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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리티시여자오픈이 열리고 있는 스코틀랜드 앵거스의 커누스티 링크스는 세계에서 가장 어려운 코스 중 하나로 꼽힌다. 변화무쌍한 날씨에 강한 바람, 항아리 벙커와 개울 등 골퍼를 괴롭히는 장애물이 너무 많아 ‘야수(The Beast)’란 별명도 있다. 브리티시오픈(디 오픈)을 7번 개최했지만 여자프로대회에 문을 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1999년 디 오픈은 많은 세계 골퍼의 가슴에 잊지 못할 상처를 남겼다. 당시 19세의 세르히오 가르시아(스페인)는 1, 2라운드에서 각각 89타, 83타를 친 뒤 곧바로 집으로 달려가 엄마 품에 안겨 울었다. 무엇보다 가슴 아픈 사람은 장 방 드 벨데(프랑스)였다. 최종 라운드 18번홀까지 2위 폴 로리(스코틀랜드)에게 3타 앞선 벨데는 더블보기만 해도 우승할 수 있었다. 그런데 벨데는 트리플 보기를 했고 연장 끝에 우승컵을 로리에게 내줬다. 무려 10타 차의 열세를 극복하고 우승한 로리의 최종 스코어는 6오버파였다. 타이거 우즈(미국)는 당시 10오버파를 치고도 공동 7위를 했다. 파71에 7400야드가 넘었던 그때에 비해 올해는 여자대회이긴 하지만 파72에 6490야드밖에 되지 않는다. 아무리 그렇다고 해도 여기가 과연 커누스티가 맞는가 싶다. 가장 어려운 코스라는 악명이 무색하게도 1라운드에서 47명이 언더파를 쳤다. 바람이 거의 불지 않았고 약간의 비까지 내려 그린이 부드러웠기 때문이다. 29일 계속된 2라운드에서도 그랬다. 바다에 면한 링크스 코스로는 보기 드물게 연일 좋은 날씨 속에서 대회가 치러지면서 언더파가 속출했다. 한국 낭자군단의 맏언니 박세리의 선전이 눈부시다. 1라운드에서 이븐파를 쳤던 박세리는 2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 8개로 64타를 치며 합계 8언더파 136타(오후 11시 현재)로 공동 2위에 올랐다. 박세리는 대회 전 “후배들이 잘해 주고 있어 한국 선수들의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100승은 오래 걸리지 않을 것 같다. 이왕이면 내가 우승해 100승의 이정표를 직접 쓰고 싶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박세리와 같이 이날 8타를 줄인 박인비는 10언더파 134타로 단독 선두에 나섰다. 이미나(KT)는 7언더파로 공동 4위를 달리고 있고, 최나연과 김송희는 5언더파로 공동 10위에 자리했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미국 프로야구 클리블랜드 추신수(29)가 일본인 선수 후쿠도메 고스케(34)를 동료로 맞게 됐다. 클리블랜드는 29일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시카고 컵스로부터 후쿠도메를 받고 마이너리그 유망주 2명을 내주는 트레이드를 했다고 밝혔다.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한 추신수와 그래디 사이즈모어의 공백을 메우기 위한 조치다. 일본 프로야구 주니치의 간판타자로 활약했던 후쿠도메는 한국 팬들에게도 낯익다. 후쿠도메는 1999년 주니치에 입단했는데 당시 유격수였던 이종범(KIA)을 외야수로 밀어내고 주전 유격수 자리를 꿰찼다. 2006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한국과의 4강전에서는 김병현(라쿠텐)을 상대로 결승 2점 홈런을 치기도 했다.한국과 일본 선수들은 때론 경쟁자로, 때론 친구로 다양한 인연을 맺어 왔다. 메이저리그 무대에서 한일 양국 선수들의 인연을 살펴보자.○ 추신수와 이치로시애틀 시절 추신수와 스즈키 이치로(38)는 악연에 가까웠다. 2000년 시애틀에 입단한 추신수는 2005년 꿈에 그리던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았지만 그곳에는 이치로가 자리 잡고 있었다. 둘 다 발 빠른 왼손 중거리 타자에 포지션도 우익수로 똑같았다. 2006년 구단은 추신수에게 기회를 주기 위해 이치로에게 중견수로 자리를 옮길 것을 권했지만 이치로는 이 제안을 거절했다. 결국 시애틀은 유망주 추신수를 클리블랜드로 트레이드했다. 이는 전화위복이 됐다. 선수층이 얇은 클리블랜드에서 출장 기회를 자주 얻은 추신수는 물 만난 고기처럼 맹활약했고 불과 몇 년 사이에 팀을 대표하는 스타가 됐다. ○ 김선우와 오카 도모카즈메이저리그의 한일 선수를 언급할 때 빠지지 않는 사건이 김선우(34)와 오카 도모카즈(35)가 벌인 주먹다짐이다. 보스턴 마이너리그에서 뛰던 둘은 한때 같은 방을 쓸 정도로 친했으나 1999년 어느 날 난투극을 벌였다. 종종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았던 오카가 김선우의 자존심을 건드린 게 발단이었다.보스턴은 2001년 오카를 몬트리올로 트레이드했다. 이듬해에는 김선우도 몬트리올 유니폼을 입으면서 2006년까지 한솥밥을 먹어야 했다. 메이저리거가 됐기 때문인지 몬트리올에서 둘의 관계는 썩 나쁘지 않았다.○ 박찬호와 노모 히데오박찬호(38·오릭스)에게 노모 히데오(43)는 친한 동료이자 반드시 넘고 싶은 벽이었다. 박찬호는 2009년 피츠버그에서 아시아 선수 최다승인 124승을 거뒀는데 이는 123승의 노모를 넘어선 것이었다. 박찬호와 노모는 1990년대 후반 LA 다저스에서 황색 돌풍을 이끈 선발 듀오였다. 1998년 노모가 뉴욕 메츠로 이적하면서 다시 같은 유니폼을 입은 적은 없지만 친분 관계를 꾸준히 유지해왔다. 노모는 2005년 박찬호의 결혼식에도 참석했다. 이 밖에 최희섭(KIA)은 다저스에서 뛰던 2005년 나카무라 노리히로(세이부)와 1루수 주전 경쟁을 벌여 승리한 바 있다. 서재응(KIA)도 한때 메츠에서 마쓰이 가즈오(라쿠텐)와 한솥밥을 먹었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미국 프로야구 클리블랜드 추신수(29)가 일본인 선수 후쿠도메 고스케(34)를 동료로 맞게 됐다. 