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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은 중앙 패싸움에서 여유가 없다. 패를 지면 바둑이 끝나기 때문이다. 흑이 어떤 팻감을 쓰든지 패를 해소해야 한다. 흑 97이 백으로선 뼈아픈 팻감. 홍기표 4단은 잠시 숨을 고른다. 이 팻감만큼은 받아주고 싶은 생각이 굴뚝같다. 백도 참고도 백 3으로 나가는 팻감이 있지 않은가. 하지만 흑에겐 마지막 팻감이 하나 더 남아있다. 흑 6이 절묘해 백이 응수하지 않을 수 없다. (◎…5) 이후 백의 팻감은 없다. 홍 4단은 쓰린 마음으로 흑 97을 외면하고 98로 때렸다. 흑 99가 놓이자 흑 ○를 잡았던 백 ○가 거꾸로 흑에게 잡혔다. 안팎으로 따지면 50집이 넘는다. 백은 100으로 흑 다섯 점을 잡아 중앙을 수중에 넣었다. 초반과 비교하면 상전벽해의 변화가 일어난 셈인데 좌하 귀 흑의 실리가 커서 흑이 상당히 앞서기 시작했다. 흑은 유유히 흑 101∼105로 좌변을 살렸다. 다만 흑 103은 실수. 그냥 105의 곳에 뻗어 살아야 했다. 백 104가 놓여 좌상 흑에 뒷맛이 생겼다. 그나마 백이 선수를 뽑아 106으로 우상에 먼저 둘 수 있다는 점이 다행이다. 흑은 115로 발 빠르게 우하 귀에 걸치며 백의 집 모양을 지워나간다. 이미 확보한 실리가 많은 흑은 백에게 큰 집만 내주지 않으면 된다는 계산이다.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흑 75, 77로 틀어막은 것이 좋은 수. 김정현 초단은 이미 대마몰이에 대한 욕심을 버렸다. 좌변 백처럼 안형이 풍부한 대마를 무리하게 추궁하다간 거꾸로 상처를 입을 수 있다. 김 초단은 적당히 백을 살려주고 상변을 통째로 먹으려고 하는 눈치다. 백도 흑의 속셈을 알고 있지만 일단 급한 불부터 꺼야 하기 때문에 흑이 하자는 대로 이끌려갈 수밖에 없다. 백 78은 속수처럼 보이지만 흑 세력에 흠집을 남겨놓기 위한 고육책. 흑 90까지 백은 중앙 흑 돌을 잡고 살아갔고 흑은 상변을 감싸 안은 대세력을 만들었다. 여기까지 결과는 흑이 유리하다. 무심히 툭 던진 것 같은 흑 91도 교묘한 응수타진이다. 참고도 백 1로 받아주면 흑 2로 상변에 어마어마한 집 모양이 생긴다. 흑 세가 워낙 두터워 백이 상변으로 침투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 만약 흑이 91을 생략하고 상변으로 달려가면 어떨까. 그땐 좌변 흑이 곤경에 빠진다. 흑 91과 참고도 백 1의 교환이 있어야만 좌변 흑이 무사히 좌상 흑과 연결할 수 있다. 참고도는 백에게 패배를 의미한다. 백 92는 당연한 반격. 흑 95까지 졸지에 엄청난 패가 생겼다. 백은 패에서 지면 끝이다. 백은 흑이 어떤 패를 쓰든 만패불청할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흑은 반상에서 제일 큰 팻감을 써야 한다. 그곳은 어디일까. 흑이 즐거운 고민에 빠졌다.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사진)은 16일 미디어렙(방송광고판매대행사) 도입과 관련해 지상파 방송사마다 독자적으로 광고대행사를 운영할 수 있는 ‘1사 1렙’(1공영 다민영)이 마땅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최 위원장은 이날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문방위) 전체회의에 출석해 “방송광고 판매는 자유경쟁하에 이뤄져야 한다”며 “이로 인한 부작용은 여러 장치를 통해 막아주면 된다”고 말했다. 