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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취재차 베네수엘라의 수도 카라카스를 방문했다. 마침 반미주의를 외쳐온 베네수엘라가 친미국가인 콜롬비아와 외교관계 단절을 선언한 직후였다. 베네수엘라가 콜롬비아무장혁명군(FARC)에 은신처를 제공하고 있다는 콜롬비아 정부의 비난으로 시작된 양국 갈등이 최고조에 이른 시점이었다. 세계의 이목이 쏠린 이 사태를 현지인들은 어떻게 보는지 궁금했다. 두 나라의 관계를 놓고 시작된 대화는 자주 미국 쪽으로 흘러갔다. 한 베네수엘라인은 “우리나라에는 콜롬비아 게릴라가 없다”며 “이는 미국과 친한 콜롬비아가 미국을 대신해 제기하는 음모”라고 말했다. 새로 부임할 예정인 래리 팔머 주베네수엘라 미국대사에 대한 불만도 컸다. 그가 최근 “베네수엘라 정부와 콜롬비아 게릴라 사이에 강한 연계가 있다”고 한 발언이 문제가 된 것. 미국에서 유학까지 했다는 한 엘리트 여성은 “미국이 정확한 근거도 없이 베네수엘라를 공격하고 있다”며 언성을 높였다. “콜롬비아가 사회 골칫거리인 빈민을 없애기 위해 순진한 빈민가 청년들을 게릴라로 몰아 죽이고 있다”고도 했다. 중산층도 대체로 이런 생각을 갖고 있었다. 이들의 주장은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강조해온 내용과 크게 다르지 않다. 차베스 대통령은 매주 일요일 국영TV를 통해 국민과 직접 대화하는 시간을 갖는다. 선전 선동으로 가득한 이 프로그램은 꽤 인기인 듯했다. 시내 중심가 광장에서는 텐트를 쳐놓고 녹화 테이프를 틀어놓는 사람들도 볼 수 있었다. 청중도 꽤 많았다. 정부 사무실은 물론이고 거리와 담벼락 곳곳에도 차베스 대통령의 사진이나 그림이 걸려 있었다. 취재 도중 갑자기 한 노인이 다가와 현지인 가이드에게 “정부에서 나왔느냐”고 묻더니 대통령을 찬양하는 시를 줄줄 읊어대기도 했다. 빈민을 위한다며 석유 값을 커피 값보다 싸게, 전기도 헐값에 제공하는 차베스 대통령에게 국민 다수인 빈곤층은 절대적인 지지를 보내고 있었다. 차베스 대통령의 반미주의도 그렇게 국민의 사고방식에 스며들어 있는 것 같았다. 하지만 막상 맥도널드나 아이폰, 나이키 같은 미국 제품을 파는 상점은 성황리에 영업을 하고 있었다. ‘미인의 나라’ 베네수엘라에서 외모와 브랜드에 집착하는 여성들이 미국식 자본주의의 산물인 고가의 사치품에 목매고 있다는 사실도 아이러니였다. 포퓰리즘이 만들어낸 이런 이중성이 베네수엘라 성장의 발목을 잡고 있는 주된 요인이 아닐까. 한참이나 줄을 서 버거킹 햄버거를 산 뒤에 든 생각이다.―카라카스(베네수엘라)에서이정은 국제부 lightee@donga.com}
한국의 대표적 민속마을인 경북 안동 하회마을과 경주 양동마을이 유엔교육과학문화기구(UNESCO·유네스코)의 세계유산으로 등재됐다. 이로써 한국은 모두 10건의 유네스코 세계유산을 보유하게 됐다. 브라질의 수도 브라질리아에서 지난달 27일부터 회의를 열고 있는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는 1일 새벽(한국 시간) 우리 정부가 신청한 ‘한국의 역사마을-하회와 양동’의 세계유산 등재 신청을 통과시켰다. 하회, 양동마을은 조선시대 유교사회의 특징을 보여주는 혈연마을 중에서 가장 오래된 곳. 유네스코는 두 마을의 건축물과 전통적 주거문화, 이 지역에서 유지돼온 세시풍속과 전통 관혼상제 등의 무형유산이 세계유산으로 등재되기에 충분한 보편적 가치를 지니고 있다고 평가했다.브라질리아=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
35달러(4만2000원)짜리 노트북이 인도에서 출시돼 화제다. 현재까지 세계에서 가장 싼 노트북이다. 23일 AFP통신에 따르면 인도의 과학기술기관인 인도 기술연구소(IIT)와 인도 과학연구소(IIS) 연구팀은 학생들에게 보급하기 위한 목적으로 이 최저가 노트북을 개발해 이날 발표했다. 싼값에도 불구하고 아이패드와 같은 태블릿PC(키보드가 따로 없는 PC)로 터치스크린까지 갖춘 이 노트북은 인터넷 브라우저와 PDF리더 및 화상회의 장비 등이 포함돼 있으며 태양열을 동력으로 사용할 수 있다. 인도 교육인적자원부는 이 노트북을 학생들에게 보급해 현재 40%에 가까운 문맹률을 낮추고 고급 정보기술(IT) 인력을 키워내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이를 위해 인도 전역의 2만2000개 대학에 인터넷을 깔아주고 노트북을 사려는 학생들에게 보조금을 지급할 계획이다. 인도 정부는 이미 제조업체들과 대량생산 협상을 진행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노트북 가격을 최저 10달러까지 떨어뜨릴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 카필 시발 인도 교육인적자원부 장관은 기자회견에서 “노트북 개발은 교육을 확대하려는 국가적 차원의 시도로 시작됐다”며 “(지구촌의) 내일을 위한 해법이 인도에서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

코소보 독립의 적법성을 인정한 22일 국제사법재판소(ICJ)의 결정을 놓고 국제사회가 급속히 양분되고 있다. ICJ의 결정이 앞으로 각국 분리주의자들의 독립 움직임에 미칠 파장을 놓고 관련국들이 촉각을 곤두세우는 가운데 코소보 내 긴장도 고조되고 있다.○ 갈라진 반응, 가열되는 신경전 1990년대 세르비아의 인종청소로 인한 코소보 학살사태를 중단시키기 위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평화유지군의 무력 개입을 주도했던 미국과 영국 프랑스 등 주요 서방국가는 ICJ 결정을 환영했다.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은 이날 성명을 내고 ICJ의 결정을 지지하며 “모든 국가가 코소보의 독립을 인정하고 발칸에서의 평화와 안정을 위한 노력에 동참하기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조 바이든 부통령은 21일 하심 타치 코소보 총리를 만나 코소보에 대한 미국의 지지를 확인했다. 캐서린 애슈턴 유럽연합(EU) 외교·안보정책 대표는 “EU는 양국의 대화를 중재할 준비가 돼 있다”고 나섰다. 