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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오전 11시 광주 북구 영락공원. 환갑을 맞은 엄마는 딸의 묘 앞에서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잠시 뒤 엄마는 근처 봉안당을 찾았다. 딸의 억울한 죽음에 괴로워하다 8년 전 극단적 선택을 한 남편이 있는 곳이다. “딸을 죽인 범인이 유죄를 받았으니 이제 한이 풀렸어요. 늦게나마 범인을 처벌하게 해준 태완이법에 감사해요.”○ 16년 만에 확인된 ‘드들강 살인사건’의 진범 차가운 겨울 강변에서 성폭행범에게 목이 졸려 살해당한 소녀와 하루아침에 딸을 잃은 어머니의 한(恨)이 16년 만에 풀렸다. 광주지법 형사합의11부(부장판사 김영훈)는 이날 오전 10시 여고생을 성폭행하고 살해한 혐의(강간 살인 등)로 기소된 김모 씨(40)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피고인석의 김 씨는 고개를 숙였다. 미제 강력사건 중 ‘태완이법’ 적용으로 해결된 사건에 처음 내려진 판결이다. 드들강 살인사건은 2001년 2월 전남 나주시 드들강에서 박모 양(당시 고3·17세)이 알몸 시신으로 발견된 사건을 말한다. 수사망이 좁혀 오자 김 씨는 박 양을 성폭행한 흔적이 남은 승용차를 팔았다. 그리고 범행 2개월 후 개 12마리를 훔쳐 구속됐다. 경찰은 김 씨가 고의로 절도를 저지른 뒤 교도소에 들어가 수사망을 피한 것으로 보고 있다. 2년이 지난 2003년 김 씨는 전당포 주인 이모 씨(당시 63세) 등 2명을 잔혹하게 살해한 뒤 암매장한 죄로 무기징역을 선고받았다. 이후 10년간 수감 생활을 하던 중 초등생을 성폭행한 조두순 사건으로 일명 ‘DNA법’(DNA 신원확인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이 시행되면서 뒤늦게 유전자가 확보됐다. 분석 결과 김 씨의 유전자는 드들강 살인사건 용의자의 것과 같았다. 당시 경찰은 김 씨를 상대로 수사를 벌여 기소 의견으로 송치했다. 하지만 광주지검 목포지청은 증거불충분으로 2년 만에 무혐의 처분했다. 김 씨가 “합의하에 성관계를 맺었고 살인을 저지르지 않았다”며 완강히 부인했기 때문이다.○ 과학수사와 태완이법이 밝힌 진실 경찰은 태완이법 시행을 앞두고 2015년 3월 본격적인 재수사에 착수했다. 당시 김 씨는 교도소에서 가석방을 받기 위해 모범수로 생활 중이었다. 김 씨의 가족들은 경찰에 “착실하게 생활 중인데 왜 엉뚱한 죄를 뒤집어씌우느냐”고 항의했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서 박 양의 부검 사진 100여 장을 받아 정밀 분석했다. 당시 김상수 나주경찰서 수사과장(59·현 해남경찰서 수사과장)은 “박 양이 숨질 당시 생리를 하고 있었다는 것을 밝혀내 합의하에 성관계를 맺었다는 김 씨의 주장은 설득력을 잃었다”고 밝혔다. 지난해 8월 검찰은 김 씨를 기소했다. 하지만 김 씨는 “박 양과 합의해 성관계를 가졌고 이후 여자친구를 불러 외할머니 집에 갔다”고 주장하는 등 시종일관 범행을 부인했다. 김 씨의 유죄가 인정된 건 수사 단계에서 확인된 생리혈이 결정적이었다. 김 씨 재판에 출석한 법의학자 이정빈 단국대 석좌교수(71)는 “생리혈과 체액이 섞이지 않았다는 것은 박 양이 성폭행을 당한 직후 (움직임이 없는 상태에서) 살해된 증거”라고 증언했다. “합의 아래 성관계를 가졌다”는 김 씨 주장은 신빙성이 낮으며 결국 박 양은 성폭행 직후 살해됐다는 과학적 결론이었다. 검찰은 지난해 12월 김 씨에게 사형을 구형했다. 재판부는 “김 씨는 범행 직후 알리바이를 조작하는 사진 7장을 찍고 재판 신문사항 답변을 미리 연습하거나 교도소 접견실 녹음을 의식해 무죄를 주장하는 등 끝까지 범행을 부인하며 반성하지 않고 있다”고 질타했다.광주=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태완이법2015년 7월 시행된 개정 형사소송법. 이로써 2000년 8월 이후 발생한 모든 살인사건의 공소시효가 폐지됐다. 1999년 5월 대구에서 황산테러로 숨진 김태완 군(당시 6세)의 이름을 땄다. 미제 살인사건 273건의 재수사가 시작됐고 지난해 드들강 살인사건 등 3건이 해결됐다. 그러나 소급 적용이 안 돼 태완이 사건은 공소시효가 만료됐다.}
광주 북구 문흥동 옛 광주교도소(5·18민주화운동 사적지 22호) 부지 일부에 법 교육기관인 ‘광주솔로몬로파크’ 건립이 본격 추진된다. 광주시는 1억 원을 들여 광주솔로몬로파크 건립 타당성 조사용역을 진행한다고 9일 밝혔다. 광주솔로몬로파크는 옛 광주교도소 부지 3만 m²에 240억 원을 투입해 법 체험관, 법 연수관 등을 짓는 법무부 사업이다. 법 체험관에는 모의국회나 모의법정이 마련돼 학생들이 법 교육을 받는 공간으로 쓰일 예정이다. 법 연수관은 법학 전문가들이 공무원 등을 상대로 교육을 하는 공간으로 꾸며진다. 광주시는 올해 부산·대전솔로몬로파크 등을 견학하고 광주솔로몬로파크 기본계획을 수립할 계획이다. 광주솔로몬로파크가 들어설 옛 광주교도소는 호남고속도로 인근에 위치해 호남지역 학생, 공무원 등이 이용하기 편리한 지리적 장점이 있다. 이형주기자 peneye09@donga.com}

‘게미가 있다’는 씹을수록 고소한 맛이 난다는 뜻을 지닌 전라도 방언이다. 맛깔스러움을 자랑하는 전라도 음식 가운데 대표적 게미를 지닌 게 광주김치다. 광주김치는 전라도 비옥한 땅에서 자란 신선한 채소와 청정 바다에서 생산된 천일염, 각종 젓갈, 찹쌀풀이 듬뿍 들어가 맛이 깊다. 광주김치의 인기는 지난해 11월 22일부터 27일간 개최된 김장대전에서 확인됐다. 광주 남구 임암동 광주김치타운에서 진행된 김장대전은 식품위해요소 중점관리기준(HACCP) 인증을 보유한 지역 김치업체 6곳에서 절임배추와 양념을 저렴하게 판매했다. 김장대전에서 김치를 담근 소비자들은 전국 4500가구와 기업 110곳에 이른다. 광주김치의 맛이 입소문을 타면서 광주뿐만 아니라 수도권 소비자들까지 김장대전에 참여했다. 남택송 광주시 생명농업과 식품산업담당은 “김장대전이 대박을 터뜨려 광주 김치산업 육성의 토대를 마련했다”며 “게미가 있는 광주김치가 전국 가정의 밥상에 오를 날도 머지않았다”고 말했다. 문의 광주명품김치산업화사업단 062-223-7991 광주김치는 젓갈과 소금 부재료에 따라 독특한 맛이 있다. 갓 들깻잎 고들빼기 고춧잎 등으로 김치를 담가 종류만 200가지가 넘는다. 다양한 김치는 1994년부터 광주에서 해마다 개최되는 세계김치문화축제 콘테스트를 통해 최고의 맛을 찾아내고 있다. 맛깔스러운 김치는 광주지역 김치업체에서 대량 생산하지만 전통 방식을 고수해 배추와 무 등 모든 재료가 국내산이다. 광주명품김치산업화사업단은 명품 김치를 담가 김치 종주 도시의 자긍심을 지키고 있다. 사업단에 참여하는 광주지역 7개 업체는 ‘김치光(광)’이라는 브랜드로 김치를 판매한다. 김치光의 광(光)이란 글자에는 빛고을 광주에서 생산한 상품이란 것 외에 ‘김치에 푹 빠진다(狂)’는 의미도 있다. 김광호 광주명품김치산업화사업단장은 “김치光에 참여하는 7개 업체는 HACCP 인증은 물론이고 국내 농산물을 사용하는 전통식품 인증까지 받아 믿고 드셔도 된다”고 말했다. 