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효주

손효주 기자

동아일보 정치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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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손효주 기자입니다.

hjson@donga.com

취재분야

2025-11-20~2025-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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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팔순 할머니들 “개성서 동창회 여는 날 올는지…”

    “이 지지배(계집아이의 경기 사투리)야. 아픈 사람 치고 얼굴이 고와 보여서 좋다 좋아. 오느라고 고생했다. 수고했어.”김영옥 할머니(81)가 식당에 들어서자 장정옥 할머니(81)는 한걸음에 뛰어나가 김 할머니 얼굴을 연방 쓰다듬었다. 김 할머니는 지난달 폐암 수술을 받았지만 동창 모임에 빠질 수 없어 아픈 몸을 이끌고 외출을 했다. 김 할머니가 “한 달 만에 너희 본다고 얼굴에 분칠도 했다”며 장난스러운 표정을 짓자 할머니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소녀처럼 깔깔거리며 웃었다. 14일 오후 1시경 인천 부평구 부평동의 한 식당. 이날 할머니 8명은 한 달 만에 ‘개성고녀(개성공립고등여학교)’ 동창회를 열었다. 모두 80세가 넘었지만 이날만은 1950년 당시 10대 후반 소녀였던 때로 돌아간 듯한 표정이었다. 할머니들은 인근 남학교 학생들과 배구 연습 경기를 하며 눈 한 번 마주치지 못했던 여고 시절의 풋풋한 이야기를 나누며 함박웃음을 터뜨렸다. 김 할머니는 “나는 온몸이 암덩어리지만 ‘지지배’들을 만나 옛날 얘기를 하면 아픈 게 다 낫는 것 같다”며 “동창회가 아니라 고향 개성에 온 것 같다”라고 했다. 할머니들은 매달 인천이나 서울의 식당에서 동창회를 하고 있다. 1970년 서울 종로구 종각 인근의 한 식당에서 첫 동창회를 연 뒤 벌써 42년째다.할머니들은 모두 6·25전쟁이 발발했던 1950년 12월 개성시 남산동 용수산 아래 개성고등여학교 6학년(현재 고교 3학년)에 다니다 ‘인민군을 피해 임진강 건너로 피란하라’는 방을 보고 남한으로 왔다. 마을에는 ‘인민군이 동네 처녀들을 잡아간다’는 흉흉한 소문이 돌고 있었다. 졸업을 2개월 앞둔 할머니들은 집을 지키던 어머니와 남은 형제들이 “아버지와 동생들을 데리고 딱 일주일만 남한에 가 있어라”라고 말하는 것을 듣고 임진강을 따라 남한으로 왔다가 가족과 생이별을 해야 했다. 졸업을 하지 못하고 피란하는 것이 안타까워 학교가 미리 내준 졸업장을 품에 안은 채였다. 그리고 60년이 넘게 고향땅과 학교 모습을 보지 못했다.대학에 진학해 각각 약사, 시조시인이 되려고 했던 장 할머니와 우숙자 할머니(80)는 전란으로 꿈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이후 서울과 인천에 정착해 결혼을 하고 각자 일을 하면서 여고 시절과 고향을 그리워하다 40세가 가까워질 무렵 동창들과 연락이 돼 동창회를 열게 됐다.우 할머니는 방송통신대 국문과를 졸업했고 시조시인으로도 등단해 늦게나마 꿈을 이뤘다. 할머니들은 40년간 동창회를 열며 전란에 포기했던 꿈을 이뤄가는 과정을 지켜보며 서로를 격려했다. 엄마 없이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았던 이야기를 나누면서는 자매처럼 늘 함께 눈물을 흘렸다.세월이 흐르면서 초창기 40명에 가까웠던 동창회 참가자들은 8명으로 줄었다. 20여 명은 이미 세상을 떠났거나 병상에 있어 나오지 못한다. 할머니들은 먼저 간 친구, 두고 온 가족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감정에 복받친 듯 눈물을 글썽였다.빛바랜 여고 시절 사진을 한참 들여다보던 우 할머니 눈에 눈물이 고였다. “세월이 너무 많이 지나서 이 사진을 봐도 누가 누군지 구별이 안 돼. 어서 통일이 돼 용수산 아래 우리 학교 가서 이렇게 다 모여 동창회를 하면 얼마나 좋겠어. 집에 뛰어가서 엄마도 보고 말이야.”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 2012-02-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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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열차문 안열려 승객 못 내리자 승무원이 사비로 입막음

    열차 문이 열리지 않아 하차를 못한 승객들에게 한국철도공사(코레일) 직원이 개인 돈으로 ‘차비’를 지급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 물의를 빚고 있다. 코레일 규정에 따르면 정차역을 지나칠 경우 승객에게 보상 여비를 주도록 돼 있지만 승무원이 개인적으로 지급할 수 없다.12일 코레일 등에 따르면 11일 오후 4시 5분 용산역을 출발해 광주역까지 운행하는 호남선 새마을호 1115열차가 오후 8시 2분 장성역에 도착했지만 5번 객차 문만 열리지 않아 하차 승객 16명 중 6명이 내리지 못했다. 열차 탑승객 A 씨는 “장성역에서 하차를 기다렸지만 끝내 문이 열리지 않은 채 열차가 출발했다”며 “출발 즉시 열차 승무원에게 따지자 ‘역주행이 불가능하니 다음 역에서 내리라’는 통보를 받았다”고 전했다.이날 탑승했던 승무원 B 씨는 종착역인 광주역으로 향하는 기차 안에서 항의 승객들에게 “개인적으로 차비를 지급할 테니 외부에 이 문제가 새어나가지 않도록 해 달라”고 부탁했다. 일부 승객은 그냥 돌아섰지만 나머지 승객은 B 씨로부터 5000∼2만5000원의 차비를 받았다.코레일은 취재가 시작된 12일 오전까지 사고 내용을 보고받지 못했다. 코레일 관계자는 “폐쇄회로(CC)TV 확인 결과 열차가 해당 역에서 승강장 문이 열리지 않은 채 지나쳤다”며 “승무원이 개인적으로 무마하려다 이런 일이 벌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

    • 2012-0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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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변 섞은 술… 눈밖에 나면 서열 강등… 조폭 뺨치는 ‘일진’

    두목 격인 학생의 이름을 붙인 조직을 만들어 후배들에게 돈을 갈취하고 친구를 감금·폭행하는 등 조직폭력배(조폭)를 방불케 하는 학교폭력을 저지른 중고교생들이 무더기로 붙잡혔다. 이들 중 일부는 해병대 ‘기수 열외’ 악습을 모방한 듯 ‘짱’의 눈 밖에 난 ‘일진’을 두 학년 아래 서열로 강등시키기도 했다. 서울 강서경찰서는 지난해 4월부터 최근까지 A 군(14) 등 중학생 8명을 폭행하고 돈을 빼앗은 혐의(폭행) 등으로 강모 군(17)을 구속하고 김모 군(17) 등 13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10일 밝혔다.○ 폭력과 상납은 물론 성추행까지경찰에 따르면 모두 같은 동네에 사는 이들은 같은 초등학교와 중학교에 진학하면서 자연스럽게 일진회를 형성했다. 중학교 3학년∼고등학교 2학년으로 구성된 이들은 두목 격인 김 군의 이름을 따 ‘김OO 패거리’라고 이름을 지었다. 또 학년별로 가장 싸움을 잘하는 학생의 이름을 따 중3은 ‘송OO 애들’ 식으로 학년별 패거리 이름을 붙이기 위해 후배들에게 싸움을 시켜 서열을 정하게 했다. 김 군 등은 학년별로 ‘하도급’ 식으로 돈을 갈취하기도 했다. 고2 일진이 고1 일진에게 ‘상납금’을 정해주면 고1 일진은 중3 일진의 돈을 빼앗았다. 중3 일진은 다시 하급생 돈을 갈취해 상납금을 채웠다. 특히 구속된 강 군은 후배들에게 자위행위를 강요하는 등 12차례에 걸쳐 강제추행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 때문에 강 군은 ‘짱’인 김 군의 눈 밖에 나 고2에서 중3 서열로 강등됐다. 이후 중3 학생들에게 동급생 대우를 받는 등 ‘기수 열외’를 당하기도 했다. ○ 엽기적 폭력과 감금도동급생 친구에게 소변이 섞인 맥주를 마시게 하고 감금·폭행까지 한 10대도 있었다. 서울중앙지검 형사7부는 초등학교 동창 B 군(15)을 감금·폭행한 혐의 등으로 C 군(15) 등 3명을 구속 기소했다고 10일 밝혔다. C 군 등은 지난해 12월 25일 서울 성북구 길음동의 한 여관에서 손가락 접기 게임을 하며 B 군이 벌칙을 받도록 유도한 뒤 소변이 섞인 맥주를 억지로 마시게 했다. 지난달 초에는 C 군을 집단 폭행해 전치 4주의 상해를 입힌 뒤 이를 신고하지 못하도록 C 군을 이틀간 아파트 지하 등에 감금하기도 했다. 지난달 15일에도 고교생을 감금한 뒤 폭행한 사건이 있었다. 서울 관악경찰서는 관악구 대학동 한 원룸에서 고교생 신모 군(17)을 5시간가량 감금한 뒤 폭행한 혐의로 조모 씨(20)와 중고교생 등 4명을 입건했다고 10일 밝혔다. 이들은 신 군이 평소 자신들의 험담을 하고 다닌다는 이유로 이 같은 일을 저질렀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장관석 기자 jks@donga.com  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

