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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메달 따기 전으로 돌아가고 싶다. 이렇게 사생활을 통제당하며 운동하기 싫다.”그의 어깨는 축 처져 있었다. 얼굴에는 근심이 가득했다. 인터뷰 내내 긴 한숨을 내쉬며 고개를 들지 못했다. 12일 2012 런던 올림픽 후 첫 대표팀 훈련에 소집된 양학선(20·한국체대)에게 금메달리스트의 위풍당당한 모습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고통은 생각보다 심해 보였다. “올림픽 금메달을 따고도 눈물이 안 났는데…. 귀국한 뒤 눈물이 났다.” 한국 체조가 처음 올림픽에 출전한 1960년 로마 대회 이후 52년 만에 체조인의 숙원인 금메달을 따낸 영웅을 누가 이렇게 만든 것일까. 보통 올림픽 금메달리스트들은 정점을 찍고 난 뒤의 허탈감 때문에 슬럼프를 겪는다. 하지만 양학선의 후유증 원인은 사뭇 달랐다. 너무나 1차원적인 이유라 더 당혹스러웠다. 권위주의 시절 민주화 구호에서나 등장할 법한 ‘자유의 부재’가 이유였다. 그는 런던 올림픽 후 유명해지며 대한체조협회, 협회 후원사 포스코건설, 매니지먼트사 IB스포츠, 한국체대 등이 마련한 각종 행사에 불려 다녔다. 8월 11일 귀국한 뒤 고향집에 이틀밖에 머물지 못할 정도로 바쁜 일정이었다. 참석 여부에 대한 양학선의 선택권은 없었다. 그가 만나고 싶었던 고교 은사의 방문은 여타 행사에 밀려 무산됐다. 대부분의 재학생 선수처럼 14일부터 한국체대 기숙사에 머물며 ‘주1회 외박’만 허용된 것도 힘든 점이었다. 양학선의 지도교수인 윤창선 교수는 “한국체대 체육학과 재학생은 방학까지 4년 동안 기숙사 생활이 원칙”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올림픽만 바라보며 4년 동안 사생활을 포기한 선수들을 귀국 3일 만에 소집한 것은 가혹하다는 지적이 나온다.휴식 부족보다 더 심각한 것은 사생활 침해였다. 양학선은 일부 체조 관계자로부터 “여자친구 사진을 카카오톡에 올리지 마라. 이제 더 좋은 사람을 만날 수 있으니 여자친구와 헤어지라”라는 희한한 요구까지 들어야 했다. 그는 “이런 불만을 얘기하면 주변에선 금메달 딴 뒤에 건방져졌다고 욕을 한다. 나는 기계가 아니다”라며 씁쓸해했다.양학선의 호소는 젊은 선수의 단순한 성장통으로 치부할 일이 아니다. 올림픽 영웅에 대한 최소한의 배려도 없는 한국 스포츠의 현주소이기 때문이다. 특히 법적으로 성인인 선수의 사생활에 대한 간섭은 후진적인 선수 관리의 전형이다. 연애를 하고 안하고는 그의 자유다. 그걸 통제할 권한은 누구에게도 없다. 한국은 런던 올림픽 종합 5위에 오른 스포츠 강국이다. 그에 걸맞은 자율이 보장되는 선진적인 선수 관리를 해야 한다.유근형 스포츠레저부 기자 noel@donga.com}

‘한국, 일본에 이어 대만까지….’ ‘슈퍼 여고생’ 김효주(17·대원외고·사진) 돌풍이 대만에 상륙했다. 김효주는 13일 대만 내셔널골프장(파72)에서 열린 대만여자프로골프(TLPGA) 스윙잉스커츠 오픈(총상금 300만 대만달러·약 1억1500만 원) 마지막 날 3라운드에서 2언더파 70타를 쳐 최종합계 9언더파 207타로 정상에 올랐다. 초청선수로 우승까지 거머쥔 김효주는 “한동안 샷 감이 나빠 연습한다는 생각으로 왔는데 좋은 결과가 나왔다. 우승은 했지만 짧은 파5 홀에서 타수를 줄이지 못한 것은 아쉽다”고 말했다. 김효주는 4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롯데마트 여자오픈, 6월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산토리 레이디스오픈에서 연이어 우승하며 ‘프로 잡는 여고생 골퍼’로 주목을 받았다. 7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제5의 메이저대회로 불리는 에비앙 마스터스에서는 공동 4위에 올랐다. 하지만 지난달 한국여자오픈에서는 48위(10오버파 298타)에 그쳤다. 이날 우승으로 올 시즌 프로와 아마추어 대회에서 7승을 거둔 김효주는 9월 터키에서 열리는 세계아마추어선수권을 마지막으로 프로로 전향해 10월 LPGA투어 하나-외환은행 챔피언십에서 프로 데뷔전을 치를 예정이다.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 “(양)학선아, 호랑이 선생님 떠난다니까 솔직히 좋지?”(체조대표팀 조성동 총감독) “무슨 말씀을 그렇게 하세요. 감독님 없으면 저 어떡하지요?”(런던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양학선) 2012 런던 올림픽에서 한국 체조 사상 첫 금메달을 합작한 양학선(20·한국체대)과 조성동 총감독(65)은 올해를 끝으로 각자의 길을 걷는다. 양학선을 올림픽 챔피언으로 키운 조 총감독이 12월 대표팀 지휘봉을 놓기 때문이다. 올림픽 후 첫 대표팀 소집훈련이 시작된 12일 서울 노원구 공릉동 태릉선수촌에서 금빛 사제를 만나 그간의 소회를 들어봤다. 》○ 금빛 사제의 아름다운 이별 양학선은 “극한까지 몰아붙이던 스승이 미울 때도 있었다. 하지만 그런 훈련이 없었다면 올림픽 금메달도 없었을 것이다. 마치 오래된 연인과 헤어지는 것 같다”며 아쉬워했다. 대표팀 지도자 생활을 마감하는 조 총감독도 만감이 교차하긴 마찬가지였다. 그는 1979년에 처음 대표팀 감독이 된 후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동메달리스트 유옥렬(39·대표팀 코치),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 은메달리스트 여홍철(41·경희대 교수) 등 유력 후보들이 금메달 획득에 실패하는 모습을 지켜봤다. 이후 서울체고 교사로 후진을 양성하다 ‘베테랑 지도자가 필요하다’는 대한체조협회의 요청에 따라 2009년 구원투수처럼 다시 대표팀 감독으로 나서 금메달을 이뤄 냈다. 조 총감독은 “사람은 떠날 때를 알아야 한다. 