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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우경임 논설위원입니다.

woohaha@donga.com

취재분야

2025-11-21~2025-12-21
칼럼100%
  • [대한민국, 공존을 향해/3부] 소득의 양극화가 몸의 양극화까지

    한국은 더는 배고프지 않다. ‘부유할수록 몸피가 넉넉하다’는 말은 이미 낡은 얘기다. 이제는 서구에서처럼 ‘가난하면 뚱뚱하고 잘살면 날씬하다’는 공식이 점점 분명해지고 있다. 계층에 따라 ‘비만지수’가 달라지는 것이다. 타고난 신체조차 평등하지 않은 것일까. 해답을 찾기 위해 비만이 당뇨로 이어진 저소득층의 비만아동과 정상체중이지만 정기적으로 건강검진을 받고 있는 고소득층 아동의 식습관, 생활습관, 신체지수를 비교 분석해 보았다. 나아가 계층에 따른 몸의 양극화, 그리고 개선책은 없는지등을 살펴봤다.[사례 1] 복부비만으로 당뇨 앓는 저소득층 상희 양12세 이상희 양(가명·서울 노원구)은 성인형 당뇨환자다. 보통 소아당뇨는 췌장에 선천적 이상이 있어 인슐린이 분비되지 않아 발병한다. 반면 상희가 앓고 있는 성인형 당뇨는 복부비만으로 인슐린이 제 기능을 못해서 나타났다. 상희는 키 145.3cm, 몸무게가 63kg이다. 12세 여아의 평균 신장은 152.7cm, 몸무게는 43.8kg. 상희는 또래 평균보다 키는 7cm 작고 몸무게는 20kg이 더 나가는 셈. 이 때문에 2년 전 당뇨가 생겼다. 평소 혈당이 dL당 200mg이 넘는다. 기초생활보장급여 수급자 가족인 상희는 아빠, 엄마가 일하러 간 사이 할머니와 둘이 지낸다. 거동이 불편하신 할머니는 상희를 병원에 데려다 줄 수가 없다. 뚱뚱한 게 창피하다며 학교 결석도 잦은 상희가 혼자 병원에 갈 리 없다. 주로 집 안에 틀어박혀 지내며 운동은 하지 않는다. 당뇨는 저염식, 저열량식 식사가 중요하지만 상희의 식단은 제멋대로다. 아침은 밥과 햄을 먹었고 물 대신 초콜릿우유를 마셨다. 야채는 잘 먹지 않는다. 고기를 먹으면 성인보다 더 먹지만 아무도 말리지 않는다. 수시로 과자나 아이스크림을 사 먹는다. 달콤한 것을 즐기다 보니 충치도 생겼다. 이가 아프지만 치과엔 가지 않는다.[사례 2] 정상체중인데도 식이조절하는 중산층 준민 군11세 김준민 군(가명·서울 강남구)은 한 달 전 건강검진을 받았다. 준민이 엄마는 아들의 몸무게에 비해 키가 크지 않는다며 방학을 맞아 병원을 찾았다. 준민이는 키 142.9cm, 몸무게 44.5kg이다. 체중(kg)을 키(m)의 제곱으로 나눈 체질량지수(BMI)는 21로 정상이다. 보통 BMI가 20 미만이면 저체중, 20∼24이면 정상체중, 25∼30이면 경도비만, 30 이상인 경우에는 중도비만으로 본다. 혈압 당뇨 콜레스테롤 등 다른 검진결과도 이상이 없었다. 준민이는 일 년에 두 번 치과에 가서 검진을 받을 때마다 충치를 막아준다는 불소도포를 한다. 매년 인플루엔자 접종도 빠뜨리지 않는다. 엄마는 요즘 준민이 몸무게가 부쩍 늘자 식단을 바꿨다. 아침은 바나나와 딸기를 갈아 유기농 우유에 섞어 마신다. 준민이가 좋아하는 고기류의 기름진 반찬은 식탁에서 사라졌다. 반찬은 나물, 해조류 등이고 간식으로는 과일이나 생야채를 준다. 배가 많이 고프면 두유를 마신다. 준민이는 아빠와 함께 배우던 골프 외에 수영장을 새로 다니게 됐다. 일주일에 3회는 골프, 3회는 수영을 한다. 오후 11시가 되면 온 집 안이 컴컴하다. 잠을 잘 자야 키가 잘 크기 때문이다.사회, 경제적 격차에 따른 건강 격차가 커지고 있다. ‘몸의 양극화’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대표적인 사례가 심혈관질환 등 각종 질병의 주요 원인으로 꼽히는 비만이다. 지난해 발표된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의 ‘아동청소년 비만실태조사’에 따르면 소득이 높을수록 BMI가 낮고(날씬) 소득이 낮을수록 BMI가 높아지는(뚱뚱) 경향이 뚜렷했다. 소득을 5분위로 나눴을 때 하위(가난한) 20% 그룹은 BMI가 21.56이고 상위 20%는 19.14였다.소득이 낮을수록 비만지수가 높게 나타난 이유는 뭘까. 우선 기본적인 먹을거리가 해결되면서 어떤 음식을 섭취하느냐가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이를테면 균형식단으로 먹으며 운동을 하는 아이와 라면 등 인스턴트 식품으로 끼니를 때우며 게임만 하는 아이의 건강은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 위 조사에 따르면 ‘하루 세 끼를 규칙적으로 먹는다’는 응답이 소득 하위 20% 그룹은 23.3%인 데 비해 소득 상위 20%는 46.1%였다. ‘매일 과일을 먹는다’ ‘일주일에 3번 이상 운동을 한다’ 등 건강생활습관에 대한 응답도 소득이 높을수록 비율이 높았다. 반면에 ‘햄버거 피자 아이스크림을 먹는다’ ‘TV 시청이나 게임을 오래 한다’는 응답은 소득이 낮을수록 비율이 높았다. 한부모가정이나 조손(祖孫)가정은 더욱 열악했다.서지영 을지대학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저소득층 아이들은 부모의 무관심 속에 비만이 질환으로 진행되는 사례가 많다”며 “영양상담을 해도 부모가 칼로리, 나트륨 등의 용어를 이해 못하는 경우가 많아 식습관 관리가 잘 안 된다”고 말했다. 반면에 고소득층 아동들은 비만이 나타나더라도 운동처방을 받아 개인트레이너와 함께 운동하는 등 치료에도 적극적이다.‘몸의 양극화’는 성인도 마찬가지다. 정부의 ‘국민건강영양조사’에 따르면 1998년 조사가 시작된 이후 소득에 따른 건강 격차가 커지고 있다.이 조사는 소득을 4분위로 나눠서 한다. 성인흡연율의 경우 1분위(하위 25%)는 1998년 33.8%에서 2008년에는 32.1%로, 4분위(상위 25%)는 32.6%에서 23.4%로 각각 떨어졌다. 가난할수록 담배를 더 피우는 현상은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똑같지만 격차가 1.2%포인트에서 8.7%포인트로 현격하게 벌어진 것. 2008년 조사의 경우 고혈압 유병률은 1분위(28.5%)와 4분위(24.9%)의 격차가 3.6%포인트다. ‘신체·정신 건강 문제로 일상생활이 불편한 사람’의 비율은 1분위는 20.4%, 4분위는 12.5%다.건강검진 수검률은 1분위는 39.2%, 4분위는 58.1%로 18.9%포인트 차가 난다. 아파도 병원에 가지 않은 비율은 1분위는 26.1%, 4분위는 21.2%다. 치과 분야에서는 이 차가 22.4%포인트로 더 크다.‘병원에 가지 않은 이유’도 소득에 따라 아주 다르다. 1분위는 ‘돈이 없어서’(36.7%)를, 4분위는 ‘시간이 없어서’(34%)를 각각 첫 번째 이유로 꼽았다.이처럼 우리 사회에서 건강 격차가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지만 아직 이를 개선하기 위한 정책적 대안은 충분하지 않다. 서 교수는 “저소득층은 병에 한번 걸리면 대응이 잘 안 되는 만큼 예방이 특히 중요하다. 예방 단계부터 정부 개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계층 간 비만지수 차이가 한국보다 훨씬 크고, 비만이 ‘전염병’ 수준인 미국에서는 저소득층 청소년 비만에 대해 범정부적인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 보건교사, 보건당국 공무원, 부모가 팀을 이뤄 비만아가 있는 가족 전체를 대상으로 상담과 치료를 병행하기도 한다.변용찬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은 “사회, 경제적 지위가 낮을수록 건강하지 못하고 건강이 낮으면 소득활동의 제약으로 사회, 경제적 지위가 다시 낮아지는 악순환에 빠진다”며 “소득 하위 계층에 대한 본인부담금 경감 등 의료보장 정책의 확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계층 격차가 외모 격차로 ‘성형 하층민’까지 등장 ▼두 달 전 기자가 취재차 방문했던 서울 강남지역의 I성형외과. 한 엄마가 고등학교 2학년인 딸과 함께 방학 중에 쌍꺼풀 및 코수술을 받기 위해 상담 중이었다. 엄마 진모 씨(45)는 “뛰어난 외모를 물려주지 못해 수술을 시킬 생각”이라며 “외모도 경쟁력 아니냐”고 말했다. 몸의 양극화는 건강뿐 아니라 외모에서도 나타나고 있다.한국은 세계에서 7번째로 성형수술 건수가 많은 나라다. 지난해 국제미용성형수술학회(ISAPS)가 25개국을 조사한 바에 따르면 한국은 외과성형과 미용성형을 합해 총 65만9213건의 성형수술이 이뤄졌다. 미국이 1위를 차지했고 브라질 중국이 뒤를 이었다. 하지만 인구 1인당 수술 건수로 보면 한국은 세계 최다 성형수술 국가다.이는 ‘외모’가 결혼과 취업시장에서 중요한 경쟁력으로 작용하기 때문이다. 미국의 미래학자 페이스 팝콘은 ‘미래생활사전’이라는 저서에서 ‘성형 하층민(cosmetic underclass)’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냈다. 성형수술이 일반화되면서 계급에 따라 외모가 갈라진다는 의미다. 이민구 서울성형외과 원장은 “극소수의 최상위 계층은 생각만큼 성형수술을 많이 하지 않는다. 중산층에서 많이 하는데 성형수술로 신분 및 계층상승을 기대하는 심리 때문”이라고 말했다.소득에 따라 선호하는 성형 부위도 다르다. 홍정근 성형외과의사회 홍보이사는 “소득이 높을수록 보톡스, 레이저 등 미용성형시술을 많이 하고, 소득이 높지 않은 계층은 외과수술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외과수술은 1회만 비용을 지불하지만 미용성형은 매년 3, 4회 꾸준히 비용을 지불해야 하기 때문이다. ‘동안성형’ ‘귀족성형’은 이런 상류층의 트렌드를 반영한 것이다.성형수술로 외모가 바뀌면 임금상승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류근관 서울대 교수와 이수형 미국 메릴랜드주립대 교수(이상 경제학)는 국내 결혼정보회사 회원 2만 명을 대상으로 ‘성형수술에 따른 사회경제적 지위 변화’를 추적했다. 성형수술로 ‘준수한 외모’라는 평가를 받게 되면 노동시장에서 평균적으로 남성은 임금이 0.1%, 여성은 1.5% 올라갔다. 같은 조건의 사람들 중 성형수술을 한 사람은 안 한 사람에 비해 배우자의 연봉이 평균 1% 많았다.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동영상=최경아의 골프요가, 비거리를 늘리자}