    • 2012-0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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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졸업식장 배치 경찰 떠나자마자… ‘일진’이 집단 폭행

    졸업식 학교폭력을 막기 위해 졸업식 당일 각 학교에 경찰이 배치됐지만 이를 비웃듯 고교생 일진들이 ‘통과의례’라며 중학교 졸업생들을 집단 구타한 사건이 발생했다. 이들은 경찰이 철수할 때까지 기다렸다가 후배를 폭행했고 경찰은 취재진이 신고할 때까지 이를 몰랐던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 은평경찰서는 9일 졸업식이 열린 은평구의 한 중학교 인근 야산에서 졸업생 6명을 집단 구타한 혐의로 인근 고교생 25명을 붙잡아 조사하고 있다고 이날 밝혔다. 경찰과 목격자에 따르면 졸업식은 오전 11시부터 정오까지 진행됐으며 경찰 전·의경 방범순찰대원 등 30여 명이 학교 안팎에서 순찰 중이었다. 경찰은 졸업식 인파가 학교를 빠져나간 오후 2시 반경 철수했다.경찰 철수 직후 남학생과 여학생 6명이 학교 정문 앞에 나타났다. 이들 중 일부는 졸업식 전부터 정문 앞에서 2시간 넘게 경찰의 동태를 살폈다. 이들은 인근 분식집에서 졸업생을 폭행하는 ‘통과의례’ 이후 뒤풀이 문제를 상의하기도 했다.이들은 오후 3시경 선배로부터 전화를 받은 뒤 일제히 학교에서 100m 떨어진 야산으로 향했다. 이 야산은 평소에도 청소년 관련 범죄가 자주 발생했던 곳이다. 산을 50∼60m 오르면 나오는 공터에서는 고교생들이 밀가루 계란 케첩 등을 들고 대기하고 있었다. 고교생 일진들은 후배들을 일렬로 세워놓고 기합을 주다 오후 3시 30분부터 케첩과 밀가루를 뿌리고 발로 걷어차는 한편 옷을 찢는 등 본격적인 구타를 시작했다. 일부 학생들이 쓰러지자 고교생 일진들은 “맞은 지 얼마나 됐다고 쓰러지냐”고 소리치며 구타를 계속했다. 구타는 1시간가량 이어졌고 제보를 받은 경찰이 오후 4시 30분경 출동하고 나서야 끝났다. 경찰 조사에서 가해 학생인 최모 양(17)은 “지난해 졸업식 때 똑같이 당했던 일인데 우리만 잡혀와 억울하다”고 말했다.경찰은 이날 문제의 야산을 오후 2시까지만 순찰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 관계자는 “아이들이 본격적으로 비행을 저지르기 시작할 것으로 예상되는 저녁 시간에 다시 순찰할 예정이었다”고 말했다.7일에도 폭력을 막으려는 경찰이 떠나자마자 학교폭력이 일어났다. 서울 마포경찰서에 따르면 마포구의 한 중학교 개학식 날인 7일 3학년 A 군(15)이 하급생 B 군(13) 등 4명을 학교 뒤편으로 불러내 B 군의 돈 5000원을 빼앗았다. 해당 학교는 일진회를 조직한 상급생 11명이 지난달 초 하급생 C 군(14)의 돈을 상습적으로 빼앗거나 돈을 빼앗아오라고 시키고 C 군의 친구 6명을 폭행한 사건이 발생했던 곳이다. 이 때문에 졸업식을 하루 앞둔 7일 관할경찰서인 마포경찰서 서장, 관할파출소 직원 등 60여 명은 이날 오전 8시부터 10시 20분까지 이 학교 앞에서 학교폭력 예방 캠페인을 열고 폭력 예방 특강을 했다. 사건이 발생한 시간은 이날 낮 12시 30분으로 경찰서장까지 나서 ‘학교폭력 근절’을 강조하고 떠난 지 두 시간 만이었다.한편 행정안전부는 9일 학교폭력 근절을 위해 올해 상담교사 200명과 ‘117 학교폭력신고센터’ 근무 경찰 68명, 재활·치유 전문 인력 24명 등 공무원 292명을 증원한다고 밝혔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채널A 이건혁 기자 realist@donga.com  }

    • 2012-0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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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체장애인 순정 악용한 꽃뱀 동창

    30세 가까이 되도록 제대로 된 연애 한 번 못해본 지체장애인 남성의 순정을 악용해 장애인 근로 수당과 자동차, 대출금 등 수천만 원 상당의 돈을 가로챈 초등학교 동창 여성이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 지체 장애 3급인 김모 씨(34·무직)의 어머니 최모 씨(56)는 6년간 돈을 뜯기며 이용당하는 아들을 지켜보다 못해 이 여성을 사기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7일 서울 서부경찰서와 최 씨에 따르면 백모 씨(34·무직·여)는 2006년 동창·친구 찾기 전문사이트를 통해 김 씨에게 "너 김OO 아니니? 나는 널 기억하는데 너도 날 기억하고 있니?" 등의 내용을 담은 쪽지를 보냈다. 김 씨는 지체 장애 탓에 백 씨가 전혀 기억나지 않았지만 다정한 말이 담겨 있는 쪽지가 싫지 않았다. 백 씨는 이런 김 씨에게 "보고 싶었다"는 등의 말을 건네며 김 씨에게 접근했고 만남이 시작됐다. 2006년 당시 28세였지만 장애 탓에 연애 한 번 못해본 김 씨는 자신에게 친절하게 대해주는 백 씨에게 곧 호감을 느꼈다. 백 씨는 김 씨의 어머니 최 씨가 운영하는 노래방에 거의 매일 드나들며 청소를 하고 집안일을 도맡아 하는 등 며느리 역할까지 톡톡히 하면서 모자의 환심을 샀다. 그러나 백 씨가 장애가 있는 김 씨에게 접근한 의도는 따로 있었다. 이렇다할 직업이 없어 생활비가 부족했던 백 씨는 김 씨를 이용해 용돈이라도 벌어볼 생각이었다. 백 씨는 김 씨가 어머니에게 용돈 5만~10만 원을 받은 뒤 자신을 만나러 나오면 이 돈을 가로챘다. 지난해 3월에는 김 씨에게 2600만 원 상당의 중형차를 할부로 사게 한 뒤 이를 한 달 만에 되파는 수법으로 2500만 원을 챙겼다. 또 김 씨 명의로 저축은행에서 500만 원을 대출받게 해 이 역시 빼앗았다. 최 씨는 혹시 아들 인생에 해가 될까봐 법원에 금치산자(禁治産者) 지정 청구를 하지 않아 대출과 각종 계약이 가능했다. 금치산자란 자기 행위의 결과를 판단할 능력이 없어 후견인, 검사 등의 청구에 따라 가정 법원에서 자기 재산을 관리하고 처분할 수 없도록 선고를 받은 자를 말한다. 백 씨는 또 김 씨가 한국장애인고용촉진공단에서 알선해 준 옷 공장 등에서 한 달 내내 일해서 받은 월급 70만 원도 고스란히 가져가버렸다. 최 씨는 최근 아들에게 매일같이 날아오는 각종 빚 독촉장을 받아본 뒤에야 이런 사실을 알고 백 씨를 고소했다. 백 씨는 경찰 조사에서 "김 씨와 자주 만나고 같이 다닌 건 맞지만 이용한 적은 없다"고 혐의 강하게 부인했다. 최 씨는 "2004년에도 노래방 손님으로 온 여성이 아들에게 접근해 아들 명의로 카드를 만들게 한 뒤 그 카드로 1000만 원 상당의 성형수술을 하고나서 달아난 적이 있다"며 "장애인 아들을 둔 엄마 마음에 혹시라도 백 씨가 못난 아들 배필이 돼줄까 해 딸처럼 대해줬는데 자꾸 이런 일이 생겨 정말 안타깝다"고 말했다.손효주기자 hjson@donga.com}

