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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임신을 계획하고 있는 부부가 많다. 아이의 건강은 부모의 건강에 달린 만큼 임신을 하기 위한 몸 상태를 만들어 두자. 임신을 하기 6개월 전에는 산부인과를 방문해야 한다. 백신 주사를 맞고 면역이 형성되기까지 평균 3∼6개월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풍진 항체검사, A형 및 B형 간염 검사를 받고 항체가 없다면 백신 주사를 맞아야 한다. 풍진은 발진이 일어나고 종기가 생기는 급성 바이러스 감염병. 임신 중에 걸리면 태아가 백내장 청력장애 심장질환 발달장애를 유발한다. 임신 한 달 전이나 임신 중 백신 주사를 맞으면 태아 기형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미리 예방 접종을 한다. 임신부가 B형 간염을 앓고 있으면 분만 시 혈액이나 모유를 통해 아이에게 전염될 수 있다. 전염된 신생아는 만성 보균자로 남아 간염이나 간경화에 걸릴 수 있다. 초음파 검사도 한다. 초음파 검사를 통해 자궁의 기형이나 나팔관 이상 여부를 확인할 수 있고 자궁근종이나 난소난종 같은 질환을 발견해 치료할 수 있다. 배가 아프고 열이 나는 증상이 반복되거나 냄새가 나는 많은 양의 질 분비물, 갑작스러운 성교통 생리통이 생긴다면 만성 골반염을 의심해봐야 한다. 자연임신을 하기 위해서는 적정체중을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과체중이나 저체중인 여성은 월경주기가 불규칙해지면서 수정 능력이 떨어진다. 음주도 금물이다. 알코올은 분자 크기가 작아 쉽게 태반을 통과한다. 엄마가 술을 마시면 태아에게도 같은 알코올 수치가 나타난다. 태아에게 도달한 알코올은 24시간 동안 머문다. 따라서 ‘맥주 한 잔 정도는 괜찮겠지’라고 생각해선 안 된다. 유산이나 조산의 원인이 될 수 있고 선천성 기형이나 뇌신경 손상을 일으킬 수 있다. 알코올은 남성 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 분비를 방해하므로 임신 성공률을 높이려면 아빠도 마시지 않는 것이 좋다. 엽산(비타민B 복합체)을 챙겨 먹는다. 엽산은 태아의 신경관 결손이 생기는 것을 줄인다. 적어도 임신 3개월 전부터 먹어야 효과가 있다. 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

한국의 발전모델을 가난한 나라에 전파하는 국제구호기구 ‘더 멋진 세상(Better World)’이 지난해 12월 29일 외교통상부 인가를 받고 1월 안에 공식 출범한다. 이사장은 김광동 두산중공업 상임고문(62·전 주브라질 대사·사진)이 맡았다. 김 이사장은 “국내에 70여 개의 국제구호기구가 있지만 파키스탄 지진이 나면 재난 구호, 기아가 발생하면 쌀 보급 같은 일회적인 활동에 치중해 왔다”며 “해당 국가에 맞는 발전모델을 제시해 자립 능력을 길러주는 국제구호의 새로운 길을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 ‘새마을운동’처럼 경제 성장으로 빈곤을 타파한 한국식 발전모델을 응용한다. 시범사업으로 지원받는 나라의 특정 마을을 골라 소득증대사업, 교육 의료기관 설립, 상하수도 개선같이 마을 전체를 바꾸는 운동을 시작할 예정이다. 김 이사장은 “탄자니아 한 마을에 공업용 미싱 5대를 기부했더니 옷감을 짜기 시작해 마을 전체가 부자가 됐다”며 “해당 국가 정부와 협의해 장기적인 빈곤탈출 대책을 심어가겠다”고 말했다. ‘더 멋진 세상’은 외교 노하우를 갖고 있는 은퇴 외교관, 전직 한국국제협력단(KOICA) 협력요원 등 유휴 인력을 적극 활용할 예정이다. 창립이사로는 양승우 안진딜로이트회계법인 회장, 윤세리 법무법인 율촌 대표변호사, 이철 연세대의료원장, 이재경 두산그룹 부회장, 박관태 고려대안암병원 외과 과장, 이은경 법무법인 산지 대표변호사, 라준석 두란노 바이블칼리지 학장 등이 참여했다. 김 이사장은 “정부의 구호활동은 원조지만 비정부기구(NGO) 활동은 대가를 바라지 않고 베푸는 것이다. 30년간 100여 개국을 누빈 경험을 바탕으로 국가 원조가 미치지 못하는 곳을 찾아가겠다”고 말했다.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
올겨울 들어 첫 신종 인플루엔자 사망자가 보고됐다. 질병관리본부는 30일 “수도권 거주 30세 남성이 27일 고열과 근육통으로 병원을 방문해 항바이러스제 처방을 받고 귀가했으나 29일 새벽 증상이 악화돼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다가 사망했다”고 밝혔다. 이 남성은 28일 신종 플루 확진을 받았다. 신종 플루 사망자는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린 영화제에 다녀온 뒤 신종 플루 합병증으로 사망한 배우 유동숙 씨(37)에 이어 두 번째지만 국내서 감염돼 사망한 환자는 이번이 처음이다. 숨진 남성의 최근 해외여행 전력은 아직 파악되지 않고 있다. 질병관리본부는 19∼25일 인플루엔자 의사환자분율(ILI)이 1000명당 23명으로 인플루엔자 유행을 판단하는 기준(2.9명)을 훨씬 넘어섰지만 지난해 신종 플루가 정점을 이루던 11월 첫 주 ILI가 1000명당 44.96명이었던 것에 비하면 절반 수준이다.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춥고 건조할수록 활발하게 활동한다. 권준욱 보건복지부 질병정책과장은 “WHO는 올해부터 신종 플루를 통상적인 계절 독감으로 분류하고 있다”며 “하지만 만성질환자나 노인 같은 고위험군은 이제라도 예방접종을 받고 증상이 있으면 즉시 의사의 진료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이 불편했던 왼손을 사용하는 동영상이 북한 TV방송을 통해 공개됐다. 조선중앙TV는 29일 ‘위대한 영도자 김정일 동지께서 여러 부문을 현지 지도하셨다’라는 제목의 기록영화(다큐멘터리)를 방송하면서 김 위원장이 한 아파트를 찾아가 오른손으로 방 안의 옷장 손잡이를 잡아당긴 뒤 왼손을 자연스럽게 올려 다른 쪽 문을 여는 장면을 내보냈다.조선중앙TV는 통상 김 위원장의 현지 지도 동영상을 바로 공개하지 않고 일정한 기간에 모아 방송한다. 이번 기록영화는 올해 9월 초순부터 11월 초순까지 두 달 동안을 모아 편집한 것이다. 방송이 보도한 장면은 10월 8일 평양 대동강변에 새로 지은 예술인 거주 아파트를 김 위원장이 현지 지도하는 모습이다.김 위원장은 2008년 8월 뇌혈관계 질환으로 치료를 받은 뒤 왼쪽 팔과 왼쪽 다리를 제대로 쓰지 못했다. 올해 5월 중국 방문 당시에는 그가 왼쪽 다리를 절며 걷는 모습이 일본 방송사 카메라에 잡혔다. 그동안 북한 매체들이 전하는 현지 지도 사진에서 그는 왼팔을 부자연스럽게 늘어뜨리거나 외투 겉주머니에 넣고 있는 모습이 많았다.이번 동영상은 일단 그의 건강이 호전됐다는 증거일 수 있다. 유경호 한림대 성심병원 신경과 교수(대한뇌졸중학회 이사)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재활치료를 받았다면 자연스러운 회복 과정”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통상 재활치료를 받은 지 6개월 이내에 마비된 근육들이 돌아오기 시작한다”며 “어깨→팔꿈치→손가락처럼 보통 큰 근육부터 움직이게 되는데 옷장 손잡이를 잡았다는 것은 손가락까지 힘이 들어간다는 걸 뜻한다”고 말했다.