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현석

임현석 기자

동아일보 국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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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임현석 기자입니다.

lhs@donga.com

취재분야

2025-11-05~2025-12-05
미국/북미39%
국제일반12%
일본10%
국제경제7%
국제정치7%
인사일반5%
중동5%
국제정세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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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사고5%
  • 日정부 ‘반도체 사활’… 라피더스에 11조원 추가 지원

    ‘반도체 강국’ 부활을 꿈꾸는 일본 정부가 자국 기업들로 이뤄진 연합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업체인 라피더스에 약 11조1000억 원 규모의 자금을 추가 지원하기로 했다. 민간 투자가 주춤한 사이 정부가 직접 나서 2nm(나노미터·10억분의 1m) 등 첨단 제품의 공정 양산 시기를 앞당기겠다는 의도다. 22일 니혼게이자이신문과 교도통신 등에 따르면 일본 경제산업성은 전날 라피더스에 대해 2027 회계연도(2027년 4월∼2028년 3월)까지 총 1조1800억 엔(약 11조1000억 원) 이상을 추가 지원하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미 일본 정부는 내년 3월까지 1000억 엔(약 9400억 원)을 우선 출자하고, 2026 회계연도에는 1500억 엔(약 1조4000억 원)을 추가 출자하기로 했다. 여기에 연구개발(R&D) 위탁비 명목으로 내년과 2027년에 각각 6300억 엔(약 5조9000억 원)과 3000억 엔(약 2조8000억 원)의 보조금을 지원할 방침이다. 이로써 일본 정부의 라피더스에 대한 누적 지원 규모는 2조9000억 엔(약 27조3000억 원)에 달하게 됐다. 라피더스는 2022년 도요타, 소니, 키옥시아 등 일본의 대표급 기업 8개가 연합해 설립한 파운드리 업체로 한국과 대만 반도체 산업을 넘어서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세계적으로도 상용화되지 않은 최첨단 2나노 반도체를 2027년 하반기부터 양산하고, 이후 1.4나노 공정까지 진입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2029년 흑자 전환, 2031년 증시 상장(IPO)까지 달성하겠다는 로드맵을 제시했다. 일본 정부는 막대한 정부 재정이 투입되는 만큼 경영 감시를 강화하기 위해 중요 의사 결정에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는 황금주 보유까지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임현석 기자 lhs@donga.com}

    • 2025-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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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38노스 “北 영변 핵시설 확장·현대화 지속”

    미국 북한 전문 매체 38노스가 지난달과 이달 중 촬영된 상업 위성사진 분석을 통해 북한 영변 원자력연구단지에서 시설 현대화 및 확장 작업이 꾸준히 진행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23일(현지 시간) 38노스에 따르면, 기존에 설치된 50메가와트(MWe)급 원자로와 방사화학실험실 사이에 새로 건설된 파란색 지붕 건물 주변에서 집중적인 확장 작업이 포착됐다. 이는 앞서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우라늄 농축 활동 확대 가능성을 제기했던 곳이다. 38노스는 지난달 22일 위성 영상에서 이 건물 동쪽으로 소형 보조 건물의 외관이 완성되고, 북서쪽 보조 건물 근처에 차량 창고가 추가된 것을 확인했다. 또 건물을 둘러싼 지면은 콘크리트로 포장되고 부지 경사면은 계단식으로 조성되는 등 정비 작업이 이뤄졌다. 이달 13일 영상에서는 파란 지붕 건물에 열교환기 6개가 설치되는 모습도 포착됐다. 해당 장치는 우라늄 농축에 필수적인 원심분리기의 냉각 및 온도 조절에 사용되는 핵심 설비다. 38노스는 핵 시설 단지 내에 폐기물 부지에서 반매립형 방사성 폐기물 저장 시설 공사도 진행중이라고 분석했다. 앞서 올 6월11일 촬영본에선 해당 부지에 콘크리트 건물도 건설되고 있었다. 지난달 촬영된 영상에선 해당 건물은 흙으로 뒤덮혀 꼭대기만 드러난 모습이었다. 이와 함께 우라늄 농축 활동에 필수적인 150m 길이의 불화수소(HF) 취급 건물 지붕에서는 여러 개의 개구부가 포착됐다. 역시 해당 건물에 대한 개보수 또는 해체 작업이 진행 중인 것으로 38노스는 분석했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올해 초 핵무기 관련 연구소를 방문하면서 “무기급 핵물질 생산계획을 초과수행하겠다”라고 밝힌 바 있다. 임현석 기자 lhs@donga.com}

    • 2025-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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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반도체 부활’에 국운 건 日, 라피더스에 11조원 추가 투입

    ‘반도체 강국’ 부활을 꿈꾸는 일본 정부가 자국 기업들로 이뤄진 연합 반도체 파운드리(위탁생산) 업체인 라피더스에 약 11조1000억 원 규모의 자금을 추가 지원하기로 했다. 민간 투자가 주춤한 사이 정부가 직접 나서서 2나노미터(nm·10억분의 1m) 등 첨단 제품의 공정 양산 시기를 앞당기겠다는 의도다.22일 니혼게이자이신문과 교도통신 등에 따르면 일본 경제산업성은 전날 라피더스에 대해 2027회계연도(2027년 4월~2028년 3월)까지 총 1조 1800억 엔(약 11조 1000억 원) 이상을 추가 지원하는 계획을 발표했다. 이미 일본 정부는 내년 3월까지 1000억 엔(약 9400억 원)을 우선 출자하고, 2026회계연도에는 1500억 엔(약 1조 4000억 원)을 추가로 출자하기로 했다. 여기에 연구개발(R&D) 위탁비 명목으로 내년과 2027년에 각각 6300억 엔(약 5조 9000억 원)과 3000억 엔(약 2조 8000억 원)의 보조금을 지원할 방침이다. 이로써 일본 정부의 라피더스에 대한 누적 지원 규모는 2조 9000억 엔(약 27조 3000억 원)에 달하게 됐다. 라피더스는 2022년 도요타, 소니, 키옥시아 등 일본의 대표급 기업 8개가 연합해 설립한 파운드리 업체로 한국과 대만 반도체 산업을 넘어서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세계적으로도 상용화되지 않은 최첨단 2나노 반도체를 2027년 하반기부터 양산하고, 이후 1.4나노 공정까지 진입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2029년 흑자 전환, 2031년 증시 상장(IPO)까지 달성하겠다는 로드맵을 제시했다.일본 정부는 막대한 정부 재정이 투입되는 만큼 경영 감시를 강화하기 위해 중요 의사결정에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는 황금주 보유까지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임현석 기자 lhs@donga.com}

    • 2025-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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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쉽지만 손 잡는다”… ‘트럼프 리스크’가 띄운 韓日 실용주의

