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헌재

이헌재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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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로 중요하지 않은, 하지만 누군가에겐 재미있을지도 모를 스포츠의 뒷담화를 전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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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1-29~2025-1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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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넥센도 ‘한방’ 있네!

    2009년 자금난으로 존폐 위기에 놓였던 히어로즈(현 넥센)는 주축 선수들을 팔아 운영비를 마련해야 했다. 그해 말 중심 타자 이택근을 현금 25억 원에 LG로, 장원삼은 현금 20억 원에 삼성으로 트레이드했다. 당시 이장석 대표는 떠나는 선수들을 따로 불러 “정말 미안하다”고 사과했다. 이 대표는 “특히 이택근을 보낸 게 가슴 아팠다. 기회만 된다면 꼭 다시 함께 야구를 하고 싶은 선수였다”고 했다. 이택근이 2년 만에 넥센으로 금의환향했다. 넥센은 20일 LG에서 자유계약선수(FA)로 풀린 이택근과 4년간 총액 50억 원(계약금 16억 원, 연봉 7억 원, 옵션 6억 원)에 계약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2004년 말 심정수가 현대에서 삼성으로 옮기면서 받은 역대 FA 최고 금액(4년 최대 60억 원)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액수다. 옵션을 뺀 순수한 보장액수로만 따지면 이택근은 44억 원을 받게 돼 심정수(40억 원)를 제쳤다. 이 대표는 “우리 팀이 젊은 선수 위주로 재편되다 보니 경험이 많고 고참 선수와 함께 리더가 될 수 있는 선수가 필요했다. 이택근이라면 우리 팀을 잘 이끌 수 있는 이상적인 선수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그는 LG와의 우선 협상이 끝난 20일 새벽 이택근과 만나 곧바로 대형 계약을 이끌어냈다. 이택근이 원하는 몸값을 물어본 뒤 별다른 협상 없이 그의 제안을 수용했다는 후문이다. 이택근은 원소속 구단이었던 LG와 세 차례 만났지만 LG의 제시 조건(3+1년에 27억 원)과 자신의 요구액(50억 원)의 격차가 너무 커 합의에 이르지 못했다. 이택근은 “마치 집으로 돌아가는 듯 편안하다. 넥센과 함께하는 게 운명인 것 같다. 감사함과 책임감을 동시에 느낀다”고 말했다. 그의 통산 성적은 타율 0.308에 73홈런 364타점. 한편 한화는 이날 LG에서 FA로 풀린 중간계투 투수 송신영과 3년간 총액 13억 원 플러스알파에 계약하기로 했다. LG는 넥센에서 데려온 두 선수를 모두 놓치면서 내년 시즌 전력 공백을 걱정할 처지가 됐다. SK는 롯데 소속이던 FA 투수 임경완과 3년간 총액 11억 원에 사인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11-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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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日구장 펜스 높여라, 대호가 간다”… 이대호 ‘롯데 100억 제안’ 거절하고 日 진출 선언

    ‘빅보이’ 이대호(29)가 일본 프로야구를 선택했다. 11시즌을 함께했던 롯데 대신 더 큰 무대로의 도전이다. 롯데는 4년간 총액 100억 원(옵션 20억 원 포함)이라는 사상 최고액을 제시했다. 그러나 이대호는 “새로운 도전을 하고 싶다”며 롯데의 제안을 정중히 거절했다. 롯데는 “이대호가 해외에서 자신의 몸값을 평가받고자 하는 의사를 존중한다. 한국 타자의 자존심을 지켜주길 바란다”고 화답했다.이대호는 “해외 진출을 결심한 건 조금 힘들더라도 현실에 안주하기보다 힘든 길에서 성취감을 맛보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롯데와 4년 계약을 하면 더는 도전할 기회가 없어져 후회할 것 같았다는 거다. 그는 “롯데를 떠나게 돼 팬들에게 죄송하다”라면서도 “많은 고민 끝에 몸값을 제대로 평가받고 싶고 일본 야구를 넘고 싶어 이런 결정을 했다”고 밝혔다.이대호는 올해 박찬호와 이승엽이 뛰었던 오릭스 입단이 유력하다. 일본 언론들은 이대호가 2년간 5억 엔(약 74억 원) 이상을 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롯데에서 통산 타율 0.309에 225홈런 809타점을 기록한 이대호는 130kg이 넘는 거구임에도 몸이 유연하고 임팩트가 좋다. 변화구와 직구를 가리지 않고 잘 친다. 밀어치기에도 능하다. 그러나 한국과 일본 야구는 환경이 다르다. 이대호의 일본 진출에 대해 전문가들의 의견은 엇갈렸다.○ “일본에서도 통할 것”8년간의 일본 생활을 청산하고 국내 복귀를 결심한 이승엽은 이대호가 일본에서도 성공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했다. 이승엽은 “대호는 성격이 털털해서 잘 적응할 것 같다. 만약 오릭스로 간다면 과거 구대성 박찬호 선배 등이 있던 곳이라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했다.요미우리에서 코치 생활을 했던 김기태 LG 감독도 이대호의 실력이라면 일본에서 충분히 통한다고 했다. 이대호는 2008년 베이징 올림픽과 2009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 등 국제대회에서 중심 타자로 뛴 만큼 25홈런에 90타점 이상은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바 롯데에서 올 시즌 퇴단한 김태균 역시 이대호의 성공을 낙관했다. 그는 “일본 야구가 한국보다 한 수 위이지만 대호 같은 A급 선수는 일본에서도 통한다”고 말했다. ○ “日 야구에 적응 쉽지 않을 것”이대호가 뛰어난 선구안을 가진 거포지만 일본의 현미경 야구를 넘어서긴 쉽지 않다는 걱정도 만만찮다. 이순철 KIA 수석코치는 절반의 성공에 그친 김태균과 이대호를 비교했다. 김태균은 볼을 몸 뒤쪽에 붙여 타격을 하는데도 일본에서 포크볼 등 유인구에 속았다. 김태균에 비해 체중 이동을 하며 타격하는 이대호가 유인구를 참기는 쉽지 않다는 거였다.한 현역 감독도 “일본 투수들의 제구력은 한국 선수들과는 격이 다르다”며 이대호가 고전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일본 투수들은 몸 쪽으로 위협구를 던지고 뚝 떨어지는 포크볼을 던지곤 한다. 외국인 타자가 타격감을 유지하기 어렵다. 이승엽과 김태균 등 최고 타자들이 고전했는데 이대호도 이를 극복하긴 쉽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소프트뱅크에서 뛰었던 이범호(KIA)는 “이대호가 포크볼을 넘는 게 관건”이라고 했다. 볼카운트 스리볼에서도 연속 3개의 포크볼로 스트라이크를 잡는 일본 투수가 대부분이라는 거였다. 이대호가 정교한 타격과 함께 유인구를 골라내는 능력을 키워야 일본 무대에 안착할 수 있다는 얘기다.황태훈 기자 beetlez@donga.com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 2011-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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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당감독’ 주니치 오치아이…‘이기면 그만’ 감독 쓸쓸한 퇴장