사업단은 설 선물세트로 배추김치와 갓·총각김치 세트를 2만9000∼5만2000원에 판매한다.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전남 장성군은 ‘산이 둘러 있고 물이 굽이쳐 스스로 하늘을 이뤘다’고 표현하듯 자연이 만들어 낸 빼어난 경관과 수려한 풍광이 으뜸이다. 장성은 예로부터 ‘곶감의 고장’으로도 유명했다. 이 곳에서 나는 곶감은 전국 최고의 품질로 임금에게 진상됐고 1970년대까지만 해도 곶감시(市)가 열릴 정도였다. 현재 장성에서는 230여 농가가 곶감을 생산하고 있는데 대봉 품종이 전체 생산량의 80% 이상을 차지한다. 특히 장성 대봉곶감은 품질이 우수한 대봉을 선별해 만들어 당도가 높다. 일교차가 크고 바람이 많은 최적의 자연 조건에서 건조돼 타 지역의 곶감에 비해 품질이 뛰어나다. 기존의 스티로폼보다 보냉효과가 뛰어난 우드락 박스를 개발해 택배 배송 때 소비자가 신선한 곶감을 받아 볼 수 있다. 설 명절을 앞두고 1상자에 3만 원대(30∼35개·65g 이하)부터 5만 원대(30∼35개∼75g 이하) 상품을 주로 선보일 예정이다. 곶감은 색이 주황색에 가까울수록 상품이다. 너무 검지 않아야 하고 만져보아 지나치게 무르거나 딱딱하지 않는 게 좋다. 곶감을 맛있게 먹으려면 받아본 즉시 냉동 보관해야 한다. 먹기 1시간 전에 꺼내 자연해동 시킨 뒤 말랑말랑해지면 먹는다. 곶감은 동의보감에도 ‘위장을 따뜻하게 하고 튼튼하게 해 어혈을 풀어주고 목소리를 곱게 한다’, ‘기침 가래에도 효과가 있어 늘 먹어야 할 음식’이라고 기록하고 있다. 곶감 표면에 생기는 하얀 가루는 갈증을 멎게 하고 목에 생긴 염증을 가라앉혀 준다고 한다. 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6일 오후 5시 반 광주 서부소방서에 ‘금호동의 한 사찰 인근에서 뭔가 타는 냄새가 난다’는 119 신고가 접수됐다. 신고가 접수되자 서부소방서와 119안전센터 5곳에서 소방관 40여 명이 소방차 11대를 타고 긴박하게 출동했다. 화정119안전센터에 있던 노석훈 소방장(41)도 출동 벨을 듣고 의자를 박차고 나갔다. 그는 주차장에 세워져 있던 119 지휘 차량에 탑승한 뒤 각종 기기를 꼼꼼하게 점검했다. 119 지휘 차량과 구조 차량, 일부 소방차에는 재난 현장 영상을 광주 소방안전본부 상황실에 실시간 전송하는 기기가 설치돼 있다. 하지만 건물 내 화재나 차량이 접근하기 힘든 재난 현장은 소방관이 직접 스마트폰으로 촬영해 웨어러블로 즉시 전송한다. 신고 현장에 도착했지만 불이 난 곳은 없었다. 소방관들은 주위를 살펴보고 화목 보일러에서 발생한 냄새를 착각한 오인 신고라는 것을 확인했다. 상황이 10분 만에 종료되자 노 소방장의 얼굴에 엷은 미소가 번졌다. 1년 반 전 말벌 집을 제거하다 고압 전류에 감전돼 왼쪽 팔꿈치 아래를 모두 잃은 노 소방장은 새해에 구조 현장 업무에 복귀했다. 화목 보일러 오인 신고는 그가 올해 두 번째 출동한 구조 현장이다. 그는 이날 “아픈 환자나 위기 상황에 놓인 분들을 돕는 일이 좋다”라며 “사고로 왼손을 잃었지만 소방관을 천직이라고 여기고 있다”라고 말했다.○ 소방관에 끌린 고흥 ‘촌놈’ 천성이 소방관이라는 그는 전남 고흥 출신이다. 가족과 광주로 이사 와서 초중고교를 졸업했다. 동신대 건축공학과를 졸업하고 건설회사에 들어갔다. 건축기사로 아파트, 공사 현장을 2년간 누비던 그는 2003년 광주 동구 지원동의 한 공사 현장에서 난 불을 계기로 소방관을 꿈꾸기 시작했다. 늦은 밤 공사 현장 간이식당, 이른바 함바집에 불이 나자 출동한 소방관들이 화마를 진압했다. 소방관이 불을 끄는 모습을 바로 옆에서 본 것은 처음이었다. 자신도 모르게 가슴이 두근거렸다. ‘아하, 소방관들이 이렇게 사람들을 돕는구나.’ 그는 그 자리에서 자신의 진로를 틀었다. 소방관을 목표로 시험 공부에 돌입했고 2005년 소방관 시험에 합격했다. 화재, 재난 현장을 누비며 구조 작업을 펼쳤다. 건축기사 경력 덕에 소방 행정도 맡았다. 11년 동안의 소방관 생활은 보람이 컸지만 역경도 수두룩했다. 노 소방장은 2006년 여름 처음으로 시신을 봤다. 차량이 광주 북구 청풍동 다리 교각을 들이받아 불이 났다. 운전자는 숨져 시신조차 알아보기 힘들었다. 이틀 동안 식사를 하지 못했다. 이후 각종 재난 현장에서 시신 10여 구를 더 봤다. 안타까움이 더해 갔다. 이런 안타까운 죽음은 구조 현장을 뛰어다니는 소방관 대부분에게 정신적 후유증인 트라우마로 남게 된다. 트라우마 못지않게 소방관을 괴롭히는 것은 만취한 사람들의 욕설과 폭행이다. 그래도 소방관은 119에 도움을 요청한 환자나 피해자가 어려운 처지에 놓여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이들이 고통을 못 이겨 욕설과 폭행을 하는 것이라며 스스로 위안하고 잊으려 노력한다.○ 말벌 집에 잃은 왼손, 그리고 복귀 노 소방장의 최대 위기는 2015년 8월 14일 오후 5시경 찾아왔다. 그는 광주 서구 금호동의 한 병원 인근 전봇대에 말벌 집이 있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했다. 먼저 전봇대 옆 은행나무에 있던 말벌 집 하나를 제거했다. 이후 전깃줄 중간에 있던 또 다른 말벌 집을 놓고 고민했다. 문제의 말벌 집은 전깃줄 세 가닥 중 가운뎃줄에 붙어 있었다. 고압 살수기로 말벌집을 날려 버리면 주변 아파트 단지 주민들이 말벌 위험에 노출될 수 있었다. 전깃줄 주변을 살펴본 노 소방장은 ‘고압 전류’라는 표지가 없어 일반 전깃줄로 판단하고 손수 제거 작업에 들어갔다. 말벌 집에 손을 대는 순간 ‘꽝’ 하는 소리와 함께 정신을 잃었다. 문제의 말벌집이 붙은 전깃줄에는 2만5000V 고압전류가 흐르고 있었다. 쓰러진 지 사흘 만에 의식이 돌아왔고 나흘 뒤 왼쪽 팔꿈치 아래를 절단하는 수술을 받았다. 온몸의 70%에 입은 2∼3도 화상으로 생긴 농과 피부를 제거하고 피부 이식 수술을 받았다. 4개월 동안 24차례의 수술을 견뎌 내야 했다. 힘겨운 시간을 이겨 내는 데 부인(38)과 초등학생 두 자녀가 힘이 됐다. 동료 소방관과 시민들이 성금을 모아 수술비와 의수(義手) 비용을 보태 줬다. 다행히 2015년 8월 경기 파주시 철책선 지뢰 사건으로 부사관 2명이 다친 이후 여론의 관심이 높아지면서 70%만 보태 주던 병원비와 의수 제작 비용 전액을 국비에서 지원해 주게 됐다. 노 소방장은 현장에 돌아가겠다는 집념으로 2015년 11월부터 6개월 동안 전동 의수를 차고 재활치료에 매달렸다. 의수를 익숙하게 조작할 수 있도록 매일 5시간씩 훈련했다. 그리고 지난해 5월 광주 서부소방서에 복귀한 뒤 행정 업무를 맡다가 1일부터 그토록 바라던 구조 현장으로 돌아왔다.○ 시민의 격려가 진정한 보약 수술 여파로 그는 여전히 몸이 욱신거린다. 비가 오거나 찬바람이 불면 더 힘들다. 아픔을 잊기 위해 쉬는 날이면 영화를 보거나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그래도 참기 힘들 때는 진통제나 파스에 의존하지만 스트레칭이나 자전거 타기로 이겨 내려 노력한다. 초등학교 3, 4학년인 딸과 아들은 제일의 조력자다. 운동에 몰두하는 이유는 동료에게 부담이 돼서는 안 된다는 각오 때문이다. 