    • 2010-0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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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한민국, 공존을 향해/3부]패자부활 통로가 막혔다

    《‘실패.’ 한국에서 이 두 글자는 평생 따라다니는 주홍글씨다. 한 차례 치른 대학수학능력시험 점수가 이후 30∼40년을 결정할 때가 많다. 직장생활도 그렇다. 한번 회사에서 해고되면 재취업은 요원하다. 사업도 마찬가지다. 실패하면 다음 사업은 자금 구하기가 어렵다. 우리는 삐끗하면 낭떠러지에 떨어질 수 있다는 두려움에 늘 제자리를 지키는 데에만 급급하다. 그래서 도전을 두려워한다. 단칼에 ‘루저’가 되는 사회. 이 구조에서 패자부활에 도전했던 3명의 이야기를 들어봤다. 기사 중간의 굵은 글씨는 패자에게도 기회의 문을 열어주는 해외 사례다.》■ 형편에 맞춰 선택한 전문대… ‘학력 꼬리표’ 이렇게 끈질길 줄이야한모 씨(31)는 고등학교를 2년 늦게 졸업했다. 성적이 나쁜 것도, 공부가 싫은 것도 아니었다. 고등학교 2학년 때 등굣길에서 교통사고로 오른쪽 다리를 크게 다쳤다. 1년 반 동안 입원과 퇴원을 반복하며 수술을 받았다. 지금도 다리가 조금 불편하다. 1년 반 학교를 쉬다 보니 수업을 따라가기가 쉽지 않았다. 수능 점수가 좋을 리 없었다. 대학생 친구들이 부러웠던 한 씨는 재수 대신 3년제인 A전문대 전산학과 진학을 선택했다. 3년 동안 누구보다 열심히 공부했다. 졸업 성적은 4.5 만점에 4.3점. 하지만 한 씨는 취업을 준비하면서 전문대를 선택한 것을 후회했다. 이른바 인기학과인 데다 성적도 좋았기 때문에 금방 취직이 될 줄 알았지만 전문대 졸업생이 원서를 낼 수 있는 기업은 많지 않았다. 설령 지원이 가능하다 해도 합격자는 거의 4년제 대학 졸업자였다. 번번이 낙방한 한 씨는 마음을 고쳐먹고 수능을 다시 봐 수도권 소재 B국립대에 입학했다. 한 씨는 “실패의 낙인을 떼버리고 싶었다. 물론 서울에 있는 대학에 가고 싶었지만 학비가 부담돼 B대를 선택했다”고 말했다. 학점, 토익점수를 차곡차곡 쌓아 B대를 졸업한 것은 3년 전. 한 씨는 중소기업에 들어갔다가 반년 만에 그만뒀다. 한 씨는 “4년제 대학을 졸업했지만 ‘전문대 출신’이라는 꼬리표는 쉬 없어지지 않았다. 실력을 입증해야 한다는 압박감에 날마다 시험을 보는 기분이었다”고 말했다. 한 씨는 지난해 서울 지역 상위권 C대학원 시험에 붙었지만 등록금이 없어 포기했다. 요즘은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다시 대학원 진학을 준비 중이다. 그는 “지금 상태로는 연봉 2000만 원대 정규직도 쉽지 않아 보인다”며 “수능 한 번으로 인생이 이렇게 힘들어질 줄 몰랐다”고 탄식했다. 수능에서 뒤처진 간격을 따라잡기 위해 10년째 땀 흘리고 있는 그에게 밝은 날이 언제쯤이나 올까.→미국에선 명문 주립대에 ‘2년제 학생 편입’ 몫 할당… 실패 극복을 더 높이 사한국은 전문대생이 4년제 대학에 편입하거나 명문 대학원을 졸업하더라도 ‘전문대 졸’이라는 학력은 업그레이드되지 않는다. 미국은 번듯한 대학에 들어가지 못해도 ‘커뮤니티 칼리지(2년제 전문대)→주립대 편입→명문대 대학원’ 등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는 것이 얼마든지 가능하다. 명문 주립대들의 경우 일정 정원은 지역 내 커뮤니티 칼리지 우수 학생들에게 할당하고 있다. 커뮤니티 칼리지, 버클리 캘리포니아대를 커쳐 컬럼비아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김모 씨는 “미국에는 실패의 경험을 딛고 성공하면 더욱 값진 성공으로 평가하는 문화가 있다”며 “한 번의 시험이 인생을 결정짓는 사회에서는 진정한 성장이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 창업 실패한 전직 은행원… 한번 퇴직하면 재취업은 요원이모 씨(43)는 한때 ‘잘나가던’ 엘리트 은행원이었다. 대학을 졸업하고 기업은행에 취업한 것이 1991년. 1년 뒤인 1992년에 평화은행 창립멤버로 합류해 6년간 기업금융을 담당했다. 시련이 닥친 것은 1997년 창업을 위해 명예퇴직을 선택한 뒤부터다. 퇴직금으로 해외 유명 유통업체의 국내 판권을 따낸 그는 사업 초기에는 순이익만 월 6000만∼7000만 원을 올리며 전도유망한 젊은 기업인의 길을 다지는 듯했다. 하지만 판매하던 건강식품에 문제가 있다는 방송 보도가 나오면서 매출액은 급전직하했고 2년 만에 부도를 맞았다. 식품엔 문제가 없는 것으로 나중에 밝혀졌지만 부도를 되돌릴 수는 없었다. 첫 실패 후에도 한동안 그는 자신만만했다. 30대 중반의 아직은 늦지 않은 나이에 탄탄한 은행원 경력, 짧았지만 짜릿했던 사업 성공의 기억으로 무장한 그는 이력서를 들고 재취업 전선에 나섰다. 하지만 그에게 돌아온 것은 기업들의 냉대뿐이었다. 경력사원 모집공고에는 분명 30대 후반까지 지원할 수 있다고 했지만 그를 제치고 뽑힌 이들은 대부분 30대를 갓 넘긴 젊은 이직자들. 그는 정수기 공기청정기 판매 영업사원을 뽑는 회사에서마저 낙방 통보를 받았다. 좌절에 빠진 그에게도 기회가 찾아왔다. 국내에서 영업을 확장해 가던 한 외국계 은행에 3년 계약직 영업사원으로 취업한 것. 정규직 신입사원에 비해서도 연봉이 30%가량 낮았지만 오랜만에 찾아온 기회에 그는 휴일도 반납하고 열심히 일했다. 하지만 정규직 문턱을 넘는 것은 힘들었다. 회사가 정규직 전환의 조건으로 내놓은 영업실적 기준이 갈수록 높아졌던 것. 함께 입사했던 계약직 동기 50여 명 대부분이 계약기간을 채우지 못하고 퇴직한 것처럼 그도 결국 은행을 나와 작은 무역회사에 취직했다. 그러나 회사 사장이 공금 횡령으로 구속되면서 이 일마저 잃고 말았다. 세 딸을 키우는 마흔 살의 가장. 그에게 일자리를 주는 기업은 어디에도 없었다. 생계를 잇기 위해 새벽 인력시장에 나섰다. 처음 해본 공사판 막일에 허리와 무릎을 다쳤지만 병원 치료는 꿈도 꾸지 못했다. 이 씨는 최근 어렵사리 미소금융의 지원을 받아 돼지갈비집을 열어 희망에 부풀어 있다. 하지만 이 업종도 워낙 퇴출률이 높다고 하니 한편 불안하다.→덴마크에선 지자체마다 고용센터… 재교육 - 재취업 알선 정부가 책임져선진국의 근로자들은 경기가 나쁘면 쉬 해고된다. 그러나 경기가 좋아져 취업시장이 열리면 쉽게 재취업된다. 재취업이라고 해서 차별을 받는 일도 없다. ‘대기업 임원도 일단 퇴사하면 새로운 일자리를 찾지 못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재취업 문턱이 높은 한국과는 대조적이다. 또 선진국들은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재취업을 지원하고 있다. 고용 선진국으로 꼽히는 덴마크의 경우 대부분의 지방자치단체에 정부가 운영하는 고용센터가 설치돼 있어 재취업을 희망하는 이들에 대한 재교육과 취업알선을 책임지고 있다. ■ 학자금대출 때문에 채무불이행자 낙인… 은행 문은 더욱 멀어지고…채무불이행자(옛 신용불량자). 김모 씨(26·여)에겐 지우려고 해도 지워지지 않는 주홍글씨다. 김 씨에게 채무불이행자라는 낙인이 찍힌 것은 2007년. 아버지가 다니던 회사가 부도나면서 집안 형편이 어려워지자 김 씨는 학자금 대출을 받아 대학을 다녔다. 학비에 보태기 위해 한 학기도 빠짐없이 아르바이트 전선에 뛰어들었지만 3학년을 마칠 때쯤엔 빚이 2000만 원을 넘어섰다. 빚을 갚고 한 푼이라도 가족 생활비에 보태기 위해 대학을 중퇴하고 작은 회사에 경리사원으로 들어갔다. 하지만 장기연체 때문에 채무불이행자로 전락하는 것을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50만 원 이상의 빚을 3개월 이상 연체하면 은행연합회에 채무불이행자로 등록돼 정상적인 금융거래가 어려워진다. 김 씨는 채무불이행자라는 덫에서 벗어나기 위해 신용회복위원회에 개인워크아웃을 신청했다. 개인워크아웃은 빚이 5억 원 이하이면서 정기적인 수입이 있는 채무불이행자에게 최장 8년간 빚을 나누어 갚을 수 있도록 돕는 제도. 대상자로 확정되면 연체정보가 삭제되고 급여 압류가 해제되지만 그 대신 2년 이상 꾸준히 빚을 갚을 때까지 ‘신용회복 지원 중’이란 새로운 기록이 따라다닌다. 문제는 그 2년을 버텨낼 생활비였다. 개인워크아웃 절차를 밟더라도 10등급 중 9등급까지 떨어진 신용등급 때문에 은행에서 대출을 받는 것은 불가능했다. 가족 생활비를 마련하기 위해 사채업자에게까지 돈을 빌리게 되면서 김 씨는 개인워크아웃마저 중도 탈락했다. 다니던 회사에서도 쫓겨난 김 씨. 채무불이행자의 낙인 때문에 어디서도 일자리를 구할 수 없게 된 그는 개인파산 신청을 고려하고 있다. 개인파산자가 되면 빚을 탕감받을 수 있지만 은행 등 제도권 금융회사와 거래할 수 없게 된다. 김 씨는 “개인워크아웃을 해도 은행과 거래하기 어려운 것은 마찬가지”라며 “아무리 노력해도 채무불이행자라는 딱지를 떼기 어려워 결국 개인파산을 신청하게 될 것 같다”고 말했다.→미국에선 신용불량 딱지 붙이기보다 납세 등 우량정보도 적극 반영선진국에서는 신용등급의 하락과 상승이 상대적으로 유연하다. 미국에서는 연체기록 등 불량정보뿐만 아니라 우량정보들을 개인 신용평가에 활용하고 있다. 활용하는 우량정보도 세금 공과금 보험료 연금 납부 실적, 소득, 직업 유무 등 다양하다. 단순히 현재 상태만 반영하는 것이 아니라 우량기록이 누적되면 가중치를 부여해 신용등급이 올라갈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영국 일본 이탈리아 등도 금융회사들이 불량 및 우량정보를 모두 공유해 개인신용평가의 정확성이 높다. 불량정보만 취합하는 국내와는 대조적이다. 최근 국내에서도 신용이 좀 떨어져도 지원해주는 미소금융, 햇살론, 희망홀씨 등 서민금융제도가 마련된 것은 큰 진전이다.문병기 기자 weappon@donga.com 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

