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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지구에서 가장 빠른 사나이였다.자메이카의 '번개' 우사인 볼트(25)가 3일 대구 스타디움에서 열린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남자 200m 결선에서 19초40의 올시즌 최고기록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은 물론 2009년 베를린 세계선수권 200m 우승자인 볼트는 이날 우승으로 명실상부한 단거리 절대 강자로 우뚝 섰다. 2위는 미국의 월터 딕스(19초70), 3위는 '백인 볼트'로 불리는 크리스토프 르메트르(19초80·프랑스)가 차지했다.볼트는 국내 팬들을 울고 웃기게 했다. 볼트는 28일 남자 100m 결선에서 부정 출발로 실격을 당해 잔뜩 기대하고 있던 한국 팬들을 크게 실망시켰다. 볼트는 "믿을 수 없다"며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그 다음날인 29일 오후부터 다시 훈련을 시작한 볼트는 200m와 400m 계주 연습에 집중해 왔다. 2일 200m 예선과 준결선에서 볼트는 자신의 이름값을 톡톡히 했다. 예선 2조에서 0.314초로 함께 뛴 7명의 선수 중 가장 늦은 출발 반응 속도를 보였다. 하지만 두 번이나 고개를 돌려 옆 선수를 보고 결승선을 20m 남기고 속도까지 줄이면서도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준결선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전체 21명의 선수 중 두 번째로 느린 출발 반응 속도(0.207초)를 기록했지만 중반부터 아예 속도를 늦추는 여유를 부리고도 20초31로 조 1위를 기록했다. 볼트는 르메트르(20초17)에 이어 전체 2위로 결선에 진출했다. 볼트는 200m의 역사를 써왔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19초30를 기록하며 마이클 존슨(미국)이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에서 세운 세계기록 19초32를 12년 만에 깼다. 그 뒤 2009년 베를린 세계선수권에서 19초19를 기록하며 자신의 기록을 다시 경신했다.이날 결선을 앞두고 볼트는 여유로운 모습 그대로였다. 특유의 재미있는 동작을 보이며 관중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자신의 옷을 받아주는 자원봉사자에게 승리를 자신하며 주먹을 맞대기도 했다. 볼트는 자신을 향해 카메라가 비추자 번개 세리머니와 손가락으로 승리를 뜻하는 V자를 만들어 보이기도 했다. 3번 레인에 들어선 볼트는 출발 총성이 울리자 8명의 선수들 중 가장 느린 0.193초의 출발 반응 속도를 보였지만 중반부터 치고 나가 결국 가장 먼저 결승선을 끊었다. 볼트는 결승선 통과 뒤에도 자메이카 국기를 들고 경기장을 돌고 카메라 기자들의 추격을 뿌리치는 듯한 동작을 취하며 관중들의 박수를 받았다.대구=김동욱기자 creating@donga.com}
케냐의 아스벨 키프롭(22)이 3일 대구 스타디움에서 열린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남자 1500m 결선에서 3분35초69로 우승을 차지했다.이날 경기는 애초부터 케냐의 집안싸움이라고 불렸다. 키프롭과 실라스 키플라갓(22) 두 명의 케냐의 건각이 강력한 우승 후보였기 때문이다. 키프롭은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남자 1500m 금메달리스트다. 지난해 아프리카챔피언십대회 남자 1500m에서 1위(3분36초19)에 올랐다. 국제육상경기연맹(IAAF)이 주관하는 다이아몬드리그에 5차례에 출전해 4차례나 우승하는 등 최근 상승세를 타왔다. 3분29초27의 개인 최고기록을 갖고 있는 키플라갓도 올해 모나코에서 열린 대회에서 3분30초47로 올 시즌 세계 1위의 기록을 갖고 있다.경기 초반부터 두 선수의 경합은 치열했다. 결승선을 200m를 앞두고도 두 선수는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면서 우승에 대한 양보 없는 접전을 벌였다. 하지만 1300m에서부터 키프롭이 치고 나가기 시작했다. 키플라갓이 혼신의 힘을 다해 따라잡으려 했지만 이미 키프롭은 결승선을 통과한 뒤였다. 키플라갓은 3분35초92로 2위를 차지했고 3위는 미국의 매튜 샌트로위츠(3분35초92)가 올랐다.대구=김동욱기자 creating@donga.com}

지구에서 가장 빠른 사나이 우사인 볼트(25·자메이카)가 2일 대구스타디움에 나타났다. 관중의 함성만으로도 그의 등장을 알 수 있었다. 남자 200m 준결선 2조에 속한 그가 트랙에 나타나자 관중석은 술렁거렸다. 자신을 향한 함성인 것을 확인한 그는 두 팔을 머리 위로 올려 박수를 유도했다. 관중은 더 큰 박수와 함성으로 화답했다. 볼트는 실격으로 인한 충격은 전혀 없어 보였다. 오히려 한층 더 여유로워 보였다. 그는 지난달 28일 남자 100m 결선에서 부정 출발로 실격을 당한 뒤 다음 날 오후까지 두문불출했다. 그러나 29일 오후 훈련에선 언제 그랬냐는 듯 다시 환한 웃음을 되찾고 훈련에 집중해 왔다. 볼트는 2일 오전에 열린 예선에서도 화려한 쇼맨십을 보이며 건재를 알렸다. 0.314초로 함께 뛴 7명의 선수 중 가장 늦은 출발 반응 속도를 보였다. 하지만 두 번이나 고개를 돌려 옆 선수를 보고 결승선을 20m 남기고 속도까지 줄이면서도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준결선에서도 마찬가지였다. 카메라가 자신을 비추자 춤 동작을 보여주다 양쪽 검지를 상하로 움직이며 총을 쏘는 듯한 포즈를 취했다. 준결선에서 전체 21명의 선수 중 두 번째로 느린 출발 반응 속도(0.207초)를 기록했지만 중반부터 아예 속도를 늦추는 여유를 부리고도 20초31로 조 1위를 기록했다. 그는 ‘백인 볼트’로 불리는 크리스토프 르메트르(프랑스·20초17)에 이어 전체 2위로 결선(3일 오후 9시 20분)에 진출했다. 볼트는 “내일 중요한 것은 금메달이다. (100m에서) 실격을 당해서 실망을 많이 했지만 그것 외에는 모든 것이 괜찮다”고 말했다. 그는 관중이 자신을 향해 함성을 지르자 번개 세리머니 등 다양한 포즈를 취하며 분위기를 이끌었다. ‘볼트 쇼’의 하이라이트는 방송 공동 취재구역에서 모든 인터뷰가 끝난 뒤 벌어졌다. 볼트는 자신을 향해 열광하는 관중을 향해 손을 흔들다 갑자기 뭔가 생각난 듯 한두 걸음 뒤로 갔다. 그리고 관중석을 향해 들고 있던 신발을 차례로 던졌다. 이날 대구스타디움 관중석은 볼트의 즐거운 쇼맨십에 한동안 들썩였다. 