방통위는 10일 공·민영 구별 없는 교차 판매 허용 등 사실상 ‘1공영 다민영’을 골자로 한 정부 의견을 문방위에 제출한 바 있다. 이날 회의에서 이경재 한나라당 의원은 “1사 1렙은 MBC 등 일부 지상파 방송사의 광고 독점을 심화시킬 것”이라며 “그동안 정부가 강조해온 새로운 종합 및 보도채널 육성과도 배치된다”고 말했다. 진성호 한나라당 의원도 “갑자기 (1사 1렙과 같은) 자유경쟁으로 가게 될 경우 지역·종교방송, 신문사의 광고 시장이 급격히 위축될 수 있다”며 “정부는 언론의 다양성 유지를 위해 더 많은 고민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현재 미디어렙 관련 법안은 ‘1공영 1민영’ ‘1공영 다민영’ 안이 각각 3개씩 발의돼 있는 상태다.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

한국기원이 선정한 올해 바둑계 10대 뉴스 중 1위로 최철한 9단의 응씨배 쟁취와 상금 랭킹 1위(6억3000여만 원) 복귀가 뽑혔다. 응씨배 외에 다른 기전에서 뚜렷한 성적을 내지 못했지만 오랜 슬럼프에서 벗어났다는 점을 평가받았다. 2위는 이세돌 9단의 휴직 파문. 중반전으로 이 바둑에서 백은 ○로 패를 만들었지만 수순이 잘못됐다는 평가도 나왔다. 먼저 참고도를 보자. 백 62 때 흑 63으로 참고도 흑 1에 두면 백 2부터 10까지가 흑에게 아픈 수순이다. 백은 좌변 흑 진을 돌파한 데다 한 집을 선수로 만들어 대마도 쉽게 타개할 수 있다.(○…5) 다시 백 ○로 돌아오자. 검토실의 의견은 백 ○ 전에 백 60을 둬야 했다는 것. 그랬다면 실전 심리상 흑은 61에 이어 참고도 흑 1을 두었을 것이라는 얘기다. 그때 백 ○로 패를 했다면 참고도와 똑같은 결과를 얻을 수 있었다. 이를 간파한 흑이 참고도 흑 1을 두지 않고 그냥 59의 곳에 두어 백 한 점을 때린다면? 백으로선 그게 실전보다 낫다. 실전에선 백 ○와 흑 63을 교환한 셈인데 백 대마의 모양이 크게 무너졌다. 이 때문에 백 대마의 타개가 까다로워졌는데 백은 74로 흑에 붙여 가는 ‘기대기 전법’으로 돌파하려고 한다.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온라인기보, 대국실, 생중계는 동아바둑(baduk.donga.com)}

세력 작전에 대한 준비가 없었던 탓일까. 김정현 초단은 흑 41로 실리를 챙기는 수법을 택했다. 보통 참고도 흑 1처럼 높게 둬야 세력을 키울 수 있다는 것은 상식이다. 이 경우엔 백도 직접 좌변에 뛰어들긴 힘들고 백 2로 삭감하는 선에서 타협해야 한다. 김 초단은 참고도처럼 둘 경우 백이 좌상 귀에서 교란 작전을 펼 가능성이 높아지는 게 싫었던 듯하다. 하지만 현 국면의 초점은 좌하 흑 세력을 어떻게 살리느냐에 있는 만큼 흑 41은 실리를 너무 밝힌 수였다. 홍기표 4단은 당장 백 42로 좌변에 침투해 흑 41의 빈틈을 노린다. 이 한 방으로 흑 세력의 위용이 빛을 바랜 느낌. 김 초단은 흑 43으로 씌워 공격을 시도하지만 백에겐 탈출로가 많아 백 42를 잡는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백 44, 46은 흑 세력을 지우고 있을 뿐 아니라 흑 세력의 약점까지 엿보고 있다. 그게 백 48로 끊는 수. 좌변 흑이 위아래로 분리됐다. 백 52가 놓이자 좌변 흑이 살아가야 할 판이다. 백 54, 56도 매끈한 행마. 백이 선수로 한 집을 만들었다. 흑이 백 ‘가’를 당하기 전에 57로 단수 쳐 백을 굴복시키려고 하자 백이 58로 패 모양을 만들어 반발한다. 예상치 못한 곳에서 패가 발생했다.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온라인기보, 대국실, 생중계는 동아바둑(baduk.donga.com)}