반면 자국 내 분리주의자들 때문에 골치를 앓아온 러시아와 중국 스페인 등은 거부 의사를 밝혔다. 세르비아와 긴밀한 외교관계를 유지해온 러시아는 “코소보 독립을 인정하지 않는 우리 입장은 변하지 않을 것”이라며 “코소보 문제의 해결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결의에 따라 이해당사국 간 협상을 통해서만 풀 수 있다”고 밝혔다. 중국의 경우 50년 만에 처음으로 ICJ에 탄원서를 낼 정도로 강하게 반대했다고 뉴욕타임스가 전했다. 유럽 내에서도 스페인과 그리스, 키프로스 등은 자국 내 분리주의 자극을 우려해 코소보를 독립국으로 인정하지 않고 있다.○ 코소보의 앞날은? ‘자문의견’ 형식으로 내려진 이번 ICJ의 결정은 법적인 구속력이 없다. 또 2008년 독립 선언의 국제법 위반 여부를 가렸을 뿐 코소보라는 국가의 국제법상 적법성 판단은 피해갔다. 따라서 코소보가 국제사회에서 곧바로 국가 주권을 인정받게 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코소보 독립을 인정하는 국가가 현재 69개국에서 100개 이상으로 늘어나면 코소보가 사실상 독립국으로 받아들여질 것이라고 외교 전문가들은 설명했다. 192개 유엔 회원국의 절반 이상인 100개 국가가 이를 인정하면 유엔이나 EU 가입 등 주권국으로서의 본격적인 활동이 가능해진다는 것.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ICJ의 결정을 유엔 총회에 상정해 향후 처리를 논의할 방침이다. 이번 결정 이후 코소보 내 알바니아계와 세르비아계 주민 간 갈등이 격화될 개연성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다. 1998, 99년 세르비아-코소보 전쟁 이후 수천 명의 나토 주둔군이 이 지역의 불안한 평화를 유지해 왔다. 나토는 22일 세르비아계가 몰려있는 미트로비차 지역에 병력을 강화했다. 한편 코소보는 축제 분위기다. 시민들은 “독립선언 이후 가장 기쁜 날”이라며 수도 프리슈티나의 거리로 쏟아져 나와 경적을 울려대며 자축했다. 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
유럽은행감독위원회(CEBS)가 23일 유럽 91개 은행을 대상으로 진행한 스트레스테스트(자산건전성 심사) 결과를 발표한다. 결과에 따라 그리스발 재정위기로 흔들리고 있는 유럽 금융은 물론 경제전반에 미칠 파장이 만만치 않다. 1년여 전 미국 대형은행들이 글로벌 금융위기의 주범이라는 손가락질 속에 줄줄이 스트레스테스트를 받을 당시만 해도 “우리는 안전하다”고 큰소리쳤던 유럽 은행들로서는 민망한 뒷북인 셈. 미국은 지난해 이 테스트를 통해 은행의 투명성과 투자자들의 신뢰를 어느 정도 확보하고 증시 반등의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유럽 역시 이와 유사한 결과를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유럽의 스트레스테스트는 결과가 나오기도 전부터 각종 논란을 불러일으키며 되레 불신을 키우는 형국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심사는 미국과는 여러 면에서 차이를 보인다”며 부작용을 우려하고 있다. 첫 번째 차이는 심사 대상인 은행 수가 91개로 미국의 19개에 비해 훨씬 많다는 점. BNP파리바 같은 대형 글로벌 은행 외에 그리스의 알파은행이나 스페인의 지방은행 ‘카하’ 같은 소규모 은행들도 포함돼 있다. 각국 금융시장 상황이 모두 달라 은행들을 한 가지 잣대로 재단하기 쉽지 않은 것도 문제다. 둘째, 유럽 국가들 사이에 정치적 이해관계가 크게 엇갈리고 있다는 점도 변수다. 각국 정부가 심사 기준과 방식 등을 놓고 시작부터 의견 충돌을 빚은 점이 이미 신뢰를 손상시켰다고 로이터통신은 지적했다. 특히 재정적자와 국가채무의 처리를 놓고 각국의 신경전이 계속되고 있다. 예를 들어 그리스 국채에 대해 40% 정도의 가치 하락을 산정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이는 장부상의 계산일 뿐 실제 손실 규모와는 다르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프랑스 재무장관은 “발표 직전까지 계속 논의를 하게 될 것”이라고 인정했다. 셋째, 중앙 금융당국의 리더십이라고 할 만한 게 없고 그 역할을 해온 유럽중앙은행(ECB)의 영향력도 약하다. 미국의 경우 은행에 문제가 생기면 정부가 떠안아 줄 것이라는 믿음이 투자자와 은행 모두에 확고했던 반면, 유럽에서는 각국 정부조차 재정적자에 허덕이는 상황이다. 이런 점들 때문에 테스트 결과 및 효과가 기대에 못 미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국이 결과 발표를 2주 앞두고 테스트에 적용된 방법론과 기준 등에 대한 백서를 발표해 의혹 불식에 적극적으로 나선 것과 달리 유럽에서 이런 움직임이 없는 것도 우려를 키우고 있다. 10∼20개 은행이 심사를 통과하지 못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오면서 회의론이 커지는 분위기다. 파이낸셜타임스는 20일 “예상보다 훨씬 적은 은행 수가 거론되면서 불신이 확산되고 있다”며 “신뢰성을 확보하지 못할 경우 테스트의 역작용을 각오해야 한다”고 보도했다.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