클리블랜드는 29일 구단 홈페이지를 통해 시카고 컵스로부터 후쿠도메를 받고 마이너리그 유망주 2명을 내주는 트레이드를 했다고 밝혔다.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한 추신수와 그래디 사이즈모어의 공백을 메우기 위한 조치다. 일본 프로야구 주니치의 간판타자로 활약했던 후쿠도메는 한국 팬들에게도 낯익다. 후쿠도메는 1999년 주니치에 입단했는데 당시 유격수였던 이종범(KIA)을 외야수로 밀어내고 주전 유격수 자리를 꿰찼다. 2006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한국과의 4강전에서는 김병현(라쿠텐)을 상대로 결승 2점 홈런을 치기도 했다. 한국과 일본 선수들은 때론 경쟁자로, 때론 친구로 다양한 인연을 맺어 왔다. 메이저리그 무대에서 한일 양국 선수들의 인연을 살펴보자. ●추신수와 이치로 시애틀 시절 추신수와 스즈키 이치로(38)는 악연에 가까웠다. 2000년 시애틀에 입단한 추신수는 2005년 꿈에 그리던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았지만 그곳에는 이치로가 자리 잡고 있었다. 둘 다 발 빠른 왼손 중거리 타자에 포지션도 우익수로 똑같았다. 2006년 구단은 추신수에게 기회를 주기 위해 이치로에게 중견수로 자리를 옮길 것을 권했지만 이치로는 이 제안을 거절했다. 결국 시애틀은 유망주 추신수를 클리블랜드로 트레이드했다. 이는 전화위복이 됐다. 선수층이 얇은 클리블랜드에서 출장 기회를 자주 얻은 추신수는 물 만난 고기처럼 맹활약했고 불과 몇 년 사이에 팀을 대표하는 스타가 됐다. ●김선우와 오카 도모카즈 메이저리그의 한일 선수를 언급할 때 빠지지 않는 사건이 김선우(34)와 오카(35)가 벌인 주먹다짐이다. 보스턴 마이너리그에서 뛰던 둘은 한 때 같은 방을 쓸 정도로 친했으나 1999년 어느 날 난투극을 벌였다. 종종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았던 오카가 김선우의 자존심을 건드린 게 발단이었다. 보스턴은 2001년 오카를 몬트리올로 트레이드했다. 이듬해에는 김선우도 몬트리올 유니폼을 입으면서 2006년까지 한솥밥을 먹어야 했다. 메이저리거가 됐기 때문인지 몬트리올에서 둘의 관계는 썩 나쁘지 않았다. ●박찬호와 노모 히데오 박찬호(38·오릭스)에게 노모 히데오(43)는 친한 동료이자 반드시 넘고 싶은 벽이었다. 박찬호는 2009년 피츠버그에서 아시아 선수 최다승인 124승을 거뒀는데 이는 123승의 노모를 넘어선 것이었다. 박찬호와 노모는 1990년대 후반 LA 다저스에서 황색 돌풍을 이끈 선발 듀오였다. 1998년 노모가 뉴욕 메츠로 이적하면서 다시 같은 유니폼을 입은 적은 없지만 친분 관계를 꾸준히 유지해왔다. 노모는 2005년 박찬호의 결혼식에도 참석했다. 이 밖에 최희섭(KIA)은 다저스에서 뛰던 2005년 나카무라 노리히로(세이부)와 1루수 주전 경쟁을 벌여 승리한 바 있다. 서재응(KIA)도 한때 메츠에서 마쓰이 가즈오(라쿠텐)와 한솥밥을 먹었다.이헌재기자 uni@donga.com}
한때 일본프로야구에서 가장 빠른 공을 던지는 투수로 이름을 날렸던 전 뉴욕 양키스 투수 이라부 히데키(42)가 사망했다. AP통신과 일본 언론은 이라부가 28일 미국 로스앤젤레스 인근의 란초 팔로스 베르데스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고 29일 보도했다. 정확한 사인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자살로 보인다고 경찰 관계자들은 전했다. 이웃들은 이라부가 부인과 갈라선 뒤 실의에 빠진 듯 보였다고 말했다. 1987년 신인 드래프트 1순위로 일본 롯데에 입단한 이라부는 특유의 강속구로 이름을 떨쳤다. 1993년 5월 3일 세이부와의 경기에서 당시로선 가장 빠른 시속 158km의 공을 스피드건에 찍어 화제를 모았다. 1996년 시즌 후 롯데는 미국 프로야구 샌디에이고에 교섭권을 넘겼으나 이라부는 "(뉴욕 양키스의) 핀스트라이프 유니폼의 무게는 야구를 경험한 사람만 알 수 있다"며 양키스 행을 고집해 뜻을 이뤘다. 1998년에는 13승(9패)을 거두며 팀의 월드시리즈 우승에 기여했고 1999년에도 11승을 올렸다. 이후 몬트리올(2000년)에서 2년간 뛰었고 2002년에는 텍사스 불펜투수로 메이저리그에서 마지막 선수생활을 보냈다. 통산 34승 35패 16세이브에 평균자책 5.15. 이라부는 다시 일본에 돌아와 2003~2004년 한신에서 뛴 뒤 2005년 무릎 부상으로 은퇴했다. 일본 통산 성적은 72승 69패 11세이브에 평균자책 3.55. 이라부는 은퇴 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우동가게를 경영하기도 했지만 야구에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2009년 6월 미국 독립리그로 복귀했다. 같은 해 8월에는 2경기 만에 팀을 떠나긴 했지만 일본 독립리그 시코쿠-규슈 아일랜드 리그의 고치와 입단 계약을 하기도 했다. 올해는 동일본 대지진 기금 모금을 위해 9월 로스앤젤레스에서 열릴 예정인 한일 교포 사회인야구의 일본 올스타팀 선발투수를 자원했었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지난해 이맘때 김태균(29)은 일본 프로야구 지바 롯데에서 최고 타자 대접을 받았다. 전반기에만 18홈런에 73타점을 올렸다. 두 부문 모두 퍼시픽리그 선두였다. 퍼시픽리그 최다 득표로 올스타전에도 출전했다. 그런데 당시 일본에서 만난 김태균은 극심한 중압감과 스트레스에 시달리고 있었다. “난 많은 돈 받고 온 용병 아닌가. 한 경기라도 못 치면 견딜 수 없이 불안하다”고 털어놨다. “가끔 내가 왜 여기 와서 이 고생을 하고 있나 후회하기도 한다”고도 했다. 수면제를 먹지 않으면 잠을 못 이루는 날도 많았다.겉보기엔 화려해도 외국에서 야구한다는 게 보기처럼 쉬운 게 아니다. 잘해도 이처럼 스트레스를 받으니 야구가 안 될 때는 말할 나위가 없다. 27일 불거진 김태균과 롯데의 계약 파기는 이 연장선상에서 이해할 수 있다. 김태균은 3월 동일본 대지진으로 큰 충격을 받았다. 일본에서 뛰는 자체가 불안했다. 