신용삼 서울성모병원 뇌졸중센터장은 “김 위원장이 처음 뇌중풍(뇌졸중)이 발병했을 때 다리를 절뚝거리긴 했지만 걸어다녔고 당시 왼쪽 팔의 기능도 일부 남아있었던 것으로 보였다”며 “이번 방송에 나타난 수준이라면 뇌중풍이 재발하지 않고 정상적으로 회복한 것”이라고 말했다. 유호열 고려대 교수는 “김 위원장의 건강이 호전되면 김정은 후계체제 구축의 속도를 조절할 가능성도 있다”면서 “당장 내년에 김정은을 군 최고사령관이나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에 임명하지 않고 우상화 작업 등을 통해 후계기반을 더 다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그러나 북한 지도부가 김 위원장의 건강이 양호하다고 주민들과 외부에 과시하기 위해 연출한 선전전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전범석 서울대병원 신경과 교수는 “왼팔 사용이 호전의 증거가 될 수는 있지만 건강상태를 예측하는 것은 무리”라며 “특히 건강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주기 위해 일부러 왼팔 사용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보여 건강상태를 짐작하기 어렵다”고 말했다.신석호 기자 kyle@donga.com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

남성 암환자 5년 생존율이 처음으로 50%를 넘어섰다. 5년 생존율은 의학적으로 암이 완치됐다고 판정하는 기준이다. 보건복지부 중앙암등록본부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10 국가암등록통계’를 28일 발표했다. 2004∼2008년 남성 암환자의 생존율은 50.8%로 2001∼2005년 남성 암환자 생존율 44.9%보다 5.9%포인트 상승했다. 여성 암환자는 처음 조사가 실시된 1993∼1995년 이미 53.4%를 기록했고 현재는 69.2%에 달한다. 똑같이 암에 걸린다면 남성은 10명 중 5명, 여성은 10명 중 7명이 살아남는다는 의미다. 남성은 여성에 비해 흡연·음주 같은 발암 위험 요인이 많아 암환자가 더 많은데 남성과 여성 암환자의 생존율이 차이가 나는 것은 남성에게 자주 발생하는 폐암 간암의 조기 발견이 어려워 치료시기를 놓치기 쉽기 때문이다. 그동안 한국은 특히 남성 암환자의 생존율이 낮았다. 2007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남성 암환자의 평균 사망률은 인구 10만 명당 212명, 여성 암환자는 126명이었다. 반면 한국의 경우 평균 사망률은 남성 암환자가 인구 10만 명당 242명, 여성 암환자는 95명이다. 전체 암환자의 5년 생존율은 44%(1996∼2000년), 53.4%(2001∼2005년), 59.5%(2004∼2008년)로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으로 암을 극복했거나 암과 함께 살아가는 국민은 모두 72만4663명으로 집계됐다.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

《한국은 과연 복지국가일까, 아닐까. 이명박 대통령이 22일 2011년도 보건복지부 업무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매년 복지예산이 늘어가고 내년 복지예산이 역대 최대다. 우리가 복지국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 수준에 들어가고 있다”고 언급하면서 ‘복지국가’ 논쟁이 뜨겁다. 민주당은 23일 “복지예산 증가액은 실질적 복지예산이 아닌 법정예산”이라며 “우리나라 예산 대비 복지비 비율은 28%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평균(48%)의 절반에 불과하다”고 반박했다.》 한국의 사회복지 지출은 OECD 국가와 비교하면 아직 낮은 수준이다. 하지만 복지제도의 틀이 갖춰진 데다 복지예산이 2005∼2011년 연평균 10% 이상씩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안상훈 서울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복지예산 총량만을 가지고 복지국가 논쟁을 벌이는 것은 우스운 일”이라며 “고(高)복지국가들의 복지 지출 예산 규모와 비교하기보다 어떻게 복지가 경제로 재투자되는지 그 구성을 들여다봐야 한다”고 말했다. 내년 예산 가운데 보건, 복지, 노동 분야 예산은 86조4000억 원이 책정돼 전체 예산의 28%로 역대 최고다. 유근춘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이 지난해 발표한 ‘보건복지재정 적정화 및 정책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정확한 국제비교를 위해 국민소득을 1만8000달러대로 통일하고 연금 수령자의 증가 속도를 고려한다 하더라도 한국의 사회복지 지출(11.83%)은 OECD 평균(20.8%)의 57% 수준이다. 스웨덴 덴마크 같은 북유럽형의 49%, 미국 일본의 80% 수준이다. 국민소득이 많은 나라는 연금 수령자와 노인 인구가 많기 때문에 국내총생산(GDP)을 기준으로 비교한 것보다 선진국과의 격차가 준다. 청와대 핵심 참모는 이 대통령의 발언에 대해 “복지국가, 한국형 복지라는 것은 단순히 복지예산 규모를 얘기하려는 것이 아니다”라며 “일부 선진국은 복지 효율성이 떨어지는 문제가 있는데 우리는 GDP 6% 수준으로 세계 최고 수준의 의료복지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이 같은 효율적인 복지 시스템을 만들어가자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한국을 ‘복지국가’로 보기는 성급하지만 ‘한국형 복지’가 필요하다는 데에는 동의하고 있다. 한국은 북유럽 국가들처럼 국민부담률을 높여 복지 지출을 늘리는 것이 어렵다. 국민 1인당 조세부담률과 세금에다 사회보험료를 더한 국민부담률이 지출 수준에 비해 높기 때문이다. 국민소득 1만8000달러대의 조세부담률은 20.3%로 OECD 평균(27.7%)의 73%, 국민부담률은 25.7%로 OECD 평균(36.8%)의 81%에 달한다. 유 위원은 “분단 상황에서 국방비 지출 비중이 높기 때문에 ‘고부담-고급여’ 방식으로 가기는 어렵다”며 “저출산 고령화 같은 미래 위험에 대비해 사회복지 지출의 우선순위를 재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과거 가족계획사업 같은 보건 부문에 대한 지출이 OECD는 평균 26.59%인 데 비해 우리는 45%에 달한다. 반면 고령 가족 실업 같은 저출산 고령화에 대비한 예산은 평균에 비해 10% 이상 낮은 후진국형 복지다.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정용관 기자 yongari@donga.com}