영국의 자치정부인 스코틀랜드의 미국 팬암기 폭파사건의 범인 석방을 둘러싸고 크게 냉각됐던 미국과 영국의 관계가 다시 예전의 끈끈한 동맹관계로 복원될 것으로 전망된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는 20일(현지 시간) 백악관에서 열린 정상회담에서 그동안 두 나라의 갈등 원인이었던 스코틀랜드 정부의 미 팬암기 폭파사건 범인 석방 결정은 잘못된 것이라고 한목소리를 냈다. 또 양국 정상은 미국인의 분노를 사고 있는 멕시코 만 원유유출 사고에 대해서도 영국 석유회사 BP가 모든 비용을 댄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두 정상은 이날 백악관 집무실인 오벌오피스에서 회담하고 자연산 줄무늬농어 요리를 곁들인 오찬에 이어 백악관에서 기자회견을 하는 등 3시간을 함께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영국보다 더 가까운 동맹이나 파트너는 없다”며 양국 간 공조를 강조했다. 지난해 9월 고든 브라운 전 총리가 미국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오바마 대통령에게 다섯 번이나 양자 회담을 신청했지만 모두 거절당한 것과 비교하면 격세지감을 느끼게 한다. 캐머런 총리는 취임 후 처음으로 백악관을 방문해 1988년 스코틀랜드 로커비 상공에서 발생한 미국 팬암기 폭파사건의 범인 압델 바세트 알리 알 메그라히에 대한 스코틀랜드 정부의 석방 결정이 잘못된 것이라고 비난하는 데 동참했다. 오바마 대통령도 화답했다. 그는 “로커비 사건 범인 석방이 잘못된 결정이었다”면서도 영국의 입장을 감안해 이번 사건에 대한 직접적인 재조사는 요구하지 않았다. 캐머런 총리의 백악관 방문은 멕시코 만 원유유출 사고를 일으킨 영국 석유회사 BP가 리비아에서 사업 보호를 위해 리비아 출신의 로커비 사건 범인 석방을 로비했다는 의혹이 미 상원에서 제기된 가운데 이뤄진 것이다. 스코틀랜드 정부는 지난해 종신형을 선고받고 8년째 복역 중인 범인을 암에 걸려 3개월밖에 살지 못할 것이라며 석방했으나 실제로는 수십 년을 더 살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미국의 커다란 분노를 촉발했다. 캐머런 총리는 이날 오바마 대통령 부부의 국빈방문을 초청하는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뜻을 전달했으며 백악관은 이를 수락했다. 워싱턴=최영해 특파원 yhchoi65@donga.com::로커비 사건(팬암 103기 폭파)::1988년 12월 21일 스코틀랜드 남부 로커비 마을 상공에서 뉴욕행 팬암 103기가 폭발하면서 미국인 189명을 포함해 탑승객 259명 전원과 마을 주민 11명 등 270명이 사망한 사건. 1986년 4월 미국의 리비아 공습에 대한 보복으로 리비아가 첩보원 메그라히를 보내 팬암기를 폭파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고급 향초와 보송보송한 아기이불, 현대 작가의 그림….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가 취임 후 처음 미국을 방문해 이뤄진 영미 정상회담에서 두 정상의 선물 꾸러미에 담긴 아이템들이다. 21일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만약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이 새 총리의 등장 이후 달라진 영국을 이해하고 싶다면 달라진 선물부터 보면 될 것”이라고 전했다. 고든 브라운 전 총리는 지난해 워싱턴을 방문했을 때 오바마 대통령에게 펜 홀더를 선물했었다. 19세기 아프리카 노예들을 구조하는 임무를 수행했던 배의 목재로 만들었다는 역사적인 의미에도 펜 홀더라는 품목 자체가 브라운 전 총리의 딱딱하고 형식적인 태도를 연상시킨다는 지적이 많았다. 오바마 대통령의 선물도 만만치 않았다. 당시 오바마 대통령은 DVD 25장을 답례선물로 주었는데 “슈퍼마켓에서 산 것 같은 선물이 양국의 냉랭한 관계를 보여주는 것 아니냐”는 언론의 비아냥거림을 샀다. 이에 비해 새로 취임한 캐머런 총리는 이번에 “(부인) 서맨사 캐머런 여사가 즐기던 노팅힐 쇼핑의 감각이 엿보인다”는 언론의 평처럼 비교적 자유분방하고 문화적인 느낌의 선물을 준비했다. 그가 오바마 대통령을 위해 고른 선물은 영국의 현대작가 벤 아인의 그림. 이 밖에 미셸 오바마 여사에게는 향수 전문 브랜드 밀러해리스의 고급 향초를, 두 딸 사샤와 말리아에게는 각각 분홍색과 보라색의 헌터 부츠를 선물했다. 한편 오바마 대통령은 캐머런 총리에게 미국 화가 에드 루샤의 석판화 작품을 선물하며 화답했다. 만삭의 캐머런 여사를 위해서는 아기담요 등이 들어있는 신생아용품 바구니를, 캐머런 총리의 딸 낸시에게는 작은 백악관 장식이 들어간 은 목걸이를, 아들 엘웬에게는 미국 축구단 ‘DC 유나이티드’의 축구 키트를 선물했다. 자녀들 선물의 경우 미처 생각하지 못했다가 캐머런 총리 도착 하루 전에 급히 준비했다는 후문이다.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
고급 향초와 보송보송한 아기이불, 현대 작가의 그림….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의 첫 미국 방문으로 이뤄진 양국 정상회담에서 두 정상의 선물 꾸러미에 담긴 아이템들이다. 21일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이 새 총리의 등장 이후 달라진 영국을 이해하고 싶다면 영국 총리의 달라진 선물부터 보면 될 것"이라고 전했다. 고든 브라운 전 총리는 지난해 워싱턴을 방문했을 당시 오바마 대통령에게 펜 홀더를 선물했다. 이는 19세기 빅토리아 시대 아프리카 노예들을 구조하는 임무를 수행했던 HMS 가넷 호의 목재로 만들어진 것. 역사적인 의미에도 불구하고 펜 홀더라는 품목 자체가 브라운 전 총리의 딱딱하고 형식적인 태도를 연상시킨다는 지적이 많았다. 게다가 그는 오바마 대통령으로부터 25장의 DVD를 답례 선물로 받아 "슈퍼마켓에서 산 것 같은 선물이 양국의 냉랭한 관계를 보여주는 것 아니냐"는 언론의 비아냥거림을 사기도 했다. 하지만 캐머런 총리는 "(부인) 사만다 캐머런 여사가 즐기던 노팅힐 쇼핑의 감각이 엿보인다"는 언론의 평처럼 비교적 자유분방하고 문화적인 느낌의 선물을 준비했다. 오바마 대통령을 위해 고른 선물은 영국의 현대작가 벤 아인(Ben Eine)의 그림 작품. 현관문이나 벽에 다양한 색깔의 스프레이 페인트로 거칠게 알파벳 철자들을 갈겨쓰는 스타일로 알려진 그는 자국에서도 그다지 많이 알려지지 않은 화가다. 더구나 후드티를 입고 갱처럼 거리 낙서를 하다 경찰 조사를 받은 적도 있는 그의 2500파운드짜리 작품이 선택된 것은 다소 파격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캐머런 총리는 또 미셸 오바마 여사에게는 향수 전문브랜드 밀러 해리스의 고급 향초를, 두 딸 샤샤와 말리아에게는 각각 분홍색과 보라색의 헌터 부츠를 선물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캐머런 총리에게 미국 화가 에드 로차(Ed Ruscha)의 석판화 작품을 선물하며 화답했다. 작품 속에 주로 사용된 빨랑과 파랑, 하얀식은 영국과 미국 국기를 연상시키는 색깔들이라고 백악관 관계자는 설명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만삭의 새 영국 영부인을 위해서는 아기담요 등이 들어있는 신생아용품 바스켓, 캐머런 총리의 딸 낸시에게는 작은 백악관 장식이 들어간 은 목걸이, 아들 엘웬에게는 미국 축구단 'DC 유나이티드'의 축구 키트를 각각 선물했다. 자녀들의 선물까지는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오바마 대통령은 캐머런 총리의 도착 하루 전에 급하게 사람을 보내 이를 준비했다는 후문이다.이정은기자 lightee@donga.com}

