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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1년 이래 그린벨트로 묶여 추가 증설 투자가 가로막혔던 기아 오토랜드 광명 공장이 규제 개선에 따라 증개축 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게 됐다. 국무조정실이 해당 공장의 지목(地目·토지의 종류)을 ‘대지’에서 ‘공장용지’로 바꾸기로 결정했기 때문이다. 15일 대한상공회의소는 기아 오토랜드 광명 공장 규제를 비롯해 국무조정실과 함께 개선을 추진해 온 ‘국민이 선정한 10대 현장규제’ 중 8개가 수용됐다고 밝혔다. 대표적인 사례인 기아 오토랜드 광명 공장은 1970년 11월 건설을 시작해 1973년 준공된 국내 최초의 대단위 종합 자동차 공장이다. 건설 도중이던 1971년 도시계획법 개정으로 이 지역이 그린벨트로 지정되면서 54년간 ‘개발제한구역 내 자동차 공장’으로 묶여 있었다. 증개축 시 확장 면적에 대해 부과율(50%)을 곱하는 방식으로 보전 부담금을 산정해 수백억 원의 비용 부담을 안게 된 것이다. 실제 기아는 지난해 9월 오토랜드 광명에 전기차 전용 공장을 준공하면서 110억 원의 보전 부담금을 냈다. 비용 부담이 커지자 기아는 애초에 염두에 두고 있던 생산 규모인 20만 대 수준에서 15만 대 수준으로 시설 투자 수준을 축소했다. 대한상의는 “지목 변경 시 부담금이 6분의 1 수준으로 낮아져 미래산업 경쟁력 확보 및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자동차 무선 업데이트(OTA) 서비스도 법령 정비를 통해 합법화된다. OTA는 기존에 정비소에서만 가능했던 자동차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무선 통신을 이용해 개인이 직접 할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다. 이 서비스는 앞서 2020년 6월 대한상의 샌드박스지원센터를 통해 임시허가 승인을 받은 이후 전기차 보급과 함께 보편화됐으나 4년 넘도록 법령 정비가 되지 않고 있었다. 고층 건물의 소방관 진입창 설치 기준도 현실화된다. 소방관이 소방 사다리를 통해 진입할 수 있는 높이가 최대 40m 안팎이지만 지금까지는 건축물 높이와 무관하게 11층까지 층마다 소방관 진입창을 설치하도록 했다. 반도체 공장 등이 1개 층고가 약 8m로 일반 건축물(2.8∼3m)보다 훨씬 높다는 지적에 따라 ‘11층 이하 또는 44m 이하’로 복수 기준을 도입했다. 이 외에 △생산관리지역 내 주차장 설치 허용 △외국인 고용허가 평가 기준에 ‘내국인 채용 실적’ 삭제 △저위험 연구실에서 음식물 취식 허용 등 그동안 기업 활동을 위축시킨 여러 규제가 개선될 예정이다. 강석구 대한상의 조사본부장은 “앞으로 기업 현장의 규제 해소를 위해 대한상의 규제애로접수센터와 국무조정실 규제개혁신문고 연계 운영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당진·인천·포항·광전(광주·전남) 지부로 이뤄진 현대제철 노동조합이 10일부터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자택 인근에서 릴레이 1인 시위 형태로 장외 투쟁을 벌이고 있습니다. 노조는 해를 넘겨 진행되는 ‘2024년 임금 및 단체협상’에서 사상 최대 규모의 성과급 지급을 요구하고 있는데, 회사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자 ‘악질’ ‘분쇄’ 등의 문구가 담긴 피켓을 동원해 ‘회장 댁’을 찾아 나선 것입니다. 회사는 난감해하고 있습니다. 철근 생산량이 30년 만에 최저치를 찍고, 중국산 후판이 밀려 들어오면서 국내 철강 산업은 ‘역대급’ 불황에 시달리고 있습니다. 실제 현대제철의 지난해 연간 영업이익은 3000억 원대에 그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는 전년 대비 60%가량 줄어든 수치입니다. 특히 건설 자재를 생산하는 현대제철 포항 2공장 가동률은 10%대로 떨어져 가동 중단의 기로에 서 있습니다. 노조는 임단협 요구안이 준수한 실적을 냈던 2023년 실적을 기준으로 한 것이라고 그 정당성을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중국의 저가 제품 수출, 환율 급등, 정치적 리스크 등으로 한국 철강산업이 고사 직전의 위기에 직면했다는 지금 상황에서 역대 최대 성과급을 받는 것에 공감할 사람들이 많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현대자동차와 기아가 지난해 하이브리드차의 강세에 힘입어 역대 최대 친환경차 수출 기록을 세웠다.14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현대차·기아의 지난해 연간 친환경차 수출량은 70만7853대로 전년(68만7420대) 대비 약 3% 늘었다. 이로써 양사는 친환경차 수출에서 2023년 이후 2년 연속 최대를 경신했다. 지난해 전체 수출량에서 친환경차가 차지하는 비중은 32.5%로 2020년(17.3%)보다 15%포인트 넘게 커졌다. 세계 전기차 시장의 성장세가 주춤했던 지난해, 현대차·기아의 친환경차 수출을 주도한 건 하이브리드차였다. 우수한 연비와 낮은 유지비 등의 강점이 주목받으며 하이브리드차에 대한 세계 수요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는 게 현대차그룹의 설명이다. 실제 양사의 지난해 하이브리드차 수출량은 전년 대비 44.6%(12만2448대) 증가한 39만7200대를 나타냈다. 이는 전체 친환경차 수출량의 56.1%에 달하는 수치다.하이브리드 모델은 친환경차 최다 수출 모델 순위에서도 ‘톱3’를 휩쓸었다. 현대차 투싼 하이브리드가 9만3547대로 1위에 오른 가운데 코나 하이브리드(7만353대, 현대차), 니로 하이브리드(6만9545대, 기아)가 각각 2, 3위를 차지했다. 순수 전기차 모델인 아이오닉5(6만8227대, 현대차)와 EV6(4만2488대, 기아)가 그 뒤를 따랐다.현대차·기아는 지난해 고금리와 저성장 기조, 보호무역주의 강화 등 대외적으로 쉽지 않은 여건 속에서도 하이브리드차를 앞세워 전체적으로 준수한 수출 실적을 거둘 수 있었다. 지난해 현대차·기아의 전체 수출 대수는 218만698대, 수출액은 533억6000만 달러(약 78조 원)로 2년 연속 ‘수출 200만 대, 수출액 500억 달러’를 넘겼다.