볼트가 경기장 밖으로 사라진 뒤에야 관중은 다른 경기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대구=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눈물이 흘렀다. 코치가 가자며 등을 떠밀었지만 쉽게 발이 떨어지지가 않았다.1일 여자 세단뛰기 결승이 열린 대구스타디움. 세계선수권대회 3연패에 도전한 야르헬리스 사비그네(쿠바)는 이번 대회에서도 강력한 우승 후보였다. 수상 경력만 봐도 알 수 있다. 2002년 국제대회에 처음 참가한 뒤 2007년 세계선수권과 세계육상 파이널, 2008년 세계실내선수권, 2009년 세계선수권 등에서 1위에 오르며 세단뛰기의 여왕이라 불렸다. 이번 대회 참가 선수 중에서 최고 기록(15.28m)인 것은 물론이고 올 시즌 기록(14.99m)도 1위다.지난달 30일 열린 예선에서도 사비그네는 단연 돋보였다. 14.62m로 참가 선수들 중 가장 멀리 뛰었다. 같은 쿠바의 마벨 가이(14.53m)와 카테리네 이바르궨(14.52m·콜롬비아)이 뒤를 이었다. 사비그네와 우승을 다툴 올며 결승 진출 기준 기록인 14.45m를 통과하지 못했지만 와일드카드로 힘겹게 진출했다. 사비그네는 우승이 눈앞에 보이는 듯했다.대구조직위가 발간하는 데일리프로그램의 저주가 이어진 탓일까. 데일리프로그램 표지 모델로 나선 각 종목 우승 후보 선수들이 줄줄이 우승하지 못한 저주를 사비그네도 피하지 못했다. 결승에 나선 사비그네는 첫 번째 시도에서 14.43m에 그쳤다. 그러자 욕심을 부리기 시작했다. 두 번째 시도에서 뛰는 도중 오른쪽 허벅지에 통증이 왔다. 세 번째 시도에서는 아예 점프도 하지 못했다. 사비그네는 결국 코치와 상의한 뒤 기권을 선언했다. 눈물을 흘리던 사비그네는 한동안 경기장을 떠나지 못하고 우두커니 앉아 경쟁자들의 모습을 지켜봤다.결국 우승의 영광은 와일드카드로 결선에 올라와 올 시즌 3위 기록(14.98m)을 낸 살라두하가 차지했다. 살라두하는 첫 번째 시도에서 14.94m를 뛰며 일찌감치 리파코바(14.89m·2위), 이바르궨(14.84m·3위) 등 경쟁자들을 따돌렸다. 한편 국적도 세단뛰기처럼 ‘쿠바-수단-영국’으로 바꾸며 이번 대회에 참가한 야밀레 알다마는 5위(14.50m)를 기록했다. 39세로 참가선수 중 가장 나이가 많은 알다마는 쿠바 태생으로 1999년 세계선수권에서 2위에 오르며 주목받았다. 2001년 스코틀랜드 출신인 남편과 결혼해 영국으로 이주한 뒤 2004년 아테네 올림픽에 영국 대표팀으로 출전하려 했다. 하지만 영국 국적을 얻기 위해서는 3년 동안 거주해야 한다는 규정이 발목을 잡았다. 결국 수단 국적으로 올림픽에 나가 5위를 기록했다. 10년 만인 올해 영국 국적을 얻은 알다마는 많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A기준 기록(14.30m)을 통과하며 출전권을 땄다. 이번 대회에서 올 시즌 최고 기록을 세우며 ‘인생의 세단뛰기’를 성공적으로 이어갔다.대구=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이게 대구 스타일이야.”여자 400m에서 은메달을 차지한 앨리슨 필릭스(미국·@Allysonfelix)는 경기장 안에서는 좀처럼 웃지 않는다. 경기에 집중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경기장 밖에서는 어떨까.인터넷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트위터를 들여다보면 장난스럽고, 때로는 고뇌가 담긴 선수들의 글과 사진을 볼 수 있다. 필릭스는 지난달 26일 자신의 트위터에 ‘얼음 욕조 대구 스타일’이라며 얼음을 가득 채운 빨간 고무대야에 들어가 목욕을 즐기는 사진을 올렸다. 선수촌 아파트에서 찍은 듯한 사진이었다. 이처럼 필릭스 외에도 많은 선수가 트위터에 대구에서의 일상을 글과 사진으로 올리고 있다. 특히 대구에 대한 인상과 생활을 올린 글이 많다. 이번 대회 최고의 스타로 떠오른 ‘블레이드 러너’ 오스카 피스토리우스(남아프리카공화국·@oscarpistorius)는 “대구는 덥고 저는 지루합니다. 수박을 먹고 싶습니다”라는 글을 31일 올렸다. 또 그는 선수촌 옆의 보조경기장으로 보이는 듯한 곳의 사진과 함께 “밤에 조용하게 달릴 수 있는, 대구에서 몇 안 되는 조용한 곳이다. 달린 뒤 바로 침대로 갈 것이다”라고 썼다. 남자 400m 허들의 데이비드 그린(영국·@daigreene)은 “한국 TV는 경보는 전 경기를 보여주면서 허들 경기는 한 경기만 보여준다”고 불평을 털어놓으면서도 “경기장 안을 둘러보니 매우 좋았다. 놀라운 경기장에 놀라운 시설이다”라고 밝혔고 선수촌 식당에 대한 칭찬을 늘어놓기도 했다. 여자 장대높이뛰기 케이트 데니슨(영국·@katedennison)도 선수촌과 대구에 대한 좋은 인상을 털어놨다.남자 100m 부정 출발로 실격한 우사인 볼트(자메이카·@usainbolt)는 경기 당일인 지난달 28일부터 이틀간은 트위터에 글을 남기지 않았다. 지난달 30일 첫 글은 “진실을 외면한 채 증오만 가진 사람이 많아서 슬프다”는 글로 마음고생이 심했음을 토로했다. 하지만 30일 밤늦게 자신의 얼굴이 담긴 오락기인 플레이스테이션3의 사진을 올려 기분이 나아졌음을 나타냈다. 이 밖에도 많은 선수가 트위터로 서로의 안부를 묻거나 격려하며 선전을 다짐했다.대구=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30일 대구스타디움. 여자 7종 경기 마지막 종목인 800m 3조 경기가 열렸다. 여자 7종 경기는 100m 허들, 200m, 800m, 멀리뛰기, 높이뛰기, 포환던지기, 창던지기로 구성돼 일명 ‘팔방미인’ 종목이라고 불린다.여섯 종목까지 중간 순위는 타티야나 체르노바(23·러시아)가 1위를 달리고 있었다. 2위는 2009년 베를린 세계선수권대회 우승자인 제시카 에니스(25·영국). 1위와 2위의 점수 차는 133점. 3위 제니퍼 외저(28·독일)는 에니스와 141점 차로 사실상 우승과는 거리가 멀었다. 에니스는 체르노바와의 점수 차를 극복하기 위해 9초 이상을 앞서서 결승선을 통과해야만 했다. 그런 부담감 때문인지 에니스는 굳은 표정으로 스타트 라인에 섰다. 반면 체르노바는 자신이 있는 듯 관중에게 손을 흔들며 환한 웃음을 보냈다. 총성이 울리자마자 에니스는 맨 앞으로 치고 나갔다. 줄곧 앞자리를 고수하던 에니스는 500m를 지날 때쯤 지친 탓인지 속도가 느려졌다.결승선을 앞두고 체르노바가 바짝 뒤쫓았다. 이미 폴란드의 카롤리나 티민스카가 1위로 결승선을 통과했지만 체르노바와 에니스의 우승 경쟁에는 상관이 없었다. 결국 에니스가 2위로 결승선을 통과했지만 곧바로 체르노바가 들어왔다. 에니스는 2분07초81, 체르노바는 2분08초04. 점수 차는 단 4점에 불과했다. 에니스는 가쁜 숨을 몰아쉬면서 패배를 직감한 듯 실망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곧 체르노바에게 다가가 우승을 축하해주며 포옹했다. 여자 7종 경기 여제가 바뀌는 순간이었다.