민주당이 공영과 민영을 포함한 다수의 미디어렙(방송광고판매대행사)을 도입하고 1인 소유지분을 최대 30% 허용하는 내용의 방송광고판매대행 법률안을 마련했다. 민주당은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간사인 전병헌 의원이 14일 대표 발의한 이 법안을 사실상 당론으로 마련했다. 이 법안은 허가제를 통해 공영과 민영이 포함된 복수의 미디어렙 도입하고 공·민영의 교차 판매를 허용하고 있다. 1인 지분은 30%로 제한했지만 전체 방송사업자의 지분은 최대 50%까지 허용했다. 지상파 방송사를 제외한 자산규모 10조 원 이상의 대기업과 신문, 뉴스통신사 등은 지분을 소유하지 못하게 했다. 국회는 전 의원의 법안과 한나라당 한선교 진성호 의원, 자유선진당 김창수 의원, 창조한국당 이용경 의원의 법안, 정부 의견과 종합해 연내 미디어렙 도입 법안을 만들 예정이다. 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

좌하 변화는 서로 끊고 끊겨 복잡한 싸움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각자 살고 살려주는 타협으로 막을 내리는 것이 보통이다. 변화도 생각보다 복잡하지 않다. 그런데 김정현 초단이 흑 27로 욕심을 부리면서 모든 게 헝클어졌다. 김 초단은 27로 선수를 하려고 했으나 백이 외면하고 28로 달렸다. 좌하 흑 모양에 대한 급소. 이 한 방으로 흑은 사지가 꽁꽁 묶인 형국이다. 흑 27로는 참고도 흑 1로 막아 둬야 했다. 백 2로 한 번 밀리는 것은 아프다. 그러나 그건 백에게 줘야 할 몫이었다. 백 2를 당해도 좌하 흑을 선수로 살리고 흑 15로 선착해서 충분하다. 상대 몫까지 내줄 수 없다고 욕심을 내면서 반상의 흐름이 빨라진 것이다. 흑 29로 백 한 점을 접수할 순 있지만 백 30이 급소로 좌하 수상전은 백이 유리하다. 흑 33마저 놓친다면 바둑을 더는 둘 수 없다. 흑으로선 이곳을 죽죽 밀어 세력을 얻는 대신 하변을 포기한다. 하변 백 집이 40여 집에 육박하지만 좌변을 크게 키워 기회의 땅으로 만들려는 것이다. 흑은 본의 아니게 대 세력 작전으로 나서게 된 셈. 해볼 만한 모험이지만 참고도에 비하면 실패 확률이 크다. 백 40 이후 좌상 흑을 어떻게 살릴 수 있는지가 포인트다.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방송통신위원회는 사실상 ‘1공영 다민영’ 미디어렙(방송광고판매대행사)을 허용하는 것을 골자로 한 의견을 11일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에 제출했다. 그러나 여당인 한나라당을 비롯해 국회 문방위의 상당수 의원이 ‘1공영 1민영’을 지지하고 있어 이 의견이 법안에 반영될지는 불투명하다. 방통위 의견은 공·민영 미디어렙을 구분하지 않고 미디어렙의 개수를 방통위가 광고시장 상황에 따라 허가해 주겠다는 것이다. 방통위 정한근 방송정책기획관은 이 방침에 대해 “1공영 1민영이 될 수도, 1공영 다민영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미디어렙을 공·민영으로 나누지 않겠다는 취지는 공영방송 KBS가 민영미디어렙을 통해서도 광고 영업을 할 수 있다는 의미다. 