전기차 시장이 빠르게 반등하긴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현대차·기아는 당분간 하이브리드 라인업 강화로 대응한다는 방침이다.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고려아연이 희귀금속 ‘안티모니’의 미국 수출을 추진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안티모니 최대 수출국인 중국의 수출 제재로 대체 공급처 확보가 시급해진 미국의 수요를 공략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는 고려아연과 협력해 미국에 전략 광물 자산인 안티모니를 수출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난연제로 쓰이는 안티모니는 배터리와 반도체 보호 소재로 쓰이며 적외선 레이더와 같은 방산 제품에도 들어간다. 이런 전략 광물 자산은 정부의 허가를 받아야 수출할 수 있다.고려아연은 연간 3600t가량의 안티모니를 생산하는데 이 중 70%는 내수 시장에 판매하고, 나머지 30%는 유럽과 일본 등지로 수출했다. 정부와 고려아연은 연간 생산량의 10% 수준인 350t가량을 미국에 수출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세계 안티모니 광석 생산량의 절반 이상(8만6400t)을 생산하는 중국이 지난해 9월 미국에 대한 수출 통제를 시작하며 미국은 수급난을 겪어 왔다. 지난해 미국의 안티모니 수입량(약 1만4000t)의 62%가 중국일 정도로 중국 의존율이 매우 높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방산 리서치 업체 가비니에 따르면 중국의 안티모니 수출 통제로 미 국방부와 해안경비대가 사용하는 군수품 2만 개 이상에 초과 수요 현상이 발생했다.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현대자동차그룹이 올해 역대 최대 규모의 국내 투자를 결정한 건 대내외 경제 악재에 위축되지 않고 공격적인 투자로 거친 파고를 넘겠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현대차그룹의 지향점인 전기차 등 전동화 제품의 경쟁력을 끌어올려 침체된 내수 시장에 대응하고 글로벌 시장에서 테슬라 등 경쟁사와의 격차를 좁히겠다는 것이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6일 신년회에서 현 상황을 ‘퍼펙트스톰’으로 진단하며 위기에 맞서는 의지를 강조한 바 있다. 현대차의 결정은 극심한 내수 침체 상황에서 ‘토종 기업’으로서 사회적 책무를 다하겠다는 의지도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향후 다른 대기업들의 투자 결정에도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탄핵 정국 등 국내 정치 불안 상황이 빨리 해소되지 않으면 기업들의 과감한 투자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올해 투자액 절반, 연구개발에 쏟는다 9일 현대차그룹이 밝힌 올해 국내 투자 계획을 보면 대내외 변수에 대한 경영 전략과 그룹의 지향점을 파악할 수 있다. 대표적으로 연구개발(R&D) 분야가 전체 투자의 절반에 가까운 47.3%(11조5000억 원)를 차지한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11조 원 넘는 R&D 투자를 통해 제품 경쟁력을 높이고 전기차 등 전동화·소프트웨어 중심 차량(SDV), 수소제품, 원천기술 개발을 통한 미래의 핵심 역량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전기차 신모델 개발을 확대해 2030년까지 현대차는 21개, 기아는 15개 전기차 제품군을 갖춰 다양한 소비자 수요에 대응할 방침이다. 현대차의 전기차 투자 및 제품군 확대는 가성비를 앞세운 중국 전기차 기업의 공세에 대응하는 포석이기도 하다. 글로벌 전기차 시장 점유율 1위인 비야디(BYD) 코리아가 16일 국내 법인 설립을 앞두고 있고, 또 다른 전기차 브랜드 샤오펑 역시 한국 시장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전체 국내 투자 금액 중 16조3000억 원을 완성차에, 나머지 8조 원을 철강, 건설, 부품, 금융 등에 투자한다. 현대차그룹은 “이번 국내 투자는 경제 활성화와 연관 산업의 고도화 촉진으로 전후방 산업의 동반 성장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했다. 이번 현대차그룹의 국내 투자는 탄핵 정국이라는 정치적 리스크가 산재한 상황에서 토종 기업으로서 국내 시장의 입지를 견고히 다져 나가겠다는 의미로도 해석된다. ● 정국 불안에 나머지 기업 투자는 안갯속 다만 현대차를 제외한 나머지 그룹의 투자 계획은 안갯속이다. 탄핵 정국 속에 내수 시장과 수출 전망 등이 밝지 않은 데다 정권 향방에 따라 경제정책이 급격히 바뀔 우려가 크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한국경제인협회가 지난해 12월 26일 발표한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2022년 4월 이후 2년 10개월 연속 기준선 100을 밑돌았다. 특히 비상계엄 선포 사태 이후인 이달 BSI 전망치는 84.6을 기록해 전월보다 12.7포인트 떨어져 4년 9개월 만에 최대 낙폭을 보였다. 한국경제인협회가 계엄 사태 전인 지난해 12월 3일 발표한 ‘주요 대기업 투자계획’ 설문조사 결과에서도 올해 투자 규모를 작년보다 늘리겠다는 기업은 전체의 12.8%에 불과했다. 정치적 불확실성이 커진 현재 기업들의 투자심리는 더욱 위축됐을 것으로 보인다. 이승용 한국경영자총협회 경제분석팀장은 “정치적 혼란이 지속되면 경제 활성화 법안이 통과되기 위한 여야 타협 역시 쉽지 않을 전망”이라며 “결국 탄핵 정국이 해소되어야 기업 투자도 전반적으로 살아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김형민 기자 kalssam35@donga.com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한종호 기자 hjh@donga.com}
