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공정거래위원회는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동반성장을 위해 중소기업의 경쟁력을 약화시키는 핵심적인 불공정 행위를 중점 조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하도급 거래가 많은 40여 개 제조업체를 직권 조사한 데 이어 조만간 건설업체들도 조사하고 법 위반 행위에는 제재를 강화한다는 것이다. 김동수 공정위원장(사진)은 23일 열린 한국표준협회 초청 조찬강연에서 “기술 탈취 및 유용 등 중대한 법 위반 행위는 원칙적으로 과징금을 부과하고 자진 시정한 경우에도 반복해서 위반한 업체는 제재하겠다”며 “상습적인 법 위반 업체에 대한 고발을 확대하고 명단을 공표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공정위는 올해 제조업 분야의 6만여 사업자를 대상으로 수급사업자 거래단계별 심층 서면조사를 한 뒤 법 위반 혐의가 있는 업체에 대해 현장조사를 할 방침이다. 또 공정위는 백화점, 대형마트, TV홈쇼핑 등 유통업태별로 현장조사에 나서 부당 반품, 판촉비용 부당 전가 등을 중점 조사할 계획이다. 김 위원장은 최근 대형 유통업체의 가격인하 및 동결 움직임에 환영의 뜻을 밝히면서도 “이런 결단으로 중소납품업체에 부담이 전가돼서는 안 된다”며 “중소납품업체에 일방적으로 부담을 강요하는 등 불공정 행위를 주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지난해 거둔 세금 중 쓰고 남은 돈인 세계(歲計)잉여금 7조8000억 원 가운데 채무상환에 쓸 수 있는 금액은 최대 3조2000억 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명박 대통령이 최근 국가채무를 우선적으로 갚으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재정부도 이를 최대한 국가채무 상환에 투입할 예정이다. 22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잉여금’은 7조8000억 원으로, 이 중 국가채무 상환 등에 사용할 수 있는 일반회계 세계잉여금은 6조 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일반회계의 세계잉여금은 정부결산이 끝난 뒤 국가재정법에 따라 지방교부세 및 지방교육재정교부금 정산과 공적자금 상환, 채무 상환, 다음 연도 세입 이입 등의 순서로 사용된다. 국가채무 상환에 쓸 수 있는 돈은 최대 3조1800억 원으로 추정된다. 일반회계 세계잉여금 6조 원 중 지방교부세 및 교부금 정산에 1조4600억 원을 쓰고 공적자금 상환기금에 들어가는 돈을 최소로 줄여도 1조3600억 원을 내야 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남은 3조1800억 원 중 9500억 원 이상을 국가채무 상환에 사용해야 하고 나머지는 올해 수입으로 넘기게 된다. 재정부 관계자는 “아직 확정된 것은 없다”며 “현재 국가결산보고서를 작성 중인 만큼 세계잉여금 처리 방안도 4월에 최종 확정될 것”이라고 말했다.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거시건전성부담금(은행세)을 도입하는 외국환거래법 개정안이 이번 임시국회에서 통과될 것인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은행세는 금융위기 수습 비용을 국민 세금이 아닌 금융회사들의 부담금으로 충당하기 위해 미리 걷어두거나 이미 투입한 구제금융을 회수하기 위해 매기는 세금이다. 22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는 다음 달 7일 전체회의를 열어 법안을 의결할 예정이며 외국환거래법이 통과되면 정부는 늦어도 6월까지 시행령을 개정해 은행세 부과율을 확정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시중은행이나 외국계 은행 서울지점에서는 정부에서 은행세 부과율을 어느 수준에서 결정할지에 관심이 높다. 은행세 부과율이 시장 예상보다 높게 결정되면 국내로 달러 유입이 줄어들 수밖에 없고, 은행권은 해외 차입 등에도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정부는 외화부채 만기에 따라 단기(1년 이내)는 0.20%, 중기(1년 초과∼3년 이내)는 0.10%, 장기(3년 초과)는 0.05% 요율로 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은행세가 도입되면 은행권의 연간 부담액은 적게는 연간 2000억 원, 많게는 2500억 원 수준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재정부 관계자는 “은행권 연간 은행세 부담금 2000억∼2500억 원은 단기 외채에 대한 부과율을 0.20%로 적용했을 때로 보면 된다”며 “40여 개의 국내 외국환은행을 모두 합치면 그리 큰 규모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은행세 법안이 통과되더라도 원-달러 환율은 크게 요동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한 외국계 은행 딜러는 “은행세 도입은 외환시장에서 기정사실로 여기는 사안”이라며 “따라서 2월 임시국회에서 은행세 도입 법안이 통과되더라도 시장참가자들이 이를 새로운 사실로 받아들이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중동의 민주화 요구 시위가 리비아 등 원유생산국으로 확대되면서 두바이유가 29개월 만에 100달러를 돌파했다. 이번 사태로 금융위기 이후 회복세를 보이던 글로벌경제가 더블딥(경기상승 후 재침체)에 빠질 것이라는 우려가 높아져 전 세계 금융시장이 혼란에 빠졌다. 석유 메이저 기업들의 직원들이 리비아 유전지역에서 철수하는 등 사태의 장기화가 점쳐지면서 정부는 다음 주 유가경보단계를 2단계인 ‘주의’로 격상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다. 22일 기획재정부와 한국석유공사 등에 따르면 한국의 수입 의존도가 85%에 달하는 두바이유 국제현물가격이 21일 100.36달러를 기록하면서 2008년 9월 8일 이후 29개월 만에 100달러대에 올라섰다. 국제 유가 급등으로 글로벌경제가 더블딥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고개를 들면서 세계 주요 증시는 일제히 폭락했고 안전자산인 미국 달러와 금값은 치솟았다. 21일(현지 시간) 미국 증시가 휴장한 가운데 유럽 주요 증시는 리비아발 쇼크로 일제히 출렁거렸다. 영국 FTSE100지수(―1.12%), 프랑스 CAC40지수(―1.44%), 독일 DAX지수(―1.41%) 등이 일제히 1%가 넘게 급락했다. 국내 증시도 22일 종합주가지수가 전날보다 35.38포인트(1.76%) 떨어진 1,969.92로 마감하며 연중 최저치를 다시 썼다. 원-달러 환율도 가파르게 올랐다.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9.50원 오른 1127.60원을 기록했다. 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경제전문가들은 이명박 정부 3년 동안 글로벌 금융위기 극복과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개최 및 자유무역협정(FTA) 확대를 통해 글로벌 경제리더십을 확장한 것을 잘한 점으로 꼽았다. 녹색성장 전략을 추진한 점에 대해서도 상대적으로 후한 점수를 줬다. 