    • 2012-0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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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휴지통]“떡값 안주면 쓰레기 안치워”

    “당신 가게가 쓰레기 바다가 돼도 상관없다 이거지?” 지난달 30일 오후 7시 20분경 서울 마포구 용강동의 한 술집. 작업복 점퍼와 군복 바지 차림을 한 남성 3명이 나타나 혼자 가게를 지키던 주인 이모 씨(40)를 에워쌌다. 이들은 “정월 대보름(6일)을 앞두고 용강동 내 음식물 쓰레기를 치우는 환경미화원들이 모여 윷놀이를 하고 있는데 떡값으로 50만 원을 내놔라”고 했다. 주인 이 씨가 “무슨 떡값이 그렇게 비싸냐”고 항의하자 일행 중 이모 씨(53)는 “돈을 주지 않으면 당신 가게에서 나오는 음식물 쓰레기는 앞으로 수거하지 않겠다”고 협박했다. 우연히 이 광경을 본 주인 이 씨의 지인은 이를 수상히 여겨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은 마포구 일대를 돌며 환경미화원을 사칭해 크리스마스와 설날, 정월 대보름 떡값으로 6차례에 걸쳐 2만∼50만 원씩 총 75만 원을 가로채려다 미수에 그친 것으로 드러났다. 일정한 직업 없이 혼자 월세방에서 생활하는 이들은 이런 수법으로 월세와 생활비 등을 충당했다. 경찰에 따르면 10여 년 전 청소업체에서 일한 경력이 있는 이 씨는 당시 관행적으로 떡값을 걷었던 경험을 악용해 범행을 저질렀다. 서울 마포경찰서는 이 씨를 사기미수 등의 혐의로 구속했다고 6일 밝혔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 2012-0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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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록금, 연세대 2.3%-이대 3.5% 내린다

    각 대학이 등록금 고지서를 보내야 하는 마감시한이 코앞으로 다가왔지만 서울대 등 서울 소재 일부 대학들은 여전히 등록금을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 학교와 학생 측이 등록금 인하율, 등록금심의위원회(등심위) 의결권 부여 여부 등을 두고 갈등을 빚으면서 등심위조차 제대로 열리지 않는 상황이다. 서울대는 학생 측이 “등심위에 의결권을 부여하지 않으면 등심위에 참가할 학생 대표를 선출할 수 없다”고 통보하면서 지금까지 한 차례도 등심위가 열리지 못했다. 그 바람에 정시모집 합격생 발표를 하루 앞둔 2일까지 등록금이 확정되지 않았다. 현행법상 등심위는 등록금 심의기능만 있고 최종 의결권은 총장에게 있다. 서울대는 등심위 개최 여부와 관계없이 학사 일정 차질을 최소화하기 위해 8일부터 신입생 등록금 고지서를 발송할 계획이다. 서울대 관계자는 “현행법 저촉 여부를 검토해 지난해 등록금을 기준으로 올해 등록금을 가책정해 고지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라고 밝혔다. 경희대는 등심위에서 등록금 협의가 마무리되지 못했지만 예정대로 15일부터 지난해 등록금을 기준으로 고지서를 신입생에게 발송할 계획이다. 경희대 관계자는 “나중에 액수가 조정되면 일일이 계좌번호를 받아 차액을 돌려줘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덕성여대 동국대 성균관대도 등록금을 확정하지 못하면서 학부모와 학생들의 등록금 관련 문의 전화에 시달리고 있다. 성균관대 관계자는 “학부모들이 등록금 액수를 모르니까 계획을 세우지 못해 답답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학생 측이 등심위 참여를 거부했던 이화여대와 등록금 인하율을 놓고 대립이 치열했던 연세대는 2일 각각 3.5%, 2.3% 인하안을 발표했다. 이화여대 관계자는 “예정대로 등록금 고지서가 발송되고 등록이 시작되지 않으면 추가 합격자 발표 및 최종 등록까지 연이어 문제가 생기기 때문에 막판에 등록금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이새샘 기자 iamsam@donga.com  }

    • 2012-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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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檢, 김승연 회장에 1심서 징역 9년 구형

    회사에 1조 원대의 손해를 끼친 혐의(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 등)로 기소된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60·사진)에 대해 검찰이 징역 9년에 벌금 1500억 원을 구형했다. 2일 서울서부지법 형사12부(부장판사 한병의) 심리로 열린 한화그룹 비자금 사건에 대한 결심 공판에서 검찰은 “피고인은 재판 과정 내내 비자금이 관리된 차명계좌에 대해 몰랐다고 했으나 여러 정황으로 볼 때 차명계좌를 세심하게 관리한 사실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이어 검찰은 “진정한 정의는 기본 규칙을 어기는 행위를 엄벌하는 것인 만큼 재판부의 준엄한 판단을 기다린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수사 당시 한화 측과 첨예한 갈등을 빚어온 검찰이 통상보다 높은 형량을 구형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앞서 회사에 거액의 손해를 끼친 혐의 등으로 기소된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1심에서 모두 징역 6년이 구형된 사실에 비춰볼 때 비교적 높은 형량이라는 것. 이에 대해 검찰 관계자는 “김 회장은 회사와 소액 주주들에게 끼친 손해액이 무려 1조3000억 원대에 이른다”며 “사회에 끼친 악영향을 감안하면 결코 높은 구형량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 2012-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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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휴지통]나이트클럽서 꾀어 720명 식당으로 유혹한 ‘신종꽃뱀’

    “오빠, 근처에 유명한 레스토랑이 있는데 저 거기서 밥 사 주세요.”30대 남성 이모 씨는 나이트클럽에서 만난 미모의 20대 여성 A 씨에게 이끌려 경기 부천시의 한 레스토랑을 찾았다. A 씨가 마음에 쏙 들었던 그는 어떻게든 A 씨와 잘해볼 생각이었다. 식당에 들어가자 종업원은 메뉴판을 하나만 가져와 테이블 위에 올려놓았다. 이 씨는 메뉴판을 열어보지도 않은 채 A 씨에게 내밀었다. “드시고 싶은 걸로 고르시죠.” A 씨와 1시간가량 식사를 한 뒤 계산을 하러 카운터에 간 이 씨는 뒷걸음질을 치고 말았다. 식사비가 무려 88만 원이나 나온 것. 이 씨의 한 달 생활비였다. 당혹스러웠지만 미모의 A 씨가 지켜보고 서 있었던 탓에 아무 말도 못하고 88만 원을 냈다. 이런 일을 당한 건 이 씨만이 아니었다. 경찰이 이 업소를 조사한 결과 무려 720명의 남성이 30만∼180만 원을 내고 식사를 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부분 나이트클럽에서 만난 20∼30대 여성의 손에 이끌려 레스토랑에 들어와 고가의 밥값을 낸 남성들이었다. 경찰조사 결과 이 식당 주인 B 씨(41)는 장사가 잘되지 않자 20, 30대 여성 종업원 10명을 이른바 ‘레스토랑 꽃뱀’으로 고용해 나이트클럽 등에서 남성을 유혹해 레스토랑으로 유인한 뒤 메뉴판을 여자에게만 보여줘 고가의 음식을 주문하게 해 매출에 10%를 여성들에게 줬던 것으로 드러났다. B 씨는 이런 수법으로 지난해 7월부터 4개월간 총 4억 원의 부당이득을 챙겼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 2012-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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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교직원 인건비-선물비-해외연수비로… 대학 기성회비 49년 편법운영에 철퇴