에니스는 여자 7종 경기의 세계챔피언이었다. 이번 대회에서 에니스의 우승을 의심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2008년 부상으로 1년을 쉬었지만 2009년 세계선수권 등 각종 국제대회를 휩쓸었다. 올해도 세계랭킹 1위를 고수했다. 하지만 에니스에 가려 줄곧 2인자였던 체르노바가 호시탐탐 여왕 자리를 노리고 있었다. 189cm, 65kg인 체르노바는 올 시즌 랭킹 2위로 7종 경기에 이상적인 체형으로 주니어 시절부터 주목을 받았다.체르노바는 29일 첫 경기인 100m 허들에서 1077점(6위)에 그치며 에니스(1133점·2위)에게 뒤졌다. 높이뛰기와 포환던지기, 200m에서 줄곧 에니스의 이름 아래였다. 하지만 30일 열린 세 경기에서는 달랐다. 멀리뛰기에서 체르노바(1043점·1위)는 처음으로 에니스(1010점·2위)를 앞섰다. 창던지기는 결정적이었다. 창던지기에서 에니스와 무려 251점 차로 벌리며 역전에 성공했다. 마지막 800m에서 재역전을 허용하지 않으며 합계 6880점으로 6751점을 기록한 에니스에게 129점을 앞서며 우승을 차지했다.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동메달을 차지한 체르노바는 지난해 세계실내선수권 3위, 유럽선수권 4위를 차지하며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결국 체르노바는 여제의 존재를 넘어 첫 세계선수권 우승을 차지하며 2012년 런던 올림픽 금메달에 한 발짝 다가섰다.대구=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기록이 나오지 않아서 걱정입니다.” 대회 개막 4일째를 맞은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조직위원회 관계자들은 한숨을 내쉬고 있다. 신기록이 나와야 신바람이 나는데 눈에 띄는 기록이 나오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30일까지 19개 종목이 끝난 상황에서 세계기록은 하나도 나오지 않았다. 대회기록도 여자 포환던지기에서 타이기록이 하나 나왔을 뿐이다. 조직위는 ‘마법의 양탄자’로 불리는 몬도 트랙을 설치하면서 좋은 기록이 속출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기대를 모았던 남자 100m부터 삐걱거리면서 신기록은 찾아보기 힘든 상황이 됐다. 육상의 꽃 남자 100m에서 ‘번개’ 우사인 볼트(자메이카)는 부정 출발로 실격을 당해 팬들을 충격에 빠뜨렸다. 볼트의 경우에서 보듯 단거리 종목에서 기록이 나오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한 번의 부정 출발로 실격이 되는 규정 탓이 크다. 선수들이 심리적으로 위축되면서 출발 반응 속도가 눈에 띄게 늦어졌다. 중장거리 종목은 날씨 영향을 많이 받았다. 대회 첫날을 제외하고 대구는 기온이 섭씨 30도를 웃돌며 선수들이 탈진하는 등 체력적으로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습도도 높아 마라톤, 경보, 1만 m 등 장거리 종목의 기록은 예전 대회에 비해 저조했다. 멀리뛰기와 투척 등 필드 종목은 장비의 발달이 발목을 잡았다. 비디오 판독 등이 도입되면서 선수들의 작은 실수도 잡아내 실격이 속출했다. 멀리뛰기의 경우 구름판을 넘기지 않기 위해 많게는 30cm 전방에서 도약하는 경우가 속출했다. 예전에는 심판들의 눈과 판단에 의존하는 경향이 컸지만 비디오 등 수많은 장비가 도입된 이후에는 선수들이 실격에 대한 우려 때문에 제 기량을 발휘하는 데 애를 먹고 있다. 남자 장대높이뛰기, 남자 1만 m 등 일부 종목은 라이벌 구도가 깨진 것도 기록 부진의 원인이다. 47개 종목 중 2005년 이후 기록이 깨진 종목은 13개뿐. 그만큼 신기록 가뭄 현상이 심하다. 남은 기간 대구에서 세계신기록을 볼 수 있을까.대구=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기록이 나오지 않아서 걱정입니다." 대회 개막 4일째를 맞은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조직위원회 관계자들은 한숨을 내쉬고 있다. 신기록이 나와야 신바람이 나는데 눈에 띄는 기록이 나오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30일까지 19개 종목이 끝난 상황에서 세계기록은 하나도 나오지 않았다. 대회기록도 여자 포환던지기에서 타이 기록이 하나 나왔을 뿐이다. 조직위는 '마법의 양탄자'로 불리는 몬도 트랙을 설치하면서 좋은 기록이 속출할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기대를 모았던 남자 100m부터 삐걱거리면서 신기록은 찾아보기 힘든 상황이 됐다. 육상의 꽃 남자 100m에서 '번개' 우사인 볼트(자메이카)는 부정 출발로 실격을 당해 팬들을 충격에 빠뜨렸다. 볼트의 경우에서 보듯 단거리 종목에서 기록이 나오지 않는 가장 큰 이유는 한 번의 부정 출발로 실격이 되는 규정 탓이 크다. 선수들이 심리적으로 위축을 느끼면서 출발 반응 속도가 눈에 띄게 늦어졌다. 중장거리 종목은 날씨 영향을 많이 받았다. 대회 첫 날을 제외하고 대구는 기온이 섭씨 30도를 웃돌며 선수들이 탈진하는 등 체력적으로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습도도 높아 마라톤, 경보, 1만m 등 장거리 종목의 기록은 예전 대회에 비해 저조했다. 멀리뛰기와 투척 등 필드 종목은 장비의 발달이 발목을 잡았다. 비디오 판독 등 최첨단 장비들이 도입되면서 선수들의 작은 실수도 잡아내 실격이 속출했다. 멀리뛰기의 경우 구름판을 넘기지 않기 위해 많게는 30cm 전방에서 도약하는 경우가 속출했다. 예전에는 심판들의 눈과 판단에 의존하는 경향이 컸지만 비디오 등 수많은 장비가 도입된 이후에는 선수들이 실격에 대한 우려 때문에 제 기량을 발휘하는데 애를 먹고 있다. 남자 장대높이뛰기, 남자 1만m 등 일부 종목은 라이벌 구도가 깨진 것도 기록 부진의 원인이다. 47개 종목 중 2005년 이후 기록이 깨진 종목은 13개뿐. 그만큼 신기록 가뭄 현상이 심하다. 남은 기간 대구에서 세계신기록을 볼 수 있을까.대구=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고(故) 손기정 선생의 얼굴이 찍힌 포스터는 대구 시내 곳곳에 붙어 있다. 인포메이션 센터에는 손기정 선생의 이야기를 담은 전단이 비치돼 있다. 대구를 찾은 외국 기자들이 놓칠 수 없는 이야기인 셈이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비극적이면서도 의미 있는 손기정 선생의 이야기를 대회 개막일인 27일 풀어놨다. 가디언은 ‘한국 올림픽의 영웅 손기정의 잊혀진 이야기’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손기정 선생을 자세하게 소개했다. 