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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박상오(30)의 군복무 시절 주특기는 2113(일반물자 시설보급)이다. 운동선수로는 특이하다. 2000년 중앙대 입학 후 그는 송영진, 김주성 등 선배들의 틈에서 좀처럼 출전 기회를 잡지 못하면서 운동에 흥미를 잃었다. 대학 2학년 때 일반병으로 입대해 인천의 3군수 지원사령부에서 전투식량병으로 25개월 동안 근무했다. 2004년 3월 제대한 그는 복학 후 다시 농구공을 잡았다. 예하부대에 물품을 나눠주던 업무로 잔뼈가 굵었던 그가 올 시즌 KT에서 ‘승리의 배달부’로 떠올랐다. 박상오는 12일 대구에서 열린 오리온스와의 방문경기에서 35분을 뛰며 양팀 최다인 24점을 터뜨리면서 87-73의 완승을 이끌었다. 4연승을 달린 KT는 22승 8패로 단독 선두에 나섰다. 지난해 12월 생애 처음으로 월간 최우수선수에 뽑힌 박상오는 올 시즌 평균 16.5점을 기록 중이다. 지난 시즌 평균 8점에 머물렀던 공격력이 두 배 가까이 뛰었다. 연고지 부산 사직야구장에 야구를 보러 갔다 우연히 만난 김지나 씨와 1년 연애 끝에 지난해 7월 결혼한 박상오는 “요즘 모든 일이 술술 풀린다. 그래도 아직 부족한 점이 많다. 이기적인 선수가 없는 게 우리 팀의 최고 장점”이라고 말했다. KT 찰스 로드는 21점을 넣었고 조성민도 16점을 보탰다. 창원에서 LG는 문태영(20득점), 기승호(17득점), 변현수(12득점)의 고른 활약으로 삼성을 83-70으로 꺾었다. 6위 LG는 14승 16패로 7위 SK(13승 17패)와의 승차를 1경기로 벌렸다. 삼성은 17승 13패로 KCC와 함께 공동 4위가 됐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프로 스포츠에서 올스타전은 흔히 별들의 잔치로 불린다. 스타들이 총출동해 승패를 떠나 화려한 개인기와 색다른 이벤트로 팬들의 성원에 보답하는 서비스 무대다. 하지만 올 시즌 프로농구는 일정부터 도마에 올랐다. 남녀 농구가 똑같이 30일로 올스타 경기를 잡았다. 일정이 겹치기는 프로 출범 후 처음 있는 일이다. 한국농구연맹(KBL)은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올스타전을 치른다. 한국여자농구연맹(WKBL)은 같은 날 용인체육관을 잡았다. 경기 시간은 남자가 오후 2시이고 여자는 오후 1시. 농구팬이라면 어느 한쪽은 포기해야 한다. 경기 일정은 이미 지난해 여름 이전에 확정됐는데 KBL과 WKBL 모두 겹친다는 사실을 최근에야 뒤늦게 알았으며 촉박한 스케줄과 타이틀 스폰서 문제 등을 이유로 팔짱만 끼고 있다. 올스타전은 최근 침체 조짐을 보이는 농구 열기를 지피는 불쏘시개가 될 수 있다. 최고 인기를 누리던 예전 아마추어 농구대잔치 시절처럼 대승적인 차원의 농구 발전과 붐업을 위해 남녀가 손을 잡고 올스타전을 함께 치르는 방안을 모색할 수도 있었다. 남녀 최고의 슈터가 3점슛 대결을 벌이거나 스타 출신인 남녀 팀 지도자들이 올드스타 게임이라도 치른다면 흥미로운 볼거리가 되기에 충분했으나 기회를 날렸다는 아쉬움이 남는다. WKBL 올스타전 감독을 인기투표로 결정하는 방식을 두고도 말들이 많다. 올스타 경기의 주인공은 선수들인데도 감독까지 인기를 서열화하면서 일부 구단에서는 때 아닌 과열 득표 경쟁까지 펼치고 있다. KBL 역시 올스타 경기의 형식과 내용이 새로울 게 없어 해마다 재탕된다는 지적이 많다. 프로배구는 2월 6일 올스타전을 체육관이 아닌 서울 코엑스 C홀에서 연다. 대관료 4000만 원을 비롯해 코트 및 관중석 설치 등 개최 비용이 예년보다 7배 가까이 늘어나긴 해도 배구 인지도를 높이고 더 많은 팬에게 다가가기 위해 이색적인 시도를 했다. 멍석만 깐다고 팬들이 몰려들지는 않는다. 프로농구 올스타전도 변화를 찾아야 할 때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홈에서 신고식 한번 세게 하겠네요. 올림픽이나 세계선수권보다도 수준이 훨씬 높아졌어요.” 새해부터 배드민턴 대표팀을 이끄는 성한국 감독은 최근 출전 신청이 마감된 빅터 코리아오픈 슈퍼시리즈 선수 명단을 살펴본 뒤 이렇게 말했다. 25일 서울 올림픽체조경기장에서 개막하는 이 대회에 세계 배드민턴의 강자들이 총출동하기 때문이다. 남자 단식에는 2008년 베이징 올림픽과 지난해 광저우 아시아경기 금메달리스트 린단(중국)을 비롯해 세계 1∼10위 선수 전원이 출전하며 상위 20명 가운데 1명만이 불참한다. 여자 단식과 남녀 복식, 혼합 복식도 중국,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유럽의 강자들이 줄줄이 출전 신청을 냈다. 이처럼 셔틀콕의 별들이 몰려든 데는 올해부터 이 대회가 프리미어 슈퍼시리즈로 격상되면서 총상금이 120만 달러(약 13억4000만 원)로 늘어났기 때문. 남녀 단식 우승자는 각각 9만 달러(약 1억 원)를 받는다. 복식 우승조에는 9만4800달러가 돌아간다. 뜨거운 우승 경쟁이 예상되는 가운데 한국은 남자 복식 이용대-정재성(삼성전기) 조와 혼합 복식 고성현(김천시청)-하정은(대교눈높이) 조, 유연성(수원시청)-김민정(전북은행) 조에 기대를 걸고 있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KT는 2일 동부와의 부산 홈경기에서 시즌 최저인 58점을 뽑는 데 그치며 19점 차의 대패를 당했다. 당시 KT 전창진 감독은 “스스로 너무 부끄러웠다. 경기가 안 풀리는데 선수들에게 짜증을 내다 보니 망쳤다”며 자책했다. 그로부터 5일 만인 7일 전 감독은 홈에서 다시 동부와 맞붙었다. 동부 강동희 감독과는 절친한 선후배 사이. 전 감독이 동부 사령탑 시절 강 감독은 코치로 3년 넘게 호흡을 맞췄다. 