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택동

장택동 논설위원

논설위원실

구독 34

추천

안녕하세요. 장택동 논설위원입니다.

will71@donga.com

취재분야

2025-11-23~2025-12-23
칼럼100%
  • 英독학 블로거, IMF서 유로존해법 강의

    ‘유로존의 암울한 미래를 내다본 예언자.’ 최근 그리스 스페인 아일랜드 등 유로존(유로화를 사용하는 16개국) 국가들이 재정위기를 겪으면서 유로존 붕괴에 대한 우려가 높다. 이에 오래전부터 이런 사태를 예견하는 글을 써온 블로거 에드워드 휴 씨(61·사진)가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8일 전했다. 최근 국제통화기금(IMF)은 마드리드에서 스페인 경제위기 관련 회의를 열면서 휴 씨를 초청했고, 미국 백악관의 경제관료들도 유로존 위기에 관한 그의 견해를 경청하고 있다. 유럽의 정치인 기업인 학자들도 그의 주장에 귀를 기울이기 시작했다. 그는 10년 전부터 자신의 블로그(allaboutedwardhugh.blogspot.com)에 “검소한 독일과 신용카드를 남용하는 그리스 스페인 아일랜드가 하나의 통화 시스템 속에서 공생하기는 어렵다”고 주장해 왔다. 가장 큰 원인은 ‘인구학적 요인’으로 그리스 스페인 아일랜드 등 젊은이가 많은 국가는 주택 구입과 소비재 과소비로 임금 상승과 부동산 버블을 겪으면서 경쟁력이 떨어지지만 독일 네덜란드 북유럽 등 노인이 많은 국가는 검소하게 살면서 저축을 많이 해 크게 다르다는 것이다. 따라서 재정위기를 겪고 있는 나라들이 국가경쟁력을 높여야 하겠지만 이를 못한다면 대신 전 노동자의 임금을 20% 깎는 등의 방법으로 화폐가치를 20% 정도 떨어뜨려야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는 게 휴 씨의 주장이다. 한 국가가 재정위기에 빠지면 일반적으로는 그 나라 화폐의 가치가 떨어지면서 경쟁력이 회복되지만 이들 국가가 전 유로존의 화폐가치를 일방적으로 평가 절하할 수 없는 만큼 이런 방식을 채택해야 한다는 것이다. 휴 씨는 또 독일이 유로존에서 탈퇴하는 방식으로 유로화 가치를 떨어뜨리는 방법도 생각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뉴욕타임스는 “이는 현실적 해법이라기보다는 도발적 주장이라고 봐야 한다”고 평가했다. 런던정경대(LSE)에서 경제학을 공부한 휴 씨는 대학 시절 전공보다는 철학 과학 사회학 문학 등에 더 관심이 많았다고 한다. 지금의 경제학 지식은 대부분 대학 졸업 이후 독학으로 얻은 것이다. 영국 태생인 휴 씨는 1990년 스페인으로 이주해 바르셀로나 일대에서 지역 주민들에게 영어를 가르치며 생계를 유지하고 있다.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 2010-06-10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前정권 경제성과 부정했다 위기 자초한 헝가리 새정권

    새로 출범한 헝가리 정부와 여당 안에서 재정위기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잇따라 나오고 있다. 정부가 급히 진화에 나섰지만 ‘헝가리에서 그리스 사태가 재연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가라앉지 않고 있다. 버르거 미하이 헝가리 국무장관은 5일 기자회견에서 “최근 제기된 디폴트(채무불이행) 가능성은 과장됐다”며 “국제통화기금(IMF)과 합의한 올해 재정적자 목표치(GDP의 3.8%)는 지켜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하이 장관은 4월 총선에서 중도우파 피데스(청년민주동맹)가 승리해 8년 만에 재집권한 뒤 이전 사회당 정부의 재정실태 조사를 맡고 있다. 올리 렌 유럽연합(EU) 경제통화담당 집행위원도 이날 “헝가리 재정 위기가 너무 과장된 측면이 있다”며 헝가리 정부에 대한 지원 사격에 나섰다. 이는 최근 헝가리 정부와 여당의 고위 간부들이 재정위기를 우려하는 발언을 하면서 4일 달러에 대한 유로화 가치가 떨어지고,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가 전날보다 324.06포인트(3.16%)나 급락하는 등 자금시장이 크게 동요하자 이를 진정시키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3일에는 코사 레이오스 피데스 부의장이 “헝가리가 그리스(와 같은 재정위기) 상황을 피할 가능성은 아주 적다”고 지적했고, 4일에는 페테르 시여르토 총리실 대변인이 “디폴트를 염려하는 것이 지나치지 않다”고 말했다. 미하이 장관 본인도 지난달 30일 “올해 GDP 대비 재정적자 비율이 7.5%까지 확대될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그는 5일 기자회견에서도 “(사회당 정부가 작성한) 2010년 예산에는 수많은 심각한 거짓말과 눈속임이 들어 있다”고 지적했다. 헝가리 정부는 7일경 재정긴축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헝가리는 2008년 재정위기를 맞으면서 IMF 등으로부터 총 200억 달러의 차관을 지원받는 약정을 맺었다. 이후 재정적자 규모를 줄여 2006년 GDP 대비 9.3%에 달했던 재정적자 비율이 지난해에는 4.0%로 줄었다. 지난해 GDP 대비 국가부채비율도 78.3%로 EU 평균 74%와 큰 차이가 없었다. 하지만 전 정부가 내놓은 경제지표들을 현 정부가 부정하면서 시장에서 헝가리 정부에 대한 신뢰가 땅에 떨어지며 위기를 자초하고 있는 상황이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5일 “헝가리의 재정 상황을 GDP 대비 재정적자 비율이 13.6%인 그리스와 비교하기는 어렵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헝가리는 유로존(유로화를 쓰는 16개국) 국가가 아니기 때문에 위기가 닥쳤을 때 그리스와는 달리 유로존의 도움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약점이 있다고 지적했다.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 2010-06-07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오늘의 동아일보]월드컵 1박2일 응원하려면… 여기가 명소! 外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개막 D-4일. 한국 대표팀의 첫 경기인 그리스전까지는 5일밖에 남지 않았다. 이제 온 국민이 12번째 태극전사 붉은악마로 변신할 시간이다. 단순한 축구 관전을 넘어 온 국민의 축제로 자리 잡은 월드컵 응원 문화. 이번 월드컵에서는 경기가 끝나고 무언가 2% 부족했던 이들을 위해 1박 2일 응원까지 등장했다는데…. 좀 더 재미있고 기억에 남는 응원을 즐길 수 있는 명소를 알아봤다.■ 北김정은 후계구도 이상북한 지도부가 최근 ‘김정은 우상화 금지령’을 내렸다는 탈북자들의 증언이 잇달아 ‘3대 세습’에 뭔가 문제가 생긴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천안함 폭침사건에 대한 국제사회의 공분이 커지는 가운데 7일 이례적으로 열리는 북한의 최고인민회의에서 이런 궁금증이 풀릴지 관심이다.■ 진보교육감 시대 ‘뜨거운 감자’ 무상급식6·2지방선거에서 진보 성향 교육감이 당선된 6개 시도 중 강원도를 제외한 5곳에서는 민주당이 시도 의회를 장악했다. 이에 따라 한나라당 시장, 도지사가 반대해도 진보 진영이 전면 무상급식을 시도할 가능성이 더욱 높아졌다. 그렇게 되면 전국으로 확산될 가능성도 없지 않은데…. ■ 코스닥 휘젓고 다닌 조폭과거 조직폭력배들의 주무대는 거리의 뒷골목이었다. 유흥업소나 도박장을 운영하고 ‘보호비’ 명목으로 업주들에게서 돈을 뜯는 게 주업(主業)이었다. 하지만 요즘 조폭들은 코스닥시장의 기업사냥꾼으로 변신하고 있다. 사채로 기업을 인수하고 주가를 뻥튀기한 조폭이 검찰에 적발됐다. ■ 재정위기 헝가리, 제2 그리스 되나국제사회가 불안한 눈길로 헝가리를 바라보고 있다. 8년 만에 정권교체에 성공한 중도보수 정권 스스로 ‘재정위기가 심각하다’고 실토하고 있기 때문. 전 정권의 경제정책 실패를 부각시키기 위한 전략의 하나일까, 아니면 정말로 헝가리가 ‘제2의 그리스’의 길을 걷고 있는 것일까.■ 가상현실로 알코올의존증 고친다영화 ‘아바타’의 흥행으로 3차원(3D) 영상의 관심이 높은 가운데 3D 가상현실 프로그램으로 알코올의존증을 효과적으로 치료할 수 있다는 논문이 나왔다. 한덕현 중앙대 용산병원 정신과 교수는 가상현실을 이용한 음주 혐오자극 훈련이 음주 욕구를 줄이는 데 도움을 준다고 밝혀 주목을 끌고 있다. ■ 신용카드 혜택 100배 누리는 법누구나 지갑에 1장 이상은 갖고 있는 신용카드. 하지만 이를 알뜰하게 사용하는 요령에 대해 깊이 생각해본 소비자는 많지 않다. 여신금융협회가 ‘신용카드 혜택 100배 누리기’라는 이름으로 할부, 리볼빙 결제부터 포인트 활용법까지 신용카드 사용의 핵심비법을 공개했다.}