나 아니면 안 된다는 아집으로는 한국 체조가 발전할 수 없다. 박수 칠 때 떠날 수 있게 금메달 한을 풀어준 학선이가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로 고맙다”고 말했다.○ 스승 “올림픽 후유증 잘 이겨내렴” 양학선은 런던 올림픽 후 유명세를 톡톡히 치르고 있다. 각종 행사에 참여하느라 고향 집에 단 이틀밖에 있지 못할 정도로 바빴다. 제대로 된 휴식 없이 대표팀에 소집돼 몸과 마음이 모두 지친 상태다. 양학선은 “올림픽 금메달을 따기 이전으로 돌아가고 싶은 생각이 들 정도로 지쳤다”고 토로했다. 양학선은 비닐하우스에서 살고 있는 부모님이 공개되는 등 사생활이 지나치게 노출되는 것도 달갑지 않다고 했다. 그는 “많은 분이 금전적 지원을 해주셔서 감사했다. 하지만 과도한 관심과 일부 악성 댓글은 가족들에게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줬다”며 “금메달 땄을 당시에는 눈물이 안 났는데, 귀국 후 눈물이 났다”고 아픈 속내를 드러냈다. 스승은 이런 제자를 따뜻한 말로 다독였다. “학선이는 한국 체조계의 보물이다. 더 큰 사람이 돼서 할 일이 많다. 올림픽 후유증이 학선이를 더 단단하게 할 것이다.”○ 제자 “스승과 헤어지는 게 두렵습니다” 사제는 올림픽 뒷이야기들도 공개했다. 양학선은 올림픽을 앞두고 구름판 공포에 시달렸다. 런던에서 현지 적응 훈련 중 구름판을 잘못 밟아 크게 다칠 뻔했다. 이로 인해 심리적 부담이 더 커졌다. 구름판에 대한 적응이 안 되면서 공중 동작 후 착지도 불안해졌다. 뜀틀 결선 하루 전까지도 착지가 잘 안됐다. 조 총감독은 “학선이는 3일을 주기로 착지 성공률이 오르락내리락 했다. 결선 당일에는 주기상 착지 성공률이 최고점에 오른다는 점을 계속 학선이에게 인식시켜 구름판과 착지에 대한 공포를 이겨내게 했다”고 회상했다. 조 총감독은 2009년 봄 당시 광주체고 2학년이던 양학선을 국가대표팀에서 탈락시켰던 일화도 공개했다. 당시 막내였던 양학선은 엄격한 대표팀 선후배 관계에 치여 제대로 훈련에 집중하지 못했다. 조 총감독은 “학선이를 곁에 두고 싶었지만 보호하기 위해 눈물을 머금고 고향으로 돌려보냈다”고 회상했다. 조 총감독은 2009년 말 세대교체를 단행하면서 양학선 등 고교생 유망주 6명을 다시 발탁해 경쟁구도를 만들었다. 이들은 런던 올림픽 주전 선수들로 성장했다. 양학선과 조 총감독은 추억이 어린 태릉선수촌 체조훈련장 뜀틀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며 초심을 잃지 말자고 다짐했다. 스승은 “태릉을 떠나도 체조훈련장 앞 소나무가 돼 지켜보겠다”며 제자의 어깨를 꽉 잡았다. “이곳에서 수천 번 넘어질 때마다 묵묵히 지켜봐주셨는데…. 솔직히 감독님이 떠나시는 게 두렵습니다.” 제자는 말을 잇지 못하고 스승의 가슴팍에 얼굴을 파묻었다. 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지나가는 말 한마디도 놓치지 않으려는 듯 소녀들은 귀를 쫑긋 세웠다. 그의 일거수일투족에 소녀들은 반짝이는 눈망울로 그에게 집중했다. 2012 런던 올림픽 이후 각종 행사장에서 손연재(18·세종고)를 만난 리듬체조 유망주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런던 올림픽에서 한국 리듬체조 사상 처음으로 5위에 오른 손연재는 ‘연재 키즈’의 이런 마음을 잘 알고 있었다. 각종 환영 행사와 예능 프로그램 출연, 광고 촬영 등 바쁜 일정 속에서도 국내 리듬체조 대회장을 방문하는 것을 잊지 않았다. 11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한 카페에서 동아일보와 만난 손연재는 “올림픽을 준비하는 과정이 고단해 쉬고 싶었다. 하지만 후배들의 눈빛을 보면서 ‘이들을 위해 뭔가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후배들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보였다. 손연재는 후배를 위한 다양한 지원 방안을 대한체조협회와 논의하고 있다. 모교 세종고에 장학금을 기부하고 리듬체조 기구 및 유니폼을 지원하는 등 체계적으로 유망주를 돕겠다는 거다. 그는 “후배들이 전지훈련비 마련에 어려움을 겪는다는 소식을 들었다. 마음 같아서는 후배들을 모두 데리고 러시아에 가고 싶은 심정”이라며 각계각층의 지원을 바랐다. 손연재 스스로도 실력을 갈고닦아야 할 상황이다. 당장 2014년 인천 아시아경기가 눈앞에 와 있다. 그는 리듬체조 대표팀 최고참으로 팀 경기(국가당 4명의 대표 선수들의 개인종합 점수를 합산해 순위를 가르는 경기)에 나서야 한다. 2010년 광저우 아시아경기에서 4위에 머문 한을 풀어야 한다. 그때 눈물을 흘렸던 손연재는 “올해 초까지 태릉에서 볼 수 없었던 김한솔 등 후배들의 성장세가 놀랍다. 이들과 함께 인천 아시아경기에서 좋은 성적을 내고 싶다”고 말했다. 손연재는 10월 자신의 이름을 건 리듬체조 갈라쇼에도 후배들과 함께할 계획이다. 그는 “많은 관중 앞에서 연기를 할 기회는 많지 않다. 후배들과 멋진 무대를 선보인다면 영광스러울 것 같다”며 웃었다. 손연재는 연세대 수시모집에 지원서를 낸 사실이 알려져 화제가 됐다. 그는 해외전지훈련 때문에 수업에 빠질 때도 있겠지만 최대한 대학생활을 충실히 하고 싶다고 했다. “대학생이 되면 선배들이 일반 학생과 똑같이 대우해 주셨으면 해요. 편하게 ‘연재야’라고 불러주세요. 여건이 되면 MT도 꼭 가고 싶어요.” 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두산의 차세대 에이스 이용찬(23·사진)이 프로 데뷔 첫 10승을 개인 통산 첫 완봉승으로 장식했다. 이용찬은 지난달 8일 한화전 이후 3경기 연속 승수를 쌓지 못해 아홉수 징크스에 시달렸다. 특히 지난달 25일 롯데전은 8이닝 완투하며 2실점 호투했으나 패전의 멍에를 쓰기도 했다. 하지만 그때마다 이용찬은 마음을 비웠다. 