부산에서 같은 호텔을 숙소로 쓴 이들은 경기 전날인 6일 저녁 삼겹살로 식사를 함께했다. 겉으론 웃었어도 두 감독 모두 속으로는 서로 승리를 다짐했다. 두 팀 모두 19승 8패로 전자랜드와 공동 선두였기에 먼저 20승 고지에 오르겠다는 목표가 뚜렷했다. 이날 전반까지는 답답한 경기 흐름 속에서도 팽팽한 접전이 이어졌다. 1쿼터를 16-16으로 끝낸 뒤 2쿼터에도 11-11로 맞서 27-27. 실수가 쏟아지면서 두 팀 모두 저득점에 허덕였다. 전 감독이 “기대했을 텐데 졸전이라 죄송스럽다”고 말했을 정도였다. 하지만 KT는 후반 들어 외곽슛과 속공이 살아나면서 달아나기 시작해 3쿼터를 51-41으로 마친 뒤 71-63으로 승리를 매듭지었다. KT는 20승 8패로 단독 1위에 나섰다. 전 감독은 “수비 농구를 하다 보니 질 좋은 농구는 아니었다. 올 시즌 동부에 당한 두 차례 완패의 콤플렉스에서 벗어나기를 바란다”며 기뻐했다. 5일 전 동부와의 3차전에서 5점으로 부진했던 KT 조동현은 후반에만 14점을 집중시킨 것을 포함해 17점을 터뜨리며 설욕의 선봉에 섰다. KT 제스퍼 존슨은 25득점. 자유투 성공률까지 52%로 흔들린 동부는 3위(19승 9패)로 떨어졌다. 대구에서 LG는 문태영(20득점)을 비롯한 출전선수 5명이 10점 이상을 넣으며 오리온스를 79-64로 꺾었다. 오리온스를 상대로 13연승을 질주한 7위 LG는 6위 SK를 0.5경기 차로 쫓았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탱크’ 최경주(41)가 특유의 강인한 얼굴로 돌아왔다. 검게 그을린 피부와 밝은 미소에서는 새로운 시즌을 향한 기대감을 찾을 수 있었다. 미국 댈러스 인근에서 겨울 훈련을 하던 최경주는 7일 귀국 후 서울 중구 을지로 SK T타워에서 SK텔레콤과 메인 스폰서 계약을 했다. 2009년 나이키와 계약이 끝난 그는 지난해 태극기와 최경주 재단, 서브 스폰서인 신한금융의 로고가 새겨진 모자를 번갈아 쓰고 출전하다 1년 만에 안정된 둥지를 찾았다. 계약 기간은 3년이다. 기본 연봉은 원화로, 성적에 따른 인센티브는 달러로 받으며 이 둘을 합치면 연간 20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경주는 “넘버 8이 오면 넘버 9와 10은 금방 온다”며 다부진 출사표를 냈다. 2008년 소니오픈 우승으로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서 통산 7승을 거둔 뒤 2년 동안 무관에 그치긴 했어도 이젠 8번째 트로피를 거둘 순간이 다가오고 있다는 뜻이다. PGA투어 통산 10승 달성의 궁극적인 목표도 밝혔다. 벙커샷의 달인으로 유명한 그는 겨울 훈련 기간 뜻밖에도 벙커샷에 매달렸다고 밝혔다. “벙커에서 샷을 하면 두 배 이상의 에너지를 쓰기 때문에 근력이 강화된다. 벙커를 두려워하지 않으면 과감하게 핀을 공략해 버디를 노릴 수 있어 자신감도 커진다.” 실제 나이로 44세가 된 최경주에게 나이는 그저 숫자였다. 그는 “2년 동안 괴롭혔던 허리도 완쾌됐다. 앞으로 3∼5년이 베스트일 것 같다. 비제이 싱(48)과 케니 페리(51)를 보면 내 히어로여서 고맙다고 말한다. 그들은 여전히 장타를 날리고 우승을 한다. 나 역시 앞에 좋은 타깃들이 있으니 정신력과 체력만 보강하면 언제든 정상에 오를 수 있다”고 말했다. 최경주는 14일 하와이에서 개막하는 소니오픈 출전을 위해 이날 다시 출국했다. 한편 국내 프로골프 스토브리그의 열기도 더욱 뜨거워지고 있다. 한국여자프로골프투어에 복귀한 정일미와 송아리는 하이마트 골프단에 입단했다. 역시 미국 무대에서 뛰다 컴백한 이정연은 토마토저축은행과 후원계약을 했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미국 골프용품업체 테일러메이드는 2001년 R300시리즈 드라이버를 출시했다. 이 제품으로 대박을 친 테일러메이드는 전 세계 드라이버 시장을 평정하기 시작했다. 그로부터 10년이 흘러 2011년 테일러메이드는 파격적인 색상과 첨단 기술이 도입된 R11 드라이버를 다음 달 국내에 내놓는다. 7일 막을 올린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시즌 개막전인 현대 토너먼트 오브 챔피언스에서 소속 선수들을 내세워 새 얼굴 알리기에 나섰다. 지난 10년 동안 필드에서 강세를 떨친 대표적인 테일러메이드 클럽을 통해 드라이버 기술의 변화와 진보를 살펴본다.○ R300시리즈(2001년·300, 320, 360) 헤드 크기가 처음으로 300cc대로 커져 주말 골퍼에게 큰 인기를 끌었다. 박세리는 2002년 맥도널드 챔피언십을 비롯해 2년 동안 이 드라이버를 사용해 7승을 거뒀다. 2001년 브리티시오픈에서는 헤드에 금이 간 320 드라이버로 우승해 화제를 뿌렸다. 300시리즈 드라이버는 국내 골프 시장 점유율에서 타사 경쟁 제품을 제치고 1위로 올라선 효자 클럽이었다.○ R500시리즈(2002년·510, 540, 580) 2002년 브리티시오픈 챔피언 어니 엘스와 PGA챔피언십 우승자 리치 빔이 이 제품을 사용해 관심을 높였다. 최경주도 R580 드라이버로 트랜지션스 챔피언십 정상에 올라 스타 마케팅 효과를 톡톡히 봤다. 300시리즈의 업그레이드된 형태로 헤드 크기를 330cc, 350cc, 400cc의 3가지 형태로 만들었다. 헤드 페이스의 반발력을 크게 높여 비거리를 늘렸고 중심에 맞지 않아도 뛰어난 방향 보정성을 지녔다. ○ r7쿼드(2004년) 골퍼가 직접 자신의 스타일에 맞게 클럽을 조절하는 셀프 튜닝이라는 획기적인 방식을 채택했다. 4개의 웨이트 카트리지 위치를 바꿔 6가지 탄도를 선택할 수 있어 간단히 각도, 백스핀양, 탄도의 변경이 가능하다. ○ r7 슈퍼쿼드, 버너(2007년) 테일러메이드의 매출 증대를 이끈 쌍끌이 드라이버. r7 슈퍼쿼드는 골퍼 스스로 드라이버를 튜닝할 수 있는 기술적인 배려에 중점을 둔 맞춤형 클럽. 