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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주일 사이에 장효조 삼성 2군 감독에 이어 최동원 전 한화 2군 감독이 암으로 세상을 떠나면서 팬들은 충격에 빠졌다. 선수 시절 강한 체력과 정신력을 자랑했던 이들이기에 충격은 더욱 크다. 두 사람을 괴롭혔던 병의 원인으로 스트레스를 무시할 수 없다. 야구인들이 겪는 스트레스는 일반인들의 상상 이상이다. 야구는 태생적으로 스트레스를 받을 수밖에 없는 종목이다. 역대 프로야구 최고 타율 기록을 갖고 있는 장 감독의 통산 타율은 0.331이다. 100번 타석에 들어서서 33번 안타를 친 셈이다. 거꾸로 말하면 67번은 범타로 물러났다는 뜻이다. 한국 프로야구 최고 타자로 일본 오릭스에서 뛰고 있는 이승엽은 "야구가 잘될 때는 한없이 행복하다. 그런데 그 행복한 순간은 아주 짧다. 고민하고, 힘들어하고, 괴로워하는 시간이 훨씬 길다"고 토로한 적이 있다. 투수도 마찬가지다. 아무리 잘 던져도 동료 타자들이 도와주지 않으면 승리 투수가 될 수 없다. 잘 던지고도 후속 투수들의 난조로 승리가 날아가거나 패전 투수가 되기도 한다. 동료 투수의 승리를 날린 불펜 투수의 심정은 또 어떨까. 한국 최고 마무리 오승환(삼성)은 "내가 못해서 내가 피해를 보면 괜찮다. 그런데 공 1개 때문에 팀이 지고, 이전까지 잘 던진 투수의 승리가 날아가는 걸 보면 미칠 것 같이 괴롭다"고 말한다. 야구는 매일 경기가 열리는데다 시즌도 긴 스포츠다. 하루하루 승패에 따라 희비가 엇갈린다. 연패에 빠진 팀의 더그아웃에서는 웃음소리는커녕 말소리도 잘 들리지 않는다. 불면증에 시달리는 선수도 많다. 수면제를 먹고 잠을 청하고, 경기 후엔 경기 내용 때문에 잠을 못 자는 악순환이 반복된다. 성적이 좋지 않을 때 쏟아지는 팬들의 비난에 "극단적인 생각을 한 적이 있다"는 선수도 상당수다. 프로 선수들과 심리 상담을 자주 하는 한덕현 중앙대 신경과 교수는 "축구 같은 단체 운동에서는 골키퍼의 결정적인 실수 같은 경우가 아니면 실수를 해도 동료나 팀에게 위로받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야구는 개인 운동과 단체 운동이 절묘하게 결합돼 있다. 실책 하나가 곧바로 패배로 연결되고 또 눈에 드러나게 된다. 스트레스 강도와 노출 빈도가 상당히 높다"고 말했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괴물 투수’ 류현진(24·한화)이 돌아왔다. 등 부상에서 회복해 72일 만에 선발 등판한 8일 넥센과의 목동 경기. 류현진은 편하게 던졌다. 위기 상황에서만 전력으로 던졌다. 최고 시속 147km에 이르는 빠른 직구와 날카롭게 떨어지는 체인지업을 앞세워 72개의 공으로 6이닝을 소화했다. 이상적인 완급조절이었다. 1점을 내줬지만 야수 실책이 낀 비자책점이었다. 부활한 괴물이 혼전 양상을 보이는 프로야구 막판 순위 경쟁에 주요 변수로 떠올랐다. 9일 현재 2위 롯데와 3위 SK의 승차는 1.5경기, SK와 4위 KIA는 승차가 없다. 한 경기 승패에 따라 순위가 바뀔 수 있다. 순위 싸움에 한창인 팀들로서는 류현진과의 대결이 신경 쓰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 ○ 2∼6위 팀 골고루 상대(?) 몸 상태에 이상이 없다는 것이 확인된 이상 류현진은 남은 경기에서 정상적으로 선발 로테이션을 소화할 것으로 보인다. 4일을 쉬고 5일째 등판하는 스케줄을 따른다면 공교롭게도 순위 싸움 중인 팀을 돌아가며 상대하게 된다. 먼저 13일 KIA전 등판이 유력하다. 18일엔 SK를 상대한다. 23일 6위 두산전에 나선다면 28일 실낱같은 4위 가능성을 이어가고 있는 LG전 등판이 가능해진다. 그리고 시즌 마지막 등판은 롯데전(10월 4∼6일)이 될 공산이 크다. 정상 컨디션이라면 류현진을 효과적으로 공략하기 힘들다. 패배를 피하더라도 고전은 각오해야 한다. 비 등의 변수로 류현진을 만나지 않는 게 최선이다. ○ ‘빅3’의 싸움 KIA도 믿는 구석이 있다. 에이스 윤석민(25)이다. KIA는 9일 현재 8개 팀 중 가장 많은 121경기를 소화했다. 잔여 경기는 12경기밖에 되지 않는다. 경기 간 간격이 넓어 윤석민은 최대 5경기까지 선발 등판이 가능하다. 8일 삼성전에서 7이닝 4실점으로 패전의 멍에를 안긴 했지만 윤석민은 올해 다승(15승)과 평균자책(2.46), 탈삼진(163개), 승률(0.750) 1위를 달리는 투수다. 김성근 전 감독 경질 파동 후 극심한 부진에 빠져 있는 SK는 김광현(23) 카드를 꺼내 들었다. 김광현은 7일 문학구장에서 불펜 피칭 50개를 소화했다. 김상진 투수코치는 “실전 등판해도 되겠다”고 했고 본인도 “밸런스가 괜찮다”며 만족해했다. 김광현은 다음 주 1군에 합류할 예정이다. 한국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빅3’ 투수들이 시즌 막판 순위 경쟁의 최대 변수로 떠올랐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괴물 투수' 류현진(24·한화)이 돌아왔다. 등 부상에서 회복해 72일 만에 선발 등판한 8일 넥센과의 목동 경기. 류현진은 편하게 던졌다. 위기 상황에서만 전력으로 던졌다. 최고 시속 147km에 이르는 빠른 직구와 날카롭게 떨어지는 체인지업을 앞세워 72개의 공으로 6이닝을 소화했다. 이상적인 완급조절이었다. 1점을 내줬지만 야수 실책이 낀 비 자책점이었다. 부활한 괴물이 혼전 양상을 보이는 프로야구 막판 순위 경쟁에 주요 변수로 떠올랐다. 8일 현재 2위 롯데와 3위 KIA의 승차는 1.5경기, KIA와 4위 SK의 승차는 1경기에 불과하다. 한 경기 승패에 따라 순위가 바뀔 수 있다. 순위 싸움에 한창인 팀들로서는 류현진과의 대결이 신경 쓰일 수밖에 없을 것이다. ● 2~6위 팀 골고루 상대(?) 몸 상태가 이상 없다는 것이 확인된 이상 류현진은 남은 경기에서 정상적으로 선발 로테이션을 소화할 것으로 보인다. 4일을 쉬고 5일째 등판하는 스케줄을 따른다면 공교롭게도 순위 싸움 중인 팀을 돌아가며 상대하게 된다. 