소설 ‘영원한 제국’의 작가 이인화 이화여대 교수(사진)가 국민신문고를 울렸다. 즐겨하던 한 온라인게임에서 패해 현금을 주고 산 캐릭터를 모두 뺏겼기 때문이다. 같은 편이던 그의 동료 교수는 충격으로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 증세를 보였단다. 이 교수는 “게임 내용이 국민 정서에 맞지 않는다”고 주장하는데….■ 북한 전지역 사정권 크루즈미사일 개발북한이 미사일 개발에 열을 올리는 것을 보며 국민들은 속이 탔다. 도대체 우리 정부는 뭘 하고 있냐고. 현실적으로 사거리 300km 이상의 탄도미사일을 우리가 개발할 수 없는 상황이어서 답답함은 컸다. 이런 제약 속에서 마침내 군이 회심의 카드를 내비쳤다. 북한 전역을 타격할 수 있는 크루즈 미사일을 개발했다는데….■ 동아일보로 본 근현대사: 민족혼 고취동아일보는 창간 때부터 단군의 유훈을 드높이고 이순신 권율 김정호 등 민족의 영웅을 부각시켰다. 민족의 웅혼이 깃든 백두산과 끈질긴 생명력의 무궁화 사진도 자주 실었다. 일제강점기 민족의 자긍심을 일깨우고 독립 열망을 고취하기 위한 지면이요 행사였다. ‘동아일보를 통해본 대한민국 근현대사’ 3회에 그 진면목을 담았다. ■ 美 세라 페일린 ‘엄마 곰’ 전략 논란 후끈‘‘엄마곰(Mama Grizzlies)’ 전략이 페미니즘? 2012년 미 대선을 노리는 세라 페일린 전 알래스카 주지사의 ‘엄마 곰’ 메시지가 논란 속에 화제를 낳고 있다. ‘하키맘’ 및 ‘립스틱 안 바른 핏불(Pit Bull·투견)’에 이어 그가 새로 내놓은 이 한 단어가 도대체 무슨 뜻을 담고 있기에…. ■ 방학 중 산만한 아이 챙기기여름방학이 시작됐다. 집에서 아이들과 어떻게 시간을 보내야 할지 엄마들의 고민도 시작됐다. 가장 먼저 할 일은 ‘규칙적인 생활리듬을 살려주는’ 시간표 짜기. 그러나 부모가 원하는 대로 시키면 효율성은 빵점이다. 산만한 아이들에게 도움이 되는 시간표 짜는 법은? ■ 세계 50개 마을 도는 현대무용가 2인 마을회관, 시골 장터, 항구, 초등학교에서 현대무용 공연이 펼쳐진다. 한국 안무가 밝넝쿨 씨(왼쪽)와 미국 뉴욕,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활동하는 안무가 다비드 잠브라노 씨가 한국 10개 마을을 돌며 현대무용 공연을 하는 ‘10 빌리지 프로젝트’를 펼친다. 이들이 시골 마을에서 공연을 펼치는 이유는 무엇일까. ■ 저가항공 춘추전국시대2005년 한성항공으로 시작된 저가항공업계에서 처음으로 상반기 흑자를 낸 회사들이 탄생했다. ‘저가항공은 불안하지 않나’ 하는 소비자들의 인식도 바뀌고 있다. 저가항공사들은 국제 노선으로 사업영역을 넓혀가며 ‘춘추전국시대’를 방불케 하는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는데….}

“워싱턴이여, 긴장하라. 엄마곰(Mama Grizzlies) 군단이 몰려온다.” 2008년 미국 대선에서 공화당 부통령 후보였던 세라 페일린 전 알래스카 주지사가 이런 구호를 외치며 2012년 대선 준비를 위한 행보를 본격화하고 있다. ‘엄마곰’이라는 키워드로 최근 유튜브 등 인터넷을 통해 선보인 동영상 정치광고가 신호탄. 여기에 담긴 메시지가 페미니즘 논란을 불러일으키며 시작부터 화제를 모으고 있다. 페일린 전 주지사는 1분 50초간 이어지는 동영상 내내 여성스럽고 화려한 복장으로 지지자들에게 꽃을 나눠주거나 다른 여성들과의 유대를 다진다. 그는 내레이션에서 “엄마들은 무언가가 잘못되면 직감적으로 안다”며 “무언가 새끼들을 해치려는 것에 맞서기 위해 분연히 일어서는 엄마곰처럼 이제 우리가 일어설 것”이라고 말한다. 이어 “올해는 상식을 가진 보수적 여성들이 조국을 위해 일어나는 해로 기억될 것”이라며 ‘엄마들의 각성(Mom Awakening)’을 촉구한다. 공화당의 전략가 그레그 뮬러 씨는 “페일린은 스스로를 아주 잘 자리매김 시켰고, 점점 더 강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시사주간지 타임은 “동영상 한 편이 공화당 대선경쟁 구도를 벌써부터 바꿔놓고 있다”며 “페일린이 올 중간선거의 주요 변수가 될 것이고 2012년 대선의 핵심 카드가 될 것임을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2008년 대선 당시 키워드였던 ‘하키맘(hockey mom)’에 이어 여성을 겨냥한 그의 이번 광고에 대한 비판도 만만치 않다. 민주당에서는 “모성을 보수주의 여성의 전유물처럼 포장해 이분화하고 있다”고 공격했다. 막상 여성계에서조차 “핑크색 옷을 입고 여성들과 어울리는 모습이 페미니즘을 뜻하지는 않는다”는 지적이 나왔다. 어떻든 페일린 전 주지사의 빠른 부각은 워싱턴 정가를 긴장시키고 있다. 최근 갤럽이 공화당원들을 상대로 조사한 2012년 대선 후보 선호도 조사에서 그는 76%를 얻어 다른 유력 경쟁자들을 10%포인트 이상 따돌리며 1위를 차지했다. 한 회에 7만5000달러의 강연료를 받는 대중적인 인기와 이를 통해 벌어들이는 막대한 수입도 그의 장점. 그는 최근 석 달간 각종 강연료와 인세, 후원금 등으로 86만6000달러를 벌어들였다.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