버너(사진)는 헤드와 샤프트, 그립의 경량화를 통해 비거리 증대 효과를 이끌어냈다. 장타용으로 입소문이 나면서 버너는 2007년 국내 최다 판매 드라이버로 기록됐다. ○ R9(2009년) 24가지의 스펙으로 세팅을 할 수 있는 탄도조절 기술이 핵심. 클럽의 페이스 각도, 로프트, 라이 앵글을 렌치로 쉽게 바꿀 수 있다. 클럽 헤드의 무게중심도 변경할 수 있어 상황에 따른 다양한 구질을 구사할 수 있다. ○ R11(2011년) 헤드 크라운(윗부분)에 무광의 화이트 컬러를 적용해 한결 편안하고 자신감 있는 스윙을 유도한다. 페이스 앵글과 탄도 조절, 무게중심 이동의 3D x튜닝 기술을 통해 48가지의 다양한 설정을 할 수 있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미국프로골프(PGA)투어 2011시즌이 7일 하와이 마우이 섬 카팔루아리조트 플랜테이션코스에서 개막하는 현대 토너먼트 오브 챔피언스를 시작으로 막을 올린다. 지난해 우승자에게만 출전 자격이 부여되는 이 대회에는 34명만 출전한다. 주요 스타들이 컨디션 조절을 이유로 불참한 가운데 출전 선수 가운데 가장 높은 세계 랭킹 5위 그레임 맥도웰(32·북아일랜드·사진)은 어느덧 거물 대접을 받고 있다. 2008년 제주에서 열린 유럽투어 밸런타인 챔피언십에서 우승하며 국내에 이름을 알리긴 했어도 맥도웰은 그동안 무명에 가까웠다. 하지만 지난해 US오픈 우승에 이어 유럽팀으로 출전한 라이더컵에서 결정적인 활약을 하는 등 최고의 시즌을 보내며 인생 역전에 성공했다. 상한가를 기록한 맥도웰은 최근 용품업체 스릭슨과 연간 300만 달러에 이르는 스폰서 계약을 했다. 명품 골프화 에코, 마스터카드와도 연이어 후원 계약을 성사시켰다. 후원 기업만도 10곳 가까이 되면서 영국 일간지 벨파스트 텔레그래프는 맥도웰이 한 달에 스폰서 수입으로만 100만 파운드(약 17억 원)를 벌게 됐다고 보도했다. 그는 돈뿐만 아니라 올해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수여하는 영국제국훈장을 받을 대상자로 선정되는 영광까지 누렸다. 어느새 귀한 몸이 된 맥도웰은 “새로운 세상을 여는 기분이 너무 좋다. 신선한 에너지가 솟구친다. 세계 정상급 선수의 자리를 지키기 위해 노력하겠다”며 각오를 밝혔다. 이 대회에는 재미교포 앤서니 김도 대리출전권을 얻었다. 올해 PGA투어는 37개 대회와 4개의 플레이오프를 치르며 총상금은 2억7500만 달러(약 3079억 원)가 걸려 있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몇 년 전 사석에서 최경주(41)의 노래를 들을 기회가 있었다. 진시몬의 ‘낯설은 아쉬움’이라는 곡이었다. 2000년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 처음 진출했을 때 그의 처지가 꼭 그랬다. 한국인 최초로 낯선 땅을 밟았던 그는 외톨이 신세였다. 대회에 나가면 누구 하나 말붙일 상대도 없었다. “한국말로 실컷 수다 떠는 게 소원이었어요.” 강산이 한 번 바뀌고 난 뒤 최경주는 달라진 분위기를 실감하게 됐다. 7일 하와이에서 개막하는 PGA투어에 최경주를 비롯해 5명의 한국선수가 뛴다. 39세 동갑내기 양용은과 위창수에 이어 강성훈(24)과 김비오(21)가 신인으로 가세했다. 재미교포 케빈 나와 앤서니 김까지 포함하면 7명의 코리안 브러더스가 북적거리게 됐다. 한국 국적의 태극 5총사는 14일 하와이 소니오픈에서 처음으로 동반 출전한다.○ 설레는 시즌 준비 최경주와 양용은은 미국 댈러스 인근 집에서 굵은 땀을 쏟았다. 최경주는 후배 홍순상과 하루 10시간씩 쇼트게임 위주로 공을 들였다. 양용은은 “잔부상에서 회복돼 스퍼트를 내고 있다. 스윙의 군더더기를 없애 간결해질 수 있도록 연습하고 있다”고 전했다. 강성훈은 지난해 12월 26일 로스앤젤레스로 건너간 뒤 이번 주 팜스프링스에서 시즌 세 번째 대회인 밥호프클래식이 열리는 코스적응 훈련을 했다. 김비오는 태국 전지훈련에 이어 사이판에 들렀다 하와이에 입성한다. 양용은은 “선배로서 귀감이 되는 성적과 실력을 보여줘야 한다는 각오와 부담감이 교차한다”고 말했다. ○ 혹독한 루키 시즌 최경주는 PGA투어 루키 시즌에 30개 대회에서 14차례 예선 탈락했다. 상금 랭킹 134위로 처져 출전권을 잃었다. 양용은 역시 2008년 29개 대회에서 11차례 컷 탈락하면서 상금 157위에 그쳐 시드를 놓쳤다. 선배들이 이런 실패를 겪었기에 강성훈과 김비오 모두 “일단 상금 125위에 들어 내년 투어 카드를 지키겠다”고 입을 모았다. 미국에서 대학을 다닌 위창수는 신인이던 2007년 114만 달러로 상금 84위에 올랐다. 양용은은 “미국에 처음 왔을 때 한국과 일본에서 잘했던 대로 하면 되겠지 하다 큰코다쳤다. 꾸준하게 몸을 관리하며 겸손하게 배우는 자세를 잊지 말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최경주도 “욕심보다는 인내심을 가져야 한다. 일단 코스부터 익히며 컷 통과의 작은 목표부터 이뤄야 한다”고 덧붙였다.○ 준비된 새내기 강성훈과 김비오는 어린 나이 때부터 빅리그의 꿈을 키웠다. 강성훈은 주니어 때부터 자주 미국으로 건너가 어학공부와 함께 타이거 우즈를 가르쳤던 행크 헤이니 같은 유명 티칭 프로의 지도를 받았다. 김비오는 중 2, 3학년 때 미국 캘리포니아 주 어바인에서 골프 유학을 했다. 조기교육으로 이들은 난도 높은 미국 골프장에 대한 두려움과 언어의 장벽이 거의 없다. 무엇보다 경험이 풍부한 선배들이 큰 자산이다. 강성훈은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면 무척 힘들 텐데 국내에서 함께 라운드한 적이 있는 선배님들이 이끌어주실 테니 든든하다”며 자신감을 밝혔다. 