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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레이코트의 제왕’인 라파엘 나달(26·스페인)은 잔디 코트에서 열리는 윔블던에서도 강자로 군림했다. 2006년 이후 부상으로 불참한 2009년을 빼고는 해마다 결승에 올라 2차례 우승했다. 세계 랭킹 2위 나달은 2주 전 프랑스오픈에서도 우승하며 절정의 기량을 과시했다. 하지만 그는 29일 영국 런던에서 열린 윔블던 남자 단식 2회전에서 7년 만에 2회전 탈락의 수모를 안았다. 그것도 세계 100위의 무명 루카시 로솔(체코)에게 2-3(7-6, 4-6, 4-6, 6-2, 4-6)으로 역전패했기에 대회 사상 최대 이변으로 불렸다. 나달이 메이저 무대에서 세계 100위 이하 선수에게 패한 것은 처음이다. 외신은 ‘체코의 B급 축구 팀이 스페인의 명문 레알 마드리드를 꺾은 것과 같다’고 보도했다. 통산 전적이 19승 32패에 불과하며 5년 동안 윔블던 예선 1회전에서 계속 패했던 로솔은 196cm의 큰 키에서 뿜어져 나오는 최고 시속 220km에 육박하는 강력한 서브로 22개의 에이스를 낚은 데 힘입어 메이저 대회 11회 우승에 빛나는 나달을 꺾었다. 왼쪽 종아리에 잔뜩 문신을 한 로솔은 “기적이 일어났다”며 기뻐했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그에게 벤치는 어느덧 지정석이 된 것 같다. 한국 여자농구 최장신(202cm) 선수 하은주(신한은행) 얘기다. 2012 런던 올림픽 최종 예선에 출전한 하은주는 모잠비크, 크로아티아와의 경기를 못 뛰었다. 경기뿐 아니라 워밍업 때도 벤치에만 앉아있었다. 이호근 대표팀 감독은 “하은주 본인이 계속 무릎 통증을 호소하고 있다”고 한숨지었다. 하은주의 공백 속에 한국은 리바운드 열세를 드러내며 1승 1패를 기록해 C조 2위로 30일 오전 3시 15분 강호 프랑스와 8강전을 치른다. 당초 승산이 충분했던 크로아티아전에서는 센터 신정자마저 2쿼터 중반 반칙 3개로 골밑에 구멍이 뚫려 코칭스태프를 안타깝게 했다. 하은주는 “마음은 함께 뛰고 있다”며 답답해했다. 대한농구협회는 농구 대표선수 출신인 하은주의 아버지 하동기 씨에게 딸의 투혼을 이끌어 달라고 요청까지 했다. 하은주는 무리한 출전이 더 큰 화를 부를 수 있다며 조심스러운 의견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은 프랑스를 이기면 런던행 티켓을 확보하지만 패하면 5∼8위전에서 5위를 해야만 올림픽 출전권을 따낸다. 프랑스의 팀 내 득점 1∼3위 선수는 평균 신장이 190cm에 이른다. 하은주의 부재가 더 크게 느껴진다. 이호근 감독은 “4쿼터에라도 하은주를 내보내는 구상을 하고 있는데 쉽지 않다”고 한숨을 쉬었다. 국내 리그 종료 후 하은주의 회복이 더딘 것을 감안할 때 다른 선수를 선발했어야 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대표팀은 팀 해체를 겪은 신세계 출신 김지윤과 김정은이 잘해야 한다는 지나친 부담감 탓에 오히려 난조를 보인 것도 악재로 꼽힌다. 빠른 공수 전환으로 프랑스의 장신 벽을 허물어야 승산이 있다.앙카라=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여자 프로농구 신한은행 주전 가드 최윤아(27·사진)는 가슴에 단 태극마크가 누구보다 잘 어울린다는 얘기를 자주 듣는다. 국제대회에서 그의 활약이 더욱 두드러지기 때문이다. 26일 터키 앙카라에서 열린 2012 런던 올림픽 여자 농구 최종예선 모잠비크와의 경기에서도 그랬다. 이날 한국은 저돌적인 모잠비크의 플레이에 고전했지만 최윤아가 빠른 경기 조율과 끈질긴 수비를 펼치면서 소중한 승리를 낚을 수 있었다. 최윤아는 6득점, 6어시스트, 4리바운드에 가로채기를 4개나 했다. 최윤아는 “국내 리그가 끝나고 얼마 안 있다 대표팀이 소집돼 훈련량이 부족했다. 정신력으로 버티고 있다”고 말했다. 최윤아는 ‘발차기 소녀’로 유명하다. 2004년 처음 대표팀에 뽑혀 출전한 존스컵에서 편파 판정과 상대 선수의 거친 플레이에 시달리다 태권도 하듯 발을 차 응수했다. 그만큼 승부욕이 대단하다. 지난해 아시아선수권에서는 한국의 준우승을 이끌어 대회 ‘베스트 5’에 선정되는 영광을 누렸다. 