먼저 13일 KIA전 등판이 유력하다. 18일엔 SK를 상대한다. 23일 6위 두산전에 나선다면 28일 실낱같은 4위 가능성을 이어가고 있는 LG전 등판이 가능해진다. 그리고 시즌 마지막 등판은 롯데전(10월 4~6일)이 될 공산이 크다. 정상 컨디션이라면 류현진을 효과적으로 공략하기 힘들다. 패배를 피하더라도 고전은 각오해야 한다. 비 등의 변수로 인해 류현진을 만나지 않는 게 최선이다. ● '빅 3'의 싸움 KIA도 믿는 구석이 있다. 에이스 윤석민(25)이다. KIA는 9일 현재 8개 팀 중 가장 많은 121경기를 소화했다. 잔여 경기는 12경기밖에 되지 않는다. 경기 간 간격이 넓어 윤석민은 최대 5경기까지 선발 등판이 가능하다. 8일 삼성전에서 7이닝 4실점으로 패전의 멍에를 안긴 했지만 윤석민은 올해 다승(15승)과 평균자책(2.46), 탈삼진(163개), 승률 (0.750) 1위를 달리는 투수다. 김성근 전 감독 경질 파동 후 극심한 부진에 빠져 있는 SK는 김광현(23) 카드를 꺼내 들었다. 김광현은 7일 문학구장에서 불펜 피칭 50개를 소화했다. 김상진 투수 코치는 "실전 등판해도 되겠다"고 했고 본인도 "밸런스가 괜찮다"며 만족해했다. 김광현은 다음 주 1군에 합류할 예정이다. 주축 투수들의 잇단 부상으로 선발진이 완전히 무너진 SK로서는 김광현의 합류는 천군만마와 같다. 한국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빅3' 투수들이 시즌 막판 순위 경쟁의 최대 변수로 떠올랐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선두를 질주하며 한국시리즈 직행을 노리는 삼성이 다승 선두(15승)이자 최고 오른손 투수로 평가받는 윤석민마저 무너뜨렸다. 삼성으로서는 다양한 기록까지 전리품으로 챙긴 기분 좋은 승리였다. 8일 광주구장에서 열린 KIA와의 경기. 삼성은 1회부터 최형우의 홈런으로 상쾌하게 스타트를 끊었다. 홈런 선두를 달리고 있는 최형우는 1회 2사 1루에서 윤석민의 초구 직구를 잡아당겨 우중간 담장을 넘겼다. 시즌 26호로 홈런 레이스를 펼치고 있는 롯데 이대호(23개)에 3개 차로 앞섰다. 삼성은 1회말 선발 투수 윤성환이 최희섭에게 불의의 역전 3점 홈런을 맞았지만 곧이은 2회초 공격에서 2점을 얻으며 단숨에 역전에 성공했다. 1사 2, 3루 찬스에서 김상수의 2루수 앞 내야 땅볼 때 동점을 만든 데 이어 계속된 2사 3루에서 박한이가 좌익수 앞에 떨어지는 역전 결승타를 쳐냈다. 전날까지 프로 통산 1399안타를 기록 중이던 박한이는 이 안타로 역대 25번째로 1400안타 고지에 올랐다. 4-3으로 앞선 6회 윤성환이 선두 타자 안치홍에게 안타를 허용하자 삼성의 자랑인 철벽 불펜이 즉시 투입됐다. 배영수-권오준-권혁-정현욱-정인욱으로 이어진 불펜진은 추가점을 내주지 않았고 그 사이 타선은 9회 초 공격에서 3점을 더해 7-3으로 승리했다. 삼성으로서는 마무리 투수 오승환을 아낄 수 있었던 것도 수확이었다. 잠실 경기에서는 5위 LG가 두산에 4-2로 역전승을 거두고 4강에 실낱같은 희망을 이어갔다. LG는 0-1로 뒤진 7회 박용택의 1점 홈런으로 동점을 만든 데 이어 1-2로 뒤진 8회 말 정성훈이 역전 3점 홈런을 쳐내 극적으로 승리했다. LG는 두산전 5연패의 늪에서도 벗어났다.어깨 부상에서 돌아온 ‘괴물’ 류현진(한화)은 72일 만의 선발 등판이었던 넥센과의 경기에서 6이닝 2안타 1실점으로 호투하며 시즌 9승째를 따냈다. 투구수가 72개밖에 되지 않을 정도로 효과적인 투구 내용이었다. 4-1로 승리한 한화는 넥센전 4연승 행진을 이어갔다. SK와 롯데는 연장 12회 접전 끝에 승부를 가리지 못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말이 아닌 결과와 행동으로 보여드리겠습니다.” 프로야구 제9구단 NC 다이노스의 초대 감독으로 취임한 김경문 전 두산 감독(53). 그는 6일 경남 창원시 사보이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NC의 새 수장으로서 첫걸음을 내디뎠다. 기자회견이 끝난 뒤엔 마산구장을 찾아 트라이아웃에 참가한 선수들을 유심히 지켜봤다. 기자회견장과 야구장에서 밝힌 취임 소감을 키워드로 정리했다. ▽창단 감독=두산을 떠난 지 3개월이 채 안 됐는데 이렇게 새로운 팀에서 팬들을 만나니 벌써 가슴이 설렌다. 초대 감독으로 불러주신 김택진 구단주께 감사드린다. 연고지인 창원 팬들에게 기쁨을 주는 팀을 만들도록 노력하겠다. ▽두산=8년간 몸담았던 두산을 떠날 때 마음이 아팠다. 팬들이 보내준 감동은 절대 잊지 못할 것 같다. 두산 구단과 팬들의 고마움을 가슴에 안고 창원에서 꿈을 펼쳐보려 한다. 두산에서 못 이룬 (한국시리즈 우승의) 꿈을 새 팀에서 젊은 선수들과 함께 도전해보고 싶다. 두산 박용곤 명예회장님과 박정원 구단주님께 그제 인사를 드렸다. ▽출사표=내년은 2군에서 시작하지만 1군에 참여하는 2013년에는 막내로서 형님들을 괴롭히는 팀이 되겠다. 승률 5할에 4강을 목표로 겁 없이 도전하겠다. 누구는 부담이 없겠다고 하지만 프로로서 지는 걸 용납할 수 있겠나. 반드시 이기고 싶다. 지더라도 끝까지 물고 늘어지는 팀을 만들겠다. ▽창원=창원은 부산 못지않게 야구를 좋아하는 팬이 많은 곳이다. 그분들께 흡족한 경기를 하려면 저나 선수들이 고생을 많이 할 것이다. ▽롯데=(지역 라이벌인) 롯데와의 대결에서는 창원 팬들이 더 지기 싫어할 거 같다. 때로는 라이벌이 있다는 게 경기력에 도움이 된다. 롯데가 막내 팀인 우리를 쉽게 보지 못하도록 강한 팀을 만들고 싶다. ▽박찬호=(박찬호가 NC의 투수코치로 오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일본에서 잘 뛰고 있는데 그럴 일이 있겠나. 다만 시간이 허락한다면 스프링캠프나 마무리훈련에서 우리 투수들을 좀 도와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은 하고 있다. 박찬호에게 먼저 동의를 구해야 할 문제다. 이날 기자회견에는 NC 야구단 팬 카페 회원 수십 명이 자리를 함께해 김 감독이 각오를 밝힐 때마다 열렬한 박수로 환영했다.창원=이헌재 기자 uni@donga.com}