양용은은 “나나 최프로님, 창수를 찾아오면 모두 적극적으로 도와줄 것”이라며 이런 기대를 뒷받침했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안준호 삼성 감독은 4일 모비스와의 잠실 경기에 앞서 해묵은 얘기를 꺼냈다.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에서 황영조가 금메달을 딴 데는 김완기의 희생이 있었기 때문이다.” 당시 안 감독은 여자 실업팀 코오롱에서 코치를 하고 있었다. 황영조와 김완기도 같은 코오롱 소속이라 관심이 많았다. 안 감독은 “김완기가 페이스메이커로 레이스 막판까지 잘 끌어준 덕분에 황영조가 몬주익 언덕에서 극적으로 치고 나갈 수 있었다. 우리 농구단에도 그런 존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스타군단 삼성의 조직력이 모래알 같다는 지적을 의식한 발언이었다. ‘삼성의 김완기는 누구냐’는 질문에 안 감독은 “그런 선수가 많아야만 팀이 살아난다. 개인 기록보다는 팀의 목표가 최상위에 놓여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삼성은 안 감독의 바람대로 수비와 리바운드 같은 궂은일에 치중하며 탄탄한 조직력으로 실책을 줄인 끝에 모비스의 막판 추격을 따돌리며 88-80으로 이겼다. 지난해를 4연패로 마감하며 우울한 연말을 보냈던 삼성은 새해 들어 3경기를 모두 이기며 달라진 면모를 보였다. 4위 삼성은 16승 11패를 기록해 3위 동부를 2.5경기 차로 추격했다. 창원에서는 KCC가 하승진(24득점)을 비롯한 출전선수 6명이 10점 이상을 넣는 고른 득점력을 앞세워 LG를 95-78로 꺾었다. 방문경기 6연승을 달린 KCC는 14승 13패로 5할 승률을 넘어서며 단독 5위가 됐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여자프로농구 우리은행 정태균 감독(52)은 지난해 12월 30일 밤 서울 성북구 장위동 숙소에서 선수들을 불러 모았다. 우리은행은 1승 15패로 최악의 부진에 빠져 있었다. 연말을 맞아 들뜬 분위기를 즐길 여유는 조금도 없었다. 그래도 정 감독은 한 해를 마무리하는 자리를 마련했다. 직접 화장품, 인형 등 선물을 장만해 사다리타기로 선수들에게 나눠줬다.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지만 지난날은 훌훌 털어버리자. 남은 19경기에서는 우리의 저력을 보여줄 수 있으니 한번 해보자.” 감독의 한마디에 여기저기서 훌쩍거리는 소리가 흘러나왔다. 해가 바뀌어 우리은행은 2일 KDB생명과의 경기에서 65-61로 이겨 10연패에서 벗어났다. 지난해 11월 1일 KDB생명을 꺾은 뒤 62일 만에 맛보는 승리였다. 우리은행 선수들은 경기 후 마치 우승이라도 한 듯 서로 얼싸안았다. 우리은행은 개막 전부터 약체로 꼽혔다. 리그 득점왕 출신 김계령은 신세계로 이적했다. 어린 선수들로 대대적인 세대교체를 단행해 전력 공백이 심했다. 설상가상으로 간판슈터 김은혜마저 부상으로 시즌을 접었다. 악재가 겹치며 두 달 넘게 패배를 거듭하자 정 감독의 속은 타들어 갔다. 정 감독은 1990년대 후반 농구 명가 삼성생명의 지휘봉을 잡고 3차례 정상에 올랐다. 이기는 데 익숙했기에 눈앞의 현실을 쉽게 받아들일 수 없었다. 스트레스로 극심한 치통에 시달려 시즌 끝나면 바로 임플란트를 해야 할 처지가 됐다. 올 시즌 우리은행의 유일한 제물이 된 KDB생명 김영주 감독은 남자프로농구 나산에서 뛰던 1999년 32연패에 빠져 있던 오리온스와 맞붙은 적이 있다. 나산은 동양에 패해 기네스북에 오를 법한 연패 기록도 끝났다. 김 감독은 “연패에 빠진 감독의 마음고생이야 더 말할 필요가 없다. 우리은행도 이젠 달라질 것 같다”고 평가했다. 정태균 감독은 “1승 이상의 의미가 있다. 자신감을 회복하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꼴찌 우리은행은 새해를 맞아 잃어버린 희망을 되찾을 수 있을까.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1일자로 배드민턴 대표팀 사령탑에 부임한 성한국 대교눈높이 감독(48)은 2일 서울 태릉선수촌에 입촌했다. 첫 출근길에는 큰딸 성지현(20·한국체대)이 동행했다. 대표팀에서 단식 선수로 활약하고 있는 성지현도 이날 합숙훈련에 들어갔다. 배드민턴 대표팀에서 사상 처음으로 부녀가 호흡을 맞추게 된 것이다. 성 감독은 “기대 반 우려 반이라는 주위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형평성에 어긋나지 않게 대표팀 전력을 끌어올리는 데 집중하겠다”고 말했다.(48). 1988년 서울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김 교수는 1980년대 한국 배드민턴의 간판스타였다. 김 교수는 “성 감독 어깨가 무거울 것이다. 아빠가 감독이라서 훈련할 때 지현이에게 더 혹독하게 할 것이다. 본인이 열심히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성지현은 피는 속일 수 없는 듯 네 살 때부터 배드민턴 라켓을 장난감 삼아 갖고 놀다 초등학교 3학년 때 선수 생활을 시작했다. 엄마는 그런 딸이 고교 2학년 때 처음 태극마크를 달기 전까지 줄기차게 반대만 했다. “운동이 얼마나 힘든 줄 알기에 언제라도 관두고 공부하라고 했어요. 그래도 자식 이기는 부모 없더군요. 엄마를 어려워해 아프다는 얘기도 안 하는 걸 보면 속도 상해요.” 고교 1학년 때 고교 무대를 평정하며 방수현의 뒤를 이을 단식 유망주로 이름을 날린 성지현은 국제 대회에서도 강호들을 연파했다. 현재 세계 랭킹 16위. 성 감독은 “아빠와 엄마를 반반 닮았다. 체격은 나와 비슷해 키(175cm)가 큰 대신 느리다. 엄마처럼 헤어핀과 하프스매싱 같은 기교가 뛰어나다”며 웃었다. 