하지만 집값과 물가 잡기를 통한 서민생활 안정과 일자리 창출, 공공부문 선진화 작업, 4대강을 비롯한 국토균형발전 면에서 성과가 미미한 것으로 평가했다. 10개 항목을 물은 경제 부문에서 5점 척도에 3.13점을 주는 데 그쳤다.○ 경제위기 극복과 G20으로 체면 살려 이명박 정부는 출범과 함께 세금은 줄이고 정부의 간섭과 규제는 푸는 시장친화적 성장 위주의 경제관을 제시했다. 이는 7% 성장과 4만 달러 소득, 세계 7위의 경제를 일구겠다는 ‘747공약’으로 집약됐다. 하지만 2008년 9월 미국 리먼브러더스 파산 이후 불어닥친 글로벌 금융위기는 이런 경제정책의 수정을 불가피하게 만들었다. 주식시장은 2008년 10월 1,000 선이 붕괴되었고 2007년 5.1%였던 경제성장률은 2008년과 2009년 각각 2.3%와 0.2%로 수직 하락했다. 결국 정부는 2009년 막대한 재정을 서둘러 투입해 경제위기 진화에 나서 지난해에는 6.1%의 성장률로 복귀했다. 경제 전문가들은 이런 경제위기 극복을 위한 정부의 정책대응에 4.1점의 후한 점수를 주었다. 양기인 대우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적극적인 재정정책을 통한 경기부양은 높은 평가를 받을 만하다”고 말했다. 10개 항목 중 가장 높은 점수(4.4점)를 받은 항목은 지난해 11월 서울 G20 정상회의와 한-유럽연합(EU), 한미 FTA를 통한 글로벌 경제리더십 확장이었다. 이를 통해 글로벌 무대에서 국가 위상을 높였다는 점을 후하게 평가했다. 하지만 정부가 경제위기 극복 과정에서 단기적이고 임시방편적인 정책을 남발하면서 생긴 부작용과 재정악화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많았다. 황성현 인천대 교수(경제학)는 “저출산 고령화로 재정수요는 계속 증가하는데 재정적자가 심화되면서 차기 정부에도 부담을 안겼다”고 말했다. ○ 친서민 정책 효과는 미흡 이명박 정부는 2009년 하반기 경제운용방향을 통해 친(親)서민 경제정책을 추진하겠다고 밝히며 서민과 중산층을 위한 각종 지원 정책을 내놓았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10개 항목 중 ‘서민생활 안정’에 가장 낮은 2.3점을 주었다. 최근 전세금 오름세와 물가상승 국면에 정부가 제대로 대처를 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가 잇달았다. 강석훈 성신여대 교수(경제학)는 “물가불안을 대비한 금리정책의 선제적 운용에 실패했다”고 지적했다. 또 서민주거 및 생활물가 안정대책이 강압적이고 임기응변적인 방식으로 흐르고 있다는 비판도 나왔다. 서민생활과 밀접한 일자리 창출 정책에서도 전문가들은 2.8점으로 평균 이하의 점수를 매겼다. 지난해 중순 이후 전체 취업자는 늘고 있지만 사회에 새롭게 진출하는 청년들의 실업률이 좀처럼 떨어지지 않고 있다는 점에 우려를 나타냈다. 집권 이후 6차례나 내놓은 공공기관 선진화 방안에 전문가들은 두 번째로 낮은 2.6점을 주며 냉랭한 반응을 보였다. 공공기관 선진화가 구호에만 그치고 실제 진행된 것은 거의 없어 기대했던 것보다 개혁의 속도를 내지 못했다는 평가다. 미래의 먹을거리를 위한 신성장동력 발굴과 감세를 통한 투자 및 소비 활성화 항목에는 각각 3.0점의 평균 수준의 점수를 주었다. 전문가들은 다음 세대에도 지속가능한 성장이 이뤄질 수 있도록 서비스산업 같은 신성장동력에 대한 선제적 투자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병기 기자 weappon@donga.com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 산업계 평가 “집권 초반 親기업, 후반 규제 살아나며 퇴색” ▼산업계는 우리 기업이 해외에서 경영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었다는 점과 노사관계 선진화 노력에 좋은 점수를 주었다. 하지만 집권 초반기 ‘비즈니스 프렌들리(Business Friendly)’를 외쳤던 것과는 달리 갈수록 규제가 살아나고 시장경제 원칙에 어긋난 개입이 늘면서 정작 국내 경영 여건은 악화되고 있다는 지적이 많았다. 기업인들은 현 정부가 출자총액제한제도를 폐지하고 금산분리 정책을 완화하는 등 역대 정권 가운데 가장 기업 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며 출발했지만 국정 후반으로 접어들면서 이런 기조가 흔들리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집권 초반 대통령이 기업인과 핫라인을 개통하고, 각종 규제 철폐를 약속했던 것과 달리 최근에는 정부가 주도하는 규제가 늘어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주선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조정실장은 “공정사회와 친서민 등 국정목표의 변화로 규제 개혁의 동력이 약화됐다”며 “대기업슈퍼마켓(SSM) 규제, 온실가스 배출 규제 등 반시장적인 규제가 생겨나고 있다”고 비판했다. 전문가들은 ‘규제 개혁과 감세 등 기업 하기 좋은 환경 조성’에 대한 질문에 5점 만점에 평균 3.1점을 줘 보통 수준이라고 답했다. 정부의 대·중소기업 동반성장 드라이브나 물가관리의 수위가 시장경제 원칙을 벗어났다는 불만도 나왔다. 한 유통업체 관계자는 “최근 전 부처가 물가 잡기에 나서면서 올해 경영계획을 정상적으로 실행하기가 어려워졌다”고 말했다. 기업들은 노사관계 측면에서 현 정부가 엄정한 법과 원칙을 통해 선진화에 앞장섰다는 점을 높이 샀다. 철도노조의 불법파업에 무노동 무임금 원칙을 고수하고 쌍용자동차와 같은 민간부문 파업에 대해서도 무관용 비타협 원칙을 고수해 합리적인 노사관계를 구축했다는 평가다.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 ▼ 전문가 제언 “서비스업 등 신성장동력 투자 늘리고 복지 포퓰리즘 막을 제도 장치 마련을” ▼ 경제전문가들은 남은 임기 동안 새로운 경제정책을 추진하기보다 기존 정책을 잘 마무리하는 데 중점을 둬야 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현재 거시경제 운용에 가장 큰 위협이 되고 있는 물가를 잡는 것이 시급하며 미래를 준비하는 차원에서 신성장동력의 발굴에 좀 더 힘을 기울여줄 것을 주문했다. 남주하 서강대 교수는 “즉흥적이고 단기적인 정책을 벌여서는 안 될 때다. 다음 정부에서도 연속성을 갖고 추진할 수 있도록 경제원리와 원칙에 입각해 벌여놓은 일들을 정착시켜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기존 정책 중에서는 물가안정과 규제개혁, 일자리 창출에 지속적인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지적이 많았다. 강석훈 성신여대 교수는 물가 관련 유통구조를 개선하고 경쟁을 촉진시킬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용하 한국보건사회연구원장은 물가안정과 지속적인 규제개혁이 우선 과제라고 강조했다. 특히 많은 전문가들은 일자리 창출과 관련한 성과가 미흡하다고 지적하면서 남은 임기 동안 가시적인 성과를 거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자리 창출의 부진으로 더 심화된 양극화 문제도 남은 임기 동안 가닥을 잡아야 할 과제로 꼽았다. 신성장동력 발굴을 위해 서비스업의 국제경쟁력 강화와 자원개발, 녹색성장의 차질 없는 추진을 주문하는 목소리도 높았다. 