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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씨름선수라는 사실이 부끄럽냐고요? 아니요. 저는 씨름선수라는 게 무척 자랑스럽습니다.” 시원시원한 말투, 넉넉한 마음씨, 탄탄한 몸, 그리고 가끔씩 보이는 애교까지…. 그는 여러 면에서 씨름선수 출신 예능인 강호동의 특징을 닮았다. 무엇보다 그의 씨름에 대한 진한 애정은 강호동 이상이었다. 남성의 전유물로 여겨지던 씨름판에서 ‘여자 헤라클레스’로 불리며 강호동 못지않은 인기를 구가하고 있는 박미정(26). 그를 12일 경기 용인종합운동장 내 씨름장에서 만나 여장사로 살아가는 삶에 대해 들어봤다.○ 낮에는 청원경찰 밤에는 씨름선수 박미정은 낮에는 용인 농협에서 청원경찰로 일하고 퇴근 후 씨름장에 간다. 그는 용인씨름동호회 회원들과 구슬땀을 흘리며 연간 10회 정도 열리는 전국단위 씨름대회 출전을 준비한다. 동호회에는 남자들도 있다. 그는 선수가 아닌 일반 남자들하고 대결해서는 별로 진 적이 없다고 한다. 박미정은 “프로 씨름이 없어지고 나서 씨름이 고사 위기를 맞았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생활체육으로 씨름을 하는 동호인은 더 많아졌다”고 말했다. 박미정은 용인정보고 시절 용인대 유도학과 진학을 목표로 했다. 하지만 2004년 유도체육관 관장의 추천으로 나간 용인시 씨름대회에서 덜컥 1등을 하면서 인생이 달라졌다. 박미정은 2004년 단숨에 씨름계를 평정하며 전국 최강자로 우뚝 섰다. 박미정은 용인대 유도학과에 진학했지만 유도선수 생활은 하지 않고 씨름에 주력했다. 그의 시대는 2005년 이후 3년 동안 계속됐다.○ 씨름여왕 임수정을 넘다 하지만 2008년 ‘씨름 여왕’ 임수정(27)이 등장하면서 박미정의 입지는 크게 줄었다. ‘무궁화급(80kg 이하급)에 출전해온 박미정(163cm)은 자신보다 신체조건에서 앞서는 임수정(172cm)에게 2009년부터 3년 동안 한 번도 이기지 못했다. 박미정은 “눈물이 별로 없는데 수정이 언니한테 질 때면 눈물이 나더라고요”라고 말했다. 2012년은 박미정에게 특별하다. 박미정은 8월 전남 구례에서 열린 ‘국민생활체육대회 전국 여자 천하장사씨름대회’에서 숙적 임수정을 꺾고 천하장사에 오르며 한을 풀었다. 당시 승리 사진을 컴퓨터 바탕화면에 깔아두고 있는 박미정은 “항상 1-2로 아깝게 졌는데 당시엔 2-0(2승 1무)으로 완승했다. 모든 걸 가진 느낌이었다”고 회상했다.○ 박미정의 씨름예찬론 박미정은 씨름의 인간적인 매력을 강조했다. “모래 위에서 하니까 다리에 무리가 덜 간다. 격투기처럼 과격하지도 않다. 무엇보다 상대와 살을 맞대고 교감할 수 있는 인간적인 운동이다.” 박미정은 8월 천하장사가 된 후 용인농협 직원이 됐다. 용인농협은 ‘천하장사가 지켜주기 때문에 전국에서 가장 안전한 금융기관’으로 소문이 나는 등 박미정 효과를 보고 있다고. 농협 직원들은 박미정의 대회 때마다 버스를 전세 내 응원을 갈 정도로 열성적인 응원군이다. “씨름은 내게 모든 걸 이루게 해줬다. 40대, 50대가 되어도 현역 생활을 계속해 씨름 알림이로 활동하고 싶다.”용인=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만장일치로 10구단 창단을 승인했다.” 11일 서울 강남구 도곡동 야구회관에서 열린 한국야구위원회(KBO) 7차 이사회. 그동안 논란이 일었던 제10구단 창단 추진을 만장일치로 의결했다. KBO 양해영 사무총장은 “회의 과정에 반대의 목소리는 전혀 없었다”며 “10구단을 의결하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수원, 전북 등 2개 도시를 어떻게 공정하게 평가할 것인가를 논의하다 보니 2시간가량 걸렸다”고 말했다. 6월 임시 이사회 당시 롯데 삼성 등의 반대 속에 표결조차 하지 못했던 분위기와는 사뭇 다른 풍경이었다. KBO 이사회가 6개월 만에 ‘반대’에서 ‘찬성’으로 돌아선 이유는 뭘까?○ 복수의 10구단 후보 등장 최근 10구단 유치를 희망하는 수원과 전북이 각각 KT와 부영을 파트너 기업으로 공개한 것이 이번 이사회에서 10구단 체제를 하기로 결정한 신호탄이었다. 가장 강력하게 반대 목소리를 냈던 장병수 롯데 사장은 그동안 “연간 300억 원이 필요한 프로야구 구단 운영은 중견기업이 할 수 있는 사업이 아니다”며 10구단 시기상조론을 주장해 왔다. 그러나 KT 부영 등 대기업이 전면에 등장하면서 반대할 명분이 사라졌다. 또 롯데와 삼성은 일방적으로 신생 기업의 참여를 가로막는 ‘구단 이기주의의 극치’라는 비판을 받았다. 여기에 대선 후보들까지 10구단 창단을 적극 지지하면서 반대파의 입지는 크게 줄어들었다.○ 선수협의 ‘보이콧’ 초강수 적중 프로야구선수협의회(이하 선수협)의 강한 단체행동도 10구단 창단에 힘을 실었다. 선수협은 7월 올스타전 보이콧을 철회하면서 ‘연말까지 10구단 창단 관련 움직임을 구체화해야한다’는 조건을 내걸었다. 그러나 10구단 창단 추진이 지지부진하자 6일 전격적으로 골든글러브 시상식 불참을 선언했다. 내년 3월 제3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과 전지훈련, 내년 정규시즌까지 보이콧할 수 있다고 KBO와 각 구단을 압박했다. 이날 정기총회에서는 “10구단 창단이 승인될 때까지 단체행동을 계속하겠다”고 결의해 KBO 이사회의 조속한 개최를 촉구했다. 양해영 총장은 “선수협이 약속했던 연말이 되기도 전에 골든글러브 시상식부터 보이콧하겠다고 해 당혹스러웠다”며 “10구단은 선수협에 떠밀려 결정한 것이 아니다. 이미 12월 초부터 긍정적인 합의들이 있었다”고 해명했다. 내년 시즌에 8팀은 경기를 하고 한 팀은 쉬는 홀수 구단 체제의 폐해가 드러난 것도 기존 구단의 방침이 바뀐 이유 중 하나다. 최근 롯데는 9구단 체제로 운영되는 내년 시즌에 가장 먼 거리를 이동해야 한다고 문제를 제기해 KBO가 일정 재조정에 들어간 상태다.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시상식을 앞두고 며칠 동안 잠이 잘 안 왔어요. 