가디언은 “비록 서구에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손기정은 올림픽의 역사를 상징하는 사진 중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어 “손기정은 1968년 멕시코 올림픽 남자 200m에서 1, 3위로 결승선을 통과한 흑인선수 토미 스미스와 존 카를로스(이상 미국)가 보여준 세리머니보다 저평가돼 있으나 그에 못지않은 울림을 남기고 있다”고 덧붙였다. 스미스와 카를로스는 시상대에서 국가가 연주되는 동안 고개를 숙이고 검은 장갑을 낀 주먹을 하늘로 올렸다. 미국의 인종 차별에 항의하기 위한 동작이었다. 가디언은 1936년 베를린 대회 남자 마라톤 시상식에서 1위 손기정 선생과 3위 남승룡이 나란히 고개를 숙이고 있던 장면을 그와 비견될 장면으로 꼽았다. 일제강점하에서 한국인이면서도 일장기를 달고 일본 이름으로 경기에 나선 두 선수가 일본 국가가 울려 퍼지는 시상식에서 기뻐할 수 없었던 현실을 지적했다. 손기정 선생이 시상식에서 받은 올리브관을 가슴 쪽으로 끌어당겨 일장기를 가리려 했다는 사실도 소개했다. 가디언은 동아일보의 일장기 말소 사건과 이로 인해 기자들이 체포돼 고문을 당했던 일이 있었다는 사실도 언급했다. 1945년 광복 뒤 손기정 선생이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에서 황영조의 금메달로 한을 풀었다고 평가했다. 대구=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국제 스포츠대회에서 개최국은 유리한 점이 많다. 경기장 적응이 편하고 시차 걱정을 할 필요가 없다. 홈팬의 응원도 큰 힘이 된다. 대부분 역대 올림픽 개최국들은 원정 때보다 더 많은 메달을 따왔다. 하지만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서 한국 대표팀은 홈 어드밴티지보다는 세계 수준과의 높은 벽을 실감하고 있다. 대회 초반이기는 해도 세계선수권에서 28년 만에 첫 메달을 기대했던 한국의 꿈은 멀어지고 있다. 한국 대표팀에서 메달 가능성이 가장 높았던 남자 경보의 김현섭(26·삼성전자)은 28일 레이스에서 6위에 머물렀다. 세계 랭킹 7위 김현섭은 종목을 불문하고 한국 선수들 중 가장 세계 랭킹이 높아 관심이 집중됐다. 최근 기록도 상승세였고 무더운 대구의 날씨에 맞춰 훈련을 해왔기에 시상대에 오를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그런 김현섭이 6위에 그치면서 한국 대표팀은 아쉬운 한숨을 내쉬었다. 국내에는 적수가 없는 여자 장대높이뛰기의 최윤희(25·SH공사)는 예선에서 탈락했다. 메달 기대주들이 줄줄이 탈락하면서 개최국 노메달에 대한 걱정도 고개를 들고 있다. 1983년 세계선수권이 처음 열린 뒤 개최국이 메달을 하나도 따지 못한 경우는 두 번 있었다. 1995년 스웨덴과 2001년 캐나다 대회였다. 한국은 1회 대회부터 계속 출전했지만 메달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2007년 오사카 대회에서 남자 마라톤 단체전 2위에 오른 적이 있지만 번외 경기라 정식 메달로 인정받지 못했다. 한국 선수 최고의 성적은 1993년 슈투트가르트 대회 남자 마라톤에서 김재룡이 거둔 4위다. 그 뒤 10위 안에 한국 선수가 이름을 올린 것은 이번 대회를 제외하고 네 번에 불과하다. 1997년 아테네 대회와 1999년 세비야 대회에서 남자 높이뛰기의 이진택이 각각 8위와 6위에 올랐다. 여자 포환던지기의 이명선이 세비야 대회에서 기록한 10위와 남자 세단뛰기의 김덕현이 오사카 대회에서 9위를 차지한 것이 전부다. 메달 희망을 완전히 버리기에는 아직 이르다. 남자 멀리뛰기와 세단뛰기에 나서는 김덕현(26·광주시청)은 메달 기대주로 주목된다. 김덕현은 세계 랭킹 14위로 경기 당일 컨디션에 따라 충분히 메달을 노려볼 만하다.대구=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우사인 볼트(25·자메이카)가 육상 팬들을 또 놀라게 했다. 이번에는 신기록이 아니라 실격이었다. 세계를 감전시킨 '번개 볼트'가 달구벌에서는 기회조차 얻지 못했다. 충격이었다. 볼트는 28일 대구스타디움에서 열린 세계선수권대회 남자 100m 결선에서 출발 총성이 울리기 전에 5번 레인의 스타팅 블록을 박찼다. 볼트의 출발반응 속도는 -0.104초. 논란거리조차 될 수 없는 예측 출발이었다. 곧바로 자신의 실수를 깨달은 그는 얼굴 가득 안타까운 표정을 지었다. 답답한 듯 웃통을 벗은 채 돌아다니다 애꿎은 벽을 두드렸다. 전광판을 통해 자신의 실격이 발표되자 "누구야(Who is it?)"라고 외치기도 했다.이날 대구스타디움은 볼트를 위한 콘서트장 같았다. 경기 전까지는 그랬다. 4만 여명의 관중들은 그의 동작 하나하나에 환호했다. 그럴수록 그는 더 신바람을 냈다. 볼트는 2008년 베이징 올림픽 100m 우승부터 늘 화제의 중심이었다. 결승선을 20m 앞두고 양팔을 벌리며 관중석을 쳐다보는 여유를 부렸고 골인 직전에는 가슴을 두드리기까지 했다. 그러고도 당시 세계 신기록인 9초69로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우승 뒤 하늘을 향해 화살을 쏘는 특유의 세리머니를 펼치며 카메라 세례를 받았다. 자신이 신었던 황금빛 운동화를 들어 보이며 후원사에 대한 배려도 잊지 않았다.볼트는 이날 선수 소개 때는 양 옆의 월터 딕스(미국)와 요한 블레이크(자메이카)를 손가락으로 가리킨 뒤 고개를 좌우로 흔들었다. 손가락으로 자신을 가리키며 내가 1등이라는 제스처를 했다. 관중은 그런 볼트를 지켜보며 즐거워했지만 그의 콘서트는 막도 올리지 못했다.2009년 베를린 세계선수권대회 100m, 200m, 400m 계주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던 볼트는 2개 대회 연속 3관왕이 유력했지만 순간의 실수로 물거품이 됐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까지 포함해 3개 메이저대회 연속 3관왕이라는 진기록을 세울 기회도 날아가 버렸다. 결선까지 볼트는 우승을 예감하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볼트는 지난 주 200m 훈련 도중 트랙 위에 누운 채 발목을 만지며 코치와 심각한 표정으로 대화를 했다. 그리고는 왼 다리를 절뚝거리며 훈련을 중단했다. 볼트는 아킬레스 힘줄 부상과 허리 통증으로 지난해 8월 이후 대회에 나가지 않다가 5월에 복귀했다. 이를 지켜본 언론들이 볼트의 부상이 심각한 것 같다고 보도 했지만 그는 27일 열린 예선에서 중반 이후 스피드를 크게 줄이고도 전체 55명 가운데 가장 빠른 10초10을 기록하며 우려를 불식했고, 28일 준결선에서도 10초05을 끊으며 2조 1위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볼트는 공식 인터뷰를 거절한 채 경기장을 떠났다. 공동취재구역도 지나지 않고 출구 대신 입구를 통해 빠져 나갔다. 그 과정에서 만난 외신기자에게는 "눈물을 기대했느냐.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나는 괜찮다"고 말했지만 선수촌으로 함께 이동한 볼트의 동료들은 "볼트가 난 믿을 수 없다"를 연발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동료들은 "볼트가 크게 실망하진 않은 것 같다"고 덧붙였다. 볼트가 출전하는 남자 200m는 다음 달 2일 예선이 열린다.대구=이승건기자 why@donga.com대구=김동욱기자 creating@donga.com}