이지순 서울대 교수는 “1인당 소득 3만 달러 달성을 위해서는 집권 초부터 관심을 가져온 녹색성장정책을 중단 없이 시행해 녹색성장 동력을 배양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종석 홍익대 교수는 정치권의 대중영합주의(포퓰리즘)정책과 국민의 과도한 복지욕구를 통제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임기 중에 마련할 것을 주문하기도 했다.정혜진 기자 hyejin@donga.com :: 키플레이어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2009년 2월 경제사령탑에 오른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글로벌 금융위기 극복의 주역으로 꼽힌다. 지난해 환율 갈등이 고조되는 가운데 열린 서울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의 성공적 개최에도 핵심적 역할을 했다. 최근 재임 2년을 넘겨 김영삼 정부 이래 최장수 경제장관 기록을 이어가고 있으나 급등하는 물가 안정과 재정 건전성 회복 등 만만치 않은 과제에 직면해 있다. :: 키플레이어 ::강만수 국가경쟁력강화위원장강만수 국가경쟁력강화위원장은 이명박 정부의 첫 기획재정부 장관으로 MB노믹스의 핵심 모토였던 ‘대한민국 747’ 공약을 입안했다. 강 위원장은 장관 시절 외환당국의 적극적인 개입을 통한 고환율 정책과 법인세 인하로 투자 활성화를 유도하는 감세 정책을 추진했지만 시장의 평가는 엇갈렸다. 2009년 2월 장관에서 물러난 뒤에도 이명박 정부의 경제정책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한다는 평가다. :: 설문에 참여한 전문가 32명 (가나다순) ::강석훈 성신여대 경제학과 교수 곽수근 서울대 경영학과 교수 김상겸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 김영용 한국경제연구원장 김왕기 KB금융지주 부사장 김용하 한국보건사회연구원장 김장호 숙명여대 경제학과 교수 김종석 홍익대 경영학부 교수 김종열 하나금융지주 사장 김주현 현대경제연구원장 김주형 LG경제연구원장 김준영 성균관대 총장 남주하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 박명호 한국외국어대 경제학과 교수 박재하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신관호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 안재욱 경희대 경제통상학부 교수 양기인 대우증권 리서치센터장 유재성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 윤창현 서울시립대 경영학부 교수 이근식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공동대표 이정희 중앙대 산업경제학과 교수 이지순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 이현석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과 교수 정영훈 한화증권 리서치센터장 정인교 인하대 경제학부 교수 정태영 현대카드 사장 현오석 한국개발연구원장 홍기석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 홍순영 삼성경제연구소 전무 황성현 인천대 경제학과 교수}
유럽의회가 한국-유럽연합(EU) 자유무역협정(FTA) 동의안을 승인함에 따라 국내 경제단체들이 잇달아 우리 국회의 조기 비준을 촉구하고 나섰다. FTA 민간대책위원회는 18일 성명을 통해 “한-EU FTA가 발효되면 여러 품목의 관세가 즉시 철폐돼 유럽시장에서 우리 기업이 경쟁국보다 유리한 여건에서 경쟁할 수 있다”며 “기업들이 FTA를 적극 활용할 수 있도록 국회도 조기 비준에 나설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이날 성명을 내고 “한-EU FTA가 발효되면 세계 최대 규모인 유럽시장에서 한국 기업의 경쟁력이 높아지는 것은 물론 성장 잠재력이 높은 동유럽권 시장에서도 우리 상품의 수출 입지가 넓어진다”며 국회의 조속한 비준을 촉구했다. 대한상공회의소도 “양국이 합의한 대로 7월 1일 FTA가 잠정 발효될 수 있도록 국회가 비준 처리에 빨리 나서주길 바란다”고 요구했다. 중소기업중앙회와 한국섬유산업연합회, 한국석유화학공업협회, 한국자동차공업협회, 한국자동차공업협동조합 등도 유럽의회의 FTA 승인에 환영의 뜻을 나타내며 한-EU FTA의 조속한 비준을 촉구했다. 정부 역시 비준동의안의 조속한 처리를 요구하고 있다. 안호영 통상교섭본부 조정관은 “7월 1일 발효를 위해 국내법 18개를 손봐야 하는 등 국내적으로 취할 조치가 많아 결코 여유가 있는 것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하지만 한나라당은 6월 말까지 처리하면 문제가 없다는 태도를 보이고 있고, 민주당을 비롯한 야당에서는 한-EU FTA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있어 조속한 처리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정부는 EU가 27개 시장을 포괄하는 세계 최대 규모의 단일 경제권인 만큼 FTA를 통해 우리나라 경제성장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EU FTA 발효 이후 10년간 25만 개 일자리가 창출되고 15년간 연평균 3억6000만 달러의 무역흑자가 늘어난다는 것이다. 또 일부 피해를 볼 것으로 예상되는 축산업 등의 분야에 2조2000억 원의 재원을 마련해 경쟁력을 강화하고 충격을 흡수하기 위한 지원책도 수립해 추진해 나가고 있다.유덕영 기자 firedy@donga.com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지난해 12월 결혼한 A 씨는 예식장 직원에게서 솔깃한 제안을 받았다. 신용카드로 계산하면 1인당 식비가 3만 원이지만 현금으로 하면 부가가치세 3000원을 깎아서 2만7000원에 해준다는 것. 결국 현금으로 1350만 원(하객 500명)을 결제해서 150만 원을 적게 냈다. 예식장에서 현금영수증을 발급해줘야 하고 그렇지 않으면 신고해 포상금을 받을 수 있다는 사실도 알고 있었지만 할인을 받을 수 있어서 현금영수증을 요구하지 않았다. 세무당국이 지난해 4월부터 전문직과 학원, 유흥업소, 예식장 등의 사업자를 대상으로 30만 원 이상 거래 시 현금영수증 발급을 의무화하고 위반 시 포상금을 지급하는 ‘세(稅)파라치’제도를 도입했지만 사실상 실패한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기획재정부와 국세청에 따르면 정부는 지난해 세파라치 포상금으로 총 15억 원이 지급될 것으로 예상하고 예산을 배정받았지만 지급된 액수는 1억3300만 원(319건)으로 10%도 안 됐다. 다른 세금 관련 포상금이 연간 20억 원에 가깝다는 점을 감안하면 유독 전문직을 대상으로 한 신고 포상금이 적은 것이다.○ 세파라치가 힘 못 쓴 이유는 현금영수증 의무제는 사업자가 소비자가 원하지 않아도 의무적으로 현금영수증을 끊도록 하고 또 이를 위반한 사업자를 신고할 경우 신고자가 현금영수증 미발급액의 20%를 포상금으로 가져가도록 한 제도. 하지만 소비자들은 포상금보다는 사업자가 제시한 할인을 선택했다. ‘조세정의’보다는 ‘사익’을 챙긴 것이다. 신고를 했을 경우 신고자의 신원이 드러날 수 있다는 우려도 제도의 정착을 막았다. 전문가들은 현금영수증 발급 의무화가 실패한 원인으로 사업자와 소비자 간에 담합할 가능성이 충분했는데 사전에 이를 막을 장치를 만들지 못한 점을 꼽는다. 또 일부 전문직 사업자의 경우 소비자에 대해 우월적 지위를 갖고 있어 소비자가 끌려갈 수밖에 없는 구조다. 