    • 2010-06-07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군비지출, 경제위기에도 늘었다

    지난해 세계를 휩쓴 경제위기에도 군비지출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의 군비지출 규모는 세계에서 12위인 것으로 조사됐다. 스웨덴의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가 2일 발표한 연례보고서에 따르면 2009년 전 세계 군비지출액은 총 1조5310억 달러(약 1879조 원)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보다 5.9%, 2000년보다 49.2%나 증가한 것이다. 전 세계 인구 1인당 224달러를 군비로 지출한 셈이다. 세계 국내총생산(GDP) 대비 군비지출액 비율은 2.7%로 나타났다. 국가별로는 미국의 지난해 군비지출액은 6610억 달러로 부동의 1위 자리를 지켰다. 미국의 군비지출액은 전 세계의 43%에 해당한다. 특히 미국은 지난해 세계 군비지출 증가액의 54%를 차지했다. 미국의 군비가 늘고 있는 것은 아프가니스탄전에 투입되는 비용이 증가한 것이 주 원인이라고 SIPRI는 지적했다. 이어 중국이 세계 군비지출액의 6.6%인 1000억 달러로 2위에 올랐으며 프랑스가 639억 달러로 3위였다. 이 밖에 영국 러시아 일본 독일 사우디아라비아 인도 이탈리아 브라질 순으로 나타났다. 한국의 군비지출액은 241억 달러였으며 2000년보다 48.2% 증가했다. 이는 세계 군비지출의 1.8%에 해당한다. 국가별 지출액 순위에서는 전년 11위에서 한 계단 내려갔다. GDP 대비 군비지출은 2.8%, 국민 1인당 군비지출액은 499달러로 나타났다. 또 한국은 2005∼2009년 세계 전체 무기 수입의 6%를 차지해 중국(9%), 인도(7%)에 이어 세 번째로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무기 수출은 미국이 전 세계의 30%, 러시아가 23%로 전체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SIPRI는 “지난해 65%의 국가가 군비지출을 늘렸다”며 “글로벌 재정위기와 경기후퇴는 모든 영역에 영향을 미쳤지만 군비지출 수준, 무기 생산 및 수출입에는 별 영향을 미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평가했다. 핵무기의 경우 미국 러시아 중국 영국 프랑스 인도 파키스탄 이스라엘이 8100기의 탄두를 보유한 것으로 추산됐다. 이는 전년보다 300기 줄어든 것이나 이 중 2000기는 몇 분 안에 발사할 수 있는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북한에 대해서는 “지난해 2차 핵실험을 실시했지만 핵무기를 가지고 있는지 확인되지 않았다”며 핵무기 보유국에 포함시키지 않았다.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 2010-06-03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이란 핵무기 2개 분량 우라늄 보유

    이란이 핵무기 2개를 만들 수 있는 분량의 우라늄을 보유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AP통신이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보고서를 인용해 지난달 31일 보도했다. 이에 따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조만간 이란을 추가로 제재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날 공개된 IAEA의 이란 핵 관련 보고서에 따르면 이란은 현재 농도 3.5%의 저농축우라늄(LEU) 2427kg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기존에 알려진 이란의 LEU 보유량 1500kg보다 900kg가량 많은 것이다. 또 이란은 농도 19.7%의 고농축우라늄(HEU)을 적어도 5.7kg 생산해 보유하고 있다고 IAEA는 설명했다. 핵무기 제조에는 농도 90% 이상의 HEU가 필요하기 때문에 현재 이란이 보유한 수준의 우라늄으로는 핵무기를 만들 수 없다. 하지만 3.5% 농도의 우라늄 1000kg을 가공하면 핵무기 1개를 만들 수 있는 분량의 HEU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AP통신은 분석했다. 또 이란이 농도 20% 수준의 HEU 생산에 성공했다는 것은 핵무기 제조에 필요한 우라늄으로 전용할 수 있는 가능성이 그만큼 커졌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와 함께 이 보고서는 이란이 나탄즈 우라늄 농축시설에 최근 164기의 원심분리기를 추가로 설치해 이 시설에 우라늄을 농축할 수 있는 원심분리기가 3936기로 늘었다고 설명했다. IAEA는 “이란이 협력하지 않아 핵물질을 평화적 목적으로 사용하고 있는지를 확인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대변인은 “이란이 국제사회의 일원으로서 의무를 다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 외교부도 1일 “이란이 IAEA와의 협력을 강화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 2010-06-02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北, 유엔감시 피해 핵기술 수출”

    유엔의 대북제재 조치가 시행되고 있는 중에도 북한이 유령회사와 해외 범죄조직을 활용해 이란 시리아 미얀마 등에 핵무기 및 탄도미사일 관련 기술을 수출해 왔다는 유엔 보고서가 나왔다. 28일 AP통신은 지난해 6월 2차 북한 핵실험 후 채택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1874호의 이행 상황을 감시하는 7인 전문가 패널이 최근 작성한 보고서를 입수해 보도했다. 본문 47쪽과 첨부 문서로 구성된 이 보고서는 북한이 저지른 4건의 불법무기 수출과 2건의 사치품 수입 등 안보리 결의 위반 사례 6건과 북한이 제재망을 빠져나가기 위해 사용한 수법을 소개했다. 먼저 보고서는 북한이 유엔의 제재를 피하기 위해 수출용 컨테이너의 화물목록을 가짜로 작성하고, 실체가 없는 회사의 이름을 쓰는 등 다양한 은폐 기술을 사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대표적 사례로 지난해 12월 35t의 북한산 무기를 싣고 가다 태국에서 적발된 그루지야 국적 수송기의 경우 아랍에미리트 회사 소유이면서 뉴질랜드와 홍콩의 유령회사에 임대 또는 전세 계약돼 있었다고 전했다. 또 올 2월 북한이 콩고에 군사 장비를 수출하면서 관련 부품을 여러 개로 나눠 반출한 뒤 해외에서 조립하는 방식으로 제재를 피하려다가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적발됐다고 보고서는 소개했다. 이와 함께 북한이 반출 금지 물품들을 운반하기 위해 무역중개상은 물론 해외 범죄조직 등과의 연계망도 확보해 놓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대량살상무기(WMD) 및 일반 무기와 관련된 물품도 포함돼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북한이 이란 시리아에 미사일 부품과 기술 등을 공급했으며, 시리아의 다이르알주르 지역에 있는 핵 관련 시설의 설계와 건설을 지원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또 북한이 남천강무역회사 등을 통해 미얀마에서 의심스러운 행동을 하는 정황이 포착됐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유엔의 대북제재 조치에 따라 8개의 법인과 5명의 개인에 대해 자산동결 및 여행 금지 조치를 내렸지만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며 제재 대상 확대를 제안했다. 이어 북한은 제재 대상에 포함된 8개 회사의 역할을 대신할 새로운 회사를 물색하고 있다고 전했다.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 2010-05-29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애플, MS마저 제쳤다