한 걸음 한걸음. 아스팔트에서 발이 튕기듯 앞으로 나아갔다. 시간이 점점 흐르면서 유니폼은 어느새 땀을 머금었다. 아스팔트에 흔적을 남기듯 땀을 연신 뿌려댔다. 다른 선수들이 지치기 시작할 무렵인 후반. 그의 표정엔 아무 변화가 없었다. 스프링 같은 걸음걸이도 여전했다. 해가 고개를 내밀면서 더워지기 시작했다. 걸음걸이는 오히려 더 빨라졌다. 앞서 가던 선수들은 13명에서 어느새 5명으로 줄어들었다. 좀더 힘을 내보려 했다. 하지만 간격은 좁혀지지 않았다. 6번째로 결승선 통과했다. 변화 없던 얼굴은 결승선을 통과하자마자 고통으로 일그러졌고 그대로 쓰러졌다. 정말 최선을 다한 경기였다.●한국 선수 처음으로 '톱10' 안에남자 경보 김현섭(26·삼성전자)이 한국 선수 처음으로 '톱10' 안에 이름을 올렸다. 김현섭은 28일 대구 시내에서 열린 대회 이틀째 남자 경보 20km 결선에서 1시간 21분 17초의 기록으로 6위를 했다. 이번 대회 경보 코스는 대구시 중구 동인동 국채보상운동공원 앞을 출발해 중구청~한일극장을 거쳐 출발점으로 돌아오는 2km 코스를 10차례 왕복하는 순환(루프)형으로 설계됐다. 경기 중반까지 2위 그룹 앞쪽에서 달렸지만 15km 구간부터 속도를 내기 시작한 선두 그룹과 격차를 좁히지 못했다. 이날 기록은 자신이 세운 한국기록(1시간 19분 31초)에 2분 가까이 뒤졌다. ●비록 메달 걸지 못했지만 만족한다결승선 통과 직후 탈진하듯 쓰러졌다. 몇 분 뒤 기력을 되찾은 김현섭은 자신의 기록을 확인하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잘하는 선수들이 많았지만 포기하지 않고 달렸어요. 메달을 따지 못했지만 만족합니다. 더운 날씨에 맞춰 훈련을 했는데 오늘 무덥고 습해서 도움이 된 거 같습니다. 경기를 하면서 힘들었다는 기억밖에 나지 않아요. 특히 14km에서 너무 고통스러웠어요. 빨리 골인하자는 마음뿐이었던 것 같아요. 11월 26일에 결혼을 할 예정인데 메달을 신부 목에 걸어 주지 못해 아쉽긴 하네요."●오늘이 한국의 실력…런던에서 다를 것"메달도 따지 못했는데 축하 받으니 이상하네요." 경보대표팀 이민호 코치(47)는 약간 어리둥절한 표정이었다. 6위라는 성적이 이날까지 한국 선수단 성적 중 가장 좋은 성적이었기 때문이었다. 이 코치는 "오늘 실력이 한국의 실력이다. 아직은 러시아와 중국에 밀리는 것이 사실이다"고 말했다. 이어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 준비한 성과다. 내년 런던 올림픽에서 더 좋은 성적을 내려면 1시간 18분대 중반까지 끌어올려야 한다"며 ""경보 50km 훈련을 병행하면서 20㎞에 중점을 둘 생각이다"고 말했다. 이날 경기에서는 러시아의 발레리 보르친(25)이 1시간 19분 56초로 우승해 대회 2연패를 달성했다. 참가 선수 중 46명 중 4명은 실격, 4명은 중도 기권했다.대구=김동욱기자 creating@donga.com}


“육상계에 신기원을 이뤘다.” 세계 육상의 전설인 마이클 존슨(44·미국)으로부터 최고의 찬사를 받았다. 그 영광을 얻은 선수는 장애인으로는 사상 처음으로 세계육상선수권대회에 참가하는 ‘의족 스프린터’ 오스카 피스토리우스(25·남아공)다. 존슨은 설명이 필요 없는 최고의 육상 선수다. 남자 200m와 400m에서 올림픽 금메달 4개를 비롯해 세계선수권에서 6개의 금메달을 차지했다. 1996년 애틀랜타 올림픽에서 그는 사상 첫 200m와 400m 동시 석권을 이뤘다. 존슨은 26일 대구 중구 문화동 노보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피스토리우스와 함께 등장해 약 1시간 동안 이야기를 나눴다.○ 존슨 “피스토리우스 문제없다” 피스토리우스는 항상 논란의 중심에 있었다. 칼날처럼 생긴 스프링 의족을 달고 뛰기 때문에 일반 선수보다 유리할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다른 선수와 부딪쳐 안전사고가 날 수 있다는 논란도 있었다. 이에 대한 존슨의 의견은 명확했다. 존슨은 “피스토리우스는 다른 선수들과 함께 경쟁할 수 있다”며 “나는 트랙에서 최선을 다하는 그를 보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논란이 되고 있다는 점을 잘 알고 있지만 육상 규정을 보더라도 그가 뛰지 못할 이유는 없다”고 덧붙였다. 라민 디아크 국제육상경기연맹(IAAF) 회장도 이날 행사에 앞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피스토리우스의 의족에 문제가 없다는 견해를 밝혔다. 디아크 회장은 “의족에 이점이 있다면 이미 검증을 통해 문제가 드러났을 것이다. IAAF는 이런 점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그가 이번 대회에 출전할 수 있다고 결정했다”고 말했다. 동석한 자크 로게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도 “피스토리우스가 2012년 런던 올림픽에 참석할 수 있을지는 IAAF에서 검증할 것이다. 출전이 허용된다면 기준에 따라 본선 출전권을 얻어야 한다”고 했다.○ 피스토리우스 “런던 올림픽이 목표” 피스토리우스는 의족 선수로서 어려움도 털어놓았다. 피스토리우스는 “95%의 사람들이 나에게 호의적이다. 나에게 부정적인 5%의 사람들로 인해 내 자신을 컨트롤할 수 없는 건 아니다”라며 “예전에는 감정적으로 대응한 적도 있지만 이제는 달라졌다”고 말했다. 이번 대회에서 피스토리우스는 28일 열리는 남자 400m에 출전한다. 목표는 준결선 진출. 45초07의 기록을 갖고 있는 피스토리우스는 “현재 출전 선수 가운데 17, 18위 수준이다. 결선 진출을 바란다면 과한 것일 수 있다”며 “45초를 깨거나 초반대 기록을 낸다면 준결선 진출은 가능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9월 2일 열리는 1600m 계주 출전에 대해서는 “아직 팀과 상의해 봐야 안다. 뛰게 된다면 최선을 다하겠다”며 의지를 나타냈다. 피스토리우스는 2012년 런던 올림픽 출전을 최종 목표로 내걸었다. 그는 “지난 2년 반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런던에 가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잠들기 전에는 항상 ‘런던에 갈 정도로 오늘 열심히 훈련을 했는지, 음식물은 잘 섭취했는지’를 생각했다”며 “내년 4월 정도에는 올림픽 기준 기록을 통과하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대구=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스포츠레저부=양종구 차장 이승건 이종석 김동욱 유근형 기자 ▽사진부=김경제 부장 변영욱 기자▽사회부=이권효 차장 장영훈 김태웅 고현국 기자▽산업부=유덕영 기자▽교육복지부=한우신 기자▽전문기자=김화성 부국장}