국세청 관계자는 “전문직 중 특히 임플란트, 성형 같은 고가의 수술을 하는 병·의원에서 현금영수증 발급이 미미하다”며 “소비자들은 의사들이 시술을 엉터리로 하거나 예쁘게 안 해줄 것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어 병·의원 측에 현금영수증 요구를 어려워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학원도 마찬가지. 세무사 유모 씨(37)는 “학원에서는 수강료가 50만 원이라고 하면 25만 원씩 나눠서 장부에 기록하는 등 ‘쪼개기’를 해 30만 원 이하로 회계 처리를 한다”며 “학부모들도 자녀의 미래가 걸린 학원을 함부로 신고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특히 병원이나 학원처럼 계약서를 쓰지 않고 ‘구두계약’이 많은 의무가맹점에서는 현금영수증을 발급하지 않아도 적발하기가 어려워 신고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 완벽한 신분 보장도 어렵기 때문에 소비자들도 신고를 꺼린다. 유흥업소에서도 현금과 신용카드 결제 시 결제금액의 차이는 확연하다. 한 유흥주점 관계자는 “손님 대부분이 카드 결제보다는 10% 이상 저렴한 현금을 선택하지만 현금영수증을 달라고 하는 사람은 없다”고 말했다.○ 의무발행가맹점 스티커 의무화 임주영 서울시립대 교수(세무학)는 “신용카드 소득공제제도를 도입해 신용카드 사용이 늘어났듯이 같은 방식으로 현금영수증 사용에 대한 세제 혜택을 대폭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반면 성명재 한국조세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우리나라 사람들이 탈세를 많이 하고 소득을 숨기는 것은 관련 제도가 부실한 게 아니라 거래 관행과 납세 의식이 문제”라며 “선진국에는 탈세를 하면 안 된다는 의식이 자리 잡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국세청은 3월부터 27만 개 사업장에 ‘현금영수증 의무발행가맹점’ 스티커 부착을 의무화해 소비자와 사업자 간 담합을 막도록 유도할 방침이다. 의무발행가맹점에 “우리 점포에서는 가격 인하를 조건으로 현금거래를 하지 않겠습니다”와 같은 내용의 스티커 부착을 의무화하고 이를 어길 시 과태료를 부과하겠다는 것이다. 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저소득층 부담이 큰 부가가치세 등 간접세의 비중이 3년 연속 상승하면서 5년 만에 가장 높았다. 반면 직접세는 이명박 정부가 들어선 이후 법인세와 소득세 세율을 인하하면서 2007년보다 세수가 줄었다. 13일 기획재정부와 국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국세수입 가운데 간접세가 차지하는 비중은 52.1%로 집계돼 2005년 이후 가장 높았다. 간접세 비중은 2005년 52.4%에서 2007년 47.3%로 낮아졌다가 2008년 48.3%, 2009년 51.1%, 지난해 52.1%로 3년 연속 올랐다. 간접세는 주로 물품에 부과되는 부가가치세, 개별소비세, 교통세, 주세, 증권거래세, 인지세, 관세 등이며, 직접세는 개인이나 법인에 직접 부과되는 소득세, 법인세, 상속 및 증여세, 종합부동산세 등이다. 일반적으로 간접세는 소득이 아닌 소비에 부과되기 때문에 직접세보다 저소득층에 더 부담이 된다. 간접세 수입은 2007년 71조2964억 원에서 지난해 85조8874억 원으로 20.5% 증가했다. 간접세 중 세수가 가장 많은 부가가치세는 소비와 수입의 증가, 물가 상승 등에 따라 같은 기간 8조1793억 원(20.0%) 늘었다. 교통세도 액화천연가스(LNG)와 휘발유를 포함해 에너지 사용량이 크게 늘면서 21.9%, 관세도 수입 증가에 따라 43.9% 증가했다. 반면 현 정부의 감세정책에 따라 직접세 수입은 2007년 79조5295억 원에서 지난해 78조8352억 원으로 0.9% 줄었다. 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신용카드와 현금영수증 사용자가 늘면서 우리나라 지하경제 규모가 국내총생산(GDP)의 17% 수준으로 빠르게 줄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지하경제는 1970년에는 GDP의 62%에 달했지만 1980년 37%, 1990년 24%, 2000년 23.7%로 빠르게 줄고 있다. 11일 한국조세연구원의 ‘지하경제 규모의 측정과 정책시사점’ 보고서에 따르면 지하경제 규모는 2008년 기준으로 GDP의 17.1%에 해당하는 175조 원 규모인 것으로 추정됐다. 이 보고서는 지하경제를 세금과 사회보장부담금, 노동시장에 대한 법적 규제 등을 회피하고자 고의로 정책 당국에 노출되지 않도록 숨긴 경제활동이라고 봤다. 반면 지하경제를 소득세 탈루 규모로 한정하면 GDP의 2.3∼3.1% 수준인 22조∼29조 원인 것으로 분석됐다. 또 GDP 대비 신용카드와 현금영수증의 발급 실적이 1% 상승한다면 지하경제 규모는 약 0.12∼0.13% 하락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보고서는 “1990년대 지하경제 규모의 감소는 금융실명제와 부동산실명제의 영향이 컸으며 2000년대는 신용카드와 현금영수증 사용 확대가 중요한 역할을 했다”며 “앞으로 정책에서도 현금영수증 사용을 독려해 세원의 투명성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지난해 육아휴직을 신청한 직장인이 처음으로 4만 명을 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육아휴직을 한 남성 근로자도 늘어나 800명을 넘었다. 최근 저출산과 고령화가 사회 문제로 떠오르면서 출산과 육아를 장려하는 분위기가 형성된 덕분이다. 11일 통계청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해 육아휴직자는 4만1736명으로 2009년 3만5400명에 비해 6336명이 늘었다. 2002년 육아휴직자가 3763명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8년 만에 10배 이상 급증한 셈이다. 특히 남성 육아휴직자가 늘었다. 지난해 남성 육아휴직자는 819명으로 전년의 502명에 비해 317명이 늘었다. 규모 자체로는 크지 않지만 남성 육아휴직자가 2002년 78명, 2005년 208명, 2008년 355명인 점을 감안하면 지속적으로 느는 추세다. 육아휴직은 생후 3년 미만의 영유아를 둔 근로자가 1년까지 휴직할 수 있으며 근로자는 고용보험에서 매달 50만 원을 받을 수 있다. 정부의 육아휴직 지원금도 2002년 30억 원에서 2009년 1397억 원, 지난해 1781억 원으로 빠르게 늘고 있다.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지난해 육아 휴직을 신청한 직장인의 수가 처음으로 4만 명을 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육아 휴직을 한 남성 근로자도 늘면서 800명을 넘었다. 최근 저출산과 고령화가 사회 문제로 자리 잡으면서 출산과 육아를 장려하는 분위기가 형성된 덕분이다. 11일 통계청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해 육아 휴직자 수는 4만1736명으로 2009년 3만5400명에 비해 6336명이 늘었다. 2002년 육아 휴직자 수가 3763명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8년 만에 10배 이상 급증한 셈이다. 