    美우선주의 파고에 ‘반일 감정’ 억누르고 ‘안보·경제 협력’ 선택20대 男 “일본 좋다” 43% vs 30대 女 18%젊은층 안에서도 ‘성별 대분열’일본에 아쉬움이 있고, 아직 신뢰가 부족해도 일단 안보와 경제를 위해 손을 잡아야 한다는 전략적 협력론이 한국 사회에서 부상하고 있다. 과거사 문제가 완전히 해결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북핵 위협 고조와 ‘트럼프 2.0’ 시대의 불확실성이 한국인들로 하여금 일본을 감정적으로 불편한 나라에서 현실적 파트너로 재정의하게 만들고 있는 것이다.21일 숙명여대에서 열린 한국정당학회 연례학술회의 ‘한일 국교정상화 60주년 기념 패널 회의’에서는 동아일보와 아사히신문이 올해 6월 발표한 공동 여론조사(한국 기준 국내 성인 1010명 대상, 리서치앤리서치(R&R)가 국내 여론조사를 진행)를 토대로 한 학계의 심층 분석이 쏟아졌다. 전문가들은 한일 관계를 바라보는 한국인의 시선이 당위에서 실리로 대전환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 트럼프가 만든 ‘비호감 속 협력’… 50대의 변심 (김성조 연세대 동아시아국제학부 교수)“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재집권과 자국 우선주의 기조는 한국 내에서 반일이지만 협력이라는 새로운 여론 지형을 만들어냈다.”김성조 연세대 동아시아국제학부 교수는 한국인의 대일 인식을 세 가지 그룹으로 분류했다. 일본을 싫어하고 협력도 반대하는 전통적 ‘반일 그룹’, 일본을 좋아하고 협력도 찬성하는 ‘긍정적 협력 그룹’, 그리고 새롭게 부상한 ‘실용적 협력 그룹’이다. 김 교수는 실용적 협력 그룹을 일본에 대한 감정적 호감도는 낮지만, 미국의 관세 압박이나 방위비 증액 요구 등에 공동 대응하기 위해 일본과 연대해야 한다고 보는 집단으로 분류했다.김 교수는 “통계적으로 보면 진보 진영을 지지하는 성향이 강한 50대 사무직 그룹에서 흥미로운 현상이 발견된다”며 “이들은 전통적으로 일본에 대한 호감도가 낮은 반일 그룹이지만, 트럼프 2기라는 불확실한 국제 정세 속에서 일본과의 전략적 협력에는 동의하고 있다”고 분석했다.다만 김 교수는 새로운 집단의 실용 협력 의지가 제한적이라는 점도 지적했다. 그는 “이들이 원하는 것은 유럽연합(EU) 같은 깊은 신뢰 기반의 공동체가 아니다”라며 “경제적 이익을 위한 단기적이고 전략적인 제휴는 찬성하지만, 군사 협력과 같은 깊은 관계에 대해서는 여전히 선을 긋고 있다”고 설명했다. 심정적인 거리감 속에서도 실익이라는 관점에서 접근이 이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실제로 이번 조사에서 ‘첨단 분야 한일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의견은 70.0%, ‘방위 분야 협력 강화’는 59.7%에 달해, 높은 비호감도와는 별개로 실리적 협력에 대한 지지는 과반을 훌쩍 넘겼다.●“과거사 해결” 10년 새 6배 급증… 안보 위기감이 대일 인식에도 영향 (조영호 서강대 정치외교학과 교수)조영호 서강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일본과의 과거사 문제가 해결됐다”고 보는 한국인의 비율이 2015년 3% 수준에서 2025년 17.3%로 10년 사이 약 6배 가까이 급증한 점에 주목했다. 흥미로운 대목은 여전히 국민의 84.9%가 “일본의 사과가 미흡하다”고 느끼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해결을 선택한 비율이 늘어났다는 점이다.조 교수는 이를 안보 현실주의의 결과로 해석했다. 그는 “통계 분석 결과, 한미일 군사협력이 필요하다고 강하게 느낄수록 과거사 문제가 해결되었다고 답하는 경향이 뚜렷했다”라고 지적했다. 일본의 진정성 있는 사과가 선행돼서가 아니라, 북한의 위협 등 안보 위기 속에서 한일 협력이 불가피하다는 전략적 판단이 과거사 인식까지 변화시켰다는 진단이다.여기에 한국의 국격 상승에 따른 국민적 자긍심도 중요한 변수로 작용했다. 조 교수는 “한국의 위상이 높아지면서 형성된 자긍심이 일본을 대하는 태도에 여유를 불어넣어, 과거사에 매몰되기보다 미래를 보게 하는 동력이 되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조 교수는 “한일 관계는 역사적으로 여론보다 앞서가는 ‘엘리트 주도(Elite-driven)’의 성격이 강하다”며 “현재 국민들이 완벽하게 동의하지 않더라도, 양국 지도층과 실무 그룹이 신뢰를 쌓고 협력을 추진한다면 여론을 견인하는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다”고 전망했다.● 2030의 성별 분화… 문화에 대한 호감 큰 男 vs 역사 문제 먼저 떠올리는 女 (유민영 고려대 연구원)미래 한일 관계의 주역인 2030세대 내에서는 성별에 따른 인식 격차가 벌어지는 점도 의미심장하다는 지적이 나왔다.유민영 고려대 연구원은 2030세대의 대일 인식이 젠더에 따라 극명하게 갈리는 현상에 주목한다. 분석에 따르면 20대 남성의 일본 호감도는 2015년 10.2%에서 2025년 42.9%로 수직 상승했다. 반면 30대 여성의 호감도는 17.6%에 머물러 전체 평균(23.0%)보다도 낮았다.유 연구원은 “기성세대의 협력 인식이 북한 위협이라는 안보 요인에 의해 작동한다면, 젊은 층의 인식 변화는 문화적 호감도가 핵심 기제”라며 “2030 남성들은 애니메이션 등 일본 문화를 적극 소비하며 친밀감을 쌓고 이것이 안보 협력 지지로 이어지는 반면, 여성들은 위안부 문제 등 역사적 이슈와 젠더 문제에 더 의미있게 다루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번 조사에서도 일본 문화에 관심이 있다는 응답은 20대에서 65.8%로 가장 높았으나, 이를 호감으로 연결하는 방식은 성별에 따라 다르게 작동하고 있다는 것이다.유 연구원은 한일 양국의 문화와 정치의 연결고리 또한 다르다고 지적했다. 그는 “한국 2030 남성은 일본 문화를 소비하며 이를 보수적 실용주의라는 정치 성향으로 연결하지만, 일본의 경우 한국 문화를 즐기는 젊은 여성들이 정치적으로는 여전히 역사 수정주의를 지지하는 등 문화 호감이 정치적 우호로 직결되지 않고 있다”라고 분석했다. 유 연구원은 20대와 30대 사이에서도 인식 변화가 발생하는 점에 대해선 “20대는 일본에 대해 역사적 부채감이나 경제적 열등감 없이 동등한 이웃 나라로 바라보기 때문에 관계 개선에 훨씬 유연하다”라고 짚었다.● “우리 외교 인식, 가까운 나라 이해하려는 의지조차 상실한 비정상적 상황은 아닐지” (하상응 서강대 정치외교학 교수)하상응 서강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소위 한미일 대 북중러라는 명확한 대립 구도로 주변국을 인식하는 경향은 보수 성향 응답자에게서만 뚜렷하게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설명했다. 보수층은 미국을 좋아할수록 일본도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동맹 일체감을 강하게 보이는 반면, 진보나 중도층에서는 이러한 이분법적 진영 논리가 상대적으로 옅다는 것이다. 실제로 이번 조사에서 보수 성향 응답자의 일본 호감도는 31.4%였으나, 진보 성향 응답자는 12.9%에 그쳐 정치 성향에 따른 인식의 양극화가 극명하게 드러났다. 흥미로운 대목은 일본을 좋아하면 중국을 싫어할 것이라는 통념과 달리, 이번 조사에서 실제로는 일본 호감도가 중국 호감도와 정(+)의 상관관계를 보였다는 점이다. 미·중 갈등 국면이라 해서 유권자들이 반드시 양자택일을 하진 않는다는 것이다. 이를 두고 하 교수는 “오히려 주변국 전반에 대해 개방적이거나 혹은 무관심한 태도가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라고 분석했다. 그는 한국인의 외교 인식이 지나치게 미국 일변도로 흐르고 있다는 진단도 조심스레 제기했다. 하 교수는 “지난 20년간 각종 여론조사를 보면 한국인이 가장 가깝게 느끼는 나라는 압도적으로 미국(80% 이상)이며, 일본을 꼽는 비율은 국제 정세 변화와 무관하게 항상 10% 수준에 고착화돼 있다”고 지적했다.그는 “이는 단순히 미국을 선호한다는 차원을 넘어, 한국 사회가 일본이나 중국 등 가까운 이웃 나라를 깊이 있게 이해하려는 의지조차 상실한 비정상적 상황일 수 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대학에서도 일본이나 중국 정치 수업을 듣는 학생이 줄고 관련 연구도 부족해지는 현실이다. 단순히 호불호를 떠나 주변국에 대한 관심의 베이스라인을 높이려는 노력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임현석 기자 lhs@donga.com}

    • 2025-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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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해외엔 안 판다”던 최신 AI칩… UAE-사우디 기업에 7만개 수출 허가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 주요 우방국들에 엔비디아의 최신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출을 허용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이 첨단 AI 반도체 수출 제한 가능성을 언급했지만, 미국에 안보 위협이 없고 경제 이익이 보장된다면 우방국들에는 이를 제공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 상무부는 19일(현지 시간) AI 기업인 사우디 휴메인과 아랍에미리트(UAE) G42에 엔비디아 최신 반도체 수출을 인가했다. 승인된 물량은 엔비디아의 최신 서버용 그래픽처리장치(GPU)인 GB300 및 이와 동등한 성능의 반도체로 기업당 3만5000개씩 총 7만 개다. GB300은 현 기준 세계 최고 성능의 AI 반도체인 블랙웰이 적용된 제품이다. 이는 직전 조 바이든 행정부가 제3국을 통한 중국으로의 기술 유출을 막기 위해 중동 지역에 설정했던 수출 규제를 트럼프 행정부가 푼 것을 의미한다.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 기업의 실리 챙기기를 고려해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WSJ에 따르면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이 중동 우방국들이 기존에 약속한 대미(對美) 투자를 먼저 이행해야 AI 반도체 수출 허가를 내줄 수 있다는 방침을 고수했다. 이로 인해 막판까지 협상이 지연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가 18일 백악관을 찾아 트럼프 대통령과 회담을 한 뒤에야 인가가 떨어졌다. 이 자리에서 양국은 사우디 휴메인이 일론 머스크의 xAI 및 엔비디아와 협력해 500MW(메가와트) 규모의 데이터센터를 짓기로 합의했다. 다만, 트럼프 행정부는 수출 빗장을 푸는 대신에 고강도 보안 장치를 의무화했다. 미 상무부 산하 산업안보국(BIS)은 이번에 수출되는 반도체가 중국 화웨이 등 제재 대상 기업으로 흘러 들어가지 않도록 엄격한 보안 규정을 적용할 예정이다. 또 관련 규정이 제대로 지켜지는지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기로 했다. 중동 우방국들에 AI 반도체 수출이 허용되는 게 한국에도 긍정적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특히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지난달 방한해 약속한 한국 공급 AI 반도체 물량도 예정대로 진행될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황 CEO는 한국 정부와 주요 기업들에 2030년까지 최신 GPU 26만 장을 공급하겠다고 밝힌 상태다.임현석 기자 lhs@donga.com}