재난 현장에서 조금이라도 실수하면 동료에게 폐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현장에서 활동하다 광주소방학교의 교수 요원으로 일하는 것이 꿈이다. 건축 전문 지식 등을 살려 신임 소방관에게 소방 행정 지식을 전하고 싶단다. 그가 육체적으로 힘든 소방관 생활을 버티는 또 다른 힘은 시민들의 격려다. 그는 2014년 여름 60대 노인이 광주 북구 양산호수공원에 스마트폰을 빠뜨렸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했다. 그 노인에게는 스마트폰이 아니라 지갑에 든 신용카드 여러 장이 더 중요했다. 30분 동안 뜰채로 호수 바닥을 뒤져 결국 찾아냈다. 그 노인은 “너무 고맙다”라며 수박 한 덩어리를 사 줬지만 그는 “마음만 받겠다”라고 말한 뒤 현장을 떴다. “119신고를 한 사람들은 대부분 급박한 상황에 놓여 있다. 늦었다며 화를 내기도 하지만 고맙다고 하는 경우가 더 많다. 그들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노 소방장의 다짐이다. 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모양은 탁구공보다 조금 크고 고물이 묻은 게 투박하다. 베어 물자 떡살이 묵직하고, 코끝에 쑥 냄새가 향긋하다. 속에 넣은 것들이 씹히는 식감이 좋고 고소하다. 대한민국 전통식품 명인 53호 김영숙 진도전통식품 대표(71)가 만드는 두텁떡의 맛이다. 찹쌀떡 안에 동부를 삶아 으깨고 잘게 자른 호두와 해바라기씨 대추를 섞어 유자청과 함께 버무린 소를 넣는다. 겉에 바르는 고물은 삶은 동부가루에 간장을 쳐 볶아 사용한다. 쑥은 한반도 남쪽 끝 전남 진도에서도 1시간 이상 배를 타는 섬에서 해풍을 맞고 자란 것을 쓴다. 떡쌀가루 반죽에 쑥 대신 노란색의 울금 분말을 섞기도 한다. 김 명인의 구름떡도 손이 많이 가는 정성만큼 맛이 뛰어나다. 쌀가루에 견과류를 섞어 찐 흰색 찰떡, 흑미를 이용한 흑색 찰떡, 구기자로 노란색을 낸 찰떡을 함께 틀에 넣고 누른다. 이를 썰면 단면에 구름 문양이 나타난다. 떡살이 쫀득하고 호두·잣·대추·밤·검정콩 등이 씹히며 고소하다. 주문 062-228-4628, 010-9636-0082 백설기와 비슷한 복령조화고는 복령 외에 4가지 약재를 섞어 만든다. 약떡이라고도 불리며, 물을 부어 미음으로 끓여 먹기도 한다. 복령은 죽은 소나무 뿌리에서 기생하는 버섯이며, 강장·이뇨 등에 효능이 있다고 알려져 있다. 김 명인이 진도에서 운영하는 진도전통식품은 손으로 일일이 빚고 영양이 풍부한 명품 떡들을 생산하고 있다. 화려하거나 달달하거나 말랑말랑하지 않다. 떡을 만든 다음 급속 냉동한 것을 보내며 자연 해동하면 촉촉해져 먹기에 좋다. 특별한 기술과 노하우가 들어가 떡이 빨리 굳지 않는다. 방부제 등을 첨가하지 않으므로 냉동보관하며 먹어야 한다. 김 명인은 국무총리가 한국 주재 136개국 대사에게 선물하기도 했던 세트를 이번 설에 특별 판매한다. 쑥 두텁떡 6개(300g)와 울금 두텁떡 6개(300g), 구름떡 8조각(400g), 복령조화고 1덩어리(200g)를 단아하게 포장했다. 4만2000원에 무료 배송한다. 대량 생산이 불가능해 500세트만을 한정 판매한다. 두텁떡 16개를 담은 세트는 3만5000원에 판다. 카카오톡의 ‘선물하기’에서 ‘김영숙명인’을 검색해 구입할 수도 있다.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영양소가 풍부하고 균형이 잡힌 새싹보리는 각종 야채와 과일이 갖고 있는 주요 성분을 총집합한 슈퍼푸드. 칼슘함량이 우유의 4.5배, 철분이 시금치의 16배, 칼륨이 사과의 20배, 식이섬유질이 고구마의 20배, 8종의 필수아미노산이 밀싹보다 2.2배 많다. 농촌진흥청에서 새싹보리의 영양성분을 분석한 결과이다. 새싹보리는 간 기능 개선에 도움을 주는 사포나린과 혈관질환 개선 기능이 있는 폴리코사놀, 신경안정에 도움을 주는 가바(GABA) 등 기능성 물질도 다량 함유하고 있다. 김광석 ㈜새뜸원 대표는 “새싹보리 제품마다 영양성분이나 기능성 물질의 함량의 차이가 큰데, 소비자들이 무분별하게 제품을 구매하는 게 안타깝다”고 말했다. ㈜새뜸원은 전국 유일의 보리산업특구지역인 전남 영광군의 친환경단지에서 수경이나 하우스 재배가 아니라 무농약 노지 재배한 보리의 어린잎만을 채취해 사용한다. 철저히 세척해 저온 건조한 뒤 초미세 입자로 분쇄해 포장까지 원스톱 시스템으로 생산하고 있다. 분말 제조업체로서 최초로 식품위생안전시스템인 HACCP 인증도 받았다. 원재료부터 제조, 유통 단계의 전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위해요소를 분석하고 미리 제거해 제품을 생산하기 때문에 믿고 먹을 수 있다는 이야기다. 주문 전화 061-352-7400∼1, 홈페이지 www.새싹보리.com 김 대표는 “새싹보리가 숙취 해소와 간 기능 개선에 탁월한 기능이 있다”고 말했다. 전임상시험에서 쥐 실험 결과, 혈중 알코올 농도가 3시간 뒤 24%나 줄어들었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는 것이다. 일본에서 참살이(웰빙)에 좋다고 하는 150종류의 새싹을 연구한 결과, 새싹보리가 면역력과 생활습관병 치유에 가장 탁월한 것으로 확인됐다. 새싹보리는 일본에서 2010년에 이미 1조 원이 넘는 시장이 형성됐으며, 제2의 불로초라고 불리기도 한다. 새싹보리 분말은 물·우유·요구르트 등에 타서 마시거나 밥 지을 때 첨가하면 색과 향이 뛰어나다. 밀가루 반죽과 빵을 만들 때 혼합해도 좋다. 어린이들의 경우 요구르트에 분말을 타 먹으면 성장발육에도 좋다. 분말 100g짜리 3통을 담는 상품이 원래 5만4000원이지만 4만3000원에 할인 판매한다. 분말 150g짜리 (지퍼백) 3개 세트는 7만5000원에서 6만 원으로, 분말 100g 2통과 환 150g 1통 세트는 6만3000원에서 5만 원으로 인하해 판다. 가지고 다니며 먹기 편하게 만든 과립스틱 상품도 있다. 3g짜리 30포를 담은 상자(총 90g)를 3개 담은 세트가 원래 6만 원인데 4만8000원에 판매한다. 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구조·구급 현장에서 땀을 흘리는 소방관들을 가장 낙담하게 만드는 것은 뭘까? 한 해 평균 전국 소방관 300여 명이 출동 현장에서 다친다. 부상 소방관은 2014년 325명, 2015년 376명, 지난해 351명에 이른다. 재난 현장에서 숨진 소방관은 2014년 7명, 2015년 2명, 지난해 2명이다. 시민 안전을 위해 온몸을 바쳐 구조·구급 활동에 나선 소방관을 힘들게 하는 것은 사람들의 욕설과 폭행이다. 광주 북부소방서 구급대원 2명은 지난달 4일 오전 2시 광주 북구 양산동에서 A 씨(29)를 인근 병원으로 이송하다 수차례 얻어맞았다. 길거리에서 만취한 채 자던 A 씨는 구급차에서 잠이 깨자 행패를 부리며 뛰어내리려고 했다. 이를 제지하던 구급대원들이 폭행을 당했다. 전국 구급대원 폭행 사건은 2014년 131건, 2015년 198건, 지난해 170건으로 여전하다. 소방 당국은 특별사법경찰전담부서를 설치했다. 현장 구급대원들은 폭행이나 욕설보다 더 견디기 어려운 것이 사람들의 멸시라고 입을 모은다. 