■ 복지부, 다둥이 가족 행사“9명의 아이들은 서로 가장 소중한 선물입니다.” 보건복지부와 롯데쇼핑이 출산장려 캠페인의 하나로 19일 개최한 ‘다둥이 가족 행복나들이’에는 전국 시도에서 세 자녀 이상 다둥이를 가진 95가족, 600명이 참가했다. 조점봉(45) 이미영 씨(41) 부부는 세 살 은서부터 스물두 살 은별이까지 9명의 자녀들과 행사장인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를 찾았다. 이 행사에서 최다 다둥이 가족이었다. 조 씨는 “9명을 모두 데리고 외출하기 쉽지 않은데 한별(8) 건(6) 은서(3)는 롯데월드 첫 나들이라 신났다”며 “남들은 신기하게 보지만 아이들 없는 세상은 상상할 수 없고 가족만큼 소중한 건 없다”고 말했다. 최정금(45) 황경란 씨(41) 부부는 3명의 아들과 함께 경남 사천시에서 올라왔다. 가족의 서울 나들이는 처음이다. 아빠는 조리사, 엄마는 면사무소에서 장애인 행정도우미로 일하는 맞벌이여서 아이 셋을 돌보기가 쉽지 않다. 최 씨는 “첫째와 둘째가 막내 장군이를 돌봐줘 기특할 따름”이라며 “가족이 서로 힘들 때 의지하는 행복이 더 크다”고 말했다. 큰딸 서영이(6)와 세 살배기 네 쌍둥이를 거느린 송일(39) 김보원 씨(33) 부부는 “초음파 사진에 1, 2, 3, 4번으로 번호를 붙여 부르던 아이들이 벌써 세 살이 됐다”며 “자연스럽게 양보와 배려를 몸에 익힐 수 있다는 게 다둥이 가족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말했다. 자녀 4명을 둔 개그우먼 김지선 씨가 사회를 보고 행복가족 추첨, 대교 어린이 합창단 공연, 놀이기구 탑승, ‘다둥이’ 3행시 우수작품 시상 등의 순서로 진행됐다. 행사에 참석한 진수희 복지부 장관은 “아이를 낳고 키우는 기쁨과 보람, 가족의 소중함을 우리 사회가 점점 잃어버리는 것 같아 매우 안타깝다”며 “이번 행사가 다자녀 가정을 우대하는 사회 분위기를 확산시켰으면 한다”고 말했다.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
◇임강식 동아일보 계룡센터사장 모친상=19일 대전 유성 선병원, 발인 21일 오전 9시 042-825-9494}

최근 대전지역 초등학교에서 학생 16명이 신종 인플루엔자에 집단감염돼 휴업을 결정했다. 충남지역의 한 중학교에서도 신종 플루 의심환자가 발생한 것으로 밝혀졌다. 신종 플루뿐만 아니다. 지난달 한 초등학교에서는 32명 중 25명에게서 급성열성 호흡기 질환이 발생했고 일부 증상자의 진단검사에서 인플루엔자 감염이 확인됐다. 겨울철 본격적인 인플루엔자가 유행할 우려가 높아지고 있는 것. 계절 인플루엔자는 11, 12월로 갈수록 발병률이 높아진다. 독감은 춥고 건조할 때 유행한다. 심하면 폐렴 합병증으로 악화될 수 있다. 폐렴 환자 역시 날씨가 추워지면서 증가해 12월에 가장 많다.○ 바이러스, 영상 3∼5도서 가장 활발 최근 5년간 독감과 폐렴 월별 환자 통계에 따르면 독감과 폐렴 유행 시기는 비슷한 패턴을 보인다. 2005년부터 2008년까지 월별 누적 독감환자는 10월부터 본격적으로 증가하기 시작해 11월 6만4332명, 12월 16만5301명, 1월 18만458명이었다. 폐렴환자도 10월 60만8310명, 11월 71만3794명, 12월 77만8339명이었다. 지난해엔 신종 플루의 영향으로 11월에 독감환자가 유독 급증하는 현상을 보이긴 했으나 겨울로 접어들면서 유행하는 패턴은 예년과 같았다. 추운 날씨에 환기 안 되고 좁은 공간에 많은 사람이 모이면 바이러스가 전염되기 쉽다. 바이러스는 3∼5도에서 가장 활발하게 전파된다. 요즘처럼 건조하고 기온이 영하 5도와 영상 5도를 오르내리는 날씨에 가장 조심해야 한다.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의 전파능력이 영상 5도에선 영상 20도일 때보다 두 배, 습도가 20%인 건조한 환경에선 습도가 50%일 때보다 역시 두 배가량 증가한다. ○ 폐기능 약한 노인층이 취약 독감과 폐렴은 모든 연령대에서 나타나지만 사망률을 보면 노인층이 압도적이다. 세계보건기구(WHO)에 의하면 매년 계절독감으로 인한 사망자 50만 명 중 90%가 65세 이상이다. 국내도 마찬가지. 통계청의 1998∼2008년 ‘특정감염성질환 연도별 사망자 현황’ 자료에 따르면 10년간 인플루엔자로 인한 사망자는 총 701명인데 이 중 65세 이상의 노년층이 612명으로 87.2%에 달했다. 또 2009년 폐렴으로 인한 사망자 중 65세 이상 고령자는 전체 사망자의 약 90%를 차지했다. 65세 이상의 노년층이나 만성질환자는 폐기능과 면역력이 약한 상태라 독감→폐렴으로 발전하기 쉽다. 특히 폐렴의 경우 심혈관계, 호흡기, 간, 당뇨병, 콩팥, 천식 환자에게 치명적이어서 중증으로 진행하는 경우가 많다. ○ 샤워나 목욕 후 체온유지 신경써야 독감 및 폐렴 예방을 위해선 가급적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을 피하고 수시로 손을 씻도록 한다. 손을 씻을 때에는 비누칠 후 적어도 30초 이상 구석구석 마찰하며 씻어야 한다. 또 연말에는 과로 과음 흡연에 노출되기도 쉽다. 하루 술을 먹으면 3, 4일간 휴식을 갖는 것이 좋다. 충분한 수면과 균형 있는 영양섭취, 규칙적인 운동은 기본이다. 운동은 기온이 떨어지는 새벽시간을 삼가고 낮시간에 하루 30분 정도 걷는 것이 좋다. 샤워나 목욕 후 체온 유지에도 신경 써야 한다. 고령의 노인이나 소아의 경우 체온조절 기능이 떨어지므로 목욕 10분 전에 미리 온도를 높여주고 목욕 후 물기를 빨리 닦아내야 한다. 창문을 자주 열어 환기를 시켜주는 것도 좋다. 질병관리본부는 50세 이상인 사람과 만성질환자, 생후 6∼59개월의 영유아, 임신부 등에게 계절독감 예방접종을 권장하고 있다. 독감백신은 10월부터 11월에 맞는 것이 좋지만 국내 독감은 다음 해 3∼5월에 발생하기 때문에 지금이라도 맞는 것이 좋다. 최근엔 65세 이상 고위험군을 위해 ‘노인용 독감백신’도 출시됐다. 흡연자, 고령 노인, 만성질환자, 천식환자, 알코올의존증 환자 등 폐렴 고위험군의 경우 폐렴구균백신 접종도 도움이 된다. 폐렴뿐 아니라 뇌수막염도 예방할 수 있다. 19세 이상 성인용으로 피부에 얕게 주사하는 독감백신 주사기도 있다.이진한 기자·의사 likeday@donga.com}
서울 자율형사립고(자율고) 9개교가 신입생 추가모집에서도 정원을 채우지 못해 무더기 미달 사태를 빚었다. 17일 입시학원 ‘하늘교육’이 집계한 자율고 추가모집 결과에 따르면 동성고 대광고 숭문고 우신고 경문고 장훈고 동양고 배재고 용문고 등 9개교가 미달됐다. 이대부고 현대고 보인고 선덕고 등 4개교만 정원을 채웠으나 1.10∼1.63 대 1의 저조한 경쟁률을 보였다. 13개 자율고 추가모집에서 뽑기로 한 일반전형 신입생은 모두 1397명이지만 지원자는 790명이었다. 당초 274명을 뽑기로 한 사회적 배려대상자 전형도 138명만 지원했다. 추가모집 일반전형에서 동양고는 162명 모집에 11명, 장훈고는 133명 모집에 21명, 용문고는 291명 모집에 38명이 지원했다. 추가모집이 끝났지만 동양고는 정원 280명의 35.5%인 99명, 용문고는 정원 455명의 36.9%인 168명만 뽑아 모집정원의 절반도 채우지 못했다. 이번 미달 사태로 이들 자율고의 재정 운영이 상당한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자율고는 교육당국에서 보조금을 지원받지 않는다. 결원이 많은 학교는 정상적인 운영이 어려워 자율고 지정이 취소될 가능성도 있다. 보통 자율고 운영에는 30학급 규모를 기준으로 할 때 대략 연간 25억∼30억 원이 드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부분 학교가 수업료와 재단 전입금만으로 재원을 충당한다. 오대수 시교육청 학교지원과장은 “학생 선발을 학교 자율에 맡긴 만큼 결과도 학교가 책임져야 하는 것이 원칙이나 학생들이 피해를 보지 않도록 노력하겠다. 해당 학교의 요구가 있을 때는 자율고 지정 취소도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남윤서 기자 baron@donga.com}

