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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메트로(지하철 1∼4호선)와 서울도시철도공사(지하철 5∼8호선)의 통합이 사실상 무산됐다. 서울시와 양 기관 노사가 참여하는 ‘지하철 노사정협의회’는 지난달 31일 열린 11번째 회의를 끝으로 통합 관련 논의의 중단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는 양 기관 노동조합이 29일 실시한 조합원 찬반 투표에서 통합안이 부결된 것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서울시 관계자는 “노조 집행부는 통합 방침에 공감했지만 노조원의 반대 의견을 끝내 넘지 못했다”며 “통합을 더 이상 추진할 수 없게 된 상황을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앞서 노사정협의회는 지난달 15일 △노동이사제 도입 △안전인력 직영화 △중복 인력 1000명 자연 감축 등의 내용을 담은 통합안을 내놓았다. 조합원 찬반 투표에서 양 기관 전체 찬성률은 절반을 넘었지만, 메트로1노조의 51.92%, 메트로2노조의 52.65%가 반대해 부결됐다. 양대 노조가 반대한 가장 큰 이유는 인력 감축에 대한 실망감 탓으로 알려졌다. 노조의 한 관계자는 “노사정협의회는 두 기관이 통합해 비용 절감과 인력 효율화를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의견을 모았지만 현장에서는 ‘사실상 구조조정이 아니냐’는 우려가 컸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1년 넘게 논의를 진행하며 노동이사제, 직접 고용 등 의미 있는 내용을 도출해 냈는데 논의가 중단돼 안타깝다”며 “이전까지 있었던 인력 충원 요구를 통합 이후로 논의하자고 미뤄 왔는데 그간 참아 왔던 것이 한 번에 터진 듯하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양 기관 통합 추진은 어려워졌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메트로1노조 집행부는 다음 주 사퇴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새로운 집행부가 구성된다고 해도 서울시의회 소관 상임위가 6월에 바뀌기 때문에 양 기관 통합은 백지 상태에서 새로 진행돼야 한다. 서울시 관계자는 “통합 추진 당시 취지를 살려 시민 안전과 서비스 강화 방안, 재무구조 개선 등 혁신안을 계속 추진할 것이며 양 기관의 긴밀한 상호 협력체계를 구축하겠다”고 말했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
심각한 질환은 아니지만 평소 우울감이나 심각한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시민들을 위한 공공 심리상담시설이 문을 열었다. 서울시는 30일 송파구 충민로에 서울심리지원센터를 열었다고 밝혔다. 심리지원센터는 앞으로 외로움이나 우울함을 자주 느껴 심리지원이 필요한 사람을 조기에 발굴하고 각종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정신적 불편을 겪고 있는 시민은 누구나 심리지원센터를 방문할 수 있다. 이곳에서는 대인관계 상담, 부부 상담, 육아 문제 상담 등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또 직장인에게는 단기심리평가와 스트레스 관리 상담도 지원된다. 심층 지원이 필요한 감정노동자와 은퇴자, 지역 내 취약계층에게는 개인별 맞춤형 심리지원과 상담도 진행한다. 심리지원센터는 중증 정신 질환자 관리보다 평범한 시민들의 일상 속 심리문제를 초기에 발견해 상담하는 데 중점을 둘 계획이다. 만 19세 이상 성인 중에서 서울시민뿐 아니라 서울에서 직장생활을 하는 사람이면 이용할 수 있다. 평일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까지, 토요일은 오전 10시부터 오후 2시까지 이용할 수 있다. 화요일과 목요일에는 오후 9시까지 문을 연다. 전화로 상담 시간을 예약한 후 방문하면 된다. 올해 시범 사업 기간에는 무료로 서비스가 제공된다. 자세한 내용은 홈페이지(psy-supporter.or.kr)를 참조하면 된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

겨우내 움츠렸던 서울 도심 가족 캠핑장 4곳이 봄단장을 마쳤다. 겨울 동안 휴장했던 노을 가족캠핑장과 강동그린웨이 캠핑장은 봄을 맞아 다시 문을 열었고, 연중 운영해온 중랑 가족캠핑장과 한강 난지캠핑장에도 캠핑족(族)이 몰리고 있다. 자동차를 이용해 캠핑할 수 있는 오토캠핑 전용 중랑 가족캠핑장은 3만7200m²의 부지에 47면의 캠핑 사이트가 설치돼 하루 200명 이상이 이용할 수 있다. 봄에는 주변 숲 어린이놀이터, 여름엔 소규모 물놀이 시설이 있어 아이를 둔 부모에게 인기 만점이다. 매달 15일부터 선착순으로 예약을 받는다. 이용료는 1면당 2만5000원. 전기시설이 있고 매트도 빌릴 수 있다. 서울 마포구 월드컵공원 내 노을공원 위 노을 캠핑장은 천연잔디 캠핑장이다. 해발 98m의 높은 지대에 자리 잡은 덕에 시원하게 봄바람을 느끼며 노을을 감상할 수 있어 인기가 많다. 캠핑장 부근의 파크골프장, 반딧불이 체험장, 꿀벌 체험장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월요일은 휴장하지만 청소년 단체 캠핑은 신청이 가능하다. 1면당 이용료는 1만 원이고 최대 2박 3일까지 예약할 수 있다. 6월부터는 문화 프로그램인 ‘재미있는 별자리 여행’에 참여할 수 있고 국내외 대학생이 숙박하며 봉사활동을 하는 ‘국제 워크캠프’도 예정돼 있다. 강동그린웨이 캠핑장은 강동구 허브공원 남쪽에 있다. 지난해 23면을 추가해 총 80면을 이용할 수 있다. 8면은 오토 캠핑장, 나머지는 가족 캠핑장이다. 