한 40대 소방대원은 “현장에서 ‘너희들이 누구 때문에 월급을 받는 줄 아느냐’고 조롱하듯 말할 때 마음의 상처가 크다”라고 말했다. 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국내 연근해에서 불법 조업이 기승을 부리고 있는 가운데 해경과 해양수산부가 특별 단속에 나선다. 서해해양경비안전본부는 지역별로 관행화된 불법 조업 근절을 위해 특별단속을 벌인다고 4일 밝혔다. 해경은 업종·지역 간 어업 분쟁이 커지고 있는 데다 불법 조업의 유형이 최근 다양화돼 단속에 나서기로 했다. 해경은 무허가 잠수기(호흡기) 어선으로 어획물을 포획하거나, 어선이 허가를 받지 않고 지역 경계(도계)를 넘어 조업하는 것을 단속하기로 했다. 무허가 바지선을 이용한 실뱀장어 조업 행위와 갯지렁이 불법 채취도 단속 대상이다. 또 불법 조업이 예상되는 해상에 경비정을 투입하고 예찰 활동을 강화해 불법 조업을 근절한다는 방침이다. 해경이 최근 3년간 적발한 불법 조업 건수는 180건. 무허가 바지선을 이용한 실뱀장어 조업 행위 77건, 어선의 타 지역(도계) 침범 무허가 조업 행위 58건, 갯지렁이 불법 채취 25건, 무허가 잠수기어선 불법 조업 행위 20건이다. 해양수산부 서해어업관리단도 현장에서 어민을 대상으로 교육과 단속을 병행하기로 했다. 서해어업관리단은 어업지도선 2, 3척을 투입해 단속을 벌일 예정이다. 육상단속반은 불법 조업으로 잡은 수산물을 유통하고 판매하는 업체를 적발한다. 서해어업관리단의 국내 불법 조업 단속 건수는 2015년 450건, 지난해 392건이었다. 박정균 서해어업관리단 어업지도담당은 “일부 어민 사이에 ‘먼저 잡는 것이 임자’라는 그릇된 인식이 퍼져 어족 자원 고갈을 부채질하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2014년 해경이 해체된 데다 해경 경비함정과 해수부 어업지도선이 배타적경제수역(EEZ)에서 불법 조업 중국 어선을 단속하는 데 집중 배치되면서 국내 연근해 불법 조업이 다시 기승을 부리고 있다고 지적했다.이형주기자 peneye09@donga.com}
지난달 30일 오후 4시 광주 북구의 한 원룸 앞. 로스쿨 3학년생 A 씨(27·여)가 택시에서 법률서적 40, 50권을 내렸다. 그는 3년간 준비한 변호사 시험을 앞두고 독서실에 있던 책을 집으로 옮기던 중이었다. A 씨가 책 일부를 집으로 나른 뒤 나와 보니 민법 등 중요한 법률서적 11권이 사라졌다. 분실한 법률서적은 변호사 시험을 위해 3년간 공들어 정리한 요약본이었다. 그에게는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소중한 가치를 지닌 것이었다. 당황한 A 씨는 다급하게 112에 신고했다. 그는 "잃어버린 법률서적은 최종정리 집약본으로 변호사 시험 전에 반드시 봐야 한다. 꼭 찾아 달라"고 당부했다. 신고를 받은 광주 북부경찰서는 원룸 주변 폐쇄회로(CC)TV를 분석해 노인 한 명이 책을 가져가는 것을 확인하고 신원확인에 나섰다. 경찰은 책을 훔쳐간 사람이 인근에 사는 B 씨(91)라는 것을 밝혀냈다. 4년 전부터 치매증상을 앓던 B 씨는 평소 길거리에서 폐지를 주워 모아 팔았다. B 씨는 경찰에서 "원룸 앞에 책이 놓여 있어 폐지라고 생각했다"고 했다. 경찰은 4일 B 씨의 집 출입문에 놓여 있던 책을 회수해 서울에서 시험 준비를 하고 있는 A 씨에게 우편으로 보내줬다. A 씨는 10일부터 나흘 동안 서울의 한 대학에서 변호사시험을 치를 예정이다. A 씨는 "잃어버렸던 법률서적을 찾은 만큼 변호사 시험에 꼭 합격할 것 같다"고 했다.광주=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우리 해역에서 불법조업을 하다 적발된 중국어선 2척을 해양수산부가 몰수했다. 해경이 아닌 해수부가 불법조업 중국어선을 몰수한 것은 처음이다. 광주지법 목포지원 형사1단독 김용찬 부장판사는 우리나라 쪽 배타적경제수역에서 불법조업을 한 혐의로 기소된 중국 요단어 2649호 선장 왕모 씨(45)와 요단어 2650호 선장인 또 다른 왕모 씨(48)에 대해 벌금 5000만 원과 벌금 3000만 원을 각각 선고하고 두 선박을 몰수했다고 4일 밝혔다. 왕 씨 등은 지난해 8월 2일 오후 5시2분 전남 신안군 흑산면 홍도 북서쪽 89㎞ 해상에서 어군탐지기를 켜놓고 무허가 조업을 하다 해양수산부 서해어업관리단 무궁화 24호(1000t급)에 적발됐다. 264t급인 이들 선박이 어업활동을 하던 곳은 한국 측 배타적 경제수역 내 13㎞지점이었다. 재판부는 "중국어선의 불법조업은 대한민국 어족자원을 고갈시킬 위험성이 크고 한국 어민들에게 피해를 주는 행위이어서 처벌 필요성이 크다"며 "왕 씨 등이 러시아 조업을 위해 항해하다 범행을 했고 나포 과정에서 저항을 하지 않았으며 잘못을 인정한 것을 감안했다"고 밝혔다. 군산해경은 지난해 개정된 한중어업협정에 따라 불법조업을 한 중국어선이 폭력을 사용해 단속에 저항하지 않았더라도 몰수해 폐선 처리했다. 해수부가 불법조업 중국어선을 몰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왕 씨 등은 선박몰수 판결에 대해 항소하겠다고 밝혔다.목포=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참신한 시각으로 현장의 목소리를 전해요.” 광주지방경찰청은 3일 오후 청사 5층에서 ‘현장 활력 발전소’ 현판식을 가졌다. 현판식에는 이기창 광주지방경찰청장을 비롯한 지휘부 등이 참석했다. 현장 활력 발전소는 광주지방경찰청장실 옆 옛 접견실에 마련됐다. 실무단은 장수완 순경(28) 등 새내기 경찰관 4명으로 구성됐다. 이들은 치안 현장의 목소리를 듣고 불합리한 제도 개선 방안을 발굴한다. 직원 간 소통과 협력은 물론 사기 진작을 위한 복지 제도 등을 찾아 발표한다. 현장 활력 발전소 외부 자문단으로 천순례 광주과학기술원 객원교수, 공병철 웃음활력발전소 연구소장 등 7명이 참여한다. 선배 경찰관 7명도 내부 자문단으로 참여한다. 현장 활력 발전소가 발굴한 각종 정책은 전체 회의를 통해 시행 여부가 결정된다. 그동안 형사와 수사 정보 등 기능별로 개선 제도가 있었지만 경찰 조직을 총괄해 개선 방안을 모색하는 건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장 활력 발전소 프로젝트는 광주 경찰 조직에 존중과 배려 문화를 정착시키고 제도 개선을 이끌 것으로 기대된다. 이 청장은 “현장 활력 발전소는 직원들의 만족도 향상을 통해 치안 서비스의 질을 높이는 등 ‘안전한 광주 행복한 시민’을 위한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2일 전남 곡성군 입면 서봉마을 ‘길 작은 도서관’에 아이들이 옹기종기 모여 책을 읽었다. 서봉마을은 100가구에 주민이 200명 정도가 산다. 농촌에서는 비교적 큰 마을이지만 문화예술의 향기를 거의 느낄 수 없는 농어촌 마을 여건상 도서관이 유일한 문화 시설이다. 김선자 길 작은 도서관장(47·여)은 농사철에 아이들을 제대로 보살피지 못하는 것이 안타까워 2004년 도서관 문을 열었다. 길 작은 도서관은 정이 넘치는 동네 사랑방이다. 도서관에서 한글을 배운 만학도 할머니 9명은 지난해 ‘시(詩)집살이’라는 시집을 펴냈다. 