    ‘애플이 정보기술(IT) 업계의 새로운 왕으로 등극했다.’ 영원할 것 같던 마이크로소프트(MS)의 아성도 변화의 물결 앞에서 결국 무너졌다. 26일 애플의 시가총액은 2221억2000만 달러(약 272조 원)로 2191억8000만 달러인 MS를 제치고 세계 최대 IT 기업의 자리에 올랐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27일 전했다. 이날 애플의 주가는 주당 244.11달러로 전날보다 1.11달러(0.45%) 떨어졌지만 MS의 주가는 주당 25.01달러로 전날보다 1.06달러(4.07%)나 내려 하락폭이 훨씬 컸기 때문이다. 애플의 시가총액은 미국 전체 기업 중에서는 엑손모빌(2786억4000만 달러)에 이어 2위다. 1975년 4월 1일 스티브 잡스(55)가 애플을 창업하고 사흘 뒤 빌 게이츠(55)는 MS를 세운 이후 IT업계의 동갑내기 두 천재는 35년에 걸쳐 경쟁을 벌여왔다. MS는 1985년 윈도, 1989년 오피스를 내놓으면서 빠르게 성장했다. 반면 애플은 내분 끝에 잡스가 1985년 쫓겨나고 매킨토시 노트북 등 신제품이 실패하면서 몰락의 길을 걸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애플의 시가총액이 MS보다 컸던 때는 1989년 12월 19일이 마지막이었다. 1990년대 양사의 격차는 걷잡을 수 없이 벌어졌다. 2000년 1월 MS의 시가총액은 5560억 달러, 애플은 156억 달러로 35배 이상 차이가 났다. 2000회계연도 MS의 매출액은 229억 달러로 애플보다 세 배가량 많았다. 그러나 1997년 잡스가 최고경영자(CEO)로 복귀한 뒤 애플은 반격의 계기를 맞았다. 애플이 아이팟(2001년), 아이폰(2007년), 아이패드(2010년)를 잇달아 히트시키는 동안 MS는 뚜렷하게 새 시장을 개척하지 못했다. 그 결과 21년 만에 시가총액이 역전된 것. 지난달 3일 출시 이후 미국에서만 판매돼 온 아이패드는 28일 영국 프랑스 일본 등 9개국에서도 출시되며 이미 60만 대의 주문이 들어온 것으로 전해졌다. 파이낸셜타임스는 27일 “무엇보다 CEO의 역할이 결정적이었다”고 분석했다. 잡스는 새 제품을 내놓을 때마다 ‘그런 제품이 팔리겠느냐’는 사회적 통념에 도전했고 위험을 감수했다. 그 결과 디지털 음악기기와 휴대전화의 개념을 완전히 바꿔놓았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반면 거대해진 MS는 능동적으로 변화를 이끌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뉴욕타임스는 “애플이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려고 치열하게 노력하는 동안 MS는 현상을 유지하려고만 했다”고 꼬집었다. 이어 “IT업계의 대결구도가 애플 대 MS에서 애플 대 구글로 바뀌고 있다”고 분석했다. 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 2010-05-28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CIA “후세인을 동성애자로!”

    2003년 미국이 이라크를 공격하기 전 미 중앙정보국(CIA) 내에 설치된 이라크작전그룹(Iraq Operations Group)의 첫 과제는 이라크 내에서 당시 사담 후세인 대통령의 인기를 떨어뜨리는 것이었다. 후세인 대통령과 국민을 멀어지게 해야 후세인 축출을 명분으로 한 미국의 공격에 대한 정당성을 높일 수 있기 때문. 다양한 아이디어가 나왔고 그 중에는 다소 황당하게 보이는 것들도 있었다. 대표적인 사례가 '후세인 대통령을 동성애자로 몰자'는 것. 워싱턴포스트 웹사이트의 안보전문 블로거인 제프 스타인 씨가 25일 올린 글에 따르면 아이디어의 내용은 가짜 후세인을 등장시켜 10대 소년과 성관계를 맺는 장면을 찍은 비디오를 만들어내자는 것이었다. 당시 이 그룹에서 일했던 한 전직 CIA 요원은 "화질을 뿌옇게 처리해 마치 '몰래카메라'로 은밀하게 찍은 '섹스동영상'처럼 제작한 뒤 이 비디오를 이라크 전역에 뿌리자는 제안이었다"고 설명했다. 또 이라크 TV 시스템을 조작해 가짜 후세인을 출연시켜 "장남인 우다이에게 권좌를 물려주니 모두 충성을 다하라"는 하야 성명을 발표하는 긴급뉴스를 내보내자는 아이디어도 나왔다. 이라크 사회를 혼란에 빠뜨려 보다 쉽게 이라크를 공격하기 위한 것이었다. 이와 함께 9·11테러의 주범 오사마 빈라덴을 흠집 내기 위한 계획도 준비됐다. 빈라덴이 측근들과 함께 캠프파이어 주위에 앉아 술을 벌컥벌컥 마시면서 테러 성공을 자축하는 장면을 담은 비디오를 실제 제작했다는 것(이슬람교는 술 마시는 것을 금지한다). "실제 출연자들은 CIA 요원 중에서 아랍계와 외모가 비슷한 사람을 골랐다"고 이 요원은 말했다. 하지만 이런 제안이 실행되지는 않았다. 다른 요원들이 대부분 반대하자 이라크작전그룹을 책임지고 있던 제임스 파비트(James Pavitt) CIA 부국장의 지시로 결국 아이디어들은 폐기됐다. 미 정부는 이런 사실을 확인해 달라는 요청에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았다고 스타인 씨는 밝혔다.인터넷 뉴스팀}

    • 2010-05-27
    • 좋아요
    • 코멘트
  • 내셔널지오그래픽 ‘동해/일본해’ 첫 대등병기

    세계적인 지도업체이자 다큐멘터리 매체인 내셔널지오그래픽이 인터넷 지도 서비스(maps.nationalgeographic.com/maps·사진)에서 동해와 일본해를 ‘East Sea/Sea of Japan’으로 대등하게 표시하고 있는 것으로 25일 확인됐다. 내셔널지오그래픽의 인터넷 지도는 올해 마이크로소프트(MS)가 제공한 것이다. MS가 운영하는 인터넷 검색엔진 빙(Bing)의 지도 서비스(www.bing.com/maps)에도 이런 병기(倂記) 원칙이 그대로 적용돼 있다. 내셔널지오그래픽은 2000년까지 각종 지도에 동해를 ‘Sea of Japan’으로 단독 표기하다가 ‘사이버 외교사절단’ 반크의 항의 등으로 2001년부터 ‘Sea of Japan(East Sea)’로 동해를 일본해 뒤의 괄호 안에 넣어 표기해왔다. 이를 감안하면 새 표기법은 의미 있는 변화로 받아들여진다. 내셔널지오그래픽 지도 사이트 표기법은 바다 이름을 국제적으로 다루는 국제수로기구(IHO)와 유엔지명표준화회의(UNCSGN)의 권고사항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IHO와 UNCSGN은 “지명과 관련해 국제분쟁이 발생할 경우 우선 당사국 간의 합의노력이 전제돼야 하며, 합의에 이르지 못할 때에는 서로 다른 명칭을 병기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또 표기법은 ‘현지어 명칭 우선 원칙’을 권고한다. 이 사이트에서 지도를 확대해서 보면 한국 쪽에는 ‘East Sea/Sea of Japan’으로 동해를 먼저 쓰고, 일본 쪽에는 ‘Sea of Japan/East Sea’로 일본해를 먼저 쓰고 있다. 한편 이 지도에 울릉도의 명칭은 ‘Ulleung Island’로 표기됐으나, 독도는 표기돼 있지 않다.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 2010-05-27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기자의 눈/장택동]시위대의 피 요구하는 태국의 ‘냉혈 정치’

    16일부터 닷새 동안 태국 방콕의 반정부시위 현장을 취재했다. 언제 실탄이 날아올지 모르는 두려움 속에서 현장을 지키고 있던 5000여 명의 시위대 ‘레드셔츠’는 투사나 테러리스트가 아니었다. 검게 탄 얼굴에 외국인 기자와 이야기 나누는 것을 수줍어하던 평범하고 순박한 사람들이었다. 그들은 자신들이 시위에 나선 것에 대해 “빈민과 농민의 편이라고 믿는 탁신 친나왓 전 총리가 억울하게 축출됐기 때문”이라고 했다. 18일 밤 정부와 시위대가 대화 재개를 추진하고 있다는 소식을 들으며 이번 사태가 평화롭게 끝나 이들이 무사하기를 바랐다. 결국 대화는 무산됐고 19일 장갑차를 앞세운 강제해산으로 시위가 일단락됐다. 이날에만 15명이 목숨을 잃었다. 기자는 현장에서 이를 지켜보면서 ‘도대체 태국 정치인들은 이 지경이 되도록 뭘 하고 있었나’라는 생각을 떨치기 어려웠다. 대립의 양축인 아피싯 웨차치와 총리와 탁신 전 총리 외에도 태국 정치의 중심에는 푸미폰 아둔야뎃 국왕과 군부가 있었지만 아무도 해결책을 내놓지 못했다. 물론 현재 태국 정치를 이끌고 있는 아피싯 총리에게 가장 큰 책임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탁신 전 총리야말로 지탄받아 마땅하다고 본다. 2006년 9월 군부 쿠데타로 축출된 그는 ‘피해자’일 수 있다. 2007년 말 총선에서 친(親)탁신계 정당이 승리했지만 옐로셔츠의 시위, 군부의 압력, 헌법재판소의 정당 해산 결정 등으로 결국 아피싯 총리에게 권력을 내주었으니 억울할 만도 하다. 하지만 이런 사정을 감안하더라도 그는 정치인으로서 결코 넘어서는 안 될 선을 넘었다. 어떤 이유에서라도 정치인이 국민을 볼모로, 더욱이 자신을 지지하는 이들의 희생을 발판으로 권력을 추구해서는 안 된다. 대부분의 태국 국내외 언론은 7일 아피싯 총리가 조기 총선을 제안했을 때가 대형 인명피해를 막을 수 있는 마지막 기회였다고 평가한다. 이를 수용했더라면 적어도 이후에 희생된 54명의 목숨은 구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시위대가 이 제안을 끝내 거부한 데에는 탁신 전 총리의 뜻이 반영된 것이 분명해 보인다. 그는 시위대 강제해산 이후에도 “앞으로 (시위가) 게릴라전으로 발전할 것”이라며 폭력 시위를 부추기는 듯한 발언을 하기까지 했다. 탁신 전 총리가 권력을 되찾는 일을 포기하지는 않을 것 같다. 하지만 어떤 방법을 쓰든 적어도 국민의 피를 요구하지 말기를 바란다. 그것이 책임 있는 정치인이 지켜야만 할 마지막 도리일 것이다. ―방콕에서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 2010-05-24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태국시위 지방으로 확산… 州청사 방화