“아이 정서가 불안하다면 엄마가 자신부터 돌아봐야 합니다.” 17일 서울 종로구 신문로 서울역사박물관에서 만난 정신분석학자이자 임상심리학자인 피터 포나기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UCL) 교수(59·사진)는 “엄마는 아이의 거울이고, 아이는 엄마의 거울”이라고 정의했다. 포나기 교수는 18일 연세대 의대에서 열리는 한국영유아아동정신건강학회 정기학술대회 참석차 방한했다. 포나기 교수는 정신 병리 치료를 위해 ‘정신화(mentalization)’라는 개념을 정리했다. 정신화는 타인의 행동이 어떤 감정, 어떤 의도에서 나온 것인지 이해하는 능력이 형성되는 과정을 의미한다. 포나기 교수는 직접 펜을 들었다가 떨어뜨렸다. 그는 “인간은 펜을 떨어뜨리는 행동이 우연인지, 의도된 것인지를 알아채는 기본적인 능력을 갖고 있다”며 “엄마와의 애착이 바람직하게 형성될수록 이런 능력이 발달한다”고 말했다. 한국에서 많은 엄마들이 핵가족화와 맞벌이로 ‘엄마 역할’ 수행에 어려움을 겪는다. 포나기 교수는 이에 대해 “영국, 한국을 포함해 전 세계적인 현상”이라며 “예전에는 성인 4명이 아이 1명을 돌봤으나 요즘은 엄마 1명이 아이 4명을 돌봐야 하는 최악의 양육조건”이라고 말했다. 포나기 교수는 “아이와 보낼 시간이 부족하더라도 아이의 욕구에 바로 바로 반응하고, 감정을 이해하면 된다”며 “엄마를 대신해 조부모, 아빠, 돌보미 같은 제3자가 안정적인 애착을 형성할 수 있다”고 말했다. 포나기 교수는 영유아기 애착 형성이 잘못되면 성폭력·학교폭력 같은 청소년 문제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부모가 강압적으로 아이를 통제하면 아이도 타인에 대해 강압적인 행동을 하게 된다. 포나기 교수는 “영국에서는 초중고교에서 팔을 칼로 긋는 것과 같은 자해율이 10%에 달할 정도로 청소년 문제가 심각하다”며 “영유아기 애착 형성으로 인생이 모두 결정되는 것은 아니지만 발달단계에서 갈림길이 나올 때마다 올바른 선택을 하지 않으면 점점 더 상황이 나빠진다”고 말했다. 영국의 대표적인 아동발달센터인 안나 프로이트 센터장이기도 한 포나기 교수는 학대받은 아이들을 치료하고 상담치료 전문가를 교육하는 일도 한다. 엄마의 정서는 아이의 정서로 대물림된다. 엄마가 정서적으로 불안하면 아이와 정상적인 애착 관계가 형성되기 어렵고 아이의 정서 역시 불안해진다. 엄마 정서가 안정되면 아이가 애착이 잘 형성될 가능성이 79%에 달한다. 아이가 태어나기 전인 임신기간에 예측한 수치다. 포나기 교수는 “엄마가 나쁜 경험을 했거나 학대를 받았다면 본인이 자신의 상태를 직시하고 교정해 나가야 아이에게 정서가 대물림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끝으로 좋은 엄마가 되는 방법을 물었다. 포나기 교수는 “좋은 부모와 나쁜 부모는 타고나는 게 아니다. 시간을 투자해 아이 옆에 있어 주는 부모가 좋은 부모”라고 말했다. 그는 부모가 함께 놀아주는 것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공부가 아닌 놀이를 같이 해야 합니다. 정서적인 자극은 주지 않으면서 해야 할 일만 강요하면 아이는 건강한 사회구성원으로 자랄 수 없습니다.”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

《 지난달 19일 서울 서초구 방배동의 한 스튜디오에서 만난 유영선 양(16·경기 시흥시)이 플루트로 ‘사랑의 인사’를 연주하기 시작했다. 영선이의 숨은 재능이 발견된 것은 지난해 5월 아동정서발달서비스를 받으면서부터다. 1년이 되지 않아 시흥시 예능경연대회에서 최우수상을 받았다. “우승이라는 거, 1등이라는 거 처음 해봤어요. 너무 얼떨떨했고…너무 기뻤어요.” 그날을 회상하는 영선이는 상기된 표정이었다. 영선이가 초등학교 5학년 크리스마스이브, 2년간 암으로 투병하던 아버지가 세상을 떠났다. 집안은 급속히 기울었고 영선이는 배우던 플루트를 그만둬야 했다. 영선이는 “매일 슬픈 건 아니었다”면서도 “밖에 잘 나가지도 않고 집에서 연습장에 그림을 그리면서 지냈다”고 말했다. 》 요즘은 일주일에 한 번 레슨을 받으러 집에서 서초구 양재동까지 왕복 2시간 거리를 오간다. 일하는 엄마가 돌아오시기 전에 청소도 하고 설거지도 한다. “그동안 하고 싶은 게 없었는데 공부도, 음악도 열심히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요. 대학도 가야 하니까요. 아이들에게 플루트를 가르치는 선생님이 되고 싶어요.”○ 현금지원만으론 ‘복지’ 한계 기존의 ‘복지’는 절대적 빈곤을 해결하기 위해 기본적 욕구를 충족시키는 데 그쳐왔다. 생계를 보전하는 기초생활보장제도가 대표적이다. 하지만 상대적 빈곤이 심화되면서 획일적인 현금 지원 복지만으로는 다양한 욕구에 부응하는 데 한계에 부닥쳤다. 특히 가난의 대물림을 막으려면 교육 문화 같은 사회서비스로 인적자본 형성을 도와야 한다는 것이다. 영선이가 지원받은 ‘아동정서발달 서비스’는 가구평균소득 100% 이하 가정의 만 8∼13세 아동이 본인부담금 1만∼2만 원만 내고 악기 레슨이나 음악치료를 받을 수 있는 프로그램이다. 매달 2240명이 혜택을 받고 있다. 영선이를 가르쳤던 이재환 밀레니엄 오케스트라 단장(43)은 “영선이가 성취감을 느끼면서 자신감이 생겼다. 처음에 주눅 들어 기운 없어 보이던 표정이 사라졌다”며 “아이들이 음악을 배우고 1년 정도 지나면 놀라운 변화를 보인다”고 말했다. 이 단장은 이들이 음악을 배울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 지체장애아나 저소득층 아이들을 가르쳐 오다가 2년 전부터 보건복지부 사회서비스사업에 참여하게 됐다. ‘음악의 힘’을 믿기 때문이다. 이 단장 역시 충남 공주시 외곽의 시골마을에서 자랐다. 고등학교에 들어가 밴드활동을 시작하기 전까지 음악을 접해 본 적이 없었다. 밴드에 들어가 호른을 배우기 시작했고 서울 대학에 진학하겠다는 꿈도 생겼다. 이 단장은 “호른을 잡기 전에는 미래를 그려 본 적이 없었다”며 “아이들에게는 밥만이 아니라 꿈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단장은 예산상 한 사람이 최대 2년까지만 받을 수 있는 ‘아동정서발달서비스’ 기간이 끝난 아이들을 대상으로 오케스트라를 창단하고 있다. 서울 서초구, 인천 계양구를 비롯해 8개 오케스트라가 출범했다. 한 달에 한 오케스트라를 운영하는 데 적어도 100만 원 이상 들지만 그만둘 수 없다. 이 단장은 “상처를 치유한 아이들은 이제 주변을 돌아보기 시작한다. 모자며 목도리며 장갑을 뜨개질을 해 인근 양로원을 찾아간다”고 말했다. ○ 교육-문화자본 형성돼야 계층 이동 강신욱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의 ‘사회적 이동성의 현황과 과제’라는 보고서에 따르면 계층 상승을 경험한 빈곤층이 1990∼1997년 43.6%에서 2003∼2008년 31.1%로 줄어든 반면 빈곤층으로 떨어진 중하층은 같은 비교 대상 기간에 12%에서 17.6%로 늘어났다. 아버지의 소득과 자녀 소득의 관계에서 ‘교육’이 41%로 가장 중요한 변수였다. 최근 소득 격차로 인해 교육격차뿐 아니라 문화격차도 벌어지고 있다. 2003년, 2006년, 2008년에 실시된 문화향수 실태조사를 보면 영화 공연 같은 문화행사 관람 경험이 62.4%에서 67.3%까지 증가했지만 월소득 100만 원 미만 집단은 예외였다. 2003년 25.3%에서 2008년 19.3%로 오히려 감소했다. 월평균 가구소득이 100만 원 미만인 경우 문화비를 전혀 지출하지 않는 비중이 81.8%에 달하지만 100만 원을 넘어서면 그 비율이 절반 이하로 줄어든다. 