동네 아이들도 조만간 시집을 펴낼 예정이다. 길 작은 도서관은 13년째 동네 아이들은 물론 할머니, 할아버지들에게 인생의 작은 나침반이 되고 있다. 길 작은 도서관을 찾는 20여 명의 아이들은 지난해 6월부터 할머니, 할아버지들에게 책 읽기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아이들 절반은 다문화가정에서 자라 한글이 다소 서툴다. 책 읽기를 통해 한글을 익히도록 김 관장은 아이들에게 어르신 책 읽어 주기 숙제를 냈다. 일부는 무척 부담스러워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자신감을 얻었다. 엄마가 필리핀 출신인 김대한 군(10·곡성 입면초교 4년)은 길 작은 도서관이나 경로당에서 할머니 할아버지들에게 책을 자주 읽어 드린다. 이상아 양(8·입면초교 2년)도 지난해 마을 어르신들에게 책을 50시간 정도 읽어 드렸다. 이 양의 어머니(38)는 “딸이 어르신들 책 읽어 주기를 통해 공경하는 마음을 배웠다”라고 했다. 길 작은 도서관 책 읽기 봉사활동에 중고교생도 참여했다. 김 관장은 “책 읽어 주기 봉사활동은 아이들에게는 윗사람에 대한 공경심을, 노인들에게는 아랫사람에 대한 친밀감을 키워 줬다”라고 말했다. 곡성교육지원청은 지난해 8월부터 길 작은 도서관 책 읽기 봉사활동을 모든 초중학생들에게로 확대 시행했다. 학생들이 책 읽기 소외 계층 봉사활동 시간을 마일리지로 환산해 사회복지기관에 기부키로 했다. 학생 342명이 6개월 동안 3225시간 동안 책 읽기 소외 계층 봉사활동을 펼쳐 322만 원이 적립됐다. 곡성교육지원청은 최근 322만 원을 전남 아동보호 전문 기관에 기부했다. 박찬주 곡성교육지원청 교육장(58)은 “책 읽기 봉사활동은 농촌 아이들에게 독서와 봉사활동은 물론 기부문화를 배울 수 있는 계기가 되고 있다”라며 “올해도 따뜻한 기부 운동을 이어 갈 것”라고 말했다. 광주 광산구 투게더광산 수완동지역사회보장협의체(수완동 지사협)도 지난해 따뜻한 나눔을 펼쳤다. 투게더광산은 주민들이 참여하는 사회복지재단이다. 수완동 지사협은 인구 8만 명에 달하는 수완지구 내 영구임대아파트에 ‘행복 나눔 사연함’을 설치했다. 누군가 위기 상황에 놓인 이웃들의 사연을 적어 행복 나눔 사연함에 넣으면 광산구가 지원에 나섰다. 지원이 어려울 경우 수완동 지사협 회원 400명이 성금을 모아 도왔다. 지난해 행복 나눔 사연함을 통해 도운 사연만 32건에 이른다. 수완동 지사협은 인근 농촌 마을인 임곡동과 지난해 4개 사업을 벌였다. 열악한 여건의 농촌 마을을 지원하기 위한 상생 배려다. 수완동 가게 210곳은 매달 2만 원씩 기부하는 나눔 친구 가게에 참여하고 있다. 배정배 수완동지역사회보장협의회장(68)은 “올해는 영구임대아파트 관리비를 오랫동안 내지 못한 이웃 등을 도울 계획”이라며 “수완동을 나눔 문화를 이끌고 이웃끼리 훈훈함을 느끼는 마을공동체로 발전시키고 싶다”라고 말했다.이형주기자 peneye09@donga.com}

29일 오전 8시 20분 전남 신안군 흑산면 영산도 선착장. 김모 할머니(81) 등 노인 6명이 영산호(6t)에 올랐다. 총정원이 6명인 영산호는 섬과 흑산도를 연결하는 유일한 마을 도선(渡船)이다. 김 할머니는 몸이 아파 흑산도에 있는 병원에 가는 길이었다. 황모 할머니(73)는 영산도에 가게가 없어 시장을 보러 간다. 노인들을 실은 영산호는 거센 파도를 헤치고 4km 정도를 10분 동안 운항해 흑산도에 도착했다. 노인들은 흑산도에서 2시간 정도 일을 보고 다시 영산호를 타고 섬에 돌아왔다. 영산도(2.25km²)는 23가구 주민 47명이 사는 낙도로 수지가 맞지 않아 여객선이 운항하지 않는다. 주민들 가운데 35명은 노인이어서 어선이 없다. 영산호는 섬 주민들에게 생명선과 같은 존재다. 영산호는 섬 앰뷸런스 역할을 한다. 올 2월 김 할머니가 심장이 아파 서둘러 병원에 가야했지만 바다에 풍랑주의보가 내려졌다. 김 할머니 이송을 위해 해경 3000t 경비함이 출동했지만 섬 3km 밖 해상에 정박했다. 섬 주변 수심이 낮아 더 이상 접근이 힘든 상황이었다. 영산호 선장 최성광 씨(51) 등 주민 8명은 김 할머니를 영산호에 태워 경비함으로 옮겼다. 3∼4m 높이의 파도에 주민 8명의 생명도 위태로운 아찔한 상황이었다. 최 씨 등은 김 할머니를 무사히 경비함에 태워주고 섬으로 돌아왔다. 영산호는 한 해 평균 1∼3차례 섬 앰뷸런스가 된다. 경비함이나 흑산도에 착륙하는 헬기보다 빠르게 노인 환자를 목포항까지 이송할 수 있기 때문이다. 2004년부터 운항을 시작한 영산호는 신안군에서 연간 1200만 원을 지원하고 주민들이 돈을 보태 운영된다. 하루 1, 2번꼴로 영산도와 흑산도를 오간다. 선장 최 씨는 12년째 바다에 풍랑주의보가 내리는 날을 제외하고 매일 영산호를 운항하지만 월급은 150만 원을 받는다. 그는 서울에서 공장을 운영하다 1998년 외환위기 때 고향 영산도로 돌아왔다. 최 씨는 “영산호 운항을 위해 지인들 애경사에도 가지 못하고 섬에 있어야 한다”며 “동네 어르신들이 도시에 사는 자식보다 낫다는 말을 할 정도로 고마워하신다”고 말했다. 그는 영산호가 낡은 데다 면세유를 연료로 쓰지 못해 운항 여건이 어렵다고 애로를 토로했다. 신안군 안좌도에서 반월도, 박지도를 연결하는 마을 도선 천사섬호(4.36t)도 매일 12차례 섬을 오간다. 천사섬호 선장 정승필 씨(46)는 하루 평균 30여 명의 주민을 실어 나르지만 월급은 140만 원을 받는다. 박지도가 고향인 정 씨는 “의무감으로 천사섬호를 운항하고 있다”고 말했다. 진도군 의신면 초사리에서 모도를 연결하는 마을 도선 모세호(4.91t)도 모도 주민 80명에게는 손발 같은 존재다. 이광수 모도 이장(51)은 “진도군에서 모세호 기름값 등을 많이 지원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고흥군 봉래면 축정항과 사양도를 이어주는 오작교 역할을 하는 마을 도선 사양호(22t)는 김송길 씨(72)가 선장이고 그의 부인(71)이 유일한 선원이다. 사양호는 전국에서 차량을 실을 수 있는 차도선 가운데 가장 작다. 전남은 전국 섬 3355개 가운데 2165개(65%)가 있을 정도로 섬 천국이다. 전남지역 섬 가운데 사람이 사는 유인도는 279개에 이른다. 주민 수가 많은 큰 섬은 여객선 91척이 운항한다. 하지만 낙도 주민들이 운영하는 마을 도선 51척은 바깥세상과 연결하는 육지 마을버스 역할을 하고 있다. 김수희 신안군 도서개발과장은 “2013년부터 마을(낙도) 도선 21척을 대상으로 지원을 하고 있다”며 “마을 도선 선장들은 봉사정신으로 일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광주 북구의 한 주택 2층 안방은 반년 가까이 밤낮으로 형광등이 켜져 있었다. 이 집에 살던 50대 남성은 안방 불을 켜놓은 채 숨을 거뒀지만 아무도 이 사실을 몰랐다. 특이한 것은 반 백골이 된 시신 근처에는 복권 700여 장이 놓여 있었다. 광주 북부경찰서는 27일 오후 9시 15분 광주 북구의 한 단독주택 2층 안방에서 A 씨(54)의 시신을 발견했다고 28일 밝혔다. 경찰은 A 씨의 형(60)이 “동생이 4월 이후 전화 통화가 되지 않는다”는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했다. 