특히 남성 육아 휴직자 수가 늘었다. 지난해 남성 육아 휴직자는 819명으로 전년의 502명에 비해 317명이 늘었다. 규모 자체로는 크지 않지만 남성 육아 휴직자의 수가 2002년 78명, 2005년 208명, 2008년 355명인 점을 감안하면 지속적으로 느는 추세다. 육아 휴직은 생후 3년 미만의 영유아를 가진 근로자가 1년까지 휴직할 수 있으며 근로자는 고용보험에서 매달 50만 원을 받을 수 있다. 정부의 육아 휴직 지원금도 2002년 30억 원에서 2009년 1397억 원, 지난해 1781억 원으로 빠르게 늘고 있다. 정부가 올해부터 공무원과 공공기관 직원들에게 육아휴직을 적극 장려하고 있어 육아 휴직자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또 매달 50만 원을 주던 육아 휴직 급여도 임금수준에 따라 50만~100만 원을 차등 지급하기로 했다. 하지만 지난해 출생아 수가 47만 명(추정치)에 달하고 출산 휴가를 쓴 근로자가 7만5745명임을 감안하면 육아 휴직이 아직 보편화된 것은 아니다. 서문희 육아정책연구소 선임연구위원은 "전체 여성 근로자 중에 고용보험 가입자 비율 30%도 안 돼 상당수가 육아 휴직 대상 자체에서 제외돼 있다"며 "육아 휴직이 늘어난다는 것은 환영할 만 하지만 더 많아질 수 있도록 사회적 분위기가 조성돼야 한다"고 말했다.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 이명박 대통령이 “기름값이 묘하다”고 지적한 이후 정부와 정유업계의 휘발유값 논쟁이 수년 만에 다시 재연됐다. 휘발유값이 크게 뛸 때마다 벌어진 논쟁이지만 누가 맞는지 속 시원하게 밝혀진 적은 없다. 정부가 이번에야말로 정유업계의 비밀을 파헤치겠다고 벼르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양측이 갑론을박을 벌이는 논점은 크게 세가지. 선진국과 비교한 국내 휘발유값 수준과 국내 휘발유값이 국제 유가가 뛸 때는 더 많이 오르고 내릴 때는 찔끔 내리는 ‘가격 비대칭성’, 그리고 정유사들이 국내 소비자를 봉으로 삼아 고수익을 올리느냐는 점이다. 》① “국내 휘발유값은 OECD 최고 수준” 논쟁을 촉발한 것은 9일 윤증현 재정경제부 장관의 발언이다. 윤 장관은 이날 “국내 세전 휘발유 상대가격은 OECD 평균을 100으로 볼 때 113.2로 높아 참으로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포문을 열었다.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1월 OECD 국가의 휘발유 평균가격(세전)은 L당 924.9원인 데 반해 한국은 1046.7원으로 일본(1173.5원) 다음으로 비싸다. 하지만 정유업계는 정부의 분석이 틀렸다고 반발하고 있다. 윤 장관이 인용한 석유공사의 통계는 국내에서는 거의 사용하지 않는 고급휘발유를 놓고 비교했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선진국은 일반적으로 옥탄가 95 이상인 휘발유를 쓰지만 국내에서는 고급 휘발유가 전체 휘발유 매출의 1% 정도만을 차지한다. 옥탄가는 휘발유가 연소할 때 이상 폭발을 일으키지 않는 정도를 수치로 나타낸 것으로 옥탄가가 높을수록 휘발유값이 비싸진다. 특히 정유업계는 국내에서 일반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옥탄가 91∼94의 보통 휘발유값은 OECD 평균 휘발유값보다 5%가량 싸다는 주장이다. 국내 휘발유값이 OECD 최고 수준이라는 정부의 지적이 틀린 셈이다. 하지만 “국내 휘발유값이 OECD 평균보다 싸다”는 정유업계의 반박도 정확한 것은 아니다. 한국과 비슷한 품질(옥탄가 92)의 휘발유를 쓰는 OECD 11개 국가와 비교해도 한국의 휘발유값은 그리 싼 편이 아니기 때문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말 한국의 보통 휘발유값은 L당 814.2원으로 11개 국가 가운데 5위에 해당돼 평균가격(802.8원)보다 높았다.② “오를 땐 더 오르고 내릴 땐 찔끔 내려” 국내 휘발유값과 국제 유가의 ‘비대칭성’은 이 대통령이 지난달 13일 직접 조사를 지시했을 정도로 정부가 벼르고 있는 문제. 국제 휘발유 가격의 오름폭보다 국내 휘발유값이 더 오르는 것은 물론이고 국제 휘발유값이 떨어질 때도 국내 휘발유값은 계속 오르는 현재의 상황에는 분명 문제가 있다는 판단이다. 정부는 지식경제부를 중심으로 ‘석유가격 태스크포스(TF)’를 만들어 이 같은 비대칭 현상의 비밀을 파헤치고 있다. 정유업계는 국내 정유회사가 국내 휘발유값을 결정할 때 기준으로 삼는 국제 휘발유 가격(싱가포르 현물 가격)은 1주일 전 주간 평균가격으로 현재 가격과는 시차가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여기에 해외에서 원유를 국내로 가져오는 데도 1∼2개월이 필요해 국제 유가와 국내 휘발유 가격을 같은 시점으로 놓고 비교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정유업계의 주장은 설득력이 약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공정거래위원회가 2009년 남재현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에게 의뢰해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국제 유가와 국내 휘발유값 간 시차를 감안해도 가격 비대칭성은 여전히 존재한다. 실제로 1997년 1월부터 2008년 11월 말까지 국제 휘발유값이 1원 오를 때 국내 휘발유값은 1.15원 올랐지만 국제 휘발유값이 1원 내릴 때는 0.93원만 내린 것으로 조사됐다. 국내 휘발유값은 국제 휘발유값이 오를 때 15% 더 오르고 내릴 때는 7% 덜 내렸다는 의미다.③ “국내 가격이 정유사의 수출가격보다 높다” 2009년 석유산업 자유화(1997년) 이후 처음으로 정유 부문에서 적자를 냈던 정유회사들은 지난해 실적이 대폭 개선됐다. SK이노베이션은 2010년 석유사업에서 매출 30조3617억 원, 영업이익 9854억 원을 기록해 전년보다 매출은 25.1%, 영업이익은 23배로 늘었다. GS칼텍스는 지난해 매출액이 35조3158억 원으로 전년보다 26.5% 늘었고 영업이익은 1조2001억 원으로 60.3% 증가했다. 정부는 정유사들이 이런 고수익을 이중가격 정책, 즉 국내 휘발유 가격은 높게, 수출가격은 낮게 유지해서 얻는 게 아닌지 의심한다. 이에 대해 정유사들은 국내에서 휘발유를 팔면 마진이 2%에 불과하다고 반발한다. 하지만 정유사들의 주장은 의심스러운 대목이 많다. 공정위 보고서는 1997년 1월부터 2008년 9월까지 국제 휘발유값이 1원 오를 때 정유회사들이 해외에 수출한 휘발유값은 0.9원 오르는 데 그쳤다. 국제 유가가 오를 때 해외에 수출하는 휘발유값은 덜 올리고 국내 휘발유값은 더 많이 올리고 있다는 것이다. 결국 수출로 올린 정유회사들의 매출 중 일부는 국내 소비자들에게 수출 가격을 전가시킨 대가라는 의미다.문병기 기자 weappon@donga.com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이명박 대통령이 “기름값이 묘하다”고 지적한 이후 정부와 정유업계의 휘발유값 논쟁이 수 년 만에 다시 재연됐다. 휘발유값이 크게 뛸 때마다 벌어진 논쟁이지만 누가 맞는지 속 시원하게 밝혀진 적은 없다. 정부가 이번에야말로 정유업계의 비밀을 파헤치겠다고 벼르고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양측이 갑론을박을 벌이는 논점은 크게 세 가지. 