세계에서 가장 경쟁력 있는 도시는 미국의 뉴욕이라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이와 함께 일본의 도쿄(3위)와 싱가포르(8위) 서울(9위)이 상위권에 오르는 등 아시아 도시의 약진이 두드러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사회과학원은 세계 500여 개 주요 도시를 대상으로 경쟁력을 평가해 14일 발표한 ‘세계 도시경쟁력 보고’에서 이런 결과를 내놨다. 이에 따르면 뉴욕이 1위를 차지했고 영국 런던(2위)과 일본 도쿄(3위), 프랑스 파리(4위), 미국 시카고(5위) 등이 뒤를 이었다. 샌프란시스코(6위), 로스앤젤레스(7위)도 10위 안에 들며 미국 도시들의 경쟁력을 확인했다. 경쟁력 순위 상위 50위에 오른 도시들 중 미국이 20개(40%)로 가장 많았고, 유럽도 16개로 32%에 이른다. 그러나 도시경쟁력 평가를 주도한 중국사회과학원 도시경쟁력연구센터의 니펑페이(倪鵬飛) 교수는 “싱가포르 서울 홍콩 타이베이 상하이 등 아시아 도시의 경쟁력 상승세가 두드러졌다”고 평가했다. 중국 본토 및 대만의 도시 중에서는 상하이가 37위로 가장 높았고 이어 타이베이(38위) 베이징(59위) 선전(71위) 광저우(120위) 등 순이었다. 중국 사회과학원은 2006년부터 세계 130여 개 국가의 주요 도시 500개를 대상으로 인재, 기업, 생활환경, 기업환경, 창조혁신환경, 사회환경, 부문별 산업경쟁력 등을 토대로 도시경쟁력을 분석하고 있다.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
핵연료 처리를 둘러싼 한반도에서의 신경전은 북한에서만 진행되고 있는 게 아니다. 원자력발전에 사용된 핵연료의 재처리를 놓고 한국과 미국 간에도 논쟁이 가열될 조짐이 보인다. 13일 뉴욕타임스는 올해 하반기에 시작될 예정인 한미 원자력협정의 재협상 논란을 소개하면서 “미국이 한국의 핵무기 개발 가능성에 대한 의구심을 버리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2014년 기한이 만료되는 협정의 개정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이슈는 사용 후 핵연료 재처리의 승인 여부. 생산 전력의 40%가 원자력인 한국에서 이미 사용된 핵연료는 더는 쌓아둘 곳이 없을 정도로 포화상태다. 하지만 한국은 1974년 미국과 체결한 원자력협정에 따라 이를 재처리할 수 없다. 재처리된 핵연료는 핵무기 원료로도 사용될 수 있기 때문에 결과적으로 북한에 ‘방어용 핵무기 개발’이라는 명분을 줄 수 있다는 이유로 미국이 반대했다. 더욱이 미국은 한국이 핵무기 개발에 다시 나설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1970년대 리처드 닉슨 대통령이 한미 주둔 병력을 기존 6만 명에서 4만 명으로 감축한 뒤 한국이 자체적인 핵개발 프로그램을 추진한 전례가 있다는 것. 뉴욕타임스는 “한국에서 ‘핵 민족주의’를 허구로만 보기는 어렵다”며 “지난해 북한의 핵실험 이후 한국 보수 정치인 사이에서 핵 주권을 주장하는 목소리가 높아졌다”고 보도했다. 전문가들은 재협상에서도 미국이 한국의 핵연료 재처리에 동의할 가능성이 희박하다고 보고 있다. 미국은 핵무기 원료로 사용될 가능성을 낮춘 ‘파이로프로세싱(pyroprocessing)’ 방식의 수용에도 난색을 표시하고 있다. 그러나 미국이 핵확산금지조약(NPT)에 가입하지 않은 인도의 핵연료 재처리는 용인하면서 주요 동맹국인 한국은 차별하고 있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

스위스 연방정부가 미성년자를 성폭행한 혐의로 체포된 로만 폴란스키 감독(사진)에 대한 미국 정부의 송환 요청을 받아들이지 않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폴란스키 감독은 스위스에서 수감생활을 끝내고 자유의 몸이 됐다. AFP통신에 따르면 에벨리네 비드머슐룸프 스위스 법무장관은 12일 기자회견을 열고 “폴란스키 감독은 미국에 송환되지 않을 것이며 그의 자유를 제한하는 조치들도 해제됐다”고 밝혔다. 그는 “폴란스키 감독이 이날 정오부터 자유의 몸”이라고 말했다. 미국의 송환 요청 근거가 정당하다는 것을 밝혀 줄 근거가 불충분하다는 게 송환 거부의 이유다. 이에 따라 지난해 9월 체포된 뒤 스위스에서 전자 팔찌를 찬 채 가택연금 상태에서 지내온 폴란스키 감독은 스위스 땅을 자유의 몸으로 떠날 수 있게 됐다. 폴란스키 감독은 1977년 미국 로스앤젤레스 할리우드에 있는 친구 잭 니컬슨의 집에서 사진을 촬영하던 중 13세 소녀 모델 서맨사 가이머에게 술과 약을 먹이고 성폭행한 혐의로 체포됐다.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
비무장 흑인 청년을 총으로 쏘아죽인 혐의로 기소된 미국 백인 경찰이 8일 유죄 평결을 받았다. 하지만 살인이 아닌 과실치사 혐의가 적용된 것에 항의하는 흑인들의 시위가 폭력적으로 변하면서 흑백 갈등 수위가 고조되고 있다. 로스앤젤레스법원 배심원단은 8일 흑인 오스카 그랜트(사망 당시 22세)를 총으로 쏴 숨지게 한 요하네스 메설리 전직 경관(28)의 과실치사 혐의에 대해 유죄 평결을 내렸다. 메설리 씨는 2009년 1월 오클랜드 철도 역사 내에서 벌어진 몸싸움을 진압하던 중 바닥에 엎드린 그랜트의 등에 총을 쏴 죽인 혐의로 기소됐다. 목격자들이 촬영한 당시 동영상이 인터넷을 통해 급속히 퍼지면서 흑인사회는 들끓었고 1992년 로스앤젤레스 폭동으로 번진 로드니 킹 폭행 사건처럼 사태가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낳기도 했다. 메설리 씨는 법정에서 “그랜트가 저항하는 것에 화가 나 전기총을 꺼내려다가 권총을 잘못 뽑았을 뿐”이라며 살인 의도를 부인했다. 배심원단은 그의 주장을 받아들여 2급 살인죄 대신 과실치사 혐의를 적용했다. 최대 형량은 살인죄보다 낮은 징역 4년이지만 메설리 씨는 무기를 사용했기 때문에 가중 처벌돼 징역 6년 이상을 선고받게 될 가능성이 높다. 판결은 8월 6일 내려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날 평결에 대해 피해자 가족들은 “사실상 면죄부를 줬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배심원단이 전부 백인으로 이뤄졌다는 점도 이들을 자극했다. 오클랜드 시내에서는 흑인 800여 명이 거리로 몰려나와 항의 시위를 벌였고 일부는 상점 유리를 부수고 안에 있던 상품과 돌, 물병 등을 경찰에 던지기까지 했다. 경찰은 50여 명을 체포했다. 앤서니 바트 오클랜드 경찰서장은 “시위가 계속되면 100명 이상이 체포될 것”이라고 말했다. 오클랜드 시 측은 “흑백 충돌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고 밝혔지만 평결 직후 시청 문을 닫았다.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