경찰은 A 씨의 집 거실에서 2014년부터 2년 동안 발행된 로또 복권 700여 장이 든 봉투 11개를 발견했다. 봉투에는 복권이 50∼100장씩 들어 있었다. 로또복권 봉투 옆에는 당첨번호를 분석한 것으로 보이는 A 씨의 자필 메모지가 쌓여 있었다. 젊은 시절 직장생활을 한 A 씨는 몇 년 전부터 당뇨 등을 앓아 공공근로 일을 했다. 미혼인 A 씨는 4년 동안 가족들을 만나지 않고 홀로 생활했다. 경찰은 A 씨가 어려운 경제 여건에서 당첨을 꿈꾸며 매주 2∼10장씩 복권을 산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시신 상태로 미뤄 A 씨가 늦여름인 8월 말부터 9월 사이에 숨을 거둔 것으로 추정하면서 병사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부검을 통해 정확한 사인을 규명할 방침이다. 광주=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광주 시내버스 노선이 도심 팽창에 따른 구도심과 신규 택지지구를 연결하고 소외 지역 교통 불편을 해소하는 방향으로 개편된다. 광주 시내버스 전체 노선 가운데 절반이 준공영제 시행 10년 만에 처음으로 바뀌게 된다. 광주시는 내년 2월 시내버스 4개 노선을 신설하고 45개 노선을 변경해 통합하거나 분리하는 노선 개편을 시행할 계획이라고 28일 밝혔다. 4개 노선 신설에 따라 전체 시내버스 노선은 102개가 된다. 시내버스를 이용하는 시민은 하루에 40만 명에 달한다. 신설되는 4개 노선 가운데 3개는 남구 효천지구, 북구 양산지구, 광산구 수완·선운지구를 교통 집중지인 광천터미널로 연결한다. 이들 4개 신규 택지지구에는 시민 20만 명이 거주하고 있지만 그동안 시내버스 운행이 부족했다. 9월부터 시범 운행된 급행버스 수완03번(수완지구∼효천지구)은 하루에 승객 1만 명이 이용할 정도로 인기를 얻고 있다. 급행버스는 정류장 2, 3곳을 묶어 30∼40분 만에 주파한다. 양산60번은 양산지구에서 광천터미널로, 선운14번은 선운지구에서 광천터미널을 각각 연결하는 급행버스다. 나머지 신설되는 충효188번 노선은 북구 청옥동과 석곡동을 연결한다. 청옥동 주민들은 시내버스를 타고 동사무소에 각종 민원서류를 신청하러 갈 때 2시간이 소요될 정도로 삥 돌아가야 했다. 하지만 충효188번 노선이 신설돼 10∼20분이면 동사무소에 갈수 있게 됐다. 시내버스 노선 중복이 심했던 6개 노선은 3개로 통합된다. 수완11번은 선운101번으로, 지원150번은 지원152번으로, 일곡180번은 용전184번으로 통합된다. 반면 노선이 길어 배차 간격이 들쑥날쑥했던 상무 22번은 첨단 22번과 첨단 23번으로 분리된다. 첨단22번은 대창운수∼보훈병원∼동천마을∼시청∼서광주역을, 첨단23번은 장등동∼문흥지구∼오치∼첨단지구∼대창운수를 각각 운행한다. 문흥48번은 문흥53번과 용산56번으로 나눠진다. 문흥53번은 광천터미널∼오치∼문흥지구∼장등동을, 용산56번은 광주역∼광천터미널∼백운동∼용산지구∼원남동을 각각 운행한다. 광주시는 운영 적자가 심했던 전남지역 운행 노선의 경우 자치단체와 조율해 주민 불편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일부 통합하거나 운행 거리를 단축했다. 대촌170번(나주시), 충효187번(담양군), 첨단192·송정197번(장성군), 지원151번(화순군) 등 노선 5개는 일부 노선이 변경되거나 운행 구간이 단축된다. 순환01번은 시청행인 순환 01번과 운천저수지행인 순환01-1번으로 분리되는 등 일부 번호가 나눠진다. 광주시는 전체 시내버스 98개 노선의 절반인 49개 노선이 변경됐지만 기존 노선과 다른 지역으로 바뀌는 것이 아니라 일부 노선만 변경되는 것이어서 시민 혼선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이 같은 노선 개편에 따라 각 노선의 평균 길이는 23.3km에서 22.8km로 2.1%가 줄어든다. 평균 주행 시간도 71.4분에서 61분으로 14.1%로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평균 차량 배차 간격도 42분에서 32분으로 23.8% 줄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운행 차량 대수는 998대로 동일하다. 송상진 광주시 대중교통과장은 “2006년 버스 준공영제 시행으로 도입된 교통카드 이용 시스템에 축적된 자료와 3년간 시민들의 불편 민원을 토대로 노선 개편 방안을 마련했다”라며 “노선 개편을 통해 차량 47대 증차와 77억 원의 재정 절감 효과가 기대된다”라고 말했다.이형주기자 peneye09@donga.com}

26일 밤 전남 여수 앞바다에 선박 두 척이 나타났다. 선박들은 길이 500m가량의 그물을 끌고 다니며 고기를 잡았다. 이른바 불법 ‘미니 권현망’ 조업이다. 촘촘한 그물로 작은 치어까지 싹쓸이하기 때문에 허용되지 않는 방식이다. 최근 육지와 가까운 바다에서 일부 국내 어선들의 불법 조업이 극성을 부리고 있다. 27일 전남 여수시 국동항에서 만난 김광수 한국낭장망협회장(60)은 “싹쓸이 불법 조업이 10년만 지속되면 한국 바다에서 물고기 씨가 말라 버릴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당장 연근해에서 작업하는 영세 어민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 이른바 낭장망 어민들이다. 낭장망은 해안선에서 2∼3km 떨어진 해상에 고정형 그물을 설치해 작은 물고기를 잡는 것이다. 낭장망 어민들은 올 들어 급증한 기업형 불법 조업 탓에 어획량이 급감하고 있다고 호소한다. 어촌에서는 견디다 못해 생업을 포기하고 떠나는 어민도 속출하고 있다. 김 회장은 “전남 여수와 고흥에서만 영세 어민들이 연간 5∼10명씩 어촌을 떠나 도시 근로자가 되고 있다”며 “불법 조업이 전국 어촌마을을 황폐화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어민들은 “큰 물고기의 먹이인 멸치와 새우까지 모기장 같은 그물로 싹쓸이하면 우리 바다에서 물고기가 사라질 것”이라며 “우리도 중국 어선처럼 남의 바다에서 ‘도둑 조업’을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걱정하고 있다. 과거 국내 어선의 불법 조업은 대부분 금지구역 위반이었다. 최근에는 그물 등 장비를 개조하거나 선박 크기 및 구역별로 정해놓은 조업 방식을 임의로 바꾸는 수법이 많다. 넓은 갯벌이 있는 경기 지역 앞바다에서는 갈퀴 대신 고압분사기를 이용한 불법 행위가 성행하고 있다. 고압분사기를 쏴 갯벌을 초토화한 뒤 개불이나 조개를 잡는 일명 ‘펌프망’이다. 남해에서는 기계로 바다 수면을 때려 고기를 모는 일명 ‘뻥치기 조업’이 극성이다. 원래는 돌이나 나무만 사용해야 한다. 경북 동해안에서는 일명 ‘이중 불법조업 작전’이 등장했다. 어선 한 척이 불빛을 밝혀 오징어를 모으면 대형 어선이 싹쓸이하는 것이다. 또 부산 근해에서는 조류에 그물을 표류시키는 방식 대신 끌고 다니는 일명 ‘끌망 조업’이 기승을 부린다. 대부분 사용이 금지된 조업 방식이다. 