    “이기는 게 최고의 팬 서비스다.” 일본프로야구 주니치의 오치아이 히로미쓰 감독(58·사진)이 입버릇처럼 해온 말이다. 그는 이기기 위해서라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다. 주변의 비난도 개의치 않았다. 그 덕분에 많이 이겼다. 2004년부터 올해까지 8년간 저팬시리즈 우승 1회, 센트럴리그 우승 4회를 이끌었고 8년 연속 A클래스(3위 이내)에 들었다. 정규시즌 통산 성적은 629승 30무 491패(승률 0.562). 하지만 승리에 익숙해진 구단과 팬들은 그의 ‘팬 서비스’를 더는 원하지 않았다. 2008년 243만 명이던 홈 관중은 지난해 213만 명으로 줄었다. 구단은 시즌 중반이던 9월 올 시즌을 끝으로 재계약하지 않기로 했다. 이후 오치아이 감독은 시한부 감독 인생을 살았다. 경질이 예정된 사령탑이었지만 승리는 계속됐다. 한때 10경기나 뒤졌던 야쿠르트에 대역전극을 거두며 센트럴리그 우승을 차지했고 저팬시리즈에도 진출했다. 10월 31일로 계약이 끝난 뒤엔 저팬시리즈가 끝날 때까지 하루 180만 엔(약 2670만 원)의 일당을 받았다. 오치아이 감독의 승리 지상주의 야구는 저팬시리즈라고 해서 예외가 아니다. 오치아이 감독은 이미 2007년 니혼햄과의 저팬시리즈 5차전에서 8회까지 퍼펙트게임을 하고 있던 선발투수 야마다 다이스케를 9회 마무리 투수 이와세 히토키로 교체했다. 결국 1-0으로 승리하긴 했지만 팬들의 비난은 엄청났다. 19일 열린 소프트뱅크와의 저팬시리즈 6차전에서도 오치아이 감독의 ‘오레류(オレ流·나만의 야구)’는 계속됐다. 2-1 간발의 리드를 지키던 8회 2사 후 가와사키 무네노리의 타석 때 오치아이 감독은 마무리 투수 이와세를 마운드에 올렸다. 이와세가 8회에 등판한 건 올 시즌 처음이었다. 9회 2사 후엔 313세이브로 이 부문 일본 기록 보유자인 이와세마저 아사오 다쿠야로 교체했다. 아사오는 승리를 지켰지만 일본 언론은 이를 두고 ‘비정한 계투’라고 표현했다. 오치아이 감독은 경기 후 “누가 마무리를 하는가는 중요하지 않다. 이기는 것으로만 생각한다면 내 방식이 옳았다”고 했다. 20일 열린 두 팀의 저팬시리즈 7차전은 오치아이 감독의 시즌 마지막 경기였다. 8년간의 감독 생활을 마무리하는 고별전이었다. 이날 이겼다면 오치아이 감독은 처음으로 리그 우승과 저팬시리즈 통합 우승을 차지할 수 있었다. 하지만 이날 주니치 타선은 4안타 빈공에 그쳤다. 믿었던 선발 투수 야마다는 3회를 버티지 못하고 강판됐다. 결국 0-3 패배. 승리만이 지상과제였던 ‘명장’ 오치아이의 쓸쓸한 퇴장이었다. 소프트뱅크는 8년 만에 일본 야구 정상에 올랐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11-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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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롯데, 떠날 대호에 100억 불러 체면치레?

    ‘짜고 치는 고스톱이냐.’ ‘예상대로 롯데와 이대호는 서로를 원하지 않았다.’ ‘서로에게 윈윈이다.’ 자유계약선수(FA) 최대어인 이대호와 원소속 구단 롯데의 협상이 결렬됐다는 소식에 20일 각종 포털사이트의 야구 게시판도 뜨겁게 달아올랐다. 롯데가 역대 FA 최고 금액인 4년간 총액 100억 원(보장 금액 80억 원, 플러스 옵션 20억 원)까지 제시했는데도 이대호가 이를 거부하고 해외로 진출한다는 소식에 이미 양측이 이대호의 일본 프로야구 오릭스행에 합의하지 않았겠느냐는 의견이 많다. 어차피 떠날 이대호에게 구단이 100억 원이라는 거액을 제시해 체면치레를 하려 했다는 것이다. 사실 이대호로서는 일본에 가는 게 금액 측면에서도 훨씬 유리하다. 이미 오릭스가 2년간 5억 엔(약 74억 원)을 제시할 용의가 있다는 보도가 일본에서 나왔다. 협상에 따라 금액은 상향 조절될 수도 있다. 2년 후 한국으로 돌아와도 FA 자격이 유지되기 때문에 다시 대박을 노릴 수 있다. 롯데 내부에서도 100억 원을 투자해 이대호를 잡는 게 반드시 바람직하지만은 않다는 의견이 적지 않았다. 전력상 이대호가 꼭 필요하긴 해도 이대호 한 명에게 너무 집중하면 당연히 다른 선수들의 반발이 생길 수밖에 없다. 팀플레이가 중요한 야구의 종목 특성상 한 선수에 대한 지나친 관심은 플러스보다는 마이너스가 되기 쉽다. 롯데로서는 이대호에게 아낀 돈을 다른 FA 선수들을 잡는 데 투자할 수도 있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11-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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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대호, 일본 진출 성공 가능성은?