4일 전남 순천을 떠난 버스가 남해고속도로에 접어들 무렵이었다. 억수같이 내리는 빗길에 버스가 미끄러지더니 두어 바퀴를 굴렀다. 버스는 인근 전봇대에 부딪히고서야 가까스로 멈췄다. 여기저기서 사람들의 비명과 신음 소리가 들렸다. 버스 안에는 미국 프로야구 애틀랜타 출신 투수 정성기(32)도 있었다. 고향 순천에서 프로야구 신생 구단 NC 다이노스의 트라이아웃에 참가하기 위해 경남 창원으로 가던 길이었다. 몸부터 먼저 확인했다. 앞자리에 앉은 승객 중에 크게 다친 사람이 몇몇 있었다. 제일 뒷자리에 앉았던 덕분인지 근육이 조금 놀랐을 뿐 다행히 큰 이상은 없었다. 병원에 가는 게 순서였지만 구급차에 오르지 않았다. 이번 트라이아웃이 그에게는 마운드에 설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일지 모르기 때문이다. 친한 후배에게 전화를 했다. 그가 가져온 승용차에 몸을 싣고 창원에 도착했다. 그는 온전치 않은 몸을 이끌고 5일 창원 마산구장에서 열린 트라이아웃에서 몸이 부서져라 공을 던졌다. 파란만장과 우여곡절로 점철된 그의 야구 인생을 한눈에 보여주는 듯한 이틀이었다.○ 첫 번째 위기 과거에 정성기의 이름이 신문에 크게 실린 건 두 번 있었다. 첫 번째는 2002년 미국 프로야구 애틀랜타에 입단했을 때다. 애틀랜타는 동의대 4학년 사이드암스로 투수 정성기를 영입했다. 불과 4년 전 한국 프로야구 신인 드래프트에서조차 지명 받지 못했던 선수가 갑자기 해외파가 돼 화제가 됐다. 그해 루키리그에서 뛴 정성기는 2003년 싱글A로 승격해 1승 4패에 18세이브를 올리며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하지만 이듬해 병역비리에 연루되며 스포츠면이 아닌 사회면에 이름이 실렸다. 꼼짝없이 군대를 가야 했다. 그것도 현역으로 최전방인 강원 화천에서 소총수로 복무했다. 어느 날 그가 야구 선수였다는 얘기를 들은 한 간부가 “돌 한 번 던져 봐”라고 했다. 돌을 주워 힘껏 던졌는데 부대 앞 작은 산을 넘겨버렸다. 소문이 나면서 소대장, 중대장, 대대장이 차례로 그가 돌 던지는 걸 보러 왔다. 그날 하루만 100개 넘는 돌을 던졌다. 야구를 포기할 뻔했던 그는 이렇게 매일 돌을 던지며 야구 선수의 꿈을 이어갔다. ○ 두 번째 위기 군 복무와 휴식 등으로 3년을 쉬고 다시 미국으로 건너갔다. 그런데 생각보다 공이 좋았다. 그는 2007년 싱글A 마이틀 비치에서 22세이브에 평균자책 1.15를 기록하며 애틀랜타 산하 싱글A 최우수 선수로 선정됐다. 기적 같은 일이었다. 시즌 말미에는 더블A 미시시피로 승격됐다. 2008년에는 의욕이 너무 앞섰다. 메이저리그에 빨리 올라가고 싶은 마음에 무리를 했고 투구 밸런스가 흐트러졌다. 그래도 2승 2패 6세이브에 평균자책 4.41의 나쁘지 않은 성적을 냈다. 그런데 그해 말 그를 챙겨주던 구단 고위층이 대거 교체됐다. 정성기는 한국으로 돌아가기로 했다. 그런데 막상 한국행을 결심했더니 해외파 선수는 2년간 뛸 수 없다는 한국야구위원회(KBO)의 규정이 앞을 가로막았다. 백방으로 알아봤지만 그가 한국에서 뛸 방법은 없었다. 그래서 그는 또 쉬었다. 한창 선수로 뛰어야 할 시기에 군 복무와 규정에 걸려 5년 넘게 세월을 보내야 했다. ○ 세 번째 기회 그렇다고 가만히 앉아서 놀 수만은 없었다. 모교인 순천효천고와 동의대에서 틈틈이 어린 후배들과 땀을 흘렸다. 그래서인지 그를 눈여겨본 구단은 여럿 있었다. 올해 2월 일본 프로야구 니혼햄에서 테스트를 받았다. 그의 마이너리그 경력을 높이 산 니혼햄이 먼저 요청했다. 결국 실패하긴 했지만 일본 마운드는 그에게 좋은 경험이 됐다. 그리고 지난달 열린 신인 드래프트에도 이름을 올렸다. 내심 기대했지만 결국 정성기의 이름은 호명되지 않았다. 많은 나이가 걸림돌이었다. 그렇지만 그의 경력을 높이 산 NC가 그에게 관심을 보이면서 이번 트라이아웃에 참가하게 됐다. 정성기는 “미국과 일본 그리고 국가대표로 대만의 마운드에도 서 봤다. 하지만 정작 한국 프로야구 마운드에는 서 본 적이 없다. 그동안 많은 시련이 있었지만 할 수 있다는 마음만 있으면 못 이겨낼 것은 없는 것 같더라. 야구 인생이 끝나기 전에 꼭 한국 마운드에 서 보고 싶다”고 말했다. 젊은 선수 위주로 팀이 구성된 NC는 정성기의 경험에 높은 점수를 주고 있어 입단이 유력하다. NC가 1군 리그에 참가하는 2013년 그는 한국 나이로 35세가 된다. 한국 프로야구는 어쩌면 30대 중반의 신인 선수를 맞이하게 될지도 모른다. NC 트라이아웃의 최종 합격자는 8일 발표된다.창원=이헌재 기자 uni@donga.com}

‘끝날 때까지는 끝난 게 아니다’라는 요기 베라(전 뉴욕 양키스 포수)의 명언처럼 올 시즌 프로야구 순위 싸움은 끝까지 가 봐야 할 것 같다. 4강행 희망이 가물거리던 LG가 후반기 최고 승률의 팀 롯데에 극적인 역전승을 거두며 ‘가을 잔치’를 향한 실낱같은 희망을 이어갔다. 반면 4위 SK는 두산에 이틀 연속 패하며 LG에 4경기 차로 쫓기는 처지가 됐다. LG는 4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롯데와의 경기에서 선발 박현준의 호투와 타선의 집중력을 앞세워 3-1로 승리했다. LG는 1회초 이대호의 적시타로 선취점을 내주며 어렵게 경기를 풀어갔다. 하지만 에이스 박현준이 추가점을 내주지 않는 사이 6회 1사 2, 3루에서 김태완의 내야 땅볼 때 1루 주자 윤진호가 홈을 밟아 동점을 만들었다. 승부는 7회 박경수의 방망이와 발에서 갈렸다. 1-1 동점이던 7회말 무사 2루에서 타석에 들어선 박경수는 번트 자세를 취하다가 강공으로 작전을 전환해 좌익수 앞에 떨어지는 역전 결승 적시타를 쳐냈다. 오지환의 우전 안타로 3루까지 간 뒤에는 1루 주자 오지환의 도루를 막기 위해 롯데 포수 강민호가 2루로 공을 던지는 사이 홈으로 파고들어 3-1로 점수차를 벌렸다. 박현준은 8이닝을 7안타 1실점으로 막아 13승(8패)째를 따냈다. 문학에서는 두산이 1회초 김현수의 적시타로 얻은 1점을 끝까지 잘 지켜 SK에 1-0으로 이겼다. SK는 최근 8경기에서 1승 7패의 부진에 빠졌다. 7위 한화는 신경현의 만루 홈런 등에 힘입어 넥센을 5-2로 꺾고 넥센과의 주말 3연전을 모두 쓸어 담았다. 한편 3일 이명박 대통령은 김윤옥 여사 등 가족과 함께 LG-롯데의 경기가 열린 잠실구장을 찾았다. 