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자로 배드민턴 대표팀 사령탑에 부임한 성한국 대교눈높이 감독(48)은 2일 서울 태릉선수촌에 입촌했다. 첫 출근길에는 큰딸 성지현(20·한국체대)이 동행했다. 대표팀에서 단식 선수로 활약하고 있는 성지현도 이날 합숙훈련에 들어갔다. 배드민턴 대표팀에서 사상 처음으로 부녀가 호흡을 맞추게 된 것이다.
성 감독은 “기대 반 우려 반이라는 주위의 시선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형평성에 어긋나지 않게 대표팀 전력을 끌어올리는 데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48). 1988년 서울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김 교수는 1980년대 한국 배드민턴의 간판스타였다. 김 교수는 “성 감독 어깨가 무거울 것이다. 아빠가 감독이라서 훈련할 때 지현이에게 더 혹독하게 할 것이다. 본인이 열심히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성지현은 피는 속일 수 없는 듯 네 살 때부터 배드민턴 라켓을 장난감 삼아 갖고 놀다 초등학교 3학년 때 선수 생활을 시작했다. 엄마는 그런 딸이 고교 2학년 때 처음 태극마크를 달기 전까지 줄기차게 반대만 했다. “운동이 얼마나 힘든 줄 알기에 언제라도 관두고 공부하라고 했어요. 그래도 자식 이기는 부모 없더군요. 엄마를 어려워해 아프다는 얘기도 안 하는 걸 보면 속도 상해요.”
고교 1학년 때 고교 무대를 평정하며 방수현의 뒤를 이을 단식 유망주로 이름을 날린 성지현은 국제 대회에서도 강호들을 연파했다. 현재 세계 랭킹 16위. 성 감독은 “아빠와 엄마를 반반 닮았다. 체격은 나와 비슷해 키(175cm)가 큰 대신 느리다. 엄마처럼 헤어핀과 하프스매싱 같은 기교가 뛰어나다”며 웃었다.
이달 말레이시아오픈과 코리아오픈에 연이어 출전하는 성지현은 올해 국제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둬 내년 런던 올림픽 출전 포인트를 확보하는 게 목표다. “아빠 엄마를 뛰어넘는 선수가 되고 싶어요. 스피드와 체력, 게임 운영 능력을 보강해야 해요.”
선수 시절 태릉선수촌에서 6년 연애 끝에 결혼에 골인한 성 감독과 김 교수는 토끼띠 동갑내기. 이들 가족은 올해는 서로 떨어져 있는 시간이 훨씬 많게 됐다. 김 교수가 1년 안식년을 받아 이달 말 중학교 3학년인 아들과 싱가포르로 떠난다. 성 감독과 김 교수는 “2 대 2로 갈렸다. 같이 있지는 못해도 각자 위치에서 모두 잘했으면 좋겠다. 멀리서 응원 열심히 하겠다”고 새해 희망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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