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부화에 실패한 ‘부화중지란’을 시중에 유통시킨 일당이 검거됐다. 유통된 계란은 450만 개(15만여 판)로 경찰은 우리 국민 10명 중 1명꼴로 이 계란을 먹은 것으로 보고 있다.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지난해 2월부터 이번 달까지 부화중지란을 판매하고 유통시킨 혐의(축산물위생관리법 위반)로 부화장 업주와 유통업자, 제빵공장 사장 등 21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22일 밝혔다. 부화중지란은 36∼38도에 이르는 고온의 부화기에 보관돼 있다 부화에 실패한 것으로 냄새가 나고 노른자가 파괴되는 등 식용으로 부적합해 폐기처분해야 한다.경찰에 따르면 정모 씨(52) 등 부화장 업주 11명은 부화중지란을 유통업자 김모 씨(55)와 이모 씨(50·여)에게 1판에 500∼600원(정상란 출하가는 3000원)에 팔아 총 4700만 원을 챙겼다. 김 씨는 이 계란을 제빵공장 사장 최모 씨(53)에게 팔아 1억1000만 원을 챙겼다. 이 씨도 권모 씨(33) 등 도매상 7명에게 계란을 팔아 1억9000만 원을 챙겼다. 도매상들은 이를 다시 1판에 2000원(정상란 도매가는 4000원)을 받고 식당과 제과점에 팔았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우리가 드리는 건 장학금이 아닌 그들의 숭고한 정신을 잊지 않겠다는 약속입니다.”(해비치재단) 2010년 3월 26일 천안함 폭침 사건으로 전사한 전사자 유가족과 당시 생존한 장병 및 그들의 자녀에 대해 장학금 지원을 약속했던 민간장학재단들이 폭침 2년이 다가오는 지금까지 지원을 이어오고 있다. 조용근 천안함재단 이사장(66)은 개인적으로 운영하는 석성장학회를 통해 천안함 폭침 당시 생존한 장병들과 그의 자녀들을 후원하고 있다. 조 이사장은 사고 당시 천안함에 탑승했던 최원일 함장과 김병남 원사를 지난해 4월 11일 서울 동작구 대방동 해군회관으로 초청해 500만 원씩 격려금을 지급했다. 최 함장의 중학생 아들과 김 원사의 고등학생 딸에게도 60만 원씩을 지원했다. 조 이사장은 22일 “당시에는 최 함장의 아들이 천안의 한 명문고에 합격했다는 소식을 듣고 기뻐 즉흥적으로 60만 원을 지원한 것이었지만 올해도 이들에 대한 지원을 계속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비봉중·고등학교에서 운영하는 장학재단인 정재장학회는 전사자 유가족 자녀를 계속 지원하고 있다. 이 장학회는 2010년에 전사자 자녀 11명을, 지난해에는 13명을 지원했다. 장학회는 비봉중·고교 개교기념일인 매년 10월 9일에 맞춰 1년에 100만 원씩 장학금을 지원하고 있으며 올해 역시 10월경 지급할 예정이다. 학교 관계자는 “학교 홍석보 이사장(52)은 부친이 군인 출신이어서 전사자 유족에 대해 더 애틋하다”며 “천안함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식어가고 있지만 전사자 자녀에 대한 정재장학회의 관심은 결코 식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자동차그룹 해비치재단은 2010년 8월부터 모든 전사자 자녀에게 학기당 초등학생 30만 원, 중학생 40만 원, 고등학생 60만 원, 대학생 200만 원씩을 지원하고 있다. 재단은 초등학교 입학 때부터 대학교 졸업 때까지 지원을 계속할 계획이다. 재단 관계자는 “현재 유자녀 중 가장 어린 2세 아이가 대학을 졸업할 때까지 걱정 없이 공부할 수 있도록 지원을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유가족들은 재단과 장학회의 지원 덕분에 큰 위로를 받고 있다. 세 자녀 중 초중학교에 진학한 두 자녀가 해비치재단과 정재장학회에서 장학금 지원을 받고 있는 고 남기훈 원사의 아내 지영신 씨(37)는 “아이들 학원비나 막내 유치원비가 빠듯했는데 지원금이 생활에 큰 도움이 된다”며 “대학 때까지 지원해준다고 약속해줘 더욱 고맙다”고 말했다.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지난해 추도식에는 국회의원에 지역 주민들도 찾아왔는데…. 올해는 민망할 정도로 조용하네요.”19일 오후 서울 마포구 신수동 광성고 강당을 찾은 학교 관계자는 씁쓸하게 한숨을 내쉬었다. 이 학교는 2년 전 천안함 폭침 사건으로 희생된 나현민 상병이 2009년 졸업한 학교다. 천안함 2주기를 맞아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나 상병을 기리는 추도식이 열렸지만 분위기는 1년 전과 사뭇 달랐다.지난해에는 재학생과 학부모는 물론 지역 국회의원, 지역보훈단체장 등 관내 기관장 10여 명과 지역 주민까지 찾아와 강당을 가득 채웠다. 학교에서 추도식을 따로 홍보하거나 초청장을 돌린 것도 아니었지만 나 상병의 넋을 위로하기 위해 자발적으로 모여든 사람들이었다. 국가보훈처에서 보내 준 군악대는 1시간 넘게 이어진 추도식에서 경건한 추모곡을 연주했다.하지만 지난 1년 사이 많은 것이 바뀌었다. 2주기 추도식장은 썰렁했다. 심지어 나 상병의 부모조차 오지 않았다. 나 상병의 아버지 나재봉 씨(54)는 “올해는 총선도 있고 다들 바빠서 참석하는 외부인사가 거의 없을 것 같다는 말을 학교로부터 미리 전해 들었다”며 “아들과 천안함에 대해 관심이 식은 모습을 차마 볼 수 없어 참석하지 않았다”고 했다. 결국 재학생과 교직원, 일부 학부모만 참석한 추도식은 나 상병의 약력 소개와 학생 대표의 발표, 묵념 순으로 30분 만에 끝났다.학교가 대회의실에 특별히 마련한 ‘천안함 46용사 추모사진전’도 관람객이 없어 텅텅 비어있었다. 사진전에는 나 상병이 고교 시절 체육시간에 찍은 사진과 졸업 사진 등이 전시돼 있었다. 엄재유 교장(59)은 “학부모를 대상으로 한 학교 설명회 기간과 전시 기간이 겹친 덕에 학부모들이라도 보고 간다”며 “그마저 없었다면 자칫 재학생들만의 조촐한 행사가 될 뻔했다”고 말했다.썰렁하기는 천안함 46용사가 묻혀 있는 국립대전현충원도 마찬가지였다. 대전현충원은 천안함 폭침 2주기를 맞아 추모문화행사를 19일부터 일주일 일정으로 열고 있다.