한국야구위원회(KBO)에 따르면 현직 대통령이 시구 등 행사 때문이 아니라 관전을 위해 정규시즌 경기를 찾은 것은 1994년 김영삼 대통령에 이어 두 번째다. 이 대통령은 4회초가 끝난 뒤 ‘키스타임’ 때 김 여사와 입맞춤을 해 관중의 박수를 받았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요즘 롯데는 잘되는 팀의 전형이다. 투수면 투수, 타선이면 타선 뭐 하나 흠잡을 데가 없다. 여름 이후 롯데는 웬만해선 막을 수 없는 팀이 돼 버렸다. 전날 1079일 만에 2위에 오른 롯데가 갈 길 바쁜 LG를 제물로 3연승을 달리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2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LG와의 경기. 선발 투수 부첵은 날카로운 커브를 결정구로 7이닝 동안 7개의 삼진을 곁들여 9안타 1볼넷 2실점으로 잘 막았다. 그사이 타선은 장단 13개의 안타를 터뜨리며 뒤를 받쳤다. 롯데는 6-2로 완승을 거두며 시즌 60승(3무 49패) 고지에 올라 2위 자리를 굳게 지켰다. 이날 경기가 없었던 3위 KIA와의 승차를 1경기로 벌렸다. 4번 타자 이대호는 홈런은 치지 못했지만 안타 3개를 모두 2루타로 장식하며 팀 공격을 이끌었다. 3타수 3안타 1볼넷으로 타율을 0.348로 끌어올리며 KIA 이용규(0.344)를 제치고 하루 만에 이 부문 선두에 복귀했다. 전날 SK전에서 연장 11회 접전 끝에 역전패한 LG는 4위 SK와의 승차가 5경기로 벌어졌다. 한화는 연장 11회에 터진 장성호의 끝내기 안타에 힘입어 넥센에 1-0으로 이겼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프로야구 제9구단 NC 다이노스의 초대 사령탑으로 김경문 전 두산 감독(53·사진)이 전격 선임됐다. NC는 31일 “김 전 감독이 신생팀을 이끌어갈 적임자라고 판단해 초대 사령탑으로 선임했다”고 발표했다. 계약기간 3년에 계약금과 연봉 등을 합친 총액은 14억 원이다. 정확한 계약 조건은 공개하지 않았다. 김 감독은 6일 오후 1시 경남 창원시 315 아트센터에서 취임 기자회견을 갖고 본격적으로 NC 선수들의 조련에 들어가게 된다. 신인 위주로 꾸릴 수밖에 없는 NC는 김 감독의 젊은 선수 육성 능력에 높은 점수를 줬다고 밝혔다. 김 감독은 두산 사령탑 시절 김현수와 고영민, 이종욱, 정수빈 등 매년 젊은 선수들을 스타로 키워냈다. 두산 야구는 이른바 ‘화수분 야구’로 불렸다.또 NC는 “김 감독은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9전 전승으로 금메달을 따낸 지도자다. 연고지 창원 팬들의 승리에 대한 열망에 부응할 수 있는 적임자라고 판단했다”고 선임 배경을 설명했다. 김 감독은 지난해까지 여섯 차례나 팀을 포스트시즌에 진출시키며 통산 512승16무432패를 기록했다. 2004년부터 올해까지 8시즌 동안 두산을 이끌다 6월 13일 성적 부진 등의 책임을 지고 스스로 물러난 김 감독은 신생팀 사령탑으로 새로운 야구인생을 개척하게 됐다. 감독 사임 후 미국으로 떠났던 김 감독은 최근 급거 귀국해 NC와 은밀하게 계약 협상을 추진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김 감독은 1일 서울 송파구 방이동에 자신의 이름을 딴 ‘문(Moon) 카페’를 연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지난해 초 한 초등학생이 롯데 이대호에게 물었다. “저는 발이 느린데 어떻게 하면 좋죠.” 이대호가 답했다. “홈런을 치면 돼요.” 이대호는 지난해 44번이나 홈런을 치고 천천히 베이스를 돌았다. 사상 최초로 타격 7관왕에도 올랐다. 도루를 제외한 타격 전관왕이었다. 올해 초반만 해도 이대호의 방망이는 여전했다. 6월까지만 해도 19홈런을 쏘아 올리며 홈런 선두를 질주했다. 하지만 7월 3홈런을 추가하는 데 그치더니 8월 들어서는 1개의 홈런밖에 기록하지 못했다. 그 사이 삼성 최형우가 꾸준히 추격했고 28일 홈런을 쳐내며 23홈런으로 이대호와 어깨를 나란히 했다. 30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두 팀의 대결은 상위권 팀들 간의 대결로서뿐 아니라 이대호와 최형우의 홈런왕 경쟁으로도 관심을 모았다. 결과는 최형우의 완승이었다. 이대호가 내야안타 1개로 주춤하는 사이 최형우는 2개의 홈런을 몰아치며 25홈런으로 이 부문 단독 선두로 뛰어올랐다.최형우는 5-0으로 앞선 4회초 1사 1, 2루에서 롯데의 두 번째 투수 진명호의 한가운데 직구를 받아쳐 가운데 담장을 넘기는 3점 홈런을 쳤다. 5회 2사 후 주자 없는 상황에서는 다시 진명호의 한가운데 슬라이더를 오른쪽 담장 밖으로 넘겼다. 최형우는 이날 2회 결승타를 포함해 5타수 3안타 5타점으로 맹활약했다. 1루 수비수로 나가 있던 이대호는 최형우가 여유 있게 베이스를 도는 모습을 씁쓸히 지켜봐야 했다. 선두 삼성은 선발투수 매티스의 7이닝 무실점 호투까지 더해 롯데를 13-3으로 대파했다. 5위 LG는 4위 SK에 4-3으로 승리를 거두고 3연승하며 4강 희망을 이어갔다. 최하위 넥센은 2위 KIA에 8-7로 역전승했고, 두산은 한화를 12-5로 크게 이겼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9년 만에 ‘가을잔치’ 진출을 노리는 LG는 요즘 매 경기가 결승전이다. 4위권과의 승차는 5경기 이상 벌어져 있어 한 경기 승패에 따라 포스트시즌 진출 여부가 오갈 수 있다. 28일 대전구장에서 열린 한화와의 경기. 3회까지는 답답한 흐름이었다. 1회말 선제점을 내준 데다 한화 선발 김혁민의 구위에 눌려 한 명의 타자도 1루를 밟지 못했다. 불안감이 엄습할 무렵 구세주가 등장했다. 무릎십자인대 부상을 딛고 23일에야 1군에 합류한 ‘작은’ 이병규(24번)였다. 0-1로 뒤진 4회 2번 타자 이병규는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6구째 가운데 높은 직구를 맞받아쳐 오른쪽 담장을 넘기는 동점 1점 홈런을 쳐 냈다. 