정말 타고 싶었던 상이었거든요. 3년 동안 후보에만 올라서 아쉬웠는데…. 원래 이런 상은 화려한 공격수들이 받는 거 아닌가요? 고맙습니다. 정말 고맙습니다.” 10일 서울 중구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2012 동아스포츠대상(동아일보 스포츠동아 채널A 국민체육진흥공단 스포츠토토 공동주최) 시상식장에서 여자 프로배구 부문 ‘올해의 선수’에 선정된 도로공사의 리베로 김해란(28). 그의 가는 목소리는 수상 소감을 밝히는 내내 떨렸다. 시상식의 주인공이 됐다는 것이 다소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이었다.○ 선수가 직접 뽑으니 달랐다 여자 프로배구 최고의 수비수 김해란은 이 상의 단골 후보였지만 그동안 수상의 영광은 그를 비켜갔다. 시상식의 주인공은 화려한 공격수들이 되곤 했다. 김해란은 “동아스포츠대상은 선수들이 뽑는 상이라 음지에서 궂은일을 하는 선수들에게도 수상 기회가 열려 있는 것 같다”며 감격스러워했다. 올해로 4회째를 맞은 동아스포츠대상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선수들이 직접 뽑는 ‘올해의 선수’상이다. 올해에도 종목별 30∼45명씩 총 275명의 선수들이 투표에 참여했다. 수상자들의 기쁨이 남달랐던 것은 바로 이처럼 동료들이 직접 자신을 인정했다는 사실 덕택이다. 남자 배구 부문 ‘올해의 선수’에 선정된 대한항공의 레프트 곽승석(24)은 공격은 물론이고 수비에도 앞장서며 팀의 궂은일을 도맡아 해왔다. 각 팀의 주포들을 제치고 상을 받은 곽승석은 “너무 떨려서 말이 안 나온다. 동료 선수들이 저를 평가해줘서 더 기쁘다”고 말했다.○ 재치, 끼가 함께했던 동아스포츠대상 수상자들의 재치 넘치는 수상 소감은 이날 시상식의 백미였다. 남자 농구 부문 ‘올해의 선수’로 선정된 오세근(25·인삼공사)은 목발을 짚고 나타났다. 발목 인대를 다쳐 재활 중이던 그는 “안타깝게도 목발을 하고 나왔는데 ‘패션’으로 이해해 달라. 내년에는 목발 없이 시상식에 오고 싶다”고 말했다. 특별상을 수상한 2012 런던 올림픽 체조 금메달리스트 양학선(20·한국체대)은 알이 없는 안경을 끼고 시상대에 올랐다. 그는 “이제 촌티를 좀 벗은 것 같나요? 좋은 자리기 때문에 패션에 각별히 신경을 썼다”고 말했다. 여자 골프 부문에서 2년 연속 ‘올해의 선수’에 오른 김하늘(24·비씨카드)은 대회 출전 때문에 시상식에 불참했다. 하지만 직접 감사의 동영상을 보내와 큰 박수를 받았다. 김하늘은 이를 통해 “지난해 동아스포츠대상을 받고 ‘내년에 또 받고 싶다’고 했는데 약속을 지켰다”고 말했다. 남자 골프 부문 ‘올해의 선수’ 김대섭(31·아리지CC)은 “전역한 지 4개월밖에 안됐는데 너무 많은 것을 얻었다”고 말했다. 그는 ‘골프를 잘 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느냐’는 사회자의 질문에 “연습을 열심히 해야 한다”고 답했다. 교과서적인 대답이었지만 누구에게나 적용되는 진실한 답변이었다. 최선을 다해 땀을 흘린 선수들은 그 땀의 보답을 풍성하게 받았다. 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19개월의 공백은 ‘여왕’의 위엄을 지키는 데 별 문제가 되지 않았다. 원숙한 연기와 무결점 점프는 예전 그대로였다.‘피겨 여왕’ 김연아(22·고려대)가 화려한 복귀식을 치렀다. 김연아는 9일(현지 시간) 독일 도르트문트에서 열린 NRW트로피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129.34점을 받아 전날 쇼트프로그램 점수(72.27점)를 합해 종합 201.61점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2위 제니아 마카로바(159.01점·러시아)와는 무려 42.60점 차이가 났다. 올 시즌 여자 싱글에서 200점을 돌파한 건 김연아가 처음이다.김연아는 지난해 4월 세계선수권 이후 첫 출전한 공식 경기에서 ‘실전 감각’에 대한 우려를 말끔히 씻어내며 건재함을 과시했다. 김연아는 최소 기술점수 쇼트프로그램 28.00점과 프리스케이팅 48.00점을 가볍게 넘으며 내년 세계선수권 티켓도 거머쥐었다. ○ 19개월 쉬었지만 적수가 없었다김연아는 이번 대회에서 ‘점프의 교과서’라는 명성에 걸맞은 기술을 선보였다.김연아는 전날 쇼트프로그램에서 올 시즌 여자 싱글 쇼트 최고점인 72.27점을 기록하며 화려한 복귀식을 치렀다. 9일 프리스케이팅에서도 연기 중반 체력 저하 탓에 한 차례 넘어지기는 했지만 2010년 밴쿠버 올림픽 금메달 획득 당시의 난도와 큰 차이가 없는 점프들을 무리 없이 소화해냈다. 좌중을 한순간에 빨아들이는 표현력과 예술성도 여전했다. 김연아는 프리스케이팅 배경음악인 뮤지컬 ‘레미제라블’의 웅장한 오케스트라 도입부가 시작되자 두 팔을 가슴에 모았다 크게 펼치며 감성 연기의 서막을 열었다. ‘레미제라블’이 프랑스 혁명기 민중의 삶을 배경으로 한 만큼 화려하기보다는 소박하고 따뜻한 느낌의 회색 드레스를 준비했다. 김연아는 전날 쇼트프로그램에서는 원숙한 연기로 밴쿠버 겨울올림픽 당시의 예술점수 33.80점을 뛰어넘은 34.85점을 기록했다. ○ 점프는 그대로, 예술성은 업그레이드김연아의 연기는 세계 피겨 팬들을 흥분시키기에 충분했다. 대회 규모, 심판 등이 달라 점수를 단순 비교하기는 어렵지만 김연아는 점수로 보면 8일 러시아 소치에서 열린 국제빙상경기연맹(ISU) 그랑프리 파이널 출전자들을 압도했기 때문이다. 그랑프리 파이널 1위를 차지한 아사다 마오(일본)는 196.80점을 얻는 데 그쳐 김연아의 점수에 못 미쳤다. SBS 방상아 해설위원은 “밴쿠버 겨울올림픽 이후 스타 부족과 하향 평준화 속에 여자 싱글은 침체기를 겪었다. 하지만 김연아가 정상급 기량을 선보이면서 여자 싱글은 단숨에 세계 피겨계의 주목을 받게 됐다”고 말했다.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여왕의 복귀식은 어떤 풍경일까? 