    태국 정부의 강제 해산 작전으로 방콕 도심을 점거했던 반정부 시위대가 해산된 뒤에도 방콕은 방화와 약탈이 이어져 정정 불안이 계속되고 있다. 시위대의 실질적 최고지도자인 탁신 친나왓 전 총리가 “앞으로 게릴라전이 펼쳐질 것”이라고 경고한 가운데 지방으로 시위가 확산되고 있다. 태국 정부는 게릴라식 시위를 차단하기 위해 방콕과 지방 23개 주에 대한 통행금지를 22일까지 연장했다.○ 지방으로 시위 확산 조짐 20일 둘러본 방콕 시내는 두 달 넘게 벌어진 격렬한 시위 및 강제 해산 작전으로 인한 상흔(傷痕)과 일부 남아 있는 시위대의 방화로 혼란이 계속되고 있었다. 가장 상황이 심각한 곳은 도심을 점거했던 시위대의 거점인 랏차쁘라송 교차로와 맞붙어 있는 센트럴월드. 19일 일부 극렬 시위대의 방화로 불길에 휩싸인 센트럴월드는 매장 면적 55만 m²에 상점 600여 개가 입점해 있는 초대형 쇼핑몰이다. 19일 밤부터 군경이 호위하는 가운데 수십 대의 소방차가 진화에 나섰지만 20일 오전에야 겨우 불길이 잡혔다. 피해가 심각해 건물 전체를 허물어야 할 가능성도 있다. 시위대가 점거했던 지역 주변에는 군경이 여전히 철조망과 바리케이드로 출입을 통제했다. 19일 시위대와 군경이 총격전을 벌였던 딘댕 교차로의 고가도로 밑은 시위대가 폐타이어 등을 태워 시커멓게 그을렸다. 불에 탄 채 방치된 버스도 눈에 띄었다. 시위의 중심지역 중 하나였던 승전기념탑 인근은 한 달 반 만에 교통통제가 풀렸지만 맞은편 건물에서는 검은 연기가 짙게 피어오르고 있었다. 방콕에서는 강제 해산 작전 이후 시위대의 방화로 건물 35곳에 화재가 발생했고 인근 상가는 약탈을 당했다. ‘레드셔츠’에 대한 지지도가 높은 동북부와 북부 지역에서는 진압 작전에 항의하는 시위가 곳곳에서 벌어졌다. 탁신 전 총리의 고향인 치앙마이에서는 시위대가 주지사 관사에 화염병을 던지며 시위를 벌였고 우돈타니 묵다한 우본랏차타니 나콘랏차시마 주 등에서도 주청사 건물에 방화로 인한 화재가 발생했다. 이에 앞서 탁신 전 총리는 19일 로이터통신과의 회견에서 “(강제 해산 작전은) 대규모 불만을 폭발시킬 것이며 게릴라전으로 발전할 것”이라고 밝혀 앞으로도 시위가 계속될 것임을 예고했다. ○ 국제사회 “평화적으로 해결해야” 이에 태국 정부는 방콕과 지방 23개 주에 22일까지 오후 9시∼오전 5시 통금 조치를 취해 게릴라식 시위를 차단하기로 했다. 레드셔츠 지도자 중 한 명인 꼰깨우 삐꿀통 씨는 이날 경찰에 자수하기 전 발표한 성명에서 “모든 레드셔츠는 전국에서 폭력행위를 중단하라”고 호소했다. 태국의 정정 불안이 지속될지는 아피싯 웨차치와 정권이 향후 국민 화합을 위해 어떤 정책을 내놓을 것인가에 달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사망자는 계속 늘고 있다. 태국 정부는 전날 해산 작전 과정에서 숨진 사람은 모두 8명이고, 이날 랏차쁘라송 교차로 인근의 왓빠툼바나람 사찰에서 시신 6구가 발견됐다고 밝혔다. 이로써 이달 13일 이후 반정부 시위로 인한 사망자는 53명, 3월 12일 시위가 시작된 뒤 숨진 사람은 82명으로 늘었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태국 내 상황에 우려를 표명하면서 시위 사태와 관련된 당사자들이 추가 인명피해와 폭력행위를 막기 위해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을 촉구했다. 미국과 유럽연합(EU) 등도 시위대 지도부의 해산 이후 계속되는 폭력사태에 일제히 우려를 표명했다. 본보 장택동 기자 방콕 르포 will71@donga.com}

    • 2010-05-21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쫓겨난 시위대 곳곳서 방화 저항… 정부, 탁신 ‘테러혐의’ 체포영장