그러자 이번엔 4번 타자 ‘큰’ 이병규(9번)가 뒤를 받쳤다. 이택근의 내야 안타로 만든 1사 1루에서 김혁민의 가운데 높은 직구를 통타해 우중월 역전 2점 홈런으로 연결한 것이다. 두 이병규가 한 이닝 동명이인 동반 홈런 진기록을 세운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지난해 5월 1일 SK전에서 글로버를 상대로 똑같은 순서로 동반 홈런을 쳤다. 당시 LG는 3-21로 크게 졌지만 28일 한화전에서 LG는 두 이병규의 홈런에 힘입어 천금같은 승리를 낚았다. 5-1로 승리한 LG는 한화와의 3연전에서 2승 1무로 선전하며 4강 희망을 이어갈 수 있게 됐다. 한편 이날 경기에선 순위가 크게 요동쳤다. KIA는 광주 경기에서 9회 말 터진 안치홍의 끝내기 안타에 힘입어 SK에 승리하며 열흘 만에 2위로 복귀했다. 3연패에 빠진 SK는 전날 2위에서 단숨에 4위로 순위가 밀렸다. 올 시즌 첫 4위 추락. 최근 급상승세를 타고 있는 롯데는 넥센을 상대로 6-3으로 승리하며 SK를 제치고 3위로 올라섰다. 롯데 선발 송승준은 7이닝 1실점 호투로 10승 고지에 오르며 4년 연속 두 자릿수 승수를 올렸다. 두산은 김동주의 2점 홈런 2방에 힘입어 선두 삼성을 7-2로 꺾고 6위에 복귀했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9년 만에 '가을잔치' 진출을 노리는 LG는 요즘 매 경기가 결승전이다. 4위권과의 승차는 5경기 이상 벌어져 있어 한 경기 승패에 따라 포스트시즌 진출 여부가 오갈 수 있다. 28일 대전구장에서 열린 한화와의 경기. 3회까지는 답답한 흐름이었다. 1회 말 선제점을 내준 데다 한화 선발 김혁민의 구위에 눌려 한 명의 타자도 1루를 밟지 못했다. 불안감이 엄습할 무렵 구세주가 등장했다. 무릎십자인대 부상을 딛고 23일에야 1군에 합류한 '작은' 이병규(24번)였다. 0-1로 뒤진 4회 2번 타자 이병규는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6구째 가운데 높은 직구를 맞받아쳐 오른쪽 담장을 넘기는 동점 1점 홈런을 쳐 냈다. 그러자 이번엔 4번 타자 '큰' 이병규(등번호 9번)가 뒤를 받쳤다. 이택근의 내야 안타로 만든 1사 1루에서 김혁민의 가운데 높은 직구를 통타해 우중월 역전 2점 홈런으로 연결시킨 것이다. 두 이병규가 한 이닝 동명이인 동반 홈런 진기록을 세운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지난해 5월 1일 SK전에서 글로버를 상대로 똑같은 순서로 동반 홈런을 쳤다. 당시 LG는 3-21로 크게 졌지만 28일 한화전에서는 LG는 두 이병규의 홈런에 힘입어 천금같은 승리를 낚았다. 5-1로 승리한 LG는 한화와의 3연전에서 2승 1무로 선전하며 4강 희망을 이어갈 수 있게 됐다. 한편 이날 경기에선 순위가 크게 요동쳤다. KIA는 광주 경기에서 9회 말 터진 안치홍의 끝내기 안타에 힘입어 SK에 승리하며 열흘 만에 2위에 복귀했다. 안치홍은 2-2로 팽팽하던 9회 말 무사 1, 2루에서 송은범을 상대로 좌익수 키를 넘기는 적시타를 쳤다. 3연패에 빠진 SK는 전날 2위에서 단숨에 4위로 순위가 밀렸다. 최근 급상승세를 타고 있는 롯데는 넥센을 상대로 6-3으로 승리하며 SK를 제치고 3위로 올라섰다. 롯데 선발 송승준은 7이닝 1실점 호투로 10승 고지에 오르며 4년 연속 두 자릿수 승수를 올렸다. 두산은 김동주의 2점 홈런 2방에 힘입어 선두 삼성을 7-2로 꺾고 6위에 복귀했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우사인 볼트(25·자메이카)가 단거리 황제라면 장거리에는 케네니사 베켈레(29·에티오피아·사진)가 있다. 볼트가 단거리 최고 스타에 오른 것은 2008년부터다. 하지만 베켈레는 2003년부터 남자 5000m와 1만 m를 주름잡으며 장기집권하고 있다. 특히 1만 m는 2003년 파리 세계선수권을 시작으로 2005년 헬싱키, 2007년 오사카, 2009년 베를린 대회까지 금메달을 휩쓸었다. 2004년 아테네 올림픽과 2008년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도 그의 차지였다. 2008년 올림픽과 2009년 세계선수권에서는 5000m와 1만 m를 동시에 석권하며 사상 최초로 올림픽, 세계선수권 장거리 2관왕에도 올랐다. 베켈레는 28일 오후 7시 30분 열리는 남자 1만 m 결선에서 세계선수권 트랙 사상 첫 5회 연속 우승의 대기록에 도전한다. 세계선수권 최다 연속 우승 기록은 세르게이 붑카(우크라이나)가 남자 장대높이뛰기에서 세운 6연패다. 변수가 있다면 부상 회복 여부다. 베켈레는 지난해 1월 오른쪽 종아리 근육이 파열된 뒤 계속 재활에 매달려 왔다. 올해는 공식 대회에 한 차례도 출전하지 못했다. 베켈레는 1만 m 세계기록(26분17초53)을 보유하고 있지만 시즌 랭킹 1위인 모하메드 파라(28·영국)의 도전을 이겨내야 한다. 파라는 올해 26분46초57을 기록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스포츠레저부=양종구 차장 이승건 이종석 김동욱 유근형 기자 ▽사진부=김경제 부장 변영욱 기자▽사회부=이권효 차장 장영훈 김태웅 고현국 기자▽산업부=유덕영 기자▽교육복지부=한우신 기자▽전문기자=김화성 부국장}