    기성회비는 국공립대의 등록금을 올리는 가장 큰 요인이면서도 학생을 위한 교육비가 아니라 교직원을 위한 돈으로 쓰인다는 점이 문제다. 이런 기형적 구조가 굳어진 책임은 교육 당국에도 있다. 기성회비는 열악한 정부의 고등교육 재정 지원을 만회하기 위해 사실상 학부모에게 손을 벌리게 만든 제도다. 연구비와 시설비에 쓰라는 취지로 만들어졌지만 법적 근거는 없다. 정부가 국공립대에 대한 지원을 크게 늘리지 않으면서도 수업료 인상폭은 직간접적으로 규제하자 대학들은 기성회비를 올리는 편법을 택했다. 실제로 기성회비 인상률은 해마다 수업료 인상률의 배에 달한다. 국공립대는 이렇게 올린 기성회비를 49년간 교직원 인건비 등으로 사용하다가 이번에 철퇴를 맞았다. 국공립대는 교수는 물론이고 연구를 하지 않는 일반직 및 기능직 직원에게도 연구보조 교재연구 직무연구 같은 명목으로 1인당 연간 수백만∼수천만 원의 인건비를 추가로 지급했다. 일명 급여 보조성 인건비다. 2010년 국정감사에 따르면 40개 국립대가 2002∼2010년 기성회비를 이용해 급여 보조성 인건비를 2조8172억 원 지급했다. 기성회 회계에서 이런 인건비가 차지하는 비중은 서울대 27%, 충북대 23.8%, 경북대 23%, 부산대 22.7%, 강원대 22.5%에 이른다. 장기근속자 격려비나 교직원 해외 연수비, 선물 구입비로도 쓰였다. 국민권익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A대는 장기 근속자에게 순금 5∼15돈(1돈은 3.75g)을 주느라 기성회비 1억9505만 원을 썼다. B대는 지난해 일반 직원의 20%가량을 해외연수 보내면서 기성회비 7625만 원을 썼다. 교과부는 이런 폐해를 막기 위해 국립대의 급여 보조성 인건비를 없애고, 중장기적으로는 기성회비를 폐지해 수업료로 통합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국공립대는 기성회비로 인건비를 보전하지 않으면 교직원의 임금 수준이 너무 낮아진다고 항변한다.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 2012-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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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휴지통]아우디-포르셰 심야 눈길 추격전

    서울에 함박눈이 쏟아진 24일 밤. 이모 씨(35)는 수년간 돈을 모아 산 2억6000만 원짜리 포르셰997터보 자동차를 몰고 집으로 가다 도로가에 세우고는 고민에 빠졌다. 차가 눈길에 계속 미끄러져 내리막길을 지나칠 자신이 없었던 것. 그 때 뒤에서 쿵하는 소리가 들렸다. 아우디A6가 이 씨의 ‘애마’를 뒤에서 들이받은 것이었다. 순간 아우디 운전자 송모 씨(35)는 시속 50∼60km로 눈길을 달려 도주하기 시작했다. 화가 난 이 씨는 차를 몰아 아우디를 쫓았다. 눈길 위의 위험천만한 추격전은 미끄러운 길 위에서 속도를 제어하지 못한 아우디가 인도까지 올라가 행인과 가로수를 동시에 들이받으면서 300m도 못 간 채 싱겁게 끝이 났다. 아우디 운전자는 또다시 달아나려고 시동을 걸고 있었다. 격분한 이 씨는 포르셰로 아우디를 가로막아 송 씨를 붙잡았다. 조사 결과 송 씨는 만취 상태였다. 서울 서대문경찰서는 강남구 압구정동에서 대형 포장마차를 운영하는 송 씨를 음주운전 및 뺑소니(도로교통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고 25일 밝혔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 2012-0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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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학 등록금 내리기 ‘반쪽 열풍’ 그치나

    올해 대학등록금 통보 마감시한(27일)을 앞두고 서울지역 대학과 지방대학이 큰 차이를 보이고 있다. 지방대가 등록금을 5% 이상 내리며 정부와 학생의 ‘반값 등록금’ 요구에 크게 호응하는 반면 서울지역 유명 사립대는 2% 안팎의 인하 시늉만 내거나 되레 인상 주장을 하는 등 아예 ‘역주행’하고 있다. 전국 각 대학은 올해 등록금을 확정해 27일까지 한국장학재단에 통보해야 한다. 동아일보가 각 대학이 발표하거나 홈페이지에 공시한 내용, 전화 취재로 확인한 내용 등을 바탕으로 취합한 결과 24일 현재 89개교(본교와 분교는 각각 1개교로 분류) 중 86개교가 등록금을 내린 것으로 집계됐다. 포항공대 춘천교대 조선대는 등록금을 동결했다. 등록금을 인상했다고 밝힌 대학은 단 1곳도 없었다. 동아일보는 한국장학재단에 등록금 인하 폭을 결정했다고 19일까지 통보한 112개 대학을 포함해 조사했지만 등록금 인하폭을 최종 발표하지 않은 곳은 집계에서 제외했다. 한국장학재단 관계자는 “국가 지원 장학금 규모가 사상 최대 규모인 1조7500억 원으로 책정되면서 장학금 혜택을 받기 위해 등록금을 인하한 대학이 늘고 있다”며 “마감 시한인 27일이 다가오면 등록금을 인하했다고 통보하는 대학이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등록금 인하를 확정한 86개교를 분석한 결과 지방대와 서울권 대학의 차이가 극명했다. 86개교 가운데 서울 시내 소재 대학은 고려대 광운대 명지대 서울시립대 서울여대 숙명여대 추계예술대 한국예술종합학교 등 8곳에 불과했던 반면 지방대는 78곳이나 됐다. ▼ 서울지역 주요사립대 2% 안팎 인하 ▼이 중 등록금을 5% 이상 인하한 서울 시내 대학은 서울시립대(50%) 추계예술대(10%) 명지대(5%) 서울여대(5%) 한국예술종합학교(5%) 등 5곳뿐이었다. 고려대 광운대 숙명여대는 각각 2% 인하하는 데 그쳤다. 충북도립대(30%), 강원도립대(20%) 마산대(10%), 인천가톨릭대 송도캠퍼스(9.7%), 한밭대(8.6%), 부산정보대(8.5%) 등 지방대 가운데 5% 이상 인하한 대학이 69곳에 이르는 것과 비교하면 현저히 적은 수치다. 지난해 정부가 대학 평가에 등록금 인하 정도를 반영하겠다고 발표한 직후 한국대학교육협의회는 올해 등록금을 5% 내리겠다고 약속했다. ○ 인상 주장 반복하며 확정도 못해마감 시한이 3일밖에 남지 않았음에도 서울 시내 주요 대학들 대다수는 올해 등록금을 결정하지 못했다. 연세대는 이달 초부터 19일까지 5차례나 등록금심의위원회(등심위)를 열었지만 등록금 인하를 주장하는 학생 측과 인상을 주장하는 학교가 맞서면서 결론을 내리지 못한 상태다. 학교 측은 올해 경상비 증가를 감안하면 등록금 인하나 동결은 재정적으로 부담이 되기 때문에 등록금 인하 대신 장학금을 확충하겠다고 주장하고 있다.반면 학생 측은 학교 기금에서 발생하는 이자를 등록금 인하를 위한 재원으로 쓸 수 있다며 장학금 확충은 ‘꼼수’라고 반박하고 있다. 연세대 관계자는 “지난해에는 동결했기 때문에 등심위를 몇 차례 거치지 않고 바로 등록금을 확정했지만 올해는 예민한 상황이어서 등심위가 어느 해보다 자주 열리고 있다”고 말했다. 경희대 서강대 성균관대 이화여대 한국외국어대 등도 등록금 인상 및 동결을 주장하는 학교 측과 5∼18% 인하를 주장하는 학생 측 의견이 맞서고 있다. ○ 정부·대학 주도권 싸움, 학생에 불똥정부는 올해부터 등록금 인하 여부, 장학금 확충 노력 등을 기준으로 한국장학재단을 통해 대학별로 차등화해 국가장학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또 대학 평가에 등록금 인하 정도를 반영하겠다는 방침도 밝혔다.그러나 교육전문가들은 서울권 대학에는 이런 정부 방침이 압박으로 작용하지 않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서울권 대학들은 이미 인지도와 대중적 평판도를 굳힌 상태이기 때문에 평가에 크게 연연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반면 지방대는 평가에 따라 정원 충족 여부가 좌우되는 등 학교 존폐 여부까지 결정될 수 있어 등록금 인하에 사활을 걸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등록금넷 관계자는 “서울권 대학들은 국가장학금 혜택 때문에 등록금을 인하하게 되면 앞으로 대학 관련 이슈에서 정부에 주도권을 뺏기게 될 거라는 위기의식이 있어 인하를 꺼리고 있는 것”이라며 “서울권 대학에 비해 적립금이 부족한 지방대들은 정부 지원금에 대한 의존도가 커 정부 정책을 따를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김태웅 기자 pibak@donga.com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