최윤아는 27일 크로아티아와의 2차전에서도 12득점, 5어시스트를 기록했지만 한국은 상대 높이에 밀려 75-83으로 졌다. 조 2위로 8강에 오른 한국은 29일 강호 프랑스와 맞붙을 공산이 크다. 여기서 이기면 올림픽 출전권을 확보하지만 패하면 5∼8위전으로 밀려나 5위를 해야 올림픽에 나간다. 최윤아는 “프랑스와는 객관적인 전력에서 20점 가까이 차이가 난다. 하지만 경기는 해봐야 안다”고 각오를 밝혔다. 한국여자농구연맹의 프로필을 보면 ‘최윤아는 국제무대에서 괄목할 만한 실력을 보여 준다’고 돼 있다. 이런 평가가 맞아떨어져야 한국의 런던 입성 가능성이 더욱 높아진다.앙카라=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2012 런던 올림픽 테니스는 ‘별들의 전쟁’으로 불릴 만하다. 국제테니스연맹(ITF)이 27일 발표한 올림픽 출전 선수 명단에 따르면 남녀 세계 랭킹 상위 20명 가운데 남자 12위 마디 피시(미국)와 여자 9위 마리옹 바르톨리(프랑스)를 제외한 38명이 출전한다. 남자부에는 세계 1위 노바크 조코비치(세르비아)와 세계 2위이자 2008년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인 라파엘 나달(스페인), 세계 3위 로저 페데러(스위스) 등 ‘빅3’가 총출동한다. 이들 3명의 통산 상금 합계만도 1억6000만 달러(약 1852억 원)가 넘는다. 여자부에서도 세계 1위 마리야 샤라포바(러시아), 2위 빅토리아 아자렌카(벨라루스) 등 코트의 최강자들이 금메달을 다투게 됐다. ITF는 “역대 올림픽 중 이번처럼 세계 정상급 선수들이 대거 출전한 경우는 없었다”고 설명했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체육관 곳곳에 내걸린 붉은색 터키 국기에는 흰색 초승달과 별이 새겨져 있다. 초승달은 구원을 상징한다고 한다. 기원전 4세기 마케도니아 군대가 터키 이스탄불의 성벽 밑을 뚫고 침범했을 때 달빛으로 그 구멍을 발견해 외세를 물리쳤다는 전설이 있다. 26일 터키 앙카라에서 열린 한국과 모잠비크의 2012년 런던 올림픽 최종 예선 C조 경기. 이날 한국의 초승달은 간판 센터 신정자(KDB생명)였다. 세계 랭킹 9위 한국은 37위 모잠비크의 거센 반격에 고전했다. 하은주의 결장과 강영숙의 컨디션 난조로 골밑에 구멍이 뚫린 탓이었다. 이 위기에서 신정자는 공격뿐 아니라 노련한 경기 운영으로 답답하던 흐름을 바꿔 나갔다. 지난 국내 리그에서 정규시즌 최우수선수에 뽑혔던 신정자는 38분을 뛰며 양 팀 최다인 25득점에 11리바운드, 3어시스트를 기록해 71-65의 역전승을 이끌었다. 100명 가까운 교민들의 열띤 응원을 받은 한국은 같은 C조의 크로아티아와 나란히 1승을 기록해 8강 진출을 확정지었다. 한국은 27일 오후 8시 30분 크로아티아와 런던 올림픽 진출의 분수령이 될 조 1위 자리를 놓고 맞붙는다. 변연하는 15점을 보탰고 김정은은 12점을 넣었다. 4쿼터에만 9점을 집중시킨 신정자는 68-63으로 쫓긴 경기 종료 15.3초 전 골밑슛에 이어 상대 파울로 자유투까지 얻어 승리에 쐐기를 박았다. 신정자는 “첫 경기라 부담이 심했지만 수비부터 집중했던 게 잘됐다. 동료들과 힘을 합쳐 꼭 올림픽에 나가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2쿼터 한때 8점 차까지 뒤졌던 경기를 뒤집느라 목이 잔뜩 쉬어 인터뷰도 제대로 할 수 없었던 이호근 대표팀 감독은 “후반에 맨투맨 수비를 지역방어로 바꾼 게 주효했다. 내일이 결승이라는 각오로 대비하겠다”고 말했다.앙카라=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터키 수도 앙카라에는 한국의 6·25전쟁 참전 기념비가 있다. 터키는 한국을 돕기 위해 당시 1만5000명을 파병했으며 그중 전사자만 해도 750명에 이른다. 피로 맺어진 한국과의 인연이 서려 있는 앙카라에서 한국 여자 농구가 올림픽 출전을 향한 최후의 일전을 치른다. 62년 전 한반도에서 전쟁의 포성이 시작된 바로 그날인 25일 개막한 2012년 런던 올림픽 최종예선이 바로 그 무대다. 이호근 감독이 이끄는 한국 여자 대표팀은 C조에 속해 26일 모잠비크, 27일 크로아티아와 맞붙는다. 한국 코칭스태프와 선수들에게 코트는 총성 없는 전장이나 다름없다. 이 감독은 “한국 여자농구가 침체된 상황에서 꼭 올림픽에 나가야 소생의 불씨를 지필 수 있다”고 다짐했다. 