처음이자 마지막 기회일 수 있다. 한국인 개인 종목 최초로 세계육상선수권 메달을 목에 거는 꿈을 이룰 기회 말이다. 28일 오전 9시 시작되는 남자 20km 경보에 출전하는 김현섭(26·삼성전자·사진) 얘기다. 객관적인 전력만 놓고 보면 쉽지 않은 목표다. 김현섭이 3월 세운 한국기록(1시간19분31초)은 올 시즌 랭킹 7위다. 미국 육상잡지 트랙앤드필드는 이번 대회 김현섭의 순위를 9위로 예상했다. 한국 선수단 중 유일하게 톱 10에 꼽혔지만 메달 가능성은 낮다는 평가다. 경보 대표팀 이민호 코치는 “메달 후보라는 국내 언론의 보도가 부담스럽지만 후회 없는 일전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육상계는 김현섭의 성장속도와 홈그라운드 이점에 기대를 걸고 있다. 김현섭은 한국인 최초로 1시간20분대를 깬 뒤 한국기록을 연거푸 갈아 치운 기록 제조기다. 살인적인 여름 훈련으로 지구력이 한 단계 업그레이드됐다. 대구 시민들의 일방적인 응원을 등에 업고 레이스를 펼치는 이점도 있다. 국제육상경기연맹(IAAF)이 중국과 러시아의 양강 구도를 깰 다크호스로 김현섭을 지목한 이유다. 김현섭은 “올 시즌 랭킹보다 한 단계라도 좋은 성적을 내고 싶다”며 “시민들의 응원을 받으며 열심히 걷다 보면 메달 획득이 불가능한 목표만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대구=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스포츠레저부=양종구 차장 이승건 이종석 김동욱 유근형 기자 ▽사진부=김경제 부장 변영욱 기자▽사회부=이권효 차장 장영훈 김태웅 고현국 기자▽산업부=유덕영 기자▽교육복지부=한우신 기자▽전문기자=김화성 부국장}

“지금 롯데를 만나는 팀은 불행한 팀이죠.” 25일 서울 잠실 롯데호텔에서 열린 2012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만난 각 구단 관계자들에게도 후반기 롯데의 상승세는 큰 화제였다. 요즘 롯데는 누구를 만나도 질 것 같지 않다. 선발 투수는 잘 던지고 불펜은 든든하며 타자들은 잘 친다. 뭐 하나 약점을 잡기 힘든 팀이다. 요즘 가장 뜨거운 팀인 롯데가 KIA를 제물로 3위로 올라섰다. 전날까지 4위였던 롯데는 이날 사직구장에서 열린 KIA와의 경기에서 6-0으로 완승을 거두며 KIA를 끌어내리고 3위가 됐다. 롯데는 55승 3무 47패(승률 0.539)로 KIA(61승 53패·승률 0.535)에 승차 없이 승률에서 앞섰다. 순위에 큰 의미가 없는 시즌 초반을 제외하고 롯데가 3위에 오른 건 제리 로이스터 감독 시절이던 2008년 10월 4일 이후 2년 10개월 20일 만이다. 날짜로 따지면 무려 1055일 만의 일이다. 롯데는 6월 30일 이후 KIA전 7연승 행진을 이어갔다. 상대 전적에서도 12승 6패로 압도적인 우위에 섰다. 반면 한때 선두 싸움을 하던 KIA는 이번 사직 3연전을 모두 내주는 등 최근 10경기에서 1승 9패의 부진을 보이며 4위로 추락했다. KIA가 4위가 된 건 6월 1일 이후 85일 만이다. 같은 기간 동안 롯데에 6패를 헌납했다. 롯데는 이날 선발 장원준이 7이닝 무실점으로 KIA 타선을 꽁꽁 묶는 동안 찬스 때마다 착실히 점수를 뽑으며 낙승했다. 1회 선두 타자 전준우가 우중간 3루타를 치고 나가자 손아섭이 2루수 땅볼을 쳐 선취점을 뽑았다. 4회 1사 만루에서는 문규현이 2타점 중전 적시타를 쳤고, 6회에도 3점을 보탰다. 장원준은 시즌 11승째. 잠실에서는 넥센이 LG를 8-4로 꺾고 LG전 6연승 행진을 이어갔다. 넥센은 상대 전적에서도 10승 5패로 크게 앞섰다. LG는 4위 KIA에 6.5경기 차로 벌어지며 4강행이 더욱 힘들어졌다. 선두 삼성은 한화에 9-3으로 역전승을 거두고 최근 4연패에서 벗어났다. SK는 홈런 4방을 앞세워 두산에 10-4로 역전승하며 이만수 감독 대행에게 첫 연승을 선물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육상은 47개 종목이다. 남자 종목이 24개로 여자 종목(23개)보다 1개 많다. 여자에겐 없고 남자에게만 있는 종목은 50km 경보다. 왜 그럴까. ○ 남성 우월 경보는 두 발이 동시에 땅에서 떨어지면 안 된다. 발이 지면에 닿을 때 무릎을 굽혀서도 안 된다. 여성은 남성에 비해 선천적으로 무릎이 약하다. 여성이 무릎을 곧게 편 채 50km를 걷는 것은 ‘무리’이기 때문에 종목 자체가 없다. 혼성 경기도 남녀 차별이 공공연하다. 남자는 10종(100m, 멀리뛰기, 포환던지기, 높이뛰기, 400m, 110m 허들, 원반던지기, 장대높이뛰기, 창던지기, 1500m)이다. 여자는 7종(100m 허들, 높이뛰기, 포환던지기, 200m, 멀리뛰기, 창던지기, 800m)만 한다. 역시 남녀의 신체 차이와 운동 수행 능력을 고려해서다. 혼성 경기는 몸을 망치기 쉬운 종목이다. 종목 사이마다 최소 30분의 휴식을 취한다고 하더라도 높이뛰기를 한 뒤 포환을 던지고, 다시 멀리뛰기를 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다. 종목마다 쓰는 근육이 달라 몸에 엄청난 무리가 온다. 윤종관 혼성 대표팀 코치는 “남자 선수가 이틀에 걸쳐 10종목을 소화하고 나면 많게는 체중이 5kg이나 빠진다. 여자 선수들이 다치지 않고 10종을 해낸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허들도 남자는 110m를 뛰지만 여자는 100m만 뛴다. 남자 선수들은 허들 사이를 세 걸음이면 간다. 그런데 여자 선수는 남자보다 보폭이 좁다. 그래서 10m를 줄여 100m가 됐다. 허들 개수는 10개로 똑같다. ○ 여성 우월여성의 기록이 남성의 기록을 넘어서는 종목도 있다. 바로 원반던지기다. 동독의 가브리엘레 라인슈가 세운 여자 원반던지기 세계기록 76.80m는 남자기록(74.08m)보다 2.72m나 앞선다. 여자 원반의 무게(1kg)나 직경(181mm)이 남자(2kg, 220mm)보다 유리하긴 하다. 그런데 다른 투척 종목(해머, 포환, 창) 역시 여자용 기구가 남자용보다 가볍다. 이에 대해 문준흠 투척 대표팀 코치는 “덩치 큰 유럽 여자 선수들은 1kg 정도의 무게는 쉽게 이겨낸다. 4kg을 쓰는 해머나 포환과는 다르다. 또 원반은 표면적이 넓어 공기저항을 많이 받는데 이 영향도 무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 남녀평등남성과 여성의 기록 차는 언젠가는 극복되기 마련이다. 마라톤만 해도 고 손기정 선생이 1936년 베를린 올림픽에서 세운 당시 세계 최고기록(2시간29분19초)은 권은주가 보유한 여자 한국기록(2시간26분12초)보다 뒤진다.여성에게는 너무 위험하다는 이유로 1999년 세비야 세계선수권이 돼서야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여자 장대높이뛰기와 해머던지기는 어느덧 굳건히 자리를 잡았다. 특히 장대높이뛰기는 세계기록 제조기 옐레나 이신바예바(러시아)의 등장 이후 대표적인 인기 종목이 됐다. 지역 대회나 자체 평가전에서 여자 10종 경기를 여는 나라도 있다. 머지않은 미래에 여자 경보 50km도 정식 종목으로 등장하는 날이 오지 않을까.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대구 세계육상선수권 퀴즈 당첨자 발표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 관련 퀴즈 이벤트(본보 22일자 A2면)가 성황리에 끝났습니다. 응모해주신 여러분께 감사드립니다. 동아닷컴과 트위터 및 페이스북을 통해 많은 분이 응모해 주셨습니다. 당첨자 ID를 알려 드립니다. 동아닷컴 sdkim59, ysggkim, jeonmjin, tpwhdrks 트위터 @shinsein, @ssi13, @fayefree99, @alschtkfkd페이스북 이민규 장승연 신은정 이선엽}

