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 대신 창업으로!” 용감한 20대 사장님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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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9월 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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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자영업자 작년보다 8.3% 늘어
서울시 창업스쿨도 30%가 20대

박정화 씨(28·여)는 인문계 고등학교를 나왔지만 요리의 매력에 빠져 배화여대 전통조리과에 들어갔다. 대학 졸업 뒤에는 식음료 제품을 개발해 보고 싶어 모 식품기업에 입사했지만 제품 개발은 4년제 대학을 나온 정규직원들의 몫이었다. 그는 3년 만에 회사를 그만두고 일본 어학연수를 마친 뒤 한 면세점에 판매사원으로 입사했다. 월급은 만족스러웠으나 불안정한 미래가 걱정됐다. 결국 ‘내 가게를 열자’고 생각했다.

친한 언니에게 5500만 원을 투자받는 등 창업자금 1억1000만 원을 마련해 지난달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도시락전문점을 열었다. 박 씨는 “프랜차이즈로 시작했지만 조리 경력을 살려 나만의 외식 브랜드를 만드는 게 꿈”이라고 말했다.

박 씨 같은 20대 자영업자가 크게 늘고 있다. LG경제연구원에 따르면 20대 자영업자는 2002∼2010년 연평균 1만7000명씩 감소하다가 작년 8월부터 증가세로 돌아섰다. 올해 들어 5월까지 20대 자영업자는 월평균 19만6000명으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8.3%(1만5000명) 증가했다. 같은 기간 임금근로자는 359만6000명으로 0.1%(2000명) 줄었다. 20대 대졸 취업자 중 자영업자 비중은 2002년 6.3%에서 작년 3.9%까지 떨어졌다가 올 들어 5.6%로 높아졌다.

고가영 LG경제연구원 연구원은 “좋은 일자리를 찾으려 취업을 미뤘던 고학력 청년층이 창업을 선택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20대들은 외식 프랜차이즈나 편의점 등 자본금 1억 원 안팎의 소자본 창업에 몰리고 있다. 한국편의점협회에 따르면 전체 편의점 창업자 중 20대 비중은 2008년 13.9%에서 2009년 11.6%, 2010년 10.7%로 줄어들다 2011년 11.5%로 늘기 시작했다. 창업학원을 다니는 20대 비중도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다. 서울산업통상진흥원(SBA)에서 진행하는 서울시 창업스쿨 일반과정 수강생 중 20대는 첫해인 2006년 8.5%에서 매년 늘어나 올해는 29.2%에 이른다. 전문가들은 20대 자영업자를 보면 ‘곱게 자라온 자유분방한 세대’라는 특징이 묻어난다고 분석한다. 이들은 상대적으로 관리가 쉽고 매출이 안정적인 프랜차이즈를 선호한다. 또 창업자금은 은행에서 대출받기보다는 가족이나 지인에게 빌리거나 투자를 받는다. 동시에 유행에 민감하면서도 흔하지 않은 아이템을 찾는다. 그래서 테이크아웃 커피전문점과 떡볶이집, 닭강정전문점, 도시락전문점 등이 인기 있다.

강병오 중앙대 겸임교수는 “20대의 최대 장점은 참신한 아이디어와 체력이지만 사회 경험이 부족해 사업체를 꾸려나가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며 “창업 전에 아르바이트와 인턴을 해보거나 동업을 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강유현 기자 yhkang@donga.com  
남윤서 기자 baron@donga.com  
#취업#창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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