평균 가구소득 100만 원 미만인 저소득층의 월평균 문화비는 6324원 이하로 301만 원 이상 5만8296원의 9분의 1수준이다. 그동안 우리나라는 사회적 이동성이 높은 국가로 평가받아 왔으나 최근 계층이 공고화되는 현상은 교육·문화 격차가 벌어지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저소득층 아이들을 예체능 학원에 보내주는 ‘예술로 희망드림’ 사업을 하고 있는 서울시복지재단 송성숙 사업지원부장은 “피아노를 치고 그림을 그리는 기술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아이들의 경쟁력을 키워주는 것”이라며 “사회에 진출했을 때 ‘인사이더’로 살아가려면 문화·교육자본이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전문가들은 현금 급여를 줄이고 현물급여, 사회서비스를 늘려야 한다고 제안한다. 2005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평균 현금 급여의 비중은 공공사회지출 대비 1% 수준인데 우리나라는 8%에 달한다. 이태진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은 “현금 급여는 복지의존성을 높이고 자립기반을 마련해 줄 수 없다. 생계지원 같은 현금 지급보다 주거 의료 같은 현물 급여와 교육 문화 사회서비스를 확대해야 한다”고 말했다. 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

올해 인촌상 공공봉사 부문 수상자인 김천주 대한주부클럽연합회장(77)이 인촌상 상금을 전액 기부해 만든 ‘사임당·율곡 장학재단’이 15일 출범식을 가졌다.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열린 출범식에서 김 회장은 “인촌상은 주부클럽연합회원들과 함께 받은 상”이라며 “상금으로 장학재단을 설립하는 것이 인재 육성에 힘썼던 인촌의 뜻에 가장 부합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김 회장은 상금 1억 원 중 세금과 이날 행사비용을 제외한 6500만 원을 전액 장학재단에 기부했다. 또 출범식에 참석한 600명의 회원이 모은 1억4000만 원을 추가해 모두 2억668만 원이 사임당·율곡 장학재단의 씨앗돈이 됐다. 재단은 내년부터 형편이 어려운 중고등학생을 선발해 장학금을 지원할 예정이다. 김 회장은 “예술과 덕을 갖춘 신사임당이 이율곡을 철학자이자 정치인으로 키웠다”며 “어머니들이 모인 주부클럽연합회야말로 아이들을 율곡과 같이 키워내야 할 의무가 있다”고 말했다. 평북 정주에서 태어난 김 회장은 1957년 이화여대 사회사업과를 졸업한 이후 주부들을 중심으로 다양한 소비자 운동을 벌였다.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
롯데마트의 ‘통큰치킨’이 몰고 온 후폭풍이 만만치 않다. 여론의 화살은 이제 ‘동네 치킨집’으로 옮겨갔다. 프랜차이즈 업계의 ‘폭리’라는 쪽과 대형마트의 ‘미끼상품’에 당했다는 주장이 팽팽하다. 과연 프랜차이즈 치킨 가격의 진실은 무엇일까. 양계장에서 마리당 2400원인 닭이 1만6000원짜리 프라이드치킨으로 소비자 식탁에 오르는 과정을 분석했다. ■ 韓-美 公자금 회수 명암미국 재무부는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 씨티그룹에 투입했던 공적자금을 2년 만인 6일 전액 회수하며 추가 수익까지 두둑하게 챙겼다. 반면 우리금융그룹 민영화는 12년째 파열음을 내며 공적자금 회수 시점을 예상하기조차 힘들어졌다. 이처럼 차이를 보이는 배경을 들여다봤다. ■ 책-피아노로 복지를먹을 것과 입을 것만 주는 복지는 끝났다. 1인당 국민소득이 2만 달러를 넘어서 상대적 빈곤이 두드러진 상황에서 교육 문화와 같은 복지서비스에도 방점을 찍어야 한다는 것이다. 특히 아이들에게 책과 피아노를 쥐여주는 복지를 통해 인적 자본을 형성해야 한다.■ 연예계 또 마약 파동?탤런트 김성민, 가수 크라운제이에 이어 이번에는 개그맨 전창걸까지…. 히로뽕을 흡입하거나 대마초를 피운 연예인들이 잇따라 수사기관에 적발됐다. 검찰은 한 여성 모델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여러 연예인의 마약 복용 혐의를 포착했다는데….}

지난달 5일 방문한 경기 화성시 무한돌봄센터. 이경국 무한돌봄센터장을 비롯해 지역자활센터·정신보건센터 사회복지사와 화성시·송산면 공무원 8명이 모여 김철순(가명·74) 씨 사례를 두고 회의가 한창이었다. 홀몸인 김 씨는 임시 컨테이너에 살고 있었으나 최근 땅 주인이 컨테이너를 치워 달라고 요구했기 때문이다. “김 씨가 외출이 힘들다며 양로원에 입소하려고 하지 않아요. 월세보증금 300만 원을 무한돌봄기금에서 빌려드리면 어떨까요.” “지난여름 태풍 곤파스가 지나간 이후 주거 지원 의뢰가 가장 많습니다. 무한돌봄기금 6000만 원을 모두 보증금 얻는 데만 쓸 수는 없습니다.” “관절염도 심해 움직임이 불편한데 가족은 찾아봤나요?” 이날 회의에서는 김 씨의 경제적 형편, 건강 상태, 가족 및 친구 관계, 근로능력, 과거 기초생활보장급여 수급 경력까지 종합적인 검토를 했다. 무한돌봄기금이 월세보증금으로 나갈 경우 김 씨가 되갚기 어려운 상태라는 점을 고려해 인근 성당 이웃돕기기금의 도움을 받기로 결정했다. 또 정형외과에서 관절염 치료를 시작하고 진료일마다 차량 이동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했다. 자녀들에겐 매달 10만 원의 월세라도 마련해 보겠다는 답을 얻었다. 경기도 ‘무한돌봄센터’는 민간 사회복지서비스를 연계해 한자리에서 제공하는 원스톱 서비스를 실험 중이다. 아직 서비스 자원이 부족하고 기존 서비스 종류와 차별화되지 않는다는 한계가 있긴 하지만 사회복지전달체계를 수요자 중심으로 재편하려는 시도는 평가받을 만하다.○ 국민 65% “복지 전달 비효율적” 아내가 급성심근경색으로 쓰러진 최도경(가명·46) 씨는 아내 간호와 세 자녀의 양육을 위해 직장을 그만둬야 할 상황에 놓였다. 주민센터를 방문해 기초생활보장급여를 신청했지만 자격심사부터 지급까지 한 달가량 걸린다는 답을 들었다. 당장 수술비는 어떻게 마련할지, 아이들은 누가 키울지 걱정이었다. 갑작스러운 위기에서 공적부조만으로는 즉각적인 대응에 한계가 있다. 민관협력체계가 구축돼 원스톱 서비스가 가능했다면 최 씨는 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서 긴급의료비 지원을, 푸드뱅크에서 아이들 간식을, 건강가정지원센터에서 아이돌봄서비스를 한곳에서 받을 수 있었을 것이다. 사회적 위험의 증가로 서비스 다양화와 출산 및 고령화로 서비스 대상자가 확대되면서 사회복지 전달 체계가 도마에 오르고 있다. 김승권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이 2008년 11월 성인 1500명을 대상으로 한 ‘복지제도에 대한 인식조사’에 따르면 ‘복지서비스가 누수 또는 중복돼 비효율적’이라고 답한 비율이 65.1%였다. 효율적이라고 답한 비율은 8.6%에 불과했다. 김 위원은 이런 비효율성의 원인을 “공급자 중심 서비스 전달체계 때문에 복지서비스 정보가 분산되고 공공과 민간의 서비스 연계가 미흡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 부처별 사업 중복 난립 현재 복지사업은 보건복지부뿐 아니라 고용노동부 여성가족부 국토해양부 교육과학기술부 등 부처별로 각각 진행되고 있다. 