    장갑차 40여대 동원 전격해산… 진압작전 8시간 만에 “상황끝”국민들 “평화적 해결방안 외면… 아피싯-푸미폰-탁신 모두 책임”도농갈등 - 탁신건재 불씨 여전… 언제든 시위사태 재연될 가능성 태국 반정부 시위대에 대한 군경의 강제진압 작전으로 시위대 지도부가 항복하고 해산하면서 두 달여간 계속된 방콕의 반정부 시위가 일단락됐다. 하지만 상당수 시위대원들이 TV방송국과 주식거래소 등 시내 주요 건물 20여 곳을 방화하며 저항하고 있어 불안은 계속되고 있다. 태국 법원은 19일 탁신 친나왓 전 총리에게 테러 혐의를 추가해 체포영장을 발부했다.○ 강제 해산에 무릎 꿇은 시위대 태국 정부는 19일 오전 6시경(현지 시간) 장갑차 40여 대와 군경 수천 명을 투입해 방콕 랏차쁘라송 일대를 점거한 시위대에 대한 강제해산 작전을 개시했다. 태국 정부의 전격적인 강제해산 작전은 태국 상원의 중재로 협상을 재개하는 방안을 정부가 거부한 지 하루 만에 이뤄졌다. 시위대 점거 지역은 이날 새벽부터 군 병력을 태운 군용 트럭이 속속 도착했으며, 군용 헬리콥터가 떠 정찰활동을 벌였다. 오전 6시 해산 작전에 돌입한 군은 장갑차 10여 대를 점거지역 남쪽 끝인 살라댕 교차로에 설치된 바리케이드를 무너뜨렸다. 폐타이어와 대나무 등을 쌓아 만든 바리케이드가 무너지자 시위대는 후퇴하기 시작했다. 남쪽 시롬과 클롱뜨이, 북쪽의 딘댕 지역에서도 군과 시위대가 격렬히 충돌했다. 군이 밀어붙이자 시위대 속 어린이와 노약자 수백 명은 울음을 터뜨리고 비명을 질렀다. 최루탄을 견디지 못해 마스크를 쓰고 도망치는 모습도 보였다. 시위대 지도자인 나따웃 사이꾸아 씨는 “무슨 일이 벌어져도 자리를 지켜 달라”고 호소했지만 남북 양쪽에서 밀고 들어오는 군을 당해내긴 역부족이었다. 결국 시위대는 밀리기 시작했고 오전 11시 무렵 룸피니 공원이 군에 장악됐다는 소식이 들렸다. 군이 핵심 거점인 랏차쁘라송 교차로를 향해 거침없이 진격하자 시위대의 전열은 완전히 무너졌다. 결국 오후 1시 반경 시위대 지도부는 남아 있는 수백 명의 시위대를 향해 “더는 희생을 원치 않는다. 항복한다”고 선언했다. 지도자인 자뚜뽄 쁘롬빤 씨는 울먹이는 목소리로 “지금 우리가 항복했다고 완전히 진 것은 아니다”라며 “싸움은 계속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작전 시작 7시간 40분 만인 오후 1시 40분경, 시위대 지도부 7명이 경찰에 자수했다. 이로써 3월 12일 시작된 반정부 시위는 68일 만에 막을 내렸다. 이 과정에서 군경과 시위대 사이에 총격전이 벌어져 이탈리아 사진기자 파비오 폴렝기 씨와 시위대 시민 5명 등 6명이 숨졌고 60여 명이 다쳤다. 이로써 3월 12일 반정부 시위가 시작된 이후 최소 74명이 숨지고, 1800여 명이 다쳤다. ○ 도심 곳곳 화재…악재 많아 시위 재발 가능성도 시위대의 방콕 도심 점거는 일단 끝났지만 태국은 여전히 불안한 상황이다. 강경파 시위대가 증권거래소와 방콕 전력청 건물, 대형 쇼핑몰인 센트럴월드, 시암영화관 등에 불을 질러 방콕 시내가 검은 연기로 뒤덮였다. 친정부 성향의 채널3 방송국은 시위대의 공격을 받아 오후 3시 반경부터 방송이 중단됐고, 100여 명이 불길에 갇혔다가 구조됐다. 일부 신문사는 시위대의 침입을 우려해 직원들을 대피시켰다. 경찰은 1000여 명의 특수경찰을 방콕 전역에 배치했으며 “약탈, 방화, 선동을 하는 자에 대해서는 즉각 발포하라”고 지시했다. 또 방콕에 북쪽으로 인접한 논타부리에서는 시위를 벌이던 200여 명의 ‘레드셔츠’들이 시청 진입을 시도했다. 탁신 친나왓 전 총리 지지자들이 많은 북동부 지역의 우돈타니 주와 콘깬 주에서는 시위대가 관공서에 난입하거나 불을 지르는 등 격렬한 시위를 벌였다. 이에 정부는 이날 오후 8시부터 20일 오전 6시까지 방콕과 23개 주에 통행금지를 선포했다. 앞으로도 불씨는 계속 남아 있다. 이번 사태의 근본 원인이었던 태국 사회의 뿌리 깊은 도농(都農), 빈부 갈등은 해결되지 않았다. 무엇보다 탁신 전 총리가 건재하고 그를 지지하는 세력이 여전히 강해 언제라도 시위 사태가 재연될 수 있다는 것이 태국 정부의 가장 큰 걱정거리다. 일부 시위대 핵심 인사들이 방콕 외곽으로 빠져나가 새로운 거점을 준비하고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탁신 전 총리는 현지 TV와의 통화에서 “정부의 강제해산으로 앞으로 더 많은 지역에서 시위가 벌어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치 싸움에 애꿎은 시민만 희생 강제해산으로 시위 사태가 일단락된 것에 대해 현지에선 “이번 시위는 평화적으로 해결될 여지가 충분히 있었다”며 안타까워하고 있다. 이달 3일 아피싯 총리가 조기총선 실시를 골자로 하는 타협안을 제시했을 때 시위대가 이를 받아들였다면 이후 숨진 40여 명의 인명은 구할 수 있었다. 또 최근 국제사회와 태국 상원이 잇따라 중재에 나섰을 때 정부가 이를 수용했다면 군을 동원한 강제해산과 추가 인명 피해라는 최악의 상황은 피할 수 있었다. 상황이 이렇게까지 되도록 정치력을 발휘하지 못한 아피싯 총리, 침묵으로 일관한 푸미폰 아둔야뎃 국왕과 함께 시위대의 실질적 최고지도자인 탁신 전 총리에 대한 비난이 높다. 현지 일간 네이션은 “탁신 전 총리가 시위대 해산의 전제 조건으로 자신의 사면, 몰수된 재산 환원, 여권 갱신 등 정부가 받아들일 수 없는 요구를 했다”고 지적했다. 한 교민은 “탁신 전 총리가 자신을 따르는 시위대에 ‘이제 그만 하자’고 한마디만 했으면 쉽게 마무리됐을 일인데 결국 강제진압으로 이어져 애꿎은 사람들만 숨진 셈”이라고 꼬집었다. 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 2010-05-20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泰군부, 강제해산 이견… 아피싯 ‘진퇴양난’

    반정부 시위대 강제해산 문제를 놓고 태국 정부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정부는 18일 시위대와의 협상을 단호히 거부하며 강경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17일 시위대에 ‘최후통첩’을 보낸 뒤 조만간 강제해산작전 실시를 시사했던 것에서 한발 물러서는 모습이다. 우선 시위대에 자금과 생필품이 공급되는 것을 막아 자진 해산을 유도하겠다는 점을 거듭 강조하고 있다. 아피싯 웨차치와 총리는 강제해산을 원하고 있지만 군경을 통제하지 못해 시간이 지연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 군경 내 시위대 지지세력 많아 18일 방콕 중심가에서 시위대와 군경 간 충돌은 소강상태를 보였지만 시위대 점거지역 인근에서는 폐타이어를 태우는 검은 연기가 피어오르는 가운데 간간이 총성이 들렸다. 최근 시위대와 군경 간 유혈충돌이 빚어졌던 딘댕 사거리 고가도로 밑에도 시위대 300여 명이 모여 대형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는 지도부 인사들의 연설을 듣고 있었다. 시위에 참가하고 있는 나이 담롱 씨(27·음식점 종업원)는 “시위대에 어린이와 노약자가 많아 군경이 쉽게 쳐들어오지는 못할 것”이라고 자신있게 말했다. 실제 정부의 가장 큰 고민은 강제해산작전을 실시할 경우 어린이와 노약자를 포함해 대규모 인명피해가 불가피하다는 점이다. 현재 랏차쁘라송 일대에 모인 시위대는 3000여 명으로 줄었지만 수백 명의 어린이와 노약자가 여전히 남아 있다. 이럴 경우 국내외의 강력한 비난을 피하기 어렵다. 더 큰 문제는 군경에 아피싯 총리의 영(令)이 서지 않는다는 것이다. 현지 영문 일간 방콕포스트는 18일 “언제 해산작전을 실시할지를 놓고 아피싯 총리와 아누뽕 빠오친다 육군참모총장이 이견을 보이고 있다”며 “아피싯 총리는 해산작전 준비를 서두르라고 요구하지만 아누뽕 참모총장은 대규모 사상자 발생을 우려해 이를 꺼리고 있다”고 전했다. 현지 주민들은 군을 ‘땡모(수박-겉에는 초록색 군복을 입고 있지만 속은 레드셔츠를 지지하는 빨간색이라는 뜻)’, 경찰을 ‘마꾸아텟(토마토-겉도 속도 빨갛다)’이라고 부른다. 그만큼 군경 내에 시위대 지지 세력이 만만치 않다는 이야기다. 한 주민은 “시위대가 가진 무기가 어디서 나왔겠느냐”고 반문했다.○ 깊어지는 경제의 주름 그렇다고 마냥 시간을 끌 수도 없다는 게 정부의 고민이다. 오히려 시간이 흐를수록 시위대를 통제하기가 더 어려워질 가능성이 높다. 이미 랏차쁘라송 일대에 머물던 시위대 지도부 상당수가 빠져나가 방콕 시내에 새로운 거점을 세우려고 한다는 보도가 나온다. 더욱이 깊어지는 경제의 주름은 정부가 더 방치할 수 없는 문제다. 태국 정부는 3월 12일 이후 계속된 반정부 시위로 올해 경제성장률이 예상치보다 0.5%포인트 낮아질 것으로 추정한다. 태국상공회의소는 이번 시위에 따른 손실 규모가 2100억 밧(약 7조4300억 원)에 이른다고 18일 밝혔다. 태국 여행 계획을 세웠던 외국인 관광객들은 싱가포르 베트남 말레이시아 등지로 행선지를 바꾸고 있다고 현지 영문 일간 네이션이 전했다. 태국 국내총생산(GDP)의 6%를 차지하는 관광업계는 “관광객이 3분의 2로 줄었다”며 “이번 사태가 해결된 뒤에도 관광객 규모가 예전 수준을 회복하려면 6∼9개월이 걸릴 것”이라고 호소하고 있다.장택동 기자 방콕 르포 will71@donga.com}