최근 여자프로농구 신세계 해체, 한국농구연맹 김원길 총재 사퇴 등 악재가 꼬리를 물고 있는 가운데 5회 연속 올림픽 출전은 분위기 반전의 계기가 될 수 있다. 한국은 예선 2경기를 모두 이겨 조 1위로 8강에 올라가야 강호 프랑스를 피할 수 있다. 12개국이 5장의 티켓을 다투게 돼 8강전에서만 이기면 올림픽에 나간다. 14일 현지에 도착한 이 감독은 “비디오 분석 결과 모잠비크는 거친 플레이에 휘말리지 않아야 한다. 신장이 뛰어난 크로아티아는 골밑 공략이 중요하다”고 분석했다. 한국은 최장신 센터 하은주(202cm)가 컨디션 난조로 훈련을 못한 게 아쉽다. 크로아티아 루카 이반코비치의 키는 207cm에 이른다. 이 감독은 “조직력을 살리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약속된 전술로 공격과 수비에서 내외곽의 조화를 이뤄야 한다”고 말했다. 신세계에서 뛰다 무적 신세가 된 김지윤과 김정은은 강한 투혼으로 팀 분위기를 이끌고 있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서희경(25·하이트)에게 연장전 징크스라도 생긴 걸까. 25일 캐나다 온타리오 주 워털루의 그레이사일로GC(파71)에서 끝난 미국 여자프로골프(LPGA)투어 매뉴라이프 파이낸셜 클래식. 서희경은 합계 16언더파로 박인비, 최운정(볼빅), 브리타니 랭(미국)과 연장전에 들어갔다. 18번 홀(파5)에서 계속된 1,2차 연장전에서 최운정과 박인비가 차례로 탈락했다. 이제 트로피의 주인공은 서희경과 랭의 18번 홀 맞대결로 가려지게 됐다. 하지만 승리의 여신은 서희경이 아닌 랭의 손을 들어줬다. 둘 다 세컨드 샷을 벙커에 빠뜨린 뒤 서희경은 3m 오르막 버디 퍼트에 실패한 반면 랭은 내리막 1.8m 버디 퍼트를 넣었다. 마지막 연장전에서 두 번째 샷을 할 때 클럽 선택이 아쉬움을 남겼다. 앞선 4라운드와 두 차례 연장에서 모두 우드를 빼들었던 서희경은 드라이버 티샷이 잘 맞아 190야드는 남긴 상황에서 4번 아이언을 꺼내 공을 벙커에 빠뜨렸다. 자신 보다 먼저 샷을 한 랭의 타구가 벙커에 빠졌기에 평소대로 공략했더라면 하는 후회가 들 만했다. 서희경은 "같은 홀이었지만 계속 남은 거리가 달라져 클럽을 고르는 데 어려웠다. 퍼트도 계속 짧아 고전했다"고 말했다. LPGA투어 비회원으로 우승했던 2010년 3월 KIA클래식 우승 이후 2년 3개월 만에 정상 복귀를 노렸던 서희경은 지난해 LPGA투어 데뷔 후 3차례 연장에서 모두 패했다. 지난해 US여자오픈에서는 유소연에게 우승을 내줬고 올 호주오픈에서는 6명이 동타를 이뤄 연장전에 들어갔다 무너졌다. 서희경은 국내 투어에서도 한번 연장전을 치른 적이 있는데 2009년 차이나 레이디스오픈에서 3차 연장 끝에 유소연에게 무릎을 꿇었다. 서희경은 "과거의 안 좋았던 기억이 떠올라 긴장감에 휩싸였다"고 털어놓았다.아마추어 시절 유망주였던 랭은 2006년 LPGA투어 데뷔 후 160번째 도전 끝에 첫 승의 기쁨을 누렸다.김종석 기자kjs0123@donga.com}

그는 ‘거인 가족의 아버지’다. 국내 남녀 농구의 최장신 선수가 모두 그의 피를 물려받았다. 여자 프로농구 신한은행 하은주(29·202cm)와 프로농구 KCC에서 뛰다 다음 달 공익근무요원으로 입대하는 하승진(27·221cm) 남매의 아버지 하동기 씨(54·200cm·사진)다. 삼일상고 3학년 때인 1978년 농구 대표팀에 뽑힌 하 씨는 부상으로 1년도 안 돼 태극마크를 반납해야 했다. 자신의 못다 이룬 꿈은 이제 두 남매가 코트에서 이뤄가고 있다. 하은주와 하승진은 지난해 남녀 프로농구에서 동반 우승하며 나란히 최우수선수에 뽑혔다. 그런 하 씨가 굴곡이 심했던 인생 역정과 두 자녀의 성장기 등을 담아낸 자전적 에세이 ‘꿈을 향한 리바운드’를 최근 출간했다. 하 씨는 “농구에서 안 들어간 슈팅을 잡아내는 게 리바운드다. 실패를 딛고 성공을 향해 도전하자는 의미를 담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이 책에서 12남매 중 열째로 태어나 어려운 집안 형편 때문에 초등학교 졸업도 못한 뒤 농구와 인연을 맺었던 사연 등을 털어놓았다. 또 운동 포기 각서를 쓴 뒤 일본에 귀화했던 딸의 애절했던 과거사, 5.7kg의 우량아로 태어나 다음 달 결혼을 앞둔 하승진의 미국 도전과 국내 복귀 과정을 공개했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그의 직함은 한국프로골프협회(KPGA) 선수협의회 회장이다. 