선진국과 비교한 국내 휘발유값 수준과 국내 휘발유값이 국제 유가가 뛸 때는 더 많이 오르고 내릴 때는 찔끔 내리는 ‘가격 비대칭성’, 그리고 정유사들이 국내 소비자를 봉으로 삼아 고수익을 올리느냐는 점이다. 전문가들의 의견을 종합해보면 국내 휘발유값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최고 수준이라는 정부의 주장은 틀렸지만 가격 비대칭성이나 정유사의 고수익에 대한 정부의 주장은 어느 정도 일리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① “국내 휘발유값은 OECD 최고 수준” 논쟁을 촉발한 것은 9일 윤증현 재정경제부 장관의 발언이다. 윤 장관은 이날 “국내 세전 휘발유 상대가격은 OECD 평균을 100으로 볼 때 113.2로 높아 참으로 이해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포문을 열었다.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1월 OECD 국가의 휘발유 평균가격(세전)은 L당 924.9원인 데 반해 한국은 1046.7원으로 일본(1173.5원) 다음으로 비싸다. 하지만 정유업계는 정부의 분석이 틀렸다고 반발하고 있다. 윤 장관이 인용한 석유공사의 통계는 국내에서는 거의 사용하지 않는 고급휘발유를 놓고 비교했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선진국은 일반적으로 옥탄가 95 이상인 휘발유를 쓰지만 국내에서는 고급 휘발유가 전체 휘발유 매출의 1% 정도만을 차지한다. 옥탄가는 휘발유가 연소할 때 이상 폭발을 일으키지 않는 정도를 수치로 나타낸 것으로 옥탄가가 높을수록 휘발유값이 비싸진다. 특히 정유업계는 국내에서 일반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옥탄가 91∼94의 보통 휘발유값은 OECD 평균 휘발유값보다 5%가량 싸다는 주장이다. 국내 휘발유값이 OECD 최고 수준이라는 정부의 지적이 틀린 셈이다. 하지만 “국내 휘발유값이 OECD 평균보다 싸다”는 정유업계의 반박도 정확한 것은 아니다. 한국과 비슷한 품질(옥탄가 92)의 휘발유를 쓰는 OECD 11개 국가와 비교해도 한국의 휘발유값은 그리 싼 편이 아니기 때문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지난해 9월 말 한국의 보통 휘발유값은 L당 814.2원으로 11개 국가 가운데 5위에 해당돼 평균가격(802.8원)보다 높았다.② “오를 땐 더 오르고 내릴 땐 찔끔 내려” 국내 휘발유값과 국제 유가의 ‘비대칭성’은 이 대통령이 지난달 13일 직접 조사를 지시했을 정도로 정부가 벼르고 있는 문제. 국제 휘발유 가격의 오름폭보다 국내 휘발유값이 더 오르는 것은 물론이고 국제 휘발유값이 떨어질 때도 국내 휘발유값은 계속 오르는 현재의 상황에는 분명 문제가 있다는 판단이다. 정부는 지식경제부를 중심으로 ‘석유가격 태스크포스(TF)’를 만들어 이 같은 비대칭 현상의 비밀을 파헤치고 있다. 정유업계는 국내 정유회사가 국내 휘발유값을 결정할 때 기준으로 삼는 국제 휘발유 가격(싱가포르 현물 가격)은 1주일 전 주간 평균가격으로 현재 가격과는 시차가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여기에 해외에서 원유를 국내로 가져오는 데도 1∼2개월이 필요해 국제 유가와 국내 휘발유 가격을 같은 시점으로 놓고 비교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하지만 정유업계의 주장은 설득력이 약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공정거래위원회가 2009년 남재현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에게 의뢰해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국제 유가와 국내 휘발유값 간 시차를 감안해도 가격 비대칭성은 여전히 존재한다. 실제로 1997년 1월부터 2008년 11월 말까지 국제 휘발유값이 1원 오를 때 국내 휘발유값은 1.15원 올랐지만 국제 휘발유값이 1원 내릴 때는 0.93원만 내린 것으로 조사됐다. 국내 휘발유값은 국제 휘발유값이 오를 때 15% 더 오르고 내릴 때는 7% 덜 내렸다는 의미다.③ “국내 가격이 정유사의 수출가격보다 높다” 2009년 석유산업 자유화(1997년) 이후 처음으로 정유 부문에서 적자를 냈던 정유회사들은 지난해 실적이 대폭 개선됐다. SK이노베이션은 2010년 석유사업에서 매출 30조3617억 원, 영업이익 9854억 원을 기록해 전년보다 매출은 25.1%, 영업이익은 23배로 늘었다. GS칼텍스는 지난해 매출액이 35조3158억 원으로 전년보다 26.5% 늘었고 영업이익은 1조2001억 원으로 60.3% 증가했다. 정부는 정유사들이 이런 고수익을 이중가격 정책, 즉 국내 휘발유 가격은 높게, 수출가격은 낮게 유지해서 얻는 게 아닌지 의심한다. 이에 대해 정유사들은 국내에서 휘발유를 팔면 마진이 2%에 불과하다고 반발한다. 하지만 정유사들의 주장은 의심스러운 대목이 많다. 공정위 보고서는 1997년 1월부터 2008년 9월까지 국제 휘발유값이 1원 오를 때 정유회사들이 해외에 수출한 휘발유값은 0.9원 오르는 데 그쳤다. 국제 유가가 오를 때 해외에 수출하는 휘발유값은 덜 올리고 국내 휘발유값은 더 많이 올리고 있다는 것이다. 결국 수출로 올린 정유회사들의 매출 중 일부는 국내 소비자들에게 수출 가격을 전가시킨 대가라는 의미다.문병기 기자 weappon@donga.com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 정부의 물가 단속 칼날이 식품업체에서 정유회사와 통신업계로 옮겨가고 있다. 9일 경제정책조정회의에서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과 최중경 지식경제부 장관 등 경제부처 수장들이 정유·통신업계를 대표적인 독과점 산업으로 지목하며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냈다. 정부가 이들 업계를 정조준한 것은 정유사와 통신업체들이 독과점 구조를 무기로 가격 거품을 유지하고 있다는 판단 때문이다. 이에 따라 정부는 공정거래위원회와 방송통신위원회를 앞세워 휘발유 값과 통신요금 인하를 이끌어내겠다는 복안이다. 》○ 4개 정유사가 시장 90% 안팎 장악 국내 정유산업은 SK에너지와 GS칼텍스, 현대오일뱅크, S-OIL 등 상위 4개 업체가 사실상 장악하고 있다. 이들 4개 정유사의 시장점유율은 10년 동안 90% 안팎을 유지하고 있을 정도다. 특히 글로벌 금융위기를 거치면서 정유업계의 독과점 구조는 더욱 탄탄해지고 있다. 정부는 정유업계의 독과점이 더욱 심해진 원인으로 석유제품 가격결정구조와 높은 시장진입 장벽을 꼽고 있다. 한때 정유업계 시장점유율의 7%를 차지했던 외국의 정유사들이 국내 정유사들의 가격결정구조 변경과 시장진입 장벽으로 현재는 대부분 퇴출됐기 때문이다. 타이거오일 등 외국 정유사들은 외환위기의 여파로 2000년 아시아 지역의 휘발유 수요가 크게 줄면서 휘발유 값이 국제 원유가격보다 싸지자 값싼 휘발유를 수입하여 국내에 대거 진출해 국내 정유사들을 위협했다. 원유(두바이유)를 기준으로 휘발유 값을 정하던 국내 정유사들이 해외 정유사들의 가격을 따라가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국내 정유사들은 2001년부터 가격 기준을 외국 정유사와 같은 국제 휘발유가격(싱가포르 현물 시장 가격)으로 바꿔 전체 국내 휘발유 가격이 내려가는 효과가 발생했다. 하지만 정부가 국내에 진출하는 외국 정유사들에도 막대한 돈을 들여 국내 정유사와 비슷한 수준의 의무저장시설을 갖추도록 하고 국내 정유사들이 가격결정기준을 바꾸면서 가격 경쟁력을 잃은 외국 정유사들은 결국 막대한 초기 투자비용을 버티지 못하고 대부분 철수하게 됐다. 