승운이 따라주지 않았을 뿐 10일 현재 평균자책 5위(3.07)를 유지하는 등 자기 공에 대한 믿음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용찬은 최근 야구장에서 취재진과 마주쳐도 “다음 등판 때는 승리할 겁니다”라며 의연함을 잃지 않았다. 이용찬의 마음 비우기는 11일 사직 롯데전에서 빛을 발했다. 이용찬은 9이닝 동안 공 115개로 31타자를 4안타 1볼넷 무실점으로 틀어막으며 두산의 4-0 승리를 이끌었다. 4위 두산은 3위 SK를 0.5경기 차로, 2위 롯데를 3경기 차로 각각 쫓으며 플레이오프 직행 희망의 불씨를 살렸다. 이용찬의 투구는 완벽에 가까웠다. 그는 5회 2사 후 박종윤에게 첫 안타를 허용할 때까지 주자를 한 명도 1루에 내보내지 않았다. 특히 1회부터 3회까지 아홉 타자를 상대로 삼진 6개를 잡아내는 괴력투를 선보였다. 결국 최고시속 147km의 직구와 주무기인 포크볼을 앞세워 삼진을 개인 최다인 11개나 잡았다. 이용찬은 9회 땅볼 타구를 처리하다 3루수 이원석과 부딪혀 그라운드에 잠시 쓰러졌지만 다시 마운드에 올라 경기를 마무리했다. 이용찬은 “마음을 비우니 제구도 잘되고 야수들도 호수비로 승리를 돕는 등 행운이 뒤따랐다. 선발투수로서 10승을 거둔 것이 완봉승보다 기쁘다. 두산이 2위까지 올라갈 수 있도록 총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두산 타자들은 8안타를 집중해 4점을 올리며 이용찬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이원석은 3-0으로 앞선 6회 1점 홈런을 터뜨리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두산은 롯데와의 시즌 최종전에서 승리하며 9승 9패 1무로 상대 전적에서도 균형을 맞췄다. 최하위 한화는 대전에서 홈런 3개를 포함해 장단 11안타를 집중하며 선두 삼성을 11-2로 잡고 3연패에서 벗어났다. 한편 다음 해부터 1부 리그에 합류하는 NC는 퓨처스리그 남부리그(NC 넥센 KIA 삼성 롯데 한화) 우승을 확정했다. 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이틀 연속 연장 끝내기 패배를 당한 충격은 예상보다 심각했다. 지난 주말 잠실에서 LG에 2연패를 당한 뒤 10일 시즌 첫 월요일 경기에 나선 KIA가 그랬다. KIA는 외국인 에이스 앤서니를 투입해 분위기 반전을 노렸다. 지난 주말 어이없는 실책을 연발했던 1루수 조영훈을 라인업에서 제외하고 홍재호를 선발 출장시키는 극약 처방도 썼다. 하지만 한 번 꺾인 기세는 쉽게 되살아나지 않았다. KIA는 이날도 실책 3개를 범하며 2시간 27분 만에 LG에 1-7로 완패했다. 3연패를 당한 KIA는 시즌 133경기 중 21경기가 남은 가운데 4위 두산과 4.5경기 차까지 벌어졌다. 갈 길 바쁜 KIA의 발목을 잡은 주인공은 LG 왼손투수 신재웅이었다. 신재웅은 7이닝 동안 5안타 1실점 호투로 시즌 4승째(1패)를 거뒀다. 직구는 최고 시속 143km에 머물렀지만 커브, 슬라이더, 체인지업, 투심패스트볼 등 다양한 구종을 섞어 던지며 KIA 타선을 요리했다. 신재웅은 “지난 주말에 2경기 연속 연장에서 이긴 터라 팀 분위기가 좋았다. 올 시즌 가장 많은 이닝을 던졌는데 마음먹은 대로 공이 들어갔다”고 말했다. 롯데는 사직에서 한화를 7-1로 꺾고 3연승을 달렸다. 이날 경기가 없던 3위 SK와의 승차를 3경기로 벌렸다. 롯데는 1-1로 맞선 4회 홍성흔의 솔로포에 이어 5회 강민호의 대타 2점 홈런이 터지며 승기를 잡았다. 롯데 선발 사도스키는 7회까지 공 101개로 삼진 6개를 곁들이며 4안타 1실점으로 호투해 시즌 8승째(6패)를 거뒀다. 한화는 사직구장 14연패의 수렁에 빠졌다. 한편 한화 박찬호는 팔꿈치 통증으로 올 시즌 처음으로 1군에서 제외됐다. 선두 삼성은 대구에서 0-2로 뒤진 3회말에만 대거 7점을 집중시키는 등 장단 13안타로 넥센에 9-4로 이겼다. 승리투수가 된 삼성 선발 탈보트는 팀 동료 장원삼과 함께 다승 공동 선두(14승)에 나섰다. 이승엽은 7-4로 앞선 6회 넥센의 네 번째 투수 이정훈을 상대로 승부에 쐐기를 박는 솔로홈런을 터뜨렸다. 30일 만에 터진 시즌 21호 대포였다.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5일간에 걸친 81개 홀의 대혈투. ‘지존’ 신지애(24·미래에셋)의 부활에 어울리는 극적인 드라마였다. 신지애가 오랜 우승 가뭄을 딛고 모처럼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10일 미국 버지니아 주 윌리엄스버그의 킹스밀 리조트 리버 코스(파71·6384야드)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킹스밀 챔피언십 대회 5일째 폴라 크리머(미국)와의 연장 9차전. 크리머가 보기를 범한 사이 침착하게 파를 세이브하며 우승을 확정지은 신지애는 평소답지 않게 퍼트를 그린 위에 떨어뜨린 뒤 두 팔을 번쩍 들어올리며 환호했다. 2010년 11월 미즈노 클래식 이후 1년 10개월 만의 정상 복귀이자 개인 통산 LPGA 9번째 우승이었다. 우승 상금은 19만5000달러(약 2억2000만 원).○ 역대 두 번째로 길었던 서든데스 연장전 예정대로라면 두 선수는 하루 전 4라운드를 끝낸 뒤 13일 개막하는 브리티시오픈 참가를 위해 영국행 전세기에 올라야 했다. 하지만 승부는 끝나지 않았고 그들은 영국행을 뒤로 미룬 채 하루 더 경기를 치러야 했다. 4라운드까지 둘은 최종합계 16언더파 268타로 동타를 기록했다. 크리머가 마지막 홀에서 1m짜리 파 퍼트를 놓치면서 연장전에 돌입한 것이다. 18번홀(파4·382야드)에서 서든데스로 치러진 연장전은 끝없이 이어졌다. 두 선수는 8차례나 18번홀 티잉 그라운드와 그린을 오가며 모두 팽팽한 파 행진을 이어갔다. 신지애로서는 연장 첫 번째 홀에서 2m 거리에서 친 버디 퍼트가 홀 바로 앞에서 멈춰선 게 아쉬웠다. 