지난해 4월 세계선수권 이후 20개월 만에 공식 대회에 출전하는 ‘피겨여왕’ 김연아(22·고려대·사진)가 현지 적응 훈련에 돌입했다. 김연아는 독일 도르트문트에서 열리는 NRW트로피 대회(현지 시간 5∼9일)에 출전하기 위해 5일 출국해 6일 처음 현지에서 빙상 훈련을 소화했다. 김연아는 8일과 9일 각각 쇼트프로그램과 프리스케이팅에 출전한다.○ 악조건 극복이 관건 김연아의 복귀식을 향한 여정은 순탄치 않았다. 출국 당일인 5일 인천에 내린 폭설로 비행기가 4시간 연착됐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김연아는 파리에서 독일로 향하는 환승 비행기를 놓쳐 파리에서 하루를 묵고 예정보다 하루 늦은 6일 현지에 도착했다. 김연아는 예전과 달리 쇼트프로그램까지 2∼3일밖에 훈련을 하지 못한 채 실전에 나서게 됐다. 김연아의 소속사인 올댓스포츠 관계자는 “국제빙상경기연맹(ISU) 대회가 아닌 B급 대회이기 때문에 시설이 열악하다. 연습링크가 야외라 따로 연습장을 구하는 등 어려움이 많다”고 전했다. ○ 200점 돌파 가능할까? 세계 피겨 팬들은 김연아가 2010년 밴쿠버 겨울올림픽 당시와 비교해 어떤 경기력을 보일지에 주목하고 있다. 피겨 전문가들은 올 시즌 여자 싱글 분야의 하향 평준화로 인해 김연아의 적수가 없다고 입을 모았다. 올 시즌에는 김연아의 최고 점수(228점)는커녕 200점을 넘은 선수가 한 명도 나오지 않았다. 애슐리 와그너(21)가 기록한 190.63점이 여섯 번의 그랑프리에서 나온 최고점이었다. 방상아 SBS 해설위원은 “현재 김연아가 최상의 몸 상태가 아니기 때문에 200점 이상을 기대하는 것은 무리다. 심판에 따라 점수 편차가 있겠지만 190점대 이상은 가능하다”고 전망했다.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프로라면 어떤 상황에서든 최선을 다하는 게 기본이다. 준우승에 그쳤지만 수확이 많은 대회였다.” 6일 제1회 프로-아마최강전 결승에서 상무에 패해 준우승에 그친 전자랜드 유도훈 감독의 목소리엔 힘이 넘쳤다. 유 감독은 “간판 문태종의 경기 감각이 살아났고, 국내 선수들도 해결사 본능이 생겼다”며 “정규시즌이 9일 재개되지만 우리는 13일이 첫 경기라서 체력적으로도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전자랜드는 다른 프로 구단들이 주전들을 대거 빼고 느슨한 경기 운영을 하는 동안 최정예 선수를 투입해 관심을 끌었다. ○ 준우승에도 박수 받은 전자랜드 모든 구단이 전자랜드와 같았던 것은 아니다. 주전들을 대거 빼고 체력 회복에 주력했고 ‘2군급’ 선수들의 경기 경험을 쌓는 기회로 활용했다. 프로-아마최강전이 9일 다시 시작하는 정규시즌에 어떤 영향을 줄까. ‘부상병동’ 오리온스와 인삼공사는 황금 같은 재정비의 시간이었다. 4위 인삼공사는 최강전에서 가드 김태술 이정현, 포워드 양희종 등 주전들을 빼고 1라운드에 나섰다 중앙대에 패해 망신을 당했다. 하지만 빠른 팀 색깔을 재현할 수 있을 정도로 체력을 회복했다. 이상범 인삼공사 감독은 “대학팀에 패해 충격이 컸다. 욕을 많이 먹은 만큼 정규시즌에서는 다른 모습을 보여 주겠다”고 말했다. 정규시즌 공동 6위 오리온스는 어깨 탈골 부상을 겪었던 간판 포워드 최진수가 부상에서 회복한 것이 소득이다. 테렌스 레더를 대체할 외국인선수 스캇 메리트와는 2주 동안 손발을 맞췄다. ○ 컨디션 유지 성공한 SK, 모비스 정규시즌 공동 선두를 달렸던 SK와 모비스는 프로-아마최강전 기간에 경기 감각 유지가 최우선 과제였다. 유재학 모비스 감독은 “주전과 비주전 선수들을 골고루 투입하면서 긴장감과 경기력을 어느 정도 유지하는 데 성공했다”며 “대회 출전으로 각 팀이 외국인선수와 함께 훈련을 충분히 못한 것은 변수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SK는 최부경이 휴식으로 부상에서 회복했고 가드 김선형과 슈터 변기훈이 경기 감각을 끌어올렸다.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2년 안에 미국프로골프(PGA)투어 마스터스에서 우승하고 싶습니다.” 아시아 선수 최초로 PGA 퀄리파잉스쿨에서 단독 1위를 차지하고 7일 금의환향한 이동환(25·CJ오쇼핑)의 포부는 원대했다. 인천국제공항 입국장에서 밝게 웃으며 취재진 앞에 선 이동환은 “2013시즌에 상금 순위 125위 안에 들어 시즌 출전권을 유지하는 것이 1차 목표다. PGA 첫 승과 신인왕도 노려 보고 싶다”고 밝혔다. 일본프로골프투어(JGTO)에서 주로 활약했던 이동환은 2004년 일본 아마추어선수권 우승, 2006년 JGTO 신인왕 등으로 이름을 알린 유망주 출신이다. JGTO 통산 2승을 거뒀다. 그는 4일 미국 캘리포니아 주 라킨타의 PGA 웨스트 골프장 스타디움 코스(파72)에서 끝난 PGA투어 퀄리파잉스쿨에서 최종합계 25언더파 407타를 기록하며 단독 1위를 차지해 전 세계의 이목을 끌었다. 이동환은 “일본 무대 경험은 성장의 가장 큰 발판이었다”며 “6일 동안의 퀄리파잉스쿨 대장정을 좋은 성적으로 무사히 마칠 수 있어서 기뻤다. 마지막 홀까지 1등 할 것이라고 예상하지 못했다. 그저 나 자신의 플레이에 최선을 다했는데 좋은 결과가 뒤따라왔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동환은 자신의 강점으로 고감도 아이언샷을 꼽았다. 그는 “장기인 아이언샷 거리 조절능력을 더 발전시키고 싶다”며 “285야드 정도인 드라이버 비거리도 더 늘려야 한다. 다양한 구질을 쓸 수 있도록 연구하는 것도 앞으로의 숙제다”라고 말했다. 이동환은 내년 1월 소니오픈을 시작으로 PGA투어 생활에 본격적으로 돌입한다.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어중간하게 제10구단 창단 계획을 밝히는 수준으로는 안 된다. 한국야구위원회(KBO) 이사회가 10구단을 승인할 때까지 공식 일정에 불참하기로 결의했다.” 박재홍 프로야구선수협의회(선수협) 회장의 어투는 단호했다. 