지난 3년간 롯데 지휘봉을 잡았던 제리 로이스터 감독은 3년 연속 팀을 포스트시즌에 진출시켰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3년 연속 준플레이오프에서 패해 한 번도 플레이오프에 오르지 못했다. 재계약에 실패한 것도 그런 이유가 크다. 로이스터 감독의 후임 양승호 감독이 이끄는 롯데는 어떨까. 전반기만 해도 하위권이 익숙했지만 후반기 들어 180도 달라졌다. 이맘때는 각 팀이 부상 선수나 지친 선수들로 인해 어려움을 겪을 때다. 그렇지만 롯데는 투수와 타자가 톱니바퀴처럼 절묘하게 맞아 들어간다. 24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KIA와의 경기에서도 그랬다. 선발 투수 고원준이 7이닝을 4실점으로 막는 동안 타선은 홈런 4방 등으로 쉽게 점수를 뽑았다. 2회 강민호의 1점 홈런을 시작으로 4회와 5회 홍성흔과 황재균이 각각 솔로 홈런을 쳤다. 8-4로 앞선 7회에는 이대호가 KIA 투수 차정민을 상대로 솔로포를 쏘아 올렸다. 8월 들어 첫 홈런을 친 이대호는 시즌 23호로 공동 선두였던 삼성 최형우(22개)를 1개 차로 앞섰다. 12-4로 승리한 롯데는 후반기 들어 16승 6패의 파죽지세를 이어갔다. 8개 구단 최고 승률이다. 24일 현재 순위는 4위지만 최근 10경기에서 2승 8패로 부진한 3위 KIA와의 승차는 1경기에 불과하다. 2위 SK와도 1.5경기 차밖에 나지 않는다. 한편 김성근 전 SK 감독의 중도 퇴진으로 분위기가 뒤숭숭한 가운데 신영철 사장은 이날 두산과의 경기에 앞서 “이만수 감독 대행에게 문건이나 구두로 감독 자리를 약속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SK는 9회말 조동화의 끝내기 번트 안타로 5-4로 승리하며 이 감독 대행에게 2승(3패)째를 안겼다. 한화는 선두 삼성을 5-4로 꺾고 6위로 올라섰다. 삼성은 시즌 첫 4연패. 넥센은 갈길 바쁜 LG를 연이틀 꺾었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김재박 감독은 현대 시절 4차례나 한국시리즈 우승을 했다. 그는 무사에 주자가 나가기만 하면 번트를 지시했다. “왜 그렇게 재미없는 야구를 하느냐”고 누가 물으면 명쾌하게 답했다. “관중은 이기는 경기를 보러 온다. 지면 나도 잘린다.” 2007년 LG 사령탑으로 부임한 뒤엔 이기는 날보다 지는 날이 더 많았다. 결국 2009시즌 뒤 재계약에 실패했다.몇 년 안 된 얘기지만 돌이켜 보면 감독들에게는 그때가 참 좋은 시절이었다. 당시에도 감독들은 “우린 파리 목숨”이라고 자조하긴 했다. 그래도 성적만 좋으면 잘릴 걱정은 별로 없었다.그런데 시대가 바뀌었다. 야구 인기가 높아지면서 구단에 돈을 대는 그룹의 관심도 높아졌다. 이기는 건 기본이다. 그런데 그냥 이기기만 해선 안 된다. 깨끗하게, 화끈하게, 팬들이 즐겁게 이겨야 한다.지난 시즌 후 조짐이 나타났다. 선동열 감독이 이끈 삼성은 우승권 전력이 아닌데도 한국시리즈까지 진출했다. 그런데 한국시리즈에서 SK에 힘 한 번 못 써보고 4전 전패한 게 문제였다. 형식은 자진 사퇴였지만 선 감독은 한 방에 날아갔다. 선 감독이 누군가. 선수 시절 국보 투수였고, 삼성에 우승컵을 2번이나 안기며 지도자로서 능력을 발휘하던 사람이었다. 계약 기간은 4년이나 남아 있었지만 구단은 개의치 않았다.18일 SK에서 전격 경질된 ‘야신(野神)’ 김성근 감독도 마찬가지다. 성적으로만 보면 그만한 사람이 없다. 한 번도 우승 못 해 본 팀에 지난 4년간 3번이나 우승컵을 안겼다. 그렇지만 구단은 우승 이상을 기대했다. 이기되 안티 팬을 만들지 않아야 했고, 우승하되 그룹 이미지에 도움이 돼야 했다. 겉으로는 재계약을 둘러싼 갈등 끝에 물러난 모양새였지만 김 감독과 프런트 사이에는 건널 수 없는 강이 놓여 있었다.팬들의 열기도 무시할 수 없다. 4강 다툼 중인 LG 박종훈 감독은 18일 두산전에서 패한 뒤 중앙 출입구를 막아선 팬들 앞에서 확성기를 들고 공개 사과를 해야 했다. 롯데 양승호 감독은 일부 팬들의 계속되는 협박에 휴대전화 번호도 바꿨다. 또 다른 명장 김경문 전 두산 감독은 성적 스트레스를 이기지 못하고 6월 스스로 지휘봉을 내려놨다.한 야구 관계자는 “아마 한국에서 가장 행복했던 감독은 지난 3년간 롯데를 맡았던 제리 로이스터 감독일 것”이라고 했다. “로이스터 감독은 한국말을 잘 못 알아들었기 때문”이라는 게 이유다.어쨌건 김성근 감독을 마지막으로 지난해 한국 프로야구 4강 감독은 모두 현장을 떠났다. 살벌하고 무서운 바닥이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김재박 감독은 현대 시절 4차례나 한국시리즈 우승을 했다. 그는 무사에 주자가 나가기만 하면 번트를 지시했다. "왜 그렇게 재미없는 야구는 하느냐"고 누가 물으면 명쾌하게 답했다. "관중들은 이기는 경기를 보러 온다. 지면 나도 잘린다." 2007년 LG 사령탑으로 부임한 뒤엔 이기는 날보다 지는 날이 더 많았다. 결국 2009시즌 뒤 재계약에 실패했다. 몇 년 안 된 얘기지만 돌이켜보면 감독들에게는 그 때가 참 좋은 시절이었다. 당시에도 감독들은 "우린 파리 목숨"이라고 자조하긴 했다. 그래도 성적만 좋으면 잘릴 걱정은 별로 없었다. 그런데 시대가 바뀌었다. 야구 인기가 높아지면서 구단에 돈을 대는 그룹의 관심도 높아졌다. 이기는 건 기본이다. 