    '빅보이' 이대호(29)가 일본 프로야구를 선택했다. 11시즌을 함께 했던 롯데 대신 더 큰 무대로의 도전이다. 롯데는 4년간 총액 100억 원(옵션 20억 원 포함)이라는 역대 최고액을 제시했다. 그러나 이대호는 "야구선수로서 새로운 꿈과 도전을 위해 해외에 진출하겠다"며 롯데의 제안을 정중히 거절했다. 롯데는 "이대호가 해외에서 자신의 몸값을 평가 받고자 하는 의사를 존중한다. 한국 타자의 자존심을 지켜주길 바란다"고 화답했다.이대호는 올해 박찬호가 뛰었던 오릭스 입단이 유력하다. 일본 언론들은 이대호가 2년간 5억 엔(약 75억 원) 이상을 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대호는 롯데에서 통산 타율 0.309에 225홈런 809타점을 기록했다. 130kg이 넘는 거구임에도 몸이 유연하고 임팩트가 좋다. 변화구와 직구를 가리지 않고 잘 친다. 밀어치기에도 능하다. 그러나 한국과 일본 야구는 환경이 다르다. 일본 투수들은 대부분 포크볼(직구처럼 날아가다 타자 앞에서 떨어지는 공)을 자유자재로 던진다. '아시아 홈런왕' 이승엽(전 오릭스)도 포크볼 때문에 타격감을 잃었다. 외국인 선수의 성적에 따라 대접이 천차만별인 일본 야구 문화도 넘어야 한다. 이대호의 일본 진출에 대해 전문가들의 의견은 엇갈렸다.●"일본에서도 통할 것"8년간의 일본 프로야구를 청산하고 국내 복귀를 결심한 이승엽은 이대호가 일본에서도 성공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승엽은 "대호는 성격이 털털해서 잘 적응할 것 같다. 만약 오릭스로 간다면 과거 구대성 박찬호 선배 등이 있던 곳이라 큰 문제는 없을 것"이라고 했다.요미우리에서 코치 생활을 했던 김기태 LG 감독도 이대호가 일본에서 통할 것이라고 했다. 이대호는 2008년 베이징 올림픽과 2009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 등 국제 대회에서 중심타자로 뛴 만큼 25홈런에 90타점 이상은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지바 롯데에서 올 시즌 중 퇴단한 김태균 역시 이대호의 성공을 낙관했다. 그는 "일본 야구가 한국보다 한수 위지만 한국의 A급 선수는 일본에서도 통한다"고 말했다. 다만 먹고 자고 소통하는 문제를 잘 해결해야 최상의 경기력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다.●"일본 현미경 야구에 적응이 쉽지 않을 것"이대호가 뛰어난 선구안을 가진 거포지만 일본의 현미경 야구를 넘어서긴 쉽지 않다는 걱정도 만만치 않다.이순철 KIA 수석코치는 절반의 성공에 그친 김태균과 이대호를 비교했다. 김태균은 볼을 몸 뒤쪽에 붙여서 타격을 하는데도 일본에서 포크볼 등 유인구에 속았다. 김태균에 비해 체중 이동을 하며 타격하는 이대호가 유인구를 참기는 쉽지 않다는 거였다.이 코치는 "저팬시리즈에 나오는 일본 투수들 제구가 정말 뛰어나다. 주니치 선발 요시미 가즈키가 공 108개를 던졌는데 실투가 한두 개뿐이었다. 이대호같은 정상급 타자도 맞추기 힘들 정도였다"고 했다.한 현역 감독도 "일본 투수들의 제구력은 한국 선수들과는 격이 다르다"며 이대호의 일본 무대 적응이 쉽지 않을 것으로 봤다. 그는 "일본 투수들은 몸쪽으로 위협구를 던지고 뚝 떨어지는 포크볼 던지곤 한다. 외국인 타자가 타격감을 유지하기 어렵다. 이승엽과 김태균 등 최고 타자들이 고전했는데 이대호도 이를 극복하긴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소프트뱅크에서 뛰었던 이범호(KIA)는 "이대호가 포크볼을 넘는 게 관건"이라고 했다. 볼카운트 쓰리볼에서도 연속 3개의 포크볼로 스트라이크를 잡는 일본 투수가 대부분이라는 거였다. 국내에서 포크볼을 던지는 투수가 거의 없다. 이대호가 정교한 타격과 함께 유인구를 골라내는 능력을 키워야 일본 무대에 안착할 수 있다는 얘기였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황태훈 기자 beetlez@donga.com}

    • 2011-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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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대현 “ML서도 통한다”… 鄭의 도전, 성공예감

    미국프로야구엔 시속 160km 직구를 던지는 투수가 차고 넘친다. 그 빠른 공을 갖고도 메이저리그 입성에 성공하는 이는 손에 꼽을 정도다. 정대현(33)이 꿈의 메이저리그에 도전장을 던졌다. 올해 SK에서 자유계약선수(FA)가 된 그는 원 소속팀과의 우선협상 기간이던 17일 메이저리그 진출을 선언했다. 구속으로 보면 정대현은 메이저리그급 선수가 아니다. 그의 최고 구속은 130km대 중반에 불과하다. 하지만 미국에서 보기 힘든 정통 언더핸드 투수라는 희소성과 국제대회에서 검증된 성적 덕분에 3, 4개 구단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 정대현은 18일 미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현지에서 세부 조건을 들어본 뒤 계약서에 사인할 계획이다. 만약 계약이 성사되면 한국 프로야구에서 메이저리그에 직접 진출하는 첫 사례가 된다. ○ 11년간의 구애정대현은 2000년 시드니 올림픽 미국과의 경기에 두 번 선발 등판했다. 경희대에 재학 중이던 그의 당시 최고 스피드는 시속 128km였다. 그런데 흐물흐물 날아오는 공에 미국 선수들의 방망이는 연신 허공을 갈랐다. 몇몇 메이저리그 팀이 그에게 매료돼 계약을 제안했지만 금액이 너무 적었다. 그리고 2001년 계약금 3억5000만 원에 SK에 입단했다. 이후에도 정대현은 국가대표에 단골로 뽑혔다. 2006년과 2009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 출전했다. 쿠바와의 베이징 올림픽 결승전 9회말 1사 만루에 구원 등판해 율리에스키 구리엘을 병살타로 잡고 한국의 금메달을 확정지은 것도 그였다. 메이저리그의 눈은 계속 그를 주시하고 있었다. 그 역시 항상 메이저리그를 바라보고 있었다. 두산 불펜 투수 정재훈은 최근 4년간 28억 원에 계약했다. 정재훈 이상의 대박 계약이 가능했지만 돈보다 꿈을 택했다. ○ 싱커와 커브의 조합정대현의 구종은 딱 2개다. 싱커와 커브다. 흔히 말하는 직구가 없다. 직구를 던져도 저절로 타자 앞에서 쑥 가라앉는 싱커가 된다. 언더핸드 투수인 그에게 싱커는 특별한 무기다. 스피드에 따라 떨어지는 각도를 조절할 수 있다. 마음만 먹으면 그도 140km 이상의 공을 던질 수 있다. 하지만 공의 움직임을 위해 일부러 스피드를 내지 않는다. 또 공을 던질 때 손을 끝까지 숨기기 때문에 130km 중반의 공을 던져도 타자들은 140km대 중반으로 느낀다. 싱커가 가라앉는다면 커브는 떠오른다. 상반되는 궤적의 공을 자유자재로 구사하는 것이다. 제구가 좋고 위기 상황에서도 제 공을 던지니 타자들이 공략하기 힘들다. SK 투수들 사이에서 정대현은 같이 캐치볼하기 싫은 선수로 꼽힌다. 평범한 캐치볼에서도 그의 싱커를 받기가 어려워서다. 한 투수는 “움직임이 큰 데다 공도 무거워 포구할 때마다 손이 아플 때가 많다”고 했다. ○ “ML에서도 통한다”10년 넘게 그를 지켜본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은 한결같이 그의 성공을 점쳤다. 이승준 뉴욕 양키스 아시아 담당 스카우트는 “메이저리그 타자들의 스윙 궤도로는 때론 떨어지고, 때론 떠오르는 정대현의 공을 맞히기 힘들 것”이라고 했다. 그는 “다만 미국도 분석을 철저히 한다. 한 번 파악된 이후의 승부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태민 미네소타 아시아태평양 담당 스카우트도 “정대현의 구위는 괜찮다. 다만 오른손 원 포인트 릴리프를 필요로 하는 팀에 가야 자리를 잡기 쉽다. 오른손 투수인 만큼 왼손 타자와 상대하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두 스카우트는 정대현의 도전에 박수를 보냈다. 김 스카우트는 “메이저리그는 한국 야구에 대한 데이터가 없어 큰돈을 못 받을 수도 있다. 하지만 가서 잘하면 그만큼 대우해 주는 곳이 메이저리그다. 한국 프로야구에서 메이저리그로 가는 첫 시도인 만큼 한국 대표라는 생각으로 꼭 성공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11-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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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골프]탱크는 펄펄, 황제는 쩔쩔