방통위는 공영방송인 KBS MBC를 공영미디어렙으로 묶을 경우 지상파 광고의 70% 이상을 대행하게 돼 경쟁이 제한되는 문제를 개선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방송계에선 방통위 의견에 따르면 MBC SBS가 민영미디어렙 설립을 신청할 경우 허가를 내주지 않을 수 없기 때문에 사실상 1공영 다민영(1사 1렙)으로 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방통위는 또 미디어렙 1인 소유 지분 제한을 51% 미만으로 하는 것은 너무 높다며 낮출 것을 제안했다. 국회 문방위는 방통위 안을 포함해 한나라당 한선교 진성호, 자유선진당 김창수, 창조한국당 이용경 의원이 낸 법안, 민주당 전병헌 의원이 다음 주 초 내놓을 법안과 함께 검토하며 18일 공청회를 연 뒤 최종 법안을 만들 예정이다. 한 의원 안은 전형적인 ‘1공영 다민영’으로 각 방송사가 미디어렙을 별도로 가질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진 의원과 김 의원 법안은 ‘1공영 1민영’을 기반으로 KBS MBC를 공영미디어렙에 위탁 지정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이들은 경쟁체제 도입에는 찬성하지만 완전경쟁 도입 시 지역·종교방송이나 타 매체에 미치는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서 제한경쟁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나경원 이경재 한나라당 의원 등도 1공영 1민영을 지지하는 등 다수 의원들이 동참하고 있다. 이용경 의원 안도 제한 경쟁의 틀 내에서 교차 판매를 허용하자는 안이다. 민주당은 처음에는 1공영 1민영과 1인 지분을 10% 미만으로 제한하는 방안을 준비했으나 최근엔 ‘1공영 다민영’을 허용하는 방향으로 선회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교롭게도 야당인 민주당의 방안이 방통위의 의견에 부합하는 셈이다. 국회 안팎에선 민주당의 선회에 대해 1공영 다민영 도입에 힘쓰는 MBC를 봐주기 위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김민기 숭실대 언론홍보학과 교수는 “다른 매체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기 때문에 ‘1공영 1민영’으로 3년 정도 운영한 뒤 완전 경쟁으로 바꾸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

군 입대는 프로기사들에게도 고민거리다. 바둑에 정진해야 할 20대 초반에 대국 현장에서 떠나면 아무래도 기력이 녹슬기 마련이다. 세계대회인 후지쓰배와 응씨배에서 준우승 이상의 성적을 거두면 병역 의무를 면제받지만 ‘하늘의 별 따기’에 가깝다. 이세돌 목진석 9단 등은 초등학교 졸업 후 진학하지 않아 면제됐다. 홍기표 4단은 11월 11일 이 바둑을 둔 뒤 공익근무요원 복무를 위해 11월 26일부터 4주 훈련을 받고 있다. 군복무 중에는 휴가를 나올 때 대국 일정을 잡는다. 홍 4단은 국수전과 인연이 깊어 이번 기와 50, 52기 등 본선에 3번 진출했다. 김정현 초단이 흑 7로 ‘대사 정석’을 유도하려고 하자 홍 4단은 독특하게도 백 8을 들고 나왔다. 백 12까지는 흑이 날일자로 씌웠을 때의 정석과 똑같다. 하지만 이 정석은 현재 돌이 놓여 있는 모양에서는 거의 두지 않기 때문에 백에게 탐탁지 않은 결과가 나올 개연성이 크다. 백 16까지는 정석이고 흑 17로 탈출한다. 백 18에 흑 19, 21로 끊어 초반부터 난전의 조짐을 보인다. 여기서 백이 참고도 백 1로 늘면 흑 10까지 흑이 양쪽을 모두 수습해 불만이 없는 모습이다.