“미국이 수십 년 동안 해 오지 않은 제조업을 다시 한다고 해서 바로 잘할 수 있을까요. 미국 입장에서도 제조업에서 높은 기술력을 가진 한국 기업들이 필요한 이유입니다.” 박성호 KOTRA 북미지역본부장이 전하는 미국 현지 분위기다. 실제 도널드 트럼프 2기 시대를 맞는 미국은 ‘제조업 기술’ 측면에서는 과거만큼의 경쟁력을 가지지 못하고 있다. 여러 품목에서 한국에 ‘SOS’를 보낼 수밖에 없는 구조다.대표적인 분야가 조선업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지난해 11월 윤석열 대통령과의 전화 통화에서 “미국 조선업은 한국의 도움과 협력이 필요하다”고 조선업을 콕 집어 강조했다. 트럼프 당선인은 6일(현지 시간) 한 라디오 방송에 나와서도 “동맹국을 활용해 군함을 만들 것”이라고 재차 말했다. KOTRA에 따르면 한국의 항공 정비 기술 역시 미국이 필요로 하는 분야다. 항공 여행이 일찍 정착된 미국의 항공기 중에는 노후 기종이 적지 않다. 하지만 이미 단종된 기종들이 많아 고장이 나면 미국 내에서 수리조차 하지 못한다. 최근 KOTRA 미국 본부 쪽에는 “한국 업체들이 우리 항공기를 고칠 수 있느냐”는 문의가 늘고 있다. 여기에 변압기, 하이브리드차 부품 등 한국이 세계적인 기술력을 지닌 업종을 중심으로 미국 업체의 협업 요청이 늘고 있다는 전언이다. 트럼프 2기 행정부 시작을 앞두고 미국 산업계에서 차지하는 한국의 위상이 트럼프 1기(2017∼2020년)와 비교할 때 크게 높아진 것도 향후 양국 경제 협력에 영향을 미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특히 미국이 중국 견제에 나서면서 반도체, 이차전지 등 핵심 품목에서 한국의 지원을 요구할 것이란 얘기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미국의 메모리 반도체 수입 시장에서 한국이 차지하는 비중 순위는 2016년 5위(1억4305만 달러)에서 2024년(1∼10월 기준) 2위(3억3863만 달러)로 상승했다. 이차전지 소재인 양극재, 음극재, 분리막 등도 한국이 미국의 수입국 가운데 1위다. 장상식 무역협회 국제무역통상연구원장은 “미국은 경제 안보 측면에서 앞서가는 한국의 제조 능력을 활용하는 것을 중국과의 패권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중요한 요소로 보고 있다”며 “인공지능(AI) 반도체, 원자력 등에서 한국은 미국의 가장 중요한 파트너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통상 갈등에 따른 리스크 확산이 우려되자 한국 경제계도 여기에 선제적으로 대비하고 나섰다. KOTRA는 기존 뉴욕에 있던 북미지역본부를 미국 정치의 중심지인 워싱턴으로 이전하기로 했다. 강경성 KOTRA 사장은 9일 ‘CES 2025’에서 기자들과 만나 “미국의 통상 환경 변화에 확실하게 대응하고 모니터링하기 위해 본부 이전을 결정했다”며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에 맞춰 전사적인 무역 수출 비상대책반도 가동할 것”이라고 말했다.한재희 기자 hee@donga.com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중국 조선사가 지난해 세계 신규 선박 건조 계약의 과반을 확보하면서 한국과의 수주량 격차를 최근 6년간 최대치로 벌린 것으로 조사됐다. 8일 영국 조선해운 시황 전문기관 클라크슨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선박 누적 수주량은 전년보다 34% 늘어난 6581만 CGT(선박 건조 난이도를 고려해 환산한 톤수)로 나타났다. 이 중 2019년부터 연간 수주량 1위를 달리고 있는 중국은 전년보다 58% 증가한 4645만 CGT의 건조 계약을 확보하며 6년 연속 선두 자리를 지켰다. 지난해 중국의 수주 점유율은 71%로 사실상 중국이 세계 조선업의 성장을 이끈 것으로 평가 받는다. 중국의 낮은 인건비와 함께 현지에서 조달되는 원자재 가격 인하 등의 영향으로 중국 조선업계의 ‘가격 경쟁력’이 높아진 게 가파른 성장세의 배경으로 꼽힌다. 반면 지난해 한국의 누적 수주량은 1098만 CGT로 전년 대비 증가율은 9%에 머물렀다. 이미 수주잔량(조선소가 확보한 일감)이 3787만 CGT로 3년 치를 넘어가는 상황에서 무리하게 사업을 확장하기보단, 친환경·고부가가치 선종 위주로 선별 수주하며 수익성 확보에 목표를 둔 경영을 펼쳐온 결과로 풀이된다. 한국의 지난해 수주 점유율은 17%로 2020년 이후 처음 20% 미만으로 떨어졌다. 이에 따라 중국은 한국과의 수주량 격차를 2019년 209만 CGT에서 2024년 3547만 CGT로 크게 벌렸다. 국내 조선업계 한 관계자는 “중국은 친환경 선박 등 다양한 선박 시장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며 조선업의 덩치를 키우고 있다”며 “액화천연가스(LNG)에 강점을 가진 한국 조선업의 수익성 강화가 예상되지만, 기술력과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장하는 중국 조선업의 위세가 매우 위협적”이라고 했다.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중국 전기차 브랜드 샤오펑(Xpeng)이 본격적인 한국 시장 상륙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승용 브랜드 론칭을 앞둔 비야디(BYD)코리아를 비롯해 올해부터 중국 전기차 브랜드의 한국 공략에 속도가 붙는 모습이다. 7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샤오펑은 최근 한국지사 대표 선정과 판매를 위한 딜러사 모색에 나섰다. 국내 자동차 업계 한 관계자는 “샤오펑이 중국 본사 차원에서 한국지사 설립을 위해 지사 대표로 뽑을 만한 인물을 찾고 있다”며 “더불어 국내 판매를 위한 딜러사 추천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2014년 중국 광둥성 광저우시에 설립된 샤오펑은 자율주행 등 첨단 기술을 접목한 혁신적인 전기차를 만들어내며 ‘중국판 테슬라’로 불리는 신흥 브랜드다. 지난해부터 샤오펑의 전기 세단 P5가 국내에서 시험 주행하는 모습이 포착되는 등 샤오펑의 한국 진출 가능성은 그간 높게 점쳐졌다. 