어민들은 이런 형태의 불법 조업을 하는 기업형 선박이 서해와 남해에만 300여 척에 달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어민들은 5, 6년 전부터 불법 조업이 늘어나다가 2014년 해경 해체 후 급증했다는 의견이다. 해경의 자체 수사 능력이 약화되고 중국 어선에 단속이 집중된 탓으로 보인다. 2011년부터 2013년까지 해경은 연간 불법 조업 7000∼8000건을 단속했다. 그러나 2014년 1292건, 2015년 3127건, 올해는 11월까지 3802건에 머물고 있다. 단속돼도 대부분 벌금형에 그쳐 불법 조업이 근절되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어민들 사이에서는 “법을 지키면 물고기 한 주먹, 법을 어기면 물고기 한 가마니를 잡는다”는 농담까지 돌고 있다. 올해 고등어와 멸치 참조기 꽃게 오징어 등 공식 집계된 연근해 어업 생산량이 처음으로 100만 t 아래로 떨어질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신갑년 한국수산자원보존회장(79)은 “불법 조업으로 수천만 원의 수입을 올리는데 적발됐을 때 벌금은 100만∼300만 원에 불과하다”며 “느슨한 단속과 처벌이 우리 바다를 황폐화시키고 있다”고 말했다.여수=이형주 peneye09@donga.com / 정성택 기자}
고흥 등 전남도내 4개 자치단체 해상에서 양식되는 일부 김이 영양 결핍 상태에 빠져 누런색으로 변하는 황백화 현상이 장기화돼 어민들의 걱정이 커지고 있다. 고흥처럼 황백화 현상이 2개월 동안 지속된 것은 국내 첫 사례다. 전남도는 10월 말부터 고흥 장흥 해남 완도 지역 일부 김 양식장에서 황백화 현상이 발생했다고 26일 밝혔다. 고흥은 215어가의 김 양식장 6700ha에서 황백화 현상이 현재까지 지속되고 있다. 황백화 현상은 육지에서 유입되는 강물의 질소 등 영양염류가 부족해 김, 미역, 다시마 등 해초류가 제대로 성장하지 못하는 것이다. 황백화 현상이 발생한 김은 기아 상태에 빠져 검은색이 아닌 누런색으로 자라나고 푸석푸석해 상품성이 없다. 그동안 발생했던 김 황백화 현상이 평균 2, 3주일 유지된 것을 감안하면 고흥의 피해 기간은 이례적이다. 고흥 지역 어민들은 평소 10월 말부터 물김 채취를 시작해 1, 2개월 동안 100억여 원어치의 물김을 생산했다. 하지만 올해는 같은 기간 동안 물김을 1억 원어치도 생산하지 못했다. 고운천 고흥김생산어민연합회장(51)은 도암면 해상에서 김 30ha를 양식하고 있다. 그는 황백화 피해에 양식장 근로자 2명의 인건비도 지급하지 못할 정도로 힘든 처지다. 고 회장은 “김 양식을 18년 동안 했는데 황백화 현상이 이렇게 장기화된 것은 처음”이라며 “어민들은 자연재해에 망연자실하며 하늘만 바라보고 있다”고 말했다. 고흥 양식장 김은 최근 누런색에서 검은색으로 변하고 있다. 어민들은 황백화 현상이 약화돼 상황이 호전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어민들은 영양염류 부족 현상이 해소돼 양식장 김이 성장발육 부진 상태에서 벗어나기를 기대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김 양식을 재개하더라도 영양염류 부족 현상이 해소되지 않는다면 상품성이 없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정완 고흥군 어업생산담당은 “조만간 물김 수확을 해봐야 상품성 여부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며 “한 해 700억 원어치의 물김을 생산하던 어민들의 생계가 막막한 상황”이라고 했다. 또 “김 양식시설 철거비용 지원 등이 현실화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장흥과 해남, 완도 지역 일부 김 양식 어가들도 황백화 피해를 입었지만 이달 중순부터 회복 추세를 보이고 있다. 장흥군 관계자는 “황백화로 김 생산이 평년보다 50일 정도 늦었지만 다음 달에는 생산량이 크게 늘어날 것 같다”고 했다. 해남은 전체 김 양식장 9300ha 가운데 1000ha 정도에서 황백화 현상이 나타났다가 이달 들어 회복되고 있다. 해남군은 올해 물김 전체 생산량이 지난해에 비해 70% 정도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 완도는 전체 김 양식장 9700ha 가운데 고금도 지역 550ha에서 황백화가 일어났다가 회복 단계에 접어들었다. 해양수산부는 28일 고흥군 등 피해 지역 공무원을 대상으로 영양염류 등 모니터링 체계 구축과 황백화 피해 저감 연구 등을 위한 회의를 진행할 예정이다. 박은정 국립수산과학원 해조류연구센터 연구사(42)는 “김 황백화 현상이 일어난 것은 바다 먹이사슬이 건강하지 못한 상태를 의미한다”며 “황백화의 정확한 원인을 분석하기 위해 김 채묘 시기 바닷물을 채취해 냉동실에 보관하는 등 노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해양 전문가들은 강에서 유입되는 무기물질 감소에 의한 황백화 현상은 댐, 간척지 등 해안 인공구조물이 늘어난 것이 영향을 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 해양전문가는 “일본도 10년 전 황백화에 골머리를 앓았지만 강물 유입 확대 등으로 해결책을 찾았다”고 조언했다.이형주기자 peneye09@donga.com}
충남 당진시 석문면 왜목마을 주변 상인들은 요즘 울상이다. 왜목마을은 서해안에서 일몰과 일출을 동시에 감상할 수 있는 곳이다. 수도권에서 2시간 이내에 접근할 수 있어 연말마다 수많은 관광객이 찾아 북새통을 이뤘으나 올해에는 이런 모습을 찾아볼 수 없게 됐다. 당진시에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을 막기 위해 공식행사를 하지 않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병신년(丙申年)이 가고 정유년(丁酉年)이 오는 연말연시를 맞아 사람들로 북적이는 해넘이 해맞이 명소가 AI의 직격탄을 맞게 됐다. 사상 최악의 AI 영향으로 전국적으로 예정된 해넘이 해맞이 행사가 잇따라 취소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수를 기대했던 주변 숙박업소와 식당 등도 우울한 연말연시를 보내고 있다. 당진시 왜목마을 인근에서 펜션을 운영하는 이모 씨는 “예년 이맘때면 객실 26개가 모두 예약됐으나 올해에는 절반에도 못 미치고 있다. 가격을 2만 원씩 할인해 내놓았다”고 말했다. 충남 서천군도 23일 문화관광과와 농림과, 안전총괄과, 서면 등 관련 부서 긴급회의를 열어 마량포구에서 열릴 예정인 해넘이 행사를 취소키로 했다. 충남의 경우 25일 현재 해넘이 해맞이 행사를 하겠다고 발표한 곳은 태안군이 유일하다. 하지만 그나마 예년에 비해 크게 축소될 것으로 전망된다. 전남 장흥군도 고병원성 AI의 위기경보가 최고 수준인 ‘심각’ 단계로 상향 조정됨에 따라 매년 1월 1일 관산읍 정남진전망대에서 열던 해맞이 행사를 취소했다. 아직까지 AI가 발생하지 않은 전남 영광군도 축산농가의 우려 등을 고려해 행사를 열지 않기로 했다. 