그는 6일 인천 송도 컨벤시아에서 열린 선수협 정기총회 직후 “10구단 창단 승인이 나지 않으면 11일 골든글러브 시상식을 보이콧하겠다”고 밝혔다. 10구단 창단 승인 여부를 단체행동 중단의 조건으로 내걸며 KBO와 각 구단에 대한 압박수위를 한 단계 높인 셈이다. 선수협은 단체 행동의 1차 데드라인을 프로야구 선수들의 비활동기간이 끝나는 다음 해 1월 15일까지로 못박았다. 박 회장은 “1월 15일까지 10구단 승인이 나지 않으면 어떻게 대응할지를 이미 준비해 놓았다”고 강조했다. 2013년 제3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과 각 팀의 전지훈련, 시범경기, 2013 정규시즌 불참까지 염두에 두고 있다는 얘기였다. 박 회장은 “7월 올스타전을 보이콧하지 않고 참가하기로 했을 때 KBO가 12월까지 10구단 관련 이사회를 열고 창단 계획을 밝히겠다고 했다. 그러나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 유치 도시와 기업까지 나왔는데 시간만 흘러가는 것을 두고 볼 수는 없다”고 덧붙였다. KBO는 11일 골든글러브 시상식 이전에 KBO 이사회를 개최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KBO 양해영 사무총장은 “시간이 촉박해 이사회가 열릴 가능성은 높지 않다. 하지만 각 구단과 끝까지 의견을 조율하겠다. 선수협이 명확한 답을 원하는 이상 그에 걸맞은 답을 내놓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천=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짧은 스포츠형 머리에 검은색 상무 유니폼을 입은 그의 모습은 아직 팬들에게는 낯설다. 하지만 저돌적인 골밑 플레이, 고감도 중거리슛 등 코트를 지배하는 모습만큼은 그대로였다. 지난 시즌 동부의 정규시즌 우승을 이끌고 입대한 윤호영(28·상무)이 친정팀에 일격을 가했다. 상무는 5일 고양에서 열린 프로-아마최강전 4강전에서 윤호영의 활약에 힘입어 동부를 74-68로 꺾고 결승에 진출했다. 윤호영은 지난 시즌 동부에서 찰떡궁합을 과시했던 선배 김주성의 수비를 뚫고 17득점 9리바운드를 기록했다. 자신에게 집중 수비가 들어올 때는 동료에게 적절히 공을 패스해 오픈 찬스를 만들기도 했다. 그는 수비에서도 상대 이승준과 김주성의 협력 공격을 자주 차단했다. 상무는 1, 2쿼터 14득점을 집중한 동부 이승준에게 밀려 전반을 42-44로 끌려갔다. 하지만 3쿼터에서 공격 리바운드에 이은 골밑 득점과 속공을 연달아 성공시키며 경기를 62-52로 뒤집었다. 동부 강동희 감독은 지난 시즌까지 동부 소속이었던 제자 윤호영에 대해 “솔직히 얄미웠다(웃음). 골밑에서 슛이 정교해졌고 여유가 생기는 등 한 단계 발전한 것 같다”고 칭찬했다. 윤호영은 “(김)주성이 형이랑 눈이 마주칠 때마다 피식피식 웃음이 났다”고 친정팀을 상대한 감회를 밝히는 한편 “왜 상대팀이 동부의 높이를 어려워하는지 오늘에야 이해하게 됐다”며 겸손해했다. 전자랜드는 이날 삼성과의 4강전에서 78-64로 승리하고 결승에 진출했다. 상무와 전자랜드의 결승전은 6일 오후 7시 같은 장소에서 열린다.고양=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프로야구 한화의 4번 타자 김태균(30·사진)이 ‘통 큰 기부’를 했다. 최근 사랑의 열매 대전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불우이웃을 위해 써 달라며 1억 원을 내놓은 것. 그는 5일 오전 11시에는 대전 서구 둔산동의 대전사회복지공동모금회 사무국 회의실에서 사랑의 열매 고액기부자 모임인 ‘아너 소사이어티’에 가입한다. 아너 소사이어티는 1억 원 이상을 일시에 기부했거나 5년 이내에 1억 원 이상 납부를 약정한 회원들의 모임이다. 미국의 빌 게이츠, 워런 버핏 등이 참여하는 ‘토크빌 소사이어티’와 성격이 비슷하다. 이 모임에 가입한 야구 선수는 김태균이 처음이며 스포츠 선수 출신으로는 올해 런던 올림픽 축구대표팀을 이끈 홍명보 감독에 이어 두 번째다. 김태균의 아너 소사이어티 회원 가입은 전국에서 183번째이자 대전에서 4번째다. 김태균은 “가정 형편이 어려운 이들에게 희망을 주고 싶었다”며 “운동을 통해 청소년에게 희망과 꿈을 줬다고 생각했는데 이번에는 물질적인 지원으로 희망을 선물할 수 있어 기쁘다”고 말했다.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일주일 만에 듣는 그의 목소리는 한결 밝아 보였다. 본보를 통해 토종 최장신 센터(202cm)로 살아가는 남모를 슬픔에 대해 눈물로 고백한 신한은행 하은주(28)는 “기사가 나간 뒤 팬들의 적지 않은 응원이 있어 감사했다”고 했다. 하지만 악플도 있었다. 특히 ‘신한은행에선 잘하면서 국가대표에만 가면 못 뛰는 반쪽 선수’라는 비난에는 유독 가슴 아팠다고 했다. 지나치게 감정적인 면도 있었지만 팬들의 지적에는 일면 타당한 부분이 있다. 하은주는 보통 프로농구 선수들과는 분명 다르기 때문이다. 하은주는 다른 선수들과 똑같은 방식으로는 프로 생활을 지속할 수 없다. 신한은행 임달식 감독의 표현을 빌리자면 언제든지 깨질 수 있는 ‘유리몸’을 지니고 있다. 하은주는 상체는 발달했지만 하체가 약한 편이다. 선일중학교 시절엔 무릎 수술 여파로 2년 동안 농구를 쉬기도 했다. 최근에도 한 경기에서 20분가량 뛰면 2∼3일은 재활 훈련에 매달려야 다시 코트에 설 수 있다. 이 때문에 하은주는 대부분 팀 훈련에서 빠진 채 개인 훈련을 한다. 경기 전날 30분가량만 팀 전술을 맞춰보고 경기에 나선다. 시즌 종료 후 몸 상태를 다시 끌어올리는 데도 긴 시간이 필요하다. 임 감독은 “다른 선수들이 한 달 정도면 컨디션을 끌어올리는 데 비해 은주는 2∼3배의 시간이 더 걸린다”고 설명했다. 여자농구 선수들은 3월에 프로농구 시즌이 끝나면 4월엔 대부분 휴가를 받는다. 5월에는 국가대표팀이 소집된다. 컨디션 회복 속도가 느린 하은주는 5월에 국가대표팀에 합류한 후 여름까지도 몸을 만들기 어려운 적이 많았다. 그가 시즌이 한창인 가을에는 국가대표에서도 맹활약했지만 시즌 종료 후 여름에 열리는 국제대회에서는 제대로 뛰지 못했던 이유다. 