임신 중인 아내도 걱정됐다. 경기에 집중할 수 없으니 여기저기 부상이 생겼고 야구도 생각대로 되지 않았다. 김성근 SK 감독은 “너무 나약한 것 아니냐”고 지적했지만 많은 것을 포기할 각오를 했을 만큼 김태균은 절실했을 것이다. 이 장면에서 오버랩되는 인물이 오릭스에서 뛰고 있는 이승엽(35)이다. 일본에서의 마음고생으로 따지면 이승엽만 한 선수가 있을까 싶다. 조성민 정민철 이종범 이병규 이범호 등 일본에서 뛰었던 선수들은 “일본이 힘들다”고 입을 모은다. 그 힘든 생활을 이승엽은 8년째 계속하고 있다. 우여곡절도 많았다. 일본 진출 첫 해인 2004년 롯데에서는 후보였고 이듬해에는 플래툰 시스템(오른손 왼손 투수에 따라 엇갈려 기용하는 것)으로 뛰었다. 요미우리에서는 4번 타자로 최고의 시간을 보내기도 했지만 지난 2년간은 1, 2군을 오르내리며 온갖 수모를 당했다. 이승엽은 “차마 말하기조차 부끄러운 일이 적지 않았다”고 했다. 하지만 일본에서의 명예회복 하나만을 바라보고 올해 오릭스로 이적했다. 극심한 타격 부진으로 2군에 머물기도 했지만 전반기 막판부터 페이스를 회복해 팀의 주축으로 자리 잡고 있다. 강한 자가 살아남는 게 아니라 살아남는 자가 강하다는 말이 있다. 그런 점에서 진정한 강자는 이승엽이다. 잠시 잊고 있던 그의 인내가 새삼 존경스럽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내년 런던 올림픽을 1년 앞두고 한국 역도가 새 비밀 병기를 준비하고 있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남자 77kg급에서 깜짝 금메달을 따낸 사재혁(26·강원도청)의 뒤를 이을 이 선수는 남자 94kg급의 늦깎이 김민재(28·경북개발공사)다. 김민재는 독특한 이력의 소유자다. 고교 시절 유망주였던 그는 대학 1학년 때인 2002년 역도를 그만뒀다. 69kg급 선수였던 그는 체중 조절이 너무 힘든 데다 부상까지 겹치자 대학을 중퇴하고 현역으로 군대에 갔다.○ 세계 정상권 실력… 대회 나가면 부진 다시 바벨을 잡은 것은 2007년이 되어서였다. 쉬다 보니 부상도 나았고 다시 한번 해보면 잘될 것 같았다. 살도 많이 불어 85kg급으로 올렸다. 5개월 정도 운동을 하다가 살이 더 찌자 이번엔 94kg급으로 체급을 올렸다. 체중 스트레스 없이 실컷 먹고 열심히 운동하자는 생각이었다. 실력은 일취월장했다. 들 수 있는 무게가 늘어날수록 희열도 커졌다. 다시 역도를 시작한 지 4년째인 지난해 그는 역도계를 두 번 놀라게 했다. 연습 때 그는 인상에서 190kg을 들어올려 아카키오스 카키아슈빌리(그리스)가 보유한 세계기록(188kg)을 뛰어넘었다. 용상에서도 221kg을 들었다. 합계 411kg이면 세계 정상권 성적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세계선수권에서 나온 ‘큰 무대 울렁증’에 역도계는 또 한번 뒤집어졌다. 인상 세 차례 시기에서 모두 실패하며 실격을 당한 것이다. 용상은 아예 해보지도 못했다. 이 대회에서 알렉산드르 이바노프(러시아)는 403kg으로 우승했다.○ 심리상담치료 후 올 亞선수권 우승 대한역도연맹은 그에게 전문 심리상담사를 붙여주는 한편 각종 국제대회에 출전시켜 경험을 쌓게 하고 있다. 덕분에 지난해 광저우 아시아경기에서 동메달을 땄고, 올해 아시아선수권에서는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김민재는 “지금은 자신감이 많이 붙었다. 시합 때도 연습처럼 할 수 있게 더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미리 보는 한국시리즈로 불렸던 26일 KIA와 삼성의 광주 경기. KIA가 2-1로 앞선 8회초 2사 후 선발 트레비스가 안타를 허용하자 KIA 벤치는 한기주를 마운드에 올렸다. 시속 150km를 넘는 빠른 공에 두둑한 배짱, 그리고 직전 2경기 연속 3이닝 무실점 세이브를 기록한 한기주였다. KIA로선 당연한 선택이었다. 하지만 결과는 기대와 어긋났다. 조영훈을 시작으로 4타자 연속 안타를 내주며 2-5 역전을 허용했다. 공은 빨랐으나 모두 한가운데로 몰리면서 난타를 당했다. 9회말 5-2로 앞선 상황이 되자 삼성은 오승환을 투입했다. 오승환은 1이닝을 삼진 2개를 곁들여 퍼펙트로 막아냈다. 이처럼 삼성과 나머지 7개 구단의 뒷문에는 확실한 차이가 있다. 올 시즌 듬직한 마무리를 보유한 팀은 오승환이 버티는 삼성이 유일하다. 오승환은 28세이브로 이 부문 선두를 질주하고 있다. 2위 SK 정대현(11세이브)과 17세이브 차로 구원왕은 떼어놓은 당상이다. 전문 마무리 투수가 국내 프로야구에 등장하기 시작한 1984년 이후 구원 1, 2위의 차이가 이렇게 크게 나는 건 올해가 처음이다. 1984년(윤석환 25개, 최계훈 9개)과 85년(권영호 26개, 김시진 10개)에만 16세이브 차가 났다. 오승환이 버티는 삼성은 올 시즌 9회에 한 번도 역전을 허용하지 않았다. 9회에 이처럼 편하게 야구하는 팀은 삼성밖에 없다. 반면 26일 경기처럼 역전승은 밥 먹듯 한다. 반대로 나머지 7개 구단은 뼈아픈 역전패를 수시로 당한다. 선두다툼을 하는 KIA만 해도 유동훈, 손영민이 뒷문을 맡았으나 블론세이브를 하기 일쑤였다. 궁여지책으로 선발 요원인 윤석민과 로페즈가 결정적인 순간 세이브 투수를 자처하기도 했다. LG는 시즌 전 마무리 후보였던 김광수가 계속 부진하자 아예 한화로 트레이드했다. 이후 신인 임찬규에게 뒷문을 맡겼으나 안정감이 떨어진다. 전반기 막판 선발 요원들을 뒤로 돌려썼다. 두산은 마무리 투수였던 임태훈이 개인적인 사정으로 전력에서 이탈하면서 구멍이 뚫렸다. SK 정대현 역시 지난 몇 년에 비해 힘이 다소 떨어진 느낌이다. 올해 마무리 투수들이 수난을 당하는 것은 타자들의 기량이 최근 몇 년간 급격히 발전했기 때문이다. 요즘 타자들은 시속 160km의 공도 가운데로 몰리면 쳐 낸다. 또 경기 막판 엄청난 집중력을 발휘하고, 투수들의 구위가 조금만 떨어져도 빈틈을 놓치지 않는다. 오승환은 “몇 년 전만 해도 흔히 말하는 쉬어 가는 타순이 있었다. 그렇지만 요즘은 8, 9번 타자도 펑펑 홈런을 친다. 