    ‘탱크’ 최경주(41·SK텔레콤)의 선전과 왕년의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36·미국)의 추락이 이틀 연속 이어졌다. 18일 호주 멜버른의 로열 멜버른 골프장(파71)에서 열린 미국팀과 세계 연합팀(유럽 제외)의 골프 대항전인 프레지던츠컵 이틀째 포볼(2인 1조로 각자 공을 쳐 좋은 점수를 팀 성적으로 삼는 방식) 경기. 세계 연합팀의 최경주는 제프 오길비(호주)와 짝을 이뤄 미국 빌 하스-닉 와트니 조를 1홀 차로 물리쳤다. 전날 포섬(공 1개를 두 선수가 번갈이 치는 방식) 경기에서 타이거 우즈-스티브 스트리커 조에 7홀 차 완승을 거둔 이후 이틀 연속 승리다. 이날 승리로 최경주는 세계 연합팀 선수 12명 가운데 유일하게 2연승을 거뒀다. 최경주는 이날 버디를 1개도 잡지 못해 혼자 버디 3개를 뽑아낸 오길비의 활약에 다소 가렸지만 침착한 플레이로 승리에 힘을 보탰다. 반면 우즈는 이틀 연속 패배를 당했다. 더스틴 존슨과 짝을 이룬 우즈는 에런 배들리-제이슨 데이(이상 호주) 조에 1홀 차로 패했다. 우즈가 프레지던츠컵에서 승수 없이 2패만 기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우즈는 미국 팀 선수 중 이번 대회에서 유일하게 승점을 올리지 못했다. 우즈는 “바람이 너무 불어 공을 그린 위에 올리는 것도 힘들었다. 퍼팅할 때도 바람에 맞서야 했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이날 세계 연합팀과 미국팀은 6경기에서 3승씩 나눠 가져 중간 점수 7-5로 여전히 미국이 2점을 앞섰다. 최경주는 대회 사흘째인 19일 포섬 경기에서 애덤 스콧(호주)과 조를 이뤄 우즈(미국)와 다시 격돌한다. 우즈의 파트너는 더스틴 존슨. 19일에는 포섬과 포볼이 5경기씩 열리고 대회 마지막 날인 20일에는 싱글 매치플레이 12경기로 우승팀을 가린다. 최경주는 포볼에는 출전하지 않는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11-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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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대현 “메이저리그 가겠다”

    SK에서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은 잠수함 투수 정대현(33)이 미국 프로야구 진출을 선언했다. 정대현은 17일 SK 구단 사무실을 방문해 FA 협상을 중단하고 메이저리그에 도전하겠다고 밝혔다. 정대현은 “예전부터 메이저리그에 대한 호기심이 많았고 내 공이 미국에서 통할지 알고 싶었다. 15일 가족과 상의해 최종 결심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이 아니면 기회가 없을 것 같다. 아직 구단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최대한 빨리 계약을 마무리하고 훈련에 전념하고 싶다. 최상의 몸 상태를 만들어 빅 리그에 도전하겠다”고 덧붙였다.메이저리그 사무국은 16일 한국야구위원회(KBO)에 정대현의 신분조회를 요청했다. 정대현은 미국 진출을 염두에 두고 에이전트를 선임한 상태다. 정대현은 11년간 477경기에 등판해 32승 22패 99세이브 평균자책 1.93을 기록했다. 한편 FA 시장 최대어인 이대호(29)는 17일 부산 시내 모처에서 원 소속구단 롯데와 두 번째 만남을 가졌지만 합의에 이르진 못했다. 양측은 우선 협상 기간 마지막 날인 19일 다시 만나 최종 결론을 내기로 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11-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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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대현 “메이저리그로”… SK와 협상 중단

    SK에서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은 잠수함 투수 정대현(33)이 미국 프로야구 진출을 선언했다. 정대현은 17일 SK 구단 사무실을 방문해 FA 협상을 중단하고 메이저리그에 도전하겠다고 밝혔다. 정대현은 "예전부터 메이저리그에 대한 호기심이 많았고 내 공이 미국에서 통할지 알고 싶었다. 15일 가족과 상의해 최종 결심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이 아니면 기회가 없을 것 같다. 아직 구단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최대한 빨리 계약을 마무리하고 훈련에 전념하고 싶다. 최상의 몸 상태를 만들어 빅 리그에 도전하겠다"고 덧붙였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16일 한국야구위원회(KBO)에 정대현의 신분조회를 요청했다. 정대현은 미국 진출을 염두에 두고 에이전트를 선임한 상태다. 정대현은 11년간 477경기에 등판해 32승 22패 99세이브 평균자책 1.93을 기록했다. 공은 빠르지 않지만 미국에서는 보기 드문 언더핸드 투수로 2000년 시드니,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등 국제대회에서 맹활약해 해외 스카우트들의 관심을 받았다. 한편 FA 시장 최대어인 이대호(29)는 17일 부산 시내 모처에서 원 소속구단 롯데과 두 번째 만남을 가졌지만 합의에 이르진 못했다. 양 측은 우선 협상 기간 마지막 날인 19일 다시 만나 최종 결론을 내기로 했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11-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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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대호-롯데, 두번째 만남…최종결론은 19일에

    기대를 모았던 두 번째 만남. 성과는 없었다. 올해 프로야구 자유계약선수(FA) 시장의 최대어인 이대호(29)가 17일 부산 시내 모처에서 원 소속구단 롯데과 두 번째 만남을 가졌다. 이대호는 배재후 단장, 이문한 운영부장에게 자신이 받고 싶은 금액을 불렀고 롯데는 줄 수 있는 금액을 제시했다. 하지만 양측은 서로에게 제시했던 금액은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 배 단장은 "이대호에게 한국 프로야구 역대 최고 대우의 금액을 제시했다"며 "한국 야구 발전과 롯데 팬의 애정에 대한 보답 차원에서라도 구단의 제시 조건을 수용해달라는 의사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대호가 구단의 제시 조건과 성의에 감사를 표시했고 생각할 시간을 달라고 요청했다"고 전했다. 최종 합의점을 찾지 못한 이대호와 롯데는 우선 협상 기간 마지막 날인 19일 다시 만나 최종 결론을 내리기로 했다. 이 때도 합의에 이르지 못하면 일본 프로야구 오릭스가 20일부터 본격적인 이대호 잡기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11-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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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프로야구]정대현, 메이저리그서 ‘입질’