    • 2012-0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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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사진 화단이 ‘죽음의 도약대’… 서울 내부순환로서 차량 추락 1명 사망

    서울 내부순환도로에서 50여 일 사이에 3건의 차량 추락 사망사고가 발생해 도로를 관리하는 서울시에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지난해 말 2차례의 사고에서 전문가들이 도로의 구조적 문제점을 들어 개선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는데도 이를 고치지 않아 또다시 참사를 불렀다는 것이다. 서울 서대문경찰서에 따르면 19일 오전 2시경 서대문구 연희동 내부순환로 성산대교에서 홍은램프 방향으로 달리던 김모 씨(41·영어강사)의 체어맨 차량이 연희램프 화단 연석에 충돌한 뒤 방음벽을 들이받은 다음 25m 아래 연가교 부근 홍제천변으로 추락했다. 김 씨는 그 자리에서 숨졌다. 경찰에 따르면 사고는 3개 차로인 내부순환로 중 진입 차량을 위해 4차로로 확대한 구간에서 발생했다. 경찰이 공개한 폐쇄회로(CC)TV 화면을 보면 김 씨 차량은 앞차를 피해 빨리 가려는 듯 1차로에서 3차로까지 빠른 속도로 가로질러 가다 속도를 줄이지 않고 연희램프에서 올라오는 차량을 위해 짧게 만들어진 4차로 끝까지 질주했다. 그러다 차로 끝에서 화단 연석과 방음벽을 잇달아 들이받고 추락했다. 지난해 11월 두 건의 사고도 같은 도로 구조에서 발생했다. 11월 28일에는 성산에서 정릉 방향으로 달리던 1.2t 트럭이 홍은램프에 들어서다 도로가 좁아지는 구간을 알지 못하고 충돌한 뒤 추락했다. 이틀 뒤에는 반대 방향인 정릉에서 성산 방향으로 달리던 1t 냉동탑차가 홍제램프로 올라 4차로로 달리다 3차로로 들어서지 못한 채 계속 직진했고 결국 같은 방식으로 추락했다. 19일 사고가 일어난 연희램프는 첫 번째 사고가 일어난 홍제램프와 두 번째 사고가 일어난 홍은램프에서 각각 불과 2km, 4km 떨어져 있다. 또 3건의 사고 모두 통행량이 많지 않은 새벽 시간대에 발생했다. 서울시는 “2월까지 이번에 뚫린 방음벽의 지지대 역할을 하는 방호벽 앞에 60cm 높이의 고정식 철근 콘크리트 방호구조물을 설치해 사고를 막겠다”고 밝혔다. 안전표지와 노면표지를 설치하고 제한속도를 현행 70∼80km에서 70km로 낮추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3건의 사고에서 차량이 모두 화단 연석을 ‘도약대’ 삼아 방호벽 위 방음벽까지 튀어 오른 뒤 방음벽을 부수고 추락한 만큼 추락만이라도 막을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서울시립대 교통공학과 김도경 교수는 “세 건의 사고 모두 차량이 화단의 연석을 타고 올라 방음벽 쪽으로 질주한 것”이라며 “이를 막으려면 차가 아무리 공중에 뜨더라도 방음벽을 들이받을 수 없게 방호벽 높이를 최대한 높이는 한편 방호벽 역시 더 강도 높은 콘크리트로 교체해야 한다”고 말했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  }

    • 2012-0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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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또 다른 ‘울지마 톤즈’ 빈민촌의 코리안] 캄보디아서 교육봉사 이성민-김창숙 씨 부부