어느덧 코스에 어둠이 찾아왔고 두 선수는 다음 날 오전 9시(한국 시간 10일 오후 10시)에 경기를 재개하기로 합의했다. 10일 16번홀(파4·405야드)에서 치러진 운명의 연장 9번째 홀. 신지애가 침착히 파를 세이브 한 반면 크리머는 1.5m 파 퍼팅을 놓쳐 승부가 갈렸다. LPGA 투어 역사상 서든데스 방식의 최장 연장전은 1972년 코퍼스 크리스티 시비탄 오픈에서 나온 10차전이다.○ “오래 기다려 준 팬들께 감사” 승승장구하던 신지애에게 지난 2년은 악몽 같은 시간이었다. 2010년까지 LPGA에서 8승을 거두며 세계랭킹 1위에 올랐던 신지애는 비거리를 늘리기 위해 스윙 교정을 하다가 갑작스러운 슬럼프에 빠졌다. 우승과는 인연을 맺지 못하는 사이 부상도 겹쳤다. 지난 5월에 왼쪽 손목 수술을 받고 거의 두 달가량 경기에 나서지 못했다. 1위였던 세계랭킹은 지난해 말 7위까지 떨어졌다가 최근에는 13위까지 추락했다. 하지만 지난달 말 끝난 캐나디언 오픈에서 3위를 차지하면서 컨디션을 회복하더니 이번 대회에서 긴 경기 끝에 역전 우승을 차지했다. 신지애는 “손목 수술 후 회복이 빠르긴 했지만 이렇게 빨리 우승할지는 몰랐다. 그동안 우승 기회가 많았는데 고비를 못 넘겼다. 한번 넘겼으니 앞으로는 승부처에서 부담감을 이길 수 있게 연습을 해야겠다”고 말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

괴물 투수 류현진(한화)이 연일 메이저리그 스카우트들을 몰고 다니는 것을 지켜보며 가슴 한구석이 시린 선수들이 있다. 지난해까지 류현진과 함께 투수 빅3로 꼽혔던 윤석민(KIA)과 김광현(SK)이다. 윤석민은 프로 7년차이던 지난해 투수 4관왕에 오른 뒤 미국 진출을 노렸지만 KIA 선동열 감독의 설득에 잔류를 택했다. 자유계약선수(FA)가 되는 2년 동안 팀을 우승시키고 해외로 떠나겠다는 각오였다. 하지만 올 시즌 윤석민은 6일까지 7승(6패)에 그쳤다. 선 감독이 “이런 상태로 메이저리그는 어림없다”고 말했다. 김광현은 6월 부상에서 복귀한 뒤 7승(3패)을 거뒀지만 볼 끝이 예전만 못하다는 평가에 마음고생이 심했다. 7일 광주에서 2007년 이후 5년 만에 정규시즌 선발 맞대결을 펼친 윤석민과 김광현은 투지에 불탔다. 여러 메이저리그 스카우트 중 볼티모어 팀만 광주를 방문한 것도 이들을 자극했다. 사연 많은 빅 매치에서 윤석민이 웃었다. 윤석민은 6이닝 동안 6안타 3실점(비자책) 호투로 시즌 8승째(6패)를 거두며 김광현에게 완승을 거뒀다. 윤석민은 최고 시속 148km의 직구와 최고 141km를 찍은 주무기 고속 슬라이더를 앞세워 삼진 6개를 잡아냈다. KIA 타선은 6회까지 장단 16안타를 폭발시키며 11-3, 7회 강우콜드게임 승리에 힘을 보탰다. 반면 김광현은 2와 3분의 1이닝 동안 홈런 1개를 포함해 9안타를 얻어맞고 올 시즌 최다인 7실점을 한 뒤 조기 강판됐다. 롯데는 사직에서 한화를 5-2로 꺾고 이날 경기가 없었던 선두 삼성을 5경기 차로 추격했다. 넥센은 두산과의 잠실경기에서 11회 연장 접전 끝에 3-2로 이겼다.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이보다 흥미로운 시즌은 역사상 없었다.”(브라질 레이싱의 전설 에메르손 피티팔디) “역대 최고 수준의 드라이버들이 총출동한 시즌이다.”(스코틀랜드의 스타 드라이버 재키 스튜어트) 이보다 화려할 순 없다. 세계 최고의 국제자동차경주대회인 포뮬러 원(F1) 2012시즌이 그렇다. F1이 시작된 1950년 이후 최고의 시즌이라는 평가가 나올 정도다.○ 페텔 천하 무너졌다 지난해 F1은 역대 최연소 2년 연속 종합우승의 금자탑을 세운 ‘제바스티안 페텔(25·독일·레드불) 천하’였다. 그는 지난해 19개 대회 중 11승을 거두며 압도적인 기량을 과시했다. 황제 미하엘 슈마허(43·독일·메르세데스)가 “페텔은 F1의 새로운 황제다”라는 찬사를 보냈을 정도다. 당분간 페텔의 시대가 계속될 것을 의심한 사람은 많지 않았다. 하지만 2012년 ‘페텔 천하’가 깨졌다. 페텔은 올 시즌 20개 대회 중 12개를 치른 가운데 단 1승에 그치며 드라이버 순위 2위(140점)에 머물고 있다. ‘F1 춘추전국시대’의 선봉장은 스페인의 페르난도 알론소(31·페라리)다. 알론소는 시즌 3승을 거두며 드라이버 포인트 164점을 획득해 페텔을 24점 차로 제치고 선두를 달리고 있다. 3위 마크 웨버(호주·레드불·132점)와 4위 키미 라이코넨(핀란드·로터스·131점)도 뒤를 바짝 쫓고 있다. ○ 역대 가장 치열한 레이스 치열한 순위 경쟁은 역동적인 레이스로 이어지고 있다. 12개 대회에서 7명의 우승자가 나왔을 정도다. 윤재수 SBS-ESPN 해설위원은 “각 대회 퀄리파잉(대회 둘째날 1바퀴 최고 기록으로 결선 출발 순서를 정하는 레이스)의 1위부터 15위까지의 기록 차가 1초 정도에 불과하다. 기록 차가 역대 가장 작은 수준이다”라고 말했다. 전력 평준화는 2009년 시작된 ‘리소스 제한협정’의 결과다. F1 조직위는 천문학적인 비용을 쓰는 강팀들을 견제하기 위해 운영비 상한제와 부품 표준화를 시행했다. 지난해까지 독주하던 레드불 팀이 다운포스(차체를 지면으로 끌어당기는 힘)를 향상시키는 최첨단 장치인 이그조스트 블론 디퓨저(Exhaust Blown Diffuser)를 사용하지 못하게 된 것이 대표적이다. 중하위권 팀들은 적은 비용으로 머신의 기술 격차를 줄일 수 있게 됐다. 타이어 컴파운드(고무 실리콘 등 구성물질 비율 규정) 변경도 평준화를 가속화했다. 박종제 F1레이싱 편집장은 “아무리 뛰어난 머신도 타이어가 한계치를 넘어서면 가속을 할 수 없다. 컴파운드가 바뀐다는 것은 기존의 타이어 관리 데이터가 무용지물이 된다는 뜻이다”며 “다양한 규정들의 변화로 드라이버 간 시간차가 줄어들고 이변이 속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 세 번째 코리아 그랑프리가 온다 10월 12일 전남 영암군 코리아 인터내셔널서킷에서 개막하는 제3회 코리아 그랑프리는 우승 향배를 가를 중요한 일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대회는 페텔의 종합우승이 결정된 가운데 치러졌다. 