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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대 국회가 개원한 뒤 3개월간 여야가 발의한 기업 관련 법률안 10건 중 8건은 기업 활동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는 내용인 것으로 나타났다. 상당수는 12월 대선을 앞둔 여야 정치권이 경제민주화 이슈를 선점하기 위해 경쟁적으로 ‘기업 때리기’를 한 데 따른 결과다. 동아일보 취재팀이 12일 LG경제연구원, 한국금융투자협회, 전국경제인연합회 등의 도움을 받아 올 5월 30일 19대 국회가 개원한 뒤 지난달 말까지 발의된 1347개 법안을 분석한 결과 기업 활동에 영향을 주는 법안은 총 155건이었다. 이 가운데 현행 기업 관련 규제를 완화하거나 산업계를 지원하는 법안은 20%(31개)에 그쳤고 나머지 80%(124개)는 규제 강화에 초점이 맞춰진 것으로 분석됐다. 여야를 막론하고 규제를 완화하거나 기업을 지원하는 법률보다 규제를 강화하는 법률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41건의 규제 강화 법안을 낸 새누리당의 기업 지원 관련 법안은 17건에 그쳤다. 민주통합당도 전체 83건 중 73건(88%)이 기업 활동을 제약하는 법안이었다. 주요 규제 강화 법안으로는 순환출자 금지, 출자총액제한제도 등 기업의 지배구조와 관련한 법안이 8건 발의됐고, 대형마트의 영업시간을 제한하거나 의무휴일을 지정한 대형유통업체 관련 법안은 14건이었다. 근로자 정년을 늘리는 등 고용 및 노사관계 부문에서 기업의 부담을 늘리는 법안도 10건이 발의됐다. 반면 규제 완화 및 기업 지원 법안은 국내 금융투자업을 활성화하기 위한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리모델링 수직 증축을 허용하는 ‘주택법’ 등 일부에 불과했다. 전경련 규제개혁팀 유정주 차장은 “규제 완화에 해당하는 법안 31개 중 기업 활동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평가되는 법안은 자통법과 주택법 정도”라며 “나머지 법들은 경영에 도움이 거의 안 된다는 게 관련 업계의 평가”라고 지적했다. 좌승희 서울대 경제학부 겸임교수는 “각 정당이 정책의 일관성이 없이 대중에 영합하는 ‘좋은 말’만 하려다 보니 비슷비슷한 규제 법안을 양산하고 있다”며 “기업 활동을 규제하는 법안이 늘면 투자가 위축돼 일자리 감소 등 부작용이 생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 강유현 기자 yhkang@donga.com }

“책상 앞에 앉아 화려한 보고서만 만들지 말고 현장으로 뛰쳐나가라.” 이재현 CJ그룹 회장(52·사진)이 부진한 중국 사업을 이유로 계열사 경영진을 질타했다. 12, 13일 중국 베이징(北京) CJ중국본사에서 성과를 점검하기 위해 열린 ‘CJ글로벌 콘퍼런스’의 마지막 강평 자리에서다. 그는 “그룹의 미래가 달려 있는 해외 사업에서 성공하려면 장밋빛 목표나 구호가 필요한 게 아니다”라며 “최고경영자(CEO)가 현장에서 무엇이 문제인지, 고객이 무엇을 원하는지 점검하고 실행하라”고 주문했다. 이 자리엔 이미경 CJ그룹 부회장, 이관훈 CJ㈜ 대표, 김철하 CJ제일제당 대표, 이해선 CJ오쇼핑 대표 등 계열사 경영진 70여 명이 참석했다. 1995년 중국에 진출한 CJ는 2009년 중국에 ‘제2의 CJ’를 건설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러나 최근 회사의 4대 사업부문인 바이오, 식품, 엔터테인먼트, 신유통(유통과 물류) 중 바이오를 제외하면 실적이 부진하다. 이 회장은 “보고서만 화려했지 성과는 없었다”며 “이왕 시작했으면 끝장을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 추세대로라면 지난해 20조3800억 원인 그룹 매출을 2020년까지 100조 원으로 늘리고, 이 중 70조 원을 해외에서 올린다는 계획을 달성하기 어렵다는 비판도 했다. 베트남과 함께 해외 사업의 양대 축인 중국에서 작년 CJ가 올린 매출은 2조1800억 원으로 전체 해외 매출 6조2000억 원의 35.2%에 그쳤다. 이 회장은 “2020년 중국 내수시장은 세계 소비의 21%를 차지해 세계 1위가 될 것”이라며 “올해를 새 출발의 해로 삼아 CJ를 ‘중국 넘버원 생활문화 창조기업’으로 만들자”고 강조했다.강유현 기자 yhkang@donga.com}

크리스티앙 디오르는 2010년 출시된 베스트셀러인 ‘원 에센셜 에센스’ 50mL들이 정품과 함께 대표적인 안티 에이징 라인인 ‘캡춰 토탈’ 제품으로 꾸민 추석 기획 선물세트를 선보였다. 원 에센셜 에센스에 ‘캡춰 토탈 멀티 퍼펙션 로션(50mL)’, ‘캡춰 토탈 아이 에센셜(5mL)’, ‘캡춰 토탈 원 에센셜 마스크(15mL)’를 디오르 특별 파우치에 넣었다. 가격은 17만5000원으로 원 에센셜 에센스 정품 하나를 사는 가격과 같다. 디오르의 원 에센셜 에센스는 본격적인 스킨케어의 첫 단계에서 사용하는 에센스다. 성인 피부에는 하루에 70억 개의 ‘세포 독소’가 생겨 노화를 촉진한다. 원 에센셜은 이 세포 독소를 제거해 주는 동시에 다음 단계에서 사용하는 스킨케어 제품의 효과를 배가시켜 준다는 것이 디오르 측의 설명이다. 원래 피부는 독소를 제거하고 피부를 재생시키는 프로테아좀이라는 자연 단백질 분해 시스템을 갖추고 있지만 나이가 들면 그 활동이 감소한다. 디오르의 핵심 기술인 ‘펄 론고자TM’는 프로테아좀을 활성화시킨다. 다시마 해조류의 천연 추출물 ‘디톡시닐TM’은 새로운 세포를 생성하는 데 도움을 준다. “원 에센셜 에센스는 바르자마자 흡수돼 맑고 매끈하고 탱탱해 보이는 피부를 만들어 준다”고 회사 측은 말했다. 디오르는 기획 세트의 가격이 부담스럽다면 캡춰 토탈 아이 에센셜(15mL·9만8000원)을 단품으로 구입해 선물하는 것도 추천할 만하다고 전했다. 이 제품은 눈가 피부가 약하고 섬세하다는 점을 감안해 개발된 제품으로, 세포의 독소를 제거해 주는 눈가 전용 에센스다. 피로의 흔적인 잔주름과 다크 서클, 붓기 등을 완화시켜 주고 피부 재생 능력을 향상시켜 준다. 디오르 측은 “아이 에센셜을 먼저 사용한 후 자신의 눈가 고민에 맞는 제품을 사용하면 그 효과가 두 배로 증가한다”고 설명했다. 디오르 관계자는 “나이가 들수록 피부 재생력이 현저하게 떨어지는 데다 피부과 시술을 무분별하게 받다 보면 피부가 더 민감해진다”며 “추석 선물로 피부 속을 근본적으로 정화시켜 주는 화장품을 추천한다”고 전했다.강유현 기자 yhkang@donga.com}