지난달 호주 최초 여성총리가 된 줄리아 길라드 총리(49·사진)는 1998년 첫 의원 당선 직후 의회에서 열변을 토한 적이 있다. 당시 호주 이민자를 골칫거리라고 비판하던 폴린 핸손 의원에 맞서 “이민자들이 자신들의 꿈을 이루기 위해 얼마나 열심히 일할 준비가 돼 있는지 알기나 하느냐”며 무섭게 몰아붙인 것. 그 자신이 이민자의 딸이기도 하다. 그랬던 길라드 총리가 6일 호주로 쏟아져 들어오는 불법 이민자와 난민의 유입을 막겠다며 규제의 칼을 뽑아들었다. 그는 이날 “동티모르나 뉴질랜드에 난민심사센터를 세우고, 보트를 통해 국내로 들어오려는 입국자들을 이곳으로 이송해 심사를 진행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난민 밀입국 알선조직에 대한 처벌을 강화하는 등의 정책 수정안도 내놨다. 호주에서 현재 불법 이민자와 난민의 증가 추세는 정권을 흔들 정도로 민감한 정치적 사안이다. 케빈 러드 전 총리가 난민 규제를 완화하면서 최근 3년간 6500여 명의 입국 희망자들이 150여 대의 보트를 타고 호주로 몰려왔다. 이에 대한 비판이 고조되면서 러드 전 총리는 지지율 추락에 시달리다 결국 물러났다. 호주 내에서는 정부가 과거 존 하워드 총리 시절의 ‘태평양 해법(Pacific Solution)’처럼 입국 신청자들을 해외에 체류시키면서 난민심사를 진행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았다. 하지만 당시 난민들의 임시 거주지였던 나우루 섬이나 파푸아뉴기니 시설이 사실상 감금 수용소라고 할 만큼 열악해 인권문제가 끊임없이 제기됐다. 이에 따라 이번 수정안이 ‘장소만 바뀐 제2의 태평양 해법’이라는 지적에 대해 길라드 총리는 “유엔의 협조하에 시행할 예정이므로 기존 정책과는 다르다”고 설명했다. 호주의 난민정책이 급선회하는 것을 놓고 일간 인디펜던트는 “호주의 ‘철의 여인’이 자신의 정치적 입지와 영향력을 지키기 위해 이민자에게 강경하게 대응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의 새 이민 정책이 앞으로 몇 달 안에 실시될 연방정부 총선거에서 표심을 잡기 위한 전략이라는 분석이다.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
■ 英 “제2의 선거혁명”“의원수 감축-선호투표제 도입 균열된 민주주의 바로잡겠다”클레그 부총리 개혁법안 발표영국 연립정부가 하원의원 선거 방식을 바꾸고 선거구, 의석수 등을 조정하는 전면적인 선거 개혁에 착수했다. 개혁안이 통과될 경우 여성의 참정권을 인정한 1918년 이후 영국 정치사상 가장 혁신적인 변화로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 닉 클레그 부총리는 5일 하원에서 “영국의 무너진 정치제도를 바로잡아야 할 때”라며 연립정부의 선거제도 개혁법안 초안을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의석수를 현재 650석에서 600석으로 줄이고, 선거구별로 차이가 큰 유권자 수를 비슷하게 조정하는 식으로 선거구를 다시 정한다. 의회 해산 및 조기총선 실시에 필요한 정족수도 기존 55%에서 66%로 높이기로 했다. 또 선거구별로 최다수 득표자 1명을 뽑는 현행 방식은 선호 순서대로 순위를 매기는 선호투표제(Alternative Vote)로 바뀐다. 유권자가 단순히 후보 1명에게만 투표하는 것이 아니라 2위, 3위 등 순위를 매기게 하는 방식이다. 먼저 1순위 후보자만을 집계해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을 경우 최하위 후보를 제외한다. 대신 최하위 후보를 1순위로 찍은 유권자의 2순위 표를 나머지 후보들에게 가산하는 과정을 되풀이해 당선자를 정하는 방식이다. 정부는 선호투표제 도입을 위한 국민투표를 내년 5월 5일에 실시하기로 했다. 통과될 경우 새 선거제도는 다음 총선일인 2015년 5월 7일에 처음으로 적용된다. 득표율을 따지지 않고 1순위 득표자를 당선시키는 현 선거제는 소수당에 불리하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소수당인 자민당은 실제로 지난 총선에서 23.3%를 득표했으나 의석수는 650석 가운데 57석으로 10%도 채우지 못했다. 이 때문에 자민당은 보수당과 연립정부를 구성할 당시 선거제도 개혁을 주된 전제조건으로 내걸었다. 클레그 부총리는 “현 선거제도는 일부 유권자들의 표심을 전혀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며 “이번 선거제도 변화는 균열된 민주주의 제도를 바로잡아 이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되찾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야당인 노동당은 물론 집권여당 내에서조차 기득권을 빼앗길 것을 두려워하는 현역 의원들의 거센 반발이 터져 나오고 있다.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 ■ 日 “낙하산기업 근절”“퇴직공무원 온상 건설공제회 3년내 해산… 낙하산 자동퇴출”간 정권, 고강도 공기업 개혁일본이 강도 높은 공기업 개혁에 착수했다. 마에하라 세이지(前原誠司) 국토교통상은 6일 각료회의 후 기자회견에서 국토교통성 공무원들의 퇴직 후 ‘낙하산 기업’이었던 건설공제회를 3년 내에 해산시키고 공항환경정비협회는 해산에 준하는 업무축소 조치를 내린다고 발표했다. 낙하산을 타고 취직한 수백 명의 퇴직 공무원은 사실상 해고된다. 지난해 총선에서 공기업 개혁과 낙하산 인사 철폐를 공약으로 내걸었던 민주당 정부가 전례 없이 과감하게 개혁의 칼을 빼든 것이다. 철퇴를 맞은 이 공기업들은 국토교통성이 발주하는 공사를 수의계약으로 독점 수주하는 대신 퇴직 공무원을 대거 임직원으로 받아온 대표적 ‘낙하산 공기업’으로 비판의 대상이 돼 왔다. 전국 9곳에 거점을 둔 건설공제회는 이사장 9명이 모두 퇴직 공무원이고, 직원 4358명 가운데 548명이 국토교통성 출신이다. 댐과 도로 등의 공사비용 산출과 용지확보, 하천용지 점유허가 등 국토교통성 관련 업무 전반에 걸쳐 민간기업의 참여를 배제한 채 독점적 지위를 누려왔다. 