해남 땅끝마을 행사도 열리지 않는다. 땅끝마을에서는 매년 12월 31일∼1월 1일 해넘이 해맞이 행사가 개최됐다. 동해안 해맞이 명소인 울산 간절곶 행사와 해넘이 명소인 인천 정서진 행사도 열리지 않는다. 이 밖에 전북 군산 새만금 방조제 수변로에서 열리는 2017 군산 새만금 해맞이 행사도 취소되는 등 전국의 유사 행사가 대부분 취소되고 있다. AI뿐만 아니라 독감까지 확산되자 겨울철 인기 있던 다른 행사들도 취소되거나 축소되고 있다. 중부권 최대 빙어 낚시터로 인기를 끌고 있는 충북 옥천군 동이면 안터마을은 올해 겨울 빙어축제를 열 수 없게 됐다. 1km 남짓 떨어진 양계장에서 AI가 발생하면서 행사가 불가능하게 됐다. 행사 취소로 인파는 대폭 줄 것으로 보이지만 자발적으로 해넘이 해맞이를 찾는 사람들은 상당할 것으로 전망된다. 올해 1박 2일 일정으로 당진 왜목마을 해넘이 해맞이 행사에 참가하려 했다는 명순경 씨(54·대전 서구)는 행사 취소 소식에 아쉽다는 반응이다. 명 씨는 “한번도 해돋이 행사에 가본 적이 없는데 내년에 대학에 입학하는 아들에게 새로운 각오를 다지는 기회를 주기 위해 왜목마을 해맞이 행사에 참가하려 했다”며 “다른 곳을 찾아보고 아니면 그래도 왜목마을을 찾을 생각”이라고 말했다.대전=이기진 doyoce@donga.com / 장흥=이형주 기자}

○ 김재정 원사, 최전방 든든한 방패… 10년간 홀몸노인도 보살펴 영예로운 제복상 수상 소식을 접한 육군 25사단 김재정 원사(44·사진)는 “이런 큰 상을 받아도 되는지 모르겠다. 나는 큰 희생을 한 적이 없다”며 겸손하게 말했다. 하지만 김 원사는 10년 가까이 감시초소(GP)와 일반전방초소(GOP)에서 근무하며 최전방을 굳건히 지킨 정예 군인이다. 또 군과 우리 사회가 미처 살피지 못한 구석구석을 누구보다 세심히 챙긴 군인이었다. 김 원사는 GOP 근무 중이던 2012년 정확한 정보 분석과 신속한 현장 지휘로 북한군 귀순자 유도작전을 성공으로 이끌었다. 이 사실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당시 ‘노크 귀순’ 등으로 커졌던 불안감이 상당 부분 해소됐다. 김 원사는 또 10년간 경기 파주시 홀몸노인들을 찾아 망가진 수도와 전기시설을 고쳐줬다. 2007년 수송소대장 근무 때는 졸음운전을 막고자 사비로 구입한 아이스박스에 얼음과 물수건 등을 넣어 운전병들에게 지급했다. 이후 전 부대가 아이스박스 지급을 시작했다. 그는 현재 두원공과대에서 아동복지학을 공부 중이다. 김 원사는 “아버지가 소아마비로 고생하다 돌아가셔서 어려운 이웃에게 좀 더 관심을 가진 것”이라며 “그동안의 군 생활을 조금이나마 인정받은 것이라 생각하고 더욱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 정창호 경위, 살인범 19개월 집념의 추적… 과로로 쓰러져 “배운 게 형사 일밖에 없습니다. 조직에 있는 동안 끝까지 형사로 남겠습니다.” 영예로운 제복상 수상자로 선정된 경기 광주경찰서 형사과 정창호 경위(49·사진). 그는 1991년 순경 입문 후 대부분 형사로 일하며 살인 폭력 강도 등 수많은 사건을 처리했다. 정 경위가 지금도 또렷이 기억하는 건 2011년 경기 성남시 종합시장파 폭력배 5명이 연루된 생명보험 사기사건. 고아를 유인해 보험을 가입시키고 가스 중독사로 위장 살해한 뒤 보험금 17억 원을 받아 가로챈 사건이다. 일선 경찰서에서 내사 종결했지만 당시 경기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 동료들과 함께 갖은 노력 끝에 1년 7개월 만에 사건을 해결했다. 그러나 정 경위는 체포영장 신청 후 뇌출혈로 쓰러졌다. 과로였다. 수술 후 입원치료 1개월, 재활치료 5개월을 받아야 했다. 병실에서도 보강수사를 하던 그는 의사로부터 “몸부터 살려라”라는 핀잔을 듣기도 했다. 후유증 탓에 정 경위는 지금도 왼쪽 팔다리를 쓰는 데 불편을 겪고 있다. 정 경위는 2008년 이후 살인사건 4건을 비롯해 폭력 사기 절도 등 164건에 걸쳐 1021명을 수사해 75명을 구속시켰다. 내근 업무로 옮기라는 동료들의 조언에 정 경위는 “형사 안 할 거면 경찰 그만둔다”며 오늘도 현장을 지키고 있다. ○ 남문현 경사, 급류 떠내려가던 소녀 위험 무릅쓰고 구해 올 7월 9일 오후 5시경 충북 괴산군 괴산읍 달천강 캠핑장. 주말을 맞아 통영해경 1005함(1500t급)에서 근무하는 남문현 경사(41)는 옛 대학 동아리 친구들과 캠핑장을 찾았다. 일행이 모여 식사하려는 순간 “사람 살려” 하는 다급한 목소리가 들렸다. 강변에서 놀던 일가족 4명이 급류에 휩쓸린 것. 남 경사는 친구 이진철 씨(42·자영업) 등과 함께 강 쪽으로 달려갔다. 이 씨와 친구들이 가족 3명을 구하는 사이 남 경사는 강 가운데로 떠내려가던 박모 양(9)을 향해 헤엄쳤다. 박 양은 이미 의식을 잃은 상태였다. 남 경사는 고무튜브를 몸에 끼고 자신의 몸 위에 박 양을 눕힌 뒤 서서히 강가로 이동했다. 이어 침착하게 심폐소생술을 시행했다. 잠시 후 박 양은 울음을 터뜨리며 깨어났고 병원으로 옮겨져 건강을 되찾았다. 남 경사는 해군 수병으로 제대한 뒤 2005년 4월 해경에 입문했다. 해상 근무 때는 단정 검색팀장으로도 활약 중이다. 올 8월 경남 통영시 욕지도 남쪽 40해리 바다 위에서 침몰 중인 러시아 선박의 선원 15명을 구조했다. 특히 11월 서해기동전단에서 활동 중 특정 해역을 침범한 중국 어선을 향해 처음으로 공용화기를 사용했다. 남 경사는 25일 “국민의 소중한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데 이 한 몸을 바치겠다”고 말했다. ○ 황선우 소방장, 밀폐공간 공기호흡기 등 특허 21건 ‘발명왕’ 전남 보성소방서 황선우 지방소방장(48·사진)은 각종 화재·구급 현장에 1만900여 곳이나 출동한 17년 차 베테랑 소방관이다. 아울러 소방장비 직무발명 특허를 21건이나 보유한 발명왕이다. 황 소방장이 사비를 털어 소방장비 개발을 시작한 것은 후배 소방관의 죽음 때문이다. 2010년 그와 함께 경기 용인소방서에서 일하던 후배가 순직했다. 당시 후배는 11m 깊이의 맨홀에서 현장 근로자들을 탈출시킨 뒤 가장 늦게 빠져나오다 가스에 질식해 숨졌다. 순직한 후배는 비좁은 맨홀 탓에 산소호흡기를 착용하지 못했다. 황 소방장은 좁은 공간에서도 안전하게 호흡할 수 있는 밀폐공간 작업용 공기호흡기를 개발했다. 황 소방장이 개발한 장비 중 안전급수기구는 조류인플루엔자(AI) 방역현장에서도 활용 중이다. AI 소독약을 살포하려면 급수차가 먼저 대형탱크에 물을 담아야 한다. 이때 소방관 한 명이 탱크와 연결되는 지점에서 소방호스를 손으로 고정시켜야 해 추락 등 사고 위험이 컸다. 그러나 안전급수기구는 사람의 손길 없이도 호스를 고정시켜 준다. 쌍둥이 형과 동생(45) 등 삼형제가 모두 소방관이라고 밝힌 그는 “한국이 재난 재해에 안전한 나라가 되는 데 작은 보탬이 되고 싶다”고 했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광주=남경현 기자 bibulus@donga.com통영=강정훈 기자 manman@donga.com보성=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