    • 2010-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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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치명적 슈퍼박테리아 5종 법정감염병 지정

    최근 영국에서 신생아 3명이 슈퍼박테리아에 감염돼 숨지는 등 슈퍼박테리아가 전 세계적으로 빠르게 확산되는 가운데 보건당국이 슈퍼박테리아 5종을 새로 지정감염병에 포함해 관리하기로 했다. 질병관리본부는 슈퍼박테리아인 메티실린 내성 황색포도상구균(MRSA), 반코마이신 내성 장구균(VRE), 카르바페넴 내성 장내세균(CRE), 다제내성 녹농균, 다제내성 아시네토박터균 등 5종의 장내 세균 바이러스를 연말부터 지정감염병에 포함하기로 했다고 1일 밝혔다. 내년부터 전국 종합병원급 의료기관 50여 곳은 6종의 항생제 내성균의 감염환자 현황을 매주 보고해야 한다. 권준욱 질병관리본부 전염병관리과장은 “세계보건기구(WHO)가 각국에 대응을 촉구했고 인도 파키스탄에서 뉴델리형 카르바페넴 내성 장내세균이 급속히 확산돼 감시체계를 구축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신종 슈퍼박테리아는 NDM-1이라는 효소를 통해 거의 모든 항생제를 무력화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질병관리본부가 전국 6개 시도의 대학병원 및 종합병원을 대상으로 항생제 내성률을 조사한 바에 따르면 이번에 감염병으로 지정된 MRSA의 내성균율은 지난해 75%에 달했다. VRE와 CRE는 아직 국내에 보고된 바 없다. 지금까지 벨기에 스웨덴 네덜란드 파키스탄 인도 호주 영국 미국 캐나다에서 신종 슈퍼박테리아 환자 200여 명이 발생했고 벨기에 환자 1명은 숨졌다.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

    • 2010-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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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헬스&뷰티]“엄마, 귀가 잘 안들려요”

    난청 환자가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특히 10, 20대 난청환자가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9일 ‘귀의 날’을 맞아 난청 예방법을 알아봤다. 박문서 경희대 동서신의학병원 이비인후과 교수팀 조사에 따르면 내원한 난청환자가 2007년 360명에서 2009년 662명으로 1.8배 늘어났다. 최근에는 각종 소음과 이어폰 사용의 급증으로 10, 20대 난청환자는 2007년 49명에서 2009년 95명으로 늘어났다. 보통 난청은 30, 40대부터 증가하기 시작해 50, 60대에 노화가 시작되면서 가장 많이 발생한다. 하지만 MP3 등 휴대용 음향기기 사용이 늘어나고 지하철·버스 등 소음공해로 10, 20대에서 난청환자가 급증했다. 소음성 난청은 처음에 고음을 인지하는 기능만 떨어지기 때문에 조기발견이 어렵다. 또 일단 특정 주파수까지 난청이 진행됐으면 치료할 방법이 없다. 따라서 예방과 조기 진단이 가장 중요하다. 소음이 심한 곳에서 생활한다면 청력보호 장비를 착용하는 것이 좋다. 지하철과 같은 시끄러운 곳에서는 MP3를 가급적 사용하지 않아야 한다. 평소 MP3의 볼륨을 낮추고 이어폰을 오래 끼고 있지 않는 것도 필요하다. 돌발성 난청 환자도 2007년 71명에서 2009년 231명으로 3년 사이에 3배 이상 늘어났다. 어느 날 갑자기 소리가 들리지 않는 돌발성 난청 환자수가 전체 난청 환자의 35%까지 늘어난 것. 돌발성 난청은 보통 확실한 이유 없이 수 시간 또는 2, 3일 이내에 갑작스럽게 신경 손상에 의한 청력손실이 발생하는 질환이다. 이명이나 어지럼증을 동반하기도 한다. 보통 한쪽 귀에서 발병한다. 돌발성난청은 바이러스 감염, 혈관계 이상, 스트레스가 연관이 있을 것으로 추정될 뿐 정확한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뇌종양이나 두부외상으로 인해 발병하기도 한다. 돌발성난청의 자연 회복율은 부분적 회복을 포함해서 40∼65%에 이른다. 환자의 3분의 1은 정상 청력을 되찾고 3분의 1은 청력이 약간 손실된다. 나머지 3분의 1은 완전히 청력을 잃는다. 보통 발병 2주내에 청력이 회복되기 시작하고 수일 내에 급속히 좋아진다. 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