모든 타자에게 전력투구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1988년 구옥희가 스탠더드 레지스터에서 첫 승을 거둔 것을 시작으로 이달 유소연(21·한화)의 US오픈 우승까지 한국여자골프군단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서 통산 99승을 거뒀다. 100승에 도전했던 지난주 에비앙마스터스에서는 김인경(하나금융)이 공동 3위, 홍란(MU스포츠)이 공동 6위에 올랐지만 우승컵은 미야자토 아이(일본)에게 내줬다. 아쉽지만 한편으로는 극적인 100승 달성을 위한 준비 무대였다고 볼 수 있다. 28일부터 시작되는 메이저대회인 브리티시여자오픈이 한국 낭자들을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브리티시여자오픈은 올해 스코틀랜드의 앵거스 커누스티 링크스에서 열린다. 1500년대에 만들어진 이 골프장은 남자 메이저대회인 브리티시오픈을 7번 개최했지만 여자 선수들에게 문을 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남자 대회는 전장이 7000야드가 훨씬 넘지만 이번 여자 대회 코스는 6490야드(파72)로 줄었다. 브리티시여자오픈은 2001년 메이저대회로 승격됐는데 그해 박세리가 우승컵을 들어 올렸고 2005년 장정, 2008년 신지애가 우승하는 등 한국 선수들과 인연이 깊다. 당시에는 모두 바닷가의 링크스 코스에서 경기가 열리지 않았다. 하지만 커누스티 링크스는 세계에서 가장 험난한 골프 코스 중 하나로 꼽히는 데다 바람도 무척 강하다. 워낙 남성적인 코스라 경험 많고 파워 있는 선수가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 선수가 거둔 승수의 약 4분의 1에 해당하는 25승을 거둔 박세리는 에비앙마스터스가 끝난 뒤 “후배들이 잘해주고 있어 100승은 오래 걸리지 않을 것 같다. 이왕이면 내가 우승해 100승의 이정표를 직접 쓰고 싶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박세리는 올해 드라이버를 평균 260.7야드를 날려 한국(계) 선수 가운데서는 미셸 위(268.4야드)를 제외하곤 가장 파워 넘치는 스윙을 하고 있다. 올 시즌 준우승만 4차례(LPGA투어 2회, 유럽투어 1회, 일본투어 1회) 차지하며 우승에 목마른 신지애도 시즌 첫 승에 도전한다. 신지애는 대회 조직위와 가진 인터뷰에서 “2008년 브리티시여자오픈 우승은 내 인생을 바꿔놓았다. 매년 링크스 코스에 대해 좀 더 알아가고 있는데 커누스티는 새로운 도전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최나연(SK텔레콤)과 김인경 등 총 35명의 한국계 선수가 출전해 세계랭킹 1위이자 디펜딩 챔피언인 청야니(대만), 미야자토 아이, 2009년 우승자 캐트리오나 매슈(스코틀랜드) 등과 우승을 다툰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기적 같은 반전 드라마였다. 1번 레인의 불리한 여건을 괴력과 투지로 뒤집었다. 양쪽 사이드인 1번 레인과 8번 레인은 선수들이 가장 꺼리는 레인이다. 물살의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이다. 옆 선수에 의해 발생하는 물살은 물론이고 벽에서 부딪쳐 나오는 물살의 영향도 받게 된다. 조금이라도 저항을 줄여야 하는 처지에서 절대적으로 불리하다. 1번 레인은 페이스를 조절하는 데도 문제가 있다. 보통 선수들은 50m 간격으로 턴을 할 때 좌우를 살피며 경쟁자들의 상황을 파악한다. 하지만 사이드 레인에서는 한 쪽밖에 볼 수 없다. 박태환을 지도했던 노민상 전 수영대표팀 감독은 “내 기억에 1번 레인에서 뛰고 1등으로 들어온 경우는 한 번도 없었다. 400m 같은 중장거리에선 일어나기 힘든 일이다”며 제자의 괴력과 천재성에 다시 한번 놀라움을 표시했다. 박태환의 이번 우승이 높이 평가 받는 또 하나의 이유가 있다. 이번 대회는 전신수영복 규제 후 열린 첫 번째 세계선수권이다. 폴리우레탄 재질의 첨단 전신수영복은 부력을 향상시키고 물의 저항을 줄여 신기록을 양산했다. 전신수영복 도입 이후 2008년 세계신기록은 108개나 나왔다. 2009년 로마 세계선수권에서도 43개가 쏟아졌다. 인간 본연의 신체 기능을 겨루는 스포츠정신과 맞지 않는다는 논란 속에 국제수영연맹(FINA)은 지난해부터 첨단 전신수영복을 규제했다. 이후 약 1년 6개월 동안 올림픽 규격인 롱코스에서 세계신기록은 한 차례도 나오지 않았다. 박태환은 전신수영복의 도움을 받지 않은 몇 안 되는 선수다. 착용감이 불편하다는 이유로 거부해왔다. 전신수영복 규제는 박태환에게 유리한 환경을 만들어주고 있다는 평가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

이시카와 료(20)는 일본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선수다. 조각 같은 외모에 세련된 매너까지 갖춰 큰 사랑을 받고 있다. 16세 때인 2007년 프로에 뛰어든 뒤 지난해까지 일본프로골프투어(JGTO)에서 9승을 거뒀을 정도로 실력도 빼어나다. 그러나 이시카와에게는 커다란 벽이 하나 있다. 바로 한국의 ‘괴물’ 김경태(25·신한금융그룹)다.지난해까지 둘은 모두 8차례에 걸쳐 동반 라운드를 했다. 결과는 6승 1무 1패로 김경태의 압도적인 우위. 김경태는 지난해 9월 제주에서 열린 한일골프대항전 매치플레이에서 이시카와에게 7타 차 완승을 거둔 뒤 “아무래도 상대가 최고의 선수이다 보니 더 집중하게 된다. 이시카와에게 강한 것은 아마도 집중력의 차이인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11월 마이나비 ABC챔피언십에서는 1타 차로 이시카와를 제치고 우승을 차지하며 한국 선수로는 처음으로 일본 투어 상금왕에 올랐다.올 시즌 무승에 머물던 김경태와 이시카와가 시즌 마수걸이 승리를 놓고 다시 만났다. 둘은 24일 일본 홋카이도의 더 노스CC(파72·7115야드)에서 열린 일본프로골프투어 세가 새미컵 최종 라운드 챔피언 조에서 맞대결했다. 이번에도 승자는 김경태였다.4타 차 선두로 라운드를 시작한 김경태는 이날도 보기 없이 버디만 4개를 잡아내는 깔끔한 플레이를 펼치며 합계 15언더파 273타로 이시카와(11언더파 277타)를 4타 차로 여유 있게 따돌렸다. 