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이사장 김우룡)는 10일 이사회를 열어 엄기영 MBC 사장의 사표를 반려하기로 했다. 방문진은 함께 사표를 낸 김세영 부사장 겸 편성본부장, 이재갑 TV제작본부장, 송재종 보도본부장, 박성희 경영본부장의 사표는 수리했으며 한귀현 감사, 김종국 기획조정실장, 문장환 디지털본부장은 유임시켰다. 방송계에서는 엄 사장이 재신임을 받았지만 방문진이 보도와 프로그램 제작, 경영을 총괄하는 세 본부장을 동시에 교체한 것은 경고 의미가 담겨 있다고 분석했다. 이날 이사회에서 “내년 2월 주주총회까지 ‘뉴MBC플랜’이나 경영지표 면에서 별다른 성과가 없다면 엄 사장에게 다시 책임을 물을 것”이라는 발언도 나왔다. 김우룡 이사장은 11월 30일 이사회에서 “엄 사장은 ‘뉴MBC플랜’을 11월까지 가시화하기로 한 약속을 지키지 못했다는 점에 대해 스스로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

이창호 9단(34·사진)이 하이원리조트배 명인전에서 우승했다. 이 9단은 10일 서울 성동구 홍익동 한국기원 바둑TV스튜디오에서 열린 명인전 결승 4국에서 원성진 9단에게 265수 만에 흑 반집승을 거두고 종합전적 3승 1패로 타이틀을 획득했다. 우승상금 1억 원. 이 9단은 이번 우승으로 통산 138회 우승, 명인전 13회 우승을 기록했다.}

이창호 9단은 8일 열린 명인전 결승 5번기 3국에서 원성진 9단에게 3집반 승을 거두며 2승 1패로 앞서가기 시작했다. 이달 들어 이틀에 한 번꼴로 대국을 치르는 상황에서도 어렵고 복잡한 장면을 깔끔하게 정리하는 이 9단의 집중력이 돋보였다. 이 바둑은 하변 축머리 공방에 이은 중앙 전투 한 번으로 끝났다. 이후 박정상 9단이 불리한 형세를 뒤엎기 위해 돌진했으나 철벽 수문장 이 9단은 끄떡없었다. 초반 하변 백 세력을 지우고 싶었던 박 9단은 흑 39의 축머리 활용을 위해 흑 37로 끊는 보기 드문 수단을 동원했다. 하지만 흑 39는 백 40과 교환돼 대악수로 변했고 흑 41로 축을 나올 때 백이 46까지 변신해 하변에 백의 철옹성이 만들어졌다. 흑의 의도와는 달리 오히려 백 집을 굳혀준 셈. 박 9단은 하변 집을 줄이기 위해 과감하게 흑 63으로 뛰어들었으나 백 64, 66의 강수로 중앙 전투가 벌어졌다. 백 72, 74가 좋은 수순으로 백은 흑 63 한 점을 잡고 하변 집을 최대한 확보해 사실상 승부가 끝났다. 박 9단은 백 156을 보고 돌을 던졌다. 더 둔다면 참고도의 수순이 예상되는데 흑이 도저히 덤을 낼 수 없다. 이 9단은 8강전에서 목진석 9단과 대결을 펼친다. 소비시간 백 2시간 4분, 흑 2시간 59분. 156수 끝 백 불계승.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MBC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이사장 김우룡)는 엄기영 MBC 사장(사진)이 사표를 제출했다고 9일 밝혔다. 김세영 부사장과 한귀현 감사, 송재종 보도본부장 등 7명의 임원도 함께 냈다. 엄 사장의 임기는 2011년 2월까지다. 방문진은 10일 이사회에서 사표 수리 여부를 논의할 예정이다. 