기자가 찾아간 19일 오후 현충문 앞 잔디광장에는 천안함 용사들에게 보내는 추모 메시지를 붙여 놓을 수 있는 게시판이 들어서 있었다. 가로 5.4m, 높이 1.8m 규모의 게시판을 추모 문구를 적은 포스트잇으로 메우는 이벤트였다. 손바닥 크기의 포스트잇 수천 장을 붙여도 모두 채우기 어려운 크기였지만 지난 이틀간 붙은 포스트잇은 6장이 전부였다. 포스트잇에는 ‘46용사를 낳아주신 어머니, 당신이 영웅입니다’ ‘천안함 용사들이여 편히 잠드소서’ 등의 메시지가 적혀 있었다.이날 게시판 앞에서 만난 노지윤 씨(22·여·전북대 3년)는 “아버지가 병무청 공무원이고 오빠가 군인이라 천안함 사건도 남의 일 같지 않았다”며 “내 또래의 젊은 청년들에게 이런 비극이 발생했다는 게 안타깝다”고 했다. 함께 온 강진주 씨(19·여·충남대 1년)는 “예상보다 호응이 없는 것 같다”며 “더 많은 사람이 이번 행사에 참여하도록 대학생 기자로 활동하는 병무청 블로그에도 글을 올릴 계획”이라고 했다.기자가 20일까지 1박 2일간 현충원에서 만난 일반인 추모객은 이들을 포함해 6명뿐이었다. 그마저 모두 퇴역 군인 또는 그들의 가족이었다. 대전에 있는 딸의 집에 놀러왔다가 부인 사위와 함께 참배하러 왔다는 권모 씨(80)는 “3대째 직업군인으로 복무해왔다. 어린 나이에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청년들의 영혼을 위로하고 싶어 찾아왔다”고 했다. 얼마 전 예편한 남편을 췌장암으로 먼저 떠나보냈다는 백은복 씨(57)는 “현충원 산책로는 남편 생전에도 함께 자주 거닐던 곳인데 생각보다 빨리 남편을 이곳에 묻게 됐다. 오늘은 남편도 보고 천안함 용사들의 묘도 둘러보고 싶어 찾아왔다”고 말했다.이날 아들인 박정훈 병장의 묘역을 청소하러 현충원을 찾은 아버지 박대식 씨(53)는 “지난해에 비해 추모객이 많이 줄어든 것 같다. 시간이 흐르면 더 잊혀지지 않겠느냐”며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다행히 천안함 2주기를 기념하려는 군부대와 공공기관 등의 단체 방문은 줄을 이었다. 20일 하루 공수부대와 농협중앙회 한국농어촌공사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중앙민방위방재교육청 관계자들이 잇달아 현충원을 참배했다. 임직원 40여 명이 함께 찾은 농협중앙회 측은 “천안함 용사와 한주호 준위 묘역에 헌화했다”며 “2주기가 되니 국민적 관심이 줄어들고 있는데 이렇게 단체로라도 오면 좋을 것 같아 왔다”고 했다.천안함을 공격한 어뢰 추진체 등이 전시돼 있는 서울 용산구 용산동 전쟁기념관에도 단체 방문이 줄을 이었다. 중구 신당동 어린이집에서 찾아온 어린이 30여 명은 기념관 2층 로비에 전시된 어뢰 추진체 앞을 한참동안 떠나지 못했다. 어린이집 교사 장신애 씨(39·여)는 아이들에게 “해군 아저씨들은 우리를 지켜주려다 전사한 것”이라며 “우리가 결코 잊지 말아야 할 용감한 분들”이라고 설명했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폭력 조직 양은이파 두목인 조양은 씨(62)에게 저축은행 불법 대출금 수십억 원이 흘러들어간 정황을 포착하고 최근 외교통상부에 조 씨에 대한 여권무효화 요청을 했다고 20일 밝혔다. 현재 경찰은 무효화 요청이 받아들여졌는지에 대해서는 통보받지 못한 상태다. 만약 요청이 받아들여지면 필리핀에 도피 중인 것으로 알려진 조 씨는 불법 체류자 신분이 돼 강제추방 당하게 된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지난 2년은 사는 게 사는 게 아니었습니다.”천안함이 수심 40m 아래 차가운 바닷속으로 침몰한 지 26일로 2년이 된다. 사랑하는 남편과 아들을 떠나보낸 유족들의 지난 2년은 어땠을까. 동아일보는 천안함 폭침 2주기를 맞아 천안함 46용사와 한주호 준위 유족을 전화로 인터뷰했다.인터뷰에 응한 사람은 47명의 유족 가운데 27명. 12명은 “생각만 해도 가슴이 찢어지는 것 같다. 더는 그때 일을 떠올리고 싶지 않다”며 답변을 거부했다. 3명은 유족회에 등록해 놓은 휴대전화번호를 바꾸거나 착신을 금지해둔 상태였다.응답자 가운데 21명은 사건의 충격으로 건강이 악화됐다고 했다. 불면증이나 우울증에 시달리는 사람이 16명이나 됐다. 고 차균석 중사의 아버지 차상률 씨(50)는 요즘도 하루에 두세 시간밖에 자지 못한다. 그는 “자리에 누우면 아들 생각에 잠이 오질 않는다. 평생 갈 것 같다”고 했다. 고 민평기 상사의 어머니 윤청자 씨(69)는 “잠을 못 자 기억력이 떨어지고 정신도 없다. 나도 모르게 같은 말을 되풀이할 때가 많다”고 했다.두통 신경통 등 스트레스성 질환에 시달리는 사람도 7명이나 됐다. 고 정범구 병장의 어머니 심복섭 씨(50)는 아들을 잃은 뒤로 입 주변 등 얼굴에 마비가 와 말을 잘 하지 못한다. 그는 어눌한 말투로 “아들이 죽고 난 뒤로 혼자 지내고 있다”며 눈물을 흘렸다. 이 밖에 4명은 불안장애나 대인기피증을 앓고 있었다. 고 조지훈 상병의 아버지 조영복 씨(51)는 “아들과 마지막까지 함께하며 체온을 나눴을 군번줄을 만지면서 위로를 받고 있다”고 했다.유족 21명은 ‘천안함 사건에 대한 국민의 기억이나 관심이 흐려진 것 같아 섭섭함을 느낀다’고 했다. 고 강준 상사의 아버지 강현찬 씨(65)는 “지난해 1주기 때는 주변에서 ‘건강 챙겨라, 얼마나 마음이 아프냐’라고 걱정해주는 사람이 많았는데 올해는 그런 말을 해주는 사람도 없다”고 했다. 계속되는 루머에 대한 분노도 드러냈다. 고 임재엽 중사의 어머니 강금옥 씨(57)는 “정부가 진실을 은폐하기 위해 유가족에게 돈을 주고 입을 다물게 했다고 떠드는 사람도 있던데 자기 일이라도 그렇게 말할 수 있는지 모르겠다”고 했다.전사자를 기억해주는 이들을 향한 감사 메시지도 이어졌다. 고 서승원 중사의 어머니 남봉임 씨(45)는 “승원이 친구들이나 군 선·후임들이 요즘도 자주 찾아오는데 승원이가 헛되이 떠난 것은 아닌 것 같다”고 했다. 고 나현민 상병의 아버지 나재봉 씨(54)는 “매년 현충원에 찾아와 눈물 흘려주는 시민들이 계시는데 감사하고 또 감사하다”고 했다.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