그런데 그냥 이기기만 해선 안 된다. 깨끗하게, 화끈하게, 팬들을 즐겁게 이겨야 한다. 지난 시즌 후 조짐이 나타났다. 선동열 감독이 이끈 삼성은 우승권 전력지만 한국시리즈까지 진출했다. 그런데 한국시리즈에서 SK에 힘 한 번 못 써보고 4전 전패한 게 문제였다. 형식은 자진 사퇴였지만 선 감독은 한 방에 날아갔다. 선 감독이 누군가. 선수 시절 국보 투수였고, 삼성에 우승컵을 2번이나 안기며 지도자로서 능력을 발휘하던 사람이었다. 계약 기간은 4년이나 남아 있었지만 구단은 개의치 않았다. 18일 SK에서 전격 경질된 '야신(野神)' 김성근 감독도 마찬가지다. 성적으로만 보면 그만한 사람이 없다. 한 번도 우승 못해본 팀에 지난 4년 간 3번이나 우승컵을 안겼다. 그렇지만 구단은 우승 이상을 기대했다. 이기되 안티 팬을 만들지 않아야 했고, 우승하되 그룹 이미지에 도움이 돼야 했다. 겉으로는 재계약을 둘러싼 갈등 끝에 물러난 모양새였지만 김 감독과 프런트 사이에는 건널 수 없는 강이 놓여 있었다. 팬들의 열기도 무시할 수 없다. 4강 다툼 중인 LG 박종훈 감독은 18일 두산전에서 패한 뒤 중앙출입구를 막아선 팬들 앞에서 확성기를 들고 공개 사과를 해야 했다. 롯데 양승호 감독은 일부 팬들의 계속되는 협박에 휴대전화 번호도 바꿨다. 또 다른 명장 김경문 전 두산 감독은 성적 스트레스를 이기지 못하고 6월 스스로 지휘봉을 내려놨다. 한 야구 관계자는 "아마 한국에서 가장 행복했던 감독은 지난 3년 간 롯데를 맡았던 제리 로이스터 감독일 것"이라고 했다. "로이스터 감독은 한국말을 잘 못 알아들었기 때문"이라는 게 이유다. 어쨌건 김성근 감독을 마지막으로 지난해 한국 프로야구 4강 감독은 모두 현장을 떠났다. 살벌하고 무서운 바닥이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일본에서 태어난 그는 ‘조센징’ 소리를 들으며 야구를 했다. 한국에 와선 ‘쪽발이’로 불렸다. 어느 곳에서도 그는 환영받지 못하는 이방인이었다.믿을 건 실력뿐이었다. 실력을 갖추려면 남들보다 더 노력해야 했다. 학연도 없고, 지연도 없었다. 야구에 자신의 전부를 걸어야 했다. 그런 열정 덕에 그는 ‘야신(野神·야구의 신)’이 될 수 있었다. 지난 4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했고, 3번 우승했다. SK 김성근 감독이 18일 전격 경질됐다. 스스로 “올해 계약이 끝나면 감독을 그만두겠다”고 선언한 지 하루 만이다. 구단은 “이런 상태로 남은 시즌을 운영하면 파행으로 치달을 수밖에 없다. 김 감독 대신 이만수 2군 감독을 감독대행으로 임명한다”고 발표했다.○ 거센 후폭풍김 감독은 이날 오전 인천 문학구장에서 민경삼 단장에게서 해고 통지를 받았다. 김 감독은 곧바로 미팅을 소집해 선수단과 작별 인사를 나눈 뒤 구장을 떠났다. 김 감독은 “야구 선수로서 자존심을 잃지 말라. 남은 시즌 잘 치르고 아시아시리즈까지 가 꼭 이겨 달라”고 당부했다.‘김성근 사단’으로 불리던 코치들도 줄줄이 사퇴 의사를 밝혔다. 이홍범 수석코치와 다시로 도미오 타격코치가 즉시 그만두겠다는 뜻을 밝혔다. 2군에서도 코치 4명(이광길, 박상열, 후쿠하라 미네오, 고바야시 신야)이 사의를 나타냈다. 이들은 SK의 젊은 유망주들을 키운 핵심 코치들이다.선수들도 할 말을 잃었다. 이날 삼성과의 홈경기에 앞서 더그아웃엔 어색한 침묵이 흘렀다. 한 선수는 “어제부터 잠을 제대로 못 잤다. 이전처럼 선수단이 힘을 낼 수 있을지 잘 모르겠다”고 했다. 팬들은 김 감독을 경질한 구단에 대해 분노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한 여성 팬은 “존재감 없던 SK는 김 감독이 온 뒤 명문 구단이 됐다. 역사적인 명장을 이렇게 놓쳐도 되는 것인가”라고 말했다.○ 타협은 없다김 감독은 한국 프로 스포츠 사상 가장 많은 팀의 사령탑을 맡았다. 1984년 OB(현 두산)를 시작으로 태평양, 삼성, 쌍방울, LG, SK를 거쳤다. 거꾸로 말하면 그만큼 많이 잘렸다. SK가 6번째 팀이었으니 프로에서만 6번째 해고다. 아마추어까지 치면 12번째다. 참고로 김 감독은 재계약에 실패한 것도 해고당했다고 얘기한다.김 감독은 LG를 한국시리즈에 진출시켜 준우승한 2002년에도 “지도 스타일이 LG와 맞지 않는다”는 이유로 경질됐다. 몸담는 구단마다 갈등을 빚은 끝에 경질되거나 재계약에 실패하기 일쑤였다.하지만 정작 그는 자신을 “참 다루기 쉬운 사람”이라고 말한다. 그냥 내버려두면 알아서 한다는 거다. 문제는 그를 내버려두는 구단이 한 곳도 없었다는 것이다. 지난해 발간된 자서전 ‘꼴찌를 일등으로’에서 그는 이렇게 썼다. “구단은 야구를 이용하려고만 들었지 존중할 줄 몰랐다. 감독을 우습게 보는 건 야구를 우습게 보는 거다. 야구를 우습게 보는 것은 절대 참을 수 없다. 그래서 나는 구단과 부딪힌다. 이것이 내가 까칠한 이미지를 마다하지 않는 이유다. 야구는 결코 얕잡아볼 운동이 아니다.” 김 감독은 지옥훈련과 벌떼야구, 데이터야구 등으로 대변되는 자신만의 야구를 해왔다. 김성근식 야구는 감독이 전권을 갖고 움직이는 야구다. 프런트가 간섭하면 성립할 수 없는 야구다.○ 야구는 계속된다김 감독은 다시 야인으로 돌아갔다. 그렇지만 야구와의 질긴 인연은 계속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선수들이 그를 따른다. 지옥훈련을 시킬 때면 선수들은 뒤에서 그를 욕한다. 하지만 결국 그게 자신들을 위한 것임을 깨닫고 존경하게 된다. 김 감독은 겉으론 티를 내지 않아도 속정이 깊다. 은퇴 등 인생의 기로에 선 많은 선수가 마지막으로 찾는 이는 김 감독이다. LG에서 잘린 직후인 2002년 말 그의 회갑연 때 그가 거쳤던 팀들의 제자 수십 명이 자리를 함께한 것도 그런 이유다.예전에도 그랬듯 그를 찾는 구단은 또 나올 것이다. 팀 재건에 그만한 적임자는 별로 없기 때문이다. 그 구단과 갈등을 빚어서 잘리면 또 다른 구단이 그를 찾을 수도 있다. 그것도 아니라면 그는 어딘가에서 대학생이나 고등학생을 가르치고 있을 것이다. 그에게 야구는 죽는 날까지 함께할 인생 그 자체이기 때문이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