정부로부터 연간 600억 엔(약 8300억 원) 규모의 사업을 수주하는 등 수입의 90% 이상을 정부에 의존하고 있다. 자산에서 부채를 뺀 순자산만 535억 엔(약 7400억 원)이다. 공항환경정비협회는 전국 18곳의 국가관리 공항에서 주차장을 독점 운영하는 공기업이다. 공항은 적자지만 이 공기업은 만년 흑자를 내는 구조여서 땅 짚고 헤엄치기 경영으로 유명하다. 직원 213명 가운데 115명이 퇴직 공무원이고 상근 임원 5명 중 3명이 정부의 낙하산이다. 순자산은 171억 엔(약 2370억 원). 정부는 건설공제회가 자체 채용한 직원 3800여 명에 대해 퇴직금을 준 뒤 전직을 지원하기로 했지만 민간기업의 고용사정이 나빠 일자리 알선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낙하산 임직원’에 대해서는 전직을 지원한다는 언질도 없어 500여 명이 사실상 해고될 것으로 보인다. 공항환경정비협회는 극히 일부의 연구 기능만 존속시킬 방침이어서 직원 대부분이 일자리를 잃을 것으로 전망된다.도쿄=윤종구 특파원 jkmas@donga.com}
“미국 기업인은 대통령을 싫어하고, 대통령은 비즈니스를 좋아하지 않는다.” 제프리 이멜트 제너럴일렉트릭(GE) 회장은 최근 이탈리아 기업인들을 상대로 한 강연에서 이렇게 말했다 구설수에 올랐다. GE 측이 “언론이 문맥과 상관없이 특정 발언만 보도한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이는 미국 기업들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을 보는 시각을 드러낸 단적인 사례로 거론된다. 고용과 주택판매, 도매지수 등 미국의 경제지표가 다시 나빠지면서 오바마 정부의 경제정책에 대한 비판도 거세지고 있다. 특히 기업인 사이에서 그의 반(反)기업 정서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높아졌다. 2일 발표된 고용 관련 수치는 경기악화에 대한 불안감에 기름을 끼얹었다. 노동부에 따르면 지난달 비농업부문의 고용은 12만5000명이 줄어 지난해 10월 이후 최대 폭의 감소세를 보였다. 실업률 자체는 9.5%로 전월 대비 0.1%포인트 낮아졌지만 이는 아예 구직을 포기하고 노동시장을 떠나버려 실업률 통계에 잡히지 않은 인구가 65만2000명이나 생긴 결과다. 외신은 “경기부양책으로 받쳐오던 경제회복의 추진력이 떨어지기 시작했음을 보여주는 민감한 신호”라며 우려를 표시했다. 경기악화 문제는 오바마 대통령의 반기업 정서 논란을 재점화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는 전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최근 멕시코 만 원유유출 사태를 놓고 연일 브리티시페트롤리엄(BP)의 책임을 강하게 압박하다 영국 기업들의 반발에 부닥친 상황이다. 자유무역협정(FTA) 추진을 미적거리는 것, 다국적 기업들이 해외에서 벌어들인 수익에 대한 세제 혜택 등을 축소하려는 것 등에 불만이 특히 높다. FTA의 경우 한국을 포함해 시행에 들어가지 못한 채 협상단계에서 질척거리는 것만 100개가 넘는다. 미 상공회의소는 오바마 대통령의 정책을 ‘반기업적’이라며 비판에 앞장서 왔다. 기업인들은 “오바마 대통령의 경제정책이 시장의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며 “이 불확실성이 걷혔으면 지금보다 더 많은 투자를 했고 고용도 늘어났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시사주간지 이코노미스트 최신호에 따르면 미 기업들이 투자를 꺼린 결과 현금보유량은 사상 최고 수준까지 치솟았다. 공화당 의원들도 비판에 가세했다. 에릭 켄터 의원은 “정부가 국민 세금을 써대며 빚은 키우면서 민간영역의 일자리는 창출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런 분위기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오바마 행정부와 민주당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오바마 대통령은 고용 수치가 발표된 뒤 “우리는 옳은 방향으로 가고 있다”며 “2008년 금융위기 이후의 경제상황이 너무 심각해 회복에 길게는 몇 년이 걸릴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

45년 전에는 ‘빈곤이 없는 국가’로 칭송을 받기도 했다. 유력한 노벨상 후보로 거론되던 영국의 경제학자는 ‘기적’이라는 찬사를 보냈다. 그러나 지금은 먹고사는 문제도 해결하지 못하는 세계 최빈국으로 전락했다. 6·25전쟁 이후 60년간 진행된 북한 경제의 몰락사를 들여다봤다. ■ 10대들이 어떻게… 엽기살인 행각2년여 동안 알고 지낸 친구를 자신에게 험담을 했다는 이유로 때렸다. 나흘간 맞던 친구가 숨졌지만 당황하지 않았다. 인터넷으로 시신처리방법을 검색하는가 하면 한강에 친구의 시신을 버린 뒤에는 태연히 낮잠을 잤다. 10대라고 하기에는 ‘너무나도 엽기적인’ 10대 청소년 일당의 살인 행각이 드러났다. ■ 6·25전쟁 첫날 서울시민은 왜 느긋했나 재미교포 위진록 씨(사진)는 6·25전쟁 발발 직후 라디오방송을 통해 북한군의 남침 소식을 처음 전달한 방송국 아나운서였다. 그러나 그날 오후 위 씨는 축구경기를 보러 축구장을 찾았고 친구들과 대포 한잔을 하겠다는 기대에 부풀어 있었다. 그렇다면 당시 서울시민들은 어땠을까. ■ 러 대통령 방미… 양국관계 ‘리셋’될까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이 취임 후 처음으로 23일 미국 첨단 정보기술(IT)의 메카인 실리콘밸리를 방문한다. 구글의 에릭 슈미츠 창업자 같은 굵직한 IT업체 최고경영자(CEO)들을 만나고 스탠퍼드대에서 강연도 하게 될 그의 행보에는 양국 관계 개선을 뛰어넘어 러시아 경제를 위한 야심 찬 목표가 숨겨져 있다는데….■ 예술지원에 ‘당근’ 줘야 문화가 웃는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기업의 예술지원액은 계속 줄고 있다. 경기가 호전될 때까지 무작정 기다려야 할까. 기부금을 일정 비율까지 세액 공제해 주는 프랑스의 예술지원 관련 세제는 참고가 될 만하다. 