천안함 폭침으로 산화한 이창기 준위의 부인 오행숙 씨(42)는 항상 남자 지갑을 들고 다닌다. 이런 오 씨에게는 늘 ‘웬 남자 지갑을?’이라는 시선이 따라다니지만 한시도 이 지갑을 놓지 않는다. 이 지갑은 2010년 3월 26일 시신조차 남기지 않은 채 하늘로 떠나버린 남편의 유일한 유품이다. 남편 이 준위는 그 지갑 안 가족사진 속에서 여전히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웃고 있었다. 오 씨는 “유품은 태워 없애는 거라는데 남편 시신도 못 찾고 남은 물건이 이것밖에 없어서 차마 태우지 못했다”며 “지갑을 가지고 다니며 어디선가 살아있을 것만 같은 남편을 생각한다”고 말했다.어느 날 갑자기 북한의 어뢰 공격으로 가족을 떠나보낸 전사자 유족들은 2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유품으로 그들을 기억하고 있었다. 떠난 이들의 큰 빈자리를 유품으로 대신하며 마음속 깊은 그리움을 여전히 떨쳐내지 못하고 있었다.최근 이사한 고 서승원 중사의 어머니 남봉임 씨(45)는 방 하나를 아들 몫으로 비워 놓고 유품으로 채워 놨다. 이 방의 진열장은 서 중사의 영정과 남 씨와 함께 함박웃음을 지으며 찍은 사진, 입대할 당시 늠름하게 경례를 하던 사진 등으로 빼곡히 채워져 있었다. 지난 2년간 한시도 아들을 잊은 적이 없다는 남 씨는 이 방에 들어설 때마다 한동안 멍하게 서 있는다. 그는 “방문을 여는 순간 아들을 잃은 2년 전 그 순간에서 시간이 멈춰버린 듯한 느낌을 받는다”며 “아들 방을 만들어 놓으면 언젠가 아들이 ‘엄마’ 하고 돌아올 것 같았다”고 말했다.아들을 잃은 후 불면증에 시달린다는 남 씨는 밤마다 아들 방을 찾아 아들 냄새가 밴 이불을 덮고 한동안 누워 있는다. 혹시라도 아들이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이불 속으로 들어오진 않을까…. 아들 목소리가 그리울 때는 아들이 남긴 휴대전화 동영상을 열어본다. 동영상 속에서 아들은 노래방에서 멋지게 노래를 부르며 환하게 웃고 있다. 남 씨는 “아들이 쓰던 건 아무것도 버릴 수가 없다”며 “천안함에서 나온 아들 옷도 다 세탁소에 맡겨 언제라도 아들이 입을 수 있도록 깨끗하게 보관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 나현민 상병의 아버지 나재봉 씨(54)는 아들이 놓고 간 책상 위의 연필 하나까지 치우지 못하고 있다. 아들 방은 이불이 놓인 위치까지 아들이 생전 쓰던 모습 그대로다. 나 씨는 “아들 흔적을 조금이라도 보고 느끼고 싶어 아무것도 건드릴 수가 없었다”고 했다. 아들이 남긴 시계를 차고 옷까지 입고 사는 부모도 있다. 고 방일민 중사의 아버지 방광혁 씨(60)는 방 중사가 입던 옷을 가끔 입고 다닌다. 아들이 남긴 옷을 입으면 희미하게나마 남은 아들의 체취를 느낄 수 있어서다. 고 임재엽 중사의 어머니 강금옥 씨(58)는 아들의 시계를 차고 다닌다. 대전에 사는 그는 살아생전 아들의 손목에 있었을 시계를 차고 국립대전현충원에 찾아가 아들 묘의 비석을 닦고 또 닦으며 아들을 그리워한다. 천안함 전사자들의 유품 2900여 점을 보관 중인 경기 평택시 서해수호관에도 유품을 보며 전사자들의 온기를 느끼려는 유족들과 일반인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근무복부터 책, 생필품까지 장병들의 생활을 속속들이 알게 해주는 물건이 전시된 이곳에는 천안함 폭침 2주기를 맞아 많게는 하루 1500명이 다녀가고 있다. 서해수호관 관계자는 “2년 가까이 지난 지금도 유족들이 전시관에 자주 찾아와 아들의 유품 앞에서 2년 전과 마찬가지로 오열하고 있다”며 “그들의 유품을 보면 젊은 장병들이 나라를 지키다 산화하기 직전의 모습이 떠올라 더욱 안타까워진다”고 말했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고현국 기자 mck@donga.com 김태웅 기자 pibak@donga.com }

동아마라톤대회에는 이색 참가자들과 특별한 사연을 가진 참가자들이 대거 참석해 즐거움을 더했다. ○ 곤룡포 입고… 여장하고… 요리사 복장을 하고 참석한 일식집 주방장 김여상 씨(57)는 “제 직업이 자랑스러워 마라톤을 하며 ‘내가 요리사다’라고 알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정장을 입은 조의행 씨(62·제조업)는 ‘참여 4·11’이라는 피켓을 들고 달렸다. 그는 “4·11총선에 많은 사람이 참여해 제대로 된 사람을 뽑길 바란다”고 했다. 곤룡포(임금이 입던 정복)를 입은 김주현 씨(52), 분홍색 가발과 망사스타킹으로 여장을 한 이정환 씨(51·현대차연구소 연구원) 등은 “마라톤은 축제”라며 사람들이 특이한 복장을 한 자신들을 보고 즐거워하는 것이 기쁘다고 입을 모았다. ‘맨발의 러너’ 이한기 씨(49)는 2시간58분31초를 기록해 서브스리(3시간 이내 기록)를 달성했다. 이 씨는 굳은살이 잔뜩 박인 발을 들어 보이며 “맨발로 3시간 벽을 깬 것은 처음”이라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마라톤은 사연을 싣고 오류고 3학년 담임교사 구자형 씨(51)는 ‘미래 경찰청장 ○○○’ 등 제자들의 염원이 빼곡히 적힌 조끼를 입고 참가했다. 그는 “전국 고3 학생들 모두가 마라톤 선수처럼 끝까지 최선을 다하길 바란다”고 했다. 특허청 마라톤동호회는 회원 74명이 참가해 51명이 완주했다. 완주에 성공한 이수원 특허청장(57)은 “이번 대회에 참가한 회원 모두 ‘희망 저금통’을 모아 동아일보가 후원하는 에티오피아 희망프로젝트에 기부할 것”이라고 했다. 이승수 씨(58) 가족은 4형제가 참가해 모두 완주했다. 이 씨는 “극한의 운동을 함께하니 서로를 점점 더 아끼게 된다”며 우애를 과시했다.○ 119 통신봉사단 10년째 봉사 오전 8시 8분 마스터스 선수 2만여 명이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 옆을 통과하자 쌍용차, 한진중공업 등의 해고자들로 구성된 ‘정리해고, 비정규직 없는 세상을 위한 희망뚜벅이’ 회원 6, 7명이 기습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수차례 대열 진입을 시도하다 경찰과 한때 몸싸움을 벌이기도 했다. 한편 119재난통신봉사단은 10년째 대회에 참가해 응급 지원 봉사를 했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 ○특별취재반▽스포츠레저부안영식 부장, 이원홍 황태훈 김종석 양종구 차장, 이승건 이헌재 이종석 유근형 정윤철 조동주 기자▽사회부박진우 손효주 조건희 김준일 서동일 송금한 전주영 권기범 기자 ▽사진부김동주 신원건 차장, 원대연 박영대 최혁중 김재명 홍진환 장승윤 양회성 기자▽스포츠동아전영희 김민성 권현진 기자▽채널A김동욱 한일웅 기자}