    《 “록크루! 네크루!”(남녀 선생님을 뜻하는 캄보디아어)맨발로 논에 들어가 추수를 하던 생나 씨(61·여)는 마을 입구에 들어서는 하얀 승합차를 보자마자 한걸음에 달려왔다. 이성민(55) 김창숙 씨(50) 부부가 차에서 내리자 그는 50년 넘게 벼농사를 짓느라 낫을 잡는 모양대로 굳어버린 손으로 부부의 손을 잡았다. “선생님 부부를 보면 정말 행복해요.”캄보디아 수도 프놈펜에서 차를 타고 서남쪽으로 두 시간 가까이 달리면 나오는 캄포트 주 춤키리 군은 내전의 상흔을 그대로 안고 있는 곳이다. 이 씨 부부는 이곳에서 17년째 마을 아이들을 대상으로 교육봉사를 하고 있다. 생나 씨의 손자 4명도 학교수업이 끝나면 이 씨 부부가 센터장으로 있는 기아대책 춤키리센터로 달려가 수업을 듣는다. 》○ 캄보디아에 푹 빠진 신혼부부외국계 반도체회사에 다니던 김 씨의 삶은 1988년 결혼 뒤 완전히 바뀌었다. 한국국제기아대책기구 간사였던 남편은 결혼 직후 내전이 치열했던 르완다와 대규모 지진이 일어난 일본 고베 등 세계 각지로 구호활동을 다녔다.1995년 초 남편은 ‘캄보디아에서 살자’고 제안했다. 수도 프놈펜에서조차 맨발로 다니는 사람이 많았고 이렇다할 건물 하나 없는 황폐한 도시를 보고 가슴이 아팠다. 7, 8세 어린아이 수십 명이 몰려들어 “배가 고프다”며 구걸을 하는 모습에 가슴이 먹먹했다.아내는 두 번 고민하지 않고 “가자”라고 말했다. 김 씨는 “나는 늘 구호활동을 하러 다니는 남편이 ‘정말 멋진 일’을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이 일을 함께하자는 제안을 쉽게 받아들였다”고 말했다.○ 죽을 고비 숱하게 넘긴 ‘감염 가족’캄보디아에 가기 전에 죽을 고비가 찾아왔다. 1995년 7월 이 씨는 사전 답사차 캄보디아에 갔다가 뎅기열에 감염됐다. 한국인 최초였다. 뎅기열은 모기가 전파하는 뎅기바이러스에 감염돼 나타나는 급성 열성 질환이다. 일주일간 생사를 오간 그는 열병을 이겨냈고 그해 11월 무사히 캄보디아 땅을 밟았다.이방인의 눈에 먼저 들어온 건 대학생들이었다. 돈이 없는 학생들은 절에서 자면서 승려들이 아침에 시주 받아온 음식 중 남은 것을 먹었다. 부부는 갈 곳이 없어 방황하는 대학생 8명을 집으로 데려와 무료로 살게 했다. 2006년까지 부부의 집을 거친 대학생만 70명이 넘었다.프놈펜에서 활동하는 한편으로 이 씨는 정부군에 패한 크메르루주군이 마지막까지 게릴라전을 벌이며 저항했던 캄포트 주에 내려갔다. 당시 게릴라전이 극에 달해 봉사자가 모두 철수했지만 공포 속에서도 그는 현지에 남았다.1997년 3월 보안경계가 해제될 때까지 프놈펜과 캄포트를 오가며 아이들을 가르치고 농민들에게는 퇴비로 농사를 지어 수확량을 획기적으로 늘리는 법을 전수했다. 밤이 되면 오두막에서 총소리를 들으며 선잠을 잤다.이후 10년 넘게 캄포트를 오가며 이 씨는 뎅기열을 네 번이나 더 앓았다. 아내와 아들 둘도 열병을 앓다 죽을 고비를 수차례 넘겼다. 힘들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부부는 “우리는 감염 전문 가족”이라며 환하게 웃었다.○ 10개 이상의 봉사 프로젝트부부는 캄포트 주에서도 가장 낙후한 지역인 춤키리 군에 춤키리센터를 세워 유치원생부터 고등학생까지 무료로 교육하고 있다. 방과후 교실에서는 아이 600여 명이 대나무 여러 개를 세운 뒤 야자수 잎을 엮어서 만든 교실에서 각자의 꿈을 키우고 있다.프놈펜에서는 2007년부터 기숙사 건물을 임차해 해마다 지방에서 유학 온 대학생 30명을 머물게 하고 있다. 소규모 빵공장을 만들어 아이들에게 무료로 나눠줄 빵도 일주일에 5000개씩 만들고 있다.프놈펜, 캄포트 주를 오가며 많게는 10여 개 영역의 봉사를 하는 탓에 부부는 하루 20시간씩 일을 할 때도 많다. 김 씨는 자궁근종이 생겼다는 진단을 받고도 시간이 없어 진료를 받지 못해 결국 근종이 커져 지난해 11월 자궁적출수술을 받았다. 그래도 표정은 우울하지 않았다. 그는 “공부를 하겠다며 맨발로 신나게 센터에 달려오는 아이들을 보면서 우울한 마음을 금세 다 떨쳐버렸다”고 말했다.▼ 크메르루주 잔당 은신… 지뢰-게릴라전 몸살 ▼“이미 10년 전에 학교 가고 싶다는 마음을 버렸어요.”대나무와 야자수 잎을 엮어 만든 약 9.92m²의 오두막집에서 가족 10명과 함께 사는 천 찬능 양(17)은 농사일을 마치고 돌아와 집 한구석에 앉아 있었다. 그는 초등학교 2학년 때 학교를 그만뒀다. 그를 포함해 8남매 중 3명이 초등학교를 다니다 학교를 떠나야 했다. 이들은 야자수 잎을 따거나 남의 집 논밭 일을 해주며 하루 2달러씩 벌고 있다.그의 아버지 냇 천 씨(66)는 정부군과 크메르루주 군의 격전이 한창이던 1970년대 춤키리 군에 있는 논에서 일하다 폭격을 맞았다. 그래서 한쪽 다리를 굽히지 못한다. 귀 역시 거의 들리지 않지만 치료할 돈이 없다.이 지역에는 정부군에 패한 크메르루주 군이 숨어들어 1990년대 말까지 게릴라전이 벌어지는 바람에 장애를 가진 부모들이 많다. 이 때문에 아이들은 동생들을 위해 학교를 포기하고 생계를 도와야 했다.춤키리 군은 양측이 경쟁적으로 매설한 지뢰와 게릴라전 탓에 2003년이 돼서야 외부인의 왕래가 시작됐다. 외부와의 교류 없이 고립된 마을에서 살아남기 위해 사람들은 가족을 총동원해 농사를 지어 생계를 겨우 유지했다. 이 때문에 자녀가 일을 돕지 않고 학교에 가는 것은 곧 생계를 포기하는 것으로 여겨졌다.초중고교 수업이 하루 3시간밖에 되지 않아 아이들은 방과 후 여전히 농사일 등으로 대부분의 시간을 돈을 버는 데 쓰고 있다.후원금 부족으로 춤키리 군을 포함한 캄포트 주의 다섯 개 군에 설치된 센터는 학생 1500여 명밖에 못 들어가고 있다. 500명에 가까운 대기 학생 중 일부는 센터에 몰래 와 ‘도둑수업’을 듣고 있다. 게다가 이 교실도 야자수 잎을 엮어 겨우 뼈대만 세워놓은 간이 교실이어서 비가 오면 비가 그대로 줄줄 샌다. 2년이면 잎이 썩기 때문에 교실을 다시 만들어야 한다.프놈펜·춤키리=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 고통받는 지구촌 아이들에게 미래를 선물하세요 ::동아일보가 기아대책과 함께 지구촌의 어려운 아이들에게 희망을 선물하기 위한 공동모금을 벌입니다. 한 달에 3만 원이면 아이들에게 식량 교육 의료 등의 서비스를 지원할 수 있습니다. 기아대책은 세계 82개국에서 구호 및 개발사업을 통해 사랑과 희망을 전하는 국제구호개발 비정부기구(NGO)입니다. 후원계좌 하나은행 353-933047-53337(예금주 (사)한국국제기아대책기구), ARS후원 060-700-0770(통화당 2000원), 후원 신청 02-544-9544,}

    • 2012-0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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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휴지통]무대 밖 명연기에 경찰도 ‘깜빡’

    “술 마시고 나와 보니 차가 없어졌어요. 소중한 내 차가….”소극단 연극배우 노모 씨(28)는 지난해 10월 5일 오전 3시 반경 울음 섞인 목소리로 경찰에 전화를 걸어 이렇게 말했다. 없어졌다는 차는 버스를 들이받아 완파된 채 발견됐다. 노 씨는 “어떤 ××가 이 지경으로 만들었느냐”고 절규해 경찰마저 안타깝게 만들었다.경찰은 범인을 찾기 위해 차량 핸들의 지문을 조사했지만 노 씨 것만 발견돼 의구심을 품기 시작했다. 신고 당시 그가 만취 상태였던 것도 의심스러웠다. 경찰은 노 씨가 차를 도난당한 뒤 택시를 타고 집에 갔다고 진술한 것을 토대로 2개월간의 추적 끝에 택시운전사 김모 씨(48)를 찾아냈다. 김 씨는 “노 씨가 택시 안에서 ‘친구가 뺑소니 사고를 냈는데 어떻게 하면 좋겠느냐’는 질문을 반복했다”고 진술했다.경찰 조사 결과 노 씨는 음주운전을 하다 사고를 낸 뒤 차를 두고 도망쳤던 것으로 밝혀졌다. 이를 무마하려고 허위 신고를 하며 ‘명연기’를 펼친 것. 경찰 관계자는 “연극배우답게 연기가 워낙 탁월해 처음엔 아무도 의심하지 못했다”며 “증거와 목격자 진술이 나온 지금도 ‘나는 도난 사건의 피해자’라고 주장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마포경찰서는 사고 신고로 보험금까지 타낸 노 씨를 보험사기와 음주운전 등의 혐의로 입건했다고 18일 밝혔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 2012-0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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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학원오면 일진된다” 학부모-학생 불안심리 이용한 ‘왕따 마케팅’