이달 말레이시아오픈과 코리아오픈에 연이어 출전하는 성지현은 올해 국제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둬 내년 런던 올림픽 출전 포인트를 확보하는 게 목표다. “아빠 엄마를 뛰어넘는 선수가 되고 싶어요. 스피드와 체력, 게임 운영 능력을 보강해야 해요.” 선수 시절 태릉선수촌에서 6년 연애 끝에 결혼에 골인한 성 감독과 김 교수는 토끼띠 동갑내기. 이들 가족은 올해는 서로 떨어져 있는 시간이 훨씬 많게 됐다. 김 교수가 1년 안식년을 받아 이달 말 중학교 3학년인 아들과 싱가포르로 떠난다. 성 감독과 김 교수는 “2 대 2로 갈렸다. 같이 있지는 못해도 각자 위치에서 모두 잘했으면 좋겠다. 멀리서 응원 열심히 하겠다”고 새해 희망을 밝혔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박용성 대한체육회장(70)을 만나러 가는 차 안에서 루이 암스트롱의 ‘왓 어 원더풀 월드’라는 노래가 흘러나왔다. 지난 1년도 이 제목처럼 멋졌을까. 한국 스포츠만 놓고 보면 그런 말이 나올 만하다. 밴쿠버 겨울올림픽, 남아공 월드컵, 싱가포르 유스올림픽, 광저우 아시아경기…. 쏟아지는 글로벌 스포츠 이벤트에서 태극전사들은 진한 감동을 전달했다. 2018년 평창 겨울올림픽 유치 경쟁도 뜨겁게 펼쳐졌다. 한국 스포츠를 이끌고 있는 박 회장은 현장을 누비며 그 어느 때보다 바쁜 나날을 보냈다. 지난 주말 서울 중구 을지로6가 두산타워 33층 집무실에서 기자를 맞이한 박 회장의 표정은 유달리 밝아 보였다. 박 회장은 얼마 전 부인에게서 받았다는 e메일 얘기를 꺼냈다. “아내와 집이 있다는 사실을 아느냐고 물어보더군요. 30일 넘게 해외출장 중이었어요. 아직 살아있다고 답장했지요. 올 하반기에는 절반 이상 외국에 머물렀을 겁니다.” 숨 가쁘게 한 해를 달린 박 회장은 “굵직한 일들이 쏟아지고 있는데 자리만 지킬 수는 없는 것 아니냐. 아직도 갈 길은 멀고도 많다”고 말했다. 내년 3월이면 체육회장 임기 4년 가운데 절반을 마치게 되는 그는 “경기 가맹단체 회계의 투명성, 구타와 폭력 추방, 방만한 전국체육대회 개선 등에서 성과가 있었다”고 평가했다. 박 회장은 2011년 새해 한국 스포츠의 최대 이슈로 2018년 평창 겨울올림픽 유치 경쟁과 대구 세계육상선수권 개최를 꼽았다. 최근 평창의 유치 낙관론에 대해선 “경쟁 도시 뮌헨과 안시는 유치위원장이 바뀌고 현지 여론도 나쁘다. 반면 평창은 호재가 많다. 그래도 아직 모른다”고 조심스러워했다. 그는 “내년 5월 스위스 로잔에서 IOC 테크니컬 브리핑이 열린다. IOC 위원 90∼100명이 참석한 가운데 프레젠테이션에 이어 45분 정도 비공개 질의응답 시간을 갖는데 여기서 판세를 굳혀야 한다. 예상 질문과 답안을 준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IOC 위원 114명 중 내가 위원으로 있을 때 알던 사람이 80여 명이다. 구면이니까 명함 내밀 필요가 없다. 자유롭게 유치를 돕겠다”고 의욕을 보였다. 내년 세계육상선수권과 관련해 그는 “대구에서 잔치를 벌여놓고 성적이 나쁠까 걱정이다. 몇 달 남지 않아 기적을 바라기는 무리다. 태릉선수촌에 육상 선수 46명이 들어와 있는데 메달권에 근접한 성적이 나오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요즘 선수들의 달라진 분위기를 긍정적으로 봤다. “밴쿠버 올림픽에 가서 놀라고 기분이 좋았어요. 은, 동메달도 다들 기뻐하더군요. 예전에는 금메달 아니면 죄인처럼 있어 메달 걸어주며 웃으라고 해도 떨떠름한 표정이었죠. 세대가 바뀌는구나. 즐기면서 운동한다는 걸 확인할 수 있었죠.” 어느덧 2012년 런던 올림픽이 1년 반 앞으로 다가왔다. “메달 가능성이 있는 종목에 집중하며 해외 전지훈련도 자주 실시할 계획입니다. 진천 훈련원이 내년 8월 개원하는데 메달이 많은 육상, 사격, 수영 세 종목이 먼저 들어가게 돼 훈련 효과를 끌어올릴 수 있어요.” 프로야구 두산 구단주 출신인 박 회장은 “신생구단 창단은 환영할 일이다. 아마추어 입장에서 보면 고교 야구 활성화에도 기여할 수 있다. 12개 구단이 양대 리그로 한국시리즈를 치르는 게 제일 좋다”고 희망을 밝혔다. “사람 몸은 연비가 좋아서 살찌지 않으려면 적게 먹어야 한다. 틈만 타면 한강 둔치와 서울 근교 야산을 걷는다”고 건강 비결을 밝힌 박 회장은 “새해 소망은 평창 올림픽 유치와 대구 육상 메달뿐”이라며 웃었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박용성 회장 프로필 △1940년 9월 11일생 △경기고-서울대 경제학과-뉴욕대 경영대학원 MBA △1986년 대한유도회 회장 △1995년 국제유도연맹 회장(2001년 재선) △1999년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 구단주 △2002년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 △2009년 대한체육회 회장(현) △2010년 IOC 국제관계위원회 위원(현) △두산중공업 이사회 의장, 중앙대 이사장(현)}