민주통합당은 14일 인터넷 팟캐스트 ‘나는 꼼수다’ 멤버 김용민 씨(38)를 서울 노원갑에 전략공천했다. 노원갑은 수감 중인 정봉주 전 의원의 지역구다. 김 씨의 공천으로 민주당의 ‘나꼼수 마케팅’은 정점을 찍었다. 김 씨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입당 행사에서 “국민도, 야권도, 노원구도 꼭 웃을 수 있도록 하겠다. 2012년을 점령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열린 기자회견에선 “MB(이명박) 정권을 반드시 끝장내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한명숙 대표는 “김 씨가 많은 국민으로부터 지지를 받고 정치인 역할을 잘할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한다”고 격려했다. 총선에 출마한 상황에서도 김 씨는 나꼼수에 계속 출연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선거법에 저촉되지 않는다면 그만둘 이유가 없다”고 말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도 김 씨의 나꼼수 진행에 문제가 없다는 해석을 내렸다. 선관위 관계자는 “나꼼수는 방송사업자가 유통하는 콘텐츠가 아니라 개인 팟캐스트 방송”이라며 “국회의원 후보가 개인 팟캐스트를 운영하는 것은 공직선거법상 무방하다”고 밝혔다. 회당 1000만 다운로드를 기록하는 나꼼수가 4·11총선에 끼칠 영향력에도 관심이 쏠린다. 당내에서는 “정봉주의 ‘감방 지시’를 받고 나꼼수 눈치 보면서 공천하는 게 수권정당의 태도냐”는 비판도 나왔다. 당 지도부는 지역구 세습 논란을 의식해 다른 후보의 공천을 검토했으나 김 씨의 공천을 고집하는 정 전 의원의 뜻을 꺾지 못했다. 인터넷에서는 찬반양론이 팽팽하게 맞섰다. 누리꾼 ‘피플**’은 “더러운 MB 정부에 당당히 맞서주길 바란다. 수많은 소시민이 든든한 지원군이 될 것”이라고 응원했다. 반면 나꼼수가 지금껏 비판하던 기성 정치에 편승해 권력을 잡으려는 ‘꼼수’를 부린다는 비판도 나왔다. 누리꾼 ‘podae****’은 “결국 너희들의 지향점도 제도권 정치 진입이었냐”고 꼬집었다. 국민생각 전여옥 대변인은 허위 사실을 유포한 혐의로 검찰에 출두해 조사를 받은 김 씨를 공천한 민주당을 겨냥해 “‘나꼼수당’으로 이름을 바꿔야 한다”고 비판했다.이남희 기자 irun@donga.com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

‘초등학교도 못 갈 줄 알았던 아들이었는데…도저히 이루어질 것 같지 않던 꿈이 이루어지는 기적이 일어났습니다. 조금이나마 보답하고자 작은 기금을 동봉합니다.’ 5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공과대학 학장실로 편지 한 통이 도착했다. 자신의 아들을 받아주고 보살펴준 대학에 감사하다는 말과 장애가 있는 아들을 30년간 돌봐온 소회를 담은 편지 속에는 5000만 원권 수표가 있었다. 편지에는 “그동안 연세대를 통해 많은 위로와 사랑을 받았다”며 “아들을 위해 더 힘내겠다”는 말도 담겨 있었다. 편지를 보낸 사람은 ‘연세대 스티븐 호킹’으로 알려진 신형진 씨(29)의 어머니 이원옥 씨(66)였다. 생후 7개월 때 척추성 근위축증을 앓아 목 아래 전신이 마비된 신 씨는 2002년 이 학교 컴퓨터과학과에 입학해 휴학을 거듭하다 지난해 2월 9년 만에 졸업했다. 그는 같은 해 6월 모교 소프트웨어응용연구소에 연구원으로 취직했고 이번 달부터는 컴퓨터과학과 석·박사 과정에도 다니고 있다. 어머니는 입학 당시부터 10년 넘게 차에 신 씨를 태워 학교에 함께 다니며 비상 상황에 대비해 1분이면 뛰어갈 수 있는 거리에서 늘 아들을 기다렸다. 이 씨의 기부는 처음이 아니다. 이미 1억5000만 원을 연세대에 내놨다. 이 씨는 아들이 2004년 호흡곤란 증세로 중환자실에 입원해 생사를 오가다 회복해 2006년 3월 복학했을 때 기부를 결심해 2008년 2월 학교에 1억 원을 처음 기부했다. 그는 “아들이 그토록 좋아하던 학교에 나가지 못하고 죽을 고비를 맞았을 때 다시는 캠퍼스로 돌아가지 못할 거라는 절망감에 빠져 있었다”며 “당시 아들을 버티게 해준 건 캠퍼스로 돌아가고 싶다는 간절한 꿈이었다”고 했다. 2년 만에 기적적으로 회복된 아들이 2006년 봄 다시 캠퍼스를 밟았을 때 이 씨는 감격했다. 함께 학교의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도 감동적이었다. 이 씨는 “형진이가 다시 학교에 돌아갔을 때 일거수일투족에 관심을 쏟으며 지원을 아끼지 않았던 학교 측에 감사의 표시를 하고 싶어 기부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 씨는 지난해 아들이 학교를 졸업할 때도 5000만 원을 내놨다. 아들을 무사히 졸업하게 해준 학교와 학과 교수, 후배들에게 고마움을 전하기 위해서였다. 이 씨는 “학교는 우리 모자가 절망하고 있을 때 희망이 돼 줬다”며 “형진이의 인생관을 완전히 바꾸게 해준 학교에 고마움을 전하기 위해서라도 힘닿을 때까지 기부로 보답하고 싶다”고 말했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서울 명문 사립대 4학년 김모 씨(26)는 한 인터넷 게시판에 서울시립대의 반값등록금 정책을 칭찬하는 글이 올라오자 지난달 26일 “취직해서 돈 벌면 등록금 금방 갚을 수 있는데 왜 시립대를 가나? 푼돈 아끼지 말고 좋은 사립대에 가라”는 글을 남겼다. 그러면서 “힘들게 사시는 분들 많네요. 5만 원씩 드릴 테니 계좌번호 남겨주세요”라고 해 시립대생을 자극했다. 