하지만 올해 열리는 20개 F1 대회 중 16번째로 열리는 코리아 그랑프리에서는 드라이버들의 총력전이 펼쳐질 것으로 전망된다. 윤재수 해설위원은 “역대 가장 치열한 승부가 코리아 그랑프리까지 지속될 가능성이 크다. 그 어느 때보다 전 세계 F1 팬들의 이목이 코리아 그랑프리로 쏠릴 것이다”라고 말했다.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체조 요정’ 손연재 선수(18·세종고·사진)가 연세대에 진학할 것으로 알려졌다.서울의 사립대인 A대 관계자는 8일 “손연재 선수를 입학시키기 위해 총장까지 직접 나서 손 선수 가족을 설득했지만 연세대로 가기로 최종 결정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우리 대학을 포함해 여러 곳에서 손 선수와 접촉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이에 대해 손 선수 측 관계자는 “연세대를 포함해 여러 대학을 놓고 진학 고민을 한 것은 맞다. 그러나 대학 진학은 예민한 문제여서 (입학이 확정되기 전까지는) 관계자 모두가 함구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대학가에서는 김연아 박태환 선수의 영입에 잇따라 실패하며 절치부심했던 연세대가 손연재 선수 측을 상대로 일찍부터 총력전을 벌였다는 소문이 무성하다.A대 관계자는 “박태환 김연아 손연재처럼 ‘국민 남동생’ ‘국민 여동생’이라는 친근한 이미지를 갖춘 스포츠 스타가 당분간 등장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아 손 선수를 놓친 일이 더욱 뼈아프다”고 말했다.손 선수의 대학 진학은 대학가의 뜨거운 관심사였다. 특히 지난달 런던 올림픽에서 손 선수가 한국 리듬체조 역사상 처음으로 5위에 오르자 대학의 영입 경쟁이 더욱 가열됐다.대학들이 스포츠 스타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홍보활동을 포함해 학교 이미지를 높이는 데 효과가 매우 크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는 박태환 선수가 단국대에, 김연아 선수가 고려대에 진학했을 때 입증됐다. 김연아 선수의 입학이 확정되자 고려대 관계자들은 “우리 대학이 그동안 갖고 싶었던 부드럽고 세련된 이미지를 김 선수 하나로 모두 얻게 됐다”며 기뻐했다.이현두 기자 ruchi@donga.com 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나도 모르게 가슴이 쿵쾅쿵쾅 뛰었다. 긴장한 탓인지 손바닥에서는 땀이 났다. ‘포스트 손연재’로 주목받는 천송이(15·오륜중), 김한솔(14·강원체중). TV로 2012년 런던 올림픽 리듬체조 손연재(18·세종고)의 경기를 지켜본 두 소녀의 마음이 그랬다. ‘손연재 효과’로 어느 때보다 리듬체조에 관심이 높은 요즘이다. 지난달 27일 천송이와 김한솔을 서울 노원구 공릉동 태릉선수촌에서 만났다.○ 엘리트 코스 밟은 천송이 천송이는 엘리트 코스를 착실히 밟아 온 ‘포스트 손연재’의 선두 주자다. 세종초등학교 6학년 때 당시 초등학생으로는 유일하게 국가대표 상비군에 이름을 올렸을 정도다. 손연재의 세종초등학교 3년 후배인 천송이는 “초등학생 시절 연재 언니와 주말에 한강을 함께 뛰며 체중 조절에 신경 쓰던 기억이 새롭다”며 “언니가 올림픽에서 아시아 최고 성적을 내면서 한국 선수도 ‘하면 된다’는 확신이 생겼다”고 말했다. 천송이는 한국 선수로는 드물게 유럽형 신체조건을 갖췄다. 특히 최근 2년 동안 키가 170cm까지 자라 손연재(158cm)보다 크다. 연예계의 러브콜을 받을 정도로 수려한 외모와 스타성을 갖췄다. 단점으로 지적돼 온 무릎-발 라인만 교정하면 성장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는 평가다. 천송이는 “키가 크면 매트를 조금 더 넓게 쓸 수 있다. 갑자기 크면서 근력과 유연성이 상대적으로 부족한데 이를 하루빨리 보완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생 역전 일군 김한솔 김한솔은 리듬체조 불모지인 강원도가 배출한 진주다. 그는 대한체조협회의 무료 교육 사업을 통해 선수로 발돋움한 강원도 유일의 리듬체조 현역 선수다. 초등학교 2학년 때부터 3년 동안 주 3회씩 지하철과 버스를 타고 집이 있는 철원에서 서울 광진구 세종초등학교를 오가며 리듬체조를 배웠다. 초등학생 시절 전국대회 꼴찌는 항상 그의 몫이었다. 하지만 초등학교 6학년 때 김주영 코치를 만나면서 인생의 전환점을 맞았다. 김 코치는 김한솔의 개인코치다. 김한솔은 김 코치와 함께 키르기스스탄, 우크라이나 등지에서 2년 동안 전지훈련을 하며 실력이 급성장했다. 그는 “처음엔 키르기스스탄 현지 코치들이 나를 가르치기를 거부할 정도로 실력이 모자랐다. 하지만 피자가게를 운영하는 부모님과 김 코치님의 도움에 보답하기 위해 죽기 살기로 훈련했다”고 회상했다. 김한솔은 21일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감격적인 첫 태극마크를 달았다.○ “연재 언니를 뛰어넘겠다” 천송이와 김한솔은 우상 손연재를 뛰어넘겠다는 꿈을 숨기지 않았다. 천송이는 “지금은 연재 언니에 비해 모든 점이 부족하지만 4년 뒤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에서는 이기고 싶다”고 말했다. 김한솔은 “지금은 태릉에서 언니와 함께 운동하는 상상만으로도 행복하다. 하지만 언니가 열여섯 살 때 광저우 아시아경기 동메달을 딴 만큼 2년 뒤 2014년 인천 아시아경기에서는 1등을 목표로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하지만 이들의 현실은 녹록지 않다. 월 1000만 원이 넘는 해외 전지훈련비를 마련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기 때문이다. 손연재는 중학교 때부터 휠라 등의 지원 속에 꾸준히 러시아 전지훈련을 해왔다. 