    “초등학교 때 같은 반 친구들이 인터넷 카페를 만들어 제 욕을 마구 올리면서 저를 왕따시켰어요. 중학생인 지금도 계속 왕따를 당하고 있습니다. ‘왕따 탈출’을 하고 싶은데 방법이 없을까요?”중학교 2학년 A 양(15)은 한 포털사이트 게시판에 이 같은 질문을 올렸다가 한 마술학원 관계자에게서 “학원에 등록해보라”는 답글을 받았다. 마술학원에 등록하기만 하면 자신감이 생겨 왕따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것. 이 관계자는 “마술을 펼치면 주변인들이 관심을 갖기 때문에 왕따에서 벗어나는 건 시간문제”라고 했다. 이 학원은 왕따를 당하고 있다는 고민을 털어놓는 인터넷 게시글에 일일이 학원 광고 댓글을 달며 이른바 ‘왕따 마케팅’을 하고 있다.대구 광주 등 전국 곳곳에서 학교폭력 사건이 연이어 발생하면서 집단괴롭힘 문제가 사회 문제가 되자 일부 학원과 병원은 학생과 학부모를 상대로 이런 방식의 영업을 하고 있다. 일부 업체는 “왕따를 벗어나 일진까지 될 수 있다”고 홍보하기도 한다. 해병대 캠프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한 업체는 “캠프에 참가하기만 하면 학교에서 아무도 못 건드린다. 일진 학생이 돈을 빼앗으려 할 때 방어하는 법도 가르쳐주기 때문에 왕따를 당할 염려가 전혀 없다”고 홍보하고 있다. 이 업체는 “우리 캠프에는 서울에 있는 학교에 다니는 일진들도 많이 참가하는데 왕따를 당하는 친구들도 일진들에게서 많은 걸 배워서 돌아간다. 캠프 참가로 일진들을 많이 알아둘 수 있다”고까지 홍보한다. 이 업체가 진행하는 4박 5일 일정의 캠프에 참가하는 데는 45만 원, 6박 7일에는 60만 원가량이 들지만 캠프 참가 신청이 잇따르고 있다는 게 캠프 측의 설명이다.일부 성형외과는 초등학생에게 간접적으로 성형수술을 유도하는 듯한 글까지 올리고 있다. 한 학생이 인터넷 게시판에 “얼굴이 못생겨서 왕따를 당하는 것 같은데 어떻게 하면 예뻐질 수 있을까요”라는 글을 올리자 “전화를 주면 수술비용과 일정에 대한 구체적인 답변을 주겠다”는 내용의 쪽지 등을 건넸다. 부산의 한 웅변학원 역시 최근 홍보 전단에 ‘너무나도 소중한 우리 아이가 왕따를 당해서 걱정이 많으셨나요? 왕따 아이의 사회성을 키워드립니다’라는 문구를 추가해 왕따 불안에 시달리는 학부모들에게서 많은 문의 전화를 받고 있다. 공교육이 부실하자 사교육이 기승을 부리는 것과 같은 원리라는 분석도 나온다. 학교를 사랑하는 학부모 모임 최미숙 상임대표(53·여)는 “학교나 교사들이 왕따 문제를 제도권 안에서 해결하려는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 믿음을 심어줬더라면 학부모나 학생들이 ‘왕따 불안 마케팅’에 지금처럼 쉽게 이용당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 2012-0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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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대문시장 관리회사 알고보니 ‘갈취 회사’

    시장 질서를 유지해야 할 남대문시장관리회사(이하 관리회사) 임직원들이 할머니 노점상들에게서 수억 원을 뜯어오다 무더기로 적발됐다. 적발된 임원은 총 47명으로 관리회사 임원 51명의 92%에 이른다. 관리회사의 자회사격인 시장 내 본동상가운영회(이하 본동상가) 임원도 9명 전원이 형사 입건됐다. 관리회사 임직원의 거의 전부가 ‘갈취꾼’이었던 셈이다.관리회사는 1954년 시장과 상가 내 청소 및 관리, 소비자 보호, 시장질서 유지 등을 목적으로 설립됐다. 운영비는 상가에 입점한 상인들에게 걷어 충당하고 있다.서울지방경찰청 형사과는 할머니 노점상들에게 “장사 못하게 만들겠다”고 협박해 16억여 원을 뜯어낸 혐의로 본동상가 상무 정모 씨(67) 등 4명을 구속하고 관리회사 회장 김모 씨(73) 등 85명을 불구속하는 등 임직원과 경비원 89명을 입건했다고 10일 밝혔다. 조사 결과 관리회사 직원 10명은 각각의 구역을 정해 노점상에게 매일 4000원씩 또는 매월 40만∼50만 원을 걷는 등 2005년 1월부터 6년간 57명에게서 청소비, 자릿세 등의 명목으로 6억8000만 원을 갈취해 이 돈을 김 회장 등 임원들에게 상납했다. 수금을 감당하기 힘들었던 할머니들은 빵과 우유로 식사를 대신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소속 경비 19명도 자신이 맡은 상가 앞에서 장사를 하는 노점을 상대로 6년간 5200여만 원을 갈취해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했다. 이들은 회장 김 씨가 외출할 때면 노점이 눈에 거슬린다며 할머니들에게 판매하던 물건을 들고 골목 안으로 들어가 30분 동안 숨어 있게 하는 등 매일 1∼3차례, 5년 동안 5000여 차례에 걸쳐 ‘노점 정리’를 실시해 영업도 방해했다.경찰 관계자는 “수십 년간 이런 일을 당한 할머니들은 멀찌감치 이들이 보이기만 해도 빠르게 짐을 싸 골목으로 도망가는 게 몸에 배어 있었다”며 “보복이 두려워 대부분 진술을 거부해 수사에 어려움이 많았다”고 말했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 2012-0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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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태촌 “욕은 했어도 협박은 안해… 간호사가 권유해 가명으로 입원”

    ‘범서방파’ 두목 출신인 김태촌 씨(63·사진)가 가명을 이용해 서울 종로구 연건동 서울대병원에 입원 중이라는 사실이 동아일보 보도(10일자 A1·12면 참조)로 알려지자 서울대병원이 김 씨의 병실과 특실 병동에 대한 경계를 한층 강화했다. 삼엄한 통제 가운데서도 김 씨는 이날 오후 4시 30분경 병실로 기자들을 불러 “1989년에 받은 폐암 수술 후유증이 악화돼 입원한 것이며 경찰 조사를 피하기 위해 입원했다는 보도는 말도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기업인 협박 혐의에 대해서도 “욕설을 한 기억은 어렴풋이 나지만 협박하거나 위협적인 말을 한 적은 없다”고 했다.‘최양석’이라는 가명으로 입원한 것에 대해서는 “간호사가 와서 ‘특실 병동에는 고위층 인사들이 많아 기자들이 찾아와 피곤하게 한다’며 가명을 쓰겠냐고 물어봐 그러겠다고 한 것이지 도피하려고 그런 것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김 씨는 이어 “경찰이 소환 요청을 하면 아프지 않는 한 출두해 조사를 받을 것”이라고도 했다.한편 김 씨는 최근 이 사건을 수사 중인 대구지방경찰청 수사과 폭력계에 “경찰서 출석이 불가능하다”는 내용과 함께 진단서를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10일 대구경찰청에 따르면 김 씨는 지난해 12월 중순 서울대병원에서 발급한 진단서를 경찰에 제출했다. 진단서에는 김 씨의 병명과 ‘2월 22일까지 안정가료를 요한다’는 내용 등이 포함돼 있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대구=노인호 기자 inho@donga.com  }

    • 2012-0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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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또 다른 ‘울지마 톤즈’ 빈민촌의 코리안] 필리핀 톤도 파롤라 마을 돌보는 김숙향 씨