누리꾼들이 “시립대생을 가난한 사람으로 매도하고 돈 자랑을 한다”며 반격하자 김 씨는 2일 “문제의 핵심을 파악할 능력이 안 되는 ××들이니 ‘시립 아카데미’에 갔을 것”이라고 재차 공격했다.그의 글은 결국 한 누리꾼의 분노를 폭발시켰다. 6일 오전 3시경 한 누리꾼은 “만나서 손봐 줄 테니 전화번호와 주소를 대라”는 댓글을 남겼다. 김 씨는 ‘설마’하는 마음에 전화번호와 집주소를 남겼다. 1시간 후 이 누리꾼은 김 씨의 집을 찾아가 “시립대를 욕하지 말라”며 김 씨를 마구 폭행했다. 서울 서대문경찰서는 이들을 폭행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11일 밝혔다. 조사 결과 이 남성은 대기업 직원인 A 씨(36)로 시립대 졸업생이었다. A 씨는 경찰 조사에서 “김 씨가 모교 욕을 심하게 해대서 화가 나 찾아간 것”이라며 “나도 김 씨에게 맞았다”고 주장했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마스크를 벗고 얼굴을 공개한 건 중국 공안에 잡혀 표현할 수 없을 공포에 떨고 있는 그들을 위해 내가 해줄 수 있는 유일한 것이었습니다.”4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백주념기념관에서 열린 탈북자 강제 북송 저지를 위한 ‘크라이 위드 어스(Cry with us)’ 콘서트 현장. 이날 참석한 탈북 청소년 및 대학생들은 모두 마스크를 끼고 있었지만 이경화 씨(26·여·연세대 국문4)만은 민얼굴이었다. 그는 카메라 플래시 세례를 받으며 강제 북송 위기에 처해 있는 탈북자들을 위해 눈물의 편지를 읽었다.탈북자들이 언론에 얼굴을 공개하는 건 사생결단의 결정이다. 북한 당국에서 탈북자 신원을 파악해 북한의 가족이나 친척을 보위부로 끌고 가 정치범 수용소에 가두고 고문하거나 심지어 처형할 수도 있다.9일 오후 연세대에서 만난 이 씨는 “마스크를 벗고 편지 낭독을 해달라는 부탁을 받았을 때 친척들이 걱정돼 밤잠을 설쳤다”고 말했다. 이 씨의 마음을 움직인 건 본인의 강제 북송 경험이었다. 그는 2005년 중국으로 최종 탈북하기 전 강제 북송돼 보위부에서 신문을 당한 악몽 같은 기억이 있었다.이 씨가 탈북하기 직전 어머니는 두 번의 탈북 끝에 강제 북송돼 모진 고문을 당한 뒤 다리를 쓰지 못하고 기어서 집으로 돌아왔다. 어머니는 몇 달을 아무 말 없이 앓기만 했다. 먹을 것이 없어 하루 종일 굶던 이 씨는 살기 위해 2003년 12월 탈북을 했지만 3일 만에 중국 공안에 붙잡혀 강제 북송됐다.보위부에서의 생활은 끔찍했다. 그들은 탈북자 수백 명을 창문이 없어 한겨울 칼바람이 들어오는 보위부 복도의 의자에 빽빽하게 앉혀놓았다. 의자에서 다리를 움직이기라도 하면 욕설과 함께 폭행이 시작됐다. 밤이면 탈북자가 각목으로 수백 대씩 얻어맞으며 내는 비명소리를 들어야 했다.짐승보다 못한 생활에 시달리던 이 씨는 한 달 반 만에 집으로 돌아왔지만 딸이 탈북했다는 이유로 끌려갈 위기에 처한 어머니는 다시 탈북한 상태였다. 어머니가 돌아오지 않자 이 씨는 2005년 재탈북해 중국 브로커를 통해 가까스로 2006년 한국 땅을 밟았다.한국에 왔지만 중국 공안에 붙잡힌 탈북자의 소식을 들을 때마다 가슴은 찢어졌다. 어머니가 붙잡혔을까 하는 생각 때문이었다. 이 씨는 “강제 북송을 앞둔 탈북자의 심정은 세상의 어떤 단어로도 표현할 수 없다”며 “여러 번 북송돼 고초를 겪었던 탈북자들은 죽음을 기다리는 것처럼 모든 걸 체념한 상태”라고 말했다. 다행히 그는 2010년 인터넷의 한 새터민 카페를 통해 중국에 있는 어머니를 한국으로 데려오는 데 성공했다.이 씨는 지금도 보위부에 끌려가 ‘의자 고문’을 당한 기억 탓에 주한 중국대사관 앞에서 열리는 집회에 참석하지 못한다. 많은 사람 틈에 있는 것에 대한 트라우마가 이 씨를 괴롭히기 때문이다.그 대신 그는 과감히 얼굴을 공개하는 방법을 택했다. 그는 “공안에 잡혀 있을 때 가장 힘들었던 건 내가 이렇게 고통당하고 있다는 사실을 아무도 모른다는 것이었다”며 “우리가 알고 있다는 걸, 당신들을 이토록 걱정하고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어 마스크를 벗었다”고 말했다.그는 앞으로도 관련 행사 때마다 탈북자 대표로 얼굴을 드러내고 눈물로 호소할 계획이다. 그는 “남한 사람들에게 통일과 탈북자에 대한 강의도 하면서 죽음밖에 생각하지 못하고 있을 그들에게 더 많은 관심을 갖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태어난 지 100일도 되지 않은 딸을 1시간 넘게 때려 숨지게 하는 등 부모가 자녀를 무참히 살해한 사건이 잇달아 발생했다. 서울 마포경찰서는 울며 보챈다는 이유로 생후 80일 된 딸을 때려 숨지게 한 혐의(살인)로 이모 씨(29·무직)를 구속했다고 9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 씨는 5일 오전 아내가 부부싸움 끝에 집을 나간 뒤 오후 10시경 잠에서 깬 딸이 칭얼대자 손톱으로 입 주위를 마구 찍고 주먹으로 얼굴을 수차례 폭행했다. 이 씨는 딸이 울음을 그치지 않자 딸의 온몸을 사망할 때까지 때렸다. 이 씨의 부인 A 씨(29)는 6일 오전 6시 50분경 집으로 돌아와 남편이 사망한 딸과 침대에 누워 있는 모습을 발견하고 동생을 시켜 경찰에 신고했다. 이 씨는 출동한 경찰에게 키우던 개를 가리키며 “개가 딸을 물어 죽인 것 같다”고 거짓말을 하면서 울고 있었다. 경찰은 영아 시체에 난 손톱자국의 간격과 개 발톱 간격이 일치하지 않는 점, 사건 발생 당일 1∼2시간 아기가 심하게 우는 소리를 들었다는 이웃 주민의 진술 등을 토대로 추궁한 결과 이 씨에게서 범행 일체를 자백받았다. 경찰 관계자는 “이 씨는 무려 11시간 동안 개를 유력한 용의자로 지목하며 억울함을 호소하는 등 비정한 모습을 보였다”고 말했다. 어머니가 두 딸을 살해한 뒤 달아난 사건도 발생했다. 전북 부안경찰서는 9일 A 양(10)과 B 양(7)을 살해한 혐의로 어머니 권모 씨(38)를 쫓고 있다고 밝혔다. A 양은 이날 낮 12시경 전북 부안군 격포면 한 모텔 객실 방바닥에서, B 양은 침대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권 씨는 현장에 “큰딸은 객실 목욕탕에서 익사시켰고 둘째는 베개로 질식사시켰다. 빚 독촉에 시달려 괴롭다. 아이들을 죽인 뒤 모텔에서 투신하려고 했으나 무서웠다”는 메모를 남기고 달아났다. 권 씨는 이날 오전 10시경 공중전화로 119에 전화를 해 “모텔에 가 보라”고 신고했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부안=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 }