    정재훈(두산)과 이택근(LG·이상 31)은 올해 초 로또에 당첨된 기분이었다. 한국야구위원회(KBO) 이사회가 4년제 대학 졸업 선수들의 자유계약선수(FA) 취득 기간을 9년에서 8년으로 앞당기기로 결정한 것이다. 이 덕분에 이들은 1년 빨리 FA 권리를 행사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시즌 후 둘은 희비가 확연히 엇갈렸다. 두산의 필승 계투조로 활약한 오른손 투수 정재훈은 16일 구단과 4년간 총액 28억 원(계약금 8억 원, 연봉 3억5000만 원, 옵션 1억5000만 원)의 대박 계약에 성공했다. 정재훈은 지난해 23홀드로 홀드왕을 차지했고 2005년에는 30세이브로 구원왕을 차지한 실력파 투수다. 그렇지만 정통 마무리 투수가 아닌 중간 계투로서 이만한 금액을 받은 건 사례를 찾기 힘들다. 김태룡 두산 단장은 “재훈이는 그동안 팀 사정에 따라 선발 중간 마무리를 오가며 좋은 활약을 해줬다. 앞으로 4년간 우리 팀에 없어선 안 될 선수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정재훈도 “중간 계투로서의 내 가치를 인정해 준 구단에 감사한다. 신인 때부터 입었던 두산 유니폼을 계속 입게 돼 더없이 행복하다”고 화답했다. 반면 지난 2년간 LG 유니폼을 입었던 이택근은 구단과 이미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넌 느낌이다. 14일 첫 만남에서 구단은 3+1년에 27억 원을 제시했고 이택근은 4년에 50억 원을 주장했다. 협상으로 풀기엔 금액 차이가 너무 커 보인다. 한편 SK에서 FA로 풀린 잠수함 투수 정대현(사진)은 이날 메이저리그 사무국으로부터 신분조회 요청을 받았다. 이에 대해 KBO는 20일부터 해외 구단과 계약할 수 있다고 회신했다. 만약 정대현이 미국 진출에 성공하면 FA 선수로는 처음으로 메이저리그에 진출하는 사례가 된다. 포수 신경현은 이날 원 소속 구단 한화와 2년간 총액 7억 원에 사인했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11-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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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대호 “내일 구단서 몸값 제시”

    남을 것인가, 떠날 것인가. 자유계약선수(FA) 최대어 이대호(29·사진)의 향후 거취가 올 스토브리그 최대 관심사로 떠오른 가운데 이대호와 원소속 구단 롯데가 15일 처음 만났다.부산 시내 한 식당에서 이뤄진 양측의 첫 만남은 화기애애했다. 롯데는 구체적인 액수를 놓고 협상하진 않았지만 “국내 최고 대우로 계약한다는 구단 방침에는 변화가 없다”고 밝혔다. 이대호도 “최고 대우 약속에 감사하다”고 화답했다. FA 최대 계약액은 심정수가 2005시즌 현대에서 삼성으로 이적하면서 받은 4년간 최대 60억 원이다. 이대호는 “이문한 운영부장과 맛있게 식사를 하는 자리였다. 구체적인 금액 제시는 없었다. 17일 다시 만날 때 구단이 생각하는 금액을 알려주겠다고 했다”며 “구단 제시액이 만족스럽다면 원소속 구단과의 우선협상 기한인 19일 안에 도장을 찍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공교롭게 같은 날 일본 스포츠지 스포츠닛폰은 오릭스가 롯데와의 우선협상이 끝나는 20일부터 속공 교섭에 들어갈 것이라고 보도했다. 무라야마 요시오 구단 본부장은 “하루빨리 이대호와 협상을 하고 싶다. (이대호는) 우리 팀에 꼭 필요한 선수”라고 말했다. 조건은 이미 알려진 대로 2년간 5억 엔(약 73억 원)이다. 금액 면에선 오릭스가 롯데보다 한발 앞서 있다. 그렇지만 롯데의 제시액이 크게 뒤지지만 않는다면 남겠다는 게 이대호가 그동안 한결같이 밝혀온 생각이다. 이대호의 국내 잔류 여부는 롯데가 얼마나 이대호의 기대에 걸맞은 금액을 제시하느냐에 달려 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11-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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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황 “즐거운 레이스는 보약… 천천히 기분 좋게 달리세요”

    모든 것은 황영조 국민체육진흥공단 마라톤 감독(41)으로부터 시작됐다. PIC(괌과 사이판 등에서 리조트를 운영하는 종합 리조트 기업) 괌 주최로 13일 열린 괌 국제마라톤대회는 처음엔 그저 취재 대상이었다. 그런데 황 감독이 괌에 온다는 거였다. 5km, 10km, 하프마라톤으로 구성된 이 대회에서 5km 부문에 출전까지 한다고 했다. 황영조가 누군가.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에서 지옥의 레이스 끝에 마라톤 금메달을 따낸 ‘몬주익의 영웅’이 아닌가. 올해로 20주년을 맞은 PIC 괌 마라톤 주최 측에서 황 감독을 특별 초청한 것이다. 한국 마라톤의 영웅과 나란히 달려본 사람이 얼마나 될까. 절대 놓칠 수 없는 기회다 싶었다. 생애 첫 마라톤 대회 출전은 이렇게 이뤄졌다. 해가 뜨면 너무 더운 탓에 마라톤 대회는 오전 5시에 시작됐다. ‘탕’ 하는 출발 총성과 함께 1500여 명의 레이스가 시작됐다. 앞으로 달려 나가려 하자 황 감독이 손을 잡아끌며 제지했다. “천천히 뛰라”는 거였다. 황 감독은 “아마추어가 선수처럼 뛰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 여유롭게 즐기는 게 최고”라고 했다. 대회 참가자들은 남녀노소 각양각색이었다. 아기를 유모차에 태우고 밀면서 뛰는 사람도 있었다. 그들은 달리기 자체를 즐기고 있었다. 황 감독은 “한국에선 5km, 10km를 인정하지 않는다. 풀코스 아니면 안 된다는 거다. 하지만 중요한 건 ‘펀 런(Fun Run·재미있게 달리기)’이다. 이 사람들을 보라. 우리나라에도 이런 대회가 많이 열려야 한다”고 말했다. 천천히 달리고 있는 황 감독 옆으로 한 선수가 휙 지나갔다. 지난달 열린 하이서울마라톤(서울시 동아일보 스포츠동아 공동 주최) 남자 10km 우승자인 김창원 씨(33)였다. 아프리카 부룬디 출신으로 한국에 귀화한 마스터스 최강자 김 씨는 PIC 괌의 초청으로 이 대회 하프 부문에 참가했다. 마침내 골인. 기록은 35분57초였다. 5km 참가자 838명 가운데 405위, 남자 출전자 439명 가운데선 260위. 더위를 식혀 주는 비가 내리는 가운데 뭔가를 해냈다는 성취감까지 섞여 기분이 그렇게 상쾌할 수 없었다. 황 감독이 말했다. “뛰고 난 뒤 여유가 있고 기분이 좋아야 제대로 즐긴 겁니다. 오늘 달린 5km는 말 그대로 피가 되고 살이 되는 보약입니다.” 머나먼 괌까지 와서 보약 한 첩 제대로 먹었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11-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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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야구 FA사상 최고 ‘황금어장’ 개장