대표팀 김지희 코치는 “천송이와 김한솔의 성장은 한국 리듬체조의 질적 발전에 중요하다”고 말했다.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감독 하나 바뀌었을 뿐인데….’ 한화가 달라졌다. 한대화 감독이 전격 경질된 뒤 한용덕 감독대행(사진)의 첫 경기인 29일 대전 넥센전에 나선 선수들의 눈빛에는 독기가 엿보였다. 마치 선봉장을 잃고 복수의 칼을 가는 결사대를 연상케 했다. 경기 내용도 예전의 한화와는 많이 달랐다. 한화는 이날 4점을 뒤지다 7-6으로 짜릿한 역전승을 이끌며 4연패를 끊었다. 한 야구 전문가는 “한화는 들쑤셔놓은 벌집 같다. 건드리면 몰려와 쏠 것 같은 느낌이다. 특히 4강 싸움에 갈 길이 바쁜 팀들에 부담스러운 존재가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확 바뀐 정신력 한화의 비장미는 더그아웃에서 그대로 느껴졌다. 한 감독대행은 전관예우 차원에서 경기 시작부터 끝날 때까지 한대화 전 감독의 감독석 의자를 비워둔 채 서서 경기를 지휘했다. 코치진 역시 자연스럽게 선 채로 경기에 집중했다. 올 시즌 구단 최소관중인 2175명이 대전구장을 찾은 것도 선수들을 자극했다. 한화 선수들은 박찬호 장성호 등 고참을 중심으로 ‘한대화 감독과 야구팬에게 죄송한 마음을 꼭 갚자’고 결의를 다졌다. 군기반장과는 거리가 멀었던 김태균도 이날은 “한 감독의 퇴진은 선수들 모두의 책임”이라며 후배들에게 여름용 반바지 대신 정식 유니폼 바지를 입으라고 지시하는 등 긴장감을 불어넣었다.○ 파이팅 넘친 경기력 달라진 마음가짐은 경기력에서도 드러났다. 한화는 0-4로 뒤진 5회말 5안타, 2볼넷, 상대 폭투 등을 묶어 대거 6득점하며 전세를 뒤집었다. 타선의 집중력과 적극적인 주루플레이를 선보인 결과였다. 한 감독대행의 초보 사령탑답지 않은 과감한 결단력도 돋보였다. 선발 라인업에서 제외한 베테랑 장성호를 5회말 2사 만루 기회에서 대타로 기용했다. 장성호는 싹쓸이 3타점 2루타로 화답했다. 한 감독대행은 “지금 우리에게 7위냐 8위냐는 큰 의미가 없다. 팀을 재건하기 위해 미래를 내다볼 수 있는 경기 운용을 하겠다. 지더라도 팬들이 납득할 수 있는 경기를 하겠다”고 말했다. 최하위 한화를 상대로 4강 진출의 교두보를 마련하려 했던 넥센은 이날 패배로 4위 두산에 3.5경기 차로 밀려났다. 한화는 31일부터 5위 KIA와 주말 3연전을, 다음 주에는 4위 두산과 2연전을 펼친다. ‘궁지에 몰린 쥐가 고양이를 물 듯’ 한화가 이후 경기에서 4강 길목에 선 팀들을 상대로 고춧가루 부대 역할을 할지 주목된다. 한편 30일 열릴 예정이던 문학(롯데-SK), 대전(넥센-한화), 군산(삼성-KIA) 경기는 태풍 ‘덴빈’의 영향으로 모두 취소됐다.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2009년부터 ‘리듬체조 간판’ 손연재(18·세종고)를 후원해온 휠라가 29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협약식을 열고 2014년 인천 아시아경기까지 계약을 연장했다. 손연재는 “중학교 3학년 때부터 저를 믿고 지원해준 휠라 덕에 런던 올림픽에서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었다”고 말했다. 손연재는 박태환(23·SK텔레콤)과 함께 휠라의 2012년 가을겨울 시즌 전속 광고 모델로 활동할 예정이다.}
닉 와트니(미국)가 미국프로골프(PGA)투어 플레이오프 1차전 바클레이스 우승을 차지했다. 와트니는 27일 미국 뉴욕 주 파밍데일의 베스페이지 스테이트파크 골프장 블랙 코스(파71·7468야드)에서 열린 대회 마지막 날 4라운드에서 2언더파 69타를 쳐 최종 10언더파 274타로 정상에 올랐다. PGA투어 플레이오프는 최종 우승 상금 1000만 달러(약 113억 원)를 놓고 벌이는 서바이벌 형식의 시리즈다. 페덱스컵 포인트 상위 125명이 첫 대회인 바클레이스에 참가해 2차전 도이체방크 챔피언십(8월 31일∼9월 3일)에 나설 100명을 추린다. 70명이 출전하는 3차전 BMW챔피언십(9월 6∼9일)에서 살아남은 상위 30명은 최종전인 투어챔피언십(9월 20∼23일)에서 우승을 다툰다. 와트니는 이번 우승으로 상금 144만 달러(약 16억3000만 원)를 챙겼고 페덱스컵 포인트 2500점을 더해 3226점으로 선두에 올랐다. 한편 재미교포 존 허(공동 36위), 노승열(공동 67위), 최경주(73위), 케빈 나, 위창수, 배상문(이상 컷오프 탈락) 등 한국(계) 선수 6명은 정규 시즌부터 쌓아 온 페덱스컵 포인트가 상위 100명 안에 들어 플레이오프 2차전 도이체방크 챔피언십에 진출했다.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이미림(22·하나금융)이 생애 첫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메이저 퀸’에 등극했다. 이미림은 26일 인천 송도의 잭 니클라우스 골프장(파72)에서 열린 제26회 한국여자오픈(총상금 6억 원·우승상금 1억3000만 원) 4라운드에서 4언더파 68타를 쳐 최종합계 7언더파 281타로 정상에 올랐다. 통산 2승째이자 첫 메이저대회 우승이다. 이미림은 2008년 국가대표를 지내는 등 유망주로 꼽혔지만 2009년 프로 데뷔 후 2부 투어를 전전하는 등 어려움을 겪었다. 2010년 시드 선발전을 거쳐 힘겹게 정규투어에 출전했을 정도다. 하지만 지난해 6월 에쓰오일 챔피언스 인비테이셔널에서 생애 첫 우승을 차지한 데 이어 이날 첫 내셔널 타이틀대회에서 우승하며 KLPGA의 신흥 강자로 떠올랐다. 상금랭킹도 단숨에 2위(2억3600만 원)로 올라섰다. 이미림은 “지난겨울 밥은 안 먹고 고기만 섭취하며 체중 10kg을 빼서 컨디션이 좋다”며 “9월 말 이전 상금이 큰 대회에 연속 출전해 상금왕을 확정 짓겠다”는 당찬 포부를 밝혔다. 이미림에게 5타 뒤진 공동 15위로 4라운드를 시작한 김하늘(24·비씨카드)은 이날만 7타를 줄이며 5언더파 283타로 김혜윤(비씨카드)과 공동 2위에 오르는 뒷심을 발휘했다. 