이렇듯 하은주는 특수성이 있다. 그의 특수한 상황을 이해하지 않는다면 ‘백 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하다고 평가받는 하은주의 하드웨어는 무용지물이 될 수 있다. 일부 팬의 성숙하지 못한 비난이 아쉬운 이유다. 다행스럽게도 2013년 세계선수권과 2014년 인천 아시아경기 등은 가을에 열린다. 하은주가 활약하기에 무리가 없는 시기이다. 문제는 하은주가 그동안 부진했던 여름에 열리는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이다. 임달식, 이호근 등 전 대표팀 감독들은 “시즌 종료 후 곧바로 휴가를 주지 않고 재활에 힘쓴다면 여름에도 하은주를 뛰게 할 방법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라고 입을 모았다. 런던 올림픽 무대를 밟지 못한 여자농구의 부활을 위해 ‘국보급 센터’ 하은주의 활용법을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때다.유근형 스포츠레저부 기자 noel@donga.com}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게 없다’는 속담은 틀린 말이 아니었다. 정규시즌 공동 1위 간 맞대결로 기대를 모았던 2일 모비스와 SK의 프로-아마 최강전 1라운드 경기가 그랬다. 모비스는 1쿼터부터 17점 차(29-12)로 앞서 나가는 등 경기 내내 SK를 리드한 끝에 85-72로 완승했다. 맥 빠진 제1회 프로-아마 최강전의 단면을 보여준 경기였다. 프로-아마 최강전은 1990년대 농구대잔치의 향수를 자극해 농구 붐을 조성하자는 취지로 마련됐다. 그러나 프로팀 주전들의 대거 불참과 느슨한 경기력, 상무를 제외한 아마추어 팀들의 부진 등으로 농구 팬의 외면을 받고 있다. 2일 현재 평균 관중이 2038명으로 대회가 열리고 있는 고양의 올 시즌 홈 평균 관중(3227명)의 약 60% 수준에 머물고 있다. 일선 감독들도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모비스 유재학 감독은 엔트리 12명 중 9명을 10분 이상씩 골고루 기용하며 팀 전체 컨디션을 관리하는 데 주력했다. 그는 “우승을 하면 좋겠지만 주전들을 40분 풀타임 기용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정규시즌 도중에 대회가 열려 집중하기가 쉽지 않다”고 털어놓았다. SK 문경은 감독도 “주전 포워드들이 부상으로 빠져 오늘 패배는 큰 의미가 없다. 백업 가드 정성수가 경험을 쌓도록 배려했다”고 말했다. 정규시즌 최하위 KCC는 인삼공사를 꺾은 ‘돌풍의 팀’ 중앙대를 80-56으로 꺾었다. 이날 승리한 모비스와 KCC는 4일 동부, 삼성과 각각 8강전을 치른다.고양=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박찬호가 20대였을 때 시속 160km에 육박하는 강속구는 ‘코리안 특급’의 트레이드마크였다. 그러나 마흔 살을 앞둔 그의 직구는 140km대 중반까지 떨어졌다. 결국 변화구 투수로 전락했다. 화려한 메이저리그 스타에서 일본을 거쳐 한국에서 은퇴를 선언하기까지의 과정은 다사다난했다. 박찬호는 한양대 시절인 1993년 2월 호주에서 열린 아시아선수권에서 강속구를 무기로 미국 프로야구 스카우트들의 눈을 사로잡았다. 이듬해 1월 LA 다저스와 계약하며 한국인 최초의 메이저리거가 됐다. 그러나 박찬호는 메이저리그 2경기 만에 마이너리그로 강등됐다. 공은 빨랐지만 제구가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렇게 2년을 눈물 젖은 빵을 먹은 끝에 1996년 빅리그로 돌아와 5승(5패)을 거뒀다. 1997년부터 5년 연속 두 자릿수 승리를 따내며 다저스의 에이스로 자리 잡았다. 그는 ‘슈퍼 에이전트’ 스콧 보라스 사단에 합류한 뒤 2002년 텍사스와 5년 동안 최대 6500만 달러(약 704억 원)라는 초대형 자유계약선수(FA) 대박을 터뜨렸다. 하지만 기쁨도 잠시였다. 박찬호는 텍사스에서 2002년 9승(8패)에 그친 데 이어 허리와 햄스트링 부상으로 추락했다. ‘먹튀’ 논란 속에 2005년 샌디에이고로 트레이드됐다. 박찬호는 2005년 12승(8패), 2006년 7승(7패)을 거두며 재기하는 듯했지만 과거의 명성을 되찾지는 못했다. 2007년 뉴욕 메츠와 계약했지만 단 1경기밖에 뛰지 못하고 방출됐다. 2007년 휴스턴과는 마이너리그 계약을 하는 수모를 당했다. 그럼에도 박찬호는 포기하지 않았다. 2008년 친정팀 다저스로 돌아와 4승(4패)을 거뒀고 2009년 필라델피아 불펜으로 첫 월드시리즈 무대까지 밟았다. 2010년 명문 뉴욕 양키스 유니폼까지 입었다. 그렇게 2010년 아시아 투수로는 최다인 124승(98패)을 거뒀다. 그러나 박찬호는 욕심을 냈다. 지난해 한국 대신 일본 프로야구 오릭스에 입단했다. 1승(5패)에 그치며 대부분의 시간을 2군에서 머물렀다. 결국 올해 8개 구단의 특별한 양해를 얻어 고향 팀 한화 유니폼을 입었지만 예전의 구위를 회복하진 못했다. 그의 야구인생은 메이저리그에서 화려하게 빛났지만 마지막은 아쉬움만 남은 시간이었다.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홈런왕과 타격왕, 누가 더 강할까? 박병호(넥센)와 김태균(한화)이 최고의 1루수 자리를 놓고 다시 한 번 자웅을 겨룬다. 박병호는 선배 김태균을 제치고 올 시즌 최우수선수(MVP)를 거머쥐었다. 그러나 내년 제3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표팀 명단에서 제외됐다. 대표 1루수 김태균의 벽을 넘지 못했기 때문이다. 둘은 한국야구위원회(KBO)가 28일 발표한 2012 골든글러브 1루수 후보에 나란히 이름을 올렸다. ‘황금장갑’의 주인공은 12월 11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결정된다.○ 박병호, WBC 승선 불발의 한 풀까? 첫 수상에 도전하는 박병호는 올 시즌 홈런 타점 장타력 등 타격 3관왕에 올랐다. 