국내 이동통신업체의 양대 산맥인 KT와 SK텔레콤(SKT) 협력업체 직원들이 이동통신 가입자의 실시간 위치·개인정보를 무제한으로 불법 조회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해 사용하다 경찰에 붙잡혔다. 이 프로그램은 브로커 등을 거쳐 심부름센터 직원들이 정보 20만 건을 불법 조회하는 데 사용됐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개인정보 불법 조회 프로그램을 개발한 혐의(정보통신망법 위반) 등으로 KT 협력업체 A사 및 SKT 협력업체 B사 직원 5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8일 밝혔다. 경찰은 이들을 포함해 개인정보조회업자, 심부름센터 직원, 정보조회 의뢰자 등 총 83명을 입건해 수사 중이다. 경찰에 따르면 A사 직원 이모 씨(34) 등 2명은 위치정보 조회 서비스인 ‘친구 찾기’ 등의 서비스 유지 업무를 하며 가입자의 위치·개인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 권한을 악용해 지난해 4월 ID와 비밀번호를 입력하지 않고도 인터넷에 연결되는 곳이면 어디서나 정보를 조회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었다. 이전에는 가입자의 동의를 받은 뒤 정해진 PC를 사용해 복잡한 인증절차를 거쳐야만 조회가 가능했다. 이에 앞서 같은 해 3월 B사 직원 3명도 비슷한 프로그램을 개발했다. 두 회사의 프로그램은 같은 해 6, 7월 필리핀 거주 한국인인 이모 씨(31·범죄인 인도 요청 중)에게로 넘어갔다. 경찰 조사에서 협력업체 직원들은 “업무상 편의를 위해 프로그램을 개발한 것”이라며 “프로그램 유출 경로에 대해서는 모른다”고 주장했다. 이 씨는 곧 포털사이트에 심부름센터 광고를 올려놓은 개인정보조회업자 이모 씨(46·구속)에게 전화를 걸어 프로그램을 소개하며 “10일에 200만 원을 주면 무제한으로 정보를 조회할 수 있게 해주겠다”고 했다. 조회업자 이 씨는 8월부터 11월까지 1000만 원을 내고 이 프로그램을 사용해 조회한 정보를 심부름센터와 연계된 개인정보 브로커 김모 씨(41·구속) 등 3명에게 건당 10만∼30만 원을 받고 팔아넘겼다. 브로커들은 이렇게 입수한 개인정보를 “바람난 남편의 위치를 알아봐 달라”는 여성 등에게서 위치정보 조회 의뢰를 받은 심부름센터 직원 윤모 씨(37·구속) 등 31명에게 건당 30만∼50만 원을 받고 팔았다. 센터 직원들은 이를 다시 의뢰인 42명에게 건당 30만∼60만 원에 넘겼다. 경찰 관계자는 “이런 과정을 거쳐 불법 조회된 정보는 19만8000건에 달했지만 이통사들은 경찰이 범행 사실을 통보하기 전까지 정보 유출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고 말했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이화여대가 국내 대학으로서는 최초로 해외에 사회복지센터를 설립했다. 이화여대는 캄보디아의 저소득층 아동과 여성들의 복지 향상을 위해 ‘캄보디아 이화 사회복지센터’를 개관했다고 7일 밝혔다. 이화여대 사회복지전문대학원과 사회복지관은 신한금융그룹, 우석장학회,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지원을 받아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에 333m²(약 100평) 규모로 센터를 설립했다. 센터는 현지 아동들을 위한 방과후 학교, 아동 권리 교육, 문화 체험 교육과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언어 프로그램, 컴퓨터 교육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화여대 관계자는 “비정부기구(NGO)가 아닌 외국 대학이 캄보디아에 복지센터를 짓는 것은 유례를 찾아보기 힘들다”며 “센터 설립을 계기로 열악한 상황에 놓여 있는 캄보디아 아동과 청소년들의 삶이 나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화여대는 2009년 12월 센터에서 일할 사회복지 전문 인력을 양성하기 위해 프놈펜왕립대 내에 사회복지전문대학원 석사과정을 설립해 센터 개관을 준비해왔다. 이화여대 사회복지전문대학원 교수들은 2009년 12월부터 방학마다 한 명당 2주씩 프놈펜왕립대에 머물며 석사과정 학생에게 무보수로 강의를 하기도 했다. 한 학기 과정을 한두 달 안에 끝내야 해 교수들은 하루 종일 강의하는 강행군을 했다. 그 결과 2009년 12월 입학한 석사과정 학생 14명 중 12명이 이달 17일 석사학위를 받는다. 이 중 2명은 센터에서 사회복지 전문가로, 나머지 학생들도 현지 NGO의 사회복지 전문가로 활동할 예정이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연세대는 제18회 연세대 용재(庸齋)학술상 수상자로 남기심 전 연세대 국어국문학과 교수(75·사진)를 선정했다고 6일 밝혔다. 연세대 국학연구원에서 1년 동안 석좌교수로 활동하게 될 용재석좌교수에는 조광 고려대 한국사학과 명예교수(66)가 임명됐다. 남 전 교수는 국어 문법의 핵심인 통사론 연구방법을 확립하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한 공로를, 조 교수는 실학연구를 통해 조선 후기 사상사를 동아시아사 맥락에서 이해하는 방법론을 구축한 공로를 각각 인정받았다. 시상식은 9일 오후 4시 서울 서대문구 신촌동 연세대 루스채플에서 열린다.}

