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우경임]사회복지사, 사명감에 일하지만 배고픔에 운다

동아일보 입력 2010-09-08 03:00수정 2010-09-08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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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만둬야 하나 매일 고민합니다. 저도 아이를 키우려면 보람만으로는 일할 수 없죠. 100원, 200원 모아 스타킹을 사주시는 할머니 얼굴이 떠올라 출근을 하지만요.”

9년차 사회복지사 고모 씨(33)의 고백이다. 7일은 올해 11회째를 맞는 사회복지의 날이다. 한국 사회복지제도는 경제만큼 압축 성장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우리가 사회복지제도를 배워 온 일본에서도, 경제성장의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는 중국에서도 한국의 사회복지제도를 공부하러 온다. 새마을운동 다음의 한국 수출품은 ‘사회복지’라는 이야기도 들린다.

복지제도는 영글었지만 사회복지사의 처우는 여전히 열악하다. 복지제도와 복지 수혜자를 잇는 다리가 흔들리고 있는 셈이다. 2008년 한국사회복지사협회의 실태조사에 따르면 사회복지사의 초봉은 전국 평균 116만2000원이었다. 내년 4인 가구 최저생계비는 월 143만9413원. 가장이라면 최저생계비에도 못 미치는 셈이다. 사회복지사 평균 임금이 근로자 평균 임금의 61%에 불과하다는 조사도 있다. 사회복지사들은 “저소득층에게 복지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회복지사야말로 저소득층”이라고 자조한다.

이런 상황을 못 견디고 떠나는 사람도 많다. 2008년 평균 근무 경력은 4.6년으로 2000년도의 9.6년에 비하면 절반 이하로 줄어들었다. 전체 42%는 이직을 고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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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무 강도도 높다. 주당 근무시간은 평균 54.47시간이다. 조성철 사회복지사협회장은 “임금은 낮고 업무는 고된 탓에 ‘나눔’이라는 사명감으로 일하는 사회복지사가 많다”고 말했다. 일일이 가구 조사를 나가고 얼굴을 맞대고 상담을 하기 때문에 범죄 위험에 노출되기도 한다.

물론 공급 과잉에도 원인이 있다. 사회복지사 자격증 소지자는 38만 명. 올해 3월 기준으로 사회복지시설에서 근무하는 인원은 6만5372명이고 전담공무원은 1만2270명이다. 사회복지사 처우 개선을 위해서는 양성체계를 손봐 양질의 인력을 배출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그렇지만 사회복지사에게 늘 ‘봉사’와 ‘희생’을 강요할 수는 없다. 복지서비스의 질은 사회복지사의 질에 달려 있기 때문이다.

경기도가 5월 국내에서 처음으로 30억 원 규모의 ‘경기도 사회복지공제회’를 만든 것처럼 사회복지사에게 당장은 임금을 올려주지 못할지라도 복지서비스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 사회복지사 공제회 설립법안은 현재 국회 보건복지위에 계류 중이다.

우경임 교육복지부 wooha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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