    • 2010-05-19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泰 시위대 “협상하자” 정부측 “웃기는 얘기”

    태국 반정부 시위대(UDD·일명 레드셔츠)가 아무 조건 없이 정부와의 대화에 나서겠다고 밝혔지만 정부가 이를 거부했다. 이에 따라 정부가 협상보다는 강제 해산작전을 실시할 가능성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사띳 웡농태이 총리실 장관은 18일 오후 TV로 생중계된 기자회견에서 “시위대가 자진해산해야 현재의 상황이 해결되고 협상도 재개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최근 (시위대 지도부와) 두 차례 협상했지만 ‘해외에 있는 사람’의 개입으로 협상에 실패했다”며 외국에 머물며 이번 시위를 배후에서 지휘하는 것으로 알려진 탁신 친나왓 전 총리를 비난했다. 앞서 반정부시위대 지도자인 나따웃 사이꾸아 씨는 이날 “인명 피해가 더 발생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아무런 전제조건 없이 상원이 중재하는 협상에 참여하기로 시위대 지도부가 결정했다”고 밝혔다. 또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은 대화를 통한 사태의 평화적 해결의 중요성을 강조했다고 유엔 대변인이 전했다. 나바네템 필라이 유엔인권고등판무관도 이날 “시위대는 한 걸음 물러서고 군경은 최대한 자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나 안보를 책임지고 있는 수텝 트악수반 부총리는 사띳 장관의 기자회견 전 UDD의 대화 제의에 즉각 “웃기는 얘기”라며 거절 의사를 뚜렷이 밝혔다. 그는 “우선 음식 공급을 막아 시위대의 수를 줄이는 것이 목표”라며 “군을 동원한 강제해산은 최후의 수단”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정부는 시위대의 자금줄을 막기 위해 17일 시위대 지지 기업 등의 106개 계좌를 동결한 데 이어 20∼50개 계좌를 추가로 동결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18일 밝혔다. 자금 동결조치 강화 방침은 탁신 전 총리의 전 부인인 뽓짜만 나 뽐벳라 씨의 측근 계좌에서 최근 14억 밧(약 496억 원)이 한꺼번에 인출됐고, 시위대 측도 탁신 전 총리 등의 자금 지원을 받고 있다는 점을 인정한 데 따른 것이라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한편 정부는 시위 확산을 막기 위해 17, 18일을 임시공휴일로 정한 데 이어 21일까지 공공기관이 추가휴무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방콕=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 2010-05-19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피격 지도자 사망… 시위대 “끝까지 싸울것”

    17일 오후(현지 시간) 태국 방콕 도심 한가운데 반정부 시위대(UDD·일명 레드셔츠)가 마지막 거점으로 삼고 있는 랏차쁘라송 교차로 일대. 도로 한가운데 세워진 연단에서는 정부의 강경진압을 규탄하는 집회가 열리고 있었다. 연단 뒤에는 이번 시위 과정에서 숨진 시위대의 사진과 ‘우리는 테러리스트가 아니라 평화로운 시위대’라는 내용의 플래카드가 걸려 있었다. 연설을 듣던 집회 참가자 수백 명은 때론 박수를 보냈고, 때론 “살인 행위를 멈춰라” “끝까지 싸우자”고 외치며 정부를 성토했다.정부가 이날 오후 3시까지 현장을 떠나라고 시위대에 ‘최후통첩’을 한 뒤 “되도록 빨리 해산 작전을 실시할 것”이라고 밝혀 일촉즉발의 긴장감이 돌았다. 이곳에서는 “정부가 해산작전을 미루면 전국에서 시위대가 더 모여들어 ‘게릴라식’ 시위를 벌일 가능성이 높다. 정부가 결단을 내릴 때가 됐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왔다. 하지만 정부의 경고와 한낮 기온이 섭씨 35도를 넘나드는 무더위 속에서도 이곳을 점거한 시위대 5000여 명(정부 추산)은 물러설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시위대 점거 지역의 남쪽 끝인 라마4 거리에서는 이날 밤 시위대가 주유소에서 뺏은 연료탱크에 불을 지르려는 것을 군이 저지했으며 간간이 총성이 들리기도 했다고 현지 언론이 전했다.“도심 떠나라”“살인 멈춰라”… 유혈사태 악화일로13일 외신과의 인터뷰 도중 피격된 반정부 시위대의 강경파 지도자 카띠야 사와스디폰 소장이 이날 오전 9시 20분경 끝내 숨졌다는 소식이 시위대를 격분하게 했다. 지난달 초부터 시위대가 점거하고 있는 랏차쁘라송 사거리 주변 약 2km 지역에는 시위대가 폐타이어와 대나무, 집기, 쓰레기 등을 쌓아서 만든 거대한 바리케이드가 곳곳에 세워져 있었다. 방콕포스트 등 현지 언론은 “시위대가 성(城)을 쌓았다”며 이 지역을 ‘붉은 도시’라고 이름 붙였다. 또 랏차쁘라송으로 통하는 주요 도로에는 군경이 설치한 철조망도 있어 시가전 현장을 보는 듯했다. 총으로 무장하고 방탄복을 입은 군인들은 삼엄하게 경계를 서며 출입을 통제하고 있었다.○ 일촉즉발의 ‘붉은 도시’오토바이로 승객을 실어 나르는 ‘오토바이 택시’ 운전사에게 통사정을 해서 우여곡절 끝에 랏차쁘라송 거리에 진입했다. 진입로에는 각 지방에서 올라온 시위대들이 지방별로 천막 아래 누워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대부분 탁신 친나왓 전 총리의 출신 지역인 북쪽 지방이나 저소득층과 농민이 많은 동북부 지역에서 온 사람들이었다. 무더위 속에 한 달 반 동안 수천 명이 노숙생활을 하다 보니 악취가 코를 찔렀다.랏차쁘라송 거리에 도착한 뒤에도 집회 현장에 접근하기는 쉽지 않았다. 검은색 제복을 입은 시위대 소속 경비요원들이 일일이 출입자의 신분을 확인하고 있었다. “지휘부를 보호하기 위한 조치”라고 그들은 설명했다.정부의 탄압을 우려해 성은 공개하지 않고 이름만 밝힌 시위 참가자 위라윳 씨(27·여행가이드)는 “유일한 해결책은 군대를 철수하고 의회를 해산하는 것뿐”이라며 “이번에 만약 실패하더라도 우리 뜻이 이뤄질 때까지 다시 모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뙤약볕 아래 앉아 집회에 참가하고 있던 한 60대 여성은 “2008년에 옐로셔츠(친정부 단체)가 공항을 점거했을 때는 제대로 처벌하지 않고 이번에 우리가 도로를 좀 막았다고 해서 총을 쏘고 감옥에 보내겠다는 것이 말이 되느냐”고 항변했다.현지 TV에서는 “오후 3시까지 현장을 떠나지 않으면 최고 2년의 징역과 4만 밧(약 140만 원)의 벌금을 부과하겠다”는 정부 성명이 하루 종일 반복해서 방영됐다. 하지만 어린이와 노약자를 포함해 현장을 벗어난 사람은 드물다고 시위 참가자들은 전했다. AP통신은 “13일 이후 시위대 37명이 사망했고 카띠야 소장의 사망으로 양측의 충돌이 더욱 거세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앞서 17일 오전 1시경에는 룸피니 공원 인근에서 트럭을 타고 지나가던 공군 소속 병사 1명이 머리에 총을 맞고 숨져 이번 사태의 첫 군인 희생자가 됐다고 현지 언론이 전했다.정부는 이 지역의 물과 전기를 끊고 생필품 보급을 금지했다. 시위대 검거지역 안에서는 휴대전화도 연결되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도 시위대가 버틸 수 있는 것은 노점상들이 물과 빵, 과일 등 생필품을 팔고 있기 때문이다. 문을 닫은 상가에서 전기를 끌어와서 앰프와 선풍기 등을 틀고 있는 모습도 목격됐다. ○ 시위로 고통받는 시민들현장에 서 있는 군경과 시위대 못지않게 큰 고통을 당하는 것은 주변 시민들이다. 언제 어디서 총알이 날아들지 모르는 불안 속에 버스와 전철 등 대중교통 운행이 금지돼 일상에 큰 불편을 겪고 있다.컴퓨터회사에 다니는 뽕다랏 다마띠야 씨(34)는 “처음에는 시위대를 지지했지만 이제 지쳤다”며 “정부가 시위대를 해산시킬 거면 빨리 하든지, 아니면 정부를 해산하고 총선을 실시하든지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화장품 수입사업을 하는 한 교민은 “결국 피해를 보는 것은 일반 시민들”이라고 토로했다.한편 이번 사태를 총괄 지휘하는 비상사태대응센터(CRES)는 반정부 시위대의 자금줄을 끊기 위해 이들을 지원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기업과 개인 등의 106개 계좌를 동결한다고 밝혔다. 계좌가 동결된 명단에는 시위대의 실질적 지도자인 탁신 전 총리 일가를 비롯해 친(親)탁신 성향의 정치인과 기업, 시위대 지도부 등이 포함돼 있다.본보 장택동 기자 방콕 르포 will71@donga.com■ 피격 닷새 만에 숨진 카띠야는?‘레드셔츠’ 이끌어온 강경파 현직 장성도피중인 탁신 前총리와 친밀 피격 닷새 만인 17일 끝내 숨진 태국 반정부 시위대(UDD·일명 레드셔츠)의 지도자 카띠야 사와스디폰 소장(사진)은 반정부 시위가 본격화된 3월부터 현직 장성의 신분으로 시위대에 합세해 사실상 시위를 총괄해왔다. 특전사령관을 지낸 그는 진압군인들과 싸울 수 있도록 시위대를 훈련시켰으며, 바리케이드 설치도 직접 지휘했다. 지난달 10일 태국군이 시위를 진압하려다 25명의 사망자와 800여 명의 부상자를 내고 실패했던 것도 카띠야 소장이 배후에 있었기 때문으로 당국은 보고 있다.레드셔츠 안에서도 대표적 강경파로 분류돼 온 그는 전투적 언행과 돌출 행동으로 항상 뉴스의 중심이 돼 왔다. 그는 온건파 레드셔츠 지도자들을 향해 정부와 결탁했다고 비난하는가 하면 정부에 대항할 ‘인민군’ 창설을 촉구하기도 했다. 특히 친정부 시위대인 ‘옐로셔츠’에 수류탄을 투척하겠다는 등의 과격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그는 현재 도피 중인 탁신 친나왓 전 총리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카띠야 소장은 13일 오후 시위장소인 방콕 랏차쁘라송 거리 일대에서 외신기자와 인터뷰를 하던 중 수차례의 총성과 폭발음이 들린 직후 머리에 총상을 입고 병원으로 이송됐으며, 치료를 받아오다 이날 오전 숨졌다. 피격 경위는 정확히 알려지지 않고 있으나 시위대는 정부가 배후라며 시위 강도를 높여왔다.주성하 기자 zsh75@donga.com}