샤오펑은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앞세워 빠르게 성장했다. 인공지능(AI) 카메라를 탑재하고도 4000만 원 미만으로 판매되는 P7+를 포함해 현재 7개 전기차 모델을 판매하는 샤오펑은 중국승용차연석회의(CPCA) 기준 지난해 11월 자사 월간 최다 판매 기록(3만895대)을 경신했다. 중국 신에너지차(전기차, 하이브리드차, 수소차 등) 시장의 성장세에 힘입은 바가 컸다. 미국 전기차 시장 판매 성장률이 2023년 64%에서 2024년 16%(전망치)로 줄어드는 등 세계 전기차 시장이 캐즘(Chasm·일시적 수요 둔화)에 빠진 가운데 샤오펑을 비롯한 중국 토종 브랜드들의 가파른 성장세는 세계 주요국들의 견제로 이어졌다. 중국산 전기차에 대해 미국이 지난해 9월 기존 25%였던 관세를 100%로 대폭 상향했고, 유럽연합(EU)도 지난해 10월 최대 45.3%의 반보조금 관세를 매긴 것이 대표적이다.판로 개척의 활로가 막힌 중국 토종 브랜드에 한국은 매력적인 대안 시장으로 여겨지는 분위기다. 실제 올해는 중국산 승용 전기차의 한국 진출 원년이 될 것이란 평가가 나올 만큼 중국 브랜드의 진출 소식이 연이어 쏟아지고 있다. 비야디코리아가 16일 승용 브랜드를 론칭하는가 하면, 지리그룹의 고급 전기차 브랜드인 지커 또한 올해 안에 한국 시장에 진출하겠다고 선언했다. 최근 한국지사 설립을 공식 발표한 샤오미코리아도 전자제품 이외에 전기차 출시까지 폭넓게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한 딜러사 관계자는 “안방인 중국 시장에서 치열하게 경쟁하며 확보한 기술력과 가격 경쟁력을 기반으로 해외 진출에 나섰던 중국 전기차 업체들이 미국과 유럽의 관세 장벽을 피해 한국 진출 기회를 살피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들은 대부분 진출 지역 현지 딜러사와 계약하는 방식을 쓰고 있는 만큼 국내 수입차 유통 생태계에도 큰 변화가 예상된다”고 했다. 이호근 대덕대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국내 소비자들이 중국산 전기차에 대한 거부감이 크기 때문에 중국 브랜드들은 국내 렌털 업계에 전기차를 판매하는 기업 간 거래(B2B) 방식을 통해 한국에 ‘스며드는 전략’을 펼칠 수 있다”고 내다봤다.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HD현대의 조선 부문 중간 지주사 HD한국조선해양이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을 인도하며 새해 선박 수출을 개시했다. 6일 HD한국조선해양에 따르면 2022년 6월 아시아 선사로부터 수주한 17만4000㎥급 LNG 운반선을 이날 선주사에 인도했다. 전남 영암의 HD현대삼호에서 2년 반가량 건조된 이 선박은 HD한국조선해양이 올해 선사에 인도한 첫 선박이 됐다. 7일에도 HD현대중공업과 HD현대미포가 각각 1만6000TEU(1TEU는 20피트짜리 컨테이너 1개)급과 2800TEU급 컨테이너선을 선주사에 인도할 예정이다. HD한국조선해양은 올해 총 139척의 선박을 인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LNG 운반선 26척, 액화석유가스 운반선 14척, 에탄 운반선 2척, 액화 이산화탄소 운반선 1척 등 친환경, 고부가가치 선종이 대부분이다. 업계에서는 HD한국조선해양의 올해 전체 선박 인도량이 지난해(144척)보다 적지만 실적은 개선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선박 가격이 오른 데다 수익성이 높은 친환경·고부가가치 선박 위주로 선별 수주해왔기 때문이다. 조선해운 시황 전문기관인 클라크슨리서치에 따르면 신조선가(새로 건조하는 배 가격) 지수는 2020년 11월 125.06에서 2022년 11월 161.69, 지난해 11월 189.18로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한 조선업계 관계자는 “HD한국조선해양이 2022년 세계에서 가장 많은 44척의 LNG선 건조 계약을 체결했다”며 “2년 전 수주했던 수익성 높은 선종이 올해부터 인도되기 시작하면서 인도 대금을 받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새해에도 내수 경기 침체가 이어지는 가운데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앞세운 중국 기업들이 속속 국내 시장에 상륙하고 있다. TV나 로봇청소기 등의 시장에서 단순 가성비를 넘어 제품 기술력 측면에서 국내 소비자들의 호응을 얻자 아예 지사나 전용 매장을 설립하며 본격적으로 한국 시장 진출에 나선 것이다.● 샤오미 한국 지사 설립 “신제품 대거 공개”중국 전자 기업 샤오미는 이달 한국 지사인 샤오미코리아를 설립하고 국내에 공식 온라인몰을 오픈한다고 6일 발표했다. 15일에는 국내 첫 기자간담회를 열고 스마트폰을 비롯해 웨어러블, TV, 로봇청소기, 보조배터리까지 5개 카테고리의 스마트 디바이스 신제품을 대거 공개한다. 샤오미 측은 이날 “보급형부터 프리미엄까지 다양한 가격대를 구성해 한국 소비자들의 선택 폭을 넓히겠다”고 밝혔다. 샤오미가 국내 시장에 선보이는 스마트폰 시리즈에는 기존 가성비 모델로 유명한 ‘레드미노트 14’ 외에도 최신 프리미엄 모델 ‘14T’가 포함됐다. 구글과 협력해 인공지능(AI) 어시스턴트인 제미나이를 탑재하고 삼성전자 ‘갤럭시S24’ 시리즈에 들어간 ‘서클 투 서치’ 기능을 도입했다. 삼성전자와 애플의 AI 스마트폰 시장에 출사표를 던진 셈이다. 스마트폰 카메라 성능을 중시하는 소비층을 겨냥해 독일 프리미엄 카메라 브랜드 라이카의 광학 렌즈를 탑재했다고 강조했다. 앞서 샤오미는 로봇청소기 투자사인 로보락을 통해 국내에서 프리미엄 브랜드 이미지를 구축하는 데 성공한 경험이 있다. 로보락은 국내 로봇청소기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했고 압구정 갤러리아 백화점을 비롯해 전국 주요 백화점 27곳에 입점했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7∼9월) 기준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에서 샤오미는 1위 삼성전자(19%), 2위 애플(17%)에 이어 3위(14%)를 차지했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샤오미가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서 당장 위협이 되지는 못하더라도 향후 공격적으로 마케팅을 확대할 경우 중저가 제품군에서 경쟁이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BYD·TCL 등 한국 공세 넓히는 中 기업들 한국 시장으로 보폭을 넓히는 중국 기업은 샤오미뿐만이 아니다. 