    • 2010-0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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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을지의료원장 박준숙씨…을지대병원장 황인택씨

    을지의료원은 신임 의료원장에 박준숙 을지대병원장(55)을 임명했다. 1981년 한양대 의대를 졸업한 박 원장은 을지대병원 산부인과 과장, 모자보건센터 소장, 의대 부학장, 을지대 부총장 등을 지냈다. 또 신임 을지대병원장에는 황인택 을지대병원 산부인과 교수(53)를 임명했다.}

    • 2010-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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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브란스, 세계의 브랜드로 만들 것”

    “의료산업화를 선도해 ‘세브란스’를 세계에 통하는 브랜드로 만들겠습니다.” 이철 연세대 의무부총장 겸 의료원장(사진)은 30일 취임 한 달을 맞아 기자간담회를 열고 “올해 중동 환자 500명이 건강검진센터를 방문하고 내년에는 1만 명이 찾을 것으로 예정돼 있다”며 “이들을 위해 서울 연세대 세브란스병원과 강남세브란스병원에 의료관광 전용 공간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인천에 세워질 송도국제병원을 통해 적극적으로 해외 환자 유치에 나설 계획도 밝혔다. 진료 중심이 아닌 연구 중심 병원으로 변화하겠다는 의지도 분명히 했다. 이 원장은 “의생명공학 융합연구 분야에 인력과 자본을 집중 투자하겠다”며 “신설 약대와 제약회사를 연계해 신약 개발에도 참여하겠다”고 밝혔다. 이 원장은 1998년 폐 계면활성제 개발에 참여해 현재 시장점유율이 50%라는 일화를 예로 들며 “의료가 한국 사회의 먹을거리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세브란스’를 국제 경쟁력을 갖춘 브랜드로 키우기 위해 의료원 산하 병원을 ‘세계 톱 10’ 수준으로 끌어올리겠다고 밝혔다. 이미 두 차례 국제의료기관평가위원회(JCI) 인증을 받은 세브란스병원을 포함해 연세의료원 산하 심장혈관병원, 재활병원, 어린이병원을 세계적인 의료평가 기준에 통과하도록 할 계획이다. 이 원장은 △석좌교수제 도입 △의료원 산하 평생 교육 전담기구 신설 △교수진을 위한 미니 경영학석사(MBA) 과정 개설 등 공부하는 의료원을 만들겠다는 계획도 밝혔다.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

    • 2010-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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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렌지 주스 하루 2잔만 마셔도 6∼8세 남아 당류 ‘기준치’ 육박

    한국인의 영양섭취기준에서 당류 섭취량을 하루 섭취 열량의 10∼20%로 제한하는 기준이 신설된다. 당류의 과다 섭취는 비만을 유발하고 콜레스테롤 수치를 높이는 주요 원인으로 지목돼 왔다. 한국인 영양섭취기준 개정위원회(위원장 최영선)는 “명확한 기준이 없었던 당류의 섭취 기준을 내달 발표할 한국인의 영양섭취기준 개정안에 포함한다”고 29일 밝혔다. 그동안 식품업계는 영양성분에 당류 함량만 표시해 왔다. 당류 기준은 과일 등에 원래 들어있는 천연당과 인위적으로 첨가한 첨가당을 모두 합한 기준이다. 세계보건기구(WHO)는 설탕, 과당 등 당류를 인위적으로 식품에 첨가하는 첨가당의 하루 권장 섭취량을 총 섭취 열량의 10% 이하로 정하고 있다. 예를 들어 6∼8세 남아가 하루에 필요한 섭취 열량은 1700Cal으로 당류 섭취 기준은 42.5∼85g이다. 6세 남아가 간식으로 미닛메이드 오렌지주스 한 잔(200mL)과 닥터유 통밀초콜릿 케이크 1개(100g)를 먹었다면 다른 당류 섭취는 피해야 한다. 오렌지주스에 포함된 당류 20g과 케이크 당류 17.9g을 합하면 37.9g으로 이 기준에 육박하기 때문이다. 위원회는 3∼14세 어린이의 1일 권장 열량을 100Cal 상향 조정하는 방안과 포화지방산과 오메가6 지방산, 오메가3 지방산의 권장 섭취량을 각각 하루 섭취 열량의 4.5∼7%, 4∼8%, 1%로 설정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

    • 2010-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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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양미영“세상을 바꾸는 힘, 돈이 아니라 교육”

    “돈은 세상을 바꿀 수 없었지만 교육은 세상을 바꿀 수 있더군요.” 연봉 수억 원을 받는 프라이빗 뱅커로 일하다 비영리재단인 ‘룸 투 리드(room to read)’ 두바이 지부장으로 일하고 있는 양미영 씨(39)가 인생의 방향을 정반대로 튼 이유다. 양 씨는 29일부터 부산 벡스코에서 열리는 2010 세계한민족여성네트워크(KOWIN)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했다. 연봉 수억원 일자리 관둬, 열 살 아들과 함께 나눔 실천 양 씨는 현금 100만 달러 이상을 가진 부유한 외국인들로부터 투자 유치를 받는 메릴린치 베벌리힐스점 프라이빗 뱅커로 10년 가까이 일했다. 3년 전 평소처럼 비행기 일등석에 앉아 출장길에 올랐다 우연히 읽은 책이 ‘히말라야도서관’. 마이크로소프트 이사였던 존 우드가 저개발국에 학교를 짓기 위해 설립한 ‘룸 투 리드’의 이야기를 담은 책이다. ‘룸 투 리드’는 네팔 라오스 등 12개국에 학교 1128곳과 도서관 1만 곳을 지었다. “새벽 4시에 일어나 집안일을 한 뒤 3시간을 걸어 학교에 가 공부하는 여자 아이들의 이야기는 우리 시어머니의 삶과 같았어요. 시어머니는 왕복 4시간 걸리는 산길을 오가며 선교사에게서 영어를 배우셨고 지금 우리 가족의 성공을 일구셨죠.” 시어머니 송정자 씨는 후에 미국에 건너가 혼자 생계를 꾸리며 남편과 두 자녀를 공부시켰다. 양 씨는 “남자 아이를 공부시키면 한 사람을 키우는 것이고 여자 아이를 공부시키면 한 가족과 다음 세대를 키우는 셈”이라고 말했다. 맨발로 흙바닥에서 공부하는 여학생들에게 학교를 지어주고 싶었다. 1400만 원이면 학교를, 700만 원이면 도서관을 지을 수 있었다. 처음에는 돈만 기부할 생각이었다. 하지만 어려움을 모르는 열 살 아들을 보며 돈만 물려줘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지막까지 택시 한 번 안 타시던 시어머니가 성실과 검소라는 정신을 물려주셨듯이 아들에게도 나눔이라는 정신을 물려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현재는 아들과 함께 ‘룸 투 리드’ 활동을 하고 있다. 아들은 학교 친구들과 함께 1, 2달러씩 모아 2000달러를 만들었고 이를 씨앗으로 올해 네팔 카스키에 학교를 세웠다. 양 씨는 “교육을 통해 성장한 한국에도 ‘룸 투 리드’ 지부가 세워졌으면 한다”는 희망을 밝혔다. 한편 한민족 여성 리더들의 교류를 활성화하기 위해 조직된 ‘KOWIN’은 올해 10회째를 맞는다. 33개국 해외 참가자 230명을 포함해 900명의 한민족 여성 지도자들이 모여 ‘글로벌 코리아와 한민족 여성의 역할’에 대해 논의한다.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

    • 2010-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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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의료기관 10년새 2만곳 증가