올해 유통업체들이 준비한 추석 선물세트의 키워드는 ‘플랜 B’다. 플랜 B는 처음 세워놓은 계획이 여의치 않을 때 대안으로 수립하는 계획이라는 뜻이다. 불황으로 소비심리는 얼어붙었지만 이미 소비자들의 안목이 높아져 있다는 점을 반영해 유통업체들은 상품의 기능은 그대로이거나 비슷하지만 가격은 낮춘 ‘가치소비형’ 제품들을 대거 출시했다.○ 백화점 “더 싸게, 더 알차게” 신세계백화점은 특히 ‘플랜B’ 전략에 공을 들이고 있다. 신세계는 자연송이와 맛과 향이 유사하지만 가격은 4분의 1 수준인 ‘참송이 선물세트’를 200개 한정수량으로 선보였다. 참송이는 표고버섯을 개량해 송이버섯 모양으로 육종한 신품종으로 맛과 향이 자연송이와 가장 유사하다는 평가를 받는다는 것이 신세계백화점 측 설명이다. 또 버섯의 항산화성분인 베타글루칸이 100g당 약 28.3g 함유돼 있다. 자연송이(100g당 11.6g)의 2.5배 수준이다. 가격은 20만 원대 초반으로 예상된다. 롯데백화점은 제품의 내용물과 용량을 변경해 선물세트의 가격을 낮췄다. ‘장흥 눈꽃 백화고 세트’는 이른 봄에 수확한 백화고 중 최상품만을 엄선해 구성한 선물세트다. 지난 설 때 판매한 세트의 용량은 1kg, 가격은 80만 원이었지만 이번에는 용량을 700g으로 줄이는 대신 가격을 50만 원으로 낮췄다. ‘영진 표고 혼합 향세트’도 가격이 5만5000원으로 설보다 21.4% 싸다. 설 때는 다화고(120g)와 동고(120g), 표고채(80g)로 구성했지만 이번 추석에는 표고(160g)와 표고채(80g)로 세트를 꾸몄다. 현대백화점은 추석선물 카탈로그에서 소개하는 실속 세트의 물량을 크게 늘렸다. 소비자들이 많이 찾는 5만∼10만 원대 정육, 과일, 생선, 야채 등 세트를 모아놓은 ‘동고동락’ 페이지를 신설했다. 제품 종류는 작년 추석보다 10개 많은 30개로 늘렸다. 대량구매 고객을 위해 햄, 식용유, 생활용품 등 선물세트 20개 품목을 모아놓은 ‘기업체 특가’ 코너도 마련했다. 갤러리아백화점은 10만 원 이하의 수삼·더덕 선물세트를 내놓았다. 통상 수삼·더덕 세트는 10만∼20만 원대이지만 직거래를 통해 유통단계를 줄여 가격을 20%가량 낮췄다. 더덕은 강원 양구에서 농약을 치지 않고 재배했다. 수삼은 충남 예산에서 재배한 친환경 농산물을 사용했다. 무농약 더덕 1kg으로 구성한 ‘친환경 더덕세트’(6만3000원), 저농약 수삼 560g을 담은 ‘친환경 수삼 실속세트’(9만9000원), 저농약 수삼 450g과 무농약 더덕 700g을 함께 구성한 ‘친환경 수삼 더덕 혼합세트 선’(9만9000원) 등이 있다.○ 대형마트 굴비 5만 원, 과일 3만 원 이마트는 ‘자린고비 굴비세트 3호’(20미·1.9kg)를 4만9800원에 선보였다. 작년 선보인 굴비 세트의 최저가가 5만9000원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사상 최저가 세트다. 제주, 목포, 여수 등 주요 산지에서 잡은 국산 참조기를 사용했다. 3년 숙성한 천일염으로 간을 했고 밥상에 바로 올릴 수 있는 무게 100g 내외의 상품만 골랐다. 이마트 관계자는 “10만 원 이하 굴비 세트를 작년보다 74% 늘린 6만6000세트 준비했다”며 “전체 굴비 물량의 85%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홈플러스는 전체 3000여 종 추석 선물세트 중 3만 원 미만 선물세트 비중을 절반 수준으로 높였다. 대표적으로 안마의자 전문브랜드 브람스와 사전 기획해 249만 원짜리 안마의자 1000대를 119만 원에 내놓았다. 정상가격 대비 50% 이상 싸고 온라인 최저가(170만 원)보다도 30% 저렴한 수준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자동 리클라이닝, 스트레칭, 키조절, 두드림, 지압 등 300만 원 수준 제품의 기능을 모두 탑재했다. 롯데마트는 선물세트의 포장재를 줄이거나 공정을 간소화해 가격을 10∼30% 낮춘 ‘통큰’ 과일세트를 내놓았다. ‘통큰 사과·배 혼합세트’는 고급스러움을 강조하기 위해 쓰던 띠지를 제거하고 겉 포장재를 2개 박스로 만든 ‘덮개형’이 아닌 1개 박스로 만든 ‘일체형’으로 바꿨다. 가격은 일반 세트보다 30% 싼 3만 원대다. 일반 사과 세트보다 10% 저렴한 ‘꼭지 달린 사과 세트’(5만 원대)도 선보였다. 일반적으로 사과 선물세트를 만들 때 사과를 수확한 뒤 꼭지를 떼어내는 작업을 별도로 하는데 이 과정을 생략해 인건비를 절약했다. 롯데마트 관계자는 “꼭지가 달려있는 상품은 신선도도 더 오래 유지된다”고 설명했다.강유현 기자 yhkang@donga.com}

100장(1속)에 16만 원인 구운 김이 나왔다. 가로 22cm, 세로 32cm 크기로 기름칠과 소금 간은 안 했다. 식품업체들이 내놓는 김밥용 김 10장이 2000원 정도인 점을 감안하면 8배가량 비싸다. CJ제일제당은 11일 구운 김 ‘프레시안 정월품은 해의명가’(사진)를 한정판으로 600세트만 내놓았다. ‘정월품은’은 김이 가장 맛있는 시기인 정월에 원초를 수확했다는 뜻이고, 김의 고어인 ‘해의(海衣)’는 전통의 방식을 고수했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이 김은 전통방식인 ‘지주식’으로 재배됐다. 지주식은 10m가 넘는 기둥 수천 개를 바다에 박은 뒤 밧줄로 연결하고, 그 밧줄에 김 포자를 심어 키우는 방법이다. 이렇게 하면 김이 자라면서 하루 두 번 썰물 때 해수면 위로 노출돼 8시간 이상 광합성을 한다. 이 때문에 광택이 많이 나고 단맛과 고소한 맛이 강하다. 김이 가장 좋은 맛을 내는 1월 중순에서 2월 초순 사이에 경기 화성시 도리도에서 수확한 원초로 이 지역에서 30년 이상 김만 재배한 명인 두 명이 만들었다. 도리도는 수온 변화가 크지 않고 갯벌 지역에 해수와 민물이 만나 질소와 인이 풍부한 곳이다. CJ제일제당의 온라인몰인 CJ온마트와 현대백화점에서만 판매한다. 2속은 30만 원이다.강유현 기자 yhkang@donga.com}