호타준족의 상징인 ‘20(홈런)-20(도루) 클럽’에 가입하며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실책도 7개에 불과해 무난한 수비력을 선보였다. 2006, 2008년 1루수 골든글러브를 수상한 김태균도 만만치 않다. 그는 올 시즌 타율(0.363)과 출루율(0.474) 1위를 차지했다. 1루수 골든글러브 후보 가운데 가장 적은 실책(2개)을 기록했다. 투수 부문은 삼성 선수들의 집안싸움이 예상된다. 장원삼은 올 시즌 다승왕(17승)을 차지했고 SK와의 한국시리즈에서 2승을 거두며 삼성의 2년 연속 통합우승의 주역이었다. 투수 후보 7명 가운데 평균자책(3.55)이 가장 높은 게 흠. 마무리 오승환은 지난해에 이어 세이브왕(37세이브)에 오르며 장원삼과 경쟁하고 있다.○ 이승엽, 첫 지명타자 수상? 삼성 이승엽이 지명타자 부문에서 첫 수상을 할지도 관심사다. 그는 올 시즌 1루수 출전이 80경기에 그쳐 기준(수비 출전 88경기 이상)을 채우지 못해 지명타자 후보가 됐다. 지명타자는 1경기만 지명타자로 출전해도 후보에 오른다. 이승엽은 일본 무대에 진출하기 전에 7년 연속(1997∼2003년) 1루수 골든글러브를 받았다. 그가 지명타자로 골든글러브를 수상하면 역대 최다 기록(8회)을 갖고 있는 한대화 전 한화 감독, 양준혁 SBS 해설위원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다.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연세대 시절 실업팀들을 혼쭐내던 ‘저승사자’ 정재근(43·연세대 감독)과 ‘람보 슈터’ 문경은(41·SK 감독). 20여 년이 흐른 2012년 두 농구 스타가 적장으로 만나 한판 승부를 겨뤘다. 1990년대 농구대잔치의 향수를 되살리고 국내 농구 저변을 확대하는 취지로 올해 신설된 ‘2012 프로-아마 최강전’ 개막전에서였다. 상무를 제외하고 대학팀이 프로나 실업팀과 공식 경기를 치른 것은 1996∼1997시즌 농구대잔치 이후 15년 10개월 만이다.○ SK 문경은 감독 모교 상대 진땀승 연세대 선후배 맞대결에서 웃은 건 SK 문경은 감독이었다. SK는 28일 고양에서 열린 연세대와의 1회전에서 77-69로 승리했다. SK는 다음 달 2일 모비스와 16강전을 치른다. 김선형 최부경 김민수 등 주전들을 대거 뺀 SK는 3쿼터까지 53-57로 연세대에 끌려갔다. 하지만 4쿼터에 중앙대 졸업 예정인 가드 정성수(7득점 14어시스트)가 자유투 2개와 3점슛을 성공시키며 전세를 65-61로 뒤집었다. 포워드 김우겸(24득점 11리바운드)은 승부처인 4쿼터에만 6득점하며 경기를 마무리했다. 문 감독은 “2군 선수들에게 골고루 기회를 주면서 승리까지 하게 돼 다행이다. 다음 경기부터는 승부처에 최부경 등 주전들을 투입하겠다”고 말했다.○ 아버지 허재 빼닮은 허웅 비록 패하긴 했지만 연세대 허웅의 플레이는 아버지 허재(KCC 감독)를 연상케 할 정도로 인상적이었다. 허웅은 저돌적인 돌파에 이은 레이업슛, 상대 수비를 무력하게 만드는 어시스트, 반 박자 빠른 슈팅 등 여러 면에서 아버지의 현역 시절과 닮았다. 허웅은 1학년이지만 4쿼터 중반 5반칙 퇴장당하기 전까지 팀을 이끌며 22득점 4어시스트를 기록했다. 허웅은 “롤모델인 김선형 선배와의 맞대결이 무산돼 아쉽다. 후반 승리에 대한 욕심을 내다 무너져 안타깝다”고 말했다. 또 아버지에 대해서는 “매 경기 후 요점 정리를 해주시는 선생님”이라고 소개하는 한편 ‘아버지보다 나은 점이 뭔가’라는 질문에는 “외모”라고 답해 기자회견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 중앙대 첫 이변의 주인공 김유택 감독이 이끄는 중앙대는 1.5군이 나선 인삼공사를 98-94로 꺾고 첫 돌풍의 주인공이 됐다. 중앙대 쌍포 이호현(35득점 9리바운드 7어시스트)과 전성현(33득점 5리바운드)은 68득점을 합작하며 승리를 이끌었다. 중앙대는 2일 KCC와 16강전을 치른다. 고양=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자세히 이야기 안 해도 아시지요?” 평소 편하게 농담을 주고받던 2군 매니저가 갑자기 존댓말을 했다. 추석을 며칠 앞둔 ‘방출 통보’였다. 12월 1일 결혼식을 앞두고 직장을 잃었다. 쓸쓸히 짐을 싼 뒤 전남 함평 KIA의 2군 훈련장을 떠났다. KIA의 10년차 투수 조태수(28·사진)의 가을은 그렇게 스산했다. 야구계에서 가을은 ‘대박의 계절’이다. 자유계약선수(FA)들의 억대 계약 소식이 연일 신문 지면을 달군다. 하지만 그들은 프로야구 선수들 가운데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30일 한국야구위원회(KBO)의 보류선수명단 공시일을 앞두고 구단들은 가능성이 없는 선수들을 추려낸다. 조태수처럼 올가을에만 40여 명이 조용히 유니폼을 벗었다. ○ 가을에는 대박? 쪽박? “결혼식 일주일 전까지는 꼭 갈게.” 조태수는 약혼자 노현미 씨(28)에게만 방출 소식을 전했다. 가족에게는 알리지 않았다. 실직 사실을 숨기기 위해 광주 자취집에서 홀로 추석을 보냈다. ‘신랑은 KIA 타이거즈의 마운드를 책임지고 있는 투수로서….’ 조태수는 사회자의 멋진 소개를 받으며 식장에 들어서고 싶었다. 결혼식장은 KIA의 서울 원정 숙소인 강남구 리베라호텔로 예약을 해 놓은 상태. 그는 “KIA 소속일 때 잡아놓은 식장이어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라며 허탈하게 웃었다.○ 당당한 결혼을 위해 포기할 순 없다 대안은 없었다. ‘배운 게 도둑질’이라고 야구 외에 다른 할 일은 없었다. 새벽기도를 하며 남자친구가 1군 마운드에 서는 날을 기원해줬던 연인이 눈에 밟혔다. 내년 1월 31일 KBO 선수등록이 끝나면 다른 구단에 입단 테스트를 받을 기회는 사라진다. 올해가 가기 전에 어디든 도전해야만 했다. “만약 새 구단을 못 찾으면 결혼하고 1년 동안은 내가 돈 벌게. 오빠는 입단 테스트 준비만 해.” 예비신부는 조태수의 마지막 도전을 응원했다. 조태수는 KIA 시절 인연을 맺은 이광우 화순고 감독을 찾아갔다. 