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저출산고령사회 대책에 엄마들 와글와글

동아일보 입력 2010-09-09 03:00수정 2010-09-09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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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둘째애 낳아볼 생각”…“휴직은 커녕 휴가도 못가”
육아휴직 급여와 기간을 확대해 맞벌이 부부를 집중 지원하는 ‘제2차 저출산고령사회대책(2011∼2016년)’의 윤곽이 드러나자 직장 맘들의 관심이 폭주했다.

육아휴직을 할 수 있는 자녀 연령이 만 6세 이하에서 만 8세 이하로, 육아휴직 급여를 월정액 50만 원에서 임금의 40%(최대 월 100만 원)까지 늘리는 것이 주요 골자다.

8일 ‘맘스홀릭’ 등 인터넷 육아카페에서는 정부 대책과 관련한 글들이 수백 개씩 올라오며 토론이 벌어졌다. 보육료 지원에 머물던 저출산 대책이 근로시간 단축, 취업·주거 지원까지 다양해졌다는 점은 긍정적이었다. 하지만 이번 대책의 수혜자가 얼마나 될 것인지에 대해서는 회의적이었다.

둘째 낳기를 망설이던 박현주 씨(34)는 “월 50만으로는 분유값, 기저귀값 대기도 빠듯했다. 임금의 40%라도 보전이 된다면 둘째를 낳아 볼 생각이 있다”고 말했다. 김은하 씨(29)는 “정부가 정책적으로 장려한다면 육아휴직을 갈 때 눈치가 덜 보일 것”이라며 반가워했다. 전문가들도 정부가 출산을 개인이 아닌 사회 문제로 인식하기 시작한 것을 높이 평가했다. 이주리 중앙대 아동복지학과 교수는 “개인의 사회 경제적 부담을 덜어 출산과 육아가 힘들지 않은 사회 환경을 만들어가는 단계”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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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번 대책의 수혜자가 대기업 정규직에 제한될 것이라는 부정적인 반응도 많았다. 육아휴직을 신청하려 했더니 퇴사 압력을 받았다는 은모 씨(30)는 “육아휴직은커녕 출산휴가도 가기 힘든데 어느 나라 대책인가 싶다”고 말했다. 이모 씨(32)는 “임금의 40%가 50만 원 이상인 사람이 몇 %나 되는지 궁금하다”며 “마음껏 육아휴직을 갈 수 있게 대체인력을 뽑아주는 것이 훨씬 낫다”고 말했다.

영유아기 자녀에게만 초점을 맞췄다는 지적도 나왔다. 자녀 두 명을 둔 아버지 신동욱 씨(34)는 “아이가 학교를 가니 교육비 부담이 크게 늘어났다”며 “아이 엄마가 아이를 낳지 말라고 권하는 전도사가 됐다”고 말했다. 이재선 씨(32)는 “은행에서는 육아휴직을 하면 반년간 기본급 100%를 준다”며 “급여를 찔끔 늘리기보다 직장 복귀 뒤에도 안심하고 아이를 맡길 곳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육아휴직 자체를 할 수 없는 전업 주부들은 박탈감을 호소했다. 김모 씨(34)는 “출산준비 비용, 예방접종비 등 목돈 드는 일이 많은데 외벌이 부부들은 어쩌란 말이냐”고 말했다.

여성의 육아휴직과 유연근무가 확대되면 기업이 아예 여성을 뽑지 않거나 주요 보직에 보내지 않는 등 보이지 않는 차별이 심해질 것이라는 비판도 제기됐다. 신민수 씨(31)는 “엄마들끼리도 육아휴직을 쓰면 업무에 철저하지 못하다고 평가를 한다. 남편이 육아휴직을 하면 한직으로 갈 각오도 해야 하는데 나부터 말릴 것”이라고 말했다.

홍승아 한국여성정책연구원 가족정책센터 연구위원은 “육아휴직 제도가 제대로 운영되려면 직장 내 차별을 막을 장치들이 필요하다”며 “파파휴직제 등 아버지의 육아 참여도 장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

노지현 기자 isityou@donga.com


육아휴직자 사상 최대치
▲2010년 3월16일 동아뉴스스테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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