한국야쿠르트가 1971년 출시한 유산균 발효유 ‘야쿠르트’의 누적 판매량이 11일 450억 병을 돌파했다. 국내 식음료 단일 브랜드 사상 최초의 기록이다. 야쿠르트는 1971년 출시 당시 하루 평균 1만1457병을 팔았다. 1970년대 후반 판매량이 급증하면서 1977년에는 하루 판매량이 100만 병, 1989년에는 500만 병, 1994년에는 800만 병을 넘어섰다. 지금은 하루 평균 250만 병이 팔린다. 연매출은 1200억 원 수준이다. 41년 전 야쿠르트 처음 가격은 25원. 현재는 150원이다. 2008년 이후 가격을 올리지 않았다. 한국야쿠르트 측은 “41년 동안 가격이 6배로 올랐다”며 “휘발유 값이 50배, 서울시내 버스요금이 69배, 밀가루 값이 20배 오른 점에 비하면 덜 올랐다”고 강조했다. 회사 측은 불황에도 올해 야쿠르트 매출이 작년보다 15% 이상 늘었다고 전했다.강유현 기자 yhkang@donga.com}
불황에도 불구하고 유통업체의 추석(9월 30일)선물 예약판매 실적이 작년보다 크게 늘었다. 예약판매는 협력사에 선물을 보내려는 기업 고객이 많다. 이 때문에 예약판매 실적은 전체 추석선물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3%밖에 안 되지만 경기를 가늠하는 선행지표처럼 인식돼 왔다. 올해는 경기는 나쁘지만 추석이 늦어지면서 예약판매가 늘었다는 분석이 있다. 롯데백화점은 8월 24일∼9월 10일 예약판매 매출이 작년 예약판매 기간과 비교해 396% 늘었다. 지난달 31일부터 10일까지 상품권 매출도 1년 전보다 49% 증가했다. 현대백화점의 8월 24일∼9월 6일 선물세트 매출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27% 늘었다. 신세계백화점에서 8월 31일∼9월 9일 예약세트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42% 늘었다. 대형마트도 마찬가지다. 이마트에서 8월 27일∼9월 10일 예약판매 실적은 작년보다 245.1% 증가했다. 특히 한우가격이 하락세를 보이자 축산 매출이 724.3% 급등했다. 롯데마트에서는 8월 23일∼9월 10일 예약세트 매출이 107.4% 늘었다. 불황에도 매출이 늘어난 이유는 올해 추석이 작년보다 18일 늦어진 영향이 크다. 작년엔 아직 휴가철이던 8월 중순에 예약판매가 시작돼 반응이 미지근했던 반면 올해는 추석이 늦어지면서 선물 준비 시점도 휴가를 다녀온 이후로 미뤄졌다. 유통업체들이 최근 매출 부진을 만회하고자 품목을 늘리고 상품권 및 덤 증정, 할인행사 등을 확대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태풍 볼라벤의 영향으로 과일값 상승을 우려해 미리 과일을 장만하려는 심리적 효과도 있었다. 매출은 늘었지만 중저가 선물세트에 수요가 몰렸다. 롯데백화점에서 정육 매출은 145% 늘어난 반면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견과류는 매출이 1300%, 멸치는 1660% 급등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객단가(1인당 구매금액)가 20만∼25만 원에서 15만 원 선으로 30%가량 줄었다”고 전했다. 이마트 측은 “저가 선물세트의 기준이 되는 3만 원 이하 제품 구매 고객이 전체의 58.7%를 차지했다”고 밝혔다.강유현 기자 yhkang@donga.com}
미국계 회원제 창고형 할인점인 코스트코가 의무휴업일을 지키지 않고 영업을 강행해 논란이 일고 있다. 10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코스트코코리아는 의무휴업일(둘째·넷째 일요일)인 9일 서울 양평 양재 상봉점, 대구점, 대전점, 경기 일산점, 부산점, 울산점 등 전국 8개 매장에서 영업을 강행했다. 이를 놓고 외국계 기업이 국내 법규를 멋대로 무시한 처사라는 비난이 쏟아지고 있다. 이마트와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은 지방자치단체를 대상으로 영업규제 집행정지 행정소송과 가처분 신청을 내 법원이 이를 받아들인 뒤 영업을 재개했지만 코스트코는 소송에 참여하지 않아 의무휴업일을 지키지 않은 것은 위법이다. 영업에 앞서 코스트코코리아는 7일 각 매장이 속한 지자체에 공문을 보내 “(의무휴업일을 지키는) 정책을 준수하면서 차별 대우를 받고 있다”며 “영업 손실을 줄이기 위해 매주 일요일 문을 열겠다”고 통보했다. 코스트코 측은 의무휴업일에 자신의 회원들이 영업을 재개한 다른 마트로 가 피해를 보고 있다고 주장했다. 코스트코는 지난달 보낸 공문에선 서울행정법원이 6월 대형 마트들이 서울 강동구와 송파구에 대해 제기한 행정소송에서 조례 개정 절차의 위법성을 들어 대형 마트의 손을 들어준 것을 언급하며 “영업 규제는 위법하므로 적용할 수 없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해당 지자체들은 대응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 유통산업발전법에 따르면 유통업체가 의무휴업일을 어기면 첫 번째에 1000만 원, 두 번째엔 2000만 원, 세 번째 이상은 3000만 원의 과태료를 매번 물려야 한다.강유현 기자 yhkang@donga.com}

《 ‘오비맥주는 충북, 하이트진로는 경남’(맥주), ‘빙그레는 대전, 해태제과는 광주’(아이스크림), ‘농심은 경북, 삼양식품은 전남’(라면). 지역별로 인기 있는 제품은 따로 있다. 동아일보가 시장조사업체인 AC닐슨과 롯데마트를 통해 맥주, 아이스크림, 라면 등 3개 품목의 지역별 점유율을 조사한 결과다. 》 맥주는 제조회사의 공장이 있는 지역에서 잘 팔리고, 아이스크림은 야구 연고지에서 인기를 끌었다. ○ 연고 따라 지역별 인기 다르다 10일 AC닐슨이 상반기(1∼6월) 가정용 맥주 매출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오비맥주는 수도권과 충청권에서, 하이트진로는 영호남 지역에서 인기가 높다. 특히 오비맥주는 충북(76.2%)과 경기(70.2%), 하이트진로는 경남(79.9%)과 전북(68.4%)에서 높은 점유율을 나타냈다. 오비맥주는 충북 청원군과 경기 이천시, 광주에 공장이 있다. 특히 2001년 본사 소재지를 이천시에서 청원군으로 옮긴 뒤 충북에선 대표 향토기업으로 꼽힌다. 반면 경남 창원시(옛 마산시)와 강원 홍천군, 전북 전주시에 공장을 둔 하이트진로는 1977년 한독맥주의 마산공장을 인수한 뒤 이 지역을 거점으로 성장했다. 또 창업자인 고 박경복 명예회장이 부산 출신이다. 하이트진로 관계자는 “특정 지역에 생산 공장이 있으면 지역의 부를 창출한다는 이미지를 얻는다”고 설명했다. 아이스크림 매출은 야구단 연고지의 영향을 많이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롯데마트에서 1∼8월 지역별 아이스크림 매출을 분석한 결과 롯데제과에 이어 전국 시장점유율 2위인 빙그레는 대전에서 점유율 35.8%로 1위에 올랐다. 빙그레는 1998년 한화에서 계열 분리된 기업으로, ‘한화 이글스’의 연고지가 대전이다. 1982∼2001년 광주에서 ‘해태 타이거즈(현 기아 타이거즈)’를 운영한 해태제과는 이 지역 점유율이 22.0%로 비교적 높은 편이었다. 해태그룹의 창업자인 박병규 회장이 광주 출신이라는 점까지 작용해 전북(23.3%) 전남(23.3%) 등 호남지역에서 안정적인 점유율을 보였다.○ 삼양식품 전남·광주서 점유율 20% 라면시장에서도 지역색이 드러났다. AC닐슨이 상반기 지역별 라면 매출을 분석한 결과 전체적으로 농심의 독주체제가 두드러지는 가운데 삼양식품이 전남과 광주 지역에서 각각 20.8%, 20.3%로 상대적으로 높은 점유율을 나타냈다. 전북도 18.7%로 비교적 높은 편이다. 신춘호 농심 회장의 고향이 울산으로 ‘농심=영남기업’이라는 이미지가 강해 전라와 광주에서 업계 2위 삼양식품이 반사이익을 보는 것으로 풀이된다. 삼양식품의 창업자 전중윤 명예회장은 강원 철원 출신이고 본사는 서울에 있다. 한편 농심이 AC닐슨에 의뢰해 1∼7월 지역별 라면 브랜드별 매출을 조사한 결과 유일하게 경남에서만 ‘안성탕면’이 ‘신라면’을 누르고 1위에 올랐다. 농심 측은 “전통적으로 콩을 이용한 음식문화가 발달한 경상도는 된장 양념을 선호한다”며 “따라서 쇠고기 육수에 된장과 간장으로 맛을 낸 안성탕면의 인기가 높은 것으로 보인다”고 풀이했다. 레저·관광시설이 밀집한 강원지역에선 ‘신라면 용기면’이 이례적으로 2위에 올랐다.강유현 기자 yhkang@donga.com 전성철 기자 dawn@donga.com }