4월부터는 캠핑장 관리사무소 뒤 종달새 유아 숲 체험장을 이용할 수 있고 밤에는 허브공원에서 별자리 관측을 할 수 있다. 1면당 이용료는 2만 원(오토 캠핑장은 2만1000원)이다. 한강 난지캠핑장은 연간 평균 이용객이 15만여 명에 이르는 서울의 대표 캠핑장이다. 2만6000m²의 부지에 캠핑장 194면을 운영해 하루에 1000여 명까지 이용할 수 있다. 미리 설치된 텐트를 사용하는 일반텐트 구역(117면), 10명 이상 단체로 묵을 수 있는 몽골텐트 구역(56면), 취사 및 바비큐 파티를 할 수 있는 피크닉 구역(21면)이 있다. 1면당 이용료는 1만5000원, 텐트 대여료는 규모에 따라 다르다. 서울시는 ‘서울의 산과 공원’ 홈페이지(parks.seoul.go.kr/parks)에 캠핑장에 관한 모든 정보를 담았다. 4월 주말 캠핑은 대부분 예약이 마감됐고 평일은 일부 남아 있다. 서울시는 점점 늘어나는 캠핑 수요에 대응해 여름철 양재 시민의 숲 등 공원 7곳을 정해 주말마다 임시 캠핑장을 운영할 계획이다. 임시 캠핑장은 6월부터 예약을 받는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

“오늘부터 응급대피소가 잠시 문을 닫습니다. 개인 후원 침낭이 센터에 100개 정도 있으니 받아갈 수 있도록 해주세요.” 28일 오후 7시 30분 서울역 앞 컨테이너 가건물. 김민수 씨(35)가 목소리를 높여 동료들에게 설명했다. 이곳은 서울시의 노숙인 지원 기관인 ‘다시서기 지원센터’. 김 씨와 동료들은 이곳에서 일하는 ‘아웃리치(out-reach)’ 상담원이다. 아웃리치 상담원은 노숙인이나 가출 청소년 등 복지 서비스가 필요한 사람에게 직접 찾아가 의료와 임시 거주, 자활 서비스 등을 안내한다. 여느 때와 달리 이날 다시서기센터 상담원들은 밤이 될수록 더욱 분주했다. 응급대피소가 이날 문을 닫았기 때문이다. 응급대피소는 혹한기와 혹서기에만 운영된다. 폭염이나 한파 때 노숙인들이 몸을 피할 수 있는 곳이다. 날씨가 풀리면서 응급대피소도 문을 닫은 것이다. 이는 곧 노숙인들이 하루 종일 거리에서 지내야 한다는 의미다. 노란 점퍼를 입은 아웃리치 상담원 11명은 저녁 내내 하얀 비닐봉투에 빵과 물티슈를 나눠 담았다. 김 씨는 “날씨가 풀리면 아무래도 후원 등 사회적 관심이 줄어든다”며 “이럴 때일수록 더 긴장하고 노숙인에게 적극적으로 자활 서비스를 안내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오후 7시 50분 상담원들은 센터를 나와 서울역 광장 곳곳으로 향했다. 광장 한쪽에만 노숙인 20여 명이 있었다. 서울역과 서울스퀘어 사이 중앙지하도에도 50여 명이 눈에 띄었다. 평소 같으면 추위를 피해 응급대피소를 찾았지만 이제 갈 곳이 없어진 것이다. 상담원이 다가서자 노숙인들도 대뜸 “대피소가 끝난 거냐”고 물었다. 상담원 최세명 씨(37)가 빵과 침낭을 건네며 “아주 닫은 건 아니고 임시로 닫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생명을 위협하던 추위는 끝났지만 상담원들은 이제부터가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거리를 헤매는 대신 자활을 통해 다시 일어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10년 동안 상담원으로 일한 이애신 씨(68·여)는 지하도에서 만난 A 씨(55)를 붙잡고 “아직 젊으니 다시 일을 하라”고 권유했다. 이 씨는 수첩에 A 씨의 신상과 상태, 대화 내용 등을 꼼꼼하게 적었다. 모든 아웃리치 상담원들은 이렇게 노숙인의 상태를 기록해 관리시스템에 입력한다. 노숙인에게 돌발 상황이 발생하면 신속하게 정보를 확인해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일각에서는 응급대피소의 상시 운영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다. 서울역 파출소 앞 지하보도에 마련된 노숙인 응급대피소는 2012년 서울역 대합실에서 쫓겨난 노숙인을 위해 임시로 지어진 시설이다. 매년 혹서기 혹한기에만 운영하다 지난해 처음으로 가을에도 문을 열었다. 그러나 시설 개보수 등 여러 문제점이 나타나면서 상시 운영 여부는 불투명한 상태다. 서울시 관계자는 “5월 시작되는 계절별 노숙인 실태 조사를 통해 적절한 자립 지원 정책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
“1953년부터 이 동네에 살았지만 크게 달라지지 않았어요. 소방차도 들어오기 힘든 좁은 골목들이 아직도 남아 있습니다.” 서울 용산구 서계동에서 63년 동안 살고 있는 조동암 씨(77)는 낙후된 동네 상황을 이렇게 설명했다. 서계동 개발을 위한 ‘서계추진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그는 “현재 국립극단 자리에 과거에는 국군기무사령부 수송대가 있어서 개발이 불가능했다”며 “10년 전부터 환경개선을 요구했는데 이제야 조금씩 바뀌려는 움직임이 생겼다”고 덧붙였다. 대로변에 고층 빌딩이 들어선 서울역 동부와 서부는 이처럼 딴판이다. 서울역 일대는 철도로 단절된 동-서 간, 중구와 용산구 간 개발이 들쑥날쑥했다. 2008년부터 북부역세권 개발이 논의됐지만 사업자 선정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서울역도 옛 서울역사, 민자(民資)역사 등으로 나뉘어 있다. 서울시가 이 같은 서울역 주변 지역에 활기를 불어넣기 위해 나섰다. 시는 27일 ‘서울역 일대 미래비전 수립’ 용역을 발주했다고 밝혔다. 용역 기간은 1년 3개월. 서울시는 서울역과 북부 역세권, 양쪽 광장 등의 공간 활용방안을 연구할 계획이다. 서울시의 계획은 서울역을 주변 중구와 용산구 낙후지역의 재생을 선도하는 구심점으로 만든다는 것이다. 중구 봉래동, 남대문로5가, 회현동, 중림동 등과 용산구 서계동, 후암동, 동자동 등이 이에 포함된다. 또 ‘걷는 도시 서울’을 만들기 위해 서울역광장을 활성화하는 방안도 마련한다. 특히 상대적으로 낙후된 서쪽을 되살리기 위해 서부광장 리모델링 계획을 연구할 방침이다. 