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예약판매 껑충… ‘저가 선물세트의 힘’

  • 동아일보
  • 입력 2012년 9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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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당 구매금액은 줄어

불황에도 불구하고 유통업체의 추석(9월 30일)선물 예약판매 실적이 작년보다 크게 늘었다. 예약판매는 협력사에 선물을 보내려는 기업 고객이 많다. 이 때문에 예약판매 실적은 전체 추석선물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3%밖에 안 되지만 경기를 가늠하는 선행지표처럼 인식돼 왔다. 올해는 경기는 나쁘지만 추석이 늦어지면서 예약판매가 늘었다는 분석이 있다.

롯데백화점은 8월 24일∼9월 10일 예약판매 매출이 작년 예약판매 기간과 비교해 396% 늘었다. 지난달 31일부터 10일까지 상품권 매출도 1년 전보다 49% 증가했다. 현대백화점의 8월 24일∼9월 6일 선물세트 매출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27% 늘었다. 신세계백화점에서 8월 31일∼9월 9일 예약세트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42% 늘었다.

대형마트도 마찬가지다. 이마트에서 8월 27일∼9월 10일 예약판매 실적은 작년보다 245.1% 증가했다. 특히 한우가격이 하락세를 보이자 축산 매출이 724.3% 급등했다. 롯데마트에서는 8월 23일∼9월 10일 예약세트 매출이 107.4% 늘었다.

불황에도 매출이 늘어난 이유는 올해 추석이 작년보다 18일 늦어진 영향이 크다. 작년엔 아직 휴가철이던 8월 중순에 예약판매가 시작돼 반응이 미지근했던 반면 올해는 추석이 늦어지면서 선물 준비 시점도 휴가를 다녀온 이후로 미뤄졌다.

유통업체들이 최근 매출 부진을 만회하고자 품목을 늘리고 상품권 및 덤 증정, 할인행사 등을 확대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태풍 볼라벤의 영향으로 과일값 상승을 우려해 미리 과일을 장만하려는 심리적 효과도 있었다.

매출은 늘었지만 중저가 선물세트에 수요가 몰렸다. 롯데백화점에서 정육 매출은 145% 늘어난 반면 상대적으로 가격이 저렴한 견과류는 매출이 1300%, 멸치는 1660% 급등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객단가(1인당 구매금액)가 20만∼25만 원에서 15만 원 선으로 30%가량 줄었다”고 전했다. 이마트 측은 “저가 선물세트의 기준이 되는 3만 원 이하 제품 구매 고객이 전체의 58.7%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강유현 기자 yhkang@donga.com
#추석예약판매#선물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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