올 시즌 일본프로골프투어에서 한국인 최초로 상금왕에 오른 김경태(24·신한금융그룹)는 “엄마 눈이 좋아서 그런지 눈 때문에 고생해본 일은 없다”며 웃는다. 어머니 조복순 씨(54)의 시력은 50대 중반에 접어든 최근까지도 2.0을 유지했다고 한다. 좋은 유전자를 받아서인지 김경태의 시력도 1.5 정도에 퍼트 라인을 누구보다 세밀하게 잘 읽는다. 그래도 김경태는 시력을 잘 지키려고 흐린 날조차 선글라스를 애용한다. 중학교 때부터 캐디백에 필수품처럼 넣고 다녔다. “눈이 피로해지면 몸까지 덩달아 피곤해져요. 그래서 잘 관리해야 합니다.” ‘눈이 좋아야 골프가 잘된다’는 한 의약품 광고처럼 프로골퍼에게 시력은 경기력과 직결되는 중요한 문제다. 올해 김경태와 함께 일본 무대에서 활약한 김도훈(넥슨)은 “일본의 골프장은 국내보다 훨씬 러프가 깊다. 공이 어디 떨어지는지 잘 못 보면 로스트볼로 벌타 받기 십상”이라고 말했다. 겨울철 비시즌을 맞아 안과를 찾는 선수도 부쩍 늘었다. 시력 교정 수술을 받기도 한다. 라식수술이 대표적인데 눈의 가장 바깥 부분인 각막을 5분의 1 정도 절제해 엑시머레이저를 쪼인 뒤 다시 각막을 덮어주는 방법이다. 수술 후 통증이 거의 없고 시력 회복이 빨라 선호한다. 올 아시아투어 상금왕 노승열(타이틀리스트)은 15일 서울 압구정성모안과에서, 신지애(미래에셋)는 그 다음 날 삼성서울병원에서 각각 라식수술을 받았다. 좌우 시력이 각각 0.4, 0.5 정도에 난시가 있던 노승열은 수술 후 1.0까지 회복돼 이번 주말 운동을 재개했다. 노승열은 “렌즈를 오래 착용하다 보니 안구 건조증도 생기고 비올 때 힘들었다. 이제 그런 불편함은 없을 것 같다”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난시가 심해 퍼트 라인 읽을 때 애를 먹었다는 신지애도 안경을 벗어도 될 만큼 시력이 좋아졌다. 그래도 아직은 어색해 알 없는 안경을 새로 맞춰 쓰고 다니기도 한다. 타이거 우즈(미국)는 라식수술을 받고 이듬해인 2000년에 9승을 거두며 전성기를 맞았다. 라식수술이 꼭 성공의 보증수표는 아니다. 박세리는 수술 직후인 2000년 1승도 거두지 못하다 1년간의 적응기를 거쳐 다음 해 5승을 따냈다. ―10.0 디옵터에 고도 난시였던 재미교포 나상욱은 2007년 라식수술을 받았지만 수술 실패로 시력이 다시 나빠졌다. 재수술을 하려면 6개월 정도를 기다려야 했는데 이 기간에 안경이나 렌즈를 낄 수 없어 흐릿한 시야로 대회에 출전하는 어려움을 겪기도 했다. 안과 전문의들은 필드에서는 눈의 이상을 쉽게 발견할 수 있다고 한다. 공 떨어지는 위치가 잘 안 보인다면 백내장이나 망막 질환을 의심할 수 있다는 것. 자외선은 눈에 병을 일으키기가 쉬워 라운드할 때는 반드시 선글라스를 착용하라고 권한다. 건양대 의대 김안과병원 송상률 교수는 “시니어 골퍼들이 사용하는 다초점렌즈는 다양한 거리를 접해야 하는 골프의 특성상 적응이 어렵다”고 조언했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최근 며칠 사이에 강동희 동부 감독과 박광호 한국농구연맹 심판위원장으로부터 전자랜드 서장훈에 대한 비슷한 얘기를 연이어 들었다. 10일 동부와 전자랜드의 경기에서 목격했다는 일이었다. 당시 전자랜드가 동부에 30점차로 크게 뒤진 3쿼터 종료 29.2초 전. 전자랜드 아말 맥카스킬이 던진 점프슛이 림에 맞고 튕겨 나오자 골밑 혼전 상황에서 서장훈의 손끝에 맞고 볼이 골망으로 들어갔다. 서장훈은 ‘내가 넣었다’는 사실을 알리려는 듯 손가락을 하늘 높이 치켜들며 기록석을 향해 달려 나갔다. 강 감독과 박 위원장은 “팀이 크게 뒤졌는데도 개인 기록만큼은 꼼꼼히 챙기려는 행동으로 보였다. 그럴 분위기는 아니었다. 다른 동료들이 어찌 보겠는가”라고 꼬집었다. 4쿼터 들어 유도훈 전자랜드 감독은 일찌감치 패배를 인정하며 서장훈을 아예 빼버렸다. 1998년 프로에 데뷔해 13시즌째 코트를 지키고 있는 서장훈은 살아있는 전설로 불리며 사상 첫 정규시즌 통산 1만2000점에 6점만을 남겼다. 통산 579경기에서 평균 20.7득점을 넣었다. 오랜 세월 속에 쉼 없이 흘린 땀의 결정체가 아닐 수 없다. 득점 하나하나가 소중하기에 그가 세울 이정표는 충분히 그 가치를 인정받을 만하다. 어느덧 새해면 37세. 또래들이 대부분 코트를 떠난 데다 어떤 포지션보다 몸싸움이 심하고 외국인 선수와 맞서야 하는 센터이기에 그의 존재는 더욱 빛이 난다. 하지만 서장훈은 이제 앞서 농구 선배들의 지적처럼 기록의 진정한 의미를 생각해 봐야 할지도 모른다. 올 시즌 전자랜드는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히긴 해도 어딘가 응집력과 파괴력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많다. 서장훈의 올시즌 평균 득점(16.6점) 중 4쿼터는 2.8점으로 떨어졌다. 서장훈의 기본 기록을 채워주기 위해 출전시간을 보장한다는 말까지 나온다. 서장훈은 어느새 은퇴를 떠올려야 하기에 우승 반지의 꿈이 그 어느 때보다 절실하다. 팀 승리를 위해 자신을 버릴 때 서장훈이 남긴 득점의 무게감은 많고 적고를 떠나 더욱 커지지 않을까.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오빠 정말 오랜만이네요.” “그래 잘 지냈지?” 그들은 요즘 눈코 뜰 새가 없다는 말을 실감하고 있다. 최고의 성적을 거둔 한 해였기에 연말을 맞아 스케줄이 쏟아지고 있어서다. 올 시즌 한국 남녀 프로골프의 최고 스타로 떠오른 김경태(24·신한금융그룹)와 최나연(23·SK텔레콤)이 모처럼 소중한 만남의 자리를 가졌다. 한국골프라이터스협회가 선정하는 올해의 선수로 뽑혀 21일 밤 서울 강남구 신사동 클럽 모우에서 열린 시상식에 참석했다. 영광의 주인공으로 한테이블에 앉기는 이날이 처음이다. 김경태는 일본투어에서 사상 첫 한국인 상금왕에 올랐다. 최나연은 미국투어에서 상금왕과 최저타수상을 수상했다. 이들의 인연은 200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오산 성호중 졸업반이던 최나연은 신성고 2학년 김경태와 1년 동안 골프 대표팀에서 함께 활동했다. 최나연은 “경태 오빠는 70명 정도 되는 대표 선수 중에서 가장 인상에 남았다. 골프채로 공을 다루는 감각이 정말 뛰어났다”고 떠올렸다. 김경태는 “체격은 가냘파도 운동을 참 열심히 했다”고 회상했다. 당시 이들을 지도한 한연희 대표팀 감독은 “두 선수 모두 타고난 파워는 없었어도 꾸준히 땀을 흘려 성장했다”고 말했다. 