    • 2025-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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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UAE-사우디에 엔비디아 AI칩 각각 3만5000개 수출 승인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 주요 우방국들에 엔비디아의 최신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출을 허용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이 첨단 AI 반도체 수출 제한 가능성을 언급했지만, 미국에 안보 위협이 없고 경제 이익이 보장된다면 우방국들에게는 이를 제공할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 상무부는 19일(현지 시간) AI 기업인 사우디 휴메인과 아랍에미리트(UAE) G42에 엔비디아 최신 반도체 수출을 인가했다. 승인된 물량은 엔비디아의 최신 서버용 그래픽처리장치(GPU)인 GB300 및 이와 동등한 성능의 반도체로 기업당 3만 5000개씩 총 7만 개다. GB300은 현 기준 세계 최고 성능 AI 반도체인 블랙웰이 적용된 제품이다. 이는 직전 조 바이든 행정부가 제3국을 통한 중국으로의 기술 유출을 막기 위해 중동 지역에 설정했던 수출 규제를 트럼프 행정부가 푼 것을 의미한다.트럼프 행정부는 미국 기업의 실리 챙기기를 고려해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WSJ에 따르면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이 중동 우방국들이 기존에 약속한 대미(對美) 투자를 먼저 이행해야 AI 반도체 수출 허가를 내줄 수 있다는 방침을 고수했다. 이로 인해, 막판까지 협상이 지연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가 18일 백악관을 찾아 트럼프 대통령과 회담을 가진 뒤에야 인가가 떨어졌다. 이 자리에서 양국은 사우디 휴메인이 일론 머스크의 xAI 및 엔비디아와 협력해 500㎿(메가와트) 규모의 데이터센터를 짓기로 합의했다.다만, 트럼프 행정부는 수출 빗장을 푸는 대신 고강도 보안 장치를 의무화했다. 미 상무부 산하 산업안보국(BIS)은 이번에 수출되는 반도체가 중국 화웨이 등 제재 대상 기업으로 흘러 들어가지 않도록 엄격한 보안 규정을 적용할 예정이다. 또 관련 규정이 제대로 지켜지고 있는 지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기로 했다. 중동 우방국들에 AI 반도체 수출이 허용되는 게 한국에게도 긍정적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특히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달 방한해 약속한 한국 공급 AI 반도체 물량도 예정대로 진행될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황 CEO는 한국 주요 기업들에 최신 GPU 26만 장을 공급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임현석 기자 lhs@donga.com}

    • 2025-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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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악관 간 빈살만 “1조달러 투자”… 트럼프 “주요 非나토 동맹” 화답

    사우디아라비아의 실권자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18일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회담을 갖고 1조 달러(약 1470조 원)의 대미 투자를 약속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사우디에 대당 최대 1억210만 달러(약 1495억 원)에 달하는 최신 스텔스 전투기 F-35를 팔겠다며 화답했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사우디를 ‘주요 비(非)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동맹(Major Non-NATO Ally·MNNA)’으로 지정하며 다양한 부문의 군사 지원 확대 뜻도 밝혔다. 2018년 사우디 반정부 언론인인 ‘자말 카슈끄지 살해 사건’ 이후 경색된 양국 관계가 해빙을 넘어 밀착 단계로 진입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트럼프, 사우디와의 군사 협력 강화 무함마드 왕세자는 이날 2018년 3월 이후 약 7년 반 만에 미국을 방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정식 국가원수가 아닌 무함마드 왕세자를 사실상 ‘국빈’으로 대접했다. 오찬과 만찬을 함께 했고, 백악관 상공에 환영 전투기도 띄웠다. 회담에서는 “당신이 내 친구라는 사실이 영광”이란 표현까지 쓰며 추켜세웠다. 무함마드 왕세자 또한 올 5월 트럼프 대통령이 사우디를 찾았을 때 약속했던 6000억 달러의 투자를 1조 달러로 늘리겠다고 화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사우디에 판매되는 F-35가 이스라엘 공군이 사용하는 F-35와 동일한 기종이냐’는 취재진의 질문엔 “거의 동일한 기종이며, 사우디는 훌륭한 동맹”이라고 답했다. F-35는 미 방위산업 기업 록히드마틴이 제작하는 최첨단 전투기로 스텔스, 첨단 정보 처리 기능 등을 갖췄다. 미국은 그간 중동의 핵심 동맹인 이스라엘이 이 지역의 잠재적 적대국보다 군사력 우위에 설 수 있도록 보장하는 ‘QME(Qualitative Military Edge·질적 우위)’ 정책을 유지했다. F-35를 사우디와 아랍에미리트(UAE) 등 다른 중동 국가에 판매하지 않았던 것도 QME 때문이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발언은 중동 정책에 대한 원칙 변화를 예고한 것으로도 풀이된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만찬에서 양국의 군사 협력 강화를 위해 사우디를 주요 비나토 동맹으로 지정한다고 밝혔다. 미국의 주요 비나토 동맹은 한국 일본 호주 이스라엘 이집트 요르단 카타르 쿠웨이트 등 19개국이다. 미국 국방부(전쟁부) 등과의 협력 수준이 높아지며 무기 구매 및 기술 이전도 용이해진다. 다만, 나토 같은 자동적인 ‘상호 방위 의무’는 없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회담을 계기로 무함마드 왕세자에게 카슈끄지 살해 사건에 대한 사실상의 면죄부를 줬다는 분석도 나온다. 카슈끄지는 워싱턴포스트(WP) 등에 사우디 왕실의 독재 정치를 비판하는 글을 쓰던 사우디 출신 언론인으로 2018년 10월 튀르키예 이스탄불의 주사우디 총영사관에서 살해됐다. 2021년 2월 미국 중앙정보국(CIA)은 “무함마드 왕세자가 이 암살을 직접 승인했다”는 보고서를 공개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ABC방송 기자가 관련 질문을 하자 “손님을 당황하게 한다. 그(무함마드 왕세자)는 아무것도 몰랐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 ‘엡스타인 파일’, 트럼프 서명만 하면 공개돼 한편 이날 미 하원은 427 대 1로 제프리 엡스타인 관련 조사 자료(엡스타인 파일) 공개를 강제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또 상원도 여야 만장일치로 이 법안을 통과시키기로 합의했다. 이에 따라 법안은 빠르면 19일 트럼프 대통령의 책상 위에 놓일 것으로 전망된다. 트럼프 대통령의 서명만 이뤄지면 엡스타인 파일은 공개된다. 월스트리트 출신 억만장자인 엡스타인은 다양한 분야의 저명인사들과 어울리며 미성년자를 포함한 수많은 여성들을 성적으로 학대했단 혐의를 받았다. 성매매, 인신매매 혐의도 받았고, 2019년 8월 맨해튼 교도소에서 수감 중 사망했다. 엡스타인 파일에는 그의 범죄 행위, 여행 기록, 면책 거래 내역, 법무부 내부 의사소통, 사망 경위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과거 엡스타인과 가까운 관계였다. 이로 인해 엡스타인 파일에 트럼프 대통령 관련 내용이 포함돼 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올 7월 트럼프 대통령이 엡스타인에게 외설스러운 그림이 담긴 편지를 보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기간 중 문건 공개를 약속했으나 취임 후 거부해 왔다. 다만 최근에는 여론 악화로 서명 의사를 밝혔다. 로이터-입소스가 18일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은 38%로 2기 행정부 들어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임현석 기자 lhs@donga.com}

    • 2025-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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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파텔 FBI 국장 극비리 방한…DMZ 둘러보고 스캠 대응 논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 중 한명으로 꼽히는 캐시 파텔 미국 연방수사국(FBI) 국장이 이달 초 한국, 중국, 일본을 극비리에 방문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방문은 지난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아시아 순방에 이은 후속 조치 성격이다. 특히 파텔 국장은 한국과의 협력 과제로 역내 대형 범죄조직에 의한 온라인 사기 범죄단지(스캠 센터) 척결 문제를 올렸다. 미국에서도 노인들을 대상으로 한 온라인 사기 범죄가 최근 확산되며 사회 문제로까지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다. FBI가 17일(현지 시간) 공개한 보도자료에 따르면, 파텔 국장은 이달 4일 주간에 일본, 한국, 중국 순으로 동북아 3개국을 방문했다. FBI 측은 이번 방문을 두고 역내 법집행 및 정보기관과의 협력 강화를 위한 후속 조치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방한 등 아시아 순방 마친 가운데 FBI가 동북아 각국과 안보 협의 사항을 점검했다는 의미다. FBI는 파텔 국장이 한국 방문 중 박성주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과 만나 양 기관 간 협력을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사이버 범죄 행위자 제압과 특히 역내 온라인 사기 범되단지 척결을 포함한 상호 협력을 집중 논의했다”라고 밝혔다. 파텔 국장은 자신의 X 계정에는 “한국 경찰 당국과 서울에서 회동을 통해 특히 미국 노년층을 겨냥한 스캠 센터 등 주요 현안에 공동 대응하는 방안 논의했다”라고 썼다. 역내 초국가적 범죄 조직에 대한 온라인 사기 범죄가 미국에서도 심각한 사회 문제로 불거지는 가운데 이에 대해 한국과의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고 밝힌 것이다. 그는 또 방한 기간 중인 7일에는 비무장지대(DMZ) 공동경비구역(JSA)을 찾아 프레드릭 크리스트 주한미군 제19지원사령관 등으로부터 안보 관련 브리핑을 받은 것으로 확인됐다. 미군영상정보배포서비스(DVIDS)가 공개한 사진에서 파텔 국장은 공동경비구역(JSA) 안보견학관을 방문했다. 이 사진에 따르면 파텔 국장은 1976년 8월 18일 JSA에서 벌어진 이른바 ‘도끼 만행 사건’ 관련 물품과 교육 자료 등을 비치한 전시 코너를 찾았다. 파텔 국장은 X에 DMZ에서 한국 측 인사들과 회동했다고 설명하며 “평화 유지에 도움이 되는 훌륭한 동맹국이자 사이버 보안 노력과 정보 네트워크에서도 우리를 지원해 주는 사람들”이라고 소개했다. 파텔 국장은 일본에서 구스노키 요시노부 일본 경찰청 장관을, 중국에서는 마약단속 책임자인 쉬다퉁 공안부 부부장(차관)을 각각 만났다. 그는 일본 요코스카 기지에서 미 제7함대 사령부의 지휘함 블루리지도 견학했다고 밝혔다. FBI는 파텔 국장이 중국에선 쉬 부부장을 만나 지난달 30일 부산에서 열린 미중 양국 정상회담의 핵심 의제인 펜타닐 유입 차단을 위한 구체적 조치 이행 방안을 논의했다고 설명했다. 현직 미 FBI 국장의 중국 방문은 2016년 이후 9년 만이다.임현석 기자 lhs@donga.com}