김경태는 우승 상금으로 2600만 엔(약 3억4800만 원)을 더해 시즌 총상금 5320만 엔(약 7억1200만 원)으로 선두에 올랐다. 전날까지 상금 1위이던 이시카와는 4493만 엔(약 6억200만 원)으로 2위로 떨어졌다.이시카와는 대회 직후 “김경태의 플레이가 너무 훌륭해 빈틈을 찾을 수 없었다. 그는 일본 투어의 타이거 우즈라고 생각한다”고 칭찬했다.2년 연속 일본 투어 상금왕을 향해 한발 더 다가선 김경태는 한국프로골프(KPGA)투어에는 3개 대회에만 출전하고도 상금 랭킹 1위(3억6487만3549원)를 달리고 있어 한일 투어 상금왕 동시 석권도 노릴 수 있게 됐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한국 낭자들의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통산 100승 달성이 다음 기회로 미뤄지게 됐다. 24일 프랑스 에비앙르뱅의 에비앙 마스터스 골프장(파72)에서 열린 에비앙 마스터스 최종 라운드. 유소연(21·한화)의 US오픈 우승으로 통산 99승을 거둔 한국 골퍼들은 3명이나 톱 10에 이름을 올렸지만 우승컵을 들어올리진 못했다. 3라운드까지 선두 미야자토 아이에게 2타 뒤진 공동 2위였던 홍란(25·MU스포츠)은 막판 집중력이 아쉬웠다. 사흘 연속 언더파의 안정적인 경기를 펼쳤던 홍란은 11, 12번홀 연속 버디로 미야자토에게 1타 차까지 따라붙었으나 13번홀부터 세 홀 내리 보기를 범하는 바람에 합계 11언더파, 공동 6위로 대회를 마쳤다. 전날 3라운드에서 8언더파의 불꽃타를 휘두른 김인경(23·하나금융그룹)도 이날 2타를 줄이는 데 그쳐 합계 12언더파로 공동 3위에 만족해야 했다. 10언더파를 친 안신애(21·비씨카드)는 공동 9위. 2년 전 이 대회에서 생애 첫 LPGA 우승을 차지했던 미야자토는 합계 15언더파 273타로 1위에 오르며 이 대회와 기분 좋은 인연을 이어갔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해마다 프로야구 개막을 앞두고 약방의 감초처럼 빠지지 않는 게 전문가 예상이다. 그런데 예상이 맞아떨어지는 경우는 드물다. 팀 간 전력이 평준화된 데다 부상 등 돌발 변수가 너무 많기 때문이다. 올해 프로야구가 21일로 전반기를 마감했다. 전체 일정의 60% 정도를 소화한 가운데 전문가들의 시즌 직전 예상을 들여다봤더니 역시 예상은 예상일 뿐이었다. 야구계 최고의 명언으로 꼽히는 하일성 KBSN 해설위원의 “야구 몰라요”가 다시 한 번 증명된 셈이다.》○ 누구도 예상 못한 두산의 몰락 전문가들은 한 명의 예외도 없이 두산을 4강 후보로 올려놨다. 우승 후보로 꼽은 사람도 적지 않았다. 메이저리그 출신 더스틴 니퍼트가 가세했고, 일본에서 뛰던 이혜천이 돌아왔다. 야수진은 파워와 스피드를 겸비했고 큰 경기 경험도 많았다. 어떤 전문가는 “약점이 없는 팀”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자 결과는 정반대였다. 5월부터 패배가 늘기 시작하더니 야구장 안팎의 악재까지 겹치면서 끝없이 추락했다. 그 과정에서 김경문 감독이 지휘봉을 내려놨다. 21일 현재 34승 2무 41패의 성적에 그친 두산은 6위로 전반기를 마감했다. ○ 전문가도 놀란 삼성의 약진 삼성이 치열한 선두 다툼 끝에 전반기를 2위로 마감할 거라 생각한 전문가는 거의 없었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삼성을 중위권으로 분류했고, 잘해야 4강 한 자리를 차지할 걸로 내다봤다. 삼성은 지난해 준우승을 차지했지만 특별한 전력 보강이 없었다. 갑작스레 감독이 선동열 감독에서 류중일 감독으로 바뀌기도 했다. 하지만 류 감독이 초보답지 않은 지도력을 발휘한 데다 배영섭, 모상기 등 젊은 선수들이 재능을 폭발시켰다. 또 팔꿈치 부상에서 벗어난 오승환이 뒷문을 확실하게 걸어 잠그면서 삼성은 투타 모두에서 안정적인 전력을 갖추게 됐다. 삼성의 우승 가능성을 언급한 유일한 이는 하일성 위원이었다. 하 위원은 “삼성은 폭발적인 공격력은 없지만 투수력, 수비력, 공격력, 백업까지 가장 균형을 갖춘 팀”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뉴욕 양키스의 전설적인 포수 요기 베라의 말대로 끝날 때까지는 끝난 게 아니다. 삼성이 내려갈 수도, 두산이 극적인 뒤집기를 할 수도 있다. 야구는 모르는 것이니까. 올스타 휴식기를 가진 프로야구는 26일부터 후반기를 시작한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타격의 팀인 롯데는 곧잘 롤러코스터를 탄다. 타선이 활발하게 터지면 무서울 게 없는 팀이지만 방망이가 침묵하면 끝도 없이 내리막을 탄다. 투수가 강한 팀은 큰 굴곡이 없는 편이다. 그렇지만 롯데 투수진은 선발, 불펜 모두 믿음을 주지 못했다. 4월에 7승 14패로 부진하다 5월엔 14승 8패로 선전하고, 다시 6월엔 8승 14패로 고꾸라진 것은 타격과 투수력의 밸런스가 맞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양승호 감독이 총력전을 선언한 7월의 롯데는 이전과는 확연히 달라졌다. 무엇보다 선발진이 안정되면서 팀의 짜임새가 좋아졌다. 선발이 버텨주니 불펜의 부담도 줄어들고 타자들도 곧잘 역전 기회를 살린다. 롯데는 20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과의 경기에서 잘나가는 7월의 모습을 이어갔다. 선발 사도스키는 6과 3분의 2이닝 2실점의 퀄리티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실점 이하)를 한 뒤 마운드를 강영식에게 넘겼다. 롯데 선발진은 7월 들어 이날까지 13경기 연속 5회 이상 투구를 이어갔다. 방패(투수)가 버텨주자 창(타자)도 힘을 냈다. 1-2로 뒤진 5회 2사 1, 3루에서 1루 주자 전준우의 도루 시도 때 두산 포수 양의지의 송구가 뒤로 빠지며 동점을 만들었다. 이어진 2사 2루에서 김주찬의 적시타로 경기를 뒤집었다. 3-2로 앞선 7회 2사 만루에서는 이대호가 이혜천을 상대로 좌익수 앞 2타점 쐐기 적시타를 터뜨렸다. 