잃어버린 명예를 되찾을 수 있을까. 남자 110m 허들의 ‘황색 탄환’ 류샹(28·중국)과 여자 장대높이뛰기의 ‘미녀새’ 옐레나 이신바예바(29·러시아)가 25일 대구에 입성했다. 류샹에게 이번 대회는 명예 회복의 무대다. 그는 2004년 아테네 올림픽에서 당시 세계 타이기록(12초91)으로 금메달을 목에 걸며 화려하게 등장했다. 동양인으론 첫 육상 단거리 금메달. 하지만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아킬레스힘줄 부상으로 기권해 중국인들에게 큰 실망을 안기기도 했다. 류샹의 올 시즌 최고 기록은 13초F. 현재 세계기록(12초87) 보유자 다이론 로블레스(24·쿠바), 데이비드 올리버(28·미국·12초94)와 금메달을 다툴 것으로 예상된다. 회색 정장을 입고 대구공항에 나타난 류샹은 피곤한 듯 인터뷰 없이 곧바로 공항을 빠져나갔다. 수려한 외모를 자랑하는 이신바예바는 환한 웃음으로 팬들을 맞이했다. 현재 컨디션을 묻는 말에 그는 양손 엄지를 들어 자신감을 나타냈다. 그는 2003년 슈퍼그랑프리대회에서 4.82m로 첫 세계신기록을 세운 뒤 27번이나 자신의 기록을 갈아 치웠다. 2005년에는 5m 벽을 넘으며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특히 2009년 스위스 취리히에서 5.06m를 기록하며 장대높이뛰기의 여제로 등극했다. 하지만 2009년 베를린 세계선수권에서 아나 로고프스카(30·폴란드)에게 1위를 내준 뒤 슬럼프를 겪었다. 올해 이신바예바의 최고 기록은 4.76m에 불과하다. 시즌 최고 기록인 4.91m를 넘은 제니퍼 수(29·미국), 로고프스카 등과 겨뤄 이신바예바가 여제의 자리를 되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대구=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 최고의 흥행카드로 꼽혔던 남자 100m 세계기록(9초58) 보유자 우사인 볼트(25)와 올 시즌 최고기록(9초78) 보유자 아사파 파월(29·이상 자메이카)의 대결이 무산됐다.볼트를 꺾을 가장 강력한 라이벌이자 이번 대회 우승후보로 꼽히던 아사파 파월은 25일 이번 대회 100m 레이스 불참을 전격 선언했다. 이에 따라 육상의 꽃으로 불리는 남자 100m 레이스는 볼트의 독주로 끝날 것으로 보인다. 파월의 에이전트사인 도일 매니지먼트는 25일 국제육상경기연맹(IAAF) 공식 홈페이지에서 “파월이 계속되는 허벅지 안쪽 통증으로 대구 세계육상선수권대회 남자 100m에 출전하지 않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파월의 불참으로 이번 대회 최고 인기 종목에서 기대되던 숨 막히는 경쟁이 사라지면서 대회 흥행에도 빨간불이 들어왔다. 도일 매니지먼트는 “파월이 7월 30일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경기를 마친 뒤 허벅지 부상 후유증에 시달려왔다”고 밝혔다. 부상을 당한 뒤 파월은 8일 정도 쉬고 트랙에 복귀했지만 전력 질주를 할 때마다 허벅지 부위가 달아올랐다고 했다. 이에 따라 파월은 최근 국제대회에 불참해 왔다.도일 매니지먼트는 “파월이 대구에서 뛰려고 지난 2주 동안 받을 수 있는 치료는 모두 받았다”며 “그러나 컨디션이 100%가 아니고 뛸 때마다 통증이 올 것이라고 판단해 결국 불참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파월은 이번 결정에 매우 화가 났으나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고 전했다. 100m 출전은 포기했지만 400m 계주에는 나올 가능성이 있다. 도일 매니지먼트는 “파월은 400m 계주에 나가길 희망한다고 말했다”며 “계주는 대회 마지막 날인 9월 4일 열리기 때문에 파월이 부상에서 회복할 시간을 가질 수 있다”고 밝혔다. 파월의 포기로 이번 대회 남자 100m 레이스는 맥이 빠질 것을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역대 2위 기록(9초69) 보유자인 타이슨 게이(29·미국)는 고관절 수술로 불참했고 올 시즌 3위 기록(9초80)을 갖고 있는 스티브 멀링스(29·자메이카)는 도핑 검사에서 금지약물 양성반응이 나와 출전하지 못했다. 이들이 빠지면서 전문가들은 이번 대회는 볼트와 파월의 2파전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파월은 올 시즌 9초78로 참가 선수 중 가장 좋은 기록을 냈다. 반면 볼트는 시즌 최고 기록이 9초88로 파월과 0.10초나 차이가 난다. 올 시즌 9초80 안쪽의 기록을 세운 선수는 파월과 게이뿐이다.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이번 대회에서는 볼트보다 파월이 우승할 가능성이 크다고 점쳐왔다. 하지만 파월마저 빠지면서 볼트는 손쉽게 금메달을 가져갈 것으로 예상된다. 4년 만에 트랙에 복귀한 저스틴 게이틀린(29·미국)과 신예 요한 블레이크(22·자메이카) 등이 있지만 볼트를 넘어서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올 시즌 게이틀린과 블레이크의 최고 기록은 9초95다. 볼트는 이날 파월의 불참 소식을 듣자 “처음 듣는 얘기다. 어제 봤을 때만 해도 파월이 열심히 준비하는 것 같았다”며 놀라워했다. 대구=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한 무리의 자전거 행렬이 선수촌을 누볐다. 익숙한 얼굴의 사나이가 선두를 이끌었다. 한바탕 자전거 레이스를 즐긴 그는 선수촌 식당이 자리한 챔피언 하우스로 왔다. 자전거에서 내린 이는 다름 아닌 세상에서 가장 빠른 사나이 ‘번개’ 우사인 볼트(25·자메이카). 전날 훈련에서 발목 통증을 호소하며 찌푸렸던 얼굴은 찾아보기 힘들었다. 장난기 많은 평소 모습 그대로였다. 