화순고 야구부 합숙소에서 고교 선수들과 함께 뛰며 몸을 만들었다. 10월에 넥센, 11월엔 SK에서 입단 테스트를 받았지만 결과는 불합격. 시간이 흐를수록 불안감은 더해갔다. 2주 전 친정팀 KIA에서 조태수에게 연락을 해왔다. 원정 기록원을 할 생각이 있느냐는 제안이었다. 상대팀 경기를 분석하는 일이었다. “현역을 고집하는 게 제 욕심이란 생각을 처음 했어요. 연봉이 3000만 원이나 됐어요. 끝까지 챙겨주려는 친정팀이 고마웠죠.”○ 나는 아직도 공을 던지고 싶다 선수 생활 연장을 접고 친정팀으로 돌아가려고 마음먹는 순간 상무 시절 은사였던 김정택 감독이 전화를 걸어왔다. ‘제2의 독립구단 고양원더스’를 꿈꾸는 실업야구단 E&S 컴퍼니의 플레잉코치 직을 맡아보라는 제안이었다. 월급을 받으면서 프로 재입단을 타진할 수 있는 자리였다. 조태수는 현역 선수를 포기하지 않고 야구 판에 남겠다는 피앙세와의 약속을 지킬 수 있다는 생각에 이를 수락했다. 조태수는 예정대로 결혼식을 올린다. 공교롭게도 이날은 삼성의 4번타자 최형우도 결혼식을 올린다. 대부분의 야구 관계자들은 최형우의 결혼식장으로 발길을 옮길 것이라는 사실을 조태수는 안다. 하지만 그는 여자친구와의 약속을 지켰음에 행복하다고 했다. “야구팬들이 2군 선수들을 조금만 더 응원해줬으면 합니다. 그리고 제10구단이 꼭 창단돼 많은 야구 선수가 뛸 수 있는 자리가 생기길 소망합니다.” 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신성’ 제바스티안 페텔(25·독일·레드불·사진)이 국제자동차경주대회 포뮬러원(F1)에서 최연소로 3년 연속 시즌 종합우승을 차지했다. 페텔은 26일 브라질 상파울루 아우토드로무 조제카를루스파시 서킷에서 열린 2012시즌 F1 최종전 브라질 그랑프리에서 6위를 기록해 드라이버 랭킹 포인트 281점으로 종합우승을 확정했다. 페텔은 지난해 총 19개의 그랑프리 중 11개 그랑프리에서 우승을 쓸어 담으며 독주했지만 올해는 시즌 중반까지 고전을 면치 못했다. 타이어, 엔진 규정 변화와 전력 평준화 속에 시즌 네 번째 그랑프리에서야 첫 승을 따냈다. 하지만 9월 싱가포르 그랑프리부터 10월 일본, 한국, 인도 그랑프리까지 4연승하는 등 변화된 환경에 적응하며 ‘페텔의 전성시대’를 재확인했다. 페텔은 “지금 기분을 표현할 적당한 단어를 찾기 어렵다. 누가 나를 포크로 찔러도 느끼지 못할 만큼 기분이 좋다”고 말했다. 한편 은퇴를 선언한 ‘황제’ 미하엘 슈마허(독일·메르세데스)는 고별전을 7위로 마쳤다. 그는 올 시즌 드라이버 랭킹에서 전체 13위(49점)에 머물렀다.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저는 프로 선수로서 최선을 다했을 뿐인데…. 사람들은 왜 제가 못해야 더 즐거워할까요?” 눈물이 맺히는 데는 인터뷰 시작 후 채 10분이 걸리지 않았다. 국보급 센터로 살며 생긴 남모를 상처는 생각보다 깊어 보였다. 26일 경기 안산시 단원구 고잔동 신한은행 숙소에서 하은주(28)와 만나 국내 최장신 센터(202cm)로 사는 고단함에 대해 들어봤다. ○ 국내 최장신 센터로 산다는 것은? 최근 여자프로농구계에는 “6년 연속 통합우승을 달성한 신한은행이 계속 이기길 원하는 사람은 신한은행 구단 관계자밖에 없다”는 우스갯소리가 나온다. 그만큼 신한은행의 독주체제에 대한 견제가 심하다. 신한은행 전력의 핵심은 하은주다. 5년 만의 용병제 부활, 수비자 3초룰 폐지 등도 사실상 하은주를 견제하기 위한 조치라는 게 중론이다. 실제로 신한은행은 26일 현재 2위에 머물고 있다. 하은주도 예년에 비해 파괴력이 줄어들었다. 그러자 ‘신한 몰락’, ‘하은주 무용론’ 등과 같은 자극적인 제목의 인터넷 기사들이 나오기도 했다. 하은주가 18일 삼성생명전에서 상대 용병 앰버 해리스에게 블록을 당하는 장면은 지금까지 회자되고 있다. 하은주의 마음은 착잡했다. 그는 “변명할 생각은 없다. 용병보다 제가 신체 능력이 떨어지는 걸 인정한다. 하지만 제가 못하면 즐거워하는 팬들을 보면서 프로 선수 생활을 계속해야 할지 고민될 정도로 마음이 아팠다”며 눈물을 글썽거렸다.○ 익숙한 슬픔 하은주는 이런 비난이 익숙하다고 했다. 선일초등학교 시절 180cm가 훌쩍 넘었던 하은주는 일찍부터 미래의 여자농구를 이끌 재목으로 각광받았다. 그는 “조금만 못하면 ‘쟤는 망했어. 끝났어’라는 비난이 많았다. 그런 말들을 바꾸겠다는 마음으로 지금까지 버텼다”고 회상했다. 하은주는 결국 선일중학교 시절 무릎 수술 후유증과 정신적 상처 때문에 ‘다른 중학교에서 농구를 하지 않겠다’는 포기 각서까지 쓰고 농구를 그만뒀다. 일본으로 건너가 농구 명문 오호카고에 입학하고서야 다시 농구공을 잡았다. “일본은 나의 큰 키보다는 선수로서의 태도와 노력에 박수를 쳐줬다. 일본에서 농구를 하며 내 마음의 상처들을 치유했다.” 그는 졸업 후 일본 실업리그 샹송화장품에서 4년 동안 뛰며 팀을 2회 우승으로 이끈 뒤 2007년 한국으로 돌아왔다. ○ 용병 시대에 대처하는 하은주의 자세 용병들이 다시 활약하는 상황에서 하은주는 “욕심을 버리고 현명한 농구를 하겠다”고 했다. 자신의 득점이 줄어들어도 상대 용병이 자신을 막으면서 생기는 공간에 파고드는 동료들을 돕겠단다. 하은주는 “그동안은 ‘키로 농구 한다’는 비난이 큰 상처가 됐다. 하지만 그런 상처 때문에 망가지고 싶지는 않다”면서 “내가 부족한 사람이란 걸 잘 안다. 스스로 해결하겠다는 마음을 버렸다”며 각오를 다졌다.안산=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하루에도 몇 번씩 마음이 변한다. 미국에서 개인 훈련을 하면서 현역 연장에 대한 의욕이 강하게 생기기도 했다. 하지만 ‘여기까진가?’라는 생각이 들 때도 있었다.” ‘코리안특급’ 박찬호(39·한화)는 끝내 속내를 드러내지 않았다. 박찬호는 충남 서산 한화의 마무리캠프에 불참하고 3주 동안 미국에 머물며 현역 연장과 은퇴 사이에서 고심을 거듭하다 24일 입국했다. 그는 25일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제15회 박찬호장학회 장학금 전달식’에 참석했지만 “아직 마음이 반반이다. 