    최근 10년 동안 의료기관은 31.3%(1만9366곳), 의료인력은 54%(9만3509명)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고령화에 따라 요양병원과 고가 진단기기 도입 증가가 두드러졌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2000∼2010년 의료기관 및 의료인력 현황을 분석한 결과 의료기관은 2000년 6만1776곳에서 올해 8만1142곳으로 늘었으며 의사 한의사 등 의료인력은 2000년 17만2051명에서 올해 26만5560명으로 증가했다. 가장 많이 늘어난 의료기관은 노인성질환자들이 장기 입원하는 요양병원으로 2000년 19곳에서 2010년 825곳으로 42배가 늘었다. 요양병원의 병상 수도 2000년 5869개에서 올해 10만2256개로 17배나 증가했다. 요양병원 다음으로는 치과병원(215%) 병원(94.4%) 한의원(65.2%) 의원(38.8%) 치과의원(36.7%) 순으로 증가 폭이 컸다. 반면 조산원은 올해 46개로 10년 전 126개에 비해 63.5% 감소했다. 의료기관 중 감소한 곳은 조산원이 유일했다. 2000년 대비 증가율이 가장 큰 의료인력 직종은 한의사로 81.3% 증가했고, 의사와 치과의사는 각각 48%와 42.8%가 늘었다. 하지만 직종별 의사 수는 의사가 8만1761명으로 가장 많았고 치과의사 2만783명, 한의사 1만6038명이었다. 약사는 2000년 2만7691명에서 올해 3만2308명으로 16.7%가, 간호사는 2000년 6만5707명에서 올해 11만4670명으로 74.5%가 증가했다. 고가 진단기기의 도입도 늘어났다. 2000년 당시 전국에 한 대밖에 없었던 양전자단층촬영(PET) 장비는 올해 144대로 늘어났고, 자기공명영상(MRI) 기기는 254대에서 934대로, 컴퓨터단층촬영(CT)기는 1334대에서 1706대로 늘었다. 인구 1000만 명당 국내 의료장비 수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평균에 비해 MRI는 5대, CT는 15대가 많다. 한편 의료시장 내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의료기관 간 양극화는 심화됐다. 환자들이 고가 진단기기와 전문의를 갖춘 상급종합병원(대형 대학병원)으로 쏠리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상반기 요양기관별 진료심사실적에 따르면 상급종합병원은 2008년 상반기보다 내원일수는 17.8%, 건강보험 진료비는 20.7% 늘었다. 중급 병원의 경우 같은 기간 내원일수는 15.2%, 진료비는 22.1% 증가했다. 반면 동네 의원은 같은 기간 내원일수와 진료비가 각각 1.5%와 6.3% 늘어나는 데 그쳤다.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

    • 2010-0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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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자의 눈/우경임]암 이겨내고 자살하는 안타까운 사연은 없게

    보통 암을 치료 중이면 암 환자, 암을 완치했으면 암 완치자라고 부른다. 그런데 최근에는 둘을 합쳐 암 생존자(Cancer Survivor)라고 부른다. 이유는 뭘까. 취재 중 만난 의사와 환자들은 “암 치료가 끝나도 암은 끝난 것이 아니다”라며 “암을 완치해도 암을 겪기 이전의 일상으로 돌아가기 힘들기 때문”이라고 입을 모았다. 기업 간부 A 씨는 대장암을 극복했지만 심각한 우울증에 시달리고 있다. 승진을 앞두고 사내에 “A 씨는 대장암 수술을 받았는데 일을 제대로 할 수 있겠느냐”는 얘기가 떠돌았다. 결국 이사 승진 문턱에서 좌절했다. A 씨는 요즘 정신과 전문의의 상담을 받고 있다. 모든 걸 잃었다는 생각에서 벗어날 수 없었다. 실제 암 생존자의 자살률은 일반인보다 높다. 암 진단 후 절망에 빠져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경우도 있지만 강한 의지로 암을 이기고 나서도 자살을 하는 비율이 일반인보다 높다. 신동욱 서울대 가정의학과 교수는 “암을 진단받고 나면 사회적 역할로 복귀가 쉽지 않아 좌절감·우울감에 빠져든다”며 “일을 할 수 없으니 경제적 고통도 커진다”고 말했다. 암을 겪은 사람을 아픈 사람, 사회적 무능력자로 보지 말고 제몫을 하도록 도와야 한다는 뜻에서 암 생존자라는 개념이 등장한 것이다. 서바이버란 말 자체도 극한상황을 이겨낸 의지의 소유자란 의미를 담고 있다. 암 생존자는 늘 재발의 공포에 시달린다. 그래서 다른 질환에 걸리리라는 것은 상상조차 하지 못한다. 하지만 병원은 암 검진만 해줄 뿐 다른 질환에 대해선 관여하지 않는다. 대장암을 완치한 환자 B 씨는 6개월마다 정기 검진을 받고 있다. 의사는 혈액검사 결과를 알려주면서 “콜레스테롤 수치도 높다”고 말했다. 다른 설명은 없다. B 씨는 불안한 마음에 가정의학과를 찾아 진료를 받았다. 하지만 B 씨와 달리 대부분 암 생존자는 암만 재발하지 않으면 건강하다고 생각한다. 2015년이면 암 생존자가 100만 명이 넘어설 것으로 추산된다. 암 환자를 암 생존자로 부르는 것은 듣기 좋은 소리여서가 아니다. 개념을 담는 그릇(언어)을 바꾸면 인식도 바뀐다. 외국에서는 가족, 친구, 간병인까지 암 생존자로 분류하기도 한다. 고통을 함께 나누기 때문이다. 우리는 ‘암 예방의 날’을 기념하지만 선진국은 ‘암 생존자의 날’을 정해 편견을 깨려고 노력한다. 마침 보건복지부가 암 생존자 관리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다고 하니 지켜봐야겠다. 의료기술이 뛰어나다고 의료선진국인 건 아니다.우경임 교육복지부 woohaha@donga.com}

    • 2010-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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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막말 청소년 유해매체… 사전-사후 심의 강화

    앞으로 청소년이용 매체에 대한 심의를 강화하고 초중고교 150곳을 ‘욕설 문화 없는 학교’로 지정한다. 여성가족부는 12일 김교식 차관 주재로 교육과학기술부, 행정안전부, 문화체육관광부, 방송통신위원회 등 부처 회의를 열고 ‘청소년 언어순화·인성교육 강화를 위한 범정부 대책’을 논의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달 27일 국무회의에서 청소년의 욕설문화가 방치할 수 없는 수준이라며 대책 마련을 지시한 바 있다. 우선 청소년 유해매체 사전·사후 심의를 강화한다. 청소년보호위원회·영상물등급위원회·방송통신심의위원회·한국간행물윤리위원회·게임물등급위원회 등 5개 기구의 심의 기준을 표준화한다. 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

    • 2010-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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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암 생존자 67만명 시대]美, 암 생존자 가족에 12주 무급휴가 보장

    ‘암 생존자’라는 표현은 1985년 미국 ‘뉴잉글랜드 의학저널’에 처음 등장했다. 이후 선진국에서 암 치료의 중심 개념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 암 생존자가 1200만 명을 넘어선 미국은 1987년부터 매년 6월 첫째 주 일요일을 ‘암 생존자 데이’로 정해 우리나라의 ‘암 예방의 날’과 같이 전국적인 행사를 개최한다. 의료시설, 암 관련단체 관계자, 암 생존자가 모여 강연과 토론을 벌인다. 시낭송과 공연 등 문화행사도 열린다. 암 생존자 공원도 있다. 1989년 캔자스시티에 처음 조성된 이 공원은 미국과 캐나다에 22곳이 있다. 이를 바탕으로 ‘암=죽음’ ‘암환자=사회적 능력 부족’이라는 잘못된 인식을 바꾸고 있다. 암 생존자의 사후(事後) 관리를 위한 프로그램도 실시한다. 전미암생존자연합(NCCS)은 암 생존자의 개념을 보급하고 ‘암 생존 툴박스(CST)’라는 책자와 오디오북을 개발해 무료로 제공한다. CST는 암 생존자의 권리, 완치 후 계획, 노년 암 생존자 활동 등 12개 항목으로 구성돼 신체적 정서적 후유증을 극복하기 위한 도움말을 담았다. 암 생존자의 가족들을 ‘2차적 생존자’로 보고 가족에게도 12주 무보수 휴가를 보장하는 법적 장치를 마련했다. 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

    • 2010-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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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암 생존자 67만명 시대]“전립샘암 이겨냈는데 고혈압에 쓰러질 줄은…”