최근 KPGA는 회장 선임을 둘러싸고 심각한 내홍으로 갈등을 겪고 있다. 행정 공백과 스폰서들의 외면에 따른 대회 축소로 프로들이 설 땅이 좁아졌다. ‘회장님’의 어깨는 무거웠다. 그의 타이틀스폰서는 저축은행을 계열사로 둔 금융그룹이다. 비록 소속사까지 불똥이 튀지는 않았어도 저축은행 사태가 남의 일 같지는 않았다. 24일 충북 제천 힐데스하임CC(파72)에서 끝난 KPGA와 아시아투어를 겸한 볼빅 힐데스하임오픈. 불혹의 이인우(40·현대스위스)는 내우외환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았다. 공동 선두로 출발한 그는 최종 4라운드를 공동 선두로 출발해 보기 없이 버디만 4개를 낚아 합계 12언더파 276타로 우승했다. 이상희(20)와 타원 위랏찬트(태국)를 1타 차로 따돌렸다. KPGA 티칭프로였던 아버지의 영향으로 골프를 시작한 이인우는 꾸준함과 기다림의 대명사로 불린다. 1994년 프로에 데뷔한 그는 2005년 9월 비발디파크오픈에서 11년 만의 첫 승을 거둔 뒤 7년 세월을 기다린 끝에 통산 두 번째 우승을 이뤘다. 우승 상금 7000만 원은 지난해 한 시즌 동안 벌어들인 누적 상금(4880만 원)보다 많다. 2년 전부터 뒷주머니의 지갑도 못 꺼낼 정도로 어깨 통증이 심해져 은퇴까지 고민했던 그는 지난겨울 해외 훈련 대신 국내에서 재활에만 매달린 끝에 컨디션을 회복했다. 이인우는 “다시 우승할 수 있을까 걱정이 많았다. 침체에 빠진 남자골프에 대한 많은 관심과 대회 개최를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올 시즌 4개 대회 연속 예선 탈락의 수모를 안았던 장타자 김대현(하이트)은 청각장애를 지닌 친동생이 캐디를 맡은 이번 대회를 공동 15위(6언더파)로 마치며 재기의 신호탄을 쐈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그의 별명은 ‘킹’이다. 농구 황제 마이클 조던의 뒤를 이을 후계자로 주목받았다. 고교 졸업 후 2003년 화려한 스포트라이트 속에 미국프로농구(NBA)에 데뷔했다. 하지만 왕관과는 거리가 멀었다. 우승 문턱에서 번번이 주저앉았다. ‘무관의 제왕’으로 전락하는 듯했던 그가 9년 세월을 기다린 끝에 그토록 원했던 우승 반지를 끼게 됐다. 르브론 제임스(28·마이애미 히트)다. 제임스는 22일 안방 경기로 열린 오클라호마시티 선더와의 챔피언결정전(7전 4선승제) 5차전에서 26득점, 13어시스트, 11리바운드로 트리플 더블을 작성하며 121-106의 완승을 주도했다. 제임스의 원맨쇼를 앞세운 마이애미는 1패 후 4연승으로 제임스가 다른 팀에서 뛰던 2006년 이후 6년 만에 통산 두 번째 정상에 올랐다. 지난 시즌 댈러스 매버릭스와의 챔프전에서 거듭된 부진으로 생애 두 번째 준우승의 아픔을 겪었던 제임스는 이날 만장일치로 챔프전 최우수선수에 뽑히며 명예를 회복했다. 챔피언결정전에서 평균 28.6득점, 10.2리바운드, 7.4어시스트. NBA 데뷔 때부터 줄곧 고향팀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 유니폼을 입었던 제임스는 2010년 마이애미로 이적했다. 클리블랜드 팬들은 일제히 그를 향해 날 선 감정을 드러내며 제임스의 유니폼을 불태우기도 했다. 따가운 시선을 뒤로하고 우승을 염원하며 미국 남부로 떠났던 제임스의 꿈이 마침내 이뤄졌다. 우승 트로피를 번쩍 들어올린 제임스는 “고난의 시간이 지나갔다. 내 생애 가장 행복한 순간”이라며 감격스러워했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정구는 비인기 종목의 설움 속에서도 국제무대에서 효자 노릇을 톡톡히 했다. 2002년 부산 아시아경기에서는 금메달 7개를 모두 휩쓸었다. 당시 감독과 선수로 호흡을 맞췄던 그들이 10년 만에 다시 한배를 탔다. 사제관계가 아니라 새 목표를 향한 동반자가 됐다. 문경시청 주인식 감독(49)과 NH농협은행 유영동 코치(41)가 그들이다. 10년 전 부산에서 주 감독은 사령탑을 맡았고 유 코치는 남자 대표 선수로 3관왕에 올랐다. 이들은 최근 대한정구협회가 발표한 남녀 대표팀 감독에 나란히 뽑혔다. 