서울역 서쪽의 서계동은 최근 공항철도 출구가 생겨 유동인구가 늘었지만 대부분이 명동 남산 등으로 향해 스쳐가는 공간에 불과했다. 국토교통부와 협의가 필요한 북부역세권 발전 방향과 민자역사 활용 방안도 시 차원에서 마련한다. 롯데마트 등이 들어선 민자역사는 내년이면 점용기간이 끝난다. 북부역세권은 서울역 일대 전체의 교통 개선 방향과 연계해 발전 방안을 검토할 계획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중앙정부 외에 시 차원에서 서울역의 새로운 위상을 정립하려 한다”며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 등 주변 지역과의 관계를 종합적으로 들여다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코레일은 1월 용산역세권 개발 기본구상 및 사업타당성 조사 용역을 발주했다. 총 사업비 31조 원에 이르는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은 ‘단군 이래 최대 개발사업’으로 불렸지만 2013년 사업이 무산됐다. 코레일은 이번 용역을 통해 용산역 개발의 방향을 재조정할 계획이다. 김민 기자 kimmin@donga.com}

4, 5월 두 달간 한강 일대에서 봄꽃 릴레이가 펼쳐진다. 서울시는 4월 2일부터 5월 29일까지 한강공원 전역에서 ‘한강 봄꽃축제’를 연다고 24일 밝혔다. 한강 곳곳에 숨겨진 봄꽃 명소에서 △6개 테마별 꽃 나들이 △한강 꽃밭 만들기 △수상 봄꽃 나들이 △문화·예술과 함께하는 봄꽃 축제 등 60여 개의 프로그램과 축제가 준비돼 있다. 한강 봄꽃 릴레이의 시작은 개나리다. 4월 2일 뚝섬한강공원에 가면 ‘개나리 꽃길 걷기’ 행사에 참여할 수 있다. 걷기 구간은 약 5km, 70분이 걸리는 코스로 개나리를 구경하며 거리 음악가의 연주를 즐길 수 있다. 여의도한강공원 일원에서는 4월 4∼10일 여의도 봄꽃축제, 같은 달 9일에는 공원 물빛무대에서 ‘한강 벚꽃 콘서트’가 열린다. 5월에는 유채꽃 찔레꽃 청보리 장미꽃을 만날 수 있다. 14, 15일 반포 서래섬에서는 유채꽃 축제가 열린다. 10∼20일 광나루와 고덕수변생태공원에선 흐드러지게 핀 찔레꽃을 볼 수 있다. 청보리밭이 유명한 이촌에서는 28, 29일 축제가 열린다. 특히 사전 신청하면 29일 청보리밭 옆에서 ‘한강 멍때리기 대회’에도 참여할 수 있다. 장미는 5월 말 뚝섬과 양화한강공원에서 감상할 수 있다. 시민들이 꽃과 나무를 직접 심는 이벤트도 열린다. 4월 2일 잠실한강공원에서는 키가 큰 교목과 작은 관목 5000그루를 심고 친환경교육을 받는 ‘탄소 상쇄 어울林푸르林’ 행사가 열린다. 같은 달 15일에는 마포구 16개동 주민이 난지한강공원에 3800m² 규모의 꽃밭을 만든다. 또 반포 달빛무지개 분수 아래에는 ‘잠수교 달빛 꽃길’, 여의도한강공원에는 ‘나비 꽃밭’이 조성된다. 한강공원 자전거도로 11km 구간에는 시민이 함께 가꾼 양귀비가 꽃을 피운다. 선상에서도 봄꽃을 즐길 수 있다. 한강 유람선 ‘블라썸크루즈’를 타면 유명 뮤지션들의 콘서트와 꽃을 감상할 수 있다. 여의도한강공원은 4월 18∼29일 서울마리나 요트카페를 무료 개방한다. 반포 세빛섬도 벚꽃터널, 장미포토존 등 봄꽃으로 단장한다. 서울시는 이 밖에 권역별로 봄꽃 군락지를 만들어 한강 모든 구간을 잇는 ‘한강백리 꽃길’을 만들 계획이다. 또 뚝섬에는 ‘편백나무 힐링 숲’, 잠원에는 ‘꿀벌 숲’ 등을 조성할 예정이다. 황보연 서울시 한강사업본부장은 “앞으로도 사계절 내내 한강공원을 즐길거리, 볼거리가 가득한 문화공간으로 조성하겠다”고 말했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
서울시가 주거난을 겪고 있는 청년층을 위해 역세권 규제를 풀기로 했다. 일본 롯폰기힐스, 홍콩 유니언스퀘어처럼 역세권의 고밀도 개발을 허용해 최대 4만 채의 공공임대주택을 공급하는 것이다. 서울시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역세권 2030 청년주택’ 정책을 추진한다고 23일 밝혔다. 이에 따라 일반주거지역인 역세권 용도를 준주거지역이나 상업지역으로 바꾼다. 용적률을 최대 800%까지 높이고 심의·허가 절차를 간소화해 민간사업자의 참여를 이끌어낸다. 그 대신 민간사업자는 주거면적 100%를 준공공임대주택으로 지어야 한다. 이 가운데 10∼25%는 소형 공공임대주택(전용면적 45m² 이하)으로 대학생과 사회초년생 신혼부부에게 주변 시세의 60∼80%로 제공한다. 준공공임대주택(전용면적 85m² 이하)의 임대의무 기간은 8년, 임대료 상승률은 연 5% 이내로 제한된다. 역세권은 대중교통이 편리한 만큼 주차장 설치 비율을 줄이고 ‘나눔카’를 적극 활용하게 된다. 따라서 공공임대주택의 경우 차량을 소유하지 않은 20∼39세 청년에 한해 입주하도록 할 계획이다. 사업 대상지는 철도가 2개 이상 교차하거나 버스전용차로가 있는 역세권, 폭 30m 이상 도로에 위치한 역세권에서 승강장 기준 250m 이내로 선정한다. 서울시는 세부 기준에 부합하는 지역의 30%만 개발해도 임대주택 21만 채(청년층 대상은 4만 채)가 공급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서울시는 올해 7월 지하철 2·5호선 충정로역, 6호선 봉화산역 주변에서 시범사업을 시작한다. 이를 위해 올 상반기 관련 조례를 만들 예정이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사상 최악의 실업률과 경제적 빈곤 속에서 청년들이 고시원 같은 임시 거주지를 전전하며 도심 속 난민으로 떠돌고 있다”며 “이들이 안정된 주거공간에서 살 수 있도록 2030 청년주택 사업을 마련했다”고 말했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