최나연은 “늘 노력하는 오빠의 모습에 배울 점이 많았다. 한국과 일본을 오가면서도 뛰어난 성적을 거뒀기에 더욱 의미가 크다”고 칭찬했다. 김경태는 “나연이가 2위에 머물 때가 많아 안타까웠는데 우승을 한 번 하고 난 뒤 자신감이 커져 승승장구한 것 같다”고 평가했다. 차분한 성격에 평소 자신의 감정을 좀처럼 드러내지 않는 김경태와 최나연은 해외 진출을 노리는 후배들에게 어학 능력이 필수라고 조언했다. 김경태는 올해 일본오픈에서 우승한 뒤 서투르지만 일본어로 소감을 밝혀 호평을 받았다. 김경태는 “언어 문제가 해결되면 적응에 큰 도움이 된다. 친구도 늘게 되고 외국에 있다는 생각을 안 하게 돼 편해진다”고 덧붙였다. 최나연은 이번 비시즌에 본격적으로 영어를 배우기 위해 미국인 강사까지 구하고 있다. 이들은 기쁨은 접어둔 채 새 시즌을 향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27일 미국 올랜도로 출국하는 최나연은 벌써부터 오전 6시부터 오후 8시 30분까지 이어지는 훈련 일정을 세워뒀다. 김경태는 1월 7일 태국 후아힌에서 열리는 로열트로피 대회에 출전한 뒤 미국 탬파에서 겨울훈련에 들어간다. 세밑이 뜨겁기만 한 김경태와 최나연은 “내년 이맘때 다시 좋은 모습으로 만나자”며 손을 맞잡았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KCC 허재 감독은 최근 모비스 유재학 감독에 대한 서운한 감정을 자주 드러냈다. 유 감독이 대표팀 사령탑을 맡아 광저우 아시아경기에 출전하면서 KCC 선수를 제대로 대접하지 않았다는 이유에서였다. 전태풍과 강병현은 대표팀 차출 후 해외 전지훈련에도 합류했지만 최종 엔트리에서 빠졌다. 하승진은 광저우 코트를 밟기는 했어도 컨디션 난조로 출전 기회를 제대로 잡지 못한 채 벤치에 자주 앉았다. 허 감독은 대표팀 공백으로 전력에 차질을 빚은 데다 선수들의 사기도 떨어졌다며 한숨을 쉬었다. 시즌 초반 슬로 스타트로 애를 태우던 KCC가 서서히 정상궤도에 오르고 있다. 1, 2라운드까지 하위권에 처져 있을 때도 동부 강동희, KT 전창진 감독 등은 “저대로 주저앉을 KCC는 아니다. 언젠가 올라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예상대로 KCC는 21일 전주 홈게임에서 공동 선두였던 전자랜드를 꺾고 4연승을 달렸다. 최근 오리온스, 한국인삼공사, SK를 연파했던 KCC는 시즌 1, 2차전에서 모두 졌던 전자랜드마저 완파해 강호다운 면모를 되찾았다. 7위 KCC는 3라운드 들어 4경기를 모두 이기며 10승 12패를 기록해 6위 LG(10승 11패)를 0.5경기차로 바짝 쫓았다. 부상에서 회복한 전태풍은 20득점, 5어시스트로 활약했다. 하승진은 12득점, 12리바운드로 골밑을 장악했다. 강병현은 10득점, 5어시스트. 하승진과 호흡을 맞추는 데 어려움을 겪던 크리스 다니엘스는 23득점, 9리바운드로 승리에 기여했다. 전태풍은 “분위기가 너무 좋아졌다. 이제 진다는 생각을 별로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KCC는 악착같은 외곽 수비로 전자랜드의 3점슛 성공률을 17%까지 떨어뜨렸다. 전반을 48-44로 앞선 KCC는 3쿼터에 25점을 집중시키며 실점을 16점으로 묶어 73-60까지 달아나 승리를 굳혔다. 울산에서는 오용준이 24점을 적중시킨 오리온스가 모비스를 84-79로 꺾고 3연패에서 벗어났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골프 명인의 열전이라는 마스터스 대회에서 한국 선수들의 목소리가 더욱 커지게 됐다. 내년 4월 열리는 제76회 마스터스 대회에서 역대 최다인 7명의 코리안 군단이 출전하기 때문이다. 처음으로 두 명의 한국인 선수(최경주, 양용은)가 출전했던 2007년과 비교하면 한국 남자 골프의 뚜렷한 성장세를 확인할 수 있다. 대회를 주최하는 미국 조지아 주 오거스타내셔널골프장은 21일 19개의 까다로운 출전 자격에 부합하는 92명의 초청자 명단을 발표했다. 최경주(40)는 올해 대회에서 상위 16위 이내에 든 데다 올 시즌 마지막 대회인 투어 챔피언십 출전의 2가지 기준에 부합해 아시아 선수로는 최장인 9년 연속 출전한다. 최경주는 거듭된 부진에 따른 세계 랭킹 추락으로 올해 대회에 출전조차 불투명했지만 개막 직전 세계 랭킹을 50위 이내로 끌어올리며 막차로 합류한 뒤 타이거 우즈와 나흘 연속 동반 라운드를 펼치며 공동 4위(11언더파)에 올랐다. 양용은(38)은 2009년 PGA챔피언십 우승과 올해 마스터스 공동 8위(4언더파)의 성적으로 초청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올해 일본프로골프투어 상금왕 김경태(24·신한금융그룹)는 아시아 선수 최고인 세계 랭킹 30위로 한 해를 마무리하면서 처음으로 마스터스 출전에 성공했다. 김경태는 올해 메이저대회인 브리티시오픈과 PGA챔피언십에서 모두 공동 48위에 머물렀다. 유망주 정연진(20)은 브리티시아마추어 우승자 자격으로 마스터스에 나서는 영광을 맞았다. 재미교포 가운데는 지난해 우승 경쟁을 펼치다 3위로 끝낸 앤서니 김(25), 올해 투어 챔피언십 출전자인 케빈 나(27)와 함께 라이언 김(21)이 US아마추어 퍼블릭링크스 챔피언십 우승으로 초청이 됐다. 영건 노승열(19)은 세계 랭킹 64위여서 내년 대회 개막 1주 전까지 세계 랭킹을 50위 이내로 끌어올리면 출전할 수 있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동부가 15승 5패로 전자랜드와 공동 선두를 지키며 양강 체제를 이뤘다. 시즌 전 동부는 중위권으로 분류됐다. 하지만 이젠 강력한 우승 후보로 주목받고 있다. 동부의 상승세를 분석해 본다.○ 높디높은 삼각산 동부는 김주성(205cm) 윤호영(197cm) 로드 벤슨(207cm)의 꺽다리 삼총사가 위력적이다. 