“저는 회삿돈을 잠시 맡는 ‘청지기’일 뿐입니다. 딸에게 회사를 물려줄 생각은 애초에 없었습니다.”최근 재산의 90%를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밝힌 라정찬 알앤엘바이오 회장 겸 알앤엘 줄기세포기술원장(49·사진)은 5일 서울 관악구 낙성대동 사무실에서 기자와 만나 “황우석 사태와 부정적 언론보도 등 힘든 일을 겪으면서 ‘돈과 명예에 집착하지 말자’고 생각했다”며 “최고경영자(CEO)로서 자신을 기업의 주인이 아닌 관리인이라고 생각하면 공정한 행동을 하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4일 알앤엘바이오 및 계열사의 주식과 신주인수권부사채(BW) 등 전 재산의 90%를 10년 안에 베데스다생명재단, 예성의료법인, 한국기독교학술원, 중앙학원 등에 기부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가치로 1000억여 원 규모다.알앤엘바이오는 국내 성체줄기세포 분야 대표기업으로 꼽힌다. 2005년 정맥에 성체줄기세포를 주사하면 그 세포가 아픈 곳에 직접 작용하는 기술(호밍)을 개발했다. 2009년 말 노인의 줄기세포를 젊은 줄기세포로 만드는 ‘스템셀 디에이징 테크놀로지’를 개발해 작년 9월부터 미국 중국 일본 등에 수출하고 있다.이번 사회 환원 결정을 두고 가족들은 “올 것이 왔다”며 담담해했다고 한다. “2005년 알앤엘바이오가 코스피에 상장한 뒤 아내와 한마디 상의 없이 수원중앙침례교회와 서울대, 중앙학원과 극동방송에 주식을 10만 주씩 기부했습니다. 그때부터 아내는 이런 일이 올 줄 짐작하고 있었죠.” 현재 이화여대 생명공학과 1학년에 재학 중인 둘째 딸이 아버지와 같은 길을 걷겠다고 했지만 회사를 물려줄 생각은 없다. 라 회장은 “창업 세대들의 결단이 있어야만 부의 사회 환원이 촉진될 수 있다”고 잘라 말했다. 서울대 수의대를 졸업한 라 회장은 2000년 알앤엘바이오를 설립했고 2003년부터 본격적으로 성체줄기세포 연구를 시작했다. 그러다 2005년 말 ‘황우석 사태’가 터지면서 어려움을 겪었다. 황우석 박사가 연구한 것은 배아줄기세포로, 라 회장의 분야인 성체줄기세포와 차이가 있다. 라 회장은 “줄기세포에 대해 여전히 불신이 있지만 논문과 치료 결과로 효과를 입증해 나가고 있다”고 소개했다. 라 회장은 알앤엘바이오가 올해 하반기(6∼12월) 흑자 전환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그는 “성체줄기세포 보관은행 ‘바이오스타’에 세포를 보관하는 고객수가 1만7000명으로 늘어난 데다 자가성체줄기세포를 추출 배양 보관하는 기술을 수출한 것이 큰 영향을 미쳤다”며 “연골을 치료하는 ‘조인트 스템’ 등이 의약품 허가를 받아 국내에서 시술할 수 있게 되면 내년 매출이 1300억 원으로 늘어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해 매출은 531억 원.라 회장은 “2015년까지 30개국 이상에 연구센터를 만들고 세계에서 성체줄기세포로 난치병을 가장 많이 치료하는 회사가 되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고 강조했다.강유현 기자 yhkang@donga.com}

신세계그룹이 숙원사업이던 면세점에 뛰어들었다. 롯데와 신라가 양분하던 면세점 시장에 ‘유통 공룡’ 신세계가 뛰어들면서 면세점 ‘3강 시대’가 열릴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신세계그룹은 5일 계열사인 조선호텔이 파라다이스면세점과 이 회사의 지분 81%를 931억5000만 원에 인수하는 주식 양수 및 양도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신세계그룹은 “부산에 있는 신세계백화점 및 프리미엄 아웃렛과 연계해 부산을 아시아 최대 쇼핑 허브로 키우겠다”며 “파라다이스면세점 직원들의 노력을 감안해 100% 고용 승계하고, 면세점 이름도 당분간 유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파라다이스호텔 관계자는 “면세점 규모가 작아 고민이었는데 매각을 계기로 카지노와 호텔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며 “신세계가 처음 면세사업에 진출하기 때문에 협조할 것이 많고, 서로 ‘윈윈’하자는 취지에서 지분 19%는 갖고 있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파라다이스면세점은 매장 면적 6921m²로 부산지역 면세점 중에서 가장 크지만 매출은 1450억 원으로 롯데면세점 부산점의 2200억 원에 한참 못 미친다. 롯데면세점은 부산점과 김해공항점을 포함해 3600억 원의 매출을 올리며 부산에서 시장점유율 70%를 차지하고 있다. 2010년 파라다이스면세점을 인수하려다 손을 뗀 호텔신라는 부산에 진출하지 않았다. 신세계 관계자는 “롯데가 사실상 독점하던 부산 면세점 시장에 신세계가 뛰어들면서 건전한 경쟁이 시작될 것”이라며 “한류 열풍을 감안해 현재 6.8% 수준인 국산 브랜드 비중을 크게 확대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신세계는 ‘부산’을 강조하며 확대 해석을 경계하고 있으나 유통업계에서는 신세계가 이번 파라다이스면세점 인수를 시작으로 면세점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 것이라며 긴장하고 있다. 무엇보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면세점에 대한 의지가 강하기 때문이다. 정 부회장은 2005년 신세계 센텀시티 개발 계획을 발표할 때 단계적으로 면세사업에 진출하고 싶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2010년 루이뷔통모에에네시(LVMH)그룹의 베르나르 아르노 회장이 방한해 정 부회장을 면담했을 때 면세점사업 진출 여부에 업계의 관심이 쏠리기도 했다. 파라다이스면세점은 시장점유율 약 2.7%로 업계 7위에 머물러 있다. 면세점업계에선 신세계가 유통 파워를 활용해 부산 점포를 키우며 향후 인천공항 내 한국관광공사 면세점 입찰에 참여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한 면세점업계 관계자는 “신세계가 워커힐면세점에 인수 제의를 했다는 소문이 파다할 정도로 신세계에 면세점사업이 숙원사업으로 알려져 있다”며 “서울이나 공항 진출에 성공하면 기존의 양강 구도가 깨지고 3자 대결 구도가 형성될 것”이라고 말했다.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강유현 기자 yhkang@donga.com }