    • 2025-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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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빈살만, 美에 ‘1조 달러 투자보따리’…트럼프는 ‘F-35 수출’로 화답

    사우디아라비아의 실권자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18일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회담을 갖고 1조 달러(약 1470조 원)의 대미 투자를 약속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사우디에 대당 최대 1억210만 달러(약 1495억 원)에 달하는 최신 스텔스 전투기 F-35를 팔겠다며 화답했다.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사우디를 ‘주요 비(非)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동맹(Major Non-NATO Ally·MNNA)’으로 지정하며 다양한 부문의 군사 지원 확대 뜻도 밝혔다. 2018년 사우디 반정부 언론인인 ‘자말 카슈끄지 살해 사건’ 이후 경색된 양국 관계가 해빙을 넘어 밀착 단계로 진입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트럼프, 사우디와의 군사 협력 강화무함마드 왕세자는 이날 2018년 3월 이후 약 7년 반 만에 미국을 방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정식 국가원수가 아닌 무함마드 왕세자를 사실상 ‘국빈’으로 대접했다. 오찬과 만찬을 함께 했고, 백악관 상공에 환영 전투기도 띄웠다. 회담에서는 “당신이 내 친구라는 사실이 영광”이란 표현까지 쓰며 추켜세웠다.무함마드 왕세자 또한 올 5월 트럼프 대통령이 사우디를 찾았을 때 약속했던 6000억 달러의 투자를 1조 달러로 늘리겠다고 화답했다.트럼프 대통령은 ‘사우디에 판매되는 F-35가 이스라엘 공군이 사용하는 F-35와 동일한 기종이냐’는 취재진의 질문엔 “거의 동일한 기종이며, 사우디는 훌륭한 동맹”이라고 답했다.F-35는 미 방위산업 기업 록히드마틴이 제작하는 최첨단 전투기로 스텔스, 첨단 정보 처리 기능 등을 갖췄다. 미국은 그간 중동의 핵심 동맹인 이스라엘이 이 지역의 잠재적 적대국보다 군사력 우위에 설 수 있도록 보장하는 ‘QME(Qualitative Military Edge·질적 우위)’ 정책을 유지했다. F-35를 사우디와 아랍에미리트(UAE) 등 다른 중동 국가에 판매하지 않았던 것도 QME 때문이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발언은 중동 정책에 대한 원칙 변화를 예고한 것으로도 풀이된다.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만찬에서 양국의 군사 협력 강화를 위해 사우디를 주요 비나토 동맹으로 지정한다고 밝혔다. 미국의 주요 비나토 동맹은 한국 일본 호주 이스라엘 이집트 요르단 카타르 쿠웨이트 등 19개국이다. 미국 국방부(전쟁부) 등과의 협력 수준이 높아지며 무기 구매 및 기술 이전도 용이해진다. 다만, 나토 같은 자동적인 ‘상호 방위 의무’는 없다.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회담을 계기로 무함마드 왕세자에게 카슈끄지 살해 사건에 대한 사실상의 면죄부를 줬다는 분석도 나온다. 카슈끄지는 워싱턴포스트(WP) 등에 사우디 왕실의 독재 정치를 비판하던 글을 쓰던 사우디 출신 언론인으로 2018년 10월 튀르키예 이스탄불의 주사우디 총영사관에서 살해됐다. 2021년 2월 미국 중앙정보국(CIA)은 “무함마드 왕세자가 이 암살을 직접 승인했다”는 보고서를 공개했다.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ABC방송 기자가 관련 질문을 하자 “손님을 당황하게 한다. 그(무함마드 왕세자)는 아무것도 몰랐다”며 강하게 반발했다.● ‘엡스타인 파일’, 트럼프 서명만 하면 공개돼한편 이날 미 하원은 427 대 1로 제프리 엡스타인 관련 조사 자료(엡스타인 파일) 공개를 강제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또 상원도 여야 만장일치로 통과시키기로 합의했다. 이에 따라 법안은 빠르면 19일 트럼프 대통령의 책상 위에 놓여질 것으로 전망된다. 트럼프 대통령의 서명만 이뤄지면 엡스타인 파일은 공개된다.월스트리트 출신 억만장자인 엡스타인은 다양한 분야의 저명인사들과 어울리며 미성년자를 포함한 수많은 여성들을 성적으로 학대했단 혐의를 받았다. 성매매, 인신매매 혐의도 받았고, 2019년 8월 맨해튼 교도소에서 수감 중 사망했다. 엡스타인 파일에는 그의 범죄 행위, 여행 기록, 면책 거래 내역, 법무부 내부 의사소통, 사망 경위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트럼프 대통령은 과거 엡스타인과 가까운 관계였다. 이로 인해 엡스타인 파일에 트럼프 대통령 관련 내용이 포함돼 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또 월스트리트저널은 올 7월 트럼프 대통령이 엡스타인에게 외설스런 그림이 담긴 편지를 보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기간 중 문건 공개를 약속했으나 취임 후 거부해 왔다. 다만 최근에는 여론 악화로 서명 의사를 밝혔다. 로이터-입소스가 18일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은 38%로 2기 행정부 들어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다.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임현석 기자 lhs@donga.com}