이들은 장신에 스피드를 겸비한 데다 뛰어난 수비 능력까지 갖췄다. 동부의 올 시즌 경기당 평균 실점은 유일하게 70점 아래인 68.8점으로 1위다. 리그 평균 81.2점보다 10점 이상 낮다. 질식 수비의 중심에는 바로 이 세 명이 있다. 이들은 변칙적인 지역방어로 골밑을 철저하게 봉쇄했다. 동부의 블록슛은 4.8개로 역시 1위다. 특히 김주성은 타고난 수비 감각으로 내외곽을 넘나드는가 하면 마치 가드처럼 절묘한 어시스트로 장신 동료들의 득점 기회를 살려줬다. 유재학 모비스 감독은 “동부와 싸울 때는 손쉬운 골밑 찬스를 노리기 힘들어진다. 외곽슛으로 승부를 봐야 하는데 성공률이 떨어질 수밖에 없어 고전하기 마련”이라고 분석했다.○ 초보 감독에서 타짜로 강동희 동부 감독은 지휘봉을 잡은 뒤 2시즌째를 맞으며 한층 노련해졌다. 푸근한 맏형 이미지를 지녔지만 선수들이 흐트러진 모습을 보이거나 경기 도중 뭔가 분위기 반전이 필요할 때는 악역을 자처하기도 했다. 윤호영의 외곽슛 약점을 끌어올린 대목도 돋보인다. 지난 시즌 경기당 평균 9득점에 그쳤던 윤호영은 강 감독의 집중 지도 덕분에 올 시즌 15점 가까이 넣고 있다. 유 감독은 “지난 시즌 솔직히 큰 신경을 안 썼던 윤호영까지 집중 마크를 해야 돼 더욱 힘들어졌다”고 말했다. 도박에 가까웠던 벤슨의 선발도 제대로 맞아떨어졌다. 당초 벤슨에 대한 정보가 부족했지만 대학 시절 기록을 통해 나이젤 딕슨, 마이카 브랜드, 아말 맥카스킬 등 국내 경험이 있는 선수 대신 새 얼굴을 뽑아 전력을 끌어올렸다. 강 감독은 “전창진 KT 감독 밑에서 4년 동안 코치를 하면서 다양한 경험으로 시행착오를 줄였다. 전 감독이나 유 감독처럼 늘 새로운 뭔가를 준비해 선수들에게 제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아직 갈 길이 멀다”며 겸손해했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출범 15시즌째를 맞은 프로농구에서 우승팀이 아닌데도 감독상을 수상한 경우는 두 번 있었다. 1999∼2000시즌 최종규 TG 삼보(현 동부) 감독(64·왼쪽)과 2009∼2010시즌 전창진 KT 감독(47)이다. 약체라던 팀의 상승세를 이끈 지도력을 높게 평가받았다. 10년 세월 속에서 무관의 명장으로 인정받은 이들이 지난 주말 모처럼 소중한 송년 만남을 가졌다. 전 감독이 빡빡한 경기 일정 속에서도 서울 원정을 왔다가 미국에 살다 1년 만에 일시 귀국한 최 감독을 서울 강남의 한 고깃집으로 초청했다. 전 감독은 삼성 프런트 직원을 관둔 뒤 야인으로 있다 TG 삼보에서 처음 수비코치로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다. 당시 사령탑이 바로 최 감독. 식사 장소도 삼보 시절 추억이 담긴 곳이었다. 최 감독은 제자와도 같은 전 감독에게 “KT의 전력이 그리 강하진 않아도 선수들이 참 열심히 한다. 수비와 속공이 대단하다. 그 덕분에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고 칭찬했다. 제물포고와 연세대를 거쳐 1960년대 국가대표로 활약했던 최 감독은 프로농구 탄생의 산파였다. 1990년대 중반 서울 잠원동의 개인 사무실에 프로 추진위원회를 만들어 김영기, 이인표, 김인건 씨 등과 프로화에 앞장섰다. 최 감독은 “그때 밤새워 일할 때가 많았는데 전 감독이 피자를 사갖고 자주 들렀다”고 회상했다. 전 감독은 “최 감독님이 자상하게 가르쳐 주시던 일이 떠오른다. 선수들과 늘 호흡하며 철저하게 준비하는 모습에서 많이 배웠다”고 고마워했다. 최 감독은 “농구 열기가 예전 같지 않아 안타깝다. 팬들의 관심을 끌어 모으기 위해 구단과 연맹, 감독, 선수가 한마음으로 뛰어야 할 것 같다”고 조언했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스텝 스윙’으로 유명한 김혜윤(21·비씨카드·사진)이 짜릿한 역전 드라마를 쓰며 개막전의 여왕이 됐다. 19일 중국 샤먼의 오리엔트골프장(파72)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2011시즌 첫 대회인 현대 차이나레이디스오픈. 선두에 3타 뒤진 공동 7위로 출발한 김혜윤은 버디 5개와 보기 1개로 4타를 줄여 합계 4언더파 212타로 우승했다. 지난해 챔피언 유소연(하이마트)은 6언더파를 몰아치며 타이틀 방어를 노렸으나 1타가 모자라 김하늘(비씨카드)과 공동 2위에 머물렀다. 2010시즌 KLPGA에서 라운드당 평균 퍼트 1위(30.05개)였던 김혜윤은 1타 차 선두였던 18번 홀(파4)에서 2.5m 파 퍼트를 떨어뜨리며 승리를 지켰다. 통산 3승째. 초등학교 3학년 때 골프와 인연을 맺은 김혜윤은 스텝으로 시선을 끌고 있다. 드라이버샷을 할 때 걸어 나가면서 공을 치는 특이한 스윙을 하기 때문이다. 2008년 KLPGA에 뛰어든 그는 고교 1년 때 거리를 늘리기 위해 이런 스텝을 밟기 시작했다. 백스윙 때 오른발을 디딤발 삼아 왼발을 들고 다운스윙과 임팩트 때는 반대로 왼발이 디딤발이 된다. 일반적인 스윙보다 15야드는 더 나간다는 게 그의 얘기. 김혜윤은 2010시즌 평균 드라이버 비거리 238야드(64위)를 기록했다. 김혜윤은 “끝없는 연습의 결과라 주말골퍼에게는 권하지 않는다. 체중 이동을 완벽하게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화려한 아마추어 시절을 보낸 신인 장하나(삼화저축은행)는 김혜윤에 2타 뒤진 채 이정은(호반건설), 김현지(LIG) 등과 공동 4위를 차지해 대형 루키다운 실력을 과시했다. 이틀 연속 선두를 달리던 이정민(삼화저축은행)은 4타를 잃어 공동 12위(1오버파)에 그쳤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