박정화 씨(28·여)는 인문계 고등학교를 나왔지만 요리의 매력에 빠져 배화여대 전통조리과에 들어갔다. 대학 졸업 뒤에는 식음료 제품을 개발해 보고 싶어 모 식품기업에 입사했지만 제품 개발은 4년제 대학을 나온 정규직원들의 몫이었다. 그는 3년 만에 회사를 그만두고 일본 어학연수를 마친 뒤 한 면세점에 판매사원으로 입사했다. 월급은 만족스러웠으나 불안정한 미래가 걱정됐다. 결국 ‘내 가게를 열자’고 생각했다. 친한 언니에게 5500만 원을 투자받는 등 창업자금 1억1000만 원을 마련해 지난달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도시락전문점을 열었다. 박 씨는 “프랜차이즈로 시작했지만 조리 경력을 살려 나만의 외식 브랜드를 만드는 게 꿈”이라고 말했다. 박 씨 같은 20대 자영업자가 크게 늘고 있다. LG경제연구원에 따르면 20대 자영업자는 2002∼2010년 연평균 1만7000명씩 감소하다가 작년 8월부터 증가세로 돌아섰다. 올해 들어 5월까지 20대 자영업자는 월평균 19만6000명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8.3%(1만5000명) 증가했다. 같은 기간 임금근로자는 359만6000명으로 0.1%(2000명) 줄었다. 20대 대졸 취업자 중 자영업자 비중은 2002년 6.3%에서 작년 3.9%까지 떨어졌다가 올 들어 5.6%로 높아졌다. 고가영 LG경제연구원 연구원은 “좋은 일자리를 찾으려 취업을 미뤘던 고학력 청년층이 창업을 선택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20대들은 외식 프랜차이즈나 편의점 등 자본금 1억 원 안팎의 소자본 창업에 몰리고 있다. 한국편의점협회에 따르면 전체 편의점 창업자 중 20대 비중은 2008년 13.9%에서 2009년 11.6%, 2010년 10.7%로 줄어들다 2011년 11.5%로 늘기 시작했다. 창업학원을 다니는 20대 비중도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 서울산업통상진흥원(SBA)에서 진행하는 서울시 창업스쿨 일반과정 수강생 중 20대는 첫해인 2006년 8.5%에서 매년 늘어나 올해는 29.2%에 이른다. 전문가들은 20대 자영업자를 보면 ‘곱게 자라온 자유분방한 세대’라는 특징이 묻어난다고 분석한다. 이들은 상대적으로 관리가 쉽고 매출이 안정적인 프랜차이즈를 선호한다. 또 창업자금은 은행에서 대출받기보다는 가족이나 지인에게 빌리거나 투자를 받는다. 동시에 유행에 민감하면서도 흔하지 않은 아이템을 찾는다. 그래서 테이크아웃 커피전문점과 떡볶이집, 닭강정전문점, 도시락전문점 등이 인기 있다. 강병오 중앙대 겸임교수는 “20대의 최대 장점은 참신한 아이디어와 체력이지만 사회 경험이 부족해 사업체를 꾸려나가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며 “창업 전에 아르바이트와 인턴을 해보거나 동업을 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강유현 기자 yhkang@donga.com 남윤서 기자 baron@donga.com }

“아코르그룹은 2014년 서울 충무로에 그룹 내 최저가 브랜드 ‘이비스 버짓’을 선보일 계획입니다.” 마이클 아이젠버그 아코르그룹 아시아태평양 회장 겸 최고운영책임자(COO·53·사진)는 4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비즈니스호텔 ‘이비스’의 성공을 바탕으로 새로운 시장을 열 기회가 왔다”며 “이비스 버짓 두세 곳과 ‘노보텔’, 이비스를 중심으로 2015년 한국 내 호텔을 11개에서 20개로 늘리겠다”고 강조했다. 이비스 버짓은 이비스보다 방 면적이 약 30% 좁고 레스토랑 등 부대시설과 서비스가 적은 대신에 값이 약 30% 싸다. 1967년 프랑스에서 시작한 아코르그룹은 인터콘티넨털호텔그룹과 메리엇인터내셔널에 이어 세계 3위 규모다. 작년 매출이 61억 유로(약 8조6620억 원)로, 92개국에서 4426개 호텔을 운영하고 있다. 1987년 국내 호텔그룹 앰배서더호텔그룹과 제휴로 국내에 진입해 노보텔, 이비스, ‘풀먼’, ‘머큐어’ 등 4개 브랜드를 운영 중이다. 아이젠버그 회장은 “한국은 홍콩과 함께 세계에서 호텔 매출이 가장 많이 성장하는 시장으로, 작년 한국에서 아코르 매출이 10% 이상 늘었다”면서도 “그룹 내 ‘소피텔’ 같은 최고급 브랜드를 들여오기엔 아직 시장이 좁다”고 진단했다. 그는 또 “고급 호텔은 가격 대신에 혁신적인 프로모션과 음식 등으로 승부하고 이비스와 같이 객실 영업에 집중하는 중저가 호텔도 늘려나간다”는 이중 전략을 제시했다. 최근 중국인 관광객이 급증하면서 호텔들이 우후죽순으로 생기는 현상에 대해선 “다양한 콘셉트와 서비스, 인력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경쟁력을 갖추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날 아코르그룹과 앰배서더호텔그룹은 서울 중구 장충동 그랜드앰배서더 서울에서 제휴 25주년을 기념해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아코르그룹이 특정 국가에서 현지 기업 1곳과만 협력하는 경우는 한국이 유일하다. 2006년 두 그룹이 만든 합작법인 아코르앰배서더코리아는 내년 이비스앰배서더 인사동, 2014년 노보텔앰배서더 수원, 2015년 이비스앰배서더 오창, 2016년 노보텔앰배서더 성북 등을 열 계획이다.강유현 기자 yhkang@donga.com}