    《 지난해 12월 필리핀 마닐라 국제공항에서 20여 분 떨어진 톤도 파롤라 마을. 폭 1m 남짓한 좁은 골목을 사이에 두고 판잣집 수만 채가 빼곡히 들어서 있다.김숙향 씨(53·여)가 나타나자 주민들은 집에서 뛰어나와 반가운 목소리로 그의 영어 이름인 ‘샤론’을 외쳤다. 김 씨는 만나는 주민마다 유창하게 필리핀 현지어인 타갈로그어로 일일이 안부를 물었다. 세계에서 가장 가난한 지역의 하나인 톤도 안에 형성된 이 마을에는 판자나 양철판 몇 개를 아무렇게나 덧대 곧 무너질 것 같은 7∼13m²(약 2∼4평)의 좁은 집이 3만여 채나 있다. 골목 안에 있는 집에서 손을 뻗으면 앞집 문에 닿는다. 하루에도 수십 건씩 강력범죄가 발생해 봉사자 대부분이 활동을 포기하고 돌아갔다는 이 지역에서 김 씨는 12년째 일하고 있다. 마을 외곽에 세운 ‘톤도센터’에서 초등학생과 하이스쿨(중고교를 합친 개념) 학생을 대상으로 방과후 교실을 운영하고 식사를 무료로 제공하는 등 헌신하고 있다. 》○ 공부 포기하고 필리핀 땅 밟아광산을 3개나 소유한 집안의 외동딸이었던 김 씨는 남부러울 것 없는 어린 시절을 보냈다. 그러나 중학생이 되던 해 집안의 사업이 망했고 뒤이어 아버지가 타계하며 시련이 이어졌다. 혼자 5남매를 교육시키기 위해 ‘황소’라는 별명을 얻어가며 식당일을 하던 어머니도 1987년 뇌출혈로 세상을 떠났다.우울증에 빠져 세상을 탓하던 시절 우연히 읽기 시작한 책이 그의 삶을 완전히 바꿔 놓았다. 1800년대 영국에서 고아 수천 명을 거두어 교육시켰던 영국인 사회사업가 조지 뮬러에 관한 책이었다. 김 씨는 “어떤 이는 남의 불행을 어떻게 행복으로 바꿔 놓을지 고민하며 삶을 바쳤는데 나는 내 불행만 생각하며 괴로워하고 있었다는 게 부끄러웠다”고 말했다.1990년 1월 신학대 교수를 꿈꾸던 그는 공부를 포기하고 31세에 홀로 필리핀으로 향했다. 현지에서 봉사활동을 하고 있던 오빠만 믿고 떠난 길이었다. 현지 보육원에서 청소와 빨래 등 허드렛일을 하며 3년을 지냈다.○ 어느 날 다가온 전(前) 사형수34세, 뒤늦게 사랑이 찾아왔다. 보육원에 봉사활동을 오던 필리핀인 목사가 사랑을 고백했다. 김 씨는 거절했다. 그는 폭력조직 두목 출신에다 살인교사 혐의 등 전과 34범이었다. 교도소에 복역할 때는 교도관 살인사건에 연루돼 사형선고를 받기도 했다. 복역 중 과거를 반성하고 특별 사면된 뒤 종교에 귀의해 목사가 됐다지만 너무나 충격적인 과거였다.게다가 김 씨는 독신으로 아이들을 위해 봉사하겠다고 결심한 상태였다. 그러나 고백이 이어지고 보육원 아이들과 아이처럼 순수하게 어울리며 묵묵히 봉사활동을 하는 모습에 반한 김 씨는 수백 번 고민한 끝에 1993년 그와 결혼했다.아이 셋을 낳은 뒤 2000년부터는 빈민촌으로 집을 옮겼다. 학교가 끝나면 갈 곳이 없어 전기도 들어오지 않는 판잣집 쪽방에 방치되는 빈민촌 아이들을 위해 살기로 한 것. 마을 외곽에 있는 건물 일부를 빌려 아이 100명을 교육시키고 밥을 먹이며 본격적인 교육봉사를 시작했다.그런 그들에게 불행이 닥쳤다. 부부는 센터 운영비를 마련하기 위해 마닐라 북부의 농장을 빌려 메추리 수만 마리를 키우고 있었다. 2008년 남편은 메추리알을 거두러 가야 한다며 새벽부터 차를 타고 농장으로 달려가다 사고로 세상을 떠났다.한 몸처럼 함께 봉사하던 남편이 떠나자 모든 걸 잃은 듯 좌절했지만 그는 곧 일어났다. 남편 몫까지 다해 아이들을 교육하려면 정신을 놓을 틈이 없다는 생각이 그를 강하게 만들었다. 다행히 2008년 기아대책의 후원이 시작됐다.○ 470명의 아이들과 함께한 행복지인들에게 어렵게 돈을 빌려 티셔츠 공장을 하던 건물을 인수했다. 그곳에서 아이 470명을 가르치고 있다. 센터 초기 “당신이 뭔데 우리 아이를 오라 가라 하느냐”며 욕하던 부모들은 이제 센터에서 식사 제공 및 청소봉사를 하며 그를 돕고 있다. 빈민촌에서 자라 자존감이 없던 아이들이 전기도 들어오지 않는 판잣집 구석에서 기름등을 켜고 공부하는 모습에 부모들도 변하기 시작했다.센터 출신 중 일부는 필리핀 최고 명문대인 국립필리핀대(UP)에 진학하고 정부 장학생으로 뽑혀 한국 대학으로 유학을 가는 등 빈민촌의 희망을 보여주고 있다.31세에 필리핀 땅을 밟아 어느새 53세가 된 ‘샤론’은 자신의 열렬한 팬이 된 학부모들과 학생들에 둘러싸여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 빈민촌 사람들과 함께한 12년을 두고 “삶을 정말 잘 선택한 것 같다”며 밝게 웃었다. 그러나 특유의 초승달 모양 눈웃음 속에도 근심이 있었다. 이 마을 가구당 자녀가 4∼6명에 달하지만 후원자가 부족해 센터에 다니고 싶어 하는 아이를 모두 받을 수 없다. 아이들은 센터 앞을 서성이며 공부할 날만을 기다리고 있다.김 씨는 “센터에서 누군가가 밥 한 끼 챙겨주는 것만으로도 아이들 표정은 밝게 변한다”며 “단돈 3만 원으로 한 아이의 인생을 완전히 바꿔 놓을 수 있다”고 말했다.▼ 쓰레기로 다져진 땅… 정부 “보기 싫다” 장벽 세워 ▼■ ‘최악의 슬럼’ 파롤라 마을초등학교 오전반인 여자아이 에리카 알리호(8)는 낮 12시면 집에 돌아와 나무 손잡이가 달린 칼을 들고 엄마와 하루 종일 마늘을 깐다. 이렇게 버는 돈은 하루 50페소(약 1300원). 이마저도 수도와 전기가 없는 탓에 기름등에 넣을 하루치 기름과 물을 사고 나면 남는 게 없다. 알리호를 포함한 이 집 아이 네 명은 돈이 없어 하루 한 끼만 먹는 날이 많다.이 가족은 A∼F구역으로 나뉜 파롤라 마을에서도 가장 가난한 사람들이 모여 있는 C구역에 산다. 마을에 새로 유입된 빈민들은 집을 지을 공간이 없었다. 그래서 먼저 정착한 주민들이 수십 년간 내다버려 단단하게 쌓인 쓰레기 위에 집을 지었다. 폭우로 마을 옆 파시그 강이 범람하면 쓰레기 바닥이 물에 불고 약해져 온 동네가 ‘쓰레기 강’이 된다.아이들은 톤도 인근 부촌에 사는 중국인들이 마을에 하청을 주는 마늘 까기를 하거나 벌레가 우글거리는 쓰레기 바닥에서 맨발로 뛰놀며 하루를 보낸다. 전기가 들어오지 않는 좁은 집은 대낮에도 암흑 상태여서 공부를 할 수 없다. 7∼13m²(약 2∼4평) 남짓한 집에 보통 한 가족 6, 7명이 거주하는 탓에 집에 들어가면 앉아 있기도 힘들다.현재 이 마을 인구는 10만 명을 훌쩍 넘어선다. 많은 인구가 자물쇠조차 없는 판잣집, 양철판 집을 빽빽이 지어놓고 모여 사는 탓에 절도사건도 빈번하다. 필리핀 정부는 미관상 보기 좋지 않다며 외부에서 빈민촌이 보이지 않도록 장벽을 세워 가릴 뿐 사실상 마을을 방치하고 있다. 김숙향 씨는 “부모들은 살아가는 일이 막막해 어쩔 수 없이 아이를 동원해 돈을 벌거나 이들을 그냥 버려둔다”며 “아이들은 바깥세상이 어떤지 알 기회조차 얻지 못한 채 마을에 갇혀 빈곤을 그대로 물려받고 있다”고 말했다.마닐라=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 고통받는 지구촌 아이들에게 미래를 선물하세요 ::동아일보가 기아 대책과 함께 지구촌의 어려운 아이들에게 희망을 선물하기 위한 공동모금을 벌입니다. 한 달에 3만 원이면 아이들에게 식량 교육 의료 등의 서비스를 지원할 수 있습니다. 기아대책은 세계 82개국에서 구호 및 개발사업을 통해 사랑과 희망을 전하는 국제구호개발 비정부기구(NGO)입니다.후원계좌 하나은행 353-933047-53337(예금주 (사)한국국제기아대책기구), ARS 후원 060-700-0770(통화당 2000원), 후원 신청 02-544-9544,}

    • 2012-0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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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2 자랑스러운 경희인 상’ 서정섭, 김성호, 문재인 씨 선정

    경희대 총동문회는 12일 오후 7시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 3층 사파이어볼룸에서 ‘2012 신년교례회’를 열고 ‘2012년 자랑스러운 경희인상’을 시상한다고 9일 밝혔다. 수상 예정자는 서정섭 동신관유리공업 회장, 김성호 제양항공해운 회장, 문재인 사람사는세상 노무현재단 이사장이다.}

    • 2012-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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