운데 국민 건강 측면에서 이 같은 움직임에 더욱 힘이 실릴 것으로 예상된다.9일 질병관리청의 ‘당 섭취 현황’ 보고서에 따르면 국민의 당 섭취량은 2020년 총 58.7g에서 2023년 59.8g으로 늘었다. 당 섭취량은 2016년의 67.9g보다는 크게 줄었지만 2020년~2022년 3년간 58g대를 유지하다가 다시 눈에 띄게 늘었다.총 에너지 섭취량 가운데 당을 통한 섭취량이 20%를 초과하는 비율(당 과잉 섭취자 분율) 또한 2020년 15.2%에서 2023년 16.9%로 늘었다. 국민 6명 중 1명꼴로 당을 과잉 섭취하고 있다는 뜻이다.연령대로 보면 1~9세에서 당 과잉 섭취 비율이 26.7%로 가장 높았다. 이 비율이 20%를 넘긴 연령대도 1∼9세가 유일했다. 1~9세 아이들은 유제품과 빙과류 중심으로 당 섭취를 많이 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어 10~18세 17.4%, 19∼29세 17.0% 순으로 청소년과 청년층에서 당 과잉 섭취가 상대적으로 높았다.당을 과잉 섭취하는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음료와 차, 과일류를 3배 정도 더 많이 먹었다. 설탕 부담금을 도입하면 식품 물가를 자극하고 상대적으로 저소득층에 더 큰 부담을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지만, 당 과잉 섭취를 줄이는 데는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주열 남서울대 보건행정학과 교수는 “당은 만성질환을 일으키는 가장 큰 요인 중 하나”라며 “가공식품에 들어가는 설탕을 줄이려면 설탕 부담금이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이호 기자 number2@donga.com}

국립암센터는 9일 아이돌그룹 스트레이 키즈의 멤버 아이엔(I.N)이 생일을 맞아 1억 원을 기부했다고 밝혔다. 기부금은 취약계층 암 환자의 치료비와 소아청소년 암 환자의 심리치료 지원에 쓰일 예정이다. 아이엔은 “작은 보탬이지만 희망과 용기가 돼 닿기를 바란다”며 “긴 치료의 시간을 견디고 계신 분들의 하루가 조금이나마 따뜻해지길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고 말했다. 아이엔은 지난해 소아암 환아 치료를 위해 써달라며 삼성서울병원에 1억 원을 기부하기도 했다.이호 기자 number2@donga.com}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사는 기간을 뜻하는 ‘건강수명’이 9년 만에 70세 밑으로 내려간 것으로 나타났다. 소득 수준에 따른 건강수명 격차는 최대 8.4세로 벌어졌다. 저소득층의 의료 접근성을 높이고 생활 습관을 개선하는 등 건강관리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생애 마지막 13∼15년 질병 시달려8일 한국건강증진개발원의 ‘건강수명 통계집’에 따르면 한국인의 건강수명은 2022년 기준 69.89세로 전년 대비 0.62세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2021년 정부가 발표한 국민건강증진종합계획의 건강수명 목표치인 73.3세보다 3년 이상 짧은 것이다. 건강수명이 70세 미만으로 감소한 건 2013년(69.69세) 이후 9년 만이다. 성별로는 남성의 건강수명이 67.94세로, 여성(71.69세)보다 4세가량 짧았다. 2024년 기준 한국인의 기대수명이 남성 80.8세, 여성 86.6세인 점을 고려하면 생의 마지막 13∼15년을 질병에 시달리며 보낸다는 의미다. 2020년 70.93세였던 건강수명이 2년 연속 감소한 것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이 시기 사회적 거리 두기와 재택근무 확산 등으로 집에 있는 시간이 크게 늘었다. 운동 부족과 배달 음식 이용 증가로 만성질환 위험도 커졌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강재헌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독감처럼 일시적 유행에 따른 질병은 건강수명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며 “하지만 코로나19는 각종 장애와 후유증을 유발해 전 세계적으로 건강수명과 기대수명을 낮췄다”고 설명했다.