“남자가 여자를 위에 태워 탑을 쌓으면 어떨까?” “위에 올라탄 사람들이 손을 맞잡아서 지붕을 표현하면 될 것 같아. 해보자!” 9명으로 구성된 연보라팀은 ‘숭례문’을 표현하라는 지령을 받은 지 2분여 만에 서로의 몸을 의지해 탑을 만들었고 가운데 엎드린 팀원은 네모난 천을 들어 대문을 표시했다. 3일 서울 여의도공원에서 벌어진 미국 호텔회사 힐튼호텔의 최고급 호텔 체인 콘래드서울의 채용 현장이다. 11월 12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서울국제금융센터(IFC서울)에 개장하는 이 호텔은 3, 4일 이틀간 이색 채용을 실시했다. 팀원들이 5분 안에 주어진 단어를 몸으로 표현하는 인간 블록 만들기, 15분 동안 몸짓으로 주제어를 전달해 10개의 단어를 맞히는 스피드 퀴즈, 1분간 즉석연설하기 등 1시간 30분 동안 게임을 해 직원을 선발하는 것이다. 게임을 통한 채용은 국내 호텔뿐 아니라 힐튼호텔에서도 처음이다. 남다른 방법으로 인재를 가려내려는 시도다. 3일 오전에 전형을 치른 240명은 16개 팀으로 나뉘어 게임을 시작했다. 운동화나 머리띠, 물병 등을 이용해 콘래드를 상징하는 보라색을 몸에 지니고 온 이들은 가산점을 받았다. 스피드 퀴즈에서 ‘사과’가 문제로 나오자 한 지원자는 백설공주가 사과를 먹고 쓰러지는 장면을 연출해 정답을 이끌어냈다. 1분 즉석연설에서 최수련 씨(26·여)는 소향의 노래 ‘속삭임’을 개사해 만든 콘래드 광고음악과 춤을 선보였다. 등판에 자신의 이름표를 달고 온 박연준 씨(25)는 “활발한 성격을 강조할 수 있었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평가관 48명은 3명씩 짝을 지어 돌아다니며 리더십, 소통능력, 적극성, 제2언어 구사능력 등을 평가했다. 이번 전형으로 980명의 지원자 중에서 500명이 걸러진다. 이 중 최종 면접을 통과한 200명이 콘래드서울의 정식 직원이 된다. 닐스 아르네 슈로더 콘래드서울 총지배인은 “기술은 가르칠 수 있지만 열정은 가르칠 수 없다”며 “학력보단 열정이 뛰어나고 면접보다는 실전에 강한 인재를 찾기 위해 이 전형을 기획했다”고 설명했다.강유현 기자 yhkang@donga.com}
■ 추석 귀성객에 ‘로디우스 유로’ 시승차 제공쌍용자동차는 추석을 맞아 고향을 찾는 귀성객들에게 28일부터 다음 달 4일까지 11인승 승합차 ‘로디우스 유로’ 시승차와 주유권을 제공하는 행사를 연다. 시승을 원하는 사람은 15일까지 쌍용차 공식 페이스북(www.facebook.com/ssangyongstory)에 귀향 사연을 적어 응모하면 된다. 11인승 이상 차량 운전에 필요한 ‘1종 보통’ 면허 이상 소지자에 한한다. 쌍용차는 심사를 통해 19일 당첨자를 발표한다. ■ SK하이닉스, 품질분임조 경진대회 종합 1위SK하이닉스는 지난달 31일 울산에서 폐막한 한국표준협회 주최 제38회 전국 품질분임조 경진대회에서 금상 10개, 은상 5개, 동상 5개를 받아 3년 연속 대기업 부문 종합 순위 1위에 올랐다고 2일 밝혔다. SK하이닉스는 반도체설비 효율 향상 등의 분야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표준협회에 따르면 품질분임조는 전국 8785개 사업장에서 5만3407개 팀이 운영되고 있다. ■ CU, 편의점 최초 전용 멤버십 카드 출시CU(옛 훼미리마트)가 1일 편의점 업계 최초로 전용 멤버십 ‘CU멤버십’을 선보였다. 제품 구매금액의 1∼3%를 적립해주고, 회원의 생일엔 500포인트를 추가로 준다. 론칭 기념으로 연말까지는 모든 고객에게 구매금액의 3%를 적립해준다. 매장에서 멤버십 카드를 받아 CU 홈페이지(bgfcu.com)에서 등록하면 된다. ■ 매드포갈릭 ‘팜 투 테이블’ 2종 선보여매드포갈릭이 3일부터 친환경 농법으로 재배한 채소 10여 종을 쓰는 ‘팜 투 테이블’ 메뉴 2종을 압구정점 여의도점 등 15개 매장에서 선보인다. ‘바냐 카우더’(1만6800원·이하 부가가치세 별도)는 앤초비 소스에 채소를 찍어 먹는 이탈리아식 퐁듀로 강원 평창군에서 수확한 미니 로메인과 경북 봉화산 베이비캐럿 등 10종 이상의 채소를 사용한다. ‘프리토 베지탈레’(1만9800원)는 호박꽃, 그린빈스, 가지 등 다양한 채소를 이탈리아식으로 튀겨낸 음식이다. ■ GS25, F1코리아 그랑프리 티켓 판매GS25는 10월 12∼14일 전남 영암군에서 열리는 국제 자동차 경주대회 ‘2012 F1 코리아 그랑프리’ 티켓을 30일까지 판매한다. GS25가 판매하는 티켓은 A등급인 그랜드스탠드 G석 토요일권과 일요일권으로, 매장 내 현금지급기를 이용해 예매할 수 있다. 원래 가격에서 10%가 할인돼 토요일권은 7만2000원, 일요일권은 10만8000원이다. ■ 삼성전자, 갤럭시 런던올림픽 이벤트 실시삼성전자는 런던 올림픽 국가대표 선수들의 선전을 기념해 20일까지 ‘골드 빅 찬스-대한민국을 빛낸 당신을 삼성 갤럭시가 응원합니다’ 이벤트를 실시한다. 갤럭시S3(LTE), 갤럭시노트(32GB), 갤럭시노트10.1(16GB)을 산 뒤 웹사이트(www.howtolivesmart.com) 이벤트에 참여한 소비자들을 추첨해 유명 아티스트가 갤럭시노트로 그린 작품, 갤럭시노트 정품 플립커버, S펜 겸용 블루투스 헤드셋 등을 증정한다.}

미국에서 한 시대의 패션을 풍미했던 재클린 케네디 오나시스(1929∼1994)와 구찌의 인연은 특별했다. 1950, 60년대 그가 공식석상이나 개인적인 자리에 자주 들고 나타났던 구찌 호보백은 그의 애칭인 ‘재키’를 딴 ‘재키 백’으로 이름 붙어 지금까지 출시될 정도다. 이 중 일부는 그의 결혼 전 성(姓)인 ‘부비에’를 따 ‘부비에 백’으로 불리기도 한다. 한때 기자로 활동했던 재클린은 존 F 케네디 전 미국 대통령이 상원의원이던 1953년 그와 결혼했다. 1960년 케네디가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31세에 미국 최연소 대통령 부인이 됐다. 1968년엔 그리스 부호 아리스토틀 오나시스와 재혼했다. 2006년 부비에 백을 마지막으로 자취를 감췄던 재키 백은 2009년 프리다 지아니니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의 지휘 아래 ‘뉴 재키 백’이란 이름으로 재출시됐다. 가방 아랫부분을 둥글게 마감한 양쪽 모서리와 한 줄짜리 어깨 끈, 어깨에 멨을 때 삼각형을 이루는 전체 모양, 가운데 부분을 고리로 걸어 잠그도록 한 장식 등은 기존 재키 백의 모습을 본떴다. 2010년에는 가방 전면에 금속 장식이 붙어있어 미래적인 느낌을 더한 소가죽 제품, 호피무늬가 새겨진 송치 소재의 뉴 재키 백 등 실험적인 디자인의 제품을 내놓았다. 작년에는 타조 가죽, 물뱀 가죽, 악어가죽 등 고급 소재를 사용한 제품들이 주로 출시됐다. 올해는 물이 빠진 데님 소재를 사용해 캐주얼한 느낌을 살린 디자인과 소가죽을 탐포나토(천을 이용해 컬러를 수차례 흡수시켜 수채화를 그린 듯한 효과를 주는 가죽 염색 방식) 기법으로 염색한 디자인의 제품 등을 출시했다. 구찌 관계자는 “구찌의 아이콘인 뉴 재키 백을 수작업으로 제작하는 데 걸리는 시간은 최소 7시간에서 길게는 13시간 이상”이라며 “구찌의 오랜 전통과 명성, 이탈리아 장인의 기술, 독창적이면서도 고급스럽고 트렌디한 디자인을 모두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또 “현재 재클린이 애용했던 디자인의 오리지날 재키백과 현대적 버전의 뉴 재키백을 모두 선보이고 있다”고 덧붙였다.강유현 기자 yhkang@donga.com}