    • 2025-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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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사우디에 F-35 팔것”… 빈살만과 회동 앞 ‘통큰 당근책’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사우디아라비아에 대당 최대 1억210만 달러(약 1495억 원)에 달하는 최신 스텔스 전투기 ‘F-35’를 팔겠다고 17일 밝혔다. 미국은 그간 중동에선 핵심 동맹인 이스라엘에만 최신식 전투기를 판매해 왔는데 기존 원칙을 깬 파격 조치다.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1기의 치적으로 내세우는 ‘아브라함 협정’(이스라엘과 아랍·이슬람권 주요국의 외교관계 수립)에 사우디를 추가하려는 목표도 거듭 강조하고 있다. 이를 위해 18일 워싱턴 백악관을 찾는 사우디 실권자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에게 당근책을 제시했다는 분석도 나온다.다만 사우디가 최근 중국과도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다는 점을 들어 미국 내에선 군사 기밀의 유출 가능성을 우려한다. 트럼프 대통령의 가족 회사가 사우디 측과 여러 사업을 벌이는 것에 따른 이해 상충 논란도 커지고 있다.● 사우디 왕세자와 회동 하루 앞두고 전격 발표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취재진에게 “사우디는 훌륭한 동맹국이며 F-35를 구매하고 싶어 한다”고 밝혔다. 그와 무함마드 왕세자는 18일 회담 뒤 전투기 판매 등 양국 경제·안보 협력 강화 협정에 서명하기로 했다.사우디는 올해 초 트럼프 대통령에게 최대 48대의 F-35 구매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방위산업 기업 록히드마틴이 제작하는 F-35는 스텔스 기능에 첨단 정보 처리 시스템까지 갖춘 미국 최첨단 전투기로 한국 일본 영국 호주 등 미국의 동맹 20개국에만 판매됐거나 인도가 확정됐다.미국 의회는 2008년 이스라엘이 중동의 잠재적 적대국보다 군사력 우위에 설 수 있도록 보장하는 ‘QME(Qualitative Military Edge·질적 우위)’ 정책을 법제화했다. 이스라엘은 미국으로부터 수입한 F-35를 자체 개량한 ‘F-35I 아디르’ 75대를 보유 중이다. 이 기종은 이스라엘이 올 6월 ‘주적’ 이란을 공격할 때 위력을 과시했다.사우디는 내내 F-35를 구매하고 싶어 했지만 ‘QME’에 번번이 가로막혔다. 특히 2018년 10월 사우디 반정부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가 암살되고 무함마드 왕세자가 그 배후로 지목된 것도 악영향을 끼쳤다. 하지만 ‘중동의 큰손’ 사우디를 우대하는 트럼프 대통령이 재집권하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사우디는 올 5월 그의 방문 당시 미국산 무기 구매 등 총 6000억 달러(약 876조 원)의 투자 계획을 밝혔고, 전투기 구매 논의가 급물살을 탔다.● 이스라엘 반발, 이해 상충 논란 여전정치매체 액시오스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사우디에 F-35를 판매하되 이스라엘과의 관계 정상화를 조건으로 삼으라고 트럼프 행정부에 요구하고 있다. 집권 공화당의 친(親)이스라엘 의원들도 이에 동조한다. 최신예 전투기 수출은 미 의회 승인 사안이다. 사우디는 그동안 팔레스타인의 국가 수립 전까지는 이스라엘과 수교하지 않겠다고 밝혀 왔다.뉴욕타임스(NYT)는 미국 국방정보국(DIA)이 대통령 측에 이 거래가 성사될 시 중국의 F-35 기술 접근 가능성을 경고했다고 보도했다. 사우디는 최근 수년간 중국으로부터 단거리 탄도 미사일을 구입했고 연합 해군 훈련도 하며 군사 협력을 강화해 왔다. 트럼프 1기 행정부 때인 2020년 아랍에미리트(UAE)가 이스라엘과 관계 정상화를 한 대가로 F-35 50대 판매를 승인했으나, 미 의회가 UAE의 중국 화웨이 통신망 사용으로 인한 기술 유출 우려를 제기하자 계약이 무산된 바 있다.사우디가 ‘오일머니’를 앞세워 대통령 일가에 접근한다는 논란도 여전하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사우디 국영 부동산 기업 다르글로벌이 트럼프 일가 기업인 트럼프오거니제이션과 몰디브에 고급 리조트를 함께 건설할 예정이라고 17일 보도했다. 트럼프오거니제이션은 630억 달러(약 91조9800억 원) 규모의 사우디 도시개발 사업과도 협업을 추진하고 있다.임현석 기자 lhs@donga.com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 2025-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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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술 유출 우려에도…트럼프 “사우디에 F-35 전투기 팔겠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사우디아라비아에 대당 최대 1억210만 달러(약 1495억 원)에 달하는 최신 스텔스 전투기 ‘F-35’를 팔겠다고 17일 밝혔다. 미국은 그간 중동에선 핵심 동맹인 이스라엘에만 최신식 전투기를 판매해왔는데 기존 원칙을 깬 파격 조치다.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1기의 치적으로 내세우는 ‘아브라함 협정’(이스라엘과 아랍‧이슬람권 주요국의 외교관계 수립)에 사우디를 추가하려는 목표도 거듭 강조하고 있다. 이를 위해 18일 워싱턴 백악관을 찾는 사우디 실권자 무함마드 빈살만 왕세자에게 당근책을 제시했다는 분석도 나온다.다만 사우디가 최근 중국과도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다는 점을 들어 미국 내에선 군사 기밀의 유출 가능성을 우려한다. 트럼프 대통령의 가족 회사가 사우디 측과 여러 사업을 벌이는 것에 따른 이해 상충 논란도 커지고 있다.● 사우디 왕세자와 회동 하루 앞두고 전격 발표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취재진에게 “사우디는 훌륭한 동맹국이며 F-35를 구매하고 싶어 한다”고 밝혔다. 그와 무함마드 왕세자는 18일 회담 뒤 전투기 판매 등 양국 경제·안보 협력 강화 협정에 서명하기로 했다.사우디는 올해 초 트럼프 대통령에게 최대 48대의 F-35 구매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방위산업 기업 록히드마틴이 제작한 F-35는 스텔스 기능에 첨단 정보 처리 시스템까지 갖춘 미국 최첨단 전투기로 한국 일본 영국 호주 등 미국의 동맹 20개국에만 판매됐거나 인도가 확정됐다.미국 의회는 2008년 이스라엘이 중동의 잠재적 적대국보다 군사력 우위에 설 수 있도록 보장하는 ‘QME(Qualitative Military Edge·질적 우위)’ 정책을 법제화했다. 이스라엘은 미국으로부터 수입한 F-35를 자체 개량한 ‘F-35I 아디르’ 75대를 보유중이다. 이 기종은 이스라엘이 올 6월 ‘주적’ 이란을 공격할 때 위력을 과시했다.사우디는 내내 F-35를 구매하고 싶어 했지만 ‘QME’에 번번이 가로막혔다. 특히 2018년 10월 사우디 반정부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가 암살되고 무함마드 왕세자가 그 배후로 지목된 것도 악영향을 끼쳤다. 인권을 중시한 조 바이든 전 미국 대통령은 사우디와 냉랭한 관계였다.하지만 ‘중동의 큰손’ 사우디를 우대하는 트럼프 대통령이 재집권하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 사우디는 올 5월 그의 순방 당시 미국산 무기 구매 등 총 6000억 달러(약 876조 원)의 투자 계획을 밝혔고, 전투기 구매 논의가 급물살을 탔다.● 이스라엘 반발, 이해 상충 논란 여전정치매체 액시오스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사우디에 F-35를 판매하되 이스라엘과의 관계 정상화를 조건으로 삼으라고 트럼프 행정부에 요구하고 있다. 집권 공화당의 친(親)이스라엘 의원들도 이에 동조한다. 최신예 전투기 수출은 미 의회 승인 사안이다. 사우디는 그동안 팔레스타인의 국가 수립 전까지는 이스라엘과 수교하지 않겠다고 밝혀왔다.뉴욕타임스(NYT)는 미국 국방정보국(DIA)이 대통령 측에 이 거래가 성사될 시 중국의 F-35 기술 접근 가능성을 경고했다고 보도했다. 사우디는 최근 수년간 중국으로부터 단거리 탄도 미사일을 구입했고 연합 해군 훈련도 하며 군사 협력을 강화해 왔다. 트럼프 1기 행정부때인 2020년 아랍에미리트(UAE)가 이스라엘과 관계 정상화한 대가로 F-35 50대 판매를 승인했으나, 미 의회가 UAE의 중국 화웨이 통신망 사용으로 인한 기술 유출 우려를 제기하자 계약이 무산된 바 있다.사우디가 ‘오일머니’를 앞세워 대통령 일가에 접근한다는 논란도 여전하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사우디 국영 부동산기업 다르글로벌이 트럼프 일가 기업인 트럼프오거니제이션과 몰디브에 고급 리조트를 함께 건설할 예정이라고 17일 보도했다. 트럼프오거니제이션은 630억 달러(약 91조9800억 원) 규모 사우디 도시개발 사업과도 협업을 추진하고 있다.임현석 기자 lhs@donga.com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 2025-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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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교황 “정의 없인 평화 없어… 빈자에 귀 기울여야”

    “정의 없인 평화도 없다.” 올 5월 즉위한 레오 14세 교황이 16일(현지 시간) “각국 지도자들이 세계의 빈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가난한 이들의 목소리를 귀담아들어야 한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교황은 이날 바티칸 성베드로 대성당에서 약 6000명의 순례자들과 함께 ‘가난한 이들의 희년(禧年)’ 미사를 집전하며 이같이 밝혔다. 희년은 가톨릭교회에서 신자들을 위해 영적 은혜를 베푸는 해로 25년마다 열리는 정기 희년, 특별한 행사가 있을 때마다 지정되는 특별 희년으로 나뉜다. 미사에 앞서 교황은 성베드로 광장에 모인 2만여 명의 신자들을 맞이하며 “우리 모두가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로 결합돼 있음을 알라”고 말했다. 교황은 강론에서 각국 정치계 리더들이 가난한 이들의 외침에 귀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황은 “이민, 그리고 가난한 이들의 눈물은 정의 없이 평화는 있을 수 없다는 사실을 끊임없이 돌이켜보게끔 한다”며 “많은 사람들이 우리 사회가 경제적으로 윤택해지고 잘살게 됐으며 발전한다고 믿지만 실제로는 수많은 사람을 잊고 방치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물질적 가난 못지않게 젊은이들의 정신적·영적 가난과 공허함도 우려하며 “이 모든 문제의 핵심은 고독”이라고 했다. 정신적 빈곤이 사람들을 더욱 고립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교황은 세계 곳곳의 전쟁을 언급하며 “‘세상은 원래 이렇고 바꿀 수 없다’는 체념이 무력감을 확산시킨다. 그러나 복음은 오히려 혼란의 시기에 구원이 온다는 것을 일깨운다”며 희망을 강조했다. 그는 또 전 세계 신자들에게 “직장, 가정, 온라인 세상 등 어디에서나 타인에게 귀를 기울이고 가난한 이들에게 손을 내밀라”고 당부했다. 또 “환대하고, 상처를 싸매주고, 용서하고, 위로하고, 치유하는 하느님의 사랑이 늘 함께하길 바란다”며 강론을 마쳤다. 이날 이탈리아 로마 곳곳에서 가난한 사람들을 돕는 행사가 여럿 열렸다. 교황은 미사 후 성당 내 바오로6세홀에서 노숙인, 취약계층, 장애인, 난민 등 1300여 명과 점심을 함께했다. 이 자리에는 약 50명의 트랜스젠더 여성도 초청됐다. 전임자 프란치스코 교황이 2023년 “트랜스젠더도 세례를 받을 수 있다”며 성소수자 포용 정책을 펼친 것을 계승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레오 14세는 최초의 미국 출신 교황이며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혈통을 갖고 있다. 그는 이날 “나도 이민자의 후손”이라며 전 세계적인 반(反)이민 흐름에도 우려를 표했다.임현석 기자 lhs@donga.com}