    역대 최대 규모의 프로야구 자유계약선수(FA) 시장이 열렸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이대호(롯데) 정대현(SK) 이택근(LG) 등 FA 권리 행사를 신청한 17명의 명단을 9일 발표했다. 이는 종전 최다였던 2005년의 14명보다 3명이 많은 수다.○ 10억 연봉 선수 탄생할까가장 관심을 끄는 것은 거포 이대호의 거취다. 소속팀 롯데는 역대 최고 대우를 내세우며 ‘무조건 잡겠다’는 의사를 밝히고 있다. 종전 최고액 FA 선수는 심정수로 현대에서 삼성으로 이적하며 옵션 포함해 4년간 최대 60억 원에 계약했다. 롯데의 논리대로라면 이대호의 몸값은 60억+α다.여기에 변수가 있다. 오릭스가 이대호에게 2년간 5억 엔(약 72억 원)을 제시했다는 보도가 이미 일본에서 나왔다. 일본야구기구(NPB)는 9일 KBO에 이대호에 대한 신분 조회를 요청했다. 구단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이대호의 영입을 추진해온 오릭스가 유력하다.일본생활을 마치고 복귀한 이승엽(전 오릭스)과 김태균(전 롯데)의 계약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두 선수는 모두 FA 자격을 유지하고 있다. 김태균의 전 소속팀 한화는 이미 김태균에게 ‘최고 대우’를 약속했다. 이승엽의 복귀가 유력한 삼성도 국민타자에 걸맞은 대우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이들 ‘빅3’의 몸값 경쟁에 따라 사상 처음으로 연봉 10억 원대 선수가 나올 수도 있다. ○ 중간 계투 쟁탈전이대호의 그늘에 가려 있지만 올해 FA 신청 선수 가운데서는 즉시 전력감인 선수가 대거 포함돼 있다. 특히 정대현이나 이승호(20번·이상 SK), 정재훈(두산), 송신영과 이상열(이상 LG) 등 불펜 투수들은 어느 팀이나 욕심낼 만하다. 올해 한국시리즈에 진출한 삼성과 SK의 사례에서 드러난 것처럼 불펜은 이제 한국 프로야구의 핵심 보강 포인트다. 정대현은 국내 구단뿐 아니라 미국이나 일본에서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공격 수비 주루를 겸비해 내야수뿐 아니라 외야수로도 뛸 수 있는 이택근도 젊은 나이(31)와 현재 기량을 보면 타 구단의 관심을 끌 만하다. 선수들은 대부분 “같은 조건이면 현재 팀에 남고 싶다”고 말한다. 바꿔 말하면 언제든 더 좋은 대우를 해주는 팀으로 갈 수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 ○ FA 풍년의 이유는올해는 대졸 FA 연한이 종전 9년에서 8년으로 줄었다. 이택근과 정재훈 등이 새 제도의 수혜자다. FA 보상 규정도 예전에 비해 완화됐다. 종전에는 해당 선수 연봉의 최대 450%를 전 소속 구단에 보상해야 했지만 지금은 300%가 최대다. 그 대신 보호 선수 범위는 종전 18명에서 20명으로 늘었다.22일 열리는 ‘제2 드래프트’도 원인이다. 한 구단이 너무 많은 2군 유망주를 보유하는 것을 막기 위해 격년제로 실시되는 제2 드래프트는 각 구단이 미리 제출한 40인 로스터에 포함되지 않은 선수가 드래프트 대상이다. FA 신청 선수는 40인 로스터에서 제외되며 이에 따라 각 구단은 보호 선수 정원 40명을 최대한 확보하기 위해 잔류가 확실시되는 선수를 상대로 FA를 신청하도록 권유할 가능성이 높다. FA 신청 선수는 10일부터 19일까지 열흘간 원 소속구단과 계약할 수 있다. 협상이 결렬되면 20일부터 12월 9일까지 20일간 나머지 구단과 계약할 수 있고 이마저도 무위로 끝나면 12월 10일부터 내년 1월 15일까지 모든 구단과의 교섭이 가능하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11-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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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구단은 날 버렸지만 오늘도 난 감독이다… 야구 명장 오치아이 주니치 감독의 마지막 승부

    프로야구 감독 하기 힘든 세상이다. 성적을 내지 못하면 아웃이다. 이긴다고 만사 편한 건 아니다. 그냥 이기는 게 아니라 재미있고 화끈하게 이겨야 한다. 모그룹 이미지도 신경을 써야 한다.김성근 전 SK 감독(69)이 대표적이다. 그는 지난 4년간 3차례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끌었지만 시즌 중 재계약과 관련된 갈등 끝에 해임됐다. 시즌이 끝난 뒤 자진 사퇴하겠다고 밝혔으나 구단은 이튿날 해고를 통보했다. 김 전 감독의 독특한 야구 색깔이 구단과 융화하지 못한 결과다.포스트시즌이 한창인 일본 프로야구에서도 비슷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 오치아이 히로미쓰 주니치 감독(58)은 순위 경쟁이 치열하던 9월 말 구단으로부터 올 시즌을 끝으로 재계약 불가 통보를 받았다. 2004년부터 지난해까지 7년간 저팬시리즈 우승 1회, 센트럴리그 우승 3회를 이끈 명장이었기에 팬들에게는 상당한 충격이었다.○ ‘일본판 김성근’의 도전과 응전 김 전 감독과 달리 오치아이 감독은 지휘봉을 놓지 않았다. 시즌 후 퇴임이 확정된 감독 아래에서 선수들은 오히려 똘똘 뭉쳤다. 8월 중순까지 5위에 머물던 주니치는 9월 이후 급상승세를 타더니 한때 10경기까지 뒤졌던 선두 야쿠르트를 넘어 결국 센트럴리그 1위를 차지했다. 6일 끝난 야쿠르트와의 클라이맥스 시리즈 파이널 스테이지에서도 승리해 저팬시리즈 진출을 확정지었다.오치아이 감독은 요즘 일당을 받는다. 10월 31일자로 계약이 끝났기 때문이다. 연봉 3억 엔(약 43억 원)을 받았던 그는 시리즈가 끝날 때까지 하루에 180만 엔(약 2580만 원)을 받는다.퍼시픽리그 챔피언 소프트뱅크와의 저팬시리즈(7전 4선승제)는 12일 시작된다. 4차전에서 끝난다 해도 16일까지는 일당이 보장된다. 저팬시리즈에서 우승한다면 오치아이 감독으로서는 처음으로 리그 우승과 저팬시리즈 통합 우승을 차지하게 된다. 해피엔딩으로 마무리할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이것이 바로 야구의 세계다“이기는 게 최고의 팬 서비스”라고 공언해 왔던 오치아이 감독의 퇴임은 어떤 야구가 좋은 야구인가를 생각하게 한다. 그를 가장 잘 표현하는 말은 ‘오레류(オレ流)’다. 나만의 길을 간다는 뜻이다.선수 시절부터 반골 기질을 보였던 오치아이 감독은 누가 뭐라 하든 자신의 야구를 해 왔다. 2007년 니혼햄과의 저팬시리즈 5차전에서는 8회까지 퍼펙트게임을 하고 있던 선발투수 야마이 다이스케를 9회 이와세 히토키로 교체했다. 2009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때는 소속팀 선수 차출에 반대해 비난을 샀다. 팬 감사 이벤트에도 불참하기 일쑤였다.승리는 많았지만 팬들은 오치아이 야구에 피로를 느꼈다. 2008년 243만 명이던 홈 관중은 지난해 213만 명으로 줄었다. 특급 선수 못지않은 고액 연봉도 구단 처지에선 큰 부담이었다. 이에 구단은 감독 경질이라는 강수를 뒀다. 시라이 분고 구단주로부터 직접 재계약 불가 통보를 받은 오치아이 감독은 “이게 바로 야구의 세계다”라며 담담히 퇴임을 받아들였다.오치아이 감독과 김성근 전 감독은 모두 자신만의 확실한 야구 색깔을 갖고 있었다. 성적은 좋았지만 구단과의 마찰은 피할 수 없었다. 2007년 양국 프로리그 챔피언 자격으로 한일 챔피언십시리즈에서 만났던 두 명장은 공교롭게 같은 해 유니폼을 벗게 됐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오치아이 히로미쓰 감독 ::△생년월일: 1953년 12월 9일 △투타: 우투우타 △포지션: 1, 2, 3루수 △프로 경력: 일본 롯데(1979∼86년) 주니치(1987∼93년) 요미우리(1994∼96년) 니혼햄(1997∼98년) △통산 타율 0.311, 510홈런, 1564타점 △주요 기록: 수위타자 5회, 홈런왕 5회, 타점왕 5회, 최우수선수 2회 △지도자 성적: 8년 연속 A클래스(3위 이내), 리그 우승 4회, 저팬시리즈 우승 1회. 통산 629승 30무 491패(승률 0.562)}