    • 2010-05-18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방콕 하루종일 총성… 놀란 시민들 대피

    태국 반정부 시위의 끝이 보이지 않는다. 정부가 이달 초 시위대의 요구를 일부 받아들여 조기총선 실시 방침을 밝히자 순조롭게 협상이 진행될 것이라는 기대가 높았다. 하지만 시위대가 해산을 거부한 데다 시위대 지도자인 카띠야 사와스디폰 소장이 저격을 당한 후 격렬한 시위가 벌어져 사상자가 속출하면서 “협상을 통한 해결은 물건너갔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 전쟁터로 변한 방콕 태국 정부가 방콕의 반정부 시위대 밀집지역에 대한 봉쇄작전을 펼친 가운데 군경과 시위대는 13일 밤과 14일 방콕 곳곳에서 충돌했다. 특히 유명 관광지인 수안룸 야시장 인근에 모인 2000여 명의 시위대를 향해 군이 해산작전을 펴자 양측이 격렬하게 충돌했다. 시위대는 군이 보유한 물대포 차량과 경찰버스 등을 탈취해 불을 지르기도 했다. 이에 군은 실탄과 고무탄 등을 쏘며 맞섰다. AFP통신은 “하루 종일 총성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공황 상태에 빠진 시민들이 도망가고 있다”고 전했다. 시위대 지도부는 아피싯 웨차치와 총리가 유혈사태에 대해 책임질 것을 요구하면서 “민주주의와 정의를 회복할 때까지 투쟁하겠다”는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태국군은 시위대가 점령하고 있는 지역 일대에 13일부터 단전·단수 조치와 함께 대중교통 차단, 휴대전화 서비스 중단, 검문소 설치 등의 조치를 취했다. 약 1만 명의 시위대가 4월 초부터 랏차쁘라송 거리를 중심으로 방콕 중심부를 점령한 채 군경과 대치하고 있다. 태국 정부 대변인은 “봉쇄작전은 이미 시작됐으며 완전히 봉쇄하기까지 어느 정도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밝혔다.○ 시위대 지도부 내분으로 혼란 가중 시위대의 지지를 받고 있는 탁신 친나왓 전 태국 총리는 14일 정부의 강경 대처를 비난하면서도 “아직 정치적 해결 가능성은 남아 있다”며 협상 재개를 주문했다. 쁘라윗 웡수원 국방장관도 “이번 봉쇄작전은 시위대가 협상 테이블로 다시 나오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AP통신은 “카띠야 소장 저격 사건으로 이제 협상을 통해 이번 사태가 해결될 가능성은 사실상 사라졌다”고 지적했다. 더욱이 20여 명으로 구성된 시위대 지도부가 온건파와 강경파로 분열돼 혼란에 빠지면서 협상을 통한 문제 해결이 더욱 어려워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온건파 지도자들은 정부와 타협하고 시위를 중단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강경파 지도자들은 투쟁 방침을 고수해 시위대 지도부가 한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다고 현지 일간 방콕포스트가 14일 전했다. 대표적 온건파 지도자인 위라 무시까뽕 씨는 강경파와의 마찰로 지도부에서 물러났다. 온건파 측은 “시민들도 점차 시위대에 부정적으로 변해 가고 있다”고 주장했다.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태국 반정부 시위 주요 일지 (2010년 기준)― 2.26 대법원, 태국 내 동결된 탁신 친나왓 전 총리 재산 약 14억 달러 몰수 판결― 3.12 ‘레드셔츠’ 반정부 시위 돌입― 3.28∼29 시위대-정부 2차례 협상 벌였으나 합의 실패― 4.3 반정부시위대 방콕 쇼핑 중심가 무단 점거― 4.7 아피싯 웨차치와 총리, 방콕 및 인근 지역에 비상사태 선포― 4.10 정부, 시위대 강제해산 시도했으나 실패. 25명 사망― 5.4 아피싯 총리, 11월 14일 조기총선 실시 제안― 5.13 시위대 해산 거부하자 정부 강제해산 시도. 반정부 시위대 지도자 카띠야 사와스디폰 소장 피격}

    • 2010-05-15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태국 시위대 7명 사망

    태국 군과 반정부 시위대의 유혈충돌이 확산되면서 태국 정국이 다시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상태에 빠졌다. 이틀에 걸친 양측의 충돌로 14일 오후 10시 반 현재(현지 시간) 7명이 숨졌고, 태국 정부는 15개 주에 추가로 비상사태를 선포했다.14일 방콕의 미국대사관과 일본대사관 근처에서 시위를 벌이던 반정부 시위대(UDD·일명 레드셔츠)를 향해 군이 실탄과 최루탄을 발사하는 등 충돌이 빚어져 방콕이 전쟁터로 변했다. AFP통신은 시위대 2명이 머리와 가슴에 총을 맞아 숨지는 등 이날 6명이 목숨을 잃었고, 현장을 취재하던 캐나다인 기자 등 100명 이상이 다쳤다고 전했다. 미국과 일본을 비롯해 영국 뉴질랜드 네덜란드는 이날 대사관을 폐쇄했다. 탁신 친나왓 전 태국 총리는 성명을 통해 “정부는 군대를 철수시키고 다시 협상에 나서라”고 촉구했다. 앞서 13일 밤 시위대 지도자인 카띠야 사와스디폰 소장이 저격당한 뒤 격렬한 시위가 벌어져 시위 참가자 1명이 머리에 총상을 입고 사망했다. 이로써 3월 12일 시작된 이번 시위로 사망한 사람은 모두 37명으로 늘어났다. 아피싯 웨차치와 총리는 북부와 동북부의 15개 주에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이미 지난달 7일 비상사태가 선포된 방콕과 인접 주를 합쳐 비상사태가 선포된 지역은 모두 17개 주로 늘어났다. 한편 카띠야 소장은 계속 의식을 찾지 못하고 있다. 시위대는 “아피싯 총리의 명령으로 군이 불법적으로 무력을 사용해 카띠야 소장을 저격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태국 군 대변인은 “이번 사건은 군과 관련이 없다”고 밝혔다.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 2010-05-15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유엔 힘빌려 범죄 - 부패 척결”