주 감독과 유 코치는 21일 청주에서 개막한 국무총리기 전국대회에 소속 팀과 함께 동반 출전하면서 한자리에 모였다. 마침 두 팀 모두 단체전 정상에 올라 동반 우승의 기쁨을 나눴다. 주 감독은 “유 코치는 현역 시절 최고였다. 후배들과 눈높이를 맞춘다면 교과서 같은 존재가 될 것 같다”고 칭찬했다. 유 코치는 “아직 지도자로 부족하기만 하다. 오랜 경험을 지닌 감독님에게 많은 걸 배워야 한다”고 말했다. 한국 정구는 가깝게는 11월 대만 아시아선수권과 멀리는 2014년 인천 아시아경기에 대비해야 한다. 이들의 어깨가 서서히 무거워지고 있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 인천 스카이72골프클럽은 27일 오후 3시부터 6시까지 오션코스(사진) 6개홀을 개방해 친환경 체험 ‘스카이72 에코소풍’ 행사를 개최한다. 가족, 친구들과 골프 코스를 걸으며 곤충 호텔 만들기, 꽃밭 사진 찍기, 잔디밭 달리기, 보물찾기 등 다양한 프로그램에 참가할 수 있다. 선착순 300명을 초대하며 참가 신청은 스카이72 홈페이지(www.sky72.com)에서 하면 된다. 032-741-8680● 일본 던롭스포츠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서 뛰고 있는 최나연과 용품 사용 계약을 했다. 최나연은 오른쪽 팔에 던롭스포츠의 글로벌 브랜드인 스릭슨 로고를 부착한다. 던롭코리아는 홈페이지(www.dunlopkorea.co.kr)를 통해 이번 계약을 기념하는 퀴즈 이벤트를 진행해 캐디백과 골프공 등을 선물한다. ● 혼마골프는 ‘베레스 기와미’ 풀세트(사진)를 다음 달 출시한다. 일본어로 ‘궁극’이라는 의미를 지닌 기와미 풀세트는 우드, 유틸리티, 아이언 등으로 구성됐으며 4스타 남성용과 여성용, 2스타 남성용이 있다. 4스타 드라이버는 고반발 페이스와 초경량 샤프트로 비거리 증대에 초점을 맞췄다. 02-2140-1800● PRGR는 최근 사용자가 늘어나고 있는 벨리퍼터 모델인 ‘SB-03CS HB 벨리’(사진)를 내놓았다. 클럽 길이는 40인치로 그립 끝을 배에 고정하고 스트로크를 해 안정성이 높고 직진성이 강하다. 33만 원. 02-554-7770}

국내에서 골프용품 업체의 프로대회 개최는 흔치 않다. 프로들마다 사용하는 브랜드가 다른 데다 홍보 효과를 노리기도 쉽지 않아서다. 21일 충북 제천의 힐데스하임CC에서 개막한 한국과 아시안 투어를 겸한 볼빅-힐데스하임오픈은 이례적이다. 국산 골프공의 대명사로 떠오른 볼빅에서 타이틀 스폰서를 맡았다. 그 배경에는 문경안 볼빅 회장(54·사진)의 의지가 작용했다. 문 회장은 “침체된 한국 남자 프로골프의 활성화에 작은 도움이라도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2009년 볼빅을 인수한 문 회장은 단기간에 국내 골프 마케팅의 ‘큰손’으로 떠올랐다. 연간 매출액 30억 원에 국내 골프공 시장점유율 3%에 머물던 볼빅은 3년 만에 300억 원 매출을 바라보고 있다. 점유율도 30%까지 뛰었다. 볼빅의 가파른 성장세에 다른 글로벌 메이저 업체들까지 그 비결을 벤치마킹하고 있다. 볼빅이 겨울에나 쓰던 한계를 지녔던 컬러볼 시장을 확대하면서 다른 업체들도 앞다퉈 화려한 색깔의 공을 출시하기에 이르렀다.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유명한 문 회장은 “1년에 50번 정도 전국의 거래처를 방문한다. 현장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제품 개발에도 반영한다. 직원들과 함께 청소를 해주고 셔터를 닫아준다”며 웃었다. 올해 문 회장의 시선은 해외를 향하고 있다. 중국과 동남아 시장 공략에 소매를 걷어붙였으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와의 협력도 강화하고 있다. LPGA 2부 투어의 공식 골프공 계약을 했으며 각종 이벤트도 후원하고 있다. 미국과 중국 무대에서 뛰는 주요 선수 지원을 통해 브랜드 인지도를 높였다. 올 상반기의 절반 가까이를 해외에서 보낸 문 회장은 “그 어느 때보다 바쁘다. 해외 시장 확대와 국내 용품 활성화가 목표다. 골프에서도 한류를 일으키겠다”고 다짐했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일본 명문 사학 와세다대 농구부가 한국을 찾았다. 1923년 창단해 89년의 역사를 지닌 와세다대 농구부는 고려대와의 친선경기를 위해 19일 3박 4일의 일정으로 입국했다. 