중국 최대 전기차업체 비야디(BYD)코리아는 16일 승용 브랜드 론칭 행사를 열고 한국 전기차 시장 공략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최근 동남아와 남미 중심의 해외 판매를 대폭 늘린 데 이어 한국 시장에도 보폭을 넓히는 것이다.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비야디코리아는 지난달 17일 국내 판매를 담당할 딜러사 선정을 마쳤다. DT네트웍스, 삼천리이브이, 하모니오토모빌 등 비야디코리아 딜러사로 선정된 6개 업체는 전국 15개 지역에서 차량 판매에 나설 예정이다. 구체적인 판매 시점과 출시 모델 등에 대해선 밝혀지지 않았으나, 업계는 중형 세단 씰을 비롯해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아토3, 중형 SUV 씨라이언7, 소형 해치백 돌핀 등 4개 차종을 국내에 출시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앞서 TV 업체인 TCL도 2023년 11월 한국 법인을 설립하고 시장 진출을 공식화했다. 쿠팡 등 온라인 커머스를 통해 젊은 소비층 사이에서 가성비 TV로 입소문을 타며 품절 대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생필품 소매점인 미니소도 지난해 12월 14일 서울 종로구에 매장을 열며 한국 시장에 재진출했다. 2016년 한국 시장에 진출했다가 2021년 철수한 지 3년 만의 재진출이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삼성디스플레이는 7∼10일(현지 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정보기술(IT)·가전전시회 ‘CES 2025’에서 태블릿, 노트북, 모니터 등 IT 기기 및 차량용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제품들을 선보인다고 5일 밝혔다. 특히 펼쳤을 때의 크기가 소형 모니터만 한 18.1인치 폴더블 제품을 최초로 공개한다. 이 제품은 펼쳤을 때 화면 크기가 태블릿 두 개를 합친 것만큼 크지만 접었을 때는 13.1인치로 소형 노트북처럼 간편하게 휴대할 수 있다. 태블릿을 양쪽으로 잡아당겨 화면을 8.1인치에서 12.4인치까지 키울 수 있는 ‘슬라이더블 플렉스 듀엣’, 태블릿 한쪽을 한 방향으로 확장해 13인치 화면을 17.3인치까지 확대할 수 있는 ‘슬라이더블 플렉스 솔로’도 전시한다. 카메라를 디스플레이 중앙에 숨기는 ‘차량용 UPC’ 기술과 대시보드에 매립된 OLED가 블랙 코팅된 앞 유리 하단부에 상을 반사해 주행 정보를 안내하는 ‘리얼 블랙 HUD’도 공개된다.현대자동차그룹의 오픈 이노베이션 플랫폼인 ‘제로원’은 이번 전시회에서 국내외 유망 스타트업의 혁신 기술을 선보인다. 제로원은 2023년부터 3년 연속 CES에 참가한다. 이번 전시회에선 현대차그룹이 투자·협업하고 있는 스타트업 10개사의 작품 전시를 지원한다.곽도영 기자 now@donga.com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환경부가 최근 발표한 2025년 전기차 보조금 제도 개정안에 일부 수입차 업체가 울상을 짓고 있습니다. 바로 자동차 제조사가 충전량 정보(SOC)를 반드시 제공해야 전기차 보조금을 지급한다는 것인데요. 전기차 충전을 할 때 충전기(커넥터)로 해당 차량의 SOC가 자동으로 전달돼 배터리 과충전을 방지하겠다는 취지입니다. 환경부는 12개월의 유예기간을 두고, 이 조건을 충족하겠다고 약속하면 보조금을 지급하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SOC 제공을 위해선 별도의 소프트웨어(SW) 개발이 필요합니다. 수입차 업계는 한국만을 위해 이를 개발하도록 본사를 설득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고 호소하고 있습니다. 수입차 업계의 한 관계자는 “SOC 정보 제공을 위해서는 본사의 소프트웨어(SW) 개발이 필요한데, 연간 1000대 정도의 소량 판매에 그치는 한국 시장만을 위해 새로운 개발을 요청하고 본사를 설득하기가 쉽지 않다”고 했습니다. 한국수입차협회(KAIDA)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누적 기준 5000대 이상 전기차를 판매한 수입차 브랜드는 테슬라(2만8498대)와 BMW(5974대)뿐입니다. 나머지 대다수는 1000대 미만의 판매량에 머물고 있죠. 이런 상황에서 본사에 “한국에 더 투자하라”라고 목소리를 높일 브랜드가 많지는 않아 보입니다. 더군다나 환경부가 이번에 막판까지 SOC 관련 규제 여부를 확정하지 않아 “본사 보고조차 늦어졌다”고 불만을 제기하는 업체도 많습니다. 환경부 측은 “안전에는 타협이 없다”는 생각으로 SOC 의무 제공 제도를 도입했다고 설명합니다. 업체들은 13일까지 이번 전기차 보조금 산정을 위한 서류를 환경부에 제출해야 됩니다. 현대차, 기아를 비롯해 테슬라와 BMW 정도는 SOC 제공 방침을 밝힐 것으로 전망됩니다. 하지만 나머지 수입차 업체들은 울상입니다. 만일 SOC 제공을 포기하면 보조금을 한 푼도 못 받게 될 판국입니다. 요즘 미국을 비롯해 보호무역주의 기조를 채택하는 나라는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이럴 때일수록 정부의 세심한 접근이 필요해 보입니다. 혹시나 이번 정책이 수입차 업체를 차별하는 것으로 비친다면, 이것이 상대국으로 하여금 한국 기업에 불리한 정책을 도입하게 하는 빌미가 될 수도 있으니까요.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새해 첫 날(1일) 대한항공의 중국 마카오행 항공편이 기체 결함으로 4시간 이상 지연되는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2일 대한항공에 따르면 전날 인천공항에서 오후 9시 35분에 출발할 예정이었던 KE169편은 푸시백(이륙을 위해 유도로로 이동하는 첫 단계) 과정에서 공기 공급계통 점검 메시지가 표출되어 운항이 지연됐다. 