이처럼 외국 정유사의 철수로 국내 정유사의 독과점 구조가 더욱 탄탄해지면서 가격경쟁이 느슨해졌다는 게 정부 판단이다. 정부는 특히 휘발유의 원재료인 원유 가격이 오를 때는 휘발유 가격이 더 많이 오르고 반대로 원유 가격이 내려도 휘발유 가격은 그보다 적게 내려가면서 정유업계가 막대한 이득을 올리고 있다고 보고 있다.○ 선진국과 반대로 가는 이동통신업계 SK텔레콤과 KT, LG텔레콤이 장악하고 있는 이동통신업계 역시 정부의 표적이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에 따르면 국내 이동통신업계의 1, 2위 사업자인 SK텔레콤과 KT의 시장점유율은 2001년 말 73.9%에서 2008년 말 82.0%로 높아졌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0개국의 평균 이동통신 1, 2위 사업자 시장점유율이 같은 기간 82.4%에서 76.2%로 떨어진 것과는 정반대다. 이동통신회사들은 “대부분의 국가들이 한국과 같은 3, 4개의 이동통신회사를 두고 있고 통신업이 막대한 초기자본 투자를 필요로 하는 만큼 독과점 구조는 어쩔 수 없다”고 입을 모은다. 하지만 정부는 최근 스마트폰 보급이 크게 늘어나는 과정에서 이동통신회사들이 거의 비슷한 수준의 정액요금제를 도입한 것에 문제가 있다고 보고 있다. 이동통신 3사의 최저 정액요금제는 3만5000원으로 일반 휴대전화 요금에 비해 크게 올라갔다. 영국 등 일부 외국 이동통신회사들이 한국과 비슷한 수준의 스마트폰 정액요금으로 음성통화나 문자메시지를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는 것을 감안하면 국내 이동통신 회사들도 통신요금을 내릴 수 있는 여지가 있다는 것이다. 국내 통화요금 역시 외국에 비하면 비싼 편이라는 분석이다. 한국소비자원에 따르면 한국의 이동통신 음성통화 요금은 2008년 기준으로 45.6달러로 이동통신 가입자 1인당 월평균 통화시간이 180분 이상인 15개국의 월평균보다 1.5배 이상 비쌌다.문병기 기자 weappon@donga.com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이창용 주요 20개국(G20) 서울 정상회의 준비위원회 기획조정단장(사진)이 아시아개발은행(ADB) 수석 이코노미스트에 내정됐다. 8일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이 단장은 3월 ADB 수석 이코노미스트로 선임될 예정이며 이종화 대통령국제경제보좌관에 이어 한국인으로는 두 번째로 이 자리를 맡게 됐다. 이 단장은 서울대 경제학과를 나와 미국 하버드대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미국 로체스터대와 서울대 교수를 지냈다. 17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위원과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으로 공직을 시작했으며, G20 서울 정상회의 준비위 기획조정단장으로 정상회의를 성공리에 마무리 지었다는 평가를 받아왔다.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지난해 고용계약기간이 1년 이상인 상용근로자가 사상 처음으로 1000만 명을 돌파했다. 7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상용근로자는 1008만6000명으로 1989년 통계를 작성한 이래 가장 많았다. 1990년 593만8000명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20년 만에 400만 명 이상 늘어난 것이다. 근로자는 고용계약기간이 1년 이상이면 상용근로자로, 1개월 이상 1년 미만이면 임시근로자로, 1개월 미만이면 일용근로자로 분류된다. 상용근로자는 1991년 649만7000명으로 600만 명대에 올라선 뒤 1993년 703만3000명을 기록하며 1997년까지 700만 명 수준을 유지했다. 하지만 외환위기가 터지면서 1999년 613만5000명까지 감소했다가 2003년 726만9000명으로 700만 명대를 회복한 뒤 매년 증가세를 보였다. 반면 일용근로자는 1999∼2008년 200만 명 선을 유지하다 2009년 196만3000명, 지난해 181만7000명으로 줄어 1998년 172만 명을 기록한 이래 가장 적었다. 통계청 고용통계과 관계자는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가 잠잠해지고 고용의 안전성이 확보되면서 상용근로자가 늘고 일용근로자가 줄어든 것”이라고 설명했다.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한국의 조세부담률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8번째로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조세부담률은 국민이 낸 세금이 국내총생산(GDP)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나타낸다. 6일 ‘OECD 세입 통계 2010’에 따르면 2008년을 기준으로 한국의 조세부담률은 20.7%로 OECD 33개 회원국 가운데 하위 8위로 회원국 평균(25.8%)보다 4.1%포인트 낮았다. 한국의 조세부담률 순위는 2005년 하위 5위에서 2007년 하위 6위로 꾸준히 높아지는 추세다. 회원국 가운데 조세부담률이 가장 낮은 국가는 일본(17.3%)이었으며 슬로바키아(17.4%) 터키(18.2%) 멕시코(18.3%) 미국(19.5%) 체코(20.0%) 그리스(20.3%) 순이다. 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

286개 공공기관 가운데 올해 절반가량의 기관장이 교체되는 ‘인사태풍’이 다가오자 정치권과 관가가 극심한 ‘줄 대기’ 경쟁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동아일보가 1일 공공기관 경영정보 공개시스템 ‘알리오’를 통해 분석한 결과 올해 3년 임기가 끝나 교체가 예정됐거나 공석인 공공기관장은 135명(47.2%)에 이른다. 낙선한 여당 국회의원, 퇴직 고위 관료, 대선캠프에 참여했던 인사 등 정치권과 관계 인사들은 이번이 마지막 기회라고 여기고 연줄을 총동원해서 빈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암투를 벌이고 있다. 공공기관장 인사가 투명성과 정당성을 확보하지 못하고 낙하산 인사로 흐를 경우 이명박 대통령의 집권 후반기 정책목표인 ‘공정사회 구현’을 둘러싼 정치적 논란이 격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공공기관 안팎에서는 청와대가 연초부터 기관장 인사를 어떤 기준에서 할 것인지에 비상한 관심을 갖고 지켜보고 있다. ○ 막 오른 공공기관장 낙하산 경쟁 올해 기관장 교체는 3월부터 시작돼 67개 기관의 기관장 임기가 만료되는 6∼8월 절정을 이룰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임기가 끝나는 공공기관장들은 정부 출범 이후 5개월 안에 임명된 인사들이 대부분이다. 공공기관장 교체를 앞두고 ‘줄 대기’로 가장 몸살을 앓고 있는 부처는 33개 산하기관의 기관장이 교체되는 지식경제부다. 특히 지경부는 이명박 대통령과 이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국회의원을 오랫동안 보좌해 ‘왕(王)차관’으로 불리는 박영준 제2차관이 임명된 뒤 범여권 인사들의 ‘줄 대기’가 크게 늘었다는 지적이다. 