“자 다 같이 박수치면서∼ 웃으세요!” 19일 서울 중구 을지로 구민회관 3층 대강당. 웨딩드레스를 입은 신부 6명과 정장 차림의 신랑 6명이 쑥스러운 듯 미소를 지었다. 웃음을 이끌어낸 주인공은 중구에서 37년째 사진관(일지스튜디오)을 운영 중인 김종명 씨(65). 김 씨는 이날 스튜디오 문을 닫고 결혼식 진행자로 변신했다. 식장 꾸미기부터 하객맞이, 사진 촬영까지 1인 다역을 맡은 김 씨는 결혼식 내내 분주히 뛰어다녔다. 낮 12시 결혼식이 시작될 무렵 김 씨의 아내 박선희 씨(57)가 구슬땀을 흘리며 식장에 들어섰다. 목장갑을 낀 손에는 커다란 양초가 들려 있었다. 박 씨는 가쁜 숨을 몰아쉬며 “미리 준비한 양초가 너무 짧아서 급하게 주변 가게에서 더 큰 양초를 사오는 길”이라고 밝혔다. 양초를 제자리에 꽂고 불을 켠 뒤에야 마침내 합동결혼식이 시작됐다. 주례는 이날 결혼식을 마련한 21세기사회봉사회 이사장 이설산 스님이 맡았다. 결혼식의 진짜 주인공 중 한 명인 신랑 김영희 씨(55)는 “이제 필리핀인 아내와 가족에게 더 이상 미안해하지 않아도 될 듯하다”며 기뻐했다. 김 씨 부부는 5년 전 필리핀에서 결혼식을 올렸지만 정작 한국의 친지들에게는 이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김 씨는 “뒤늦게 결혼한다며 하객들을 부르기가 부담스러웠는데 오늘 이렇게 다른 부부들과 함께 비용 부담 없이 결혼식을 올리니 마음이 편하다”면서 김종명 씨에게 고마움을 표시했다. 이날 김영희 씨를 비롯해 다문화, 저소득층 부부 6쌍이 오랫동안 미뤘던 결혼식을 치렀다. ‘동네 사진사’ 김 씨가 무료로 합동결혼식을 진행하기 시작한 것은 1987년. 군대에서 사진병으로 복무하며 처음 카메라와 인연을 맺은 김 씨는 사진관이 어느 정도 자리를 잡자 자신의 기술을 이용한 봉사활동에 눈을 돌렸다. 마침 무료 결혼식을 진행하던 이설산 스님이 그에게 결혼식을 돕지 않겠느냐고 권유했다. 스님은 “서울 백련사에서 결혼식을 열다가 불자가 아닌 사람들의 요청으로 외부에서 결혼식을 열기로 하면서 실무를 도와줄 사람이 필요했다”며 “김 씨가 도와준 부부가 300쌍 정도 된다”고 말했다. 결혼식 비용은 21세기사회봉사회 측이 일부 지원하지만 사진 촬영과 액자 제작, 드레스 대여, 화장 등은 모두 김 씨가 준비한다. 합동결혼식을 한 번 치르면 1000만 원가량의 돈을 내야 한다. 적지 않은 돈이지만 김 씨는 “결혼식을 올리는 부부들이 진심으로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면 돈이 아깝다는 생각이 절대 들지 않는다”고 말했다. 아내 박 씨는 “무료 결혼식이 필요한 사람이 점점 줄고 있기는 하지만 아직도 돈 때문에 아쉬움을 참고 사는 부부들도 많다”라며 “힘닿는 데까지 결혼식 봉사활동을 계속하겠다”며 환하게 웃었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

고급 빌라와 대형 사무용 빌딩이 모여 있는 서울 강남구 영동대로 봉은중학교와 경기고등학교 근처. 이곳에 백제시대 토성이 있었다면 믿을 수 있을까. 바로 강남 개발의 광풍 속에 사람들의 머릿속에서 잊혀진 ‘삼성동토성’이다. 1917년 일제는 ‘조선고적조사보고’라는 책에 ‘삼성리토성은 광주군 언주면(현재 삼성동)에 있는데 북으로는 한강에 접하고 한강을 사이에 두고 뚝섬 방향을 내려다보는 산성으로 토성이다’라고 기록했다. 삼국시대에 조성된 토성은 한양도성처럼 돌로 만들어진 성벽과 달리 주변보다 높은 지대에 흙을 쌓아 만들었다. 1933년과 1948년 두 차례 토성 자리(현 경기고)에서 연꽃무늬 와당(瓦當)이 발견돼 삼국시대, 특히 한성백제 때 지어진 것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1980년대까지 흔적이 발견되기도 했지만 제대로 된 발굴 조사 없이 사라졌다. 현재 토성의 북벽 자리로 추정되는 곳에는 청담배수지가, 동벽 자리에는 올림픽대로가 들어섰다. 또 남벽 자리에 봉은중이, 서쪽에는 힐탑빌라가 자리하고 있다. 지금은 자취를 감춘 삼성동토성의 실체를 확인하기 위해 서울시가 시굴 조사에 나서기로 했다. 서울시는 최근 삼성동토성 추정지와 주변 지역 발굴을 위한 기초 조사 용역을 마쳤다고 22일 밝혔다. 시굴 작업이 본격적으로 추진되면 그간 추측만 되어 왔던 삼성동토성의 실체를 최초로 규명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는 삼성동토성을 한성백제 왕궁을 보호한 ‘방어성’으로 추정하고 있다. 풍납토성의 북쪽은 아차산성이, 서쪽은 삼성동토성이 방어했다고 보는 것이다. 학계에서는 삼성동토성이 한강과 맞닿아 방어성의 역할뿐 아니라 강을 통해 도성으로 들어오는 지방이나 외국의 선박 통제 역할도 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동토성의 성격이 명확히 규명되면 백제 왕도로서의 ‘한성’은 더욱 완성된 모습을 갖추게 된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충남 공주 부여 등의 백제 문화유적지구는 △왕릉 △왕성 △종교 시설 △방어성 등 크게 4가지 요소를 갖추고 있다. 서울은 현재 풍납·몽촌토성(왕성), 석촌동·방이동 고분(왕릉)을 갖추고 있고 종교 시설은 확인된 바가 없다. 서울시 관계자는 “삼성동토성이 방어성으로 확인된다면 서울시 백제 전기 유적 4개 요소 중 3개를 갖추게 되는 셈”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시굴 작업은 토지 소유주와의 협의 등 까다로운 절차를 넘어야 한다. 강희은 서울시 역사문화재과장은 “역사성 규명에 적합한 지역을 선정해 단계적으로 신속히 시굴해 2000년 역사 도시 서울의 정체성을 확립하겠다”며 “주민들과 최대한 협의해 불편이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