시즌 4승을 노렸던 상금랭킹 1위 김자영(넵스)은 9번홀(파4)에서 티샷을 왼쪽 워터 해저드에 빠뜨리는 등 이날만 3타를 잃어 공동 11위(이븐파 288타)에 머물렀다. 아마추어 김효주(17·대원외고)는 공동 48위(10오버파 298타)로 대회를 마쳤다.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독도 문제로 한일 간의 날선 대립이 계속되고 있는 26일. 김형성(32·현대하이스코)-안선주(25·사진) 한국 골프 남매가 일본 프로무대 동반 우승을 차지하며 국민들의 가슴에 시원한 승전보를 전해왔다. 김형성은 일본 후쿠오카의 게이야 골프장(파72·7146야드)에서 끝난 바나 H컵 KBC 오거스타(총상금 1억1000만 엔·약 15억8862만 원)에서 일본 무대 진출 후 4년 만에 감격적인 첫 우승을 차지했다. 김형성은 마지막 날 4라운드에서 3언더파 69타를 쳐 최종 합계 18언더파 270타로 정상에 올랐다. 김형성은 한국프로골프(KPGA)투어에서 3승을 올리고 2009년 일본 무대에 진출했지만 번번이 우승 문턱에서 좌절했다. 하지만 7월 나가시마 시게오 초청대회와 지난주 간사이 오픈에서 준우승을 차지하며 컨디션을 끌어올린 데 이어 이날 드디어 우승의 물꼬를 텄다. 김형성은 지난 대회 배상문에 이어 2년 연속 이 대회 한국인 우승자에 이름을 올렸다. 우승상금 2200만 엔(약 3억1700만 원)을 받아 상금랭킹도 6위(4755만 엔·약 6억8671만 원)로 뛰어올랐다. 한국 선수들은 올 시즌 일본프로골프투어(JGTO) 12개 대회 가운데 더 크라운스대회 장익제, 하마마쓰오픈 제이 최, 나가시마 시게오 초청대회 이경훈에 이어 이번 김형성까지 4승을 합작했다. 한편 안선주는 이날 일본 홋카이도의 가쓰라 골프장(파72·6477야드)에서 끝난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투어 니토리 레이디스 골프 토너먼트(총상금 1억 엔·약 14억4420만 원)에서 시즌 2승째를 거뒀다. 안선주는 마지막 날 3라운드에서 4언더파 68타를 기록해 최종 합계 14언더파 202타로 정상에 올랐다. 2위는 안선주에게 2타 뒤진 12언더파 204타를 기록한 전미정(30·진로저팬). 2010년 일본 무대 진출 후 2년 연속 JLPGA투어 상금 1위를 차지한 안선주는 이날 우승으로 일본 통산 10승을 달성했다. 또 우승상금 1800만 엔(약 2억5996만 원)을 챙겨 올 시즌 총 7987만 엔(약 11억5348만 원)으로 상금 1위 전미정과의 격차를 약 2000만 엔(약 2억8884만 원)으로 좁혔다. 이로써 한국 여자선수들은 올 시즌 JLPGA 23개 대회 중 11개를 휩쓸었다.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못 쳐서 문제죠. 타선의 기복을 줄여야 하지 않겠어요.” 지난달 8일 이후 선두를 내준 적이 없는 삼성의 류중일 감독. 그에게도 걱정거리 하나가 있다. 바로 들쭉날쭉한 타격 컨디션. 삼성이 23일 현재 팀타율 1위(0.270)인 것을 감안하면 이해가 가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류 감독의 생각은 단호하다. 그는 “8월 초와 같은 극심한 타격 슬럼프가 다시 온다면 한국시리즈 직행에 어려움이 생길 수 있다”고 경계했다. 류 감독의 노심초사하는 마음이 통해서였을까. 24일 잠실 LG전에 나선 삼성은 시즌 5번째 선발전원안타를 터뜨리며 류 감독의 마음을 가볍게 했다. 삼성은 장단 12안타를 터뜨리며 LG에 6-3, 7회 강우 콜드게임승을 거뒀다. 선두 삼성은 이날 패한 2위 SK를 4.5경기 차로 앞섰다. 특히 국민타자 이승엽의 팀 배팅이 빛났다. 이승엽은 1회 1사 2루에서 가볍게 밀어 치는 스윙으로 선제 1타점 적시타를 만들어냈다. 3-2로 쫓기던 4회 1사 2, 3루에서도 욕심을 버리고 정확한 타격으로 2타점 적시타를 터뜨렸다. 4타수 2안타 3타점. 이승엽은 “팀이 선두지만 아직 긴장을 늦출 때가 아니다. 남은 30경기 중 20승을 거둘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삼성 선발 고든은 5이닝 동안 8안타를 허용했지만 3실점 호투를 펼치며 시즌 9승째(3패)를 챙겼다. 넥센은 목동에서 짜릿한 2-1 역전승을 거두며 SK의 8연승을 저지했다. 넥센은 1회 강정호의 적시타로 1-0으로 앞서갔지만 7회 SK 이호준에게 동점 솔로포를 허용했다. 그러나 넥센의 신인왕 후보 서건창은 1-1로 맞선 8회말 역전 2루타를 터뜨리며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두산은 사직에서 0-0으로 맞선 9회초 최재훈의 결승 적시타에 힘입어 롯데를 1-0으로 꺾었다. 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김효주의 나이답지 않은 침착함에 놀랐다. 상대는 아마추어였지만 프로인 내가 오늘 많이 배웠다.” 23일 인천 잭니클라우스 골프장(파72·6538야드)에서 열린 제26회 한국여자오픈(총상금 6억 원, 우승상금 1억3000만 원) 1라운드에서 ‘프로 잡는 여고생 골퍼’ 김효주(17·대원외고)와 처음 맞대결을 펼친 프로무대의 강자 김자영(21·넵스)은 후련한 표정이었다. 아마추어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김효주와의 첫 동반 라운딩에서 선배의 자존심을 지켰기 때문이다. 1언더파 71타를 친 김자영은 공동 6위에 올라 2오버파 74타로 공동 23위에 그친 김효주에게 판정승을 거뒀다. 김자영은 “듣던 대로 실력이 뛰어났다. 특히 정신력이 무척 강해보였다”고 칭찬했다. 김효주도 “자영 언니의 쇼트게임 능력을 배우고 싶다. 특히 실수가 거의 없는 퍼팅이 부럽다”고 말했다. 