    《암 환자가 암으로만 죽는 건 아니다. 암 진단을 받고 현재 살아있는 사람을 의미하는 암 생존자(Cancer Survivor) 4명 중 1명은 암이 아닌 다른 질병으로 숨진다. 1993∼2000년 암 진단을 받고 5년 이상 생존한 뒤 사망한 2만5000여 명을 분석한 결과, 사망자의 24%는 암 이외의 다른 원인으로 숨졌다. 10년 이상 장기 생존자는 그 비율이 40%까지 높아진다. 이는 암 치료에 신경 쓰느라 뇌혈관, 심혈관 등 다른 만성질환에 대한 관리를 소홀히 한 탓이다. 이에 따라 암 생존자에게 암 치료는 물론이고 만성질환을 관리하고 건강을 증진시키는 의료서비스가 절실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허모 씨(64)는 전립샘암 환자였다. 5년 전 전립샘암 수술을 받았고 예후도 좋았다. 하지만 허 씨는 암 치료에 집중하느라 고혈압 치료를 제대로 받지 못했다. 평소 수축기 혈압이 140mmHg를 넘고 콜레스테롤 수치도 높았다. 암 치료약 복용을 이유로 고혈압 약 복용은 소홀히 했다. 주치의에게 정기검진을 받았지만 고혈압 치료를 위해 가정의학과에서 따로 진료를 받지는 않았다. 결국 허 씨는 지난해 운동 중에 쓰러져 뇌출혈로 숨졌다.김모 씨(36)는 2003년 팔뼈에 암이 생긴 육종 진단을 받았다. 수술 후 약물치료와 방사선 치료도 받았다. 6개월마다 정기검진을 하고 현재는 완치 판정을 받은 상태다. 암 치료도 고통스러웠지만 치료가 끝난 뒤에도 암이 재발할까 봐 두려움을 느꼈다. 어떤 식단으로 먹어야 하는지, 다른 건강검진은 받지 않아도 되는지 걱정스러웠다. 정보에 목말랐던 그는 인터넷을 통해 ‘이런 걸 먹었는데 나았다’는 정보를 얻었다.○ 암 생존자, 다른 질환으로 숨진다 1999∼2007년 암 진단을 받은 사람 가운데 2008년까지 살아 있는 사람은 60만6804명(인구대비 1.2%)이다. 2010년에는 67만 명, 2015년에는 111만 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암 생존자가 늘다 보니 이 중 암으로만 사망하는 게 아닌 경우가 늘고 있다. 암 생존자의 사망 원인 비율도 일반인과 다를 바 없다. 뇌혈관질환이 18.5%로 가장 높았으며 당뇨(7.8%), 심혈관질환(6.8%), 자살(6.2%) 순이었다.암 생존자는 정상인보다 상대적으로 만성질환에 걸릴 확률도 높다. 신동욱 서울대 가정의학과 교수는 “젊은 암 환자일수록 정상인보다 암 이외의 질병으로 사망할 확률이 높다”며 “20대가 2.5배로 가장 높고 50대는 1.23배에 달한다”고 말했다.항암 치료는 필수적이지만 후유증이 남는다. 방사선 치료는 심장에 무리를 줘 심혈관 질환 위험을 높인다. 자궁경부암이나 고환암에 쓰이는 항암제 ‘시스플라틴’은 혈관을 뻣뻣하게 만드는 부작용이 있다. 당연히 고혈압 등 혈관 질환이 발병하기 쉽다. 그러나 암 생존자들은 당장 시급한 암 치료에만 온 힘을 쏟다가 정작 고혈압이나 당뇨 등 만성질환 관리에는 소홀하다. 국립암센터 조사에 따르면 고혈압을 앓고 있는 암 환자 1만2636명 가운데 54.5%만이 고혈압 약을 꾸준히 복용하고 있었다. 일반 고혈압 환자의 약물 복용 비율보다 15%포인트 낮은 것. 신 교수는 “암 생존자들은 고혈압, 당뇨를 암에 비해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2차 암에 걸릴 위험도 높다암 생존자가 건강관리에 소홀하다 보니 흡연 비만 당뇨 등으로 인한 2차 암의 발병도 잦다. 2차 암은 원래 암이 전이되는 것이 아니라 다른 부위에 새로 발병하는 암을 말한다. 암 생존자가 기존 암이 나았다고 방심하다가 다른 암에 걸린다는 것. 암 생존자 가운데 32.6%만이 2년 안에 필요한 2차 암 검진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립암센터가 암 진단을 받은 남성 1만4181명을 대상으로 7년간 추적 조사한 결과 2차 암 발병률은 정상인의 암 발병률보다 2∼3배 높았다. 종별로 보면 △폐암 2.1배 △대장암 4배 △간담도췌장암 1.9배 △비뇨생식기암은 2.6배 높았다. 박종혁 국립암센터 암정책지원과장은 “암의 치료가 끝나더라도 암 이외 건강 문제에 대한 포괄적인 관리가 중요하다”며 “아직까지 암 생존자를 위한 통합지지의료서비스 관리 정책은 전무하다”고 지적했다. ○ 암 생존자 삶의 질 저하암 생존자의 전반적인 삶의 질은 정상인에 비해 떨어진다. 유방암 생존자 1933명을 조사해 보니 피로, 구토, 통증 같은 증상을 겪고 있을 뿐만 아니라 사회활동이 위축되고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는다고 호소했다. 유방암 생존자와 정상인 그룹에 신체적 정서적 인지적 사회적 전반적 건강 5개 항목을 100점 만점으로 각각 평가하도록 한 뒤 비교했더니 유방암 생존자 점수가 정상인보다 1∼13점 낮았다. 신 교수는 “암 치료를 받은 뒤 직장에서 업무 복귀가 어려워 스트레스를 겪는 환자가 많다”며 “이 때문에 암을 극복한 환자도 일반인보다 자살을 많이 한다”고 말했다.이에 보건복지부는 국립암센터에 의뢰해 암 생존자 관리 프로그램 개발에 나섰다. 암 치료 이후 건강관리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학교 직장 출산 등 사회적 역할로 복귀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노지현 기자 isityou@donga.com}

    • 2010-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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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한민국, 공존을 향해/2부]아이 낳지 말라는 사회… 흔들리는 인구 인프라