한번 불붙은 롯데 타선은 이후 두산 불펜진을 난타하며 13-5의 대승을 거뒀다. 7월 들어 9승 4패의 호조를 이어간 롯데는 넥센에 덜미를 잡힌 4위 LG에 1.5경기 차로 따라붙었다. 넥센은 전날 강정호의 끝내기 안타로 승리를 거둔 데 이어 이날도 3-3 동점이던 9회 말 김민성의 끝내기 안타로 승리하며 3연승을 달렸다. LG는 선발 투수 리즈를 마무리로 등판시키는 강수를 뒀지만 패해 충격이 더했다. KIA는 대전에서 한화를 5-3으로 꺾고 하루 만에 선두로 복귀했다. 7회 마무리로 등판한 한기주는 2와 3분의 2이닝 무실점으로 2세이브째를 따냈다. 선두였던 삼성은 SK에 4-10으로 완패했다. SK는 최근 3연패를 끊었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18일 브리티시오픈에서 우승한 대런 클라크(43·북아일랜드)가 돈방석에 앉게 됐다. 서브 스폰서와 맺은 독특한 계약 덕분이다. 클라크의 메인 스폰서는 테일러메이드다. 이번 대회에서도 테일러메이드가 새겨진 모자를 쓰고 경기를 했고, 드라이버와 아이언은 물론이고 공까지 테일러메이드 제품을 사용했다. 유일한 예외는 셔츠 왼쪽 가슴에 새겨진 던롭 로고였다. 2008년부터 셔츠에 던롭 마크를 부착한 클라크는 그동안 던롭으로부터 한 푼의 돈도 받지 않았다. 메이저 대회에서 우승할 때만 특별 보너스를 지급한다는 게 계약 조건이었기 때문이다. 클라크는 이번 브리티시오픈 우승 후보 명단에도 오르지 못한 채 평범한 선수로 잊혀져 가고 있었다. 하지만 클라크는 20번째 도전 만에 이 대회를 제패하며 처음으로 메이저 대회 챔피언이 됐다. 던롭으로부터 받는 우승 보너스는 최소 300만 달러(약 31억8000만 원)로 우승 상금 90만 파운드(약 15억3300만 원)의 두 배가 넘는다. 우승 소감에서 말한 대로 클라크는 당일 저녁 영국 샌드위치에서 동료 선수, 에이전트, 기자들과 함께 밤새 파티를 벌였다. 고향인 북아일랜드에서도 돈과 명예를 한꺼번에 거머쥔 클라크를 위한 성대한 축하 파티가 예정돼 있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18일 브리티시오픈에서 우승한 대런 클라크(43·북아일랜드)가 돈방석에 앉게 됐다. 서브 스폰서와 맺은 독특한 계약 덕분이다. 클라크의 메인 스폰서는 테일러메이드다. 이번 대회에도 테일러메이드가 새겨진 모자를 쓰고 경기를 했고, 드라이버와 아이언은 물론 공까지 테일러메이드 제품을 사용했다. 유일한 예외는 셔츠 왼쪽 가슴에 새겨진 던롭 로고였다. 2008년부터 셔츠에 던롭 마크를 부착한 클라크는 그 동안 던롭으로부터 한 푼의 돈도 받지 않았다. 메이저 대회에서 우승할 때에만 특별 보너스를 지급한다는 게 계약 조건이었기 때문이다. 클라크는 이번 브리티시오픈 우승 후보 명단에도 오르지 못한 채 평범한 선수로 잊혀져 가고 있었다. 하지만 클라크는 20번째 도전 만에 이 대회를 제패하며 처음으로 메이저 대회 챔피언이 됐다. 던롭으로부터 받는 우승 보너스는 최소 300만 달러(약 31억8000만 원)로 우승 상금 90만 파운드(약 15억3300만 원)의 두 배가 넘는다. 우승 소감에서 말한 대로 클라크는 당일 저녁 영국 샌드위치에서 동료 선수들, 에이전트, 기자들과 함께 밤새 파티를 벌였다. 고향인 북아일랜드에서도 돈과 명예를 한꺼번에 거머쥔 클라크를 위한 성대한 축하 파티가 예정돼 있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몇 해 전 영국의 한 잡지가 독자들을 대상으로 ‘어떤 골퍼와 동반 라운드를 하고 싶은가’라는 설문조사를 한 적이 있다. 당시 가장 많은 표를 받은 사람은 바로 대런 클라크(43·북아일랜드)였다. 푸근한 외모에 술 담배를 즐기는 모습까지 클라크는 이웃집 아저씨처럼 친근하다. 그가 18일 잉글랜드 샌드위치의 로열세인트조지스 골프장(파 70)에서 열린 브리티시오픈 4라운드 18번홀에서 챔피언 퍼트를 했을 때 갤러리들은 애정을 듬뿍 담은 박수를 보냈다.》○ 클라크, 그리고 친구들클라크의 사람 됨됨이를 보여주는 장면 하나. 5월 스페인에서 열린 유럽투어 이베르드롤라 오픈에서 우승한 그는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저가 항공사를 이용했다. 그 비행기에서는 음료수를 카트에 담아 팔고 있었는데 클라크는 우승 턱으로 탑승 승객 전원에게 음료수 하나씩을 돌렸다. 이렇게 인간미 넘치는 그를 어찌 안 좋아할 수가 있을까. 이번 브리티시오픈에서 우승한 뒤 인터뷰에서도 그는 “북아일랜드로 돌아가 기네스를 한잔하고 싶다. 나는 그냥 골프를 즐기는 평범한 사람”이라고 했다. 팬들이 보내주는 성원에 대해서는 “다른 사람들처럼 나도 술을 좋아하고, 펍에 가는 것도 좋아한다. 팬들도 나를 그냥 평범한 녀석(bloke)으로 생각하는 것 같다”고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 그의 인생에선 시가도 빼놓을 수 없다. 골프 코스 안팎에서 담배와 시가를 빼어 무는 애연가인 그는 해마다 시가를 사는 데만 2만5000파운드(약 4262만 원)가량 쓴다.○ 클라크, 그리고 우즈클라크는 브리티시오픈 우승 전까지 유럽투어에서 13회,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서 2회 우승했다. 그 가운데 가장 인상적인 우승은 2000년 안데르센 컨설팅 매치플레이 챔피언십에서 나왔다. 그는 결승에서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와 맞붙어 4홀 차 완승을 거뒀다. 브리티시오픈 3라운드에서 단독 선두에 나섰을 때 그가 도움을 받아야겠다고 생각한 인물은 다름 아닌 우즈였다. 부상으로 대회에 출전하지 않은 우즈에게 클라크는 “첫 번째 메이저 대회 우승을 앞뒀을 때 중압감을 어떻게 극복했느냐”는 문자를 보냈다. 우즈 역시 문자메시지로 답장을 보냈다. 클라크는 “우즈와 나의 사적인 문제”라며 우즈의 조언을 공개하지는 않았다. 브리티시오픈 20번째 출전 만에 처음 이뤄낸 클라크의 메이저 대회 우승 뒤엔 우즈의 조언도 한몫한 듯하다. 이번 대회 우승으로 111위였던 그의 세계 랭킹은 30위로 81계단이나 뛰어올랐다. ○ 클라크, 그리고 미켈슨최종 4라운드에서 막판 추격을 펼친 끝에 공동 2위에 오른 필 미켈슨(미국)과의 인연도 특별하다. 