한중 수교 20주년을 맞은 24일 오전 6시 20분. 제주 제주시 제주외항에 13만7000t 규모의 흰색 크루즈선이 정박했다. 미국 로열캐리비언크루즈가 운영하는 호화 여객선인 ‘보이저’호였다. 승객 3437명을 태운 이 크루즈선은 23일 일본 나가사키(長崎)를 출발해 중국 상하이(上海)로 돌아가는 길에 제주를 찾았다. 오후 1시까지 성산일출봉과 용두암, 기념품점, 면세점 등을 둘러보는 일정이다. 단연 중국인이 많았다. 전체 승객 중 77.9%인 2676명이 중국인이었다. 이들을 맞이하려고 관광버스 80대와 가이드 80명이 오전 6시부터 제주항에서 장사진을 이뤘다. 염성만 제주해양관리단 부장은 “올해 모두 80여 대의 크루즈선이 제주도를 찾을 것으로 전망된다”며 “보이저호가 6월 제주에 처음 취항하는 등 쏟아지는 중국인 덕에 제주가 활기를 띠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 푸젠(福建) 성에서 가족과 함께 온 사업가 장싼전(張三眞·50) 씨는 “서울과 부산에 여러 번 여행을 가서 한국에 친구도 많다”며 “한국과 중국은 이제 친구 같은 나라가 됐다”고 말했다. 그는 “제주는 비자가 필요 없어 입국하기 편하다”라고 덧붙였다. 제주도는 2006년부터 중국인에게 무비자 입국을 허용했다. 5월부터는 한국의 어떤 항구라도 크루즈선을 타고 입국해 3일 이하로 체류하는 중국인은 비자를 받을 필요가 없어졌다. 이날 오전 9시 30분 성산일출봉에는 비가 쏟아지는 궂은 날씨에도 중국인 700여 명이 찾았다. 성산일출봉은 중국인들이 선호하는 제주 관광지다. 쓰촨(四川) 성에서 온 저우난(周楠·42·여) 씨는 “쓰촨 성에선 바다를 보는 게 어려운데 제주 바다는 정말 예쁘고 성산일출봉에 걸려 있는 구름도 장관”이라며 “머무는 시간이 너무 짧아 아쉽다”고 말했다. 기념품 매장도 관광객들로 북적였다. 리샤오펑(李曉鋒·50) 씨는 고려인삼 6000위안(약 107만 원)어치와 김, 인형 등을 샀다. 그는 “일본은 자주 놀러갔고 한국은 처음인데 제주도가 일본과 맞먹는 관광지인 것 같다”며 “한국의 다른 곳도 둘러보고 싶다”고 했다. 기념품 매장 관계자는 “작년 4월 개점했는데 첫해 40억 원의 매출을 올렸고 올해는 100억 원을 넘을 것 같다”고 전망했다. 크루즈선이 떠난 뒤에도 제주시 연동 신라면세점은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로 붐볐다. 다른 중국인 단체관광객들이 제주도를 찾은 것. 이들은 설화수, 라네즈, 미샤 등 한국산 화장품에 큰 관심을 보였다. 설화수 직원은 “중국인들은 한류 드라마에 나온 한국 여배우들의 피부에 감탄해 한국 화장품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고 전했다. 상반기(1∼6월) 신라면세점 매출에서 중국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51%로 처음으로 절반을 넘어섰다. 이상진 신라면세점 제주점장은 “중국 현지 마케팅을 강화하고 중국인들에게 인기 있는 국산 기념품을 올해 19종 추가했다”고 말했다. 중국인들의 경제력이 높아지면서 우리나라를 찾는 중국인이 증가하고 있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작년 중국인 관광객 222만 명이 한국을 방문했으며 올해는 300만 명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제주를 찾은 중국인 관광객은 올해 들어 7월까지 56만5029명으로 작년 전체 중국인 관광객 57만247명에 육박했다. 제주는 관광과 쇼핑을 한곳에서 해결할 수 있는 데다 중국 상하이에서 비행기로 1시간밖에 걸리지 않는 가까운 거리가 강점이라는 분석이 나온다.제주=강유현 기자 yhkang@donga.com}

아모레퍼시픽이 중국에 처음 진출한 시기는 1993년이다. 중국의 시장 개방이 가속화되기 전이다. 아모레퍼시픽은 당시 선양(瀋陽)에 현지법인을 설립해 선양과 창춘(長春), 하얼빈(哈爾濱) 등 동북 3성의 백화점, 전문점 등에 ‘마몽드’와 ‘아모레’ 제품을 공급했다. 마몽드와 아모레의 시장 안착에 이어 아모레퍼시픽은 ‘라네즈’의 아시아 진출을 추진했다. 3년간 사전 조사와 3500명 현지 소비자조사를 통해 고급 마케팅 전략을 수립했다. 현재 아모레퍼시픽은 홍콩에 20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매장당 월평균 매출이 1억 원을 넘는다. 2002년 9월 아모레퍼시픽은 중국 상하이(上海)에 현지법인을 설립하고 라네즈 브랜드로 중국 시장을 본격적으로 공략하기 시작했다. 상하이 유명 백화점인 팍슨백화점, 태평양백화점을 비롯해 현재 주요 80여 개 도시, 약 235개 백화점에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중국 내 마몽드 브랜드를 확대하는 데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재 중국에서 마몽드 제품은 193개 도시의 730여 개 백화점 및 2370여 개 전문점에서 판매된다. 올해 매장을 더 확대하고 중국 전용상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아모레퍼시픽의 한방 화장품 브랜드 ‘설화수’는 지난해 3월 중국 베이징(北京) 팍슨백화점에 1호점을 열었다. 2004년 홍콩, 2010년 미국 뉴욕에 이어 세 번째 해외 진출이었다. 설화수는 작년 4월 베이징 유명 쇼핑몰 신광톈디에 2호점, 상하이 팍슨백화점에 3호점을 여는 등 현재까지 중국 5개 도시에 8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홍콩에서 설화수는 최고급 매장 6개와 함께 ‘설화수 스파’도 열 정도로 중화권 소비자들에게 명품 한방 화장품으로 인식되고 있다”며 “매년 매출이 40%씩 증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밖에 아모레퍼시픽의 자연주의 화장품 브랜드 ‘이니스프리’는 4월 중국 상하이 난징시루(南京西路)에 플래그십 스토어를 열었다. 아모레퍼시픽은 중국 상하이에 아시아 뷰티 생산연구기지를 신축할 계획이다. 세계적 수준의 친환경 생산, 연구, 물류 시스템 등을 구축해 중국 내에서 지속가능 경영의 기반을 마련하고 ‘2020 글로벌 톱7’의 비전을 달성할 계획이다. 2014년 3월 완공이 목표다. 규모가 대지면적이 9만2788m², 건축면적이 4만1001m²에 달해 연간 7500t 분량, 화장품 1억 개를 생산할 수 있다. 또 지속가능경영 철학을 기반으로 한 이 생산연구기지에 태양광발전, 수축열 시스템, 고효율 설비 도입 등 선진화된 친환경 시스템을 적용할 계획이다. 이를 기반으로 국제환경규격인 ISO14000 인증도 추진할 예정이다.강유현 기자 yhkang@donga.com}