이 때문에 유사사업이 난립하고 복지서비스의 중복 수급을 제대로 관리할 수 없다. 2008년 노인일자리사업 감사 결과를 보면 여성 노인 1명이 2개 부처 4개 사업에서 서비스 혜택을 받는 경우도 있었다. 이혜영 한국교육개발원 연구위원은 “기본적으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보다 적은 복지예산을 부처별로 나눠 쓰면서 연계 협력이 안 돼 중복 지원이 나타났다”며 “부처 고립주의, 이기주의를 극복할 조정 역할을 강화해 통합서비스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재원 부경대 행정학과 교수는 “복지전달체계를 기초자치단체에서 광역자치단체로 옮겨 통합 조정할 수 있도록 광역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민관 연계 서비스 시급복지·고용·보건 관련 민간 서비스 제공기관은 116개 유형별로 10만1789곳에 달한다. 특정 기능을 수행하는 소규모 센터가 늘면서 서비스가 쪼개지고 전체 예산을 늘려도 1인당 예산은 오히려 줄어든다. 공공 전달체계와 유기적으로 연결되지 못해 자원이 흩어지는 것도 문제다. 홍선미 한신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공공급여와 민간서비스를 연계하지 못하면 동일한 대상자에게 체계적인 지원이 어렵다. 대상자에게 충분히 지원하려면 공공과 민간자원을 한꺼번에 투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준영 서울시립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주민센터는 급여관리, 사회복지관은 사례관리를 담당하도록 해 민관협력체계를 통합해 원스톱서비스로 지원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를 위해서는 사회복지전담 인력 확충이 중요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지난해 읍면동 복지담당공무원 1인당 담당 수급자는 591명이었다. 영국은 63명, 미국 71명, 스웨덴 76명, 일본 167명이다. 대상자 발굴은커녕 사후 관리조차 제대로 할 수 없는 수준이다. 실제 2005∼2008년 감사원의 사회복지분야 감사 자료를 취합 분석한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최근 4년간 사회복지 분야의 누수 예산은 2879억 원으로 매년 719억 원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누수 유형을 보면 ‘보조금이나 과징금 등 사후관리 부적정’이 71%(2436억 원)로 가장 높았다. 정익중 이화여대 사회복지전문대학원 교수는 “사회복지 인력 확충 비용이 예산 누수액보다 적을 수 있다는 얘기”라고 말했다. ▼ 사례별 빈곤아동 맞춤 서비스 ‘드림스타트’ 참여 이후 ▼난폭하던 우리 아이 얼굴에 웃음이… 오성희(가명·37·울산 울주군) 씨는 7년 전 남편이 사업에 실패하고 가출한 뒤 두 아들을 혼자 키웠다. 패물과 돌반지를 팔아 겨우 방 한 칸을 마련한 뒤 공장에 취직했다. 오 씨는 사채업자에 시달리던 날을 생각하며 이를 악물었다. 밤 12시까지 잔업도 마다하지 않았다. 아이 둘을 돌봐 줄 사람이 없어 방 안에 남겨둔 채 자물쇠를 잠그고 출근한 적도 여러 번. 열이 나 불덩어리가 된 아이에게 약만 준 채 출근하기도 했다. 학교에 입학한 큰아이는 결국 난폭하고 산만한 행동을 보이기 시작했고 학교에서 호출이 잦아졌다. 작은아이는 갑자기 오줌을 가리지 못한다고 어린이집에서 연락이 왔다. 유 씨는 “매일같이 큰아이에게 기저귀 찬 작은아이를 맡겼고 집안일이 성에 차지 않으면 야단을 쳤다”며 “그것이 아이에 대한 학대였다는 것을 나중에야 깨달았다”고 말했다. 오씨네 가정이 변화하기 시작한 것은 ‘드림스타트’에 참여하면서부터다. 오 씨는 자활센터에서 일을 시작했다. 큰아이는 아동발달센터에 다니며 치료를 받기 시작했고 오 씨 역시 부모 교육을 받았다. 학습지도 집으로 배달되기 시작했으며 공연관람 야외캠프 등 기회도 가졌다. 아이들은 건강을 위해 영양제를 먹기 시작했다. 평범한 행복을 되찾은 아이들은 부쩍 밝아졌다. 오 씨도 신경안정제 복용을 중단했다. ‘드림스타트’란 저소득 가정의 아동과 가족, 임산부가 필요한 보건 복지 보육 교육 서비스를 통합해 제공한다. 기초수급자와 차상위가정의 만 12세 이하 아동과 그 가족이 대상으로 사례관리를 통해 아이에게 필요한 모든 서비스를 한꺼번에 제공하는 ‘맞춤형’이다. 또 시군구 빈곤가구 밀집지역에 드림스타트센터를 세우고 보건소 학교 사회복지관 아동보호전문기관 등 지역 자원과 연계해 공공-민간 자원을 모두 동원하는 ‘통합형’이다. 서비스 전달체계가 바뀐 뒤 서서히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지난해 청소년상담원이 3년간 ‘드림스타트’의 효과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아동생활 만족감은 3.6점(100점 만점) 증가하고 부모 양육 스트레스는 3.6점 감소했다. 사회성은 2.6점 증가했고 문제행동은 1.9점 감소했다. 드림스타트센터는 2007년 16곳에서 시작해 올해는 101개까지 늘어나 7만1000여 명이 혜택을 받았다. 비슷한 프로그램인 미국의 ‘헤드 스타트’는 약 1만8000곳, 영국의 ‘슈어 스타트’는 3500곳이 운영되고 있다. 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

영국의 사립 초등학교 학생들은 무엇을 어떻게 공부할까. 올해 9월 서울 서초구 반포동에 개교한 400년 전통의 영국 사립학교 ‘덜위치 칼리지 서울영국학교’에 시선이 집중되는 이유다. 8일 직접 학교를 찾아가 학생들의 일상을 지켜봤다. 적지 않은 학비와 교내 한국인 학생 비율 등 그동안 지적돼온 논란들에 대한 학교와 학부모들의 얘기도 들어봤다.■ 복지 리모델링, 민관 원스톱서비스로 가자갑자기 실직을 했다. 주민센터, 사회복지관, 고용지원센터 등 기관은 많지만 어디에 가서 어떤 도움을 받을 수 있을지 헷갈린다. 복지서비스 전달체계에도 발상의 전환이 필요한 시점. 돕는 사람이 아니라 도움을 받는 사람 위주로, 필요한 서비스를 한 번에 제공하는 방식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 5000원짜리 ‘통큰치킨’ 1주일 만에 판매 중단마트에서 5000원짜리 치킨을 파는 게 서민을 위한 것인가, 팔지 않는 게 서민을 위한 것인가. 롯데마트가 ‘통큰치킨’ 발매 일주일도 안 돼 판매 중단 결정을 내리고 남은 치킨 5만 마리는 불우이웃에게 기부하겠다고 밝혔다. 롯데마트는 떠났지만 ‘치킨 논쟁’은 진행 중이다.■ 프리뷰-해리 포터 마지막 편 ‘죽음의 성물 1’삶의 전장(戰場)에 뛰어든 마법사들. 판타지소설 ‘해리 포터’ 시리즈를 원작으로 한 영화의 마지막 편 ‘죽음의 성물’이 15일 절반의 막을 올린다. 9년 동안 훌쩍 커버린 배우들의 표정처럼 이야기와 영상도 무겁고 심각해졌다. 눈물과 상처 없이는 어른이 될 수 없다는 듯이. ■ 대학로 장기공연 신중현 “내 은퇴 시점은…” 음악에 심취해 두 눈을 감은 ‘록의 대부’ 신중현(사진)의 손은 끊임없이 기타 위를 오갔다. 연주에 심취한 관객들도 홀린 듯 그를 보다 연주가 끝나면 환호성을 질렀다. 70을 넘긴 고령에도 끄떡없이 대학로 소극장에서 한 달간 장기 공연에 돌입한 그의 무대를 찾았다. ■ 중국에 부는 ‘바이(Buy) 강원도’ 열풍중국인 ‘큰손’들을 강원도로 끌어들인다면? 미분양에 허덕이는 강원도 리조트 업계가 중국 자본의 투자계획에 힘입어 활기를 되찾고 있다. 산과 바다가 있고 사계절이 뚜렷한 강원도의 자연이 중국인들을 매료시켰기 때문이라는데…. 이참에 부동산 영주권 제도를 도입하자는 말도 나온다.}