한국전력공사 가스공사 석유공사 등 민간 출신이 사장을 맡고 있는 기관은 경영실적과 상관없이 고위 관료나 정치인 출신의 낙하산 인사로 교체될 것이라는 관측이 벌써 나온다. 지경부 산하 최대 공기업인 한전은 김쌍수 사장의 임기가 반년 이상 남은 가운데 벌써 여러 인사들에 대한 하마평이 돌면서 직원들의 동요가 일어나자 지난해 말 감사실이 직접 나서 간부들에게 ‘유언비어 유포 금지’ 공문을 전달하기도 했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산하에 대형 공공기관을 대거 거느리고 있는 지경부 고위 공무원들의 책상에는 벌써부터 후보들이 직접 전달한 이력서가 수북이 쌓여 있다”며 “기관장을 노리는 인사들이 문턱이 닳도록 드나들어 업무에 지장을 줄 정도”라고 말했다. ■ 벌써 지경부 문턱 닳아 업무 못볼 지경공공기관장 인사 줄대기 경쟁신용보증기금과 한국주택금융공사, 기술보증기금 등 ‘알짜’로 꼽히는 금융 공기업의 기관장 교체를 앞두고 있는 금융위원회 역시 ‘인사태풍’으로 술렁이고 있다. 김용환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이 내정된 수출입은행장에는 지원자만 20명에 달했을 정도다. 정부가 소유하고 있는 우리금융은 물론 산은금융 임원 자리에도 전현직 관료출신들의 하마평이 돌고 있다. 자기 부처 출신인 전직 관료나 우호적인 정치권 인사를 기관장으로 앉히기 위한 정부 부처 간 힘겨루기도 본격화되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각 부처의 전직 관료들이 인사 담당자들에게 특정 기관에 자신을 밀어 달라는 지원 요청이 쇄도해 장관과 인사팀이 골머리를 앓고 있다”며 “정치권 인사뿐만 아니라 현 정부와 친분이 있는 인사들까지 라이벌 후보가 누가 될지 파악해 달라고 주문하고 있다”고 말했다.○ 공공기관장 인사가 공정사회 구현 시험대 될 듯 올 들어 ‘줄 대기’ 경쟁이 더욱 격심해진 것은 이명박 정부의 임기가 2년을 채 남기지 않은 상황에서 이번 시기를 놓치면 영영 기회가 오지 않을 것이라는 절박감 때문이다. 정부 출범 과정과 집권기간에 공로를 쌓은 인사들의 ‘논공행상’에 대한 기대와 얼마 남지 않은 임기 동안 자리 하나는 꿰차야 한다는 조바심으로 ‘줄 대기’에 나서고 있다는 것. 특히 신임 기관장은 부사장과 감사를 비롯한 3, 4개 임원 자리에 대한 인사를 결정할 수 있어 지난해 말부터 기관장 후보는 물론 ‘떡고물’을 노리는 후보 지인들까지 인사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권력 핵심층에 줄을 대기 위해 사활을 걸고 있다. 정부는 이 같은 ‘줄 대기’ 관행을 차단하기 위해 2008년부터 대부분의 공공기관장을 추천제 대신 공모제로 뽑기로 했지만 ‘낙하산 인사’를 막는 데 역부족이라는 지적이다. 지식경제부 산하기관의 한 관계자는 “참여정부가 낙하산 인사라는 질타를 받으면서 공모제로 바뀌었지만 현실은 예전과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며 “정부 부처가 어떤 인사를 미느냐, 그리고 청와대의 의지가 여전히 가장 중요한 변수”라고 털어놓았다. 또 다른 공기업 관계자도 “기관 업무와 상관이 없는 군 출신 인사가 두 번이나 기관장으로 임명됐고 그때마다 비판이 있었지만 지금까지 엄격한 의미의 공모 선발이 이뤄진 적은 없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이번 공공기관장 인사가 집권 후반기 국정운영의 화두로 ‘공정사회’ 구현을 내건 정부의 최대 시험대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정부는 6월 발표될 공공기관 경영평가를 기관장 교체에 중요한 잣대로 활용할 계획이다. 공공기관 평가를 통해 실적이 좋은 기관장의 연임 기회를 넓히고 실적이 좋지 않은 기관장은 임기가 차지 않더라도 일찌감치 교체해 실적 중심의 인사교체를 하겠다는 것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달 28일 열린 공공기관 선진화 워크숍에서 공공기관장에 대해 “훌륭히 일 잘하는 분은 그 직을 계속 유지하도록 하는 제도를 검토해야 한다”며 “일을 잘하는 분과 그렇지 않은 분이 똑같은 대우를 받아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2009년과 지난해 공공기관 평가단장을 맡았던 이만우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선거 직후였던 2008년에는 대선에 도움을 준 인사들 위주로 기관장 자리를 차지했지만 이번에는 전문성 있고 능력 있는 인사가 기관장을 맡아야 한다”며 “투명한 공공기관 평가를 강화해 낙하산 인사를 막을 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문병기 기자 weappon@donga.com}

기획재정부는 공석인 한국수출입은행장에 김용환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59·사진)을 임명 제청했다고 1일 밝혔다. 김 부원장은 서울고와 성균관대 경제학과를 나와 행정고시 23회로 관가에 발을 들여놓은 뒤 재정경제부 복지생활과장, 금융감독위원회 감독정책2국장, 증권선물위원회 상임위원, 금융감독위원회 상임위원 등을 지냈다.}
자동차와 반도체를 비롯한 주요 대기업의 수출 호조로 지난해 광공업 생산이 10년 만에 가장 많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최대 실적을 올린 삼성전자를 포함해 국내 기업들이 선전한 덕분이다. 하지만 1월 제조업 체감경기는 2009년 12월 이후 가장 낮고 경기선행지수도 1년째 하락세여서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31일 통계청의 ‘2010년 12월 및 연간 산업활동동향’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광공업 생산은 전년보다 16.7% 늘었다. 이는 2000년 16.9% 이후 가장 높은 증가율이다. 광공업 생산은 2008년에 전년 대비 3.4% 증가했으나 글로벌 금융위기의 영향으로 2009년에는 ―0.8%를 기록했다. 지난해 서비스업은 전년 대비 3.7%, 소매 판매는 6.7% 늘었다. 설비투자도 전년보다 19.9% 증가했지만 건설수주는 19.7% 줄어 부동산시장 침체를 반영했다. 윤석은 통계청 경제통계기획과장은 “지난해 광공업 생산, 생산자제품 출하, 제조업 평균가동률, 서비스업 생산 등 대부분의 생산동향 지표가 2009년보다 상승한 걸로 나타났다”면서도 “대외환경이 불안하다 보니 경기상황을 예측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한편 한국은행의 ‘1월 제조업의 업황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90으로 전달보다 2포인트 하락해 2009년 12월 이후 가장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6월 105에서 11∼12월 92로 하락세를 보이며 6개월째 기준치(100)를 밑돌았다. 이처럼 체감경기가 좋지 않은 것은 올 초부터 원자재 가격이 뛰면서 기업들의 비용 부담이 커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특히 중소기업과 대기업, 수출과 내수기업 간의 양극화도 우려된다. 대기업 BSI는 작년 12월 97에서 올해 1월 96으로, 중소기업은 89에서 87로 떨어졌다. 수출기업은 93에서 94로 다소 높아졌지만 내수기업은 91에서 88로 낮아졌다.황형준 기자 constant2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