    • 2011-1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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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임창용 다시 마무리로… 승리 지켜

    일본 프로야구 야쿠르트 마무리 임창용이 4일 주니치와의 클라이맥스 시리즈 파이널 스테이지(6전4선승제) 3차전에서 세이브를 따내며 화려하게 부활했다. 요미우리와의 스테이지 1에서 최악의 투구를 보인 뒤 중간 계투로 강등됐던 임창용은 나고야 돔에서 열린 주니치전에서 2-1로 앞선 9회 말 등판해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고 팀 승리를 지켰다. 야쿠르트는 2승 2패로 동률을 이뤘다.}

    • 2011-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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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민타자 고국으로… 승엽 “최다 홈런 기록 깨겠다”

    2005년 롯데의 저팬시리즈 우승을 이끌고 돌아왔을 때도, 2006년 요미우리에서 41홈런을 치고 금의환향했을 때도 이렇게 함박웃음을 짓진 않았다. 8년간의 일본 생활을 마치고 돌아온 ‘국민타자’ 이승엽(35)의 얼굴에선 시종 미소가 떠나질 않았다. 험난한 여정을 마친 뒤 집으로 무사히 돌아온 사람만이 지을 수 있는 미소였다. 1년 남은 오릭스와의 계약을 뒤로하고 한국 복귀를 선언한 이승엽은 4일 아내 이송정 씨와 두 아들과 함께 서울 김포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그는 입국장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한국에 돌아오니 홀가분하다. 8년간의 외국생활을 마무리해서 시원하고 기분 좋다. 일본에선 기뻤던 적도 많았고 슬픈 일도 많았다. 행복했고 때론 힘들었다”며 솔직한 감정을 드러냈다. 오릭스와의 관계를 조기 청산한 이유에 대해 이승엽은 “오릭스가 싫어서 떠난 게 아니다. 오카다 감독님은 한결같이 나를 대해주셨다. 죄송스러운 마음이다. 다만 한국에서 선수 생활을 마무리하고 싶었다. 내년까지 오릭스에서 뛰면 한국에서 제대로 뛰기 어려울 것으로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이승엽은 신생팀 NC를 포함해 9개 구단 어디와도 계약할 수 있는 자유계약선수 신분이지만 1995년 입단 후 일본으로 떠날 때까지 9년간 몸담았던 친정팀 삼성 유니폼을 입을 것이 유력하다. 그는 “삼성은 내가 태어난 곳이고 뛰었던 곳이다. 많은 도움을 받았던 곳이기에 삼성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있다”면서도 “모든 일에는 변수가 있다. 삼성에는 기존 1루수가 있고 왼손 타자도 있다. 복귀하면 도움이 될지 마이너스가 될지 모르겠다. 모든 걸 고려해서 신중하게 결정하겠다”며 여운을 남겼다. 그렇지만 삼성 구단과 류중일 감독이 그의 복귀를 간절히 바라는 데다 그를 데려갈 수 있는 구단으로 꼽혔던 SK와 LG가 모두 그의 영입에 난색을 표하고 있어 사실상 그의 종착지는 삼성이 될 것으로 보인다. 2003년 그는 연봉 6억3000만 원을 받았기 때문에 다른 구단에서 그를 데려가려면 보상선수가 없을 경우 연봉의 450%인 28억3500만 원을 지불해야 한다. 보상 선수 1명을 내줄 경우의 보상비는 연봉의 300%인 18억9000만 원이다. 그가 받을 연봉까지 합치면 천문학적인 금액이 된다. 이승엽은 “한국으로 돌아온 (김)태균이나 (박)찬호 형과 대결해 보고 싶다. 개인적으로는 양준혁 선배가 갖고 있는 통산 최다 홈런(351개)에 도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한국에서 뛰는 동안 그는 모두 324개의 홈런과 948타점, 타율 0.305를 기록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11-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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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 복귀 선언 이승엽 “삼성서 뛰고 싶다”

    2005년 롯데의 저팬시리즈 우승을 이끌고 돌아왔을 때도, 2006년 요미우리에서 41홈런을 치고 금의환향했을 때도 이렇게 함박웃음을 짓진 않았다. 8년간의 일본 생활을 마치고 돌아온 '국민타자' 이승엽(35)의 얼굴에선 시종 미소가 떠나질 않았다. 험난한 여정을 마친 뒤 집으로 무사히 돌아온 사람만이 지을 수 있는 미소였다. 1년 남은 오릭스와의 계약을 뒤로 하고 한국 복귀를 선언한 이승엽은 4일 아내 이송정 씨와 두 아들과 함께 서울 김포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그는 입국장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한국에 돌아오니 홀가분하다. 8년간의 외국 생활을 마무리해서 시원하고 기분 좋다. 일본에선 기뻤던 적도 많았고 슬픈 일도 많았다. 행복했고 때론 힘들었다"며 솔직한 감정을 드러냈다. 오릭스와의 관계를 조기 청산한 이유에 대해 이승엽은 "오릭스가 싫어서 떠난 게 아니다. 오카다 감독님은 한결같이 나를 대해주셨다. 죄송스러운 마음이다. 다만 한국에서 선수 생활을 마무리하고 싶었다. 내년까지 오릭스에서 뛰면 한국에서 제대로 뛰기 어려울 것으로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이승엽은 신생팀 NC를 포함해 9개 구단 어디와도 계약할 수 있는 자유계약선수 신분이지만 1995년 입단 후 일본으로 떠날 때까지 9년 간 몸담았던 친정팀 삼성 유니폼을 입을 것이 유력하다. 그는 "삼성은 내가 태어난 곳이고 뛰었던 곳이다. 많은 도움을 받았던 곳이기에 삼성을 최우선으로 생각하고 있다"면서도 "모든 일에는 변수가 있다. 삼성에는 기존 1루수가 있고 왼손 타자도 있다. 복귀하면 도움이 될지 마이너스가 될지 모르겠다. 모든 걸 고려해서 신중하게 결정하겠다"며 여운을 남겼다. 그렇지만 삼성 구단과 류중일 감독이 그의 복귀를 간절히 바라는 데다 그를 데려갈 수 있는 구단으로 꼽혔던 SK와 LG가 모두 그의 영입에 난색을 표하고 있어 사실상 그의 종착지는 삼성이 될 전망이다. 2003년 그는 연봉 6억 3000만 원을 받았기 때문에 다른 구단에서 그를 데려가려면 보상선수가 없을 경우 연봉의 450%인 최대 28억 3500만 원을 지불해야 한다. 보상 선수 1명을 내줄 경우의 보상비는 연봉의 300%인 18억 9000만 원이다. 그가 받을 연봉까지 합치면 천문학적인 금액이 된다. 이승엽은 "한국으로 돌아온 (김)태균이나 (박)찬호 형과 대결해 보고 싶다. 개인적으로는 양준혁 선배가 갖고 있는 통산 최다 홈런(351개)에 도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한국에서 뛰는 동안 그는 모두 324개의 홈런과 948타점, 타율 0.305를 기록했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11-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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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만수 감독 취임회견…“양키스 같은 SK 만들겠다”