탈북자들은 더는 외롭지 않았다.탈북자들을 위한 연예인 모임 ‘크라이 위드 어스(Cry with us)’가 4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백주년기념관에서 개최한 위로 콘서트에 참여한 연예인 50명은 “강제송환돼 언제 처형당할지 모르는 탈북자들을 위해 제발 함께 울어 달라”고 호소했다.연예인들이 진심으로 탈북자 문제에 공감하게 만드는 데 주도적 역할을 한 주인공은 연기자 부부인 차인표 신애라 씨. 신 씨는 5일 본보와의 통화에서 “정치적 이념이나 거창한 생각 때문에 나서는 것이 아니다. 다만 ‘내가, 내가 사랑하는 가족이 북송된다면 어떨까’ 하는 평범한 사람의 마음으로 참여하고 있다”고 했다.신 씨는 공연장에서 탈북자들에게 쓴 눈물의 편지를 읽던 탈북자 이경화 씨(26·여)의 모습을 떠올리며 말을 잇지 못했다. 이 씨는 중국으로 탈북했다 강제 북송된 뒤 2년 만에 다시 탈북했다. 신 씨는 “‘나라면…’이라는 평범한 마음으로 관심을 가져주기를 바란다”라고 거듭 힘주어 말했다.이날 동료들의 힘을 모으기 위해 큰 역할을 한 차 씨는 “세계인 모두가 탈북자 문제에 관심을 가질 때까지 온 힘을 모아 관련 문화 행사를 계속하겠다. 절대 일회적인 행사로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다짐했다.▼ 쥬얼리 “일반인에 문제 심각성 알리고 싶어” … 우리는 이래서 나섰다 ▼송재호 “고향이 평양이라 탈북자만 생각하면…”이윤미 “같은 말 쓰는 피붙이같은 동포인데…”“북송은 ‘죽음’의 다른 말이다. 사람이 당할 수 없는 일을 당하고 있다.”(이충희 KBS 농구 해설위원)“후원 탈북자가 북송 위기에 처했다. 이념과 거창한 무언가를 떠나 사람의 목숨이 달린 문제다.”(개그우먼 이성미 씨)연예인 모임 ‘크라이 위드 어스’가 주최한 콘서트에 참여한 연예인 50명은 탈북자의 북송 반대에 목소리를 모았다. “정치적인 것도 이념적인 것도 아니고 인권 차원에서 눈물로 호소한 것이다.”(탤런트 최란 씨) “함께 울어야 힘도 커진다.”(가수 박지헌 씨)탤런트 송재호 씨는 “고향이 평양이라 탈북자만 생각하면 마음이 짠하다”고 말했다. 개그맨 임우일 씨는 선배 개그맨의 독려로, 남성 듀엣 ‘지기독’은 소속사의 대표 권유로 참여했다. 하지만 이들은 같은 동포를 돕는 데 이유가 따로 없다고 강조했다.그룹 ‘소방차’의 멤버였던 김태형 씨는 “동포로 우리가 마땅히 돌봐야 할 생명을 살리는 일”이라고 말했다. 남편인 작곡가 주영훈 씨와 함께 탈북 청소년 돕기에 꾸준히 나서 온 배우 이윤미 씨도 “우리와 같은 언어를 쓰고, 같은 생김새를 가진, 가장 가까운 피붙이에게 너무 소홀했다. 그들을 생각하는 마음이 모이면 고통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며 동참을 호소했다. 주 씨는 이 모임의 이름이자 차인표 씨가 주연한 탈북 문제 영화 ‘크로싱’의 주제가 ‘크라이 위드 어스’를 작곡했다.이들은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진 자신들이 북송 반대 운동에 참여하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생각도 밝혔다.“탈북자들은 신상을 공개하기 어렵기 때문에 활동이 제한적이다. 그래도 대중적으로 인기가 있는 연예인들이 나서서 문제의 심각성을 대신해 알리고 싶었다.”(걸그룹 ‘쥬얼리’) “연예인들이 앞서면 일반인들도 많이 동참하게 될 것이다.”(아티스트 낸시랭 씨)개그우먼 김영희 씨는 “더 많은 동료 개그맨들과 동참하겠다”, 가수 나오미 씨는 “탈북자들을 위해 계속 노래하겠다”, 탤런트 이매리 씨는 “북송 반대 운동이 세계적으로 확산돼 영향력을 발휘했으면 좋겠다”는 각오와 계획을 밝혔다.이 밖에 강경헌 구준엽 권재관 김범수 김영희 노현희 박미선 박상민 박완규 버벌진트 별 송은이 심태윤 안선영 윤복희 이하늬 장혜진 장희웅 전익령 조향기 진미령 최정원 최필립 한그루 황보 황선희 씨와 이무송 노사연, 강원래 김송 부부도 콘서트에 참여했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곽민영 기자 havefun@donga.com }

“톤도의 아이들을 만났을 때 그곳의 모든 현실이 거짓말 같았어요. 그 아이들이 사는 세상은 작가인 제가 어떤 말과 글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비참했죠. 그렇게 살아가는 아이들을 그냥 내버려둘 수는 없었습니다.”‘꿈꾸는 다락방’ ‘리딩으로 리드하라’ ‘독서 천재가 된 홍대리’ 등 자기계발서 세 권을 이 분야 베스트 10위(인터넷 교보문고 집계) 안에 올려놓은 ‘미다스의 손’ 이지성 작가(38). 그는 본보가 연재하는 ‘또 다른 울지마 톤즈-빈민촌의 코리안’시리즈 중 필리핀 마닐라 톤도 편을 읽은 뒤 충격을 받고 팬클럽 회원 3명과 함께 톤도로 직접 날아갔다. 지난달 10∼13일 빈민촌의 실상을 직접 보고 돌아온 그는 자신의 돈과 팬클럽(폴레폴레) 회원·출판사·독자를 설득해 모은 4750만 원을 선뜻 내놓았다. 최근 서울 은평구 진관동 자택에서 만난 그는 톤도의 비참한 현실을 본 충격이 가시지 않은 듯했다. “아이들은 벌레가 우글거리는 쓰레기 바닥을 맨발로 뛰어다니고 쓰레기 강에서 잡은 ‘기괴한’ 물고기를 먹고 있었습니다. 쓰레기를 맨손으로 뒤져 돈이 될 만한 걸 찾는 아이도 많았어요. 정오가 한참 지난 시간인데도 ‘한 끼도 못 먹었다’는 아이들이 대부분이었죠.” 인터뷰 내내 그는 눈물을 글썽였다.이 작가가 내놓은 돈은 톤도 지역 등 필리핀 빈민촌에서 교육 봉사활동을 하고 있는 김숙향 씨(53·여)가 톤도 지역 아이들을 위해 교육센터를 매입하는 데 쓰일 예정이다. 그의 기부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이달 10일엔 팬카페 회원들과 함께 책걸상 교체 비용 250만 원과 출판사에서 지원받은 어린이 영어책 100여 권 등을 들고 톤도를 다시 찾을 예정이다. 톤도 아이들의 이야기를 담은 책을 출판해 인세를 모두 기부할 계획도 갖고 있다. 그의 기부활동은 톤도가 처음이 아니다. 2010년 말부터 강연회 입장료 수익, 팬클럽 후원금 등을 포함해 2억 원에 가까운 돈을 빈민촌 아이들을 위해 써달라며 기아대책에 내놓았다. 빈민촌에 학교와 병원 100개를 세운다는 ‘드림 프로젝트’도 주도하고 있다. 지난해에만 짐바브웨, 캄보디아에 학교 1개씩을 세웠다. 자신이 쓴 책에는 빈민촌 아동 일대일 후원 엽서를 첨부하고 강연회를 열 때마다 버려진 아이들과 빈민촌에 대한 동영상을 상영하며 후원을 촉구한다. 