탑승객 102명은 당초 예정 시각보다 4시간 8분 늦어진 다음 날 오전 1시 37분에야 교체된 항공기를 이용해 마카오로 출발했다.대한항공 관계자는 “항공기 내에 공기를 공급하는 공급계통에 문제가 발생해 항공기를 교체하느라 지연 운항됐다”며 “승객분들께 불편을 드린 점 사과드린다”고 밝혔다.한편 이번에 지연 출항한 기종은 전남 무안 제주항공 사고 여객기(B737-800)와는 다른 기종이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당초 마카오행 비행이 예정돼 있던 여객기는 B737-900이었지만, 기체 결함이 감지된 이후 대한항공은 B737-8로 교체했다.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7∼10일(현지 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정보기술(IT)·가전 전시회 ‘CES 2025’에 한국 기업들이 역대 최대 규모로 참가한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와 KOTRA는 CES 2025에 445개 기업이 참여하는 통합한국관을 연다고 밝혔다. 통합한국관 참여 기업 수는 지난해(443개사)에 이어 2년 연속 최다 기록을 경신했다. 통합한국관은 혁신기업관과 국가관으로 나뉘며 각각의 전시관에 308개와 137개 기업이 참가한다. 개별적으로 CES에 참여하기로 한 기업까지 고려하면 이번 CES에 참여하는 한국 기업 수는 900개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KOTRA에 따르면 이 또한 역대 최대 규모다. ‘다이브 인(dive in·몰입)’을 주제로 열리는 올해 전시회는 기후 변화 대응, 정신 건강 개선, 효율적인 생산 등 당면한 과제들을 해결할 솔루션을 제시하는 장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안덕근 산업부 장관은 “국내 정치 상황이 어려운 가운데 2년 연속 역대 최대 규모로 통합한국관을 구성한 것은 위기 시 더욱 강해지는 ‘수출 원팀 코리아’의 저력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했다. 강경성 KOTRA 사장은 “CES에서 발굴된 혁신의 성과들이 실제 수출로 이어지도록 KOTRA가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7일(현지 시간)부터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최되는 세계 최대 정보기술(IT)·가전 전시회 ‘CES 2025’에 한국 기업들이 역대 최대 규모로 참가한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와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는 CES 2025에서 36개 기관과 협력해, 445개 기업이 참여하는 통합한국관을 연다고 밝혔다. 통합한국관 참여 기업 수는 지난해 443개 사에 이어 2년 연속 최다 기록을 경신했다. 통합한국관은 혁신기업관과 국가관으로 나뉘며 기관(36개)을 제외하면, 각각의 전시관에 308개와 137개 민간 기업이 참가한다. 통합한국관 주요 전시 분야는 생활가전(18%), 디지털헬스(17%), 인공지능(16%), 스마트홈(12%) 순으로 집계됐다.통합한국관이 아닌 개별적으로 CES에 참여하기로 한 삼성과 LG 등 대기업과 기타 455개 중소·중견기업까지 고려하면 이번에 CES에 참여하는 총 한국 기업 수는 900개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KOTRA에 따르면 이 또한 역대 최대 규모다. ‘몰입(Dive In)’을 주제로 열리는 올해 전시회는 기후 변화 대응, 정신 건강 개선, 효율적인 생산 등 당면한 과제들을 해결할 설루션을 제시하는 장이 될 것으로 주목받고 있다. 안덕근 산업부 장관은 “국내 정치 상황이 어려운 가운데 CES와 같은 세계적인 전시회에서 2년 연속 역대 최대규모 통합한국관을 구성한 것은 위기 시에 더욱 강해지는 수출원팀 코리아의 저력을 보여주었다”고 했다.강경성 KOTRA 사장은 “새로운 사업 기회를 발굴하는 것뿐만 아니라 최신 기술 트렌드를 확인하는 좋은 기회”라며 “CES에서 발굴된 혁신의 성과들이 실제 수출로 이어지도록 KOTRA가 적극적으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29일 태국 방콕을 출발해 전남 무안국제공항에 착륙하려던 제주항공 7C2216편 여객기가 불시착한 뒤 폭발했다. 이 사고로 탑승객 181명 중 구조된 승무원 2명을 제외한 179명이 사망했다. 1997년 미국 괌 공항에서 대한항공 여객기 추락으로 229명이 숨진 뒤 27년 만에 벌어진 최악의 우리나라 여객기 참사다. ‘버드 스트라이크(새 떼와 충돌)’와 랜딩기어(바퀴) 미작동이 사고 원인으로 지목된 가운데 당국은 블랙박스 기록 등 조사에 나섰다. 이날 오전 태국 방콕공항에서 이륙한 7C2216편은 5시간 뒤 무안에 도착할 예정이었다. 항공기가 무안공항에 접근할 무렵인 오전 8시 57분 관제탑은 ‘조류 충돌을 조심하라’고 경고했다. 2분 뒤 조종사는 ‘메이데이’(긴급구조신호) 호출을 했다. 그로부터 2분이 지난 후 7C2216편은 착륙을 시도했지만 바퀴가 동체 밖으로 나오지 않았고, 몸통으로 활주로에 부딪히듯 착륙했다. 이후 수백 m를 미끄러져 가다가 조종석 부분으로 공항 담벼락을 들이받은 뒤 오전 9시 3분 폭발했다. 기체는 꼬리날개가 있는 부분을 제외하면 나머지는 형체가 남지 않을 정도로 새카맣게 불탔다. 제주항공 등에 따르면 이 여객기에는 한국인 승객 173명과 태국인 승객 2명 등 승객 175명, 기장 등 승무원 6명이 타고 있었다. 승객 중에는 단체관광을 떠난 화순군 공무원, 3세 아이를 데리고 첫 가족여행을 떠났던 부부와 광주 지역 여행사가 모집한 ‘크리스마스 여행’ 상품으로 태국으로 향한 이들도 있었다. 생존자 2명은 꼬리 쪽 칸에 타고 있다가 생명을 건진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 여객기는 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운용되는 보잉 737-800 기종으로, 2009년 8월 첫 비행을 시작했다. 