24일 본보 기자가 세계육상선수권 역사상 처음으로 만들어진 대구의 최첨단 선수촌 안에서 볼트와 다시 만났다. 20일 선수촌 개장 후 국내 언론이 선수촌 미디어센터(SMC)의 정식 허가를 받아 내부를 취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식당으로 향하는 볼트에게 일부 언론에서 제기된 발목 부상 상태부터 물었다. ‘한국 팬들이 당신의 왼쪽 발목 통증에 대해 염려하고 있다’고 하자 다소 어이없다는 듯이 두 팔을 들며 “무엇 때문에 걱정하는가. 나는 완전히 괜찮다. 자전거도 타지 않느냐”고 답했다. 선수촌에서 제공한 자전거는 선수들에게 인기 만점인 이동 수단이다. 볼트는 선수촌 내 식당에서 동료들과 식사했다. 한국에 와서 주로 먹던 치킨과 함께 야채, 밥, 고기 등을 골고루 섭취했다. 축구광답게 식사 중에는 TV에서 중계되고 있는 유소년 축구 경기를 시청했다. 100m와 200m 경쟁자인 이매뉴얼 콜랜더(트리니다드토바고)와는 반갑게 하이파이브를 했다. 식사를 마친 볼트는 “선수촌이 환상적이고 매우 편안하다”며 “대구스타디움에서 멋진 모습을 보여 주겠다”고 말했다. 볼트뿐 아니라 선수촌 안에서 만난 선수들은 ‘환상적이다’는 표현을 아끼지 않았다. 먼저 입주 전 개방된 최신형 아파트의 깔끔한 환경에 대한 찬사가 많았다. ‘블레이드 러너’ 오스카 피스토리우스(남아공)의 룸메이트인 레만 페레스는 “방이 특급호텔보다 깨끗할 정도로 완벽하다”며 “아파트 지하가 바로 식당과 연결돼 있는 점도 편리하다. 움직이기 힘든 오스카도 이 점을 특히 좋아했다”고 말했다. 한국 대표팀도 선수촌 102동의 맨 꼭대기 층인 15층에 여장을 풀었다. 15층은 특별히 복층 구조로 설계됐다. 대표팀 주장 박태경(110m 허들·광주시청)은 “선수촌 김치가 엄마가 해준 것처럼 맛있다”며 즐거워했다. 선수촌 내 어디서든 무선 인터넷을 즐길 수 있는 점도 화제다. 아나우크 하건 등 네덜란드 여자 400m 계주팀 선수들은 자신의 스마트폰에 있는 페이스북 화면을 기자에게 보여주며 “무선 인터넷이 잘되는 게 가장 만족스럽다. 선수촌 사진을 페이스북을 통해 고향 친구들에게 전송했다”며 즐거워했다. 선수촌 내 사우나도 외국 선수들에게 큰 인기다. 사우나 출입 관리를 맡고 있는 자원봉사자 이기형 씨(72)는 “옷을 모두 벗고 들어가는 시설이지만 하루 평균 30명 이상의 외국 선수단이 방문한다. 이탈리아, 미국, 인도 선수들에게 특히 인기다”라고 말했다. 그 밖에도 선수촌 곳곳에는 한국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차 체험관, 에어컨이 부착된 간이 화장실, 정자, 당구장, 500mL 물통으로 채워져 있는 대형 냉장고, 슈퍼마켓, 카페, 도핑실 등 없는 게 없다. 선수촌 카페에서 만난 로널드 포베스(110m 허들·케이맨 제도)의 말이 대구 대회에 참가하는 모든 선수의 마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정도 환경이면 모든 선수들이 집같이 느끼지 않을까요?”대구=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 1990년대 스타 볼던 “파월 1위, 볼트 3위” 전망에 ▼볼트코치 밀스 “그렇게 예상할 수도 있지만…”“말하지 않겠다.” 우사인 볼트(25·자메이카)의 개인 코치인 글렌 밀스 씨는 24일 대구스타디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볼트에 대한 질문에는 묵비권을 행사했다. 아디다스가 마련한 이 자리에서 푸마의 유니폼을 입는 볼트에 대한 이야기를 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 밀스 코치는 아디다스의 후원을 받는다. 밀스 코치는 2004년부터 볼트와 손을 잡았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과 2009년 베를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잇달아 볼트를 3관왕으로 이끌며 최고의 지도자로 인정받았다. 하지만 볼트는 다른 스포츠용품 회사의 후원을 받고 있다는 이유로 함께 회견에 참석할 순 없었다. 볼트 대신 이날 회견장에는 아디다스 유니폼을 입은 여자 200m 우승 후보 베로니카 캠벨 브라운(29)과 남자 100m에서 최연소로 10초 벽을 깬 요한 블레이크(22)가 나왔다. 밀스 코치는 아디다스의 후원으로 자메이카에서 육상학교를 운영하고 있다. 블레이크는 그 학교의 대표적인 선수다. 하지만 밀스 코치는 제자 볼트에 대한 애정을 숨기진 않았다. 최근 1990년대 세계 육상계를 주름잡았던 아토 볼던(트리니다드토바고)이 이번 대회 남자 100m 우승자로 아사파 파월(29·자메이카)을 꼽고 2위 블레이크, 3위 볼트로 전망한 것에 대해 그는 “그렇게 예상할 수도 있지만 결과는 아무도 모른다”며 볼트에 대한 믿음을 보였다. 한편 4년 만에 트랙에 돌아온 남자 100m 스타 저스틴 게이틀린(29·미국)은 대구 선수촌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나는 새롭게 태어났다. 그동안 배가 고팠다. 이제 다시 뛰어 메달을 따고 싶다”고 말했다. 2005년 세계선수권 남자 100m, 200m에서 우승했던 게이틀린은 2006년 7월 도핑 테스트에서 양성 반응이 나와 8년간 선수 생활을 금지당했다. 그 뒤 4년으로 자격 정지가 줄어 2008년 트랙으로 돌아왔다.대구=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 볼트 스타트, 박태환보다 4배 빨라 ▼ 0.146초 vs 0.65초. 우사인 볼트(25·자메이카)가 육상 100m에서, 박태환(21·사진)이 수영 200m에서 각각 세계신기록과 아시아신기록을 세울 때 출발반응 속도다. 0.5초 이상 차이가 난다. 볼트의 약점은 느린 스타트다. 큰 키(195cm)에 다리가 길어 출발에는 불리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2009년 베를린 세계육상선수권대회 100m 결승에서 세계기록(9초58)을 작성할 때 볼트의 출발반응 속도는 0.146초로 전체 8명 중 4번째에 그쳤다. 그나마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당시 세계신기록(9초69)을 세우며 우승할 때(0.165초)에 비하면 훨씬 좋아진 것이다. 반면 박태환의 출발반응 속도는 세계 최고 수준이다. 지난해 광저우 아시아경기 200m에서 아시아신기록으로 우승할 때 출발반응 속도는 8명 중 1위였고, 올 상하이 세계선수권대회 400m에서 우승할 때 출발반응 속도 역시 가장 빨랐다. 하지만 박태환은 볼트에 비해서도 한참 출발이 느리다. 육상과 수영 선수들의 출발반응 속도가 이렇게 차이 나는 이유는 뭘까. 먼저 출발 자세가 다르다. 육상 단거리 선수들은 트랙에 무릎을 꿇고 앉아 두 손을 대는 크라우칭 스타트를 한다. 무게중심이 앞으로 잔뜩 이동해 있기 때문에 점프를 한 뒤 입수해야 하는 수영 선수에 비해 유리하다. 수영 출발대(규정 각도 10도 이내, 통상 3도 사용)와 달리 선수가 자신에게 유리한 각도로 조절할 수 있는 육상 스타팅블록은 추진력을 극대화한다. 종목 특성에 따른 근육도 육상 선수가 유리하다. 체육과학연구원 송홍선 박사는 “같은 단거리라고 하지만 100m를 10초 안팎에 달리는 육상과 50초 가까이 헤엄쳐야 하는 수영은 근육이 다르다. 육상은 순발력이 중요하지만 수영은 지구력이 먼저다. 출발 신호에 반응하는 데는 순발력 훈련에 주력하는 육상 단거리 선수가 앞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대구=이승건 기자 why@donga.com}