예술 협력을 ‘투자’로 인식하게 만드는 사고 전환의 노력이 필요하다. ■ 모의평가로 본 ‘EBS 수능 연계’ 다음 주면 6월 대학수학능력시험 모의평가 성적표가 배부된다. 전문가들은 모의평가에서 EBS 연계율이 50%라고 분석했지만 학생들의 ‘체감 연계율’은 낮았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차이가 ‘연계율’에 대한 이해 부족 때문이라고 본다. 체감 연계율을 높이는 게 수능 고득점의 비결이라는 분석도 있는데…. ■ 저축銀 PF대출 전산화…수시감시 체제 도입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이 심각해지자 금융당국이 대출 관련 정보를 전산화하겠다고 밝혔다. 사업장을 일일이 찾아다니지 않고도 수시로 모니터링하는 시스템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이 조치가 저축은행과 건설사의 동반 부실을 막는 방어막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러시아 대통령이 미국 실리콘밸리에 가는 이유는?’ 드미트리 메드베데프 러시아 대통령(사진)이 23일 실리콘밸리를 시작으로 이틀간 미국 방문길에 오른다. 이튿날인 24일에는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양국 협력과 관계 개선을 논의할 예정이다. 그의 이번 방미는 미국이 러시아와의 외교관계를 새로 정립하자며 추진해온 이른바 ‘리셋(reset)’ 정책을 가속화할 절호의 기회로 기대를 모은다. 워싱턴에서도 “혁신의 정상회담(a summit of innovation)이 될 것”이라며 의미를 부여했다. 특히 주목받는 것은 메드베데프 대통령의 실리콘밸리 행보. 그는 이번에 처음으로 방문하는 실리콘밸리에서 최첨단 정보기술(IT) 기업들을 둘러보고, 구글의 에릭 슈미트 창업자 등 업계 최고경영자(CEO)들과도 만날 계획이다. 스탠퍼드대도 들러 러시아의 IT산업 현황과 투자 등에 대한 강연도 한다. 이를 통해 러시아의 IT산업 발전을 위한 양국 협력 토대를 마련하고자 하는 것이 메드베데프 대통령의 목표라고 22일 블룸버그통신은 전했다. 러시아는 거액의 오일머니를 바탕으로 최첨단 기술정보 통신 산업 중심의 경제발전을 밀어붙이고 있다. 모스크바 인근 스콜코보 IT산업단지를 테크노 허브로 만들겠다는 야심 찬 계획을 진행 중이다. 러시아 억만장자 기업가인 빅토르 벡셀베르크와 크레이그 배럿 전 인텔 CEO가 이 프로젝트의 공동추진위원장을 맡고 있다. 메드베데프 대통령의 실리콘밸리 방문은 미국의 선진기술 유입과 투자를 통해 이를 가속화할 수 있다는 상징성을 띤다. 미-러 무역 규모는 연간 184억 달러에 이르지만 러시아의 대미 수출품은 80% 이상이 석유, 알루미늄 같은 1차 원자재다. 러시아는 향후 부가가치가 높은 기술이나 상품 교역을 노리는 상황. 이를 위해 미국 벤처캐피털의 투자를 촉구하는 한편 세제 혜택, 러시아 내 비자 조건 및 규제 완화 같은 인센티브도 검토하고 있다. 실제로 거대 러시아 시장에 뛰어들려는 기업들의 관심도 높아졌다. 이미 보잉과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시스코시스템스 등이 투자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
20일 콜롬비아 대선 결선투표에서 보수 집권당인 우(U)당의 후안 마누엘 산토스 후보가 압도적 표차로 승리했다. 콜롬비아 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산토스 후보는 현재 69.2%의 득표율로 28%에 그친 녹색당의 안타나스 모쿠스 후보를 누르고 차기 대통령에 당선됐다. 산토스 당선자는 지난달 30일 1차 투표에서 47%의 득표율을 기록해 일찌감치 선두를 달렸지만 당선에 필요한 과반수를 확보하지 못해 2차 투표가 진행됐다. 결과는 예상을 뛰어넘는 압승이었다. 산토스 당선자는 미국 하버드대와 캔자스대, 영국 런던정경대(LSE)에서 경제학 등을 공부한 유학파. 콜롬비아 최대 일간지 ‘엠 티엠포’의 발행인 가문 출신으로 재무장관, 국방장관 등 3번의 장관직을 지내며 정치적 입지를 다져왔다. 그가 지지를 받은 데에는 국방장관 시절 반군 게릴라인 콜롬비아 무장혁명군(FARC) 소탕에 주력해 치안문제를 개선한 일등공신으로 주목받았기 때문이다. 반군 문제는 여전한 골칫거리이자 콜롬비아를 위협하는 최대 불안요인이다. 전 세계적인 구명운동이 벌어졌던 잉그리드 베탕쿠르 전 대통령 후보도 FARC에 6년간 인질로 잡혀 있었던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따라서 산토스 당선자가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는 치안 확보. 산토스 당선자는 “FARC의 시대는 끝났다”며 “콜롬비아는 이제 납치와 폭력, 마약 밀매의 악몽을 끝낼 것이며 반군들이 이를 계속한다면 협상은 없다”고 못 박았다. 그 다음으로 해결할 것이 경제문제. 남미 최고 수준인 12%대 실업률 극복이 최대 현안이다. 그는 향후 4년 안에 250만 개 일자리 창출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그러나 국내총생산(GDP)의 4.4%까지 늘어난 재정적자가 정부지출에 걸림돌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 남미 제4위의 경제국이면서도 인구 절반이 빈곤층에 속하는 콜롬비아에서는 복지정책도 숙제다. 외교적으로는 국방장관 시절 빈번한 마찰을 빚은 베네수엘라, 에콰도르 등 주변국들과의 관계도 개선해야 한다. 좌파인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콜롬비아산 제품의 수입을 규제하며 경제적인 압박을 지속하고 있고, 지난달 에콰도르법원은 그가 2008년 반군 진압작전 도중 국경을 넘었다는 이유로 체포영장을 발부한 상태다. 한편 이날 선거가 진행된 콜롬비아 전역에서는 선거를 방해하려는 반군들의 테러가 이어져 경찰관 7명과 군인 3명 등 모두 20명이 사망했다. 일부 투표소에서는 반군이 투표용지를 불태우거나 투표함을 강탈하는 일도 벌어졌다. 정부는 이날 치안 확보를 위해 투표소 곳곳에 35만 명의 경찰을 배치했다.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