구단과 최종 상의를 해서 은퇴 여부를 곧 발표하겠다”고 말했다. ○ 박찬호는 아직 고민 중? 청바지에 회색 코트 차림으로 행사장에 등장한 박찬호는 은퇴 여부에 대한 팬들의 관심을 잘 알고 있는 듯했다. 그는 행사 초반 “제1회 장학금 전달식 이후 가장 많은 기자들이 찾아주셨다. 오늘 무슨 날인가 봐요?”라며 너스레를 떨었다. 행사가 끝난 뒤에는 “미국에서는 은퇴한 뒤 하고 싶은 일들을 점검했다. 또 여러 멘토들을 만나서 조언도 들었다”며 근황을 밝혔다. 그러나 은퇴 여부에 대해서는 “미안하다. 오늘은 여러분이 원하는 답을 주기 어렵다. 내 은퇴 여부에 대한 관심 때문에 오늘 행사가 묻히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애타는 한화 박찬호의 결심이 늦어지면서 한화의 속은 타들어 가고 있다. 박찬호는 당초 25일 한국야구위원회(KBO) 보류선수 명단 제출 마감일 전에 거취를 결정할 것으로 예상됐다. 보류선수 명단은 각 구단이 다음 시즌 연봉 계약을 하고자 하는 선수들의 명단이다. 각 구단은 사실상 보류선수 명단에 든 선수들로 팀을 꾸리게 된다. 이를 통해 포지션별 윤곽도 미리 알 수 있다. 보류선수 명단에 들지 못하면 그 선수는 방출된다. 박찬호의 거취와 관련해 한화가 애를 태우는 건 투수진의 틀을 짜는 작업이 늦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화는 류현진의 미국 진출과 양훈의 군 입대로 선발진 재구성이 시급한 상황이다. 박찬호가 은퇴 여부를 빨리 결정하지 않자 김응용 한화 감독은 “박찬호가 빨리 거취를 정해야 투수진 운영의 틀을 짤 수 있다. 지금까지 이런 특혜를 준 선수는 없었다”며 불쾌해했다. 한화는 이미 NC의 특별지명을 위한 20인 보호선수 명단을 제출하면서 박찬호를 포함시켰었다. 그러나 박찬호의 결정이 계속 늦어지면서 25일 63명의 보류선수 명단에도 일단 박찬호를 포함시켰다. 박찬호를 보류선수 명단에서 제외했다가 그가 타 구단과 계약하면 ‘닭 쫓던 개’ 신세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는 보류선수 명단 포함 여부를 통해 구단이 선수를 압박 또는 정리하고는 했다. 그러나 이번 박찬호의 경우에는 구단이 먼저 박찬호를 보류선수 명단에 포함시킨 뒤 박찬호의 처분만 기다리는 상황이 됐다. KBO의 관계자는 “박찬호처럼 구단이 먼저 보류선수 명단에 포함시킨 후 은퇴 여부를 기다린 사례는 유례를 찾아보기 힘들다”고 말했다.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이 소녀, 요즘 말로 무척 쿨했다. 긴 질문을 던질수록 짧고 굵은 대답이 돌아왔다. 잘한다고 칭찬하면 “체조선수로서 당연히 해야 할 일”이라고 담담히 말했다. 자신이 한국 체조의 새 역사를 쓰기 시작했다는 사실을 피부로 느끼지 못하는 듯했다. 그래서일까. 그는 조금만 잘해도 스타 행세를 하는 일부 선수와는 달랐다. 매사에 진지하고 믿음직스러웠다. 이 소녀는 한국 여자체조 사상 첫 아시아경기 개인종합 메달에 도전하는 ‘팔방미인’ 성지혜(16·대구체고)다. 그를 22일 서울 노원구 공릉동 태릉선수촌에서 만났다.○ ‘팔방미인’ 체조요정의 탄생 성지혜는 한국 선수로는 드물게 모든 종목을 고루 잘하는 올라운드 플레이어다. 그동안 한국 체조계는 뜀틀 등 특정 종목만 잘하는 선수가 대부분이었다. 올림픽 금메달의 숙원을 풀기 위해 선택과 집중을 했기 때문이다. 2012년 런던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양학선도 뜀틀을 제외한 종목은 국가대표팀 평균에 못 미친다. 국제 체조계는 올라운드 플레이어의 가치를 더 높게 평가한다. 각 국가의 체조 수준을 가늠할 수 있는 단체전 성적을 높이기 위해서도 팔방미인 선수는 필수적이다. 최명진 여자체조대표팀 감독은 “선수층이 두껍지 않은 한국에서 성지혜 같은 선수가 나온 건 기적적인 일”이라고 했다. 성지혜는 지난달 전국체육대회에서 5관왕(개인종합·단체전·마루·뜀틀·이단평행봉)을 차지했다. 런던 올림픽 스타들을 제치고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다. 12일 중국 푸톈에서 열린 제5회 아시아체조선수권 여자 개인종합 결선에서는 중국의 쩡스치에 이어 2위에 올랐다. 한국의 첫 아시아선수권 개인종합 은메달이었다.○ ‘우직 담담 당돌’ 4차원 체조요정 성지혜는 어떻게 여러 종목을 골고루 잘하게 됐을까. 그의 답변은 이랬다. “체조는 4종목(평균대·마루·뜀틀·이단평행봉)인데 모두 열심히 할 수밖에 없어요. 체조는 무척 예민한 스포츠입니다. 매일 잘 되고 안 되는 종목이 바뀌죠. 계속 연습을 할 수밖에 없어요.” 교과서 위주로 공부했다는 전교 1등 학생들의 공부 잘하는 비결을 듣는 것 같았다. 성지혜는 보육원에서 자랐다. 여기서 대구시체육회 관계자의 눈에 띄어 체조를 시작했다. 그는 어려웠던 시절에 대해 대수롭지 않게 생각했다. “이 세상에 힘들지 않은 사람은 없어요. 어렵게 자란 선수들은 ‘스타가 되면 어려운 선수들을 돕겠다’고 하는데, 저는 유명해지지 않더라도 어려운 이들과 함께할 수 있는 게 많다고 생각해요.” 성지혜는 초등학교 시절 발명가를 꿈꿨다. 새로운 기술로 불편한 것들을 고치는 상상을 할 때마다 행복했다. 그는 “체조가 발명과 비슷한 게 많다”고 했다. 아무것도 없는 무(無)에서 새로운 기술을 완성하는 게 닮았다는 거였다. 그럴듯한 4차원적인 답변이었다. 성지혜는 “2014년 인천 아시아경기에서 새 기술을 선보이고 싶다”고 말했다. 그의 눈빛에서 체조에 대한 뜨거운 열정이 느껴졌다.: : 성지혜는 : :▽생년월일=1996년 4월 18일생 ▽키 157cm, 몸무게 46kg ▽학력=대구 태전초-대구 운암중-대구체고 1학년 재학 중 ▽주요 경력=2010년 일본 주니어선수권 뜀틀 3위, 2012년 런던 올림픽 프레올림픽 단체전 대표, 2012년 전국체육대회 최우수선수(MVP), 2012년 아시아선수권 여자 개인종합 은메달 ▽종교=기독교 ▽취미=십자수유근형 기자 noe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