    《7세 여자아이 수빈이의 엄마 아빠는 맞벌이 부부다. 엄마는 식당에서 일하고 아빠는 운전을 한다. 서울 광진구 중곡동의 다가구주택에서 세 식구가 오순도순 산다. 전형적인 서민 가정이다. 엄마 아빠가 일하러 간 사이 수빈이는 집 근처 솔로몬 어린이집에서 지낸다. 민간 시설이지만 서울시가 지원하는 이른바 ‘서울형 어린이집’이다. 취재팀은 서울시 보육관련 부서로부터 수빈이네를 소개 받았다. 가족의 양해를 얻어 지난달 30일 수빈이의 하루를 지켜봤고, 가족과 많은 얘기를 나눴다. 그리고 수빈이의 입을 빌려 그의 일상을 그려본다. 고딕 글씨는 ‘한국의 객관적 현실’이다.》 중곡동 솔로몬 어린이집. 엄마가 떠났다. 매일 아침 있는 일이다. 엄마는 헤어질 때마다 “수빈이, 안녕” 하면서 머리를 쓰다듬어 준다. 곱게 빗어 묶은 머리가 흐트러질까 신경이 쓰이지만 엄마 손길은 기분 좋다. 엄마는 선생님께 “잘 부탁드려요”라고 인사를 하고 어린이집 현관을 나선다. 식당으로 출근하는 길, 엄마의 발걸음은 느릿느릿하다. 밤에 나를 데리러 올 때는 종종걸음으로 뛰다시피 오는데….엄마는 식당일에 대해 ‘집도 주고 밥도 주는 고마운 일’이라고 했지만, 출근하는 엄마 모습을 보면 일하기 싫은 것 같기도 하다. 어린이집에 도착하면 아침 간식시간. 먼저 우유를 마시던 친구들이 “수빈이는 혈액형이 뭐야”라고 묻는다. 우유를 마시며 혈액형 맞히기 놀이를 하다 보니 엄마 생각이 덜 난다. 엄마를 다시 만나려면 12시간이 남았다. 두 살 때부터 다니던 어린이집이다. 5년째 다니는 내가 가장 언니다. 어린이집이 없었으면 집에 혼자 있을 뻔했다. 친할머니, 외할머니 모두 멀리 시골에 사시기 때문에 아빠 엄마 휴가 때나 볼 수 있다.회사에 다니던 엄마는 나를 임신했을 때 회사를 관뒀다. 그리고 내가 두 돌이 지날 때까지는 집에 계셨다고 한다. 엄마가 다시 일을 시작하면서 나는 이모네 집에서 지낸 적도 있다. 엄마는 두 달 만에 나를 어린이집에 보냈다. 이모가 아이 넷을 돌보느라 끙끙대는 게 안쓰러웠다고 했다. 게다가 이모부라도 집에 일찍 오시면 나는 마음껏(?) 울 수도 없었다.어린이집은 친구들과 마음껏 놀 수 있어 좋다. 어린이집에 안 오는 날에는 선생님이나 친구들이 보고 싶다.어린이집에 가기 싫었던 적이 딱 한 번 있긴 했다. 새로 오신 선생님이 시끄럽다며 소리를 질렀을 때다. 깜짝 놀라서 오들오들 떨었다. 그 후 10분에 한 번씩 화장실에 갔다. 일주일 동안 그랬다. 엄마는 나를 병원에 데리고 갔다. 의사선생님은 “아이가 스트레스를 받은 적이 있느냐”고 물었다. 엄마와 함께 원장선생님과 상담을 받았고, 다행히 어린이집 가는 게 다시 즐거워졌다. 맞벌이 부부의 자녀들은 돌봐줄 할머니 할아버지가 없으면 대체로 수빈이처럼 어린이집에서 지낸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어린이집은 전체 정원의 80%만 차 있는 상태다. 숫자상 시설이 부족하지 않다는 뜻이다. 정부의 지원도 꾸준히 늘어나 소득 하위 50%까지는 보육료 전액을 지원받는다. 그런데도 여전히 엄마들은 “아이를 맡길 만한 보육시설이 부족하다”고 말한다. 아이가 있는 여성들은 ‘자녀양육에 전념하기 위해’(57%), ‘자녀를 맡길 곳이 없어서’(30.3%) 취업을 하지 않는다고 응답했다. 숫자상의 어린이집 정원과 ‘실제 수요’ 사이에 간극이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정말 더운 날이다. 선생님이 아이스크림을 주셨다. 특별한 일이다. 집에서 혼자 먹을 때보다 친구들과 장난하며 먹으면 훨씬 맛있다. 그림 그리기 시간. 선생님이 종이와 색연필을 나눠 주시며 그리고 싶은 것을 마음껏 그리라고 하신다. 빨간 동그라미 2개, 노란 동그라미 2개, 주황색 동그라미 2개. 동그라미를 그리다 보니 전화기 숫자판 같이 보인다. 엄마 목소리가 듣고 싶어진다. 010-7570-○○○○. 엄마 전화번호를 적어 본다. 전화를 해볼까 하다 참기로 했다. 식당에서 두 손에 가득 음식을 나르는 엄마는 종종 전화를 받지 않는다. 이럴 땐 동생이 있는 친구들이 부럽다. “엄마, 나도 동생 있으면 안 돼?” 언젠가 엄마한테 동생을 낳아 달라고 졸라 보았다. “휴∼” 하는 한숨 소리가 돌아왔다. “수빈아, 동생이 있었으면 좋겠니?” “응.” “엄마는 수빈이가 책 읽기를 좋아하니까 공부를 많이 시켜주고 싶어. 엄마는 수빈이 하나만 잘 키울 생각이야.” 요즘 엄마 걱정이 커졌다. 내가 내년에 학교에 가면 돈이 많이 들 거라고. 하긴 엄마는 가끔 갓난아기인 나를 어떻게 키웠는지 신기하다고 한다. 분유, 기저귀 사느라 지갑이 빌까봐 늘 조마조마했단다. “엄마, 돈이 없어서 그래? 동생 키우려면 돈이 많이 들어?” “아니야, 수빈아. 우리 돈 있어.” 엄마 눈이 빨개진다. 동생 낳아 달라는 말을 다시는 하지 말아야겠다. 수빈이 엄마가 둘째 아이 낳기를 포기할 만큼 양육비와 교육비 부담은 과도하다. 김승권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박사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자녀를 낳은 뒤 대학 졸업 때까지 키우고 교육시키려면 2009년 기준으로 1인당 평균 약 2억6204만 원의 비용이 든다. 자녀 양육비용은 영아(0∼2세)는 2466만 원, 유아(3∼5세)는 2938만 원, 초등학생(6∼11세)은 6300만 원이다. 여기에 여성이 출산 육아에 따라 일자리를 포기하는 데 따르는 기회비용까지 더하면 자녀 양육비용은 예전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높아졌다. 우리 반 친구 14명 가운데 5명이 남았다. 오후 3시부터 친구들이 하나둘 집으로 돌아간다. 엄마가 올 시간이면 나와 민혁(가명·7)이만 남을 것이다. 민혁이는 24시간 어린이집에서 지낸다. 엄마 아빠가 지방 공사장에서 일하시기 때문이다. 한 달에 한두 번 엄마 아빠가 서울에 오실 때만 집에 간다. 지금 민혁이는 야간반 선생님이 목욕을 시켜주고 있다. 엄마를 기다리는 동안 선생님하고 구몬 학습지를 푼다. 빨간색 동그라미가 늘어나고 선생님 칭찬을 들으면 기분이 좋다.엄마는 밤 10시나 돼야 일이 끝난다. 나를 데리러 오는 시간은 10시 20분쯤. 엄마가 식당을 어린이집 근처로 옮겨서 그나마 빨라졌다. 이전에는 11시가 다 돼서야 왔다.아빠는 얼굴 보기도 힘들다. 운전을 하는 아빠는 새벽 5시 40분에 나간다. 집에는 보통 밤 12시가 돼야 온다. 새벽 한두 시에 올 때도 많다. 내가 잠자는 사이 집에 왔다가 다시 나가시는 셈이다. 가끔 낮에 통화는 한다. “아빠 몇 시에 와, 늦어?” 하고 물으면 아빠 목소리에 힘이 빠진다. 이럴 때 “아빠 사랑해”라고 하면 아빠는 다시 쾌활해진다. 아빠가 자전거를 밀어주시면 얼마나 신나는지 모른다. “우리 수빈이 잘한다”고 박수를 쳐 주시면 어깨가 으쓱 올라간다. 그래서 아빠가 토요일에 하루 종일 주무실 때는 서운하다.2008년 한국 근로자의 연간 근로시간은 2256시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의 1.3배로 30개 회원국 중 가장 길다. 일과 가정을 다 챙기기가 쉽지 않다. 힘든 건 아이들도 마찬가지다. 부모와 대면하는 시간이 하루 한두 시간에 불과한 아이들이 행복할 리 없다. 특히 저소득층 아이들의 ‘돌봄 공백’은 심각하다. 엄마나 아빠가 한 명만 있는 한부모가정, 조손(祖孫)가정, 맞벌이가정이 늘어나면서 홀로 남겨지는 아동이 100만 명을 넘어선다는 통계도 있다. 엄마가 왔다. “수빈아, 집에 가자.” 무덤덤하게 가방을 챙기는 나를 보고 외동딸 같지 않게 어리광을 피울 줄도 모른다고 엄마는 걱정한다. 혼자 남은 민혁이와 선생님께 인사를 하고 어린이집을 나섰다. 엄마 손을 잡으니 배도 고프다. 집에 가서 과일 먹고 엄마 옆에서 자야겠다. 지친 엄마가 나보다 먼저 잠들지도 모르겠다.대한민국은 세계에서 가장 아이를 적게 낳는 나라다. 지난해 합계출산율은 1.15명. OECD는 한국이 2020년부터 인구가 감소할 것으로 예상한다. 저출산의 가장 큰 원인은 출산과 양육에 따른 경제적·비경제적 비용이 개인이 감당하기 어려울 만큼 커졌기 때문이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20∼44세 기혼여성의 출산 중단 사유를 조사한 결과를 보면 명확하다. 자녀양육·교육부담이 35.1%로 첫 번째로 꼽혔다. 가치관 변화(24.6%), 소득·고용불안정(19.3%), 일·가정 양립 곤란(15.8%) 순이었다.청년실업은 미혼과 만혼으로 이어졌다. 취업 여성은 결혼하더라도 보육의 어려움 때문에 출산을 기피한다. 자녀 양육비·교육비가 높다 보니 맞벌이를 할 수밖에 없다. 개인적 차원에서 보면 아이를 낳지 않는 것이 합리적 선택이라고도 할 수 있다. ‘아이를 낳아야 한다’는 당위만 되뇌어서는 출산율을 높이기 힘든 구조다. 이 실타래를 어떻게 풀 것인지 우리 사회가 진지하게 고민할 때다.우경임 기자}

    • 2010-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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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민연금 수급 1년 늦출때마다 7.2% 더 받아

    매달 75만 원씩 국민연금을 받게 된 60세 A 씨. A 씨가 연금 수급을 1년 늦춰 61세부터 받을 경우 7.2%가 늘어난 80만4000원을 받게 된다. 2년 늦춰 62세부터 받을 경우 84만 8000원으로 급여액이 늘어난다. A 씨는 최대 5년, 36%까지 국민연금을 더 받을 수 있다. 보건복지부는 11일 국민연금 수급을 1년 연기할 때마다 추가로 지급하는 급여액을 6%에서 7.2%로 늘리는 내용을 담은 국민연금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개정안이 11월 국회에서 통과되면 내년 상반기 중 시행된다. 지금까지는 소득이 275만 원이 넘어 국민연금을 10∼50%까지 감액 수급할 때만 수급 시기를 늦출 수 있었다. 이 경우 연기 1년마다 6%가 가산된 급여액을 받았다. 개정안이 시행되면 소득에 상관없이 60∼65세 수급자 전체가 국민연금 수령을 늦출 수 있다. 급여 가산율도 6%에서 7.2%로 늘어나 최대 36%까지 국민연금을 더 받을 수 있다. 이상희 보건복지부 공적연금연계팀장은 “고령자에게 근로 동기를 부여하고 수급자 스스로 연금 수급시기를 선택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부정 수급을 막기 위한 제도적 장치도 마련됐다. 국민연금 부정수급 사실이 밝혀지면 급여액의 2배에 해당하는 금액을 환수하도록 했다. 지금까지는 부정수급한 금액만 환수했다. 환수액을 기한 내 납부하지 않으면 연체금을 더 내야 한다. 공무원연금은 11%, 사학연금은 12.6%, 군인연금은 21%의 연체이자를 물리는 것과 달리 국민연금은 환수액에 대한 연체이자가 없었다. 아버지가 사망하고 어머니가 실종상태로 생존해 있을 경우 자녀들이 연금을 받을 수 없었던 규정도 개선된다. 국민연금 수급 선(先)순위자가 행방불명 상태이거나 자녀를 부양하지 않았다면 후(後)순위자인 미성년 자녀에게 미지급 급여나 사망일시금을 지급할 수 있도록 했다. 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