클라크의 아내인 헤더는 2006년 8월 유방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미켈슨의 아내 에이미도 현재 유방암으로 투병 중이다. 미켈슨은 “클라크와는 몇 번이고 몇 시간에 걸쳐 대화를 나누곤 했다. 그의 조언은 내게 큰 힘이 됐다. 많은 선수가 클라크의 우승을 자신의 일처럼 기뻐하고 있다. 나 역시 마찬가지다”라고 말했다. 클라크는 지난해 12월 미스 북아일랜드 출신 앨리슨 캠벨과 약혼했지만 세상을 떠난 헤더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잊지 않았다. 클라크는 “헤더는 아마 하늘 위에서 나를 자랑스럽게 내려다보고 있을 것”이라며 “이번 우승은 두 아이를 위한 것이다. 아이들도 나를 자랑스럽게 생각할 것”이라며 가족에 대한 진한 애정을 드러냈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몇 해 전 영국의 한 잡지가 독자들을 대상으로 '어떤 골퍼와 가장 동반 라운드를 하고 싶은가'라는 설문조사를 한 적이 있다. 당시 가장 많은 표를 받은 사람은 바로 대런 클라크(43·북아일랜드)였다. 푸근한 외모에 술, 담배를 즐기는 모습까지 클라크는 이웃집 아저씨처럼 친근하다. 그가 18일 잉글랜드 샌드위치의 로열 세인트 조지스 골프장(파70)에서 열린 브리티시오픈 4라운드 18번 홀에서 챔피언 퍼트를 했을 때 갤러러들은 애정을 듬뿍 담은 박수를 보냈다. ● 클라크, 그리고 친구들 클라크의 사람 됨됨이를 보여주는 장면 하나. 5월 스페인에서 열린 유럽투어 이베르드롤라 오픈에서 우승한 그는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저가 항공을 이용했다. 그 비행기에서는 음료수를 카트에 담아 팔고 있었는데 클라크는 우승 턱으로 탑승 승객 전원에게 음료수 하나씩을 돌렸다. 이렇게 인간미 넘치는 그를 어찌 안 좋아할 수가 있을까. 이번 브리티시오픈에서 우승한 뒤 인터뷰에서도 그는 "북아일랜드로 돌아가 기네스를 한 잔 하고 싶다. 나는 그냥 골프를 즐기는 평범한 사람"이라고 했다. 팬들이 보내주는 성원에 대해서는 "다른 사람들처럼 나도 술을 좋아하고, 펍에 가는 것도 좋아한다. 팬들도 나를 그냥 평범한 녀석(bloke)으로 생각하는 것 같다"고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 그의 인생에선 시가도 빼놓을 수 없다. 골프 코스 안팎에서 담배와 시가를 빼어 무는 애연가인 그는 해마다 시가를 사는 데만 2만5000파운드(약 4262만 원)가량 쓴다. ● 클라크, 그리고 우즈 클라크는 브리티시오픈 우승 전까지 유럽투어에서 13회,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2회 우승했다. 그 가운데 가장 인상적인 우승은 2000년 안데르센 컨설팅 매치플레이 챔피언십에서 나왔다. 그는 결승에서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와 맞붙어 4홀 차 완승을 거뒀다. 브리티시오픈 3라운드에서 단독 선두에 나섰을 때 그가 도움을 받아야겠다고 생각한 인물은 다름 아닌 우즈였다. 부상으로 대회에 출전하는 않은 우즈에게 클라크는 "첫 번째 메이저 대회 우승을 앞뒀을 때 중압감을 어떻게 극복했느냐"는 문자를 보냈다. 우즈 역시 문자 메시지를 답장을 보냈다. 클라크는 "우즈와 나의 사적인 문제"라며 우즈의 조언을 공개하지는 않았다. 브리티시오픈 20번째 출전 만에 처음 이뤄낸 클라크의 메이저 대회 우승 뒤엔 우즈의 조언도 한몫한 듯하다. 이번 대회 우승으로 111위였던 그의 세계 랭킹은 30위로 81계단이나 뛰어 올랐다 ● 클라크, 그리고 미켈슨 최종 4라운드에서도 막판 추격을 펼친 끝에 공동 2위에 오른 필 미켈슨(미국)과의 인연도 특별하다. 클라크의 아내인 헤더는 2006년 8월 유방암으로 세상을 떠났다. 미켈슨의 아내 에이미도 현재 유방암으로 투병중이다. 미켈슨은 "클라크와는 몇 번이고 몇 시간에 걸쳐 대화를 나누곤 했다. 그의 조언은 내게 큰 힘이 됐다. 많은 선수들이 클라크의 우승을 자신의 일처럼 기뻐하고 있다. 나 역시 마찬가지다"라고 말했다. 클라크는 지난해 12월 전 미스 북아일랜드 출신 앨리슨 캠벨과 약혼했지만 세상을 떠난 헤더에 대한 감사한 마음을 잊지 않았다. 클라크는 "헤더는 아마 하늘 위에서 나를 자랑스럽게 내려다보고 있을 것"이라며 "이번 우승은 두 아이를 위한 것이다. 아이들도 나를 자랑스럽게 생각할 것"이라며 가족에 대한 진한 애정을 드러냈다.이헌재기자 uni@donga.com}

대런 클라크(43·북아일랜드)는 인간미 넘치는 선수다. 술 좋아하고 사람 좋아한다. 코스 안에서건 밖에서건 담배를 피우는 걸로도 유명하다. 18일 새벽(한국 시간) 잉글랜드 샌드위치의 로열 세인트 조지스 골프장(파70·7211야드)에서 열린 제140회 브리티시오픈 최종 라운드 도중에도 종종 담배에 불을 붙였다. 긴장될 만도 했다. 산전수전 다 겪은 베테랑이지만 그는 한 번도 메이저대회 타이틀을 차지한 적이 없다. 최근 10년간의 메이저 대회에서 리더보드 제일 위에 이름을 올린 적도 없다. 한물갔다는 평가를 듣던 클라크가 길었던 메이저 대회의 한을 풀었다. 그것도 4대 메이저 대회(마스터스, US오픈, 브리티시오픈, PGA챔피언십) 가운데 가장 오랜 역사를 지닌 브리티시오픈 무대였다. 1타 차 단독 선두로 4라운드에 임한 클라크는 최종 4라운드에서 이븐파를 쳐 합계 5언더파 275타로 클라레 저그(브리티시 오픈 우승자에게 주는 은빛 주전자)에 입을 맞췄다. ○ 하늘이 도운 우승클라크는 그동안 주 무대인 유럽투어에서 13회나 우승했고,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서 2회 우승컵을 안았다. 그는 2000년 안데르센 컨설팅 매치플레이 챔피언십 결승에서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를 꺾은 적도 있다. 하지만 메이저대회 우승과는 인연이 없었다. 1997년 브리티시오픈에서 공동 2위에 오른 게 최고 성적이었다. 3라운드에선 하늘이 도왔다. 오전에 티오프를 한 선수들은 많은 비를 동반한 바람 속에서 경기를 치르느라 제 기량을 발휘하기 힘들었다. 