박진석 씨(37·인천 서구)는 5년 전 백혈병 완치 판정을 받았다. 언제든지 재발할 수 있어 피검사를 정기적으로 받아야 하지만 박 씨는 요즘 병원 다니는 것을 자꾸 미루고 있다. 지난해 10월 농사를 짓는 부모의 땅값이 오르면서 부양의무자 기준에 걸려 기초생활보장급여와 의료급여 혜택에서 제외됐기 때문이다. 의료급여를 받을 때는 검사와 진료에 5000원이면 가능했지만 지금은 3만5000원이 훌쩍 넘는다. 박 씨는 “생명이 달린 일에 고작 몇만 원을 아낀다고 생각할 테지만 월급을 타도 통장에 병원비가 남지 않는다”고 말했다. 결혼 13년째인 그는 세 딸의 아빠. 월소득 100만 원이고 아내가 희망근로를 해 60만 원을 보태왔다. 66m²(20평) 임대아파트 월세 14만 원을 내고 공공요금 학비를 내면 말 그대로 ‘근근이’ 먹고 산다. 수급권자일 때 모두 무료였던 수도료 전기료 통신료 TV수신료도 내야 한다. 항암치료를 받다 보니 돈을 모을 수 없었다. 박 씨는 “아내의 희망근로기간이 끝나면서 생활비가 모자라 카드대출 100만 원을 받았는데 갚을 일이 걱정”이라며 “300만 원 이상 벌지 않으면 차라리 수급권자인 편이 낫다”고 말했다. 박 씨는 항암치료를 받았던 1년 외에는 일을 쉰 적이 없었지만 늘 가난했다. 최저생계비를 조금 넘는 수입으로는 의료비 교육비를 감당할 수 없고 그날 벌어 그날 먹고사는 데 급급했다. 박 씨는 그저 백혈병이 재발하지 않기만을 바랄 뿐이다.○ 일하는 차상위계층, 복지에서 소외 노인 장애인같이 근로능력이 없어 가난한 이들은 기초생활수급권자가 된다. 그러나 일을 하면서도 가난한 이들은 ‘복지’ 대상자가 아니었다. 일을 하는 사람보다 안 하는 사람이 복지 혜택을 많이 받는 것이 타당한 것일까. 한국보건사회연구원에 따르면 일을 하지만 빈곤선에서 맴도는 근로빈곤층은 348만 명(2009년 기준)이다. 이들은 의료급여 교육급여 같은 공적부조에서도, 국민연금 고용보험 같은 사회보험 혜택에서도 빠진 사각지대에 있다. 현재 기초수급자 자격이 박탈되면 생계급여뿐 아니라 주거 의료 교육 해산 장제 자활 등 7개 급여가 끊긴다. 기초수급자에겐 매달 114만1026원(4인 가족 기준)이 현금으로 지급된다. 의료비는 거의 무료다. 중고교생 자녀는 학비 급식비 교과서비, 대학등록금과 수업료도 지원받는다. 영구임대 전세임대 주택 입주자격을 갖는다. 여기에 각종 공과금과 세금이 면제된다. 최저생계비보다 1만 원이라도 더 벌면 이 모든 혜택이 사라진다. ‘전부 아니면 전무’로 지원하다 보니 한 번 기초수급자가 되면 웬만해선 탈(脫)수급을 하려고 하지 않는다. 전문가들은 기초수급자에서 벗어나도 다른 혜택을 한꺼번에 줄이지 말고 점진적으로 줄여갈 것을 제안한다. 대다수가 비정규직이나 영세자영업자이기 때문에 사회보험 혜택도 받기 힘들다. 정규직이라면 고용보험 혜택을, 수급권자라면 자활급여 혜택을 받을 수 있는데 이들은 어디에도 속하지 않는다. 근로빈곤층 중 국민연금 가입 가구는 12.1%, 고용보험 산재보험 가입률도 각각 6%와 7.2%에 그친다. 보험료를 지원하는 건강보험만 가입률이 73.2%다. 실직 질병 같은 갑작스러운 위험이 닥치면 바로 낭떠러지다. 최소한의 사회안전망이 없다 보니 스스로 가난을 벗어나기가 쉽지 않다. ○ 자산 형성해야 가난 탈출 일을 하는데도 가난한 이유는 통장에 돈이 쌓이지 않기 때문이다. 석상훈 국민연금연구원 연구위원이 ‘한국복지패널’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빈곤층은 고용을 통해 소득이 늘어도 ‘자산빈곤’ 때문에 여전히 가난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부모가 가난하면 자녀가 가난할 수밖에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자산빈곤이란 총자산에서 총부채를 뺐을 때 남는 자산이 최저생계비 3개월 치를 밑도는 경우다. 석 위원은 “지금까지 주거비 의료비 교육비를 현금으로 지급하는 방식의 복지정책만으로는 자산 형성을 돕지 못해 근본적인 빈곤 탈출이 어렵다”며 “중산층으로 올라갈 만큼 자산을 만들지 못하면 아예 빈곤층으로 남는 것이 유리하다”고 말했다. 정부는 빈곤층의 자산 형성을 돕기 위해 지난해 근로빈곤층에 현금을 지원하는 근로장려세제(EITC)를, 올해는 저축으로 자산 마련을 돕는 희망키움통장제도를 도입했다. 아직까지 지원금액이 적고 대상자 폭도 좁다. 노대명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은 “전체 근로빈곤층 가운데 자활사업, 사회적 기업 육성정책, 마이크로크레디트 사업의 혜택을 받은 대상자는 약 10만 명, 근로장려세제는 59만 가구 정도”라며 “빈곤층을 노동시장으로 끌어당겨 복지 대상자에서 벗어나게 하는 장기적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노 위원은 기초생활보장급여를 장애인 노인 같은 근로무능력자와 근로능력자로 분리하고 근로능력자에게는 의료 교육 주거급여 패키지와 함께 취업 창업 같은 일자리 서비스를 같이 제공할 것을 제안했다. 고용과 복지를 연계해 한 단체나 기관이 초기 상담부터 사후 관리까지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다.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 ▼ 매월 10만원 저금땐 3년후 목돈 2300만원 수령 ▼가난탈출 꿈 쑥쑥 ‘희망키움통장’방문학습 교사로 일하는 이모 씨(49·여·서울 관악구 신림동)는 요즘 통장에 돈이 불어나는 재미로 산다. 10년 전 남편이 운영하던 건설회사가 부도 나 친척집을 전전하며 살고 있지만 통장만 보면 힘이 솟아난다. 월수입 110만 원에 두 아이를 키우는 이 씨는 올 9월부터 희망키움통장에 가입했다. 이 씨가 매월 10만 원을 저금하면 서울시의 장려금 40만 원과 후원금 10만 원이 추가로 통장에 입금된다. 2013년 9월이면 목돈 2300만 원을 쥐고 기초생활수급자 생활에서도 벗어날 수 있다. 이 씨처럼 근로능력이 있는 기초생활수급자 중 희망키움통장에 가입한 저소득층은 올 10월 전국에서 1만 가구를 돌파했다. 보건복지부는 근로능력이 있는 기초생활수급자에 대한 빈곤탈출 프로그램을 올해 초까지 가동하지 못했다. 저소득층은 근로능력이 있어도 차상위계층으로 올라가는 것을 두려워했다. 소득이 최저생계비 수준을 넘는 순간 많은 복지 혜택을 잃기 때문이다. 저소득층의 빈곤 탈출을 지원할 재원도 부족했다. 지난해 보건사회연구원 조사 결과 근로능력이 있는 기초생활수급자 28만 명 중 기초생활수급자를 벗어나길 희망한 사람은 19%에 불과했다. 기초생활 제도에 대한 의존증은 점점 심해졌다. 희망키움통장은 일과 복지를 연계한 프로그램 중 하나로 복지부가 올해부터 시행한 제도. 하지만 지금까지 가입률은 저조하다. 가입자들이 스스로 돈을 벌어 자녀 학비나 의료비를 감당할 수준에 이르지 못하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희망키움통장은 올 상반기까지 근로소득이 최저생계비의 70% 이상인 기초생활수급자만 가입할 수 있어 문턱이 높았다. 복지부는 통장 가입자를 내년까지 3만 명으로 늘린다는 계획이지만 여전히 ‘언 발에 오줌 누기’란 말이 나온다. 3만 명도 근로능력이 있는 기초생활수급자 수의 10%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나머지 90%는 정책의 음지를 벗어나지 못한다. 복지부 배병준 사회정책선진화기획관은 “기초생활수급자와 차상위 계층 간의 복지혜택 격차가 줄지 않는 한 빈곤탈출 프로그램이 가속도를 내기 힘들다”고 말했다. 복지부는 내년부터 희망키움통장 가입자에 대해 소득이 최저생계비 이상으로 올라가도 2년 동안 교육비와 의료비를 지원하고 시간당 임금이 높은 일자리를 제공해 빈곤 탈출의 기회를 확대하기로 했다. 또 탈(脫)빈곤 희망자에 대한 미소금융 지원, 주택 개보수 사업 참여, 자격증 취득 지원 등을 통해 복지혜택 격차를 계속 줄여 나갈 계획이다. 복지부는 또 일과 복지를 연계한 ‘일자리 정책’에도 페달을 밟고 있다. 저소득층 일자리 마련 예산은 올해 1조476억 원에서 내년 1조1913억 원으로 늘어난다. 내년에는 35만6000개의 저소득층 일자리가 예산 지원을 받는다.정위용 기자 viyonz@donga.com}