고려대와 와세다대는 올해부터 해마다 한일 양국을 오가며 농구를 비롯해 야구, 축구, 아이스하키, 럭비 등 5개 운동부의 교류전을 갖기로 했다. 와세다대 농구부를 이끌고 있는 구라이시 오사무 감독(56)은 1980년대 일본 국가대표 포인트가드로 활약한 스타 출신이다. 7년 전 모교 사령탑을 맡은 그는 “현역 시절 이충희와 매치가 됐다. 일본보다 앞선 한국 농구를 한 수 배우며 도전정신을 키우는 계기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일본의 학원 스포츠 시스템은 한국과는 많은 차이가 있다. 구라이시 감독은 “우리 선수들은 중고교 시절부터 공부와 운동을 병행한다. 대학도 일반 학생들과 똑같이 시험을 쳐서 진학한다. 일본 상위 고교에서도 1% 이내에 드는 엘리트”라고 자랑했다. 그는 또 “일본에서도 일부 대학은 우수 선수 영입을 위해 장학금을 지급하는 경우가 있기는 하다. 그렇다고 운동부에 대한 특혜가 있는 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지난해 일본리그 10개 대학 중 6위(8승 10패)를 차지한 와세다대 농구부 선수들은 수업에 모두 출석하고 있으며 운동은 방과 후에 하루 3∼5시간 정도를 한다. 방학 기간에는 프로인 일본농구리그(JBL) 소속팀들과의 합숙 훈련으로 실력을 키운다. 농구부 출신 가운데는 일본 정재계 유력 인사도 많다. 두 마리 토끼를 쫓고 있는 와세다대는 최근 한일대학선발전에 대표 선수를 배출했으며 해마다 한두 명의 졸업생이 프로에 진출하고 있다. 이민형 고려대 감독은 “최근 국내도 운동부 학생들의 학습권 보장을 위해 정책을 시도하고 있다. 선수들이 다양한 진로를 찾는 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테니스 유망주 정현(16·삼일공고·사진)이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다. 세계 주니어 랭킹 52위인 정현은 18일 독일 오펜바흐에서 열린 국제테니스연맹(ITF) 주니어 1급 대회인 오펜바흐대회 남자 단식 결승에서 세계 주니어 10위인 톱시드의 마테오 니콜라스 마르티네스(아르헨티나)를 2-0(6-3, 6-4)으로 눌렀다. ITF 주니어 1급 대회에서 처음 정상에 선 정현은 최근 꾸준한 성적에 힘입어 6개월 전에 300위 수준이던 세계 랭킹을 20위 이내로 끌어올리게 됐다. 지난해 미국 오렌지볼 국제 주니어대회 16세부에서 한국인 최초로 우승했던 정현은 삼성증권의 후원을 받기로 해 더욱 안정된 환경 속에서 실력을 키우게 됐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18일 끝난 제112회 US오픈이 열린 미국 샌프란시스코 인근 올림픽클럽 레이크 코스(파70)는 ‘챔피언의 무덤’으로 불린다. 지난 4차례 이 대회를 열었을 때 메이저 우승 경력이 있는 거물들이 줄줄이 우승 문턱에서 주저앉는 참사에 휘말렸다. 1955년 벤 호건을 시작으로 1966년 아널드 파머, 1987년 톰 왓슨에 이어 1998년 페인 스튜어트가 희생양이 됐다. 이 코스에서 치러진 5번째 대회에서도 이런 ‘과거’는 되풀이됐다. US오픈 우승 경험이 있는 짐 퓨릭(미국)과 그레임 맥다월(북아일랜드)이 공동 선두로 최종 라운드에 들어갔지만 트로피의 주인공은 따로 있었다. 화창했던 지난 사흘간 날씨와 달리 안개가 몰려든 코스에서 최후의 승자는 메이저 챔피언에 오른 적이 없었던 웨브 심프슨(27·미국)이었다. 심프슨은 선두에게 4타 뒤진 채 4라운드에 들어가 2타를 줄여 합계 1오버파로 역전 우승했다. 뒤로 세 조가 더 있어 경기를 마친 후 라커룸에서 초조하게 다른 선수들의 플레이를 지켜본 심프슨은 우승이 확정되자 8월 둘째 아이 출산을 앞둔 아내와 기쁨의 포옹을 나눴다. 그는 “메이저 대회에서 우승할 수 있다는 믿음이 있었는데 이렇게 빨리 올 줄은 몰랐다”고 말했다. 우승상금은 144만 달러(약 17억 원). 2라운드를 공동 29위로 마쳤던 심프슨은 이틀 연속 2타씩을 줄이는 뒷심을 보였다. 억센 러프를 피해 페어웨이를 지키는 전략과 함께 벨리 퍼터를 사용해 라운드당 평균 28.5개까지 떨어뜨린 정교한 퍼트 감각이 승인이었다. 