    • 2025-1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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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숙자·난민 등과 식사한 교황, 트랜스젠더 여성도 초대

    “정의 없인 평화도 없다.”올 5월 즉위한 레오 14세 교황이 16일(현지 시간) “각국 지도자들이 세계의 빈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가난한 이들의 목소리를 귀담아 들어야 한다”며 이 같이 강조했다. 교황은 이날 바티칸 성베드로 대성당에서 약 6000명의 순례자들과 함께 ‘가난한 이들의 희년(禧年)’ 미사를 집전하며 이같이 밝혔다. 희년은 가톨릭 교회에서 신자들을 위한 영적 은혜를 베푸는 해로 25년마다 열리는 정기 희년, 특별한 행사가 있을 때마다 지정되는 특별 희년으로 나뉜다.미사에 앞서 교황은 성 베드로 광장에 모인 2만여 명의 신자들을 맞이하며 “우리 모두가 그리스도 안에서 하나로 결합돼 있음을 알라”라고 말했다. 교황은 강론에서 각국 정치계 리더들이 지닌 이들이 가난한 이들의 외침에 귀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교황은 “이민, 그리고 가난한 이들의 눈물은 정의 없이 평화는 있을 수 없다는 사실을 끊임없이 돌이켜보게끔 한다”며 “많은 사람들이 우리 사회가 경제적으로 윤택해지고 잘살게 됐으며 발전한다고 믿지만 실제로는 수많은 사람을 잊고 방치하고 있다”고 질타했다.물질적 가난 못지 않게 젊은이들의 정신적·영적 가난과 공허함도 우려하며 “이 모든 문제의 핵심은 고독”이라고 했다. 정신적 빈곤이 사람들을 더욱 고립시키고 있다는 것이다.또한 교황은 세계 곳곳의 전쟁을 언급하며 “‘세상은 원래 이렇고 바꿀 수 없다’는 체념이 무력감을 확산시킨다. 그러나 복음은 오히려 혼란의 시기에 구원이 온다는 것을 일깨운다”며 희망을 강조했다. 그는 또 전 세계 신자들에게 “직장, 가정, 온라인 세상 등 어디에서나 타인에게 귀를 기울이고 가난한 이들에게 손을 내밀라”고 당부했다. 또 “환대하고, 상처를 싸매주고, 용서하고, 위로하고, 치유하는 하느님의 사랑이 늘 함께하길 바란다”라고 강론을 마쳤다. 이날 이탈리아 로마 곳곳에서도 가난한 사람들을 돕는 행사가 여럿 열렸다.교황은 미사 후 성당 내 바오로6세 홀에서 노숙자, 취약계층, 장애인, 난민 등 1300여명과 점심을 함께 했다. 이 자리에는 약 50명의 트랜스젠더 여성도 초청됐다. 전임자 프란치스코 교황이 2023년 “트랜스젠더도 세례를 받을 수 있다”며 성소수자 포용 정책을 펼친 것을 계승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레오 14세는 최초의 미국 출신 교황이며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혈통을 갖고 있다. 그는 이날 “나도 이민자의 후손”이라며 전세계적인 반(反)이민 흐름에도 우려를 표했다. 임현석 기자 lhs@donga.com}

    • 2025-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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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韓해군, 日자위대에 공동훈련 보류 통보…日 ‘독도비행 트집’에 군사협력 먹구름

    일본 요미우리신문은 한국과 일본 정부 관계자들을 인용해 한국 해군이 최근 일본 해상자위대에 이달 내 공동수색 훈련 개최가 어렵다는 뜻을 전달했다고 17일 보도했다. 요리우리신문은 일본이 최근 한국 공군 특수비행팀 블랙이글스의 독도 상공 비행을 문제 삼아 급유 지원을 거부한 데 따른 조치로 분석했다. 해당 공동 훈련은 1999년부터 2017년까지 총 10차례 실시됐으나 2018년 12월 발생한 ‘초계기 갈등’ 이후 중단됐다. 한일 초계기 갈등은 2018년 12월 동해에서 북한 어선 수색 중이던 한국 해군 광개토대왕함에 대해 일본이 사격통제 레이더 조사를 받았다고 주장하고 한국은 일본 초계기의 위협 비행을 문제 삼으면서 발생했다. 이로 인해 중단된 훈련이 8년 만에 재개될 예정이어서 양국 군사 교류 정상화와 협력 강화의 상징으로 평가받아왔다.이번 보류 결정은 일본이 이달 초 블랙이글스의 싱가포르 에어쇼 참가를 위한 중간 급유 지원 요청을 거절한 것이 발단이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일본 측은 블랙이글스가 지난 10월 독도 상공을 비행한 이력을 이유로 급유 지원을 거부했다. 한국은 이에 대한 후속 조치로 13~15일 도쿄에서 열린 ‘자위대 음악 축제’에 군악대 파견도 전격 취소했다. 일본 자위대 간부는 한국군의 일련의 대응에 대해 “대일관계에 민감한 국내 여론을 배려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다만 양국 정부는 사태 확대를 경계하며 관계 회복을 모색하고 있다. 고이즈미 신지로 일본 방위상은 14일 기자회견에서 한국 군악대 불참과 관련해 “(한일관계에) 거리가 생기는 일은 없다”며 “협력·교류를 계속하고 싶다”고 밝혔다. 일본 방위성 간부는 “보류된 공동 수색·구조 훈련은 실시 시기를 재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요미우리는 “일본의 급유 지원 중단 이후 양국 방위 교류 보류가 이어지고 있지만, 양국 정부는 양호한 한일 관계에 영향을 주지 않도록 사태 진정을 도모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임현석 기자 lhs@donga.com}

    • 2025-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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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우디 91조원 사업… 트럼프家 참여 논란

    인권 탄압 비판을 받고 있는 사우디아라비아의 실질적 최고 권력자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18일 미국 워싱턴 백악관을 방문하기로 한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가족 기업 트럼프오거니제이션이 사우디의 초대형 도시개발 사업 ‘디리야 프로젝트’에 참여할 것이라는 뉴욕타임스(NYT)의 15일 보도가 나와 이해 상충 논란이 고조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1기 때부터 사우디와 밀착하며 ‘대통령직을 가족 사업에 이용한다’는 비판을 받아 왔다. 특히 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사우디 반정부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의 살해 배후 의혹에서 자유롭지 않은 무함마드 왕세자와 가족 사업을 추진하려는 것에 우려를 표하며 “대통령이 국정 운영과 가족 사업을 융합한 최신 사례”라고 꼬집었다. 현재 사우디는 미국산 F-35 전투기 도입을 강하게 원하고 있다. 사우디가 이 전투기를 얻기 위해 트럼프 대통령의 가족 회사에 대규모 일감을 몰아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우디 왕실 근거지 개발 사업에 참여 전망 사우디 수도 리야드 북서쪽의 디리야는 사우디 왕실의 근거지로 꼽힌다. 왕실에는 각별한 의미를 지니나 협곡 지대라 교통이 불편해 제대로 개발되지 못했다. 사우디 측은 630억 달러(약 91조3500억 원)를 들여 호화 호텔과 쇼핑몰 등을 지을 방침이다. 이를 주도하는 제리 인제릴로 디리야개발 최고경영자(CEO)는 NYT에 “트럼프오거니제이션과 계약을 체결하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했다. 대통령의 오랜 친구이기도 한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올 5월 사우디를 국빈 방문했을 당시 디리야 개발 현장을 둘러보며 만족해했다고 주장했다. 사우디 국영 부동산 개발업체 다르글로벌의 지아드 엘 차르 CEO 또한 최근 중동 매체 알모니터에 “트럼프오거니제이션과 조만간 새 프로젝트를 시작할 것”이라고 공개했다. 트럼프오거니제이션은 디리야 내 호텔 등에 ‘트럼프 브랜드’를 사용할 수 있게 한 뒤 라이선스 수수료를 받는 방식의 계약을 체결할 것으로 보인다. 다르글로벌은 트럼프 측과 2대 도시 제다에 트럼프타워를 짓기로 했다. 또 지난해에만 트럼프 측에 라이선스 비용으로 2190만 달러(약 318억 원)를 지불했다. 그 돈의 일부는 트럼프 대통령에게로 전달된다고 NYT는 전했다.● ‘돈’으로 ‘카슈끄지 의혹’ 면죄부? 2017년 왕세자에 오른 무함마드 왕세자는 주요 왕족을 대거 숙청하며 절대 권력을 휘둘렀다. 그 와중에 2018년 10월 튀르키예 이스탄불 주사우디 총영사관에서 사우디 왕실을 비판하던 카슈끄지가 살해됐다. 사우디 측은 부인했지만 2021년 초 미국 중앙정보국(CIA)은 무함마드 왕세자가 이 암살을 직접 승인했다는 보고서를 공개했다. ‘인권’을 중시한 조 바이든 전 미국 대통령 또한 무함마드 왕세자 측과 냉랭한 관계였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줄곧 “섣불리 범행을 단정하면 안 된다”고 무함마드 왕세자 측을 두둔했다. 재집권 후에는 첫 해외 방문지로 사우디를 골랐다. 이번 무함마드 왕세자의 미국 방문은 2018년 3월 이후 약 7년 8개월 만이다. 정식 국가 원수가 아닌 그가 워싱턴을 찾는데도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 만찬까지 준비하는 것에 대한 논란도 크다. 야당 민주당은 대통령이 ‘오일머니’에 넘어가 냉혹한 독재자와 협력하고 있다고 비판한다. 크리스 머피 민주당 상원의원은 “대통령이 지위를 활용해 외국 독재 정권으로부터 수십억 달러의 보상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임현석 기자 lhs@donga.com}