서울의 청년 밀집지역인 ‘신홍합’ 지역, 즉 신촌역, 홍대입구역, 합정역 주변의 창업 인프라가 강화된다. 서울시는 신홍합 지역에 창업 모텔, 서울창업허브, 서울창업카페 등을 운영한다고 21일 밝혔다. 서대문구 연세로에는 창업 모텔이 들어선다. 시는 이곳 지하 1층∼지상 3층 모텔을 사들여 리모델링한 뒤 내년 상반기(1∼6월) 예비·초기 창업가에게 제공할 계획이다. 구체적인 공간 조성 및 운영 방안은 민관이 합동으로 논의해 정한다. 운영은 민간에 위탁한다. 연세대 앞 지하보도에 대학 연계를 강화한 서울창업카페를 만든다. 예약 없이도 창업카페의 회의실, 사무기기를 이용할 수 있도록 문턱을 낮추고, 청년 창업가들의 네트워크 형성을 돕는다. 서울창업카페는 지난해 12월 숭실대입구역 1호점에 이어 6월경 신촌 2호점이 문을 연다. 이용시간은 평일 오전 9시∼오후 10시, 토요일 오전 10시∼오후 6시. 내년 4월에는 마포구 공덕동에 서울창업허브(hub)가 들어서 300여 개 청년기업에 입주 공간을 제공한다. 서울창업허브는 강남과 용산에서 운영 중인 서울시 청년창업센터를 아우르는 컨트롤타워 역할도 한다. 서울시는 22일 서강대 연세대 이화여대 홍익대 등 신홍합 지역 4개 대학과 ‘청년 일자리 창출 및 신홍합 지역 활성화’를 위한 회의를 열고 공동 협력을 약속한다. 신홍합 지역은 교육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고 창업률도 높지만 시-대학-지역 간, 대학 간 협력 네트워크가 미약하다는 지적이 있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지역과 대학의 제안을 시정에 적극 반영해 상생 발전하고 양질의 청년 일자리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
먼지 차단 기능이 없는 일반마스크를 미세먼지와 메르스까지 막는 황사마스크로 속여 판매한 업체들이 적발됐다. 서울시 특별사법경찰(특사경)은 일반마스크를 보건용 마스크로 둔갑시켜 온라인 쇼핑몰에서 판매한 업체 6곳을 적발했다고 18일 밝혔다. A사는 일반마스크에 ‘식약청 인증 황사 스모그 방지’라고 표시해 마치 보건용 마스크인 것처럼 광고하고 판매했다. B사는 ‘특수정전필터 내장으로 미세먼지 차단율 96.751%, 관공서 납품용’이라고 표기한 일반마스크를 유치원과 병원 등에 판매했다. 적발된 제품들은 검사 결과 미세먼지 차단 효과가 거의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시보건환경연구원 검사 결과 해당 제품들은 미세먼지를 걸러내는 비율인 분진포집비율이 보건용마스크 허가기준인 80%에 크게 미달했다. 일부 제품은 28%에 그쳤다. 일반마스크를 보건용 마스크로 판매할 경우 약사법에 따라 5년 이하 징역 또는 5000만 원 이하 벌금에 처해진다. 서울시는 보건용 마스크 구입 때 제품 겉포장에 ‘의약외품’ ‘KF80’ ‘KF94’ 등의 표시를 확인하라고 당부했다. KF는 ‘Korea Filter’의 약자로 KF80은 평균 0.6μm(마이크로미터·100만 분의 1m) 크기 입자를 80% 이상 차단하고, KF94는 평균 0.4μm 크기 입자를 94% 이상 차단한다는 뜻이다. 권해윤 서울시 민생사법경찰단장은 “황사마스크는 국민 건강과 안전에 직결된 만큼 마스크 수입업체와 제조업체로도 수사를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김민기자 kimmin@donga.com}
서울 내부순환로 정릉천 고가도로의 통행이 19일 0시 재개된다. 지난달 22일 교량 내부의 강연선(케이블) 파손으로 전면 폐쇄된 지 24일 만이다. 당초 예정일보다 이틀 당겨졌다. 이에 따라 내부순환로 성산 방향 성동 갈림목∼종암 갈림목, 성수 방향 북부간선 갈림목∼사근 램프의 차량 통행이 허용된다. 앞서 서울시는 지난달 17일 해빙기 안전 점검 중 정릉천 고가도로의 상부 구조물을 지지하는 강연선 20개 중 1개가 끊어진 것을 발견했다. 이어 국토교통부 산하 한국시설안전공단과 긴급 점검을 벌인 뒤 22일 0시 해당 구간을 전면 폐쇄했다. 서울시는 이날부터 8일까지 해당 구간을 지지할 임시 교각을 설치했다. 내시경 조사와 장력 테스트 실시 결과 임시 교각 설치로 통행에 이상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14일에는 덤프트럭 12대를 동원해 하중 시험을 실시했다. 손상된 강연선은 16일 교체했다. 분야별 전문가로 구성된 안전대책위원회는 추가 검증과 확인을 통해 통행 재개를 결정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미리 제작된 강철 임시 교각을 조립하는 공법으로 보강 기간을 단축했고 안전 점검 결과 문제가 없어 통행 재개 시기를 앞당길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정릉천 고가도로 폐쇄를 계기로 PSC 공법으로 시공된 교량의 안전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990년대 초 도입된 PSC 공법은 기존 공법에 비해 공사비를 크게 줄일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큰 인기를 모았다. 특히 서해대교 등 대형 교량 공사에 많이 활용됐다. 안전대책위원장인 정승필 서울대 건설환경공학부 명예교수는 “2000년대 들어 PSC 공법으로 건설된 해외 교량에서 정릉천 고가도로와 같은 결함이 잇달아 발견되면서 지금은 새로운 시공 기술로 바뀌었다”며 “서해대교 등 전국의 PSC 교량 케이블의 이상 여부를 점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서울시는 정릉천 고가도로의 다른 부분과 내부순환로에 설치된 나머지 PSC 공법 교량 3곳(서호교 두모교 홍제천고가교)을 5월까지 정밀 점검할 계획이다. 케이블 손상의 정확한 원인은 6월 중 발표된다. 17일 현장을 방문한 박원순 서울시장은 “PSC 공법을 사용한 전국 모든 시설의 안전 확보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중앙정부와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PSC(Pre-Stressed Concrete) 공법 ::일반 콘크리트 교량이 철근과 콘크리트로 하중을 지지하는 것과 달리 내부에 강연선(케이블)을 설치해 양쪽에서 잡아당기는 힘으로 무게를 견디도록 하는 방식이다. 자재가 적게 들어 예산을 많이 아낄 수 있기 때문에 1990년대 초 도입 후 국내 교량 건설에 널리 사용됐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