2009년 미국프로골프(PGA)투어에 데뷔한 심프슨은 지난해 5월 취리히 클래식에서 바람 때문에 공이 움직이면서 벌타를 받아 우승을 놓친 비운을 겪었지만 그 후 2승을 추가하며 상금 랭킹 2위를 차지했다. 2년 만의 대회 타이틀을 노린 맥다월은 18번홀에서 7.5m 버디 퍼트에 실패하며 준우승에 머물렀다. 1993년 우승자인 퓨릭은 16번홀에서 티샷이 심한 훅이 났고 18번홀에서는 벙커샷 실수로 징검다리 보기를 해 공동 4위(3오버파)로 마감했다. “선두와 5타 차는 얼마든지 뒤집을 수 있다”고 말했던 타이거 우즈는 이날 6번홀까지 보기 4개와 더블보기 1개로 무너져 공동 21위(7오버파)에 그쳤다. 혹독한 코스 세팅으로 오버파 우승자가 나오면서 올해 US오픈의 승자는 대회를 주관한 미국골프협회라는 말까지 나온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어릴 때 사진이 좀 필요해요.” 기자는 서울 강남의 2층 단독 주택을 찾았다. 1990년대 후반 어느 여름날이었다. 당시 미국 아마추어 골프에서 통산 55승을 거두며 이름을 날리던 박지은의 어머니는 앨범을 보여주며 흐뭇해했다. 리틀 미스코리아로 뽑혀 한껏 멋을 내거나 신나게 롤러스케이트를 타던 꼬마의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옛 기억을 떠올리는 건 지난주 박지은이 갑자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은퇴를 선언했기 때문이다. 국내만큼이나 뉴욕타임스 등 해외 언론도 높은 관심을 보였다. 아직 한창 필드를 지킬 나이인 33세의 박지은. 그래도 그는 “너무 지쳤다. 이젠 벗어나고 싶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어린 시절 꿈 많던 그는 골프라는 한 우물을 파면서 운명이 달라졌다. 골프 유학을 위해 12세 때 부모 곁을 떠나 낯선 미국으로 향했다. “친구 생일 파티에서 놀다 어쩔 수 없이 공을 치러 가야만 했어요.” 운동에 전념한 끝에 아마추어 최강에 오른 데 이어 2000년 LPGA투어 데뷔 후에도 승승장구했다. 그가 우승한 날 아버지가 서울 강남에서 경영하는 유명 갈비집인 삼원가든은 갈비탕을 공짜로 제공하거나 갈비값을 50% 깎아줘 인산인해를 이뤘다. 하지만 그는 2005년부터 허리와 고관절 부상에 시달리다 두 차례 수술대에 누웠다. 조급증에 온전치 않은 몸으로 성급히 복귀했다가 병을 키웠다. 지난해 컨디션을 되찾고 올해 재기의 희망에 들떴으나 7개 대회에서 5차례 예선 탈락하면서 마음고생이 심했다. “골프가 싫었어도 트로피는 좋았다”고 털어놓던 그에게 무관의 세월은 견디기 힘들었다. 철학서 ‘피로사회’의 저자인 한병철 교수는 스포츠 심리학에도 등장하는 ‘번아웃(Burnout·소진)’이란 현상에 주목했다. 한 가지 일에만 매달리다 자신의 모든 걸 태워버려 더이상 뭔가를 할 육체적, 정신적 의욕이 사라진 상태다. 문제는 박지은에게 이런 고갈이 너무 빨리 찾아왔다는 데 있다. 어디 그뿐이랴. 전반적인 한국 엘리트 스포츠의 현주소이기도 하다. 세계 최강이라는 한국 여자골프에서 선수 수명은 짧다. 20대 중반이면 노장 취급이다. 어릴 때부터 오로지 운동만 하다보니 어느 정도 목표를 이루면 안주한다. 부상이나 슬럼프에 쉽게 노출되지만 극복은 쉽지 않다. 스포츠 천재였다 하루아침에 사라진 사례도 허다하다. 지난해 춘천에서 골프 클리닉을 하던 타이거 우즈를 만났을 때 일이다. 당시 우즈는 어린 선수들에게 “더 가르칠 게 없다. 왜 왔느냐”며 웃었다. 지난주 US오픈에 출전한 우즈는 한국에서의 경험을 다시 언급했다. “어린 선수들이 하루에 몇 시간씩 공을 치며 다들 비슷한 스윙을 하고 있다.” 획일화된 훈련으로 개성을 잃게 하는 선수 육성 시스템을 꼬집는 뉘앙스였다. 김연아가 올림픽 금메달을 딴 뒤 펑펑 운 것은 혹독한 훈련 과정을 끝내게 된 안도 때문이라는 해석도 있었다. 박세리는 최악의 부진에 허덕일 때 아버지에게 “왜 쉬는 법은 가르쳐 주지 않았느냐”고 항의하기도 했다. 발명왕 토머스 에디슨은 80세까지 일한 비결에 대해 “쓸데없는 일로 나를 피로하게 만들지 않았을 따름이다. 앉을 수 있는 곳에서는 앉고 누울 수 있는 곳에서는 누워서 쉬었다”고 말했다고 한다. 어쩌면 해답은 쉽고 가까운 데 있는지 모른다.