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뷰티/아하, 이약!]릴리 ‘심발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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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월 1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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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증, 단지 마음의 병? 10명중 7명 몸도 같이 아파

《우울증은 단지 우울한 감정의 지속이 아니다. 통증 같은 신체적 증상을 동반하며 일상적인 생활을 어렵게 만든다. 지난해 3월 대한우울·조울병학회의 조사에 따르면, 우울증 환자의 90%가 가슴이나 목, 어깨에 통증을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의학저널 ‘뉴 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슨지(NEJM)’도 주요 우울증 환자 10명 중 7명은 신체의 일부나 근육 등에 증상을 느낀다고 발표했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동아일보 자료 사진
우울증은 뇌 속 신경전달물질인 세로토닌과 노르에피네프린의 분비량이 적어서 생기는 질환이다. 세로토닌과 노르에피네프린은 마음을 안정시키는 역할을 할 뿐만 아니라 통증 조절에도 관여한다. 우울감과 함께 두통이나 뒷목통증이 나타나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민수 고대안암병원 정신과 교수·백종우 경희의료원 정신과 교수팀이 우울증 환자 1425명을 조사했더니 응답자의 45%가 정신과가 아닌 내과, 신경과, 가정의학과, 한의원 등 다른 진료과를 거친 후 정신과 진료를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통 통증 자체에 집중하는 나머지 우울증을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서다. 통증은 또 우울증 치료제 복용만으로 치료가 어려웠다. 릴리의 ‘심발타’는 한꺼번에 우울증과 통증을 치료하기 위해 개발됐다.

○ 우울증과 통증 동시에 잡는 심발타

기존 항우울제는 삼환계 항우울제(TCA)와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SSRI)로 나뉜다. 한 번 뇌세포에서 분비된 세르토닌은 작용하고 난 후 다시 세포 속에 흡수되어 분해되는데 SSRI는 이 흡수를 차단하고 세포에서 작용하는 세르토닌의 양을 늘리는 일을 한다. SSRI는 삼환계(TCA) 항우울제에 비해 졸림, 체중 증가 등 부작용이 적고 약물에 대한 순응도가 다른 약물보다 높다는 장점이 있어 널리 사용되고 있다. 다만 SSRI만으로는 통증 완화가 어려웠다. 세로토닌과 노르에피네프린에 모두 작용하려면 고용량의 SSRI를 복용하거나 1일 2, 3회로 복용횟수로 늘려야 했다.

심발타는 SSRI이 세로토닌의 재흡수를 막는 것과 마찬가지 원리로 노르에피네프린의 양을 늘리는 억제제(SNRI)로 우울증은 물론 통증에 효과적이다.

2007년 한국 중국 대만 브라질의 4개국에서 478명의 우울증 환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심발타와 파록세틴(SSRI계열) 비교연구 결과 두 치료제의 우울증에 대한 효과는 비슷했다. 하지만 통증의 정도를 측정했더니 허리통증 항목에서 파록세틴 투여군이 평균 20.33점, 심발타 투여군 평균 17.14점으로 심발타가 통증 완화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통증 치료에도 효과적

심발타는 우울증이 없는 통증 치료에도 효과를 보였다. 2008년 8월 제 12회 세계통증회의에서 당뇨병성 말초 신경병증 통증 환자 216명을 대상으로 심발타 60mg을 1일 1회 복용한 결과가 발표됐다. 간이통증조사(BPI)를 통해 24시간 평균을 통증 등급으로 측정한 결과 53%의 환자들이(115명) 최소 30%의 통증 감소를 경험했다. 환자 중 103명은 6개월(26주)까지 심발타를 지속적으로 복용했고 이 가운데 74.8%(77명)의 환자에게서 6개월간 통증 감소 효과가 지속된 것으로 나타났다. 심발타는 국내 식약청으로부터 우울증 및 범불안장애, 당뇨병성 말초 신경병증성 통증, 섬유근육통 치료에 효능을 입증 받아 해당 질병군에 대한 적응증을 취득했다.

심발타는 효능과 복용 편리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했다는 이유로 2004년 미국 타임지가 ‘7대 명약’ 중 하나로 선정했다.

심발타는 초기 용량과 그 이후 용량이 같아 용량을 조절할 필요없이 하루 한 번 60mg을 식사와 무관하게 복용하면 된다. 세로토닌 재흡수억제제 계열의 치료제와 달리 체중증가, 성기능 장애 등이 잘 발생하지 않는다는 임상 연구 결과도 있다. 심발타는 부작용이 적은 편이라고 알려져 있지만 약물복용으로 인한 위장이나 간질환이 있을 수 있으므로 의사와 반드시 상담해야 한다.

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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