    ‘남의 손을 빌려서라도 부패와 범죄를 척결하겠다.’ 중미의 과테말라 정부와 유엔이 힘을 합쳐 설립한 과테말라범죄처벌국제위원회(CICIG)가 큰 성과를 거두고 있어 범죄·부패 척결의 새로운 모델로 떠오르고 있다고 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가 12일 보도했다. 과테말라는 1960년부터 36년 동안 좌·우파세력 간에 오랜 내전을 겪었다. 사회혼란을 틈타 범죄조직이 활개를 쳤고, 법원 검찰 경찰 등 사법기관 공무원들은 이들과 결탁했다. 1996년 내전이 종식된 뒤에도 범죄조직과 부패공무원에 대한 처벌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사회질서를 세우는 데 어려움이 많았다. 이에 과테말라 정부는 유엔에 도움을 요청했고 2006년 12월 양측은 CICIG를 설립한다는 데 합의했다. CICIG의 주요 임무는 조직범죄와 부패한 사법기관 공무원들을 수사하는 것과 과테말라 검찰 및 경찰을 도와 이들을 처벌하는 것이다. CICIG는 과테말라 사법체계의 일부로 기능하면서 수사권을 갖고 있지만 정부조직에 포함되지 않아 독립성을 유지하고 있는 독특한 형태의 조직이다. 기소권은 갖고 있지 않다. 유엔이 독립된 국가에서 조직범죄 및 공무원 부패를 수사하는 기관을 설립한 것은 처음이었다. 2008년 1월부터 활동을 시작한 CICIG는 지금까지 범죄자 130명을 수사해 처벌을 받게 했다. 이 중에는 횡령 및 자금세탁 혐의로 올해 1월 체포된 알폰소 포르티요 전 대통령, 전직 국방장관, 현직 경찰총수 등 최고위직 공무원들이 포함돼 있다. 또 전체 경찰의 15%에 해당하는 2000여 명의 경찰관이 범죄에 연루된 것을 밝혀내 해임되도록 했다. 대법관 3명, 검찰총장과 검사 10명이 CICIG에 협력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자리에서 물러나기도 했다. 이에 과테말라와 비슷한 고민을 갖고 있는 중미의 온두라스와 엘살바도르는 최근 유엔에 CICIG와 유사한 형태의 조직을 설립해줄 것을 요청했다. 미국 뉴욕에 본부를 둔 인권단체 ‘휴먼라이츠퍼스트’의 간부인 앤드루 허드슨 씨는 “유엔에 범죄와 부패를 척결하는 데 도움을 요청하는 국가가 늘어나고 있으며, CICIG가 모델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 2010-05-14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수단 남부 軍 - 유목민 무력충돌… 최소 55명 사망

    수단 서부 다르푸르와 남부 준자치지역의 접경 지역에서 군과 유목민 사이에 교전이 일어나 적어도 55명이 숨졌다고 AFP통신이 25일 보도했다. 이로 인해 20여 년간 내전을 겪은 끝에 가까스로 평화 정착을 위한 절차를 밟고 있는 수단에 다시 긴장이 높아지고 있다. 수단의 유목민 부족인 레제이가트 족의 모함마드 이사 알리우 부족장은 “다르푸르와 남부 수단 접경지에서 양측 간 무력충돌이 벌어져 우리 쪽에서만 55명이 숨지고 85명이 다쳤다”고 주장했다. 그는 “레제이가트 부족원들이 교전지역으로 몰려가고 있고, 남부 정규군도 다른 도시들로부터 지원 병력을 받고 있어 양측 간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교전사태는 아랍계 유목민들이 새 목초지와 물을 찾아 이동하던 중 발생했다고 그는 설명했다. 반면 수단 남부를 통치하는 수단인민해방운동(SPLM)은 “레제이가트 부족원들이 아니라 북부의 정부군이 우리를 공격했다”고 맞섰다. SPLM이 이끄는 남부의 반군과 오마르 알바시르 수단 대통령이 이끄는 북부의 이슬람 정부는 1983년부터 종족·종교 갈등으로 내전을 벌여 최대 200만 명이 숨졌다. 2005년 양측은 평화협정을 맺고 내전을 종결하면서 남부지역 자치에 합의했다. 이에 따라 이달 11∼15일 대선과 총선 등 24년 만에 다당제 동시 선거를 실시하고 개표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주요 야당 후보들이 불참한 가운데 치러진 이번 선거에서 알바시르 대통령이 압도적 득표율로 재선에 성공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수단의 최대 현안인 남부 분리독립을 결정할 국민투표는 내년에 실시할 예정이다. 하지만 남부에서는 부족 간 유혈충돌이 끊이지 않아 국제사회에서 선거가 제대로 실시될 수 있을지 걱정하고 있다. 옥스팜 등 국제구호단체들은 1월 공동으로 낸 보고서에서 지난해 수단 내 부족 간 충돌로 2500여 명이 숨지고 35만 명이 고향을 떠났다고 집계했다. 남부 정부는 “남부의 독립을 반대하는 북부 정부가 무력충돌을 부추기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 2010-04-26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이라크 총선, 전국서 폭탄테러 수십명 사망… 피로 얼룩

    이라크 정국 안정의 분수령이 될 이라크 총선이 7일 테러가 잇따르는 가운데 전국 18개 주 1만여 투표소에서 실시됐다. 사담 후세인 정권 붕괴 이후 두 번째 실시된 이번 선거에는 6218명의 후보가 출마해 총 325명의 의원을 선출하게 된다. 이라크 다수 종파인 시아파 세력이 양분된 가운데 친미 성향의 정권이 유지될지, 아니면 반미 성향의 정권이 수립될지가 최대 관심사다. BBC는 “내년 말로 예정된 미군의 완전 철수를 앞두고 실시되는 이번 총선은 이라크에서 종파, 종족 간 갈등이 지속될지, 아니면 화합을 이룰 수 있을지를 보여주는 시험대”라고 평가했다.이날 수도 바그다드 동북부의 한 건물에서 폭발물이 터져 14명이 숨지는 등 전국적으로 발생한 테러로 적어도 26명이 숨졌다고 AP통신이 전했다. 이라크 주둔 미군 측은 이날 바그다드에서만 44건의 공격행위가 보고됐다고 밝혔다. 이라크 정부 청사와 외국 대사관이 밀집해 있는 바그다드 내 그린존에도 박격포탄 4발이 떨어졌다. 이라크 정부는 바그다드에 20만 명의 군경 병력을 투입하는 등 치안을 강화했지만 테러를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미군은 지난해 6월 말 이라크 주요 도시에서 대부분 철수한 상태다. 이에 앞서 6일 시아파 성지 나자프에서 폭탄 테러로 4명이 숨졌고 3, 4일에는 부재자투표소 등에서 벌어진 폭탄 공격으로 모두 45명이 목숨을 잃는 등 총선을 앞두고 치안 불안이 가중돼 왔다. 알카에다의 이라크 연계조직이자 수니파 무장단체인 ‘이라크이슬람국가’는 7일 성명을 내고 “투표에 참여하는 사람은 신의 분노와 이슬람 전사의 무기 앞에 놓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뉴욕타임스는 “이번 총선은 이라크 역사상 가장 경쟁이 치열한 선거”라며 “이라크의 정치 지형이 달라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2005년 총선에서는 총 275석 중 128석을 얻은 시아파 정당 연합인 통합이라크연맹(UIA)이 다른 정치세력과 연합해 시아파 정권을 출범시켰다. 하지만 이번에는 압도적인 승리를 거두는 세력이 나오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연립정부 구성에 난항이 예상되며 길게는 몇 개월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먼저 시아파 진영은 누리 알말리키 현 총리가 이끄는 ‘법치국가연합’과 아딜 압둘마흐디 부총리 중심의 ‘이라크국민연맹’으로 나뉘었다. 이라크국민연맹에는 반미 강경 시아파 지도자인 무크타다 알사드르를 추종하는 세력도 참여했다. 알사드르는 6일 “투표에 참여하는 것은 정치적 저항 방법 중 하나”라며 적극적인 투표 참여를 촉구했다. 시아파인 이야드 알라위 전 총리와 수니파 최대 정당 국민대화전선 등이 힘을 합친 ‘이라키야’도 무시할 수 없는 세력이다. 장택동 기자 will71@donga.com}

    • 2010-03-08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