김종석 스포츠레저부 차장 kjs0123@donga.com}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투어는 내년부터 외국인 선수에 대한 진입 장벽을 높일지도 모르겠다. ‘무늬만 일본 투어’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최근 7개 대회 연속 해외파들이 우승을 휩쓸었기 때문이다. 이 가운데 코리아 군단이 6승을 합작했다. 17일 일본 지바의 소데가우라골프장(파72)에서 끝난 니치레이 레이디스오픈. 선두에 3타 뒤진 공동 4위로 출발한 신현주(32·사진)는 전반에만 3타를 줄인 뒤 10, 11번홀 연속 버디를 낚은 끝에 5언더파 67타를 몰아쳐 합계 11언더파 205타로 역전 우승했다. 2010년 니치이코 레이디스 우승 이후 2년 만이자 개인 통산 6승째를 거둔 신현주는 우승 상금 1440만 엔(약 2억1000만 원)을 받았다. 최근 JLPGA투어에서 3주 연속 우승을 이룬 한국 선수들은 올 시즌 일본 무대에서 15개 대회 가운데 8승을 합작하는 초강세를 유지했다. 전날 단독 선두였던 강수연은 1타 차 공동 2위에 머물렀다. 이 대회는 2010년 전미정, 지난해 이지희에 이어 3년 연속 한국 선수 챔피언을 배출했다. 올 시즌 일본인 선수가 JLPGA투어에서 우승한 것은 4월 29일 사이버 에이전트 레이디스 대회에서 아리무라 지에가 마지막이었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주말골퍼 사이에는 컨디션이 나쁠 때 오히려 스코어가 잘 나온다는 얘기가 있다. 몸이 무겁다 보니 무리한 공략을 삼가게 돼 낭패 보는 홀이 적어지기 때문이다. 프로들도 그럴까. 양수진(사진)은 올 들어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5개 대회에 출전해 한 번도 톱10에 들지 못했다. 최고 성적은 4월 롯데마트오픈에서 거둔 공동 18위였다. 그런 양수진이 허리를 삐끗한 상태로 나선 KLPGA투어 시즌 상반기 마지막 대회인 에쓰오일 챔피언스 인비테이셔널에서 우승했다. 양수진은 17일 제주 엘리시안골프장(파72)에서 끝난 최종 3라운드에서 버디 5개와 보기 1개로 4타를 줄여 합계 11언더파로 시즌 첫 승의 기쁨을 누렸다. 우승 상금은 1억 원. 양수진은 1타 차 선두였던 18번홀(파4)에서 11m짜리 버디 퍼트를 넣으며 공동 2위 이예정과 안송이의 추격을 2타 차로 따돌렸다. 2010년부터 3년 연속 1승 이상을 기록하게 된 양수진은 “1라운드 도중 허리를 다쳐 연습을 제대로 못했다. 드라이버보다는 쇼트게임과 퍼트에 집중했다. 푹 쉬고 마음을 비우다 보니 좋은 성적이 난 것 같다”며 웃었다. 상반기 일정을 마친 KLPGA투어는 두 달 가까운 휴식기에 들어간 뒤 8월 10일 히든밸리오픈으로 하반기에 들어간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타이거 우즈(미국)는 메이저 통산 14승 가운데 역전 우승이 없다. 모두 마지막 라운드를 선두로 출발해 정상에 골인한 경우뿐이다. 18일 미국 샌프란시스코 인근 올림픽클럽 레이크코스(파70)에서 끝나는 제112회 US오픈에서 우즈가 우승하려면 새 기록 하나를 남겨야만 한다. 순위 변동이 심해 ‘무빙 데이’로 불리는 17일 3라운드에서 우즈는 버디 1개에 보기 6개를 쏟아내 5오버파로 부진했다. 공동 선두로 출발했던 그는 오히려 미끄럼을 타며 중간합계 4오버파로 공동 14위까지 밀렸다. 공동 선두인 짐 퓨릭(미국), 그레임 맥도월(북아일랜드)과는 5타차. 코스가 워낙 까다로워 1, 2라운드에 언더파를 친 선수는 13명에 불과했다. 3라운드에는 선수들이 어느 정도 적응을 마치며 하루에만 13명이 언더파를 기록했다. 하지만 우즈는 날카롭던 티샷이 무뎌져 페어웨이에 공을 떨어뜨린 홀이 전체 14개 중 7개였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퍼트였다. 퍼트가 번번이 짧아 퍼트 수는 34개까지 치솟았다. 우즈는 “남은 거리가 클럽 사이여서 채를 고르는 데 애를 먹었다. 그린이 빨라 보였는데 제대로 구르지 않았다”고 말했다. 우즈와 맞대결을 펼친 퓨릭은 2003년 이 대회 정상에 올랐고 맥도월은 2010년 우승자다. 이 대회에서 두 차례 트로피를 안은 어니 엘스(남아공)는 리 웨스트우드(잉글랜드) 등과 3타차 공동 4위로 선두를 쫓았다. 위창수는 공동 18위(5오버파)에 머물렀다. 최경주는 공동 32위(7오버파)에 그쳤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