● 소득 상하위 20% 건강수명 격차 8.4세소득이 높을수록 건강수명도 길었다. 2022년 기준 소득 수준 상위 20%의 건강수명은 72.7세였으나 하위 20%의 건강수명은 64.3세로 조사됐다. 상하위 20%의 건강수명 격차는 2012년 6.7세에서 2022년 8.4세까지 벌어졌다.서울 안에서도 자치구별로 건강수명 격차가 컸다. 2022년 기준 서울에서 강남 3구(서초·강남·송파구)의 건강수명은 각각 73.02세, 72.95세, 72.58세로 1∼3위를 차지했다. 건강수명이 가장 높은 서초구와 가장 낮은 금천구(69.17세)는 4세 가까운 격차가 났다. 전문가들은 소득 수준이 높을수록 건강관리에 많은 시간을 쏟는 반면에, 저소득층일수록 음주와 흡연 등 건강 유해 요소에 더 많이 노출된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2023년 기준 소득 상위 20%의 비만율은 31.0%로 하위 20%의 38.0%보다 7%포인트 낮았다. 전문가들은 경제적 여건에 따라 의료 접근성 격차도 벌어지면서 건강 불평등이 심화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석재은 한림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저소득층의 건강수명이 짧은 것은 평생의 생활 습관, 노동 여건이 누적된 결과”라며 “질병 예방부터 치료까지 적재적소의 건강관리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이호 기자 number2@donga.com}

국민이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사는 기간을 뜻하는 ‘건강수명’이 9년 만에 70세 밑으로 내려간 것으로 나타났다. 소득 수준에 따른 건강수명 격차는 8.4년으로 늘었다. 8일 한국건강증진개발원의 ‘건강수명통계집’에 따르면 한국인의 건강수명은 2020년 70.93세에서 2022년 69.89세로 2년 연속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2021년 1월 정부가 발표한 국민건강증진종합계획의 건강수명 목표치인 73.3세보다 3년 가까이 짧은 수치다. 국민의 건강수명이 70세를 밑돌게 된 건 2013년(69.69세) 이후 9년 만이다. 건강수명 감소는 코로나19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사회적 거리 두기, 재택근무 확산 등으로 일상적 신체활동이 줄어들면서 비만율과 만성질환 위험을 높여 건강수명에 부정적으로 작용했다. 강재헌 강북삼성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감기나 독감처럼 일시적 유행에 따른 질병은 건강수명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며 “하지만 코로나19는 각종 장애와 후유증 더 나아가 사망까지 이르렀기에 한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건강수명과 기대·평균수명을 낮췄다”고 설명했다. 건강수명은 부유할수록 더 긴 것으로 나타났다. 2022년 기준 소득 수준 상위 20%의 건강수명은 72.7세였으나 하위 20%의 건강수명은 64.3세로 조사됐다. 상하위 20%의 건강수명 격차는 2012년 6.7년에서 2020년에 8.4년으로 벌어졌다. 서울 안에서도 자치구별 건강수명 격차가 컸다. 2022년 기준 서울시에서 강남 3구(서초·강남·송파)의 건강수명은 각각 73.02세, 72.95세, 72.58세로 1~3위를 차지했다. 건강수명이 가장 높은 서초구와 가장 낮은 금천구(69.17세)보다 4세 가까운 격차가 났다. 전문가들은 소득수준이 높을수록 건강 관리에 쏟는 시간이 많고, 하위 계층일수록 만성질환과 음주와 흡연 등 건강위험 요인 노출이 많다고 분석했다. 경제적 여건에 따른 의료 접근성 차이도 건강수명 격차에 영향을 끼친다. 소득 수준에 따른 건강수명 차이는 한국의 건강 불평등이 심화된 결과라는 지적이 나온다. 석재은 한림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경제적 취약계층의 건강수명이 줄어든 것은 평생에 걸친 누적의 결과”라며 “이는 노동시간과 환경 등에 의해 건강관리의 주체가 되지 못해 회복할 수 있는 시기를 놓친 것으로 적재적소의 건강관리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호 기자 number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