‘문화와 사색, 대화와 여유.’ 커피를 생각하면 함께 떠오르는 단어들이다. 이 때문일까. 1970, 1980년대 초반 커피 모델은 주로 40대 이상의 명사들이 차지했다. 성악가 윤치호 씨, 시인 조병하 씨, 도예가 이강세 씨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소비자들에게 ‘커피는 고급문화’라는 이미지도 함께 전달했다. 실제로 당시 커피믹스 가격은 한 봉지에 90∼100원으로 비싼 편이었다. 현재 커피믹스가 한 봉지에 130원 정도라는 점을 감안하면 당시 커피믹스는 고급 기호품이었다. 그러나 1980년대에 접어들면서 연예인이 커피 모델로 등장했다. 커피는 중장년층과 상류층의 전유물이라는 인식을 벗고 젊은층으로 저변을 확대하기 위해서였다. 당시는 국민소득이 급격히 상승하면서 커피 매출이 본격적으로 증가했던 시기이기도 했다. 연예인 커피 모델의 대표적인 인물은 1983년부터 28년째 동서식품의 모델로 활동하는 안성기다. 30대 초반의 안성기는 당대를 대표하는 배우였다. 1981년 임권택 감독의 영화 ‘만다라’에 참여해 백상예술상에서 남자 연기상을 수상했고 이후 ‘적도의 꽃’, ‘고래사냥’, ‘기쁜 우리 젊은 날’ 등에서 최고의 배우로 거듭났다. 동서식품이 커피는 나이 많은 사람들의 전유물이라는 인식을 벗고 저변을 젊은층으로 확대해 대중화하기 위해 젊은 이미지를 대표하는 안성기를 모델로 기용한 것. 안성기는 1983년 동서식품의 인스턴트커피 브랜드 ‘그래뉼’의 모델을 시작으로 맥스웰 캔커피, 맥심, 프리마 등 동서식품 전 브랜드의 모델을 도맡았다. 당시 프리마 광고에서 ‘아내는 여자보다 아름답다, 커피엔 언제나 프리마’라는 문구와 ‘향이 좋은 커피, 맥심’이라는 문구는 소비자들에게 큰 반향을 일으켰다. 사실 연예인들에게 커피 모델은 누구나 한 번쯤은 해보고 싶은 역할이다. 낭만적이고 고급스러워 보여 이미지를 가꾸기에 좋기 때문이다. 그러나 누구나 할 수 있는 역할은 아니다. 제일기획 측은 “커피 광고의 타깃은 주로 30, 40대 여성”이라며 “커피 모델은 당대 톱스타여야 한다는 것은 기본 조건이고 여성들이 선호하는 인물이어야 하고, 여성들이 같이 커피를 마시고 싶다고 느끼는 사람이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앞서 커피 모델로 한석규, 이정재, 장동건, 심은하, 고현정, 이미숙, 고소영 등이 활동했다. 현재 동서식품은 인스턴트 원두커피 ‘카누’의 광고 모델로 배우 공유를, 무지방 우유를 넣은 커피믹스 ‘맥심 화이트골드’의 모델로 피겨선수 김연아를 기용하고 있다. 공유는 2007년 방영된 드라마 ‘커피프린스 1호점’에서 남자 주인공인 최한결 역할을 맡아 로맨틱한 바리스타와 어울리는 이미지를 얻었다. 김연아는 커피 모델을 하기에 앞서 우유 모델을 오랫동안 해왔고 피겨선수라는 특성상 ‘순백’, ‘순수’, ‘흰색’ 등의 이미지를 갖고 있다. 무지방 우유라는 제품의 재료와 잘 어울린다는 게 동서식품 측 설명이다. 또 평창 겨울올림픽을 유치하기 위한 대외활동을 통해 대중에게 성숙하고 야무진 이미지를 보여줘 성숙한 매력을 강조하는 커피 광고와도 잘 어울리게 됐다. 동서식품의 티오피(T.O.P) 모델은 원빈이다. T.O.P는 캔커피와 같이 구입하자마자 바로 마실 수 있는 RTD(ready to drink) 커피로 주로 편의점에서 팔린다. 일반 커피믹스와 달리 10, 20대 젊은층이 주 고객이다. 이에 동서식품은 여성을 중심으로 젊은층에게 인기가 많은 원빈을 모델로 기용했다. 광고 내용도 ‘사랑’이라는 주제를 활용해 한 편의 드라마처럼 만들었다. 한편 동서식품은 4월 ‘커피다운 커피 이야기’를 주제로 이색적인 광고를 선보이기도 했다. 하정우, 공형진, 정보석, 염정아, 고아라 등 국내 톱 배우들이 출연해 이들이 일상에서 커피를 즐기는 모습을 보여주는 내용이었다. 동서식품 측은 “커피믹스는 모든 연령층이 즐기는 제품으로, 이제 커피는 단순히 기호품이 아니라 ‘생활 속에서 느끼는 기쁨’으로 의미가 더욱 커지고 있다는 것을 표현하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모두 중앙대 연극학과를 졸업했거나 재학 중이다. 광고로 받은 모델료를 모교에 발전기금으로 기부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강유현 기자 yhkang@donga.com}

‘선거, 불황, 맛집.’ 호텔 레스토랑들이 삼중고를 겪고 있다. 불황으로 주요 고객이던 중상층마저 지갑을 닫고 있다. 인터넷과 입소문을 타고 각종 맛집이 뜨면서 가격 대비 만족도가 떨어지는 호텔 레스토랑들이 외면받고 있다. 호텔 레스토랑의 단골 고객이던 정치인들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서민’과 ‘상생’을 앞세우는 분위기 때문에 발길을 끊고 있다. 21일 서울시내 특1급 호텔 11곳의 1∼7월 레스토랑 매출을 조사한 결과 절반이 넘는 6개 호텔 레스토랑의 매출이 작년 같은 기간과 비교할 때 그대로이거나 오히려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A호텔은 레스토랑 매출이 15%, B호텔은 8% 쪼그라들었다. C호텔은 올해 처음으로 매출이 감소세(―2%)로 돌아섰다. 매출이 늘어난 호텔도 사정이 안 좋긴 마찬가지다. G호텔은 레스토랑 매출이 0.8% 늘긴 했지만 통상 5%씩 오르던 것에 비하면 부진하다. I호텔 관계자는 “올 초 레스토랑에서 판매한 설 선물이 많이 나간 게 그나마 도움이 돼 매출이 3.5% 증가했다”고 전했다. 통상 호텔 전체 매출에서 레스토랑이 차지하는 비중은 25∼30%이다. 호텔은 전체 비용에서 인건비가 30∼40%를 차지하는데 레스토랑은 인건비에 식재료비가 더 들어가 수익을 내기 쉽지 않다. 한 호텔 관계자는 “물가도 오르는데 불황과 대선 정국이 연말까지 이어지면 레스토랑 사정이 나아지긴 힘들 것”이라고 전했다.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호텔 레스토랑들은 직장인 회식 모임과 최고급 고객 잡기에 나섰다. 일단 고객 수를 늘려야 한다는 판단 때문이다. 그랜드앰배서더서울의 뷔페 ‘더킹스’는 10월 말까지 수요일과 목요일에 방문하는 10명 이상 단체 고객에게 사람 수에 따라 10∼30% 할인해준다. 그랜드인터컨티넨탈서울파르나스와 인터컨티넨탈서울코엑스는 다음 달 말까지 30명 이상의 연회장 이용 고객이 1인당 3만 원짜리 메뉴를 시키거나 40명 이상 단체 고객이 6만 원 이상인 뷔페 메뉴를 선택할 때 1인당 7000원만 추가하면 맥주를 무제한으로 준다. 웨스틴조선호텔의 양식당 ‘나인스 게이트 그릴’은 6월부터 ‘셰프 룸’을 운영하기 시작했다. 지영섭 셰프가 고객과 일대일 상담을 통해 맞춤 메뉴를 구성해주고 요리 설명부터 서빙까지 모든 서비스를 직접 해준다. 호텔 관계자는 “가격이 1인당 20만∼30만 원(세금·봉사료 별도)이지만 나만의 서비스를 원하는 고급 고객을 중심으로 인기가 있다”고 말했다.강유현 기자 yhk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