최근 경북 포항에 이어 대전, 대구에서도 신종 인플루엔자 집단감염이 발생하면서 신종 인플루엔자A(H1N1)가 재유행하는 것이 아닌지 우려하고 있다. 11월 19일 서울 한 초등학교에서 2명의 신종플루 환자가 발생한 이래 지난주 세 곳에서 집단발생이 보고됐다. 11월 28일∼12월 4일 인플루엔자 의사환자 분율(ILI·표본감시기관 외래 환자 1000명 당 독감 유사환자수)은 4.97명으로 계속 높아지고 있으며 인플루엔자 유행판단 기준(2.9명)보다 높은 수준이다. 하지만 보건당국은 인플루엔자 유행 수준이 평년 수준이라며 대유행이 재연될 가능성은 거의 없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지난해 신종플루가 정점을 이루던 11월 첫 주에는 인플루엔자 의사환자 분율이 1000명당 44.96명까지 뛰었다. 권준욱 보건복지부 질병정책과장은 “올해 신종플루 유행 규모는 지난해에 비해 10분의 1 이하”라며 “우리나라를 포함해 미국, 유럽 등 북반구 어느 나라에서도 지난해보다 유행수준이 높아진 국가는 없다”고 말했다. 질병관리본부는 인플루엔자 표본감시체계를 통해 올 들어 모두 168주의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를 확인했다. 이 가운데 신종플루는 115주로 68.5%를 차지했다. 이처럼 신종플루가 확산 기세를 보이는 것은 이달 들어 급격히 기온이 떨어지면서 바이러스 활동이 왕성해졌고 손 씻기, 기침 예절 등 개인위생 관리가 소홀해진 때문이다. 현재 시중에 1685만 명이 맞을 수 있는 인플루엔자 무료백신이 공급돼 있으며 일선 보건소에선 362만 명이 접종했다. 또 올해 계절독감 백신에는 신종플루 백신이 포함돼 있어 예방접종 비율은 이보다 훨씬 높다. 권 과장은 “노약자, 만성질환자는 예방접종을 꼭 하고 개인별로 위생수칙을 준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

2011학년도 전국 51개 자율고 신입생 원서접수 결과 14곳이 미달됐다. 동아일보가 서울지역 미달 학교 12곳에 설문조사한 결과 10곳이 자율고는 많은데 지원할 학생은 적다는 ‘수급 불균형 문제’를 지적했다. 자율고가 엘리트 교육 수요도 충족시키지 못한다는 의견도 있다. 이 때문에 2012년까지 자율고 100개 개교를 목표로 하는 정부 정책이 표류할 가능성이 있다. ■ 복지 리모델링, 스스로 가난 벗게 하자최저생계비보다 1만 원만 더 벌어도 복지대책에서 소외된다. 먹고사는 데 급급하다 보니 국민연금·건강보험금을 부을 여력도 없다. 이젠 ‘복지 정책’을 근로능력이 없어 가난한 이들에게만 향하지 말고 열심히 일을 하는데도 가난을 벗기 힘든 이들에게도 나눠줄 때가 됐다. ■ 부모 종교적 신념 때문에 목숨 잃은 2개월 여아선천성 심장질환을 갖고 태어난 생후 2개월의 영아가 수술 한 번 받지 못하고 숨졌다. 종교적 신념 때문에 부모가 수혈을 반대했기 때문. 법원조차 부모가 반대하더라도 병원이 수술을 할 수 있다고 결정을 내렸는데도, 부모는 병원을 옮겨가며 끝까지 수술을 반대했다는데…. ■ 8시간 37분 감세연장 반대 연설한 美의원그의 연설을 듣는 동료 의원은 없었다. TV 생중계도 없었다. 하지만 그는 8시간 37분간 물만 마셔 가며 의사당의 발언대를 지켰다. ‘부자 감세’는 안 된다는 게 무소속인 버니 샌더스 상원의원의 지론이다. 10일 이뤄진 그의 마라톤 연설은 현재 미국 최대의 화제다. ■ “공연형식 깨면서 창조한다” 뮤지컬 배우 송용진 강렬한 밴드음악과 함께 해적들이 등장하더니 객석에 내려와 돈과 먹을거리를 약탈하고 ‘욕 주문’을 선보인다. 이 괴이한 뮤지컬 ‘치어걸을 찾아서’의 연출가는 뮤지컬배우 송용진 씨(사진). 하루 5시간 선잠을 자며 작업에 몰두하는 괴짜, ‘판을 깨는’ 것이 일상이라는 송 씨를 만났다. ■ 코스피 2,000 눈앞… 빚내서 하는 투자 는다코스피 2,000 돌파를 눈앞에 두고 빚을 내 투자하는 개인투자자들이 늘고 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로 1조 원대까지 떨어졌던 코스피 시장의 신용융자잔액이 4조 원을 훌쩍 넘겼다. 빚을 내서 주식을 사는 투자자들의 행보에 증시는 어떻게 반응할까.}
김병철 씨(60·서울 서초구 우면동)는 재개발이 시작되면서 집을 잃었다. 외출하고 돌아와 보니 크레인이 집을 싹 밀어버렸다. 보상 문제가 해결되지 않아 아직 돈을 받지 못해 대책위 사무실에서 숙식을 해결하고 있다. 뇌경색으로 몸이 불편한 탓에 고정적인 일자리도 없다. 이처럼 소득도 집도 없지만 김 씨는 기초생활보장급여와 의료급여를 받지 못한다. 연락하지 않고 지내는 딸이 집을 갖고 있다는 이유로 매달 50만 원씩 받던 기초생활보장급여를 3년 전 박탈당했다. 10년 전 사업에 실패했을 때 두 딸도 신용불량자가 된 탓에 연락할 면목도 없다. 김 씨는 “당장 생계도 막막하지만 의료비 부담으로 병원을 가지 못하는 것이 더욱 문제”라고 말했다. 이처럼 소득과 재산은 수급권자 기준에 부합하지만 부양의무자(자녀와 사위, 며느리) 기준으로 인해 수급을 받지 못하는 경우는 지난해 61만 가구(103만 명)에 이른다. 부양의무자 기준은 자녀의 부모 부양을 장려하기 위한 것이지만 오히려 가족 해체를 조장한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시군구에서 홀몸노인을 돕기 위해 가족들에게 전화하면 소득이나 재산이 드러날까 봐 꼭꼭 숨어버리는 일이 다반사다. 반대로 부모를 모시고 싶어도 수급권자 가구원 소득 기준이 너무 낮아 원치 않지만 따로 사는 경우도 있다. 현행 수급권자 가구원 소득기준을 보면, 가구당 최저생계비를 합한 금액의 1.3배 이상을 벌면 부모의 수급 자격이 제한된다. 예를 들어 자녀가 매달 145만 원을 벌면 3인 가구 최저생계비(110만9000원)의 130%를 초과해 가족 모두가 수급 자격을 박탈당한다. 하지만 자녀가 따로 나가 살게 되면 가구원이 아닌 부양의무자가 되면서 부모의 수급 자격을 유지할 수 있다. 이 경우 부모는 22만5000원을 제외한 나머지 금액은 수급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주거비 생활비 부담을 감수하면서도 자녀들이 부모들과 따로 사는 것을 선택한다. 또 미혼 자녀가 부모와 같이 살면 보장 가구, 따로 살면 부양의무자 가구로 간주한다는 허점도 있다. 안상협 한국빈곤문제연구소 간사는 “빈곤층 자녀가 부모와 따로 살게 되면 종잣돈 마련이 어려워 가난이 대물림된다”며 “가구 분리를 하지 않아도 같은 부양의무자 기준을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회 예산정책처는 내년도 부처별 예산안을 분석한 보고서에서 “부양의무자 기준으로 기초생활보장급여 사각지대가 발생하고 있다”며 “소득기준을 최저생계비의 150%로 완화하면 6만 명이 보호를 받을 수 있고 예산은 1938억 원이 더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