부동산 기업을 운영했던 김모 씨(56)는 2010년부터 지방소득세 양도소득분 등 세금 21억3800만 원을 전혀 내지 않고 버티다 된서리를 맞았다. 서울시 38세금징수과는 15일 김 씨가 살고 있는 서울 서초구 빌라를 찾아 초인종을 눌렀다. 김 씨는 집에 없었지만 배우자의 동의를 얻어 자택을 수색했다. “세금 낼 돈도 없다”던 변명과는 달리 각종 귀금속, 고가의 한국화와 병풍 등이 즐비했다. 이것들을 압류하던 중 같은 건물 1층 사무실에 숨어있던 김 씨도 찾아냈다. 김 씨는 송파구 가락동과 문정동에 배우자 명의로 상가를 소유하고 있으며, 고급 수입차를 모는 것으로 확인됐다. 38세금징수과는 이날 귀금속 8세트와 한국화 24점, 고가의 병풍 10점 등을 압류했다. 서울시는 김 씨와 같은 고액 상습 체납자의 밀린 세금을 받아내기 위해 가택을 수색하기로 했다고 15일 밝혔다. 수색을 거부하면 검찰 고발, 출국금지 요청, 명단 공개 등 다양한 방법을 동원할 계획이다. 1000만 원 이상 시세(市稅) 체납자 가운데 납부 의지가 없다고 판단되는 고급 주택 거주자, 전·현직 기업가, 사회 저명인사 등이 대상이다. 28억6200만 원을 10년간 내지 않으면서 매년 미국 하와이, 뉴욕 등으로 출국한 A기업 최모 전 회장, 자녀들이 고가의 부동산을 사들이고 고급 리스 차량을 타고 다니지만 2004년부터 지방세 41억5700만 원을 체납한 B그룹 나모 전 회장 등이다. 서울 25개 자치구도 500만 원 이상 상습 체납자를 대상으로 징수에 나설 예정이다. 김민 기자 kimmin@donga.com}
정부와 지방자치단체가 북한산 멧돼지의 도심 출현을 줄이기 위해 손을 잡았다. 서울시는 환경부 국립공원관리공단 등과 함께 북한산국립공원에서 ‘멧돼지는 산으로!’ 시범 프로젝트를 시작한다고 14일 밝혔다. 지난해 서울 도심 멧돼지 출현의 약 90%(137건)는 북한산국립공원과 주변 6개 자치구에서 발생했다. 지금까지 멧돼지 대처는 신고가 들어오면 포획하는 방식이었다. 올해부터는 예방에 방점을 둔다. 우선 멧돼지의 활동 흔적, 이동 경로, 개체수를 조사해 ‘북한산 멧돼지 생태지도’를 완성하기로 했다. 현재 북한산국립공원에는 약 120마리의 멧돼지가 살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연말까지 생태지도를 제작해 멧돼지 관리에 지속적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개체수 조절도 사후가 아니라 사전 포획 방식으로 바뀐다. 북한산국립공원 내 멧돼지 주요 서식지와 이동 경로에 포획장 3곳과 포획틀 8개를 설치하고, 국립공원 외 상습 출몰 지역은 기동포획단이 매주 순찰한다. 이를 통해 연내 약 50마리를 사로잡아 북한산 주변 자치구의 멧돼지 출현 건수를 연간 110건 이하로 줄이는 것이 목표다. 생포한 멧돼지는 국립환경과학원에 보내 연구에 활용한다. 멧돼지의 먹이를 확보하기 위해 공원 내 주요 샛길을 폐쇄하고, 등산객들이 야생 열매를 채취하지 않도록 홍보 캠페인도 진행한다. 또 국립공원 근처 주택가 음식쓰레기는 하드케이스에 담아 버리고, 정기적으로 수거해 멧돼지가 먹잇감을 찾아 내려오지 않도록 한다. 멧돼지의 주요 진입로인 구기터널 상부 공원에는 660m 길이의 철제 펜스를 설치할 예정이다. 최광빈 서울시 푸른도시국장은 “시민의 안전을 확보하고 인간과 멧돼지가 자연의 일원으로서 공존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되기 바란다”고 말했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
정부와 지자체가 북한산 멧돼지 도심 출현을 줄이기 위해 손을 잡았다. 서울시는 환경부 국립공원관리공단 등과 함께 북한산국립공원에서 ‘멧돼지는 산으로!’ 시범 프로젝트를 시작한다고 14일 밝혔다. 지난해 서울 도심 멧돼지 출현의 약 90%(137건)는 북한산국립공원과 주변 6개 자치구에서 발생했다. 지금까지 멧돼지 대처는 신고가 들어오면 포획하는 방식이었다. 올해부터는 예방에 방점을 둔다. 우선 멧돼지의 활동 흔적, 이동경로, 개체수를 조사해 ‘북한산 멧돼지 생태지도’를 완성하기로 했다. 현재 북한산국립공원에는 약 120마리의 멧돼지가 살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연말까지 생태지도를 제작해 멧돼지 관리에 지속적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개체수 조절도 사후가 아니라 사전 포획 방식으로 바뀐다. 북한산국립공원 내 멧돼지 주요 서식지와 이동경로에 포획장 3곳과 포획틀 8개를 설치하고, 국립공원 외 상습 출몰지역은 기동포획단이 매주 순찰한다. 이를 통해 연내 약 50마리를 사로잡아 북한산 주변 자치구의 멧돼지 출현 건수를 연간 110건 이하로 줄이는 것이 목표다. 생포한 멧돼지는 국립환경과학원에 보내 연구에 활용한다. 멧돼지의 먹이를 확보하기 위해 공원 내 주요 샛길을 폐쇄하고, 등산객들이 야생 열매를 채취하지 않도록 홍보 캠페인도 진행한다. 또 국립공원 근처 주택가 음식 쓰레기는 하드케이스에 담아 버리고, 정기적으로 수거해 멧돼지가 먹잇감을 찾아 내려오지 않도록 한다. 멧돼지의 주요 진입로인 구기터널 상부 공원에는 660m 길이의 철재 펜스를 설치할 예정이다. 최광빈 서울시 푸른도시국장은 “시민의 안전을 확보하고 인간과 멧돼지가 자연의 일원으로서 공존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민 기자 kimmin@donga.com}