사고 이후 김이배 제주항공 대표는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사고 원인을 불문하고 최고 경영자로서 책임을 통감한다”며 고개를 숙였다. 무안공항은 2007년 개항 이후 최근 3년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정기 국제선이 끊겼으나 최근 다시 부활했다. 그 첫 노선이 무안∼방콕 제주항공 노선이었는데 불과 운항 21일 만에 사고가 벌어졌다. 무안공항은 2019년부터 올 8월까지 한국공항공사가 관리하는 전국 14개 지방공항 중 버드 스트라이크 발생률이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정부는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를 가동하고 대응에 나섰다.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중대본 회의를 주재하고 무안을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했다. 또 이날부터 내년 1월 4일까지 7일간을 국가애도기간으로 정하고 무안공항 현장과 전남 광주 서울 세종 등 17개 시도에 합동분향소를 설치하기로 했다.무안=이형주 기자 peneye09@donga.com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이소정 기자 sojee@donga.com최동수 기자 firefly@donga.com}
29일 사고가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는 ‘단거리 비행의 대표’로 꼽히는 보잉 737-800 기종으로 국내 항공사에서 101대가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전 세계적으로 6시간 이하 단거리 비행에 널리 사용돼 온 기종에서 사고가 발생하면서 이용객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일부에서는 제주항공이 기체 관리를 잘못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제주항공 측에서는 “사고 원인을 불문하고 책임을 통감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항공기술정보시스템 통계에 따르면 국내 항공사들이 보유한 보잉 737-800 항공기는 총 101대다. 제주항공이 39대로 가장 많이 보유하고 있고 티웨이항공 27대, 진에어 19대, 이스타항공 10대, 에어인천 4대, 대한항공 2대 등이다.사고 항공기는 2009년 9월 제작됐다. 기령(비행기 나이)이 15년 정도로 오래되지는 않았다. 제주항공은 중고 기체를 2017년 2월 임차 방식으로 도입해 운영해 왔다. 다만 1997년 제작이 시작된 보잉 737-800은 현재 단종된 상태라 글로벌 항공사들은 점차 최신 기종으로 바꿔 가는 추세다.제주항공 역시 기존 보잉 737-800 기종을 차세대 보잉 737-8 기종으로 전환하고 있는 중이다. 2018년 11월 보잉사와 보잉 737-8 기종 50대(확정 40대, 옵션 10대) 구매 계약을 체결했다. 제주항공은 지난해 이미 보잉 737-8 두 대를 도입한 바 있다.항공업계에서는 보잉 737-800이 비교적 단거리 비행에 안정적이라고 평가해 왔지만 그동안 대형 사고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2022년 132명을 태운 중국 둥팡항공 소속 보잉 737-800 여객기가 8000m 상공에서 수직 추락해 탑승객 전원이 사망했다. 사고 원인은 기체 손상으로 추정됐지만 아직까지 명확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2020년에는 조종사 실수로 에어인디아의 보잉 737-800이 인도 케랄라주에서 추락해 21명이 사망하기도 했다. 일각에선 제주항공이 항공기 관리를 소홀히 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국토교통부의 ‘항공안전법상 국적사 과징금 처분 현황’에 따르면 2019년부터 올해 8월까지 제주항공이 납부한 과징금은 37억3800만 원이다. 국내 항공사 중에 제주항공이 가장 많은 액수를 냈다.사전 징후가 있었다는 주장도 나왔다. 사고가 나기 이틀 전인 27일 제주항공 7C2216편을 이용한 한 승객이 “시동이 몇 차례 꺼져 불안해 승무원에게 이야기했다”고 밝힌 사실이 이날 뒤늦게 알려졌다. 다만 제주항공 측은 여객기 시동 꺼짐 현상에 대해 “사실이 아니다”라고 부인한 상태다. 앞서 2022년 제주항공 여객기가 일본 오사카 간사이 공항에서 조류 충돌로 인한 엔진 사고로 회항한 사건이 또다시 지적되기도 했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보잉 737-800은 오랜 기간 글로벌 항공사에서 널리 사용되고 있기 때문에 모델 자체의 문제는 아닐 가능성이 높다”며 “그럼에도 해당 모델을 운용하고 있는 각 항공사에서 기체에 대한 특별 점검을 진행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제주항공이 전남 무안∼태국 방콕 운항을 중지했다가 재개한 지 한 달도 안 돼 사고가 발생한 점도 주목된다. 적응이 덜 된 상태에서 돌발 상황까지 발생해 상황을 더 키웠을 수 있다는 얘기다. 제주항공은 8일부터 무안과 방콕을 오가는 국제선 운영을 재개했다. 운항 21일 만에 대형 참사가 발생한 셈이다. 김이배 제주항공 대표이사는 이날 긴급 기자회견에서 “정비 프로그램에 따라 지속적으로 정비하고 있고 이 (사고) 항공기에 이상이 있었던 징후는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2022년 간사이 공항 사건’과의 연관성을 묻는 질문에는 “그것과는 전혀 관계없다”고 말했다. 제주항공 모회사인 애경그룹은 이날 사과문을 내고 “그룹 차원에서 총력을 다해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고기는 약 10억 달러(약 1조5000억 원)의 배상책임보험에 가입돼 있다.한재희 기자 hee@donga.com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산업통상자원부와 KOTRA는 중소·중견기업의 해외 물류 애로사항 해소를 위해 ‘2025년 해외공동물류센터 사업’ 참여기업 모집에 나선다고 29일 밝혔다. 