김자영은 올 시즌 3승을 거두며 다승, 상금 랭킹, 대상 포인트 등에서 선두를 질주하며 국내 여자 프로무대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김효주는 아마추어 신분으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롯데마트오픈과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투어 산토리레이디스 오픈에서 프로들을 제치고 우승해 돌풍을 일으켰다. 평일임에도 이날 필드에는 갤러리 200여 명이 김효주와 김자영의 대결을 보기 위해 몰렸다. 팬들의 이목을 의식한 듯 김효주와 김자영은 서로 말을 아끼는 등 진지한 분위기였다. 김효주가 같은 조의 양제윤(20·LIG손해보험)과 담소를 나누는 모습과는 대조적이었다. 한편 배희경(20·호반건설)은 5언더파 67타로 첫날 단독 선두로 나섰다. 김자영과 김효주는 24일 2라운드에서도 같은 조에서 맞대결을 펼친다.인천=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예상은 했지만 이렇게 많이 뽑을 줄은 몰랐다.” 프로야구 KIA의 한 관계자는 20일 2013 신인드래프트 결과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KIA가 이날 지명한 신인 10명 가운데 9명을 대졸 예정자로 뽑았기 때문이다. KIA는 2장의 우선지명권을 행사한 NC를 제외한 8개 구단 중 유일하게 1라운드에서 대졸 예정자 손동욱(단국대)을 뽑았다. 10명 모두를 고졸 예정자로 채운 두산과는 사뭇 다른 행보다. KIA 관계자조차 놀란 파격 행보는 삼성 시절부터 대졸 신인을 중용한 선동열 감독의 성향과 무관하지 않다. 그는 당시 오승환(단국대 출신), 윤성환(동의대 출신) 등 진흙 속 진주를 정상급 투수로 성장시켰다. 선 감독은 이번 드래프트를 앞두고 스카우트 팀에 ‘같은 실력이면 고졸보다 대졸을 뽑아 달라’는 부탁을 했단다. 선 감독의 ‘대졸 신인 사랑’에는 이유가 있다. 먼저 아마추어 야구 저변이 약화되면서 고졸 신인들이 즉시 전력으로 뛰기 힘들 정도로 프로의 벽이 높아졌다. 반면 대졸 신인은 4년 동안 충분한 출전 시간을 보장받기 때문에 기본기와 경기 경험이 고졸에 비해 안정적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인성을 강조하는 선 감독의 의중도 반영됐다. ‘작은 사회’인 대학을 경험한 대졸 신인은 상대적으로 조직 융화력이 높다는 것. 대졸 선호에는 야구인 선동열의 인간적인 고뇌도 담겨 있다. 권윤민 KIA 스카우트는 “고졸 신인이 1, 2년 안에 성과를 내지 못해 방출되면 20대에 백수가 된다. 대학 졸업장이 있는 상황과는 다르다. 선 감독은 이런 이유 때문에 무분별하게 고졸 유망주를 선발하는 것을 꺼린다”고 전했다.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너무 바빠서 수술 날짜도 못 잡고 있어요.” 엄지손가락 골절 사실을 숨기고 런던 올림픽 레슬링 금메달을 따내 () 감동을 선사한 김현우(24·삼성생명). 그는 13일 귀국 후 각종 인터뷰와 행사 참석 요청으로 연예인 못지않은 빡빡한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18일에야 처음 병원을 방문해 치료를 받았을 정도다. “원주 고향집에도 겨우 갔다 왔어요. 각종 행사 다니는 게 운동보다 더 힘든 거 같아요(웃음).” 20일 서울 종로구 세종로 동아미디어센터를 방문한 김현우에게 올림픽 후 달라진 일상과 올림픽 뒷이야기를 들어봤다. 김현우는 대표팀 감독, 코치뿐 아니라 동료들에게조차 손가락 골절 사실을 숨기고 경기에 나섰다. 테이핑으로 손가락을 고정시켰지만 살짝만 충격을 가해도 통증이 밀려왔단다. 김현우는 “신기하게도 정작 매트에서는 전혀 통증을 느끼지 못했어요. 아마도 올림픽 무대에 완전히 몰입했기 때문이겠지요”라고 말했다. 김현우는 손가락뿐 아니라 퉁퉁 부은 눈으로 국민들을 울렸다. 부기가 가라앉자 그를 알아보지 못하는 사람이 있을 정도로 ‘밤탱이 눈 투혼’은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16일 런던 올림픽 선수단의 청와대 초청행사에서 이명박 대통령은 “눈에 멍을 그리고 다녀야 사람들이 알아보겠다”며 농담을 했을 정도다. 김현우는 “눈에 문지르라고 계란을 주시는 분들이 많아요. 멍이 없어지니 잘생겼다는 말도 듣습니다. 하지만 저는 영광의 상처인 ‘부은 눈’이 더 멋지고 좋습니다”라고 말했다. 8일 레슬링 그레코로만형 66kg급 경기에 나설 때 김현우의 부담감은 상상 이상이었다. 김현우는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노골드 이후 침체기에 빠진 한국 레슬링계의 마지막 희망이었다. 그에 앞서 금메달 후보 최규진(55kg급)과 정지현(60kg급)이 노메달에 그쳤기 때문이다. 김현우는 “경기 전날인데 대표팀 숙소에 정적이 흘러 서운한 마음이 들었다”며 “하지만 (정)지현이형이 끝까지 훈련을 챙겨줬다. 노메달로 괴로웠을 텐데…. 형이 너무 고마웠다”고 말했다. 올림픽 금메달의 꿈을 이룬 김현우에게는 소박한 꿈 하나가 있단다. 자신의 첫 자동차를 장만하는 것이란다. 평소 만나고 싶었던 연예인의 이름이라도 말하는 양 수줍은 미소를 지었던 김현우는 “올림픽 전에는 정신적으로 흐트러질까봐 차를 사지 않았다. 자동차는 10여 년 동안 혹사된 내 몸에 대한 작은 선물이다. 잘 빠진 쿠페 스타일을 장만하겠다”고 말했다. 올림픽이 끝난 지 12일밖에 안 된 선수에게 가혹한 질문인 줄 알면서도 ‘다음 목표’에 대해 묻지 않을 수 없었다. 심각한 질문에 김현우는 ‘우문현답’을 내놨다. 그는 “일단 잘 쉬어야지요. 그래야 더 큰 꿈을 꿀 수 있다고 생각해요. 뒷바라지해준 가족들을 위해 보은 해외여행도 갈 생각입니다”라고 말했다. 김현우는 한 가지만큼은 꼭 지키고 싶다고 했다. 호기로운 ‘올림픽 2연패’ 공언보다 믿음이 가는 다짐이었다. “요즘 팬들에게 사인해줄 때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김현우’라고 적어요. 그 이름에 누가 되지 않는 사람이 될 겁니다.” 유근형 기자 noe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