    • 2025-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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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건희 컬렉션’ 만난 미국인들 “소박함 속 웅장한 美”

    “도자기가 숨을 쉬는 것 같아요.” 15일(현지 시간) 미국 수도 워싱턴의 스미스소니언 국립아시아예술박물관. 관람객 셰넌 씨는 ‘국보’ 고려청자 앞에서 감탄을 아끼지 않았다. 몇 년 전 한국을 방문한 뒤 한국 문화에 관심을 갖게 됐다는 그는 이날 처음으로 한국 전통 문화유산을 직접 접했다고 했다. 그는 고려청자 표면의 섬세한 질감에 완전히 매료된 듯 기자에게 “도자기가 살아있는 듯해서 귀를 대보고 싶을 만큼 섬세하다. 빚은 사람이 분명히 매우 특별한 손을 가졌을 것”이라고 찬사를 보냈다. 또 다른 관람객 마이크 씨 또한 “한국 문화재는 얼핏 소박해 보이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니 웅장한 아름다움이 느껴진다”고 강조했다. 이날 이 박물관에서는 이건희 전 삼성 회장의 기증품을 국외에서 순회 전시하는 ‘한국의 보물: 모으고, 아끼고, 나누다(Korean Treasures: Collected, Cherished, Shared)’ 특별전이 막을 올렸다. 애초 8일 개막 예정이었지만 미국 연방정부의 ‘셧다운(일시 업무 중지)’ 여파로 잠시 지연됐다. 12일 셧다운이 끝난 지 3일 만에 이날 관람객들과 만났다.이번 전시에는 고려청자, 조선백자 등 국보 7점, 보물 15점을 포함한 297점의 문화유산, 한국 근현대미술 작품 24점 등 총 330여 점이 전시됐다. 여기에는 정선의 ‘인왕제색도’, 김홍도의 ‘추성부도’ 등 국립중앙박물관이 소장한 문화재도 포함됐다. 박수근의 ‘농악’, 김환기의 ‘산울림’ 등 국립현대미술관이 소장한 근현대미술 작품도 함께 출품됐다. 왕실미술, 불교미술, 한국 도자, 조선시대 회화 등 주제별로 나뉜 전시실 곳곳에서 이들 미술품이 잔잔한 조명을 받으며 한국의 미를 전했다. 거의 매주 스미스소니언박물관을 찾아 작품을 감상한다는 한국계 미국인 제이 리 씨는 “한국 고미술을 좋아한다”며 “조화롭고 안정적인 느낌을 줘서 보는 동안 내 마음도 평안해진다”고 강조했다. 이번 전시는 이 전 회장의 기증품을 해외에 처음으로 선보이는 자리라는 점에서도 큰 의미가 있다. 내년 2월 1일 폐막 후 시카고박물관으로 자리를 옮긴다. 같은 해 3월 7일부터 7월 5일까지는 시카고에서 작품을 관람할 수 있다. 이후 영국 런던 영국박물관으로 이동해 내년 9월 10일부터 2027년 1월 10일까지 관객들과 만나기로 했다.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임현석 기자 lhs@donga.com}

    • 2025-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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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우디 91조 사업에 트럼프家 참여…빈살만 訪美앞 논란 커져

    인권 탄압 비판을 받고 있는 사우디아라비아의 실질적 최고 권력자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가 18일 미국 워싱턴 백악관을 방문하기로 한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가족 기업 ‘트럼프오거니제이션’이 사우디의 초대형 도시개발 사업 ‘디리야 프로젝트’에 참여할 것이라는 뉴욕타임스(NYT) 보도가 나와 이해상충 논란이 고조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1기 때부터 사우디와 밀착하며 ‘대통령직을 가족 사업에 이용한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특히 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사우디 반정부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의 살해 배후 의혹에서 자유롭지 않은 무함마드 왕세자와 가족 사업을 추진하려는 것에 우려를 표하며 “대통령이 국정 운영과 가족 사업을 융합한 최신 사례”라고 꼬집었다. 현재 사우디는 미국산 F-35 전투기 도입을 강하게 원하고 있다. 사우디가 이 전투기를 얻기 위해 트럼프 대통령의 가족 회사에 대규모 일감을 몰아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사우디 왕실 근거지 개발 사업에 참여 전망사우디 수도 리야드 북서쪽의 디리야는 사우디 왕실의 근거지로 꼽힌다. 왕실에는 각별한 의미를 지니나 협곡 지대라 교통이 불편해 제대로 개발되지 못했다. 사우디 측은 630억 달러(약 91조3500억 원)를 들여 호화 호텔과 쇼핑몰 등을 지을 방침이다.이를 주도하는 제리 인제릴로 ‘디리야개발’ 최고경영자(CEO)는 NYT에 “트럼프오거니제이션과 계약을 체결하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했다. 대통령의 오랜 친구이기도 한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올 5월 사우디를 국빈 방문했을 당시 디리야 개발 현장을 둘러보며 만족해했다고 주장했다. 사우디 국영 부동산 개발업체 다르글로벌의 지아드 엘 차르 CEO 또한 최근 중동 매체 ‘알모니터’에 “트럼프오거니제이션과 조만간 새 프로젝트를 시작할 것”이라고 공개했다.트럼프오거니제이션은 디리야 내 호텔 등에 ‘트럼프 브랜드’를 사용할 수 있게 한 뒤 라이선스 수수료를 받는 방식의 계약을 체결할 것으로 보인다. 다르글로벌은 트럼프 측과 2대 도시 제다에 트럼프타워를 짓기로 했다. 또 지난해에만 트럼프 측에 라이선스 비용으로 2190만 달러(약 318억 원)를 지불했다. 그 돈의 일부는 트럼프 대통령에게로 전달된다고 NYT는 전했다.트럼프 일가는 올 4월 카타르에서도 골프장 건설 계약을 맺었다.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또한 트럼프호텔 및 트럼프타워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돈’으로 ‘카슈끄지 의혹’ 면죄부?2017년 왕세자에 오른 무함마드 왕세자는 주요 왕족을 대거 숙청하며 절대 권력을 휘둘렀다. 그 와중에 2018년 10월 튀르키예 이스탄불 주사우디 총영사관에서 사우디 왕실을 비판하던 카슈끄지가 살해됐다. 사우디 측은 부인했지만 2021년 초 미국 중앙정보국(CIA)은 무함마드 왕세자가 이 암살을 직접 승인했다는 보고서를 공개했다. ‘인권’을 중시한 조 바이든 전 미국 대통령 또한 무함마드 왕세자 측과 냉랭한 관계였다.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줄곧 “섣불리 범행을 단정하면 안 된다”고 무함마드 왕세자 측을 두둔했다. 재집권 후에는 첫 해외 방문지로 사우디를 골랐다. 대통령의 맏사위 재러드 쿠슈너 전 백악관 선임고문 또한 자신의 회사 ‘어피니티파트너스’를 통해 사우디와 여러 사업을 벌이고 있다. 이번 무함마드 왕세자의 미국 방문은 2018년 3월 이후 약 7년 8개 월만이다. 정식 국가 원수가 아닌 그가 워싱턴을 찾는데도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 만찬까지 준비하는 것에 대한 논란도 크다. 야당 민주당은 대통령이 ‘오일머니’에 넘어가 냉혹한 독재자와 협력하고 있다고 비판한다. 크리스 머피 민주당 상원의원은 “대통령이 지위를 활용해 외국 독재 정권으로부터 수십억 달러의 보상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NYT 또한 무함마드 왕세자가 명예 회복을 노리는 상황에서 이 같은 계약 체결 논의가 오간다는 점은 분명히 문제라고 지적했다.임현석 기자 lhs@donga.com}

    • 2025-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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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韓 문화재, 소박함 속 웅장미”…美 ‘이건희 특별展’ 관람객들 호평