버스 기사로 일하다 2012년 퇴직한 신수길 씨(73). 33년간 운전대를 잡고 서울 시내를 누볐던 그는 이제 꽃바구니를 들고 지하철을 오른다. 신 씨의 직업은 ‘젠틀맨 택배 기사’. 만 65세 이상 어르신 택배 기사를 일컫는 말이다. 이들은 도보나 지하철을 이용해 간단한 물품을 운반한다. 서울 마포구에서 노인들을 위해 시행 중인 일자리 사업이다. 신 씨는 “처음 꽃바구니를 들고 지하철에 탔을 때는 쑥스러웠지만 이제는 ‘지하철 박사’가 됐다”며 “무료한 일상을 벗어나 매일 갈 곳이 있고, 누군가에게 기쁨을 전할 수 있어 행복하다”고 말했다. 13일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 한 해 동안 4만 명이 넘는 노인이 신 씨처럼 ‘제2의 일자리’를 통해 활발한 사회활동을 벌였다. 올해는 참여 인원이 크게 늘어난다. 서울시는 올해 1018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어르신 5만113명에게 일자리 참여 기회를 제공한다. 지난해에 비해 5708명(12.8%) 늘어났다. 예산은 서울시(35%)와 정부(30%), 자치구(35%)가 나눠 마련한다. 어르신에게 제공될 일자리는 △공익활동형(3만9351명) △시장형(8369명) △인력파견형(2393명) 등 3개 분야. 공익활동형은 다른 어려운 노인을 돌봐주는 ‘노노(老老)케어’, 취약계층 지원, 공공시설 봉사 등의 일이다. 학원이나 보육시설, 가정 등을 방문해 바둑 동화구연 예절교육 등을 하는 재능기부 자원봉사도 가능하다. 자신에게 맞는 사업을 지원해 월 30∼35시간 근무하면 20만 원의 수당을 받을 수 있다. 시장형 일자리는 수익 사업에 참여하면서 인건비 일부를 지원받고, 사업 소득을 추가로 나누는 것이다. 시니어 택배와 초등학교 급식 도우미, 카페, 쇼핑백 제작 등이 대표적이다. 인력파견형 일자리는 관리사무, 공공·전문직, 판매 등 인력이 필요한 업체에 어르신을 파견한다. 근무 시간에 따라 사업체에서 인건비를 제공하는 형태다. 지난해 서울연구원 조사 결과 65세 이상 어르신 10명 중 7명은 생계비 마련을 위해 일한다고 답변했다. 이에 따라 서울시는 추가 소득을 받을 수 있는 시장형 및 인력파견형 일자리를 지난해 3850명에서 1만762명으로 대폭 확대했다. 올해 개관 예정인 50+캠퍼스도 어르신 일자리 창출을 지원한다. 50+세대(50∼64세 장년층)에서 ‘어르신 일자리 코디네이터’를 양성해 시니어클럽 등에 배치할 예정이다. 이들은 새로운 일자리 모델을 발굴하고 어르신 교육 및 관리 등을 맡게 된다. 서울시는 앞으로 사업에 참여할 지역자활센터와 협동조합 등을 추가로 발굴한다. 시니어클럽도 현재 7곳에서 매년 2곳씩 확충할 예정이다. 마을수리공방 설치, 동화구연 자격과정 교육 등 자치구 주민참여 사업에도 17억 원을 투입한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

“저 사진을 도대체 어디서 찾았지…. 그래도 이렇게 걸어 놓으니 옛날 생각도 나고 좋아요.” 서울 양천구의 한 연립주택에 사는 이순임(가명·79·여) 씨 부부의 침실 벽에는 빛바랜 사진 두 장이 나란히 걸려 있다. 각각 40여 년 전 찍은 이 씨와 그의 남편의 독사진이다. 잡동사니에 섞여 오랜 기간 행방을 알 수 없던 사진들을 최근 서울시 디자인정책과 직원인 김원기 씨(37)가 발견했다. 3일 김 씨는 “추억이 담긴 친숙한 물건은 기억력을 유지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이 씨 부부의 집 현관문을 열고 들어서면 차분한 느낌이 든다. 베이지색 벽지 덕분이다. 원래 붉은색의 꽃무늬 포인트 벽지가 화려하게 있던 곳이다. 눈에 잘 띄지 않던 흰색의 조명 스위치는 멀리서도 한눈에 알 수 있는 검은색 스위치로 바뀌었다. 현관 옆에는 1m 높이의 수납장이 생겼다. 바닥과 식탁 위에 널브러져 있던 밥통과 각종 물건들이 이곳에 차곡차곡 정리됐다. 눈에 가장 먼저 들어오는 수납장 첫 번째 칸에는 집 열쇠와 할아버지의 약이 들어 있었다. 원형이었던 방 문고리는 힘을 조금만 줘도 열리는 레버형으로 교체됐다. 복잡하기만 하던 이 씨 부부의 집이 이처럼 차분하게 바뀐 것은 지난해 3월. 4년 전 치매 초기 진단을 받은 이 씨 남편(77)의 ‘인지건강’을 돕기 위해서다. 서울시가 인지건강 연구진의 아이디어에 따라 집 안 곳곳을 변화시켰다. 인지건강 디자인의 핵심은 ‘간소한 일상’. 서울시와 함께 연구를 진행한 정지향 이대목동병원 신경과 교수는 “잡동사니가 많아 물건을 찾지 못하는 등 일상의 어려움이 있으면 환자들이 당황하게 되고 생각 자체를 꺼리게 된다”며 “이런 요인을 줄이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집 안 찬장과 서랍장에는 손바닥만 한 크기의 스티커가 여러 장 붙어 있었다. 스티커마다 ‘수건’ ‘수저’ ‘침구’라는 글씨와 그림이 인쇄돼 있다. 물건을 쉽게 찾을 수 있고 있던 자리를 금방 잊지 않게 하는 효과가 있다. 얼핏 보면 사소한 디자인이지만 이 씨 부부의 삶에는 큰 변화가 있었다. 대한치매학회 연구진과 정지향 교수, 최경실 이화여대 디자인대학원장이 부부의 삶을 6개월간 관찰한 결과 일상생활 수행 능력이 77.78% 향상됐다. 부부의 동의 아래 24시간 비디오 촬영 관찰을 해보니 행동의 정확성이 크게 높아졌다. 이 씨는 “물건들이 깔끔하게 정리된 것만으로도 무척 편하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이 씨 부부의 사례 등을 토대로 ‘인지건강 주거환경 가이드북’을 국내 최초로 발간했다. 집 안 공간마다 적용할 수 있는 디자인과 체크리스트, 스티커가 부록으로 들어 있다. 각 자치구 치매지원센터에 있고 서울시 홈페이지에서 전자책으로도 볼 수 있다. 시민청 서울책방에서 구매도 가능하다. 전문가들은 인지건강 디자인이 치료 못지않게 중요하다고 했다. 정 교수는 “약물 치료보다 환자의 일상을 돕는 것이 더 효과적이며, 가벼운 인지장애를 겪는 노인에게 치매 예방 효과도 있다”며 “치매서비스개발센터를 두고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 영국처럼 노인 친화적인 주거환경을 만들기 위한 정부의 적극적인 투자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