카리브 해 북부 서인도제도의 섬나라 자메이카. 사탕수수 등 농업이 주 산업이며 인구는 280여만 명에 불과하다. 그런 나라가 2000년 이후 스포츠로 전 세계의 눈길을 끌고 있다. 우사인 볼트(25), 아사파 파월(29) 등 세계적인 육상 선수들을 배출해낸 때문이다. 자메이카가 세계적인 육상 강국이 된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다. 그중 하나는 거스 히딩크 감독(네덜란드)의 조련으로 한국 축구가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4강 신화를 썼던 것처럼 자메이카에도 육상의 히딩크로 불리는 명지도자가 있었기 때문이다. 자메이카육상연맹 알프레드 프라노 프란시스 집행위원(56·사진)은 ‘자메이카 육상의 히딩크’라고 불린다. 그는 볼트의 가능성을 일찌감치 발견해 키운 주인공이다. 23일 대구의 한 호텔에서 프란시스 집행위원을 만나 자메이카 육상과 볼트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자메이카 육상이 2000년 이후 급성장하게 된 배경은 무엇인가. “스포츠용품 회사(푸마)에서 후원을 받아 학교를 짓고 음식을 넉넉하게 공급할 수 있게 됐다. 기본적인 시스템의 발전도 한몫했다. 유치원부터 대학교까지 수준별 육상 교육이 시행되고 있다. 많은 국내 대회도 실력 향상의 기회를 제공한다. 탄력이 뛰어난 타고난 몸에 코치, 시스템, 열정이 모두 합쳐진 결과다.” ―자메이카 육상의 강점은 무엇인가. “육상은 자메이카의 대표적인 문화다. 육상은 선망 받고 인기 높은 스포츠다. ‘런(run·달리다)’이라는 단어는 실생활에 녹아들었으며 다양한 의미를 담고 있다. 어머니가 아들에게 심부름을 시킬 때 ‘런 투 더 스토어(가게까지 뛰어 갔다 와라)’라고 외친다. 일상 대화에서 ‘위 런 디스 타운’은 ‘우리가 이 마을에서는 최고’라는 의미로 쓰인다.” ―어린 선수들에게 어떤 점을 중점적으로 가르치는가. “육상만 가르치지는 않는다. 사회적인 능력도 가르친다. 학업은 물론이고 미디어 대응 방법 등 여러 가지다. 가장 중요한 것은 태도다. 자메이카에는 ‘당나귀가 물가에 가는 것은 목이 마르기 때문이다’라는 속담이 있다. 이런 절실한 태도가 있어야만 즐겁게 달릴 수 있다.” ―볼트를 처음 봤을 때 그는 어떤 소년이었나. “달리고자 하는 동기가 강했다. 어렸을 때부터 다른 선수들과 달랐다. 특별했다. (인터뷰 도중 볼트에 대해 특별하다는 말을 자주 했다.) 나중에 훌륭한 선수가 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타고난 실력은 물론이고 달리기를 즐거워하는 태도, 강한 경쟁심 등 모든 것이 완벽했다. 주니어 시절 200m 경기에서도 100m 전문 선수들보다 스타트가 빨랐다. 그 모습을 보고 달리기 말고 다른 것을 해도 성공할 것이라 생각했다. 높이뛰기를 했다면 높이뛰기 세계 챔피언이 됐을 것이다.” ―팀 내에 볼트와 파월이 함께 있다. 이들의 경쟁은 선수들에게 도움이 되는가. “자메이카 육상은 세계 최강인 한국의 양궁과 같다. 개개인의 실력도 좋지만 팀워크로 더 멋진 팀을 만들고 있다. 볼트와 파월은 트랙에서 둘도 없는 친구다. 서로 경쟁하면서 동기 부여도 되고 경쟁심도 생기면서 기록이 더 좋아졌다. 이번 대회에서 굳이 누가 이길지 예상한다면 봍트가 우승하지 않을까 싶다.” ―볼트가 은퇴한 뒤 자메이카 육상의 미래는 어떤가. “어렸을 때부터 두각을 나타내는 선수가 많다. 지난해 세계주니어챔피언십 남자 100m 우승자인 덱스터 리, 올해 세계유스챔피언십 남자 100m 우승자 오데일 토드 등 유망주가 많다. 이들도 볼트처럼 커가고 있다. 하지만 볼트만큼 특별한 선수는 아직 없다. 그것이 걱정이다.” ―볼트는 튀는 패션과 치킨 너겟을 너무 사랑한다. 문제는 없는가. “볼트는 젊다. 젊은 만큼 힙(Hip)한 스타일이 좋다. 치킨 너겟은 많이 먹지만 않으면 괜찮다.(웃음) 볼트는 그 나이에 맞는 행동을 하고 있을 뿐이다.”대구=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파월과 경쟁하는 것을 즐긴다.”(우사인 볼트) “볼트든 누구든 신경 쓰지 않는다.”(아사파 파월) 한집안이다. 하지만 경쟁은 치열하다. 누가 우승하든 고국에는 똑같은 금메달을 안겨줄 것이다. 하지만 우승의 영광은 양보할 수 없다. 세계에서 가장 빠른 사나이의 자리를 놓고 자존심 싸움이 치열한 우사인 볼트(25)와 아사파 파월(29·이상 자메이카) 얘기다. 파월이 22일 인천국제공항을 거쳐 대구국제공항에 도착했다. 16일 들어온 볼트보다 6일 늦게 입국했다. 파월은 “볼트와 함께 입국하지 않은 것은 개인적으로 비행기편을 따로 예약했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볼트와 함께 자메이카를 대표하는 남자 단거리 육상 선수인 파월의 100m 최고 기록은 9초72로 역대 5위. 꾸준히 9초대를 찍을 만큼 기복이 없다. 하지만 볼트와 타이슨 게이(29·미국)에 밀려 2인자라는 꼬리표가 붙었다. 올해 볼트와 파월이 맞대결한 적은 없지만 기록에서는 파월이 앞서 있다. 파월이 9초78로 시즌 1위, 볼트가 9초88로 7위다. 파란색 모자, 티셔츠, 신발 등을 착용하고 입국장에 나타난 볼트와 달리 파월은 붉은색 모자에 검은색 티셔츠, 청바지 차림으로 한국 땅을 밟았다. 힙합 음악 소리가 헤드폰 밖으로 흘러나올 정도로 볼륨을 높여 듣고 있던 파월은 “연습을 많이 했기 때문에 육체적, 정신적으로 준비가 됐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큰 경기에 강한 볼트와 달리 파월은 올림픽이나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약한 면모를 보였다. 이와 관련해 파월은 “모두가 늘 우승할 수는 없기에 우승이 내 것이 될 때까지 인내심을 갖고 기다리겠다”고 말했다. 한편 파월이 대구에 도착한 시간에 볼트는 경산육상경기장에서 400m 계주 및 100m 훈련을 하고 있었다. 볼트는 다른 선수들과 장난을 치는 등 여유를 보였다.대구=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유근형 기자 noel@dong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