방문진의 한 이사는 “엄 사장의 사표를 수리할지, 아니면 다른 임원들만 교체할지는 10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MBC 내부에서는 엄 사장이 이번에 재신임을 받더라도 내년 2월 주총에서는 물러나지 않겠느냐고 보고 있다. MBC 경영진은 11월 말까지 가시적 성과를 내겠다고 공언한 ‘뉴MBC플랜’이 지지부진한 데 대해 책임을 지고 사표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방문진은 11월 30일 이사회에서 “뉴MBC플랜에는 미디어 환경 변화에 대처하는 큰 그림이 부족하고 단체협약 조항 개정 등 구체적 성과가 미흡하다”며 “엄 사장이 상응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MBC의 한 간부는 “4일 본부장 사표를 받은 뒤 총책임자인 엄 사장도 함께 사표를 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엄 사장이 물러날 경우 구영회 MBC미술센터 사장, 김재철 청주MBC 사장, 김종오 전 보도본부장, 유기철 대전MBC 사장(이상 가나다순) 등이 후보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김 이사장은 “이번 일이 새로운 MBC를 위한 계기가 될 것”이라며 “MBC가 이른 시일 안에 안정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

이 9단의 올해 수입은 지금까지 4억1600여만 원. 지금 치러지는 명인전 결승전에서 이기면 우승상금 1억 원을 받는다. 준우승(3000만 원)을 하더라도 현재 상금 랭킹 2위인 이세돌 9단(4억4000만 원)을 추월할 것으로 보인다. 랭킹 1위는 응씨배 우승(40만 달러)을 포함해 6억여 원을 번 최철한 9단이다. 이창호 9단은 자신 있는 손길로 백 2에 잇는다. 하변 뒷맛은 ‘뒷맛’일 뿐 수는 나지 않는다고 확신하는 듯하다. 백 4로 꽉 막은 수도 긴요하다. 수상전인 만큼 한 수라도 상대 수를 줄여나가는 것이 좋다. 이쯤 되자 결론이 눈에 보인다. 하변 수상전은 흑이 한 수 부족이다. 흑도 9로 흑 돌을 키워 죽이는 것이 좋은 수다. 그냥 참고도 흑 1을 선수하면 나중에 백이 ‘가’로 백 두 점을 살리는 수가 남는다. 실전에선 흑 13을 선수할 수 있어 참고도의 수단이 없어졌다. 흑은 좌하 귀에서 사석작전으로 이득을 보고 선수를 뽑아 흑 15로 막았다. 반상 최대의 곳. 여기까지 흑으로선 할 만큼 한 셈. 하지만 선수를 넘겨받은 백이 우변 26을 두자 승부의 변수가 모두 사라졌다. 형세는 백이 덤을 받지 않아도 비슷하다. 박정상 9단은 이후 30수를 더 두다가 돌을 던졌다.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온라인기보, 대국실, 생중계는 동아바둑(baduk.donga.com)}

《경성부내의 삼월 말 현재의 뎐화 가입자 수는 일본인이 4875, 조선인이 951, 외국인이 143, 총계가 5969라 한다. 조선인의 서울인가 일본인의 서울인가. 문명의 이긔인 뎐화로 보아도 통곡하지 아니할 수가 업다. (중략) 우리는 조선의 오늘날 문명의 주인이 아니고 종이다. 우리는 이 문명의 주인이 되도록 전력을 다하자. ―동아일보 1924년 4월 21일자》 우리나라에 처음 전화가 보급된 것은 1896년 10월. 덕수궁에 100회선의 전화 교환기를 설치하고 궁중에 3대, 각부에 7대, 평양과 인천에 2대 등 모두 12대의 전화기를 놓았다. 순종은 전화로 3년상을 치렀다. 1919년 고종이 승하한 뒤 3년 동안 아침마다 고종과 명성황후가 안장된 홍릉에 전화를 걸어 능지기가 수화기를 봉분 앞에 대면 애끓는 곡성을 전했다. 전화는 1920년 이후 전화기 보급이 보편화하면서 급격하게 늘기 시작했다. 1921년 연간 7000만 건이던 통화는 1926년 1억2300여만 건으로 가파른 증가세를 보였다. 전화 급증에 따라 전화 교환수가 여성의 인기 직업으로 떠올랐다. 1920년 4월 12일 동아일보에는 경성전화국에 경성여자고등보통학교를 졸업한 조선 여성 3명이 근무하며 일어 능통자로 하루 8시간 일하면 월급을 25원 받을 수 있다는 기사가 실렸다. 