    • 2010-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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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흡연율 낮추려면 담뱃값 2배로 올려야”

    ‘흡연율을 낮추려면 담뱃값을 두 배 인상하라.’ 대한의사협회 대한병원협회 대한치과의사협회 대한한의사협회 대한약사회 대한간호협회 등 보건의료 6개 단체는 11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강력한 금연 정책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보건의료단체들은 공동성명서를 통해 “2000년 이후 두 차례의 담뱃값 인상을 통해 70%에 육박하던 남성 흡연율을 40%대로 낮춘 바 있다”며 “담뱃값 인상은 가장 효과적인 금연 정책”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금연정책이 실효성을 거두기 위해 담뱃값을 두 배 이상 획기적으로 인상해야 한다”며 “담뱃값 인상으로 마련된 재원은 금연 사업과 흡연 관련 질병으로 지출되는 건강보험 급여비를 지원하는 데 투입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국내 담뱃값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요국 가운데 가장 낮은 수준으로 노르웨이 담뱃값의 21.6% 정도다. 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

    • 2010-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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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보건의료단체 ‘담뱃값 2배 인상하라’

    '흡연율을 낮추려면 담뱃값을 두 배 인상하라'대한의사협회·대한병원협회·대한치과의사협회·대한한의사협회·대한약사회·대한간호협회 등 보건의료 6개 단체는 11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강력한 금연 정책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보건의료단체들은 공동성명서를 통해 "2000년 이후 두 차례의 담뱃값 인상을 통해 70%에 육박하던 남성 흡연율을 40%대로 낮춘 바 있다"며 "담뱃값 인상은 가장 효과적인 금연 정책"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금연정책이 실효성을 거두기 위해 담뱃값을 두 배 이상 획기적으로 인상해야 한다"며 "담뱃값 인상으로 마련된 재원은 금연 사업과 흡연 관련 질병으로 지출되는 건강보험 급여비를 지원하는데 투입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국내 담배값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요국 가운데 가장 낮은 수준으로 노르웨이 담뱃값의 21.6% 정도다. 또 18대 국회에 계류 중인 △금연구역 강화 △담배 광고 금지 △담배 포장 박스에 흡연경고 그림 삽입 등 15개의 비가격 금연정책 법안의 국회 통과를 촉구했다. 보건의료단체들은 "경제적 부담에 따른 일시적 금연이 되지 않도록 흡연을 규제한 법안도 조속히 시행돼야 한다"고 말했다.7일 발표된 '상반기 흡연실태 조사'에 따르면 성인남성 흡연율이 42.6%이었다. 이는 미국(17.1%), 캐나다(20.3%)는 물론 프랑스(30%), 일본(40.2%)보다도 높다.우경임기자 woohaha@donga.com}

    • 2010-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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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늘의 동아일보]민선교육감 한 달… “무상급식 직접 추진해보니…” 外

    첫 동시직선제로 선출된 민선 교육감들이 취임 한 달을 맞았다. 취임 전후 무엇이 달라졌을까. 진보성향 교육감들은 진보의 틀에 갇히는 것을 경계했지만 교육현장에서는 변화가 없다는 반응이다. 교육감들은 대부분이 공약으로 내걸었던 무상급식에 대해서 이상과 현실의 괴리를 토로하기도 했다. ■ 강용석 의원 “보도내용 일부, 사실과 다르다”‘성희롱 발언’ 파문을 빚은 한나라당 강용석 의원은 사건 발생 후 자신은 그런 발언을 한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하지만 그 후 전개된 진실게임은 강 의원에게 불리하게만 진행됐다. 그런데 언론중재위원회에서 일부 강 의원 측이 다소 유리하게 해석할 만한 조정이 이뤄졌다. 사건이 새 국면을 맞게 될까. ■ 지자체장 눈도장 행사 참석 줄이기‘눈도장 찍기’식 행사에 참석할 시간에 정책구상을 하겠다는 지방자치단체장들이 민선 5기 들어 부쩍 늘고 있다. 표를 먹고 사는 단체장으로서는 용기를 필요로 하는 결단이다. 업적으로 평가받겠다는 소신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성공하면 주민의 삶이 한결 풍요로워질 수 있는 시도인데…. ■ 첼시 결혼식은 미국판 로열웨딩세계의 이목이 집중됐던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과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의 딸 첼시의 결혼식이 지난달 31일 미 뉴욕 주 소도시의 한 대저택에서 하객 4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치러졌다. 미 언론은 수백만 달러의 비용이 들어간 것으로 추산되는 이번 결혼식을 ‘아메리카 로열 웨딩(미국판 왕실 결혼식)’이라고 불렀다. ■ 금융권 “우리금융 인수 묘안을 짜라”우리금융 민영화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탄이 올랐다. 오랫동안 우리금융 인수를 검토해왔던 금융회사들은 저마다 인수전 참여를 선언하며 치열한 경쟁에 가세하고 있다. 우리은행 우리투자증권 중심의 우리금융지주와 경남은행, 광주은행 등 세 갈래로 진행될 민영화 시나리오를 점검해봤다. ■ 백화점 매장 온도 딜레마‘고객들은 덥다고 아우성인데, 정부시책을 거스를 수도 없고….’ 정부의 에너지 절약 대책에 따라 매장 실내온도를 25도 이상으로 유지해야 하는 유통업계의 속앓이가 깊어지고 있다. 백화점, 대형마트 등 유통업계 매장이 얼마나 더워졌는지 동아일보 기자가 직접 온도계를 들고 실내온도를 재 봤더니…. ■ 건보 적용되는 치과치료 챙기세요이가 아프고 잇몸이 쑤셔도 선뜻 치과에 가기 어렵다. 병원 문을 나설 때 수십만 원의 진료비를 낸 경험이 누구나 한두 번은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똑같이 스케일링 치료를 받더라도 6만∼7만 원을 내는 사람과 안 내는 사람이 있다. 치과에서도 ‘알뜰 치료’를 받을 수 있는 방법을 소개한다.}

    • 2010-0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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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접속하면 다운되는 ‘성범죄자알림e’

    초등학교 6학년 딸을 둔 김모 씨(39·경기 과천시)는 ‘성범죄자 알림e’ 사이트에 아동성범죄자 10명이 공개됐다는 소식을 듣고 26일부터 접속을 시도했다. 하지만 접속이 원활하지 못해 성인 인증만 20번 이상을 해야 했다. 김 씨는 “경기지역에도 성범죄자가 2명이나 있더라는 동네 아이 엄마의 이야기를 듣고 얼굴을 확인하려고 했으나 사이트가 자꾸 다운된다”고 말했다. 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자의 신상정보를 인터넷에 공개하는 ‘성범죄자 알림e’(www.sexoffender.go.kr) 사이트에 26∼29일 3일간 300만 명의 방문자가 찾았다. 하지만 접속자가 폭주하면서 사이트가 잘 열리지 않는 등 불통 상태가 여전하다. 이복실 여성가족부 대변인은 “다음 달 안에 순간 접속 가능 건수를 6000건에서 2만 건으로 늘리기로 했다”며 “서버를 교체해 접속에 불편이 없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

    • 2010-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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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혈압 약값 최대 20% 내린다

    내년 1월부터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1200개 고혈압 치료제 중 300개 고가(高價) 약품의 가격을 최대 20% 내린다.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건정심)는 28일 가격이 비싼 약을 건강보험에서 퇴출하기 위해 ‘기등재 의약품 목록정비 사업’의 간소화 방안을 의결하면서 고혈압 치료제 약가를 내년 1월부터 내리기로 했다. 기등재 의약품 목록정비 사업은 의약품 특허 기간이 끝나면 약값을 내리거나 보험을 적용하지 않는 조치다. 약가 인하는 내년에 7%, 내후년에 7%, 2013년에 6%를 내리는 방식으로 진행한다. 희귀의약품, 퇴장방지 의약품 등 필수의약품과 복제약이 없는 개량신약은 이번 조치에서 제외된다. 이 조치가 시행되면 제약사나 도매상은 같은 성분의 의약품 중 가장 비싼 약값의 80% 수준으로 약값을 내려야 한다. 약가를 내리지 않으면 보험 적용이 되지 않아 전액 환자가 부담해야 된다. 앞으로 약가 인하 정책이 시행되면 1212개 품목, 1조4000억 원 규모의 고혈압약 시장에서 변동이 일어날 것으로 보인다. 현재 고혈압 약가는 10∼1300원으로 천차만별이다. 복지부는 고혈압약 가격을 내리면 매년 1600억∼1700억 원의 약값이 절감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정위용 기자 viyonz@donga.com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

    • 2010-0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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