이 작가의 ‘후원 홍보’를 통해 일대일 후원을 하게 된 사람들이 900명에 가깝다. 작가로서 그의 성공이 쉽게 얻어진 건 아니었다. “10년 넘게 무명작가 생활을 했고, 20대에는 아버지의 사업 부도로 물려받은 빚 4억 원을 지고 달동네에서 비참한 생활을 했습니다. 그때 본 가난한 이들이 잊혀지지 않았어요.” 책이 잇달아 성공을 거둔 뒤 재벌가에서 ‘내 자녀에게 강의를 해달라’며 거액을 주겠다는 제의도 들어왔지만 이를 마다한 채 서울역 쪽방촌 아이들을 위한 인문학 강의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그는 더 많은 기부를 하지 못하는 것이 미안하다는 말을 반복했다. “제가 코엘류 같은 세계적인 작가였다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그러면 톤도의 아이들을 비롯해 세계의 모든 어려운 아이들을 도와줄 수 있을 텐데 말이죠. 더 크게 성공하지 못해서, 더 도와주지 못해서 그 아이들에게 너무 미안합니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후원계좌 하나은행 353-933047-53337(예금주 (사)한국국제기아대책기구)ARS 후원 060-700-0770(통화당 2000원), 후원 신청 02-544-9544, www.kfhi.or.kr}

500여 개의 북한 관련 단체들로 구성된 ‘탈북난민구출네트워크’가 자유선진당 박선영 의원의 뒤를 이을 ‘2기 단식팀’을 구성했다. 2기 단식팀에는 서경석 한국시민단체협의회 공동대표, 김길자 대한민국사랑회 회장, 안찬일 세계북한연구센터 소장 등 3명이 참여한다. 이들은 3일부터 서울 종로구 효자동 주한 중국대사관 맞은편 옥인교회 앞에서 11일간을 목표로 단식농성을 시작했다.연예인들도 탈북자 북송 반대 호소에 동참했다. 4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대 백주년기념관에서는 탈북자들을 위한 연예인 모임 ‘Cry with us(우리와 함께 울어요)’가 탈북자들을 위로하고 강제 북송을 저지하기 위한 콘서트를 열었다. 콘서트에는 배우 차인표 신애라 부부, 가수 박상민 윤복희 강원래 이무송 등 연예인 40여 명과 탈북자 가족이 참석했다. 연예인들은 한 명씩 무대에 나와 “나 ○○○는 탈북자들을 위해 함께 울겠습니다”라고 서약했다.한편 단식 농성 중 의식을 잃어 서울대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박 의원은 상태가 호전됐지만 두통과 안면근육 마비를 호소하고 있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서울과 춘천을 잇는 경춘선 전철 안에서 등산객들이 술판을 벌여 논란이 일고 있다. 누리꾼 ‘hn****’는 2일 오전 자신의 블로그에 ‘경춘선 술판 벌인 등산객’이라는 제목으로 사진 두 장과 함께 글을 올렸다. 해당 블로그에 따르면 이 글을 올린 누리꾼은 1일 오후 강원 춘천역에서 서울 상봉역으로 가는 경춘선 전철을 탔다가 열차 바닥에 빽빽이 모여 앉아있는 등산객들을 발견했다. 중년인 이들은 등산복을 입은 채 깔판이나 낚시용 의자에 앉아 종이컵에 맥주를 따라 마시고 있었다. 이들이 열차 통로에 앉아 술을 마시는 바람에 대부분의 승객들이 통로로 이동하지 못한 채 발이 묶인 것은 물론이고 출입문으로는 승객이 오르내리지 못하는 상황도 벌어졌다. 이 누리꾼은 “공공시설에서 어떻게 술을 마실 수가 있는지…정말 한심하다”고 했다. 또 “경춘선을 만든 이유 중 하나가 경기 가평군 남이섬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들을 위해서였을 텐데 그들이 이 광경을 봤다면 어떻게 생각했을까요?”라는 말도 남겼다. 누리꾼들은 “전철을 호프집 정도로 아는 시민의식이 개탄스럽다”는 등의 비판을 쏟아냈다. 한 누리꾼은 “저런 개념 없는 사람들은 어른으로 대우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또 다른 누리꾼은 “같은 한국인이라는 것이 부끄럽다”고도 했다.경춘선을 운영하는 한국철도공사(코레일) 측도 난감해했다. 코레일 관계자는 “경춘선은 행락객이 특히 많은 구간인 탓에 질서를 해치는 승객이 많아 지난해 4월부터 질서유지반을 투입해 음주 행위 등을 제지하고 있지만 한계가 있다”며 “승객들도 적극 협조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경춘선은 춘천지역 경제 활성화와 관광객 편의 도모 등을 위해 2010년 12월 개통했다. 서울 상봉역에서 춘천역까지 79분밖에 걸리지 않아 지난해 경춘선을 타고 춘천을 찾은 승객 수가 470만여 명에 이를 정도로 인기를 누리고 있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
지난달 2일 오후 2시 30분 서울 중구의 한 지하철역 유실물센터로 20대 남성이 헐레벌떡 뛰어왔다. 그는 애인이 잃어버린 유명 브랜드의 명품 핸드백을 찾으러 왔다며 가방 모양이나 크기 등을 상세하게 설명했다. 센터 직원 A 씨가 분실 장소와 시간을 묻자 이 남성은 척척 ‘정답’을 말한 뒤 당당하게 신분증까지 제시했다. 분실물 정보를 모두 알고 있는 이 남성에게 A 씨는 아무 의심 없이 분실물 인수증을 받은 뒤 80만 원 상당의 가방을 건넸다. 앞서 1월 17일 충남의 한 경찰서에도 이 남성이 나타났다. 잃어버린 순금반지들(300만 원 상당)을 찾으러 왔다는 남성은 경찰에게 신분증을 보여주고 반지를 찾아준 시민에게 사례금으로 30만 원을 준 뒤 반지를 들고 사라졌다. 그러나 가방도 반지도 실제 주인은 따로 있었다. 이 남성은 서울메트로 유실물센터 및 경찰청 유실물 종합안내 인터넷 홈페이지에 분실물 사진과 분실물 관련 각종 정보가 공개된다는 사실을 악용해 주인 행세를 하며 분실물을 찾아갔다. 그는 이런 수법으로 지난해 12월부터 지난달까지 전국을 돌며 40회에 걸쳐 1500만 원 상당의 물건을 가로챘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유실물센터에 수십 번 나타나 분실물을 찾아가는 사람이 있다는 제보를 받고 수사를 벌인 끝에 이모 씨(27·무직)를 붙잡아 상습사기 혐의로 구속했다고 2일 밝혔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