당시 변변한 직업을 가질 수 없었던 여성에겐 고임금이었다. 그러나 전화기는 고가의 물품이었다. 1920년대 초 전화 한 대 값은 1700∼1800원으로 전화 교환수 월급을 6년 가까이 모아야 살 수 있었다. 게다가 전화국에 전화를 신청한 뒤 추첨에 뽑혀야만 전화를 가질 수 있었다. 전화가 범죄의 수단으로 사용되기도 했다. 관청이나 은행 중역을 노린 전문털이단은 중역이 출근하면 집에 전화를 걸어 “사무실 하인인데 양복을 가져오라고 한다”고 하고 양복을 받아 달아났다.(동아일보 1926년 2월 12일) 아편 밀매꾼들이 전화로 값을 흥정하던 중 전화가 혼선을 빚어 이를 들은 사람의 신고로 체포되기도 했다.(동아일보 1921년 8월 6일) 전신 전화선은 독립군의 주요 타격 대상이기도 했다. 함경남도에서 활약하던 독립단은 삼수군 영성 주재소 근처 전신주 30개를 쓰러뜨린 뒤 주재소를 습격했다. 지원 병력 요청을 차단하기 위해서였다. 이날 주재소 순사와 독립단 간에 1000여 발의 총알을 주고받는 격렬한 전투가 벌어졌다고 1922년 9월 29일 동아일보는 전했다. 전화는 경제력과 정보력의 상징이었던 만큼 일본인과 한국인의 전화 보유 대수는 큰 차이를 보였고 이런 현실이 자주 기사화됐다. 1927년 통계를 보면 일본인은 16명당 1대, 조선인은 5000명당 1대꼴로 전화를 갖고 있었다. 2009년 10월 말 기준으로 우리나라 유선전화 가입자는 2039만 명, 무선전화는 4775만 명에 달한다. 전화를 추첨해서 받고, 일본인보다 전화를 못 가진 것을 한탄했던 시기가 언제였던가 싶게 이제는 국민 1인당 1대씩 무선전화를 가진 정보화 강국으로 발전했다.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

어느덧 끝내기다. 중앙에서 큰 싸움이 한 번 일어난 뒤 돌의 형태가 굳어져 변화가 일어날 곳이 별로 없다. 흑 85는 끝내기 크기로만 따지면 우변 86 부근에 두는 것이 실속 있다. 하지만 지금 흑의 처지에선 흑백이 큰 곳을 번갈아 차지하는 진행으로는 도저히 역전이 불가능하다. 박정상 9단이 우변보다 실속이 덜한 흑 85를 택한 것은 하변 뒷맛을 노릴 수 있기 때문. 이창호 9단도 찜찜한 뒷맛을 느꼈음인지 하변에 한참 시선을 고정시켜 수읽기를 하더니 손을 빼 반상 최대의 곳인 백 86을 둔다. 이 9단은 하변에서 수가 나지 않는다고 확신한 것. 백 86은 선수. 하변에서 확실하게 수가 나지 않는 한 흑이 백 86에 대해 응수하지 않을 수 없다. 결국 흑 93까지 백은 다시 선수를 뽑았고 백 94로 직행했다. 백 94도 흑이 젖혀 잇는 것과 비교하면 10집이 넘는 곳. 수순 중 백 88로 참고도 백 1로 두는 게 강수인데 지금은 백이 팻감이 부족해 무리다. 흑은 끝내기에서 백에게 두 방을 얻어맞은 셈. 하변 뒷맛을 살려 되갚아줘야 한다. 그것도 호되게 돌려줘야 한다. 흑 101이 그 첫걸음. 올 것이 왔다. 전체 국면을 볼 때 마지막 고비다. 백이 무사히 방어하면 바로 결승점에 도달할 수 있다. 아까 봐둔 이 9단의 수읽기가 나올 차례다.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흑 67과 백 68. 서로 최강의 수로 부딪친다. 이런 장면에선 수순이 중요하다. 흑 69가 갑자기 엉뚱한 곳을 건드린 듯하지만 모두 중앙 전투와 연계된 수순이다. 중앙을 먼저 결정지은 뒤 흑 69를 두면 백이 실전 70처럼 강하게 버티지 않고 뒤로 물러설 수도 있다. 박정상 9단은 흑 71의 단수에 기대를 건다. 단수니까 참고도 백 1로 잇는 것이 자연스러운 반응 같지만 흑 2, 4를 선수하고 10까지 진행되면 하변 백 진에서 수가 나는 형태다. 