하지만 그가 경기를 시작한 오후 들어서 날씨가 좋아지면서 좋은 환경에서 경기를 할 수 있었다. 그 덕분에 그는 3라운드에서 1언더파 69타를 치면서 단독 선두에 오를 수 있었다. 3라운드가 운이었다면 4라운드는 실력이었다. 1번홀부터 보기 위기를 맞았으나 5m 넘는 퍼트를 성공시켰다. 먼저 플레이를 한 필 미켈슨(미국)이 7번홀에서 이글을 해 잠시 공동 선두를 허용하기도 했지만 클라크 역시 7번홀 이글로 응수했다. 이후엔 꾸준히 스코어를 지켜내며 우승을 확정지었다. ○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클라크는 인간적인 면모 덕분에 유럽 팬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 한때 골프계의 주당으로 유명했고, 시가 마니아로 알려져 있다. 해마다 시가를 사는 데 쓰는 돈만 2만5000파운드(약 4262만 원) 정도 된다. 지극한 아내 사랑으로도 화제가 됐다. 그는 나이트클럽에서 만난 헤더와 결혼했는데 아내가 유방암에 걸리자 2005년과 2006년에 종종 대회에 참가하지 않고 아내 곁을 지켰다. 헤더는 결국 2006년 6월 암으로 사망했다. 그러자 그동안 클라크와 깊은 관계를 유지했던 친구들이 나섰다. 폴 맥긴리(아일랜드)는 헤더의 장례식 참석을 위해 PGA 챔피언십 출전을 포기했다. 또 다른 친구인 페드레이그 해링턴(아일랜드)도 “PGA 챔피언십에서 획득한 상금 전액을 클라크의 뜻대로 쓰겠다”고 선언했다. 그 주 유럽투어에 참가한 선수들은 모두 검은 리본을 달고 경기를 했다. 클라크는 지난해 말 전 미스 북아일랜드 출신 앨리슨 캠벨과 약혼했다. 한편 클라크와 동반 라운드를 한 더스틴 존슨(미국)은 2언더파 2위로 또다시 메이저 대회의 벽을 넘지 못했다. 지난해 US오픈과 PGA 챔피언십 마지막 날 아쉽게 우승을 놓친 존슨은 필 미켈슨(미국)과 함께 공동 2위를 차지했다.한국(계) 선수 가운데서는 앤서니 김(미국)이 이븐파로 공동 5위에 올랐고, 5오버파를 친 양용은은 공동 16위에 자리했다. 노승열과 최경주는 각각 공동 30위(9오버파)와 공동 44위(11오버파)였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KIA 외국인 투수 아퀼리노 로페즈는 올 시즌 한국 프로야구 최고의 이닝 이터(Inning Eater)다. 전날까지 17경기에 등판해 8개 구단 투수 중 가장 많은 117과 3분의 2이닝을 던졌다. 선발로 나선 16경기에선 한 번도 5회 이전에 내려간 적이 없다. 철완을 과시하던 로페즈가 17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삼성과의 경기에서 2회에 조기 강판했다. 로페즈는 2회 최형우와 조영훈에게 연속으로 2루타를 맞고 1실점했다. 그리고 강봉규를 유격수 앞 땅볼로 잡은 뒤 왼쪽 옆구리 통증을 호소하며 마운드를 내려갔다. KIA 불펜은 갑자기 바빠졌다. 김희걸, 심동섭 등이 부랴부랴 몸을 풀었다. 올해 한 번도 발생하지 않았던 뜻밖의 상황이었다. 결과는 예상 밖이었다. 긴급한 상황에서 KIA 불펜진이 기대 이상의 활약을 보인 것이다. 1-1 동점인 2회 1사 3루에서 등판한 김희걸은 이영욱을 삼진, 현재윤을 투수 앞 땅볼로 잡아내며 위기를 벗어났다. 이후 심동섭과 이상화, 한기주가 이어 던지며 7과 3분의 2이닝 동안 1개의 안타만 허용하며 1실점으로 막았다. 특히 3-2로 앞선 7회 무사 1루에서 마운드에 오른 한기주는 3이닝을 무안타 무실점으로 틀어막고 시즌 첫 세이브를 수확했다. 한기주의 세이브는 2009년 6월 21일 롯데전 이후 756일 만이다. 타선에서는 부상 중인 김선빈을 대신해 유격수로 출장한 이현곤이 1-1로 맞선 4회 2사 만루에서 2타점 중전 적시타를 때려내며 승리의 일등공신이 됐다. 4-2로 승리한 KIA는 삼성을 끌어내리고 하루 만에 다시 선두에 올랐다. KIA는 미리 보는 한국시리즈로 불린 이번 삼성과의 3연전에서 2승 1패를 거두며 시즌 상대 전적에서도 6승 5패로 앞섰다. LG는 사직 롯데전에서 7이닝 무실점으로 잘 던진 외국인 투수 리즈의 호투를 앞세워 롯데를 4-0으로 완파했다. 한화는 SK를 5-0으로 꺾었고, 최하위 넥센은 두산에 3-2로 역전승하며 5연패에서 벗어났다. 한편 16일 경기가 열린 대구, 사직구장에 3만7933명의 관중이 입장해 한국 프로야구는 역대 최소 경기인 307경기 만에 400만 관중을 돌파(400만5799명)했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확률 702억분의 1.’ 일반적으로 골프에서 홀인원을 할 확률은 1만2000분의 1 정도로 알려져 있다. 프로는 물론이고 주말 골퍼 가운데 홀인원을 했다는 사람을 가끔 볼 수 있다. 앨버트로스(해당 홀의 파 기록보다 3타 적은 것)는 더욱 어렵다. 미국의 한 통계학자에 따르면 앨버트로스가 나올 확률은 585만분의 1로 로또 당첨 확률과 맞먹는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는 홀인원은 집계하지만 앨버트로스에 대한 공식 기록은 갖고 있지 않다. 확률적으로 너무 희박하기 때문에 통계도 없다. 15일 일본 여자 투어에서 그 어렵다는 앨버트로스와 홀인원을 하루에 동시에 달성한 선수가 나왔다. 주인공은 한국 팬들에게도 낯익은 아리무라 지에(23·사진). 아리무라는 이날 일본 시즈오카 현 도메이CC(파72·6500야드)에서 열린 스탠리레이디스토너먼트 1라운드에서 앨버트로스와 홀인원을 동시에 기록하며 생애 최고의 하루를 보냈다. 단순 계산으로 무려 702억분의 1의 확률이 현실이 된 것이다. 8번홀(파5·503야드)에서 188야드를 남긴 상황에서 아리무라는 3번 유틸리티로 세컨드샷을 했는데 핀 5m 앞에 떨어진 공이 거짓말처럼 홀로 빨려 들어갔다. 앨버트로스를 기록한 것은 2009년 후지산케이레이디스클래식 이후 개인 통산 두 번째다. 앨버트로스를 두 번이나 기록한 것 역시 일본 여자 골프에서 처음 있는 일이다. 16번홀(파3·135야드)에서는 8번 아이언으로 공을 한 번에 홀에 집어넣었다. 아리무라는 이날 앨버트스로 1개와 홀인원 1개, 버디 4개와 보기 2개로 7언더파 65타를 쳐 2위 그룹을 2타 차로 제치고 단독 선두로 나섰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