서울 시내 모든 공공기관이 7월부터 ‘몰카 프리존’으로 지정된다. 이를 위해 몰래카메라 안심 점검단이 몰카 범죄가 자주 발생하는 장소를 수시로 점검한다. 서울시는 세계 여성의 날(8일)을 맞아 이 같은 내용의 ‘여성안심특별시 2.0’ 대책을 7일 발표했다. 이번 대책의 목적은 여성을 성범죄와 폭력으로부터 보호하기 위한 것이다. 특히 최근 급증하고 있는 몰카 범죄와 데이트 폭력 관련 대책이 많다. 우선 몰카 점검단은 각 자치구가 일반인 중에서 선발한 여성 2명으로 구성된다. 이들은 첨단 장비를 갖춘 뒤 정기적으로 ‘몰카 찾기’ 활동을 벌인다. 대상은 공공기관을 비롯해 몰카 범죄가 자주 발생하는 지하철역과 개방형 민간 건물 화장실, 수영장 탈의실 등이다. 특히 공공기관은 몰카 프리존으로 지정해 특별 관리한다. ‘몰카 반대 남성 행동단’도 운영된다. 이들은 몰카 공유 웹사이트를 신고하고 인식 개선을 위한 캠페인을 펼친다. 지방자치단체 차원의 데이트 폭력 예방 및 지원 대책도 마련했다. 7월부터 ‘데이트 폭력 상담 전용 콜’이 운영된다. 상담 전문가 3명이 데이트 폭력 진단과 대응 방법을 안내한다. 피해자에게는 법률 및 의료 지원 서비스도 제공한다. 각 자치구 통합관제센터와 연계해 위기 상황에 빨리 대응할 수 있는 ‘안심이’(가칭) 앱도 개발한다. 앱 이용자가 심야에 귀가 중 위협을 느낄 경우 스마트폰 버튼을 누르면 카메라를 통해 현장 영상이 촬영되고 관제센터로 송출된다. 관제센터에서는 인근 폐쇄회로(CC)TV 영상과 현장 영상을 보고 경찰 출동 요청 등의 조치를 취한다. 9월 앱 개발이 완료되면 성동구 등 5개 자치구에서 시범 운영한 뒤 내년부터 전 자치구에서 확대 시행할 예정이다. 기존 여성 안심 대책은 규모가 확대된다. ‘여성안심택배함’은 120곳에서 150곳으로, ‘여성안심지킴이 집’은 673곳에서 1000곳으로 늘어난다.김민 기자 kimmin@donga.com}

지난달 신입생 오리엔테이션(OT)에서 성추행 소지가 있는 게임을 강요해 논란이 된 건국대에서 학생회장단이 알아보기 힘든 글씨체로 사과 내용의 입장표명문을 썼다가 거센 비난을 받았다. 건국대에 따르면 4일 건국대 총학생회와 중앙운영위원회, 문과대운영위원회는 문과대학 건물 학과사무실 주변 벽에 장문의 입장표명문을 붙였다. 이 입장표명문은 ‘성희롱과 관련된 일련의 사태의 심각성을 통감하며 그릇된 대학문화를 뿌리 뽑기 위해 노력하겠다’, ‘학생징계위원회를 통해 관련자를 엄중 처벌할 것을 약속드린다’는 등 사과성 내용을 담고 있다. 하지만 글씨 간격이 지나치게 좁고 받침은 커서 한 눈에 읽기 어렵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누리꾼들은 ‘사과문이 아니라 놀리는 것 같다’, ‘사과문을 아랍어로 써 놨다’는 등의 반응을 보이며 회장단을 비난했다. 일부 누리꾼은 ‘글씨체로 조롱하는 것이 불편하다’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이에 대해 건국대 총학생회 관계자는 “최근 있었던 성희롱 사태에 관해 회장단이 모여 사과문을 정리해 각자 자필로 자보를 게시하기로 했다”며 “해당 사과문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측에서 작성한 것”이라고 했다. 총학생회는 의도치 않게 논란이 생기자 해당 자보를 다른 자보로 교체했다. 그는 “사과문의 진정성이 없었던 것은 절대 아니다”며 “관련자를 학생징계위원회에 회부하는 등 책임을 엄중하게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민 기자 kimmin@donga.com}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가 갖가지 이유를 들어 4차례나 호텔신라의 신청을 반려, 보류하면서 4년 8개월이나 미뤄져온 서울 한옥호텔 사업이 드디어 승인을 받았다. 이에 따라 1년의 설계 기간, 5년의 건축 과정을 거쳐 2022년에 서울 최초의 도심형 한옥호텔이 신라면세점 자리에 들어서게 된다. 서울시는 2일 열린 제4차 도시계획위원회가 중구 동호로 신라호텔 터에 지상 3층, 지하 3층, 91실 규모의 한옥호텔을 세우는 방안을 수정해 가결했다고 3일 밝혔다. 그동안 호텔신라는 2011년부터 한옥호텔 사업을 추진하면서 서울시로부터 총 4번의 반려 및 보류 지시를 받았다. 특히 올해 1월 보류 판정을 내리면서 도시계획위는 일제의 한국 병합을 진두지휘한 이토 히로부미(伊藤博文)를 기리는 사찰인 ‘박문사(博文寺)’ 터 및 유적을 보존해야 한다는 점을 이유로 제시해 ‘반대를 위한 반대’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서울시가 ‘재벌 특혜’ 여론에 부담을 느꼈기 때문이라는 해석도 나왔다. 실제로 이달 2일 통과된 한옥호텔 건립안은 1월에 제출됐던 계획안과 큰 차이가 없는 수준이다. 1월 계획안과 마찬가지로 한양도성과 한옥호텔 사이의 거리는 29.9m가 유지됐다. 현 신라호텔 영빈관과 한옥호텔 사이에 보행로를 내고, 한옥호텔 후정(後庭)에 소나무 등을 추가로 심는 정도가 크게 달라진 점이다. 다만 신라호텔 구역을 지나는 한양도성 구간에는 야간 조명과 폐쇄회로(CC)TV 등을 설치하는 내용이 추가됐으며, 신라호텔 내 박문사 유적(신라호텔 정문, 내부 계단 등)은 현재 상태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이에 대해 서울시 측은 “1월 제기됐던 역사성, 교통 계획 문제 등이 보완됐고, 한양도성과의 이격 거리나 보행 연결성 등 공공성이 강화돼 한 달 만에 다시 승인하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결정으로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은 ‘4전 5기’ 끝에 숙원인 한옥호텔 사업을 추진할 수 있게 됐다. 호텔신라 관계자는 “이 사장은 전통미를 살린 한옥호텔이 기존 신라호텔과 시너지 효과를 낼 것으로 보고 여러 차례의 보류, 반려에도 불구하고 강한 의지로 사업 추진을 독려해 왔다”고 말했다. 이제원 서울시 행정2부시장은 “이번 결정으로 서울 최초의 도심형 한국 전통 호텔이 건립되면 차별화된 관광숙박시설을 제공하게 될 것”이라며 “글로벌 관광도시 서울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박재명 jmpark@donga.com·김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