이창호 9단도 참고도를 봤다. 그래서 백 72를 둬 흑 73과 선수로 교환한다. 이 수순이 긴요하다. 이 교환을 해놓고 참고도 백 1(실전 74)을 두면 백의 부담이 확 줄어든다. 참고도 흑 6 때 백 7로 잇는 대신 흑 한 점을 때려낼 수 있기 때문이다. 백이 하변에서 좀 손해를 본다 해도 흑 한 점을 때려낸 이득으로 충분히 상쇄할 수 있다. 따라서 흑은 실전처럼 진행할 수밖에 없고 백은 78로 하변 집을 예정대로 만들어 우세를 지켰다. 중앙 전투가 끝나자 국면은 다시 포석으로 돌아가 그동안 돌이 없었던 상변이 백 84까지 정리됐다. 하변 백 집이 크게 나면서 국면은 단조로워졌다. 중반전은 실종됐고 곧바로 끝내기로 들어갈 것 같다.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인도 하이데라바드에서 3일 폐막한 제62차 세계신문협회(WAN) 총회에서 신문 발행 편집인들은 구글 등 포털사이트가 대가를 제대로 내지 않고 뉴스 콘텐츠를 활용하는 것을 비판했다고 이 총회에 참가한 한국신문협회가 4일 전했다. 총회 마지막 토론회로 열린 ‘포털 대응 전략 대토론회’에서 개빈 오라일리 WAN 회장은 “뉴스 교육 엔터테인먼트 등 콘텐츠에 대한 ‘수익 보상’은 필수”라며 “구글이 뉴스 콘텐츠 저작권을 존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토론자로 나선 장대환 한국신문협회 회장은 “온라인 뉴스 소비가 포털에 집중되면서 독자들의 언론관과 구독 습관 왜곡, 콘텐츠 불법복제로 인한 저작권 위반과 같은 폐해가 심해져 신문 저널리즘마저 위협받고 있다”고 말했다. 데이비드 드러먼드 구글 수석부사장은 오라일리 회장의 지적에 대해 “구글 뉴스는 신문사에 매달 10억의 조회수를 제공하고 있다”며 “(신문사가) 몇 년 전엔 상상 못한 사업 기회가 생긴 셈”이라고 말했다. 1일 개막한 WAN 총회에는 87개국 900여 명의 언론인이 참석했으며 차기 총회는 2010년 6월 7∼10일 레바논 베이루트에서 열린다. 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

이경우 서울신문 교열팀 차장(사진)이 3일 서울 중구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국어문교열기자협회 총회에서 제34대 회장에 선출됐다. 임기는 2년이다.}

박정상 9단은 초반 하변에서 축머리를 구사하는 전략을 폈지만 이창호 9단의 침착한 대응에 수포로 돌아갔다. 더구나 국면의 형태가 단순해져 꼬투리를 잡을 곳이 마땅치 않다. 이제 흑은 어떻게든 판을 복잡하게 만들어야 한다. 박 9단은 백이 참고도 1처럼 중앙 두 점을 살릴 것을 기대하고 있다. 그러면 흑 4로 모양을 잡고 중앙 백을 공격하려는 것. 그 과정에서 하변 백 집을 자연스럽게 삭감하는 수순을 얻을 수 있다. 하지만 잠시 뜸을 들이던 이 9단은 아낌없이 백 두 점을 버린다. 백 54, 56으로 하변을 키우면 충분하다는 판단이다. 그 계산은 정확했다. 백 58까지 생긴 하변 집이 50집으로 일당백이다. 전체 흑 집과 얼추 비슷하다. 흑으로선 하변 백 집을 최대한 깨야 한다. 흑 63의 ‘날일’자 행마로 들어간 것이 박 9단이 고심 끝에 내린 선택. 평범하게 한 칸 뛰거나 마늘모로 삭감하면 백 진으로 깊게 들어가지 못한다. 백의 입장에서 흑 63은 도발이나 마찬가지. 뒤로 받아줄 순 없다. 백 64, 66으로 끊어 본격적인 응징에 나선다. 흑 63 한 점이 살아날 길이 없어 보이는데 박 9단은 무엇을 노리고 있을까. 두 기사가 흑 한 점을 둘러싸고 수읽기 대결을 펼치기 직전이다.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