    두 팔을 벌려 환호하는 ‘헐크’ 액션, 항의 때 심판을 향한 전력질주, 그라운드에서 선수들을 향한 화끈한 애정 표현…. 올해 포스트시즌에서 팬들의 이목을 집중시켰던 SK 이만수 신임 감독(사진)의 액션은 내년에 더 화끈해질 것 같다. 1일 대행 꼬리표를 떼고 SK와 3년간 총액 10억 원에 계약한 이 감독은 3일 서울 을지로 SK T타워에서 열린 취임 기자회견에서 “감독의 권위는 중요하지 않다. 선수들이 그라운드에서 100% 자신의 기량을 발휘할 수만 있다면 (포스트시즌에서보다) 더 과격한 행동도 할 수 있다. 프로야구는 팬을 위한 서비스다. 내가 감독을 맡는 한 팬들에게 가까이 다가가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 할 거다. 이만수는 그냥 이만수다”라고 말했다. 이만수식 야구 색깔을 묻자 그는 “미국에서 배운 메이저리그식 야구와 한국에서 해 온 한국식 야구를 잘 결합해 색다른 야구를 하는 게 목표”라고 했다. 또 그는 “가장 중요한 건 선수들에게 ‘야구가 정말 재밌다. 야구가 천직이다’란 생각을 심어주는 것이다. 그러면 강압적으로 시키지 않아도 스스로 재미있게 연습하고 경기를 할 것이다. 최대한의 자유를 주되 자유에 대한 책임은 철저하게 물을 것”이라고도 했다. 그는 프런트와의 소통에도 중점을 두겠다고 밝혔다. “미국에서 코치생활을 하면서 배운 게 현장과 프런트의 소통이다. 소통이 없이는 결코 명문 구단이 될 수 없다”며 “감독을 하면서 메이저리그의 뉴욕 양키스, 일본의 요미우리처럼 SK를 최고 명문팀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11-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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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 투구폼 내가 봐도 희한… 타자들도 헷갈리겠죠”

    삼성이 1-0으로 앞선 한국시리즈 5차전 9회초. 타자 둘을 범타 처리한 삼성 마무리 투수 오승환은 마지막 타자 정상호를 상대했다. 볼카운트 2스트라이크 1볼. 승부구는 뻔했다. 오승환은 직구를 생각했고 정상호도 직구를 예상했다. 오승환의 손을 떠난 직구에 정상호는 힘껏 방망이를 갖다댔다. 하지만 방망이는 산산조각이 났고 타구는 3루수 앞 땅볼이 됐다. 오승환의 별명인 ‘끝판대장’다운 마무리였다. 그는 한국시리즈 1, 2, 5차전 위기 상황마다 등판해 모두 세이브를 챙기며 한국시리즈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다.○ 콤플렉스가 장점으로오승환은 직구 투수다. 그가 위기의 순간 던지는 공이 직구라는 건 누구나 안다. 그런데 알고도 못 친다. 공이 묵직하기 때문이다. ‘돌직구’라는 별명은 그래서 붙었다. 독특한 투구폼 때문에 타자들이 타이밍을 잡기 어려운 점도 있다. 오승환은 디딤발인 왼발을 내디딜 때 짧게 땅을 스치듯 하다가 다시 스트라이드를 한다. 이른바 합법적인 이중 키킹이다.오승환은 야구를 처음 시작한 초등학교 때부터 이 동작으로 공을 던졌다. 대학 때까지 감독, 코치는 물론이고 스스로도 이를 고쳐보려 부단히 애를 썼다. 투구폼이 매끄럽지 못해 부상 위험이 크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투구폼이 철벽 마무리 오승환을 만든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그는 “요즘도 TV로 내 투구를 볼 때 스스로 놀라곤 한다. 어떻게 저렇게 던질 수 있나 싶다. 던질 때는 자연스러운데 객관적으로 보니 타자들이 타이밍 잡기 어렵겠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내 폼은 영원히 미완성일 것”이라며 웃었다.○ 긍정의 힘올 시즌을 앞두고 오승환이 이렇게까지 잘할 거라 생각한 사람은 많지 않았다. 한때 최고의 마무리였지만 지난 2년간은 부상으로 평범한 투수가 돼 버렸다. 지난 시즌 중반에는 팔꿈치 뼛조각 제거 수술까지 받았다. 스스로도 “마무리가 안 되면 불펜으로라도 힘을 보태자는 생각이었다”고 했다. 그렇지만 막상 뚜껑을 열자 구위가 기대 이상이었다. 한창 좋았던 2006년보다 더 좋은 공이 나왔다. 스피드건에 직구가 최고 시속 154km를 찍기도 했다. 오승환은 “대학 때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을 받고 오랫동안 재활을 한 경험이 있다. 지난해 수술할 때 뼈를 깎는 것처럼 아팠다. 그래도 이것만 이겨내면 다시 공을 던질 수 있겠다고 확신했다”고 했다. 그가 수술한 지 1년도 안 돼 건강하게 돌아온 건 이례적인 일이다. 류중일 감독 역시 “물음표였던 오승환의 복귀가 우승의 가장 큰 원동력이었다”고 했다. ○ 정규시즌 MVP에 도전장정규시즌에서 1승 47세이브 평균자책 0.63을 기록한 그는 한국시리즈에서도 3세이브를 따내는 동안 1점도 내주지 않았다. 한국시리즈 MVP를 넘어 정규시즌 MVP에 도전하기에 손색이 없는 성적이다. 구원 전문 투수는 아직 한 번도 MVP가 되지 못했다. 올해 가장 강력한 경쟁자는 선발 투수로서 4관왕에 오른 KIA 윤석민이다.오승환은 “인터뷰 때마다 구원 투수로서 MVP를 받을 수 있느냐는 말을 많이 했다. 이건 선발 투수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평가를 받는 불펜 투수의 노력을 조금이라도 알아줬으면 하는 바람 때문이었다. 투수라면 누구나 선발을 원한다. 마무리 투수나 불펜 투수도 그 못지않은 활약을 할 수 있고 대우를 받을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윤)석민이와 MVP 경쟁을 한다는 자체가 구원 투수인 내게는 큰 의미가 있다. 석민이도 워낙 좋은 성적을 올렸기 때문에 내가 상을 못 받아도 담담하게 받아들일 것”이라고 덧붙였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11-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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