    “도자기가 숨을 쉬는 것 같아요.”15일(현지 시간) 미국 수도 워싱턴의 스미스소니언 국립아시아예술박물관. 관람객 셰넌 씨는 ‘국보’ 고려청자 앞에서 감탄을 아끼지 않았다. 몇 년 전 한국을 방문한 뒤 한국 문화에 관심을 갖게 됐다는 그는 이날 처음으로 한국 전통 문화유산을 직접 접했다고 했다. 그는 고려청자 표면의 섬세한 질감에 완전히 매료된 듯 기자에게 “도자기가 살아있는 듯 해서 귀를 대보고 싶을 만큼 섬세하다. 빚은 사람이 분명히 매우 특별한 손을 가졌을 것”이라고 찬사를 보냈다. 또 다른 관람객 마이크 씨 또한 “한국 문화재는 얼핏 소박해 보이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니 웅장한 아름다움이 느껴진다”고 강조했다.이날 이 박물관에서는 이건희 전 삼성 회장의 기증품을 국외에서 순회 전시하는 ‘한국의 보물: 모으고, 아끼고, 나누다‘(Korean Treasures: Collected, Cherished, Shared)’ 특별전이 막을 올렸다. 애초 8일 개막 예정이었지만 미국 연방정부의 ‘셧다운(일시 업무 중지)’ 여파로 잠시 지연됐다. 12일 셧다운이 끝난 지 3일 만에 이날 관람객들과 만났다.이번 전시에는 고려청자, 조선백자 등 국보 7점, 보물 15점을 포함한 297점의 문화유산, 한국 근현대미술 작품 24점 등 총 330여 점이 전시됐다. 여기에는 정선의 ‘인왕제색도’, 김홍도의 ‘추성부도’ 등 국립중앙박물관이 소장한 문화재도 포함됐다. 박수근의 ‘농악’, 김환기의 ‘산울림’ 등 국립현대미술관이 소장한 근현대미술 작품도 함께 출품됐다. 왕실미술, 불교미술, 한국 도자, 조선시대 회화 등 주제별로 나뉜 전시실 곳곳에서 이들 미술품이 잔잔한 조명을 받으며 한국의 미를 전했다. 거의 매주 스미스소니언박물관을 찾아 작품을 감상한다는 한국계 미국인 제이 리 씨는 “한국 고미술을 좋아한다”며 “조화롭고 안정적인 느낌을 줘서 보는 동안 내 마음도 평안해진다”고 강조했다.이번 전시는 이 전 회장의 기증품을 해외에 처음으로 선보이는 자리라는 점에서도 큰 의미가 있다. 내년 2월 1일 폐막 후 시카고박물관으로 자리를 옮긴다. 같은 해 3월 7일부터 7월 5일까지는 시카고에서 작품을 관람할 수 있다. 이후 영국 런던 영국박물관으로 이동해 내년 9월 10일부터 2027년 1월 10일까지 관객들과 만나기로 했다. 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임현석 기자 lhs@donga.com}

    • 2025-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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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에르도안에 맞섰다가…‘징역 2430년’ 구형받은 이스탄불 前시장

    튀르키예 검찰이 11일 에크렘 이마모을루 전 이스탄불 시장(54)에게 징역 2430년을 구형했다. 이마모을루 전 시장은 2003년부터 장기집권중인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의 최대 정적으로 꼽히는 인물이다. 올 3월 뇌물 수수와 반정부 테러 단체 지원 혐의로 체포된 이래 구치소에 수감 중이다. 야당은 정치적 기소라며 반발하고 나섰다. TRT하베르 등 현지매체 보도 따르면, 이스탄불검찰청은 이날 이스탄불시청 비리 사건과 관련해 이마모을루 전 시장을 비롯한 402명을 총 142개 혐의로 기소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공소장에서 그가 테러 조직을 만들어 뇌물 수수, 사기, 입찰 조작, 범죄수익 세탁, 개인정보 누설 등을 저질렀으며 이로 인해 1600억 리라(약 5조5300억 원)의 공공 손실이 발생했다고 주장했다. 간첩 혐의도 추가됐다.이어 검찰은 이마모을루 전 시장이 속한 공화인민당이 불법 자금으로 운영됐다며 정당 해산 검토도 법원에 요청했다. 공화인민당의 외즈귀르 외젤 대표는 이번 기소가 “완전히 정치적 목적”이라며 “공화인민당을 저지하고 당 대선 후보를 막으려는 의도”라고 비판했다. 1970년 트라브존주 악차바트에서 태어난 이마모을루 전 시장은 고교 졸업 후 이스탄불로 이주해 이스탄불대에서 경영학을 전공했다. 건설업계에서 일하다 2014년 정계에 입문한 그는 2019년 3월 인구 1600만 명 대도시 이스탄불 시장 선거에서 당선되며 전국적 지명도를 얻었다. 에르도안 대통령이 속한 집권 정의개발당(AKP)이 오랫동안 독식해온 이스탄불 시장 선거에서 정의개발당 후보를 큰 표 차로 이긴 것이라 큰 주목을 받았다. 에르도안 대통령의 전방위적 견제 속에서도 이마모을루 전 시장은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에르도안 대통령의 심복인 여당 후보를 12%포인트 차이로 누르고 재선에 성공했다. 재임 중 뚜렷한 성과나 업적을 남겼다는 평가는 별로 없었지만 압승을 거둔 것은 에르도안 정부가 책임져야 할 경제난과 장기 집권에 대한 피로감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됐다. 재선 이후 일약 차기 대선 후보로 부상한 그는 주요 여론조사에서 에르도안 대통령보다 높은 지지율을 기록했다. 강경한 이슬람 원리주의를 주창해온 에르도안 대통령과 달리 쿠르드족이나 타 종교에 대한 포용적인 입장을 보여서 차별화했다.조기 대선 실시를 노리는 제1야당 공화인민당은 대선 후보 선출 일정을 올해 3월 24일로 잡았다. 그러나 선출 엿새 전인 3월 18일 그의 모교 이스탄불대가 30여년 전 발급한 그의 학사 학위를 갑작스레 취소했다. 튀르키예에서는 대학 졸업장이 있어야 대선에 출마할 수 있다. 다음날인 19일 경찰은 그가 에르도안 정권이 테러 조직으로 지정한 쿠르드노동자당을 지원했고 지난해 지방선거 과정에서 뇌물 수수와 횡령 혐의가 있다며 전격 체포했다. 체포 직전 영상 메시지에서 그는 “거대한 폭정에 직면했지만 낙담하지 않겠다”고 밝혔다.이마모을루 시장 체포 이후 이스탄불과 앙카라 등 곳곳에서 이에 항의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야당을 지지하는 시민들은 에르도안 대통령이 대선 전 최대 경쟁자를 제거하기 위해 그를 체포했다며 분노하고 있다. 최근 10년 새 튀르키예에서 일어난 시위 중 최대 규모로 200만 명 시민과 학생이 거리로 나왔다. 소셜 미디어를 통제하고 집회를 막는 정부의 강경 대응으로 시위는 소강 국면에 접어들었으나, 다시 격화될 가능성이 남아 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현재 2028년 7월까지의 임기가 보장돼 있다. 임기 만료 전 조기 대선을 치를 경우 재출마가 가능해 2033년까지 집권할 수 있다. 조기 대선을 통해 사실상의 종신 집권 행보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2003년부터 장기 집권하며 ‘현대판 술탄’으로 불린다. 임현석 기자 lhs@donga.com}

    • 2025-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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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도 유적지서 車폭발로 9명 사망 “테러 가능성 수사”

    인도 수도 뉴델리의 주요 관광 명소인 ‘붉은 요새(레드포트)’ 인근에서 10일 오후 발생한 차량 폭발 사고로 최소 9명이 숨지고 30여 명이 다쳤다. 당국은 테러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수사를 진행 중이다. 델리 국제공항, 지하철역, 정부 청사 등에 높은 수준의 보안 경보도 발령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날 오후 6시 52분께 레드포트 인근 지하철역 출구 근처 교차로에서 저속 주행하던 현대차 ‘i20’ 차량이 정지신호에 멈춘 뒤 폭발이 일어났다. 당시 차량에는 3명이 타고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타임스오브인디아 등 현지 매체가 보도한 현장 사진에는 깨진 유리창과 뒤틀린 차량 잔해, 불기둥이 치솟는 차량의 모습이 담겼다. 아미트 샤 인도 내무장관은 “테러를 포함해 모든 가능성을 조사하고 있다”며 국가정보국(NIA), 국가안보국(NSG), 과학수사팀을 현장에 투입했다고 밝혔다. 당국은 폭발물 단속법과 함께 대테러법인 불법활동방지법(UAPA)을 적용해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17세기에 지어진 붉은 요새는 이슬람 왕조인 무굴제국의 유적이다. 연방의회 건물에서 6km 떨어진 곳에 있으며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도 지정됐다. 매년 8월 15일에는 현직 총리가 이곳에서 독립기념일 연설을 한다. 당국은 수사가 진행되는 동안 이 요새를 3일간 폐쇄하기로 했다. 인도 매체 NDTV는 경찰이 카슈미르 출신 의사 3명을 수사 중이라고 전했다. 이 중 한 명이 임차한 주택이 사고 현장으로부터 약 30km 떨어진 곳에 있는데, 차량 폭발 몇 시간 전 이곳에서 질산암모늄 등 폭약성 물질 360kg이 발견됐다. 해당 의사는 2019년 인도령 카슈미르에서 파키스탄 기반 무장단체 자이시에무함마드(JeM)가 인도 경찰관 40여 명을 살해한 사건과 관련된 혐의로 수배 대상이었다. 인도 당국이 카슈미르 지역을 두고 영유권 분쟁을 벌이는 파키스탄이 차량 폭발 사건의 배후일 가능성을 의심하는 가운데 11일 파키스탄 수도 이슬라마바드의 법원 건물 인근에서 자살폭탄 테러로 추정되는 폭발이 발생해 최소 12명이 숨지고 27명이 다쳤다고 CNN 등이 보도했다. 폭발 배후를 자처하는 세력은 아직 없으나, 파키스탄 당국자는 CNN에 “최근 국경 인근에서 분쟁을 벌인 아프가니스탄 탈레반 및 인도와 연계된 무장세력이 테러를 벌인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임현석 기자 lhs@donga.com}

    • 2025-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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