해외에 독자적인 물류센터 구축이 어려운 기업에 현지 KOTRA 협력 물류사의 창고를 공동으로 지원하는 사업이다. KOTRA는 물류사와 협력해 로스앤젤레스, 뉴욕, 싱가포르, 상하이 등 80개국 124개 해외무역관에서 한국기업 전용 해외공동물류센터 283개를 운영하고 있다. KOTRA는 해외공동물류센터 사업에 134억 원을 들여 중소·중견기업 1700개사를 지원할 계획이다.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현대모비스는 ‘노사 공동 특별 사회공헌 기금’을 조성해 취약계층의 사회적 돌봄을 지원하고 있다. 29일 현대모비스에 따르면 현대모비스는 노조 조합원들의 출연과 임직원 모금 활동, 회사 기부금까지 포함해 총 1억 원의 기금을 모았다. 현대모비스 노사는 올해 단체 교섭의 별도 합의에 따라 조합원 ‘1인당 1만 원’을 공제 및 출연하고 회사가 이 출연 금액과 동일한 금액을 기부해 노사 특별 기금을 조성하기로 한 바 있다. 이번 기금 모금에는 총 3900여 명의 현대모비스 임직원이 참여했다. 이렇게 현대모비스 노사가 마련한 공동 특별 사회공헌 기금은 취약계층 아동 및 청소년들의 가족 돌봄 부담을 낮추는 활동에 사용된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질병과 장애가 있는 가족 구성원을 부양하는 저소득 가족 돌봄 청소년에게 생계비와 주거비, 의료비 등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또 가족 돌봄 청소년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돌봄 지원사를 연결해주는 프로그램도 운영한다는 계획이다. 이들 돌봄 청소년의 심리, 정서적 회복 지원 등을 위한 프로그램 지원도 이뤄진다. 현대모비스는 이번에 조성한 기금을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기부한 이후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을 통해 집행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은 내년 1분기(1∼3월)까지 지원 대상을 선정할 계획이다. 현대모비스는 또한 교통사고로 인한 부모의 사망이나 중증후유장애로 생활이 어려운 가정을 후원하는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이 프로그램은 현대모비스 임직원의 자발적 기부로 만들어졌다. 올해 현대모비스는 교통사고 피해 가정 학생 40명을 선정해 약 1억 원의 후원금을 지원했다. 후원금은 임직원들의 기부와 회사의 특별 후원금을 더해 조성됐다. 후원금은 이들 학생의 생활과 교육 지원, 문화 체험 활동 등에 사용된다. 이 외에도 현대모비스 직원들은 마일리지 모금 방식으로 이뤄지는 사내 상시 기부 프로그램을 통해 취약계층에 온정의 손길을 전하고 있다. 올해 이 프로그램을 통해 모인 마일리지는 총 8600만 원에 달한다. 이렇게 마련된 기부금은 지역아동센터 아이들의 건강한 식사를 위한 새 가전제품 선물, 쪽방 장애 가족의 여름 이불 선물, 결식아동 식료품 키트 지원, 저소득 지적장애 아동 치료비 지원 등에 사용됐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직원들의 따뜻한 마음이 사회 취약계층에게 온전히 전달될 수 있도록 앞으로 더욱 다양한 기부 프로그램을 발굴하고 후원 범위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고 말했다.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
포스코1%나눔재단은 다양한 장애인 지원 사업을 펼치며 장애인의 자립과 삶의 질 향상에 힘을 보태고 있다. 재단은 2019년부터 구로디지털훈련센터와 협업해 교육 프로그램 ‘장애인 디지털 아카데미’ 활동을 펼치고 있다. 청·장년 장애인 코딩교육으로 디지털 시대에 적합한 4차 산업형 장애인 디지털 인재를 키우고 장애인 취업 기회를 확대하는 사업이다. 교육은 인천 송도 포스코인재창조원에서 열리는 3박 4일 워크숍을 포함해 총 28주 과정으로 구성돼 있다. 워크숍에선 인공지능(AI) 빅데이터 분석 과정, 비즈니스 기초실무, 비즈니스 매너, 자기PR(Public Relations)스피치 등의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다. 올해로 5기를 맞이하는 장애인 디지털 아카데미 수료생은 총 60명이다. 이들은 KB국민은행, 한국인터넷진흥원, 메가존, 포스코휴먼스, 한국직업능력개발원 등 국내 중견기업, 공공기관 등에 취업했다. ‘희망날개’ 사업은 장애인들에게 장애 특성을 고려한 맞춤형 보조기구를 지원해 일상생활 편의성을 높이는 등 삶의 질을 개선하는 사업이다. 재단은 지금까지 상이 국가유공자, 소방공무원, 군인 183명과 지역 장애인 901명에게 의족·휠체어·안구마우스·경기용 장비 등을 지원했다. 올해부터는 장애인이 직접 착용할 수 있는 보행 웨어러블 보행재활로봇 등 맞춤형 보조기구를 점진적으로 국산화해 더 많은 장애인에게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희망공간’은 포항과 광양 지역 장애인 시설과 장애 아동 가정의 환경을 개선해 안전하고 쾌적한 공간을 제공하는 사업으로 현재까지 125개 장애인 시설 및 저소득 장애 아동과 청소년 가정의 리모델링을 지원했다. 재단은 올해부터 기존 장애인 관련 시설에서 포항·광양 지역 마을회관 등 노후 공공시설까지 그 사업 범위를 확대했다. ‘만남이 예술이 되다’ 사업은 뛰어난 예술적 능력을 갖추고도 상대적으로 널리 알려지지 않은 장애예술인들의 일상과 인기 대중가수와의 협업 과정 등을 영상으로 제작해 장애예술인들의 창작 활동 대중화를 지원하는 사업이다. 2020년 시작해 2023년까지 미술, 음악, 무용, 문학 등 다양한 분야의 장애예술인 32팀, 34명을 선정해 총 74편의 영상을 제작했다. 올해는 지금까지 참여한 장애예술인과 인기 대중가수가 다시 만나 포스코 콘서트와 버스킹 공연을 통해 재단 기부자인 포스코그룹 임직원과 지역주민에게 감동의 무대를 선사했다. 재단은 장애인 